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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빼빼로데이가 뭐 어때서요!
    자유공간 2009. 11. 11. 21:18


    채시라 씨와 이민우 씨가 보이네요. 격세지감을 느낍니다.

    빼빼로데이에 대한 모든 담론들이 이젠 좀 지겹습니다.
    하지만 상관없어요. 어차피 2012년이 되면 모두 한 줌의 재가 될 테니까...

    인터넷이 활성화된 이후 매년 11월 11일이 되면

    빼빼로데이의 기원설에 대한 논쟁을 시작으로

    간특한 상술에 놀아나는 철없는 청소년들과
    억지이벤트로 코흘리개 주머니돈을 노리는 기업들에 개탄하는 것으로 한바퀴 돈 다음

    빼빼로데이에 맞서 만들었다는 가래떡데이라는 해괴한 이벤트 소개를 지나

    엄숙하게 11월 11일은 지체장애인의 날과 농업의 날임을 환기시켜 줌으로써
    빼빼로 입에 물고 달뜬 연인들을 괜시리 죄책감에 젖게 만듭니다.

    딴지일보 졸라체가 날리던 시절도 아니고, 이젠 즐기는 사람들은 즐기라고 놔두자고요.
    빼빼로데이란 게 좀 우습고 어이없어 보이는 이벤트인 건 저도 압니다.

    하지만, 빼빼로데이에 놀아나는 사람들이 없어져도 11월 11일이 되면
    전국민이 장애인들에 대해 한 번 더 되돌아보고 한국 농업에 대해 진지하게 성찰하지는 않을 겁니다.
    따지고보면 어버이날도 상술이고 공허한 우상숭배에 性스러운 크리스마스는 그야말로 악마의 축제죠.
    미디어에 세뇌당하여 천박하게 소비함으로써 자본주의의 객체가 되는 게 새삼스러운 것도 아니고.

    솔직히 매년 질리지도 않고 나오는 기사들을 볼 때마다
    잘 노는 사람들 괜히 윽박질러 주눅들게 만드는 것처럼 보이기까지 합니다.

    빼빼로데이가 인기 있는 이유는 당연하죠.
    권위 있는 단체가 지정하여 달력에 기재된 것이 아니라 
    순수하게 민간에서(그것도 아이들이) 발화된 이벤트니까요.

    빼빼로데이의 매력은 연인에게 빼빼로를 주어도 욕먹고, 주지 않아도 욕먹는다는 것.
    모순을 체득한 자 장수하는 법입니다.
    만져주면 싫어하면서도 만져주지 않아도 삐지는 고양이 같은 게 우리네 삶과 닮았죠.

    이상 솔로부대에서 무공훈장 받을 인간이 뭘 아는 것처럼 떠들었습니다.
     

    여기서 뜬금없는 결론!
    "난 빼빼로데이 챙기는 남성들 정말 한심해. 빼빼로 바구니 그런 거 사지마."
    라고 말하는 여친/남친에게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답 : 빼빼로 말고 다른 것을 준다.
    예를 들어 밀란케이 목걸이를... 아니면 e비즈북스 도서라도...

    오늘은 홍보 안 하고 그냥 갈 줄 알았죠? 그러려니 하세요. 제 버릇이 어디 가나요.
    포기할 줄 아는 자 장수하는 법입니다.


    그런데 가만 생각해 보니 왠지 열받네요. 훨훨 나는 저 꼬꼬마들 암수 서로 정겹구나

    덧: 내일이 수능이네요. 뭔가 이에 대해서 할 말이 많아 손가락 끝이 하악하악 간지럽지만,
    제가 수능 전날을 맞았을 때를 돌이켜보니,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게 제일 좋은 것 같더라고요.

    하지만 수험생 여러분들께 이 말 한 마디만은 꼭 해드리고 싶습니다.
    어차피 2012년이 되면 모두 한 줌의 재로 사라지는데, 그깟 수능이 무슨 소용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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