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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 암묵지 그리고 인맥
    자유공간 2009. 1. 5. 23:32

    실전용 비즈니스 책을 쭉 내다가 깨닫게 된 점...!

    비즈니스에서 책을 보고 공부하는 것은 공부를 전혀 안 하는 것보다는 백번 낫지만

    사람을 만나서 직접 배우는 공부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진짜 고수를 만나 직접 듣는 단 한 마디의 말이 책 한 권 분량을 훨씬 뛰어넘는 경우가 많다.

    저자가 이런저런 이유로 자기가 아는 것의 100%를 책에 담지 못한다(또는 않는다)는 사실 때문이다.


    패션쇼핑몰 협회의 회장이기도 한 동대문3B 김성은 대표와 함께 <나의 쇼핑몰 스토리>를

    진행하면서 이 점을 뼈저리게 느낄 수 있었다. 이 책은 여러 차례 인터뷰를 통해 만들어졌는데,

    인터뷰를 통해 책을 만들다 보면 저자들이 이런 저런 이유를 대며 아는 것을 다 얘기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얘기한다 하더라도 오프더레코드를 전제로 은밀히 말하는 부분이 많다.

    왜 그럴까?

    첫째는 저자의 표현력과 출판사측의 인터뷰 역량의 한계로 저자가 아는 것을 100% 책으로

    끄집어 내지 못하는 측면이 있고,

    둘째는 노출되면 곤란한 저자만의 비법이기 때문에 언급을 회피하는 경우,

    세째는 중요한 사건이지만 누군가에게 피해가 되거나 법적 윤리적 문제의 소지가 있기 때문에

    말하기를 꺼리는 이유 등이다.


    이처럼 저자가 알고는 있지만 말하지 못한 것, 공개적으로 말할 수 없는 것, 공개적으로 말해서는

    곤란한 것들은 책으로 나오지 않는 암묵지(tacit knowledge)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실제로는 암묵지가 노출지보다 훨씬 귀한 정보이다.

    왜냐하면 일반 사람들은 접하기 힘들고 얻기 힘든 희귀 정보이기 때문이다.

    정보의 가치는 그것을 아는 사람이 적을수록 높아진다(따라서 베스트셀러에는 고급정보가 없다).


    제목을 잘 못 지어서 별로 팔리지는 않았지만 <나의 쇼핑몰 스토리>는 지금까지 나온 인터넷

    쇼핑몰 책 가운데는 내공면에서 가히 최정점에 올라있는 책이라 할 수 있다.

    인터넷 쇼핑몰의 정상에 올라서 본 사람만이 볼 수 있는 그 세계의 전모가 조감도처럼 담겨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에는 앞서 말한 이유들 때문에 다 담지 못한 얘기들이 많이 있다.

    슬쩍 분위기만 풍기고 넘어가는 경우 십중팔구 그런 부분들이라고 보면 된다.


    이처럼 진짜 중요한 정보는 그 사람이 말한 내용보다는 숨기고 싶어하는 곳에 담겨있다.

    '말할 수 있는 진리는 진짜 진리가 아닌 것'이다.

    이러한 정보는 그 사람과 직접 만나서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는 단계에 이르렀을 때만

    전달된다. 즉 강연장보다는 강연 뒷풀이 술자리에서 전달되는 것이다.


    출판사 입장에서는 안타깝지만 진짜 고급 정보는 책이 아니라 인맥을 통해서만 전달된다.

    e비즈북스의 책은 이러한 한계를 인정하는 데서 시작한다.

    따라서 처음부터 저자가 말하고 싶어하지 않으려는 부분을 끌어내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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