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e비즈북스 2009.01.02 20:27

2007년 4월 <구글 애드센스 완전정복>을 낸 다음 바로 <프로블로거>의 기획을 추진했다. 최초에 생각한 제목은 '프로블로거'가 아니라 '블로그로 먹고 사는 법'이었고 번역서가 아니라 국내서였다.

먼저 <구글 애드센스>의 저자인 주성치(우성섭)님에게 집필 의향이 있는지 물어보았다. 주성치님은 재밌는 기획이긴 하지만 블로그로 먹고 산다는 게 해외에서나 통하는 얘기고 국내 현실을 봤을 때 프로블로거가 나올 수 있는 환경이 아니기 때문에 책이 잘 안 팔릴 것 같다는 답변이었다.

사실 <구글 애드센스>도 그리 많이 팔리지 않는 상황이었던 터라 잠시 기획을 묵혀 두다가 가을쯤 해서 IT쪽 파워블로거로 유명한 떡이떡이님께 연락을 드렸다. 당시 세계일보 기자였던 떡이떡이님이 출판사에 방문해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는데 요지는 우리나라에는 프로블로거가 불가능하다, 시골의사나 김동진 기자 등 유명한 블로거들이 블로그로 수익을 얻는 구조가 아니고 블로그 외적인 활동으로 수입을 얻고 있으며, 떡이떡이님도 회사를 옮기게 돼서 앞으로 1년 간은 책쓰기가 힘들다는 얘기였다. 떡이떡이님은 프로블로거를 강연이나 기타 수입을 빼고 '오직 블로그 글쓰기로만' 수익을 내서 먹고 사는 블로거로 굉장히 엄격하게 정의를 내리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 뒤로 한국경제의 최진순 기자님에게 연락을 했는데 최기자님은 실용서가 아니라 블로그 저널리즘쪽 전문서를 내고 싶어 하셔서 우리쪽 기획과는 맞지 않았다. 최기자님이 명승은씨를 소개해 주셔서 접촉했는데 이미 다른 책을 쓰고 계셔서 섭외되지 못했다(나중에 한빛미디어에서 <미디어 2.0>으로 나왔다).

그래서 기획안을 보류하고 있었는데, 2008년 4월쯤 우리 편집자가 아마존에서 대런 로우즈의 <ProBlogger>가 예약 판매되고 있다고 보고를 하여 알게 되었다. 나는 그 동안 들은 얘기가 대부분 부정적인 내용이라 굳이 에이전시에게 문의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는데 편집자가 아무래도 감이 좋다고 5천부는 팔 수 있을 거라고 계속해서 바람을 넣었다. 못이기는 척하고 에이전시를 통해 판권을 확인한 다음 PDF상태로 원고를 검토해 봤는데 의외로 내용이 쓸만했다.

해외사례 중심이긴 하지만 국내 실정에 충분히 적용 가능하다는 판단이 들어 바로 오퍼를 넣고, 번역은 평소 미드 광팬이었던 주성치님에게 의뢰했다. 주성치님은 마침 올블로그에 입사해서 근무 중이라 마케팅적으로도 괜찮을 것 같다는 판단이 있었다. 주성치님은 처음엔 번역서는 한국적 상황과 맞지 않을 것 같다는 이유로 번역을 고사했으나 직접 원고를 읽어본 다음에 마음을 바꿔 번역하기로 했다.

Wiley 출판사 측과 선인세를 가지고 밀고 당기다가 6월쯤 구두로 계약을 하고는 바로 번역에 들어갔다. 그런데 Wiley 쪽 담당자가 휴가라는 둥 바쁘다는 둥 하면서 정식 계약서가 안와서 계약이 지체되었다. 결국 번역이 다 끝나갈 무렵인 9월쯤 해서 계약서가 왔는데 구두 계약 당시 900원대에 있던 환율이 슬금슬금 오르더니 무려(?) 1200원대까지 올라 있었다. 너무 열받아서 돈을 입금하지 않고 시간을 끌면서 환율이 내리기를 기다렸다. 그런데 10월이 되니 달러당 1300원을 넘어 1500원대로 올라갔고 미네르바의 충격대예언이 대한민국을 강타했다. 이제는 열불이 터지는 것을 넘어 공포가 엄습하는 상황이 되었다. 결국 11월말 편집이 다 끝날 때가 돼서 잠시 환율이 1300원대로 내려왔을 때 바로 송금해버렸다.

<프로블로거>를 낸 이유...
편집자가 감으로 5천부를 운운했지만 사실 블로그 최고의 수익 모델을 다룬 <구글 애드센스 완전정복>도 많이 팔리지 않았기 때문에, 그 연장선상에 있는 <프로블로거> 역시 많이 팔겠다는 생각으로 낸 책은 아니다(2000부에 손익을 맞췄는데 환율이 올라가면서 차질이 발생했다). IT쪽에서 잘 알려진 김중태 원장님과도 얘기해 봤는데 <프로블로거>의 판매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셨다. 간단히 말해서 내용은 좋지만 읽을 사람은 없을 것이다!는 것이다.

하지만 40대 중반에 명퇴나 구조조정이 보편화된 국내 직장 현실을 볼 때, 조직으로부터 독립적으로 경제적 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인터넷 자영업 모델이 나와줘야 한다는 것이 우리 출판사의 판단이었다. 이태백과 사오정과 대자본의 과점에 따른 자영업 몰락의 필연적 과정에서 정부의 시혜에 기대지 않고 각자도생할 수 있는 하나의 대안으로 프로블로거 모델의 가능성을 적극 탐색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또한 대자본의 이익을 대변하는 거대 미디어에 맞서 다양한 목소리를 내는 개인 미디어들이 많이 나와 줘야 하는데 그 관건이 되는 것이 개인 미디어들의 경제적 자립 문제라고 보았다.

<프로블로거>가 우리나라의 자생모델이 아니라는 한계가 있고, 대한민국의 절대시장 규모가 작다는 고정관념(?)도 있다. 아마 한국에서 프로블로거에 도전하여 성공할 확률은 벤처를 창업하는 것보다 성공확률이 더 낮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러한 한계를 돌파하여 통쾌하게 성공모델을 창출해 내는 분들이 하나 둘씩 나타날 것이라고 기대해 본다.


프로블로거 - 10점
대런 로우즈.크리스 개럿 지음, 우성섭 옮김/e비즈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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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디오스(adios) 2009.01.05 11:00 신고  Addr  Edit/Del  Reply

    아직 앞부분밖에 읽지 않았지만... 꼭 돈버는 블로깅습관이 아니어도 블로그를 운영하는 원칙, 사람을 끌어들이는 블로깅에 대해 쓰여진거 같아 끌리는군요. 게다가 나이가 있으신 분들도 블로그를 통해 세상과 소통하는 중이라.. 괜찮을거 같은데요

    • e비즈북스 2009.01.05 14:36 신고  Addr  Edit/Del

      그렇죠. 사람들이 프로블로그라고 하면 돈에 촛점을 맞추는데 성공적으로 블로그를 운영하면 수익은 따라온다고 생각합니다.

  2. 하록킴 2009.01.19 04:38 신고  Addr  Edit/Del  Reply

    저도 블로그를 운영한지 7개월째인데...
    꾸준히 지속적으로 운영을 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것 같습니다^^ 그리고 수익을 떠나서도 블로그를 운영하는
    재미가 솔솔하고요 ㅎ

    • e비즈북스 2009.01.19 14:54 신고  Addr  Edit/Del

      블로그를 재미있게 운영하는 것보다 행복한 것은 없는것 같습니다. 재미는 열정을 부르고 열정은 질로 승화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