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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왜 창업실패가 자살로 이어지는가?
    창업&마케팅/창업이야기 2009. 12. 15. 11:42

     

    <사례>

    사업 실패를 비관한 40대 가장이 공기총을 쏴 부인과 아들, 딸 모두를 살해한 뒤 자신도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대전방송 유병호 기자입니다.

    [
    기자] 아파트 안에서 일가족 4명이 참혹한 사체로 발견됐습니다. 중학생 아이들이 학교에 가지 않고 이상한 악취까지 나는 점을 수상히 여긴 이웃주민의 119 신고로 숨진 지 나흘 만에 발견됐습니다.

    [
    신고 주민 : 저도 기분이 찝찝하잖아요. 며칠째 애들이 학교도 안가고, 그럴 애들이 아닌데, 관리사무실에 전화를 해서 119에 전화를 해가지고.


    [
    기자] 경찰은 가장인 40살 우모씨가 잠자던 아들과 딸, 그리고 부인을 차례로 공기총으로 쏘아 살해한 뒤 자신도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우씨는 건축업을 해왔으나 최근 어음이 잇따라 부도나는 등 사업이 어려워지자 막다른 골목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습니다. 거실에서 발견된 유서에는 사업의 실패로 궁지에 몰려 가족과 동반자살할 수 밖에 없다는 우씨의 참담한 심경이 담겼습니다.
    우씨는 평소 술, 담배도 하지 않는 건실함을 보였으며 이웃주민에게도 친절한 사람으로 알려졌습니다.

    [아파트 경비원] : 인사도 잘하고 행동, 걷는 거나 이런 것이 틀림없는 분이에요.

    [기자]한번의 사업 실패가 40대 가장을 납득하기 어려운 비정의 아버지로 내몰았습니다.

     

    해마다 1만여 명의 자살 가운데 5% 정도가 사업 실패로 자살한다. 2005년의 경우는 사업실패로 인한 자살자 수가 882명으로 사상 최고를 기록하기도 했다. 2008년 탤런트 안재환의 죽음이 사업 실패로 인한 자살의 대표적 사례로 기억되었는데, 2009년 두산의 박용오 회장이 그 기록을 깼다. 재벌급 사업가조차 사업 실패가 자살로 종결될 수 있다는 충격을 주었다. 사업실패에서 자살하는 경우는 채무로 인한 자금 압박과 공포에 가까운 좌절 때문이다.

     

    이런 얘기들은 창업을 일상적인 경제활동 차원을 넘어 왠지 무섭고 두려운 일로 만드는 데 일조한다. 창업 실패는 단순한 사업 실패가 아니라 인생의 실패로 이어져 죽음까지 염두에 두어야 할 모험 중의 모험인 것으로 여겨진다. 창업을 하겠다 하면 부모님이나 아내들이 반대하는 이유 중에 상당 부분이 사업 실패로 인한 가정파탄과 자살 사례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라고 본다.

     

    이에 대한 대비가 있어야 한다. 최악의 상황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막연한 희망에 기대서는 안 된다. 최악을 상황이 발생하였을 때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대비가 있어야 한다. 아니 최악의 상황이 어느 수준에서 막아질 수 있는지 마지노선을 사전에 정해야 한다. 최악의 경우에도 나와 가족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의 유한 리스크일 때만 창업해야 한다. 나의 통제 범위를 벗어난 무한 리스크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면 아무리 매력적인 사업이라도 포기해야 한다.


    창업은 종종 등산과 비유된다. 허영호
    나 엄홍길 같은 베테랑 등반가들은 에베레스트 정상을 코 앞에 두고도 날씨가 안 좋거나 컨디션이 최상이 아닐 때는 발길을 돌리기를 머뭇거리지 않았다. 체력과 기술의 차이가 아니라 리스크 관리력의 차이가 A급 등반가와 B급 등반가를 구분하는 기준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등산 서적의 불후의 명저로 존 크라카우어의 <희박한 공기 속으로>라는 책이 있다. 이 책은 등반대장 로브 홀의 사소한 판단 미스로 등반대 가운데 8명이 하룻밤 사이에 목숨을 잃은 에베레스트 등반 사상 최악의 참사를 세밀히 다루고 있다. 등반대장의 판단 착오 자체는 그리 대단하지 않아 보인다. 최대한 많은 대원이 정상을 딛게 하기 위해 한두 시간 더 지체한 사소한 미련에 지나지 않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날씨도 갑자기 나빠질 걸로 보이지도 않았다. 그러나  돌아서야 할 때 돌아서지 못하고 몇 시간을 머뭇거린사소한 미련이 8명의 목숨을 앗아가는 무한 리스크로 증폭되고 만 것이다.

     


    창업은 에베레스트 정상에 오르려는 등산과 같다. 정상의 영광 속에는 위험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위험에 대한 대비가 전혀 안 된 무모한 도전자들, 욕심을 접고 돌아서야 할 때 돌아서지 못하는 결단력 없는 창업자에게 돌이킬 수 없는 치명적인 타격을 가한다.

    정상을 바로 앞두고 먹구름이 몰려올 때 욕심을 접고 다음을 기약한 엄홍길은 나중에 재도전을 통해 히말라야 14좌를 정복하는 영광을 누렸지만 마치 이번이 마지막 기회인 듯 한번에 모든 것을 걸었던 로브 홀은 에베레스트 차디찬 얼음 속에 묻히고 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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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업에 실패했다고 판단이 되면 과감하게 하산할 수 있어야 한다. 창업에서 안전한 하산은 빚을 남기지 않고 회사를 깨끗하게 청산하는 것이다. 빚 없이 회사를 정리하면 새로운 아이디어가 있을 때 투자자를 찾아 돈을 모으고 다시 회사를 창업할 수 있지만 빚이 남은 상태라면 창업자금을 빌리기 어렵다. 사망하거나 부상당하지 않고 안전하게 하산하는 것이 재등반의 첫번째 조건인 것처럼 경영자가 빚을 남기지 않고 회사를 청산하는 것은 재창업의 첫번째 조건이다.”(<창업력>, 김중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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