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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왜 창업계획서를 써야 하는가?
    창업&마케팅/13_쇼핑몰창업계획서 2009. 8. 11. 14:18

    창업준비생 가운데에는 창업계획서를 단순한 형식적 절차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굳이 글로 쓰지 않아도 감으로 자신이 알고 있으면 되는 것 아니냐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사람들에게 좀 더 충실하게 보완하라고 충고하면 이런 대답이 돌아온다.

     “계획서 만들 시간에 한 푼이라도 자금을 더 모으고 한 사람이라도 더 만나 보는 것이 사업에 도움이 되는 것 아니냐.”

     이런 사람들은 쇼핑몰을 창업하면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계획이 좋을수록 사업 성공의 확률은 높아진다. 실제로 창업계획서를 제대로 쓰지 못하는 사람들을 보면 사업 능력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런 사람들의 창업계획서는 1%의 객관적 데이터와 99%의 주관적 희망으로 가득 차 있다. 그러나 명확하지 않은 계획을 가지고 아무리 많은 자금을 모아봐야 나중에 더 큰 빚으로 되돌아올 뿐이다.

     창업계획서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는 창업준비생들이 내세우는 또 하나의 논리는 현실이 계획한 대로 진행되는 경우가 없다는 것이다. 이들은 창업계획서의 필요성에 대해 어차피 계획한 대로 안 될 바에야 창업계획서 작성에 그렇게 공들일 필요가 없다고 반박한다. 이런 생각은 창업계획서가 일회성 완료형 문건이라는 착각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제대로 된 창업계획서는 일회성 완료형 문건이 되어서는 안 되며 반복성 진행형 문건이 되어야 한다.

    계획이 아무리 치밀하다 하더라도 현실의 변화를 모두 담아낼 수는 없다. 따라서 현실이 계획한 대로 진행되지 않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그러나 현실이 계획한 대로 진행되지 않기 때문에 창업계획서가 필요 없는 것이 아니라 바로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창업계획서가 더 필요한 것이다. 계획서가 글로 작성되어 있지 않으면 무엇이 맞고 무엇이 틀렸는지 사후에 명확하게 파악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말로는 실패의 경험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고 착각하지만 실제로는 오류 시정의 방법을 통해 경영 능력을 향상시킬 기회마저 잃게 되는 것이다.

     창업계획서는 결과물뿐만 아니라 수립 과정 자체가 사업 성공의 확률을 높여주는 기능을 한다. 일단 창업을 한 다음에는 일상 업무를 처리하느라고 바빠서 시장과 고객, 경쟁사에 대해 체계적인 조사를 하고 지식을 향상시킬 별도의 시간을 내기는 힘든 것이 현실이다.
    계획서가 없는 경영은 감에 의한 경영이다. 감에 의한 경영은 적어도 수년간의 현장 경험이 있고 게임의 법칙이 머리가 아니라 근육 속에 각인된 베테랑 운영자들에게나 가능한 얘기이지, 초보자인 당신에게 해당되는 얘기가 아니다. 지금 당신에게는 글로써 명확히 표현된 창업계획서가 필요하며 그래야만 앞으로 오류 시정의 방법을 통해 현실 감각을 높여 가면서 보다 능숙한 경영자로 성장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이 : 그러면 스타일난다나 동대문3B같이 잘나가는 쇼핑몰 창업자들이 모두 창업계획서를 작성해서 시작했나요?
    공 : 아니다.
    이 : 그러면 저는 왜 창업계획서를 쓰는 거죠?
    공 : 당신은 스타일난다도 아니고 동대문3B도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창업계획서가 필요 없는 경우도 드물게 있다.
     첫 번째는 운 좋은 천재들이다. 스타일난다의 김소희 사장은 자기 쇼핑몰의 컨셉이 무엇인지 정의도 못 내리지만 수년 동안 여성의류 쇼핑몰의 정상을 차지하며 잘 나가고 있다. 고객 분석이고 뭐고 없이 그냥 자기가 입고 싶은 옷을 올리면 고객들이 열광하며 사간다. 고객 분석이라는 중간 절차를 거치지 않고 그냥 고객과 이심전심으로 직통하는 것이다. 운영자의 감과 ‘삘’이 곧 소비자의 니즈(Needs)이기 때문에 감이 곧 매출이 되는 구조다.

