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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량구매자의 희생자 - 감정노동자
    매출두배내쇼핑몰시리즈/19_불량구매자 2008. 12. 5. 11:24

    오늘도 전화기는 계속 울립니다. 사무직 직원의 경우에도 업무 중에서 가장 피하고 싶어 하는 업무가 전화업무라고 합니다. 스트레스로 인한 이직률이 텔레마케터(전화 판매원)에게 높은 것도 같은 이유가 아닐까 합니다. 이들은 집에 돌아가서도 전화기가 울리는 환청이 들릴 정도라고 합니다. 이는 비단 일부의 이야기가 아니라 쇼핑몰을 운영하거나 '고객'을 직접 만나는 모든 위치의 사람들에게 해당되는 이야기입니다. 그나마 사장은 좀 낫지만 직원들에게 전화기는 악몽과 같은 존재입니다.

     

    A 금융업체의 채권 추심팀에 근무하던 그녀, 그녀의 전화기는 항상 램프모드입니다. 핸드폰을 들고 다니면서 왜 램프로 바꿔 두냐고 물어보았더니 그녀의 대답이 이러합니다.

     

    ' 전화벨 소리가 울릴 때마다 깜짝 깜짝 놀라요. 제 이름을 부르면 더 놀라요. 전화기가 족쇄같다고 느끼지만 업무상 버릴 수 없어서 그냥 가지고 다니는 거지요. 점심시간 퇴근시간에만 확인해요. 회사에서는 인트라넷 쓰면 연락 다 되니까요.'

     

    감정노동(emotional labor)의 최정상급에 속하는 채권 추심 팀이 그녀를 그렇게 바꿔버린 것이지요. 감정노동이란 배우가 연기를 하듯 근로자가 고객의 감정을 맞추려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고 통제하는 일을 일상적으로 수행하는 것을 말합니다. 감정노동 스트레스의 핵심은 '감정불일치'입니다. 근로자가 기분이 좋지 않더라도 고객을 웃음과 친절로 대해야 하는 직무상의 요구로 실제 느끼는 감정과 외부로 표현하는 감정이 서로 달라 충돌하면서 괴리감을 느끼게 되고 이것이 일상적으로 반복된다면 큰 스트레스로 다가오게 되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겉은 웃지만 속은 새까맣게 타고 있는 상태를 말한다.

    언 론에서도 많이 다루었지만 서비스직에 종사하는 직원들을 인간이하로 취급하는 일부 고객들의 행동에 의해 이전에는 육체노동을 험한 직종으로 분류했다고 하면 현재는 서비스직도 혐오직종에 분류하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고객의 지나친 행동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무조건 참아야 하는 이들을 감정노동자라고 부르게 되었습니다. 10년 전만 해도 없는 용어였습니다.

     

    노력과는 별도로 좋은 사람을 만나기 힘든 업무적 환경이 그녀를 이렇게 만든 것입니다. 화내고 소리 지르고 무시하고 욕하는 방식이 대화의 전부인 지나친 고객들은 판매자 또는 상담원이 인간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좋게 말하면 같은 사람인데 이해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은 가지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이들의 가장 기본적인 특징이 귀 막고 소리 지르기 즉, 하고 싶은 말만 하고 듣지는 않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감정노동자의 문제는 크게 세 가지로 분류됩니다.

     

    첫번째는 감정노동자들의 경력부족과 업무에 대한 거부심리. 작게는 전화업무, 크게는 서비스 업무 전체는 마케팅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부분이지만, 모두가 피하고 싶어 하고 경력이 쌓이면 다른 곳으로 가 버리는 현실은 심각한 문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중요한 업무를 아래로, 아래로, 떠넘기다 보니 잘 알지 못하는 최하위 서열의 직원들이나 이런 업무를 떠맡게 되고, 하기 싫은 업무이다 보니 정성이 들어가지 못하는 것은 당연한 결과입니다. 또한 정성을 들인다고 해도 좋은 결과를 보지 못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경력이 쌓이기 전에 스트레스로 직장을 그만두는 경우가 많고, 따라서 경력이 부족하니 기능적인 발전이 이루어지지 않게 됩니다.

     

    두번째는 대책 없이 인내심만을 강조하는 Q&A(Question&Answer:질문과 답변)매뉴얼의 부재, 상황에 따른 대처방식이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그냥 참고 들어라를 강조하기 때문입니다. QA가 전체 산업전반의 기본임에도 불구하고 불량구매자에 대한 QA는 현재 제대로 만들어져 있지 않습니다.

