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MB in a box
    창업&마케팅/쇼핑몰이야기 2010. 1. 4. 17:00


    쥐가 나오지 않는 어떤 우화

    소년이 길을 가다가 차에 치여 중상을 입었습니다.

    소년의 아버지가 소년을 친 차주를 찾아 갔습니다.

    차주는 말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좀 험하잖아요. 길을 건널 때는 알아서 조심해야 하는데 아이가 그런 것을 미처 학습하지 못했는지 조심성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소년의 아버지는 차주와 함께 소년을 가르치는 선생님을 찾아 갔습니다.

    소년의 선생님은 말했습니다.

    "저는 학생들에게 항상 걸어다닐 때 사주경계를 철저히 하고 차를 발견 즉시 측방낙법을 통해 피하라고 가르쳤습니다. 경찰 아저씨는 차를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고 어디서 무엇을 했던 것일까요."

    소년의 아버지는 차주와 선생님과 함께 당시 도로에서 근무 중이었던 경찰 아저씨를 찾았습니다.

    경찰 아저씨는 말했습니다.

    "저희가 보통 격무가 아니라서요. 워낙 차들이 많고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다 보니 근무하기가 참 힘듭니다."

    소년의 아버지는 차주와 선생님과 경찰 아저씨와 함께 차를 만드는 장인을 찾았습니다.

    장인은 말했습니다.

    "요즘 경제가 조금 폈는지 젊은이들이 차를 많이 사더라고요. 그네들 입맛에 맞추다보니 그렇게 되었습니다."

    소년의 아버지는 차주와... 아, 화딱지나.

    만만치 않은 인터넷 쇼핑몰
    《대한민국 IT사 100》을 보면 1996년 인터파크 창립 당시 인터넷을 통한 매매는 모험에 가까운 도전이었기에 많은 반대에 부딪혔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당시 상품을 직접 확인하지 않고 매매하는 방식은 말 그대로 패러다임의 혁신이었습니다.
    '만져 보지도 않고 판매자 말만 믿고 산다니? 단체로 양심냉장고를 구입하시지 않고서야!'

    그런 까닭에 인터넷 쇼핑몰의 미래를 확신하는 전문가들 중에서도 의류 분야만큼은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예상했었죠.

    그러나 현재 인터넷 쇼핑몰 시장 규모는 2008년 추정 약 18조 원, 할인점과 2대유통채널을 구축할 정도로 성장했으며, 인터넷 쇼핑몰 시장에서 의류잡화 분야는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유통망 확보에 애를 먹어 직원들이 퇴근하면서 배송 업무도 겸하던 인터파크 초기 때와 비교해 보면 십여 년 새에 격세지감을 느끼게 될 정도로 변한 거죠.

    만만한 인터넷 쇼핑몰
    그러나 이러한 양적인 팽창과 비례하여 질적인 성장도 이루어졌는가 하면, 어느 정도는 긍정적으로도 보지만 여전히 갈 길이 먼 것 같습니다.

    인터넷 쇼핑몰들 대다수가 소규모의 자영업이기 때문에 사고대처에 대한 마땅한 매뉴얼도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크고작은 사고가 잦습니다.

    소비자들도 인터넷 쇼핑몰에서 어떤 상품을 구매할 때에는 어느 정도 그것을 각오하고 감수하기도 하고요.

    고객과의 소통은 통화중
    새해 첫 출근부터 쇼핑몰에서 판매한 유아용 상품에 죽은 쥐가 나왔다는 찜찜한 뉴스를 접했네요.

    저는 선물로 죽은 쥐를 받은 어린이의 재앙에만 씁쓸해 하는 것이 아닙니다. (부디 그 아이에게 트라우마가 생기지 않기를!)

    이랬어야 하는데


    이렇게 되었네요.

    상품에서 쥐가 쨘~하고 나올 수도 있습니다. 바보상자에서도 어린쥐가 수시로 나오는 세상이니 선물상자를 열 때에도 이정도는 각오를 해야죠. 여기까지는 결코 일어나서는 안 되지만 일어나는 것을 예상할 수 있는 범위 내의 사고입니다.

    제가 화가 난 것은 바로 그 사고가 벌어지고 난 다음입니다. 현재 판매자 측은 택배사를 탓하고 상품을 중개한 오픈마켓에서는 자신들의 책임이 없다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만 있다고 합니다. 사입에서 발송까지의 여러 과정을 거치면서 참여한 모두가 조금씩 관여하여 책임이 분산되었기 때문에,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구매자만 앞에서 얘기한 '인터넷 쇼핑몰이 다 그렇지'를 각오하고 카달로그만 '믿고 구매한 책임'만을 지는 꼴이 되었습니다.

    쇼핑몰 시크릿
    상품 매매는 그 상품을 매개로 한 구매자와 판매자 간의 커뮤니케이션입니다. 그리고 소통이란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하지요.  

    성공한 쇼핑몰은 결국 단골 확보에 성공했다는 것입니다. 단골 확보에 성공했다는 것은 신뢰를 얻었다는 것을 뜻합니다. 신뢰를 얻었다는 것은 쇼핑몰 브랜드에 권위가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권위는 책임에서 나옵니다.

    진상고객은 만들어지는 것이다
    공신력 있는 기관 설립이라거나 책임감 있는 운영 운운을 하려는 건 아닙니다.

    단지,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는 종종 자조 섞인 안이함과 포기가 결합되어 생산된 씁쓸한 풍경을 목도하게 됩니다. 집단 규모로 벌어진 가해에서 피해자는 분명히 존재하는데 가해자는 찾을 수 없는 일들, 대표적으로 음, 현대사 얘기는 민감하니까 그만두죠.

    어쨌든 구매자가 매번 골탕먹으면서도 제대로 하소연하기에는 너무나도 번잡한 절차를 거쳐야 하기에 차라리 포기하고 마는 이런 피해는, 우리가 손가락질하곤 하는 피해자만 있고 책임자가 증발한 매카니즘과 딱 들어맞습니다. 

    저희가 진상고객 대처법에 대한 《불량구매자》라는 책을 출간하여 문광부로부터 우수교양도서로도 선정되었는데요. (우쭐우쭐)

    불량구매자의 날선 행동은 험한 세상에서 공격당하지 않으려고 가시를 세우는 일종의 방어기제가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듭니다.


    댓글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