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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2B 마케팅 환경 변화 - 첫 미팅에서는 차나 한잔?
    마케팅/B2B 마케팅 2022. 5. 12. 10:36

     

    오늘은 고객과 첫 만남이라 차만 한잔했습니다. 다음에 저녁을 함께하거나 소주 한잔하면서 본격적인 이야기를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건은 그때 가봐야 알겠는데요.


    저는 과거 직장에서 B2B 마케팅과 세일즈를 담당하며 매니저에게 보고할 때, 위와 같은 구두 보고를 한 적이 많았습니다. 여러분은 어떠신지요?



    그동안 B2B 마케팅은 회사 대 회사의 거래를 발굴하고, 새로운 거래처를 찾는, 방법론에서 말하는 소위 선비적인 접근으로, 상당히 예의를 갖추면서 속도와 완급조절을 지향해 왔습니다. 그러나 디지털 마케팅이 B2B와 결합한 요즘 상황은 어떨까요?

    이제는 서로의 니즈만 충족된다면 만나지도 않고 B2B 영역이 라도 상대에게 바로 우리 제품의 표준 제안서와 상세스펙을 보내고 비즈니스를 이야기할 수 있는 시대입니다. 과거보다 비즈니스의 속도가 빨라졌습니다. B2B 매출을 늘리기 위해 디지털 마케팅을 통해 가망 고객을 타기팅하며 접점을 극대화하고 영업 기회를 늘립니다. 그리고 일차적으로 획득하거나 노출된 가망 고객을 전통적 마케팅 기법보다 빨리 설득할 수 있는 도구인 디지털 마케팅을 활용해 접근하는 것이 현재 B2B 마케팅의 특성입니다.

    그렇다면 과거에는 1차 미팅 다음에 무엇을 했을까요? 보통 골프와 같은 행사가 많았습니다. 많은 B2B 담당자의 고정관념에는 ‘모든 일에는 순서가 있다.’는 식의 접근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제가 드리고 싶은 말은 단순히 ‘세월이 변했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B2B 구성원도 결국 각 개인의 집합이고, 개인이 변함에 따라 조직이 변하고, 조직이 변하면, 사회도 변하게 되어 있습니다. 사회가 변함에 따라, 다시 개인의 사고와 의식이 변하고 있으며, B2B 마케팅 역시 사회의 일부분으로 분명히 변화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저는 이와 같은 B2B 마케팅의 변화가 크게 세 가지 요인에서 촉발했다고 생각합니다.

    첫 번째 요인은 ‘김영란법’입니다. B2B 마케팅은 물론 B2G(기업대 국가 거래) 마케팅까지 포함하여 가장 큰 변화를 촉발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처음 김영란법이 발효될 무렵 앞으로 B2B 마케팅 행사와 세일즈를 어떻게 할 것인지 상당히 많은 세미나와 컨설팅이 열렸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김영란법에 대해 다른 대책을 논하지 않고, 김영란법 준수를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두 번째 요인은 주 52시간 근무로 인한 정시 퇴근과 접대 문화의 변화입니다. 2018년 7월부터 주 52시간 근무제가 본격적으로 시행된 후, 일반 회사의 회식 문화뿐 아니라, B2B 거래에서도 접대 문화의 변화가 생겼습니다. 최근 발표된 신용카드사 통계자료를 보아도, 법인 카드의 접대비 사용이 낮아지고, 사용 시간도 이른 저녁으로 앞당겨지는 추세를 보인다는 내용이 많습니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요? 사회적 분위기가 B2B에도 영향을 미쳤고, B2B 역시 실용적인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세 번째 요인은 세대교체입니다. 이른바X 세대가 B2B 마케팅의 임원 및 의사 결정자가 되고, 밀레니얼 세대가 B2B 마케팅 실무의 주축이 됨으로써 생겨나는 변화입니다. 현재 B2B 조직에서 대리급 이하 조직원은 30대 중반을 넘지 않은, 소위 밀레니얼 세대로 성장 환경, 행동 특성, 업무 태도와 가치관이 이전 세대와는 상당히 다릅니다. 그리고 기업에 따라서는 이들이 조직의 40-50%를 차지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최근 기성세대가 밀레니얼 세대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서 조직에서 갈등을 겪는 사례가 언론에 소개되고, 관련 교육까지 생겨나고 있습니다. 밀레니얼 세대는 대부분 소셜 미디어 사용에 익숙하고 언제나 온라인에 연결되어 있기를 원하며, 모바일 메신저 사용에도 익숙합니다. 또한 남의 눈을 의식하기보다 자기중심적인 뚜렷한 가치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가치관과 생활 패턴이 다른 밀레니얼 세대가 사회의 주축 구성원이 됨에 따라서 B2B 역시 분명히 변화하고 있습니다.

    변화의 대표적인 사례를 하나 들어보겠습니다. 예전에 엔터프라이즈 B2B 마케팅에서 필수로 취급하던 것이 바로 골프였습니다. (물론 이제는 골프라는 이벤트 자체가 김영란법에 저촉될 가능성이 높기는 하지만) B2B 마케팅과 관련한 행사 중에서도 상당히 시간이 많이 투입되는 경우입니다. 저도 직장 주니어 시절에 호텔 1박 2일의 골프 동반 세미나를 준비해본 적이 많았습니다. 기념품 준비, 객실예약, 제품 PT 준비를 해야 했고, 제주도와 강원도 리조트에서1 일 차는 세미나, 2일 차는 골프와 기념품을 제공하는 수많은 B2B 행사를 준비한 것 같습니다. 세미나가 우선인지 골프가 우선인지 알기 어려운 행사가 정말 많았습니다. 그런데 이런 행사들이 과거보다 줄어든 것이 김영란법 한 가지 이유 때문일까요? 저는 그렇지 않다고 봅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세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겠지요.

