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e비즈북스 2010.02.07 16:33

임수혁, 안녕, 그리고 안녕


그가 그라운드를 떠난 지는 오래 되었지만 오늘에야 그의 빈 자리가 느껴집니다.

다른 곳에서 새로운 시즌을 준비할 임수혁 선수와
임수혁 선수가 다시 일어나는 기적을 간절히 바랐던 야구팬들,

그리고,
무엇보다 십년 가까운 세월 동안 잔인한 신이 지배하는 병상을 직시하면서
어쩌면 임수혁 선수보다 더 힘들게 싸워 왔을 가족분들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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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이제부터 과거의 존재로 인정해야 한다는 각오를 할 때마다 
남은 사람들은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스스로를 다그칩니다.

뒤돌아보는 달콤함에 취한 과거지향적인 인간은 가련하다고,

이미 완료된 과거를 아쉬워하는 것은 현재에 대한 미련한 변명일 뿐이라고.

그렇게 후회하지 않기로 다짐하고, 아직 실체가 아닌 미래로 외면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오늘보다 어제 더 떠난 이를 힘차게 끌어안지 못했음을
각오했다고 믿었지만 기적 따위는 없이, 막연히 그렸던 예상에서 조금도 어긋나지 않고
서서히 목을 조르는 현실이 주는 상처를 견딜 수 없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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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수혁 선수, 그를 후회하고 추억합니다.

한 마디로 '좋은 사람'이란 표현이 딱 어울리는 그런 사람이다.
그런 그가 비운의 선수가 될 줄은 정말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2002년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내가 끝내기 홈런을 쳤