     

    세번째는 이런 경험을 통해 만들어진 감정노동자들이 다시 불량구매자가 되어 다른 쇼핑몰의 직원을 감정노동자로 만드는 불량구매자의 확대재생산입니다. 심리적으로는 스트레스를 푸는 방식, 정확히는 불쾌스트레스(distress)를 푸는 방법을 가지지 못한 경우 자신이 스트레스를 받은 방식 그대로 스트레스를 풀게 됩니다. 예를 들면 어린아이들이 방청소를 하라고 엄마에게 잔소리를 듣게 된 상황에서 장난감을 바닥에서 가지고 노는 동생에게 소리를 지르거나 장난감을 던지며 때리는 것이 그렇습니다. 어린아이만 그런 것이 아니라 어른도 그렇습니다. 사장에게 잔소리를 듣게 된 과장이 대리에게, 대리는 다시 말단 직원에게 업무를 핑계로 화풀이를 하는 것도 같은 방식의 스트레스 해소입니다. 그런데 이런 방식의 스트레스 해소는 같은 정도의 수준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스트레스는 확대되는 것이 보통이니까요. 당연히 감정노동자 들도 스트레스를 다른 감정노동자들에게 같은 방식으로 해소하고자 합니다. 쇼핑몰 직원이 다른 쇼핑몰에 전화를 걸어 소리를 지르거나 화를 내는 것으로 해소하는데, 스트레스를 풀기위해 당한것보다 더 강한 어조를 사용하게 됩니다.

     

    불량구매자가 스트레스를 푸는 방식은 다시 두 가지로 나뉠 수 있는데 보상요구와 감정적해소로 나뉠 수 있습니다. 욕하고, 소리 지르고, 험한 말을 게시 글에 쓰는 것을 감정적 해소라고 볼 수 있고 금액으로 산정할 수 있는 사은품, 대체품을 요구하는 것을 보상요구라고 볼 수 있습니다. 어느 쪽이나 마찬가지입니다만 이 경우에도 담당자의 말 한마디가 열 마디의 감정적인 글로 나타나거나 천 원짜리 사은품의 누락이 만 원짜리 사은품의 요구가 되어 돌아오는 것은 판매자라면 많이 겪는 일이니 잘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특히 오픈마켓에서 일방적인 평가 등의 방식 때문에 대부분 져주는 판매자의 일반적인 대응방식은 우기면 되고 목소리가 크면 이긴다는 불량구매자의 요구 방식으로 이어져 원가계산에 미처 산정하지 못한 비용을 낳게 되었고 그 비용은 점점 더 큰 것을 요구하는 컴플레인의 특징에 의해 커져만 갑니다. 고객의 입장에서는 컴플레인도 스트레스이고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스트레스는 확대되는 것이 보통이기 때문에 요구하는 것도 점점 더 커지는 것입니다.

     

    문제는 이 불량구매자들의 숫자도 점점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그 비용 또한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의 비용으로 재탄생하게 되었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그 부담은 결국 소비자와 사회가 책임지게 됩니다. 불량구매자는 아주 적은 숫자지만 큰 비용을 발생시키고 그 비용은 판매물품에 골고루 원가로 분배되기 때문에 일반 구매자들이 발생비용을 부담한 비싼 가격을 지불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반송으로 인한 포장비용, 포장자원의 낭비도 문제지만 불량구매자는 멀쩡한 물건을 부수거나 파괴하여 반송하기 때문에 자원을 낭비하게 합니다. 이로 인한 사회적 비용도 모든 구매자가 나누어 부담하게 됩니다. 이중 삼중의 낭비가 일어나는 셈입니다. 물질적 손해는 차지하고라도 불량구매자들의 감정적 해소로 인해 정신적으로 상처받은 노동자들을 대체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의 문제는 아무도 생각하지 않는 현재의 상태는 가까운 미래에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될 것입니다.

     

    불량구매자의 희생자인 감정노동자는 지금까지 통계화되지도 연구되지도 않았습니다. 그것은 모든 기업이 불량구매자를 표면 위에 올리는 것을 꺼려하기 때문입니다. 불량구매자가 잘못한 것이 확실한 사건이어도 이것이 어디 커뮤니티에라도 올라가면 '에이 뭔가 잘못했으니까 그렇겠지'라는 코멘트 하나에 기업 자체가 난도질당하기 때문입니다. 불량구매자의 존재자체를 인정해야 해결할 수 있지만 어느 누구도 인정하지 않는 비밀스러운 존재가 되어 불량구매자는 암흑 속에서 성장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들의 성장을 막는 것은 판매자들에게 중요한 과제인 것입니다.  불량구매자 = 손해이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여러 가지 이름으로 불립니다. 불량고객. 클레이머. 영어로는 bad customer, jaycustomer라고 부릅니다. 이들은 때로는 트렌디세터(trend-setter:유행을 만들고 앞서 나가는 사람)나 얼리 어답터(early adopter:새로운 물건을 먼저 체험하고 정보를 나누는 사람) 중에도 분명히 존재합니다.

     

    이중에서 불량구매자는 상거래의 개념을 잘못 가지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상거래는 물건과 돈을 교환하는 것으로 구매자는 돈을 지불하고 물건을 받습니다. 구매자가 원하는 시기에 원하는 물건을 전달하기 위해 판매자는 미리 물건을 준비하고 그에 따른 비용 등을 위해 마진을 가집니다. 물건을 전달하고 준비하는 것이 판매자가 원가에서 마진을 추가하는 이유입니다. 세상에 공짜란 존재하지 않으니까요. 그런데 이 상거래의 개념을 이해하지 못하고 판매자에게 사과를 요구하는 사람, 친절을 노골적으로 요구하는 사람, 교환 이외의 보상을 원하는 모든 사람들은 그래서 가장 큰 범위의 불량구매자에 포함됩니다.


    출처:불량구매자. 진수지著. e비즈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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