    밀레니얼 세대가 B2B 담당자가 되면서, B2B를 담당자의 의식과 라이프 스타일도 변화한 것은 아닐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B2B도 결국 개인이 모여서 이루어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주52시간 근무와 더불어 과거와 같은 1박 2일의 B2B 마케팅 행사는 점점 줄어들 것입니다.

    또한 밀레니얼 세대는 디지털 기기를 다루는 데 능숙합니다. 그들이 내는 아이디어와 기획으로 B2B 마케팅 캠페인은 과거에 오프라인에서 진행했던 B2B 마케팅보다 더 많이, 더 빠르게 디지털로 전환할 것입니다. 이런 현상은 페이스북, 트위터, 링크드인과 같은 SNS를 활용한 비즈니스 네트워킹이 대세가 되면서, 꼭 골프와 같은 번거로운 활동으로 비즈니스 네트워킹을 할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물론 골프는 여전히 단순한 스포츠가 아닌 접대와 교류의 수단으로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접대와 사교 수단으로 골프의 몰락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 추세입니다. 아디다스가 테일러메이드, 아담스, 애시워스 같은 골프 관련 브랜드를 모두 매각했으며, 나이키도 골프 영역의 비중을 줄이고, 골프웨어 브랜드만 가져가는 전략을 취하고 있습니다.

    비즈니스 조찬모임도 마찬가지입니다. 불과 4-5년 전까지도 흔했던 조찬모임은 이제 예전만큼 많지 않습니다. 연간 100만 원 이상 회비를 내며 매주 조찬 모임에 참석하거나, 매번 4-5만 원의 조식 뷔페 비용을 내면서 평일 오전 7시까지 호텔 세미나 룸에 가서 이름표 받고, 원탁에 8명씩 앉아 1시간 세미나 듣고, 명함을 교환하고, 단체 사진 찍는 조찬모임보다, 온라인에서 네트워킹할 수 있는 실용적인 기회가 훨씬 더 많아졌습니다. 밀레니얼 세대는 소셜미디어에서 그때그때 곧장 비즈니스 파트너와 채팅을 시도하고있으며, 온라인 독서클럽 같은 곳에서도 비즈니스 파트너를 찾아내고 있습니다. 이렇게 과거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온라인에서 비즈니스 네트워킹을 가지는 시대입니다. 최근 유행하는 ‘가성비’라는 측면에서도 유념해서 볼 부분입니다.


    B2B 마케팅과 세일즈의 첫 번째 단추라는 명함교환도 마찬가지입니다. 명함교환의 접점이 반드시 무거운 분위기일 필요도 없고, 온라인에 네트워킹 기회가 많기 때문입니다. 국내에도 이미 수 백만 명의 회원을 가진 B2B 명함교환 앱이 있습니다.


    저는 지금 B2B 마케팅 환경을 삽으로 땅을 파던 시대에서 포크레인으로 땅을 파기 시작한 시대에 와있다고 생각합니다. 두 가지 관점 때문입니다.


    첫 번째는 디지털 마케팅이 가져온 B2B 마케팅의 전개 속도 차이입니다. 이제 B2B 마케팅은 과거 아날로그 시대 처럼, 한 분기 전에 미리 오프라인 행사를 준비하거나, 우편 DM을 보내고 다음 주에 확인 전화를 걸어서 세일즈하는 방식으로 진행하지 않아도 됩니다.

    두 번째는 B2B 마케팅의 투입 비용에서 예산과 효율적 사용의 관점입니다. 이제는 과거처럼 대규모 예산을 들여서 B2B 마케팅을 집행하지 않아도 됩니다. 구글과 페이스북에서 단돈 1만 원으로도 타깃 그룹에 테스트 광고를 해볼 수 있는 시대에 진입했습니다.

    이제 B2B 마케팅이 디지털 마케팅과 결합한 산업화 시대로 진입했다면, B2B 분야에서 먼저 과감하게 디지털 마케팅을 도입한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 간의 도입 시기에 따른 성과 격차는 이미 클 것이 분명합니다. 19세기 산업혁명이 서유럽과 동양의 경제, 군사적 격차를 벌리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던 것처럼 우리는 이미 기업별로 B2B 마케팅에 디지털을 얼마나 적극적으로 접목하는지에 따라 기업의 매출 격차가 벌어지는 상황을 이미 목격하고 있습니다.

     

    저자소개

    심진보 저자는 디지털 마케팅 대행사 투비스토리㈜의 대표입니다. HP 코리아에 입사하여 13년간 IT 인프라 테크니컬 컨설턴트로 근무했고, 2008년 투비스토리를 창업해서 국민건강보험공단, CJ 그룹, YBM 등 다양한 국내 기관과 기업의 디지털 마케팅 프로젝트를 수행 중입니다.

    그동안 디지털 인프라가 미흡한 오프라인 국내 B2B 기업을 컨설팅한 경험을 바탕으로 알기쉬운 B2B 디지털 마케팅 가이드인 <B2B 마케팅 이기는 전략>을 집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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