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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업과 비전
    창업&마케팅/창업이야기 2009. 6. 9. 21:48
    창업책에 언제부턴가 비전이란 말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Good to Great>이란 책에서 '비전 기업'이 일반 기업보다 성과가 좋다는 얘기나 나온 뒤부터라고 생각된다. 그 때부터 대기업 순으로 기업의 비전을 선포하는 게 유행이 되다시피했다. 대체로 Global Leader니 Innovation이니 온갖 좋은 말들을 가져다 치장한 것이라 직원들도 진지하게 받아들이기 보다는 콧방귀를 뀌었던 걸로 기억된다. 겉으로는 그럴듯한 비전을 내세웠지만 실상은 여전히 이윤의 극대화만을 추구했던 것이다.

    개인 창업에서 비전을 얘기하는 게 맞느냐를 생각해보면 부정적이라고 본다. 성공의 핵심은 개인이 보유한 에너지 총량과 이를 한 방향으로 모으는 집중력이다. 개인이 가진 강한 내적 동기가 근원에서 사업의 성공을 결정한다. 이에 반해 비전이란 말은 형식적이고 추상적이다. 사무실 벽에 걸어놓은 박제된 사훈과 같이 헛되다. 전과14범이 자기집 가훈이 정직이라고 주장하는 것처럼 어처구니 없는 일이다. 서울대가 세계 100위권에도 못드는 게 현실인데, 듣도보도 못한 지방사학이 Global Top University를 표방한다. 초딩들이 나중에 커서 대통령이 되고 싶다고 말하는 것보다 비현실적이다. 이처럼 많은 회사들이 내세우는 비전의 99%는 가짜다.

    마음 속에 끓고 있는 목적 의식, 열망, 이런 게 진짜다. 개인 창업에서 비전이란 말은 안 쓰는 게 좋다. 대기업 수준의 외래 용어를 자기계발서들이 무분별하게 차용한 대표적 오용 사례다. 비전이란 말은 추상적이기 때문에 힘이 없다. 왜 하는데? 그냥 하고 싶어서. 이게 진짜다. 왜 산에 오르는가? 거기 산이 있어서. 이런 게 진짜다. 미스코리아들이 얘기하는 인류 평화 어쩌구는 가짜. 전경련 기업들이 말하는 고객만족을 위해 어쩌구도 가짜. 갖다 붙인 핑계고 폼으로 내세우는 장식품일 뿐. 진짜는 비전이 아니라 열망, 절실함, 뜻 이런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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