     리본타이를 창업한 두 젊은 친구들도 마찬가지였다. 이들은 전략이라는 이성적 차원을 넘어 본능적으로 직관적 판단을 내리는 수준에 도달해 있었다. 핑키걸의 대표는 하얀 면 티셔츠 하나를 보는 순간 10개 이상의 코디가 머릿속에서 직관적으로 떠오른다고 한다. 직관력이 있는 사람은 곱셈을 아는 것과 같다. 2곱하기 5하면 10이 나온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기 때문에 ‘2+2+2+2+2’ 하면서 일일이 더하는 과정이 필요 없다. 하지만 초딩은 곱셈을 모르므로 2를 다섯 번 일일이 더하고 검산까지 하면서 따져봐야 겨우 10이 되는 이치를 알 수 있다.

     왜 당신은 창업계획서를 써야 하는가? 당신은 천재가 아니기 때문이다. 아직 비즈니스의 곱셈을 모르며 직관을 갖추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창업계획서를 쓰기 힘든 경우다. 동대문3B 같은 초창기 쇼핑몰들은 대부분 창업계획서가 없었다. 창업자들의 인식이 부족해 쓸 생각도 못했던 게 사실이지만, 쓰려고 해도 마땅한 데이터가 없었다. 인터넷 쇼핑몰이란 비즈니스 모델 자체가 검증이 안 된 초창기였기 때문이다. 아마 당시에는 창업계획서를 썼더라도 데이터가 부족해 현실성이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쇼핑몰 업계의 데이터가 상당히 축적되어 있고, 인터넷 시장조사 방법론도 어느 정도 정립되어 있기 때문에 이를 활용한 시뮬레이션이 가능하다. 할 수 없어서 못하는 것과 할 수 있는데 안 하는 것은 다르다.


    세 번째는 창업 자금 수백만 원 이하의 창업자로 아직 젊어서 쇼핑몰이 망해도 크게 상관없는 사람들이다. 부양가족이 없고 망했다 하더라도 시간적 여유가 충분한 사람들은 조그맣게 시작해서 현장에서 부딪쳐 가면서 실패를 통해 배워가도 큰 낭패를 겪는 것은 아니다. 똥인지 된장인지 일일이 맛봐 가면서 시행착오를 통해 사업 실력을 키워 나가는 귀납적 방법이다. 개념적 사고와 기획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들이 이런 방식을 선호한다. 서당개 3년에 풍월을 읊겠다는 전략이다.

     이런 유형은 지도를 줘도 독도법을 몰라서 혼자서 길찾기를 못한다. 동네방네 여기저기 물어물어 남들 한 시간이면 갈 길을 한나절 걸려서 가는 시골 노인네와 같다. 그래도 문제는 없다. 젊어서 고생은 사서 한다 하고 시골 노인네에게는 남는 게 시간이니까. 지도도 없이 독도법도 모르고 길찾기를 나서는 사람도 나름의 변명은 있다. 시간은 많이 걸리지만 여기저기 구경은 많이 한다고. 그런 사람은 굳이 말릴 필요가 없다.

     반면 책임질 가정이 있어서 사업이 어려운 상태로 오래 끌기가 힘든 사람들, 망했을 때 재기가 힘들 정도로 크게 타격받을 수준의 자금을 투자하는 경우라면 반드시 창업계획이 필요하다. 문제는 창업계획이 있는 사람조차 시행착오를 겪게 되는데, 계획이 없는 사람은 100% 실수를 하게 되어 있다는 점, 실패를 해도 그로부터 교훈을 얻기 힘들다는 점이다. 창업계획이 있는 사람은 계획한 대로 되지 않은 부분들을 찾아내서 그것을 보완하여 재창업할 수 있지만, 애초에 계획이 없었던 사람들은 실패의 원인을 제대로 규명하지 못하고 엉뚱한 데로 이유를 돌린다. “경기가 안 좋아서 말이지….” “그 때 4천만 땡길 수 있었다면….” 이런 이들은 재창업을 하더라도 재실패한다. 창업계획서가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지만 사업 아이디어에 대해 숙고하는 과정을 거침으로써 경솔함에서 비롯되는 실패의 확률을 낮춰준다.

    이 : 실패를 염두에 두기보다는 성공에 집중해야 하는 게 아닌가요?
    공 : 창업자에게 성공이나 대박보다 중요한 것은 일단 절대로 망하지 않는 것이고, 최악의 상황이 발생했을 때에도 재기할 수 있는 여력을 남겨둘 수 있어야 한다.


    ≪전략이 있는 쇼핑몰 창업계획서 만들기≫ 중에서 . e비즈북스.이은성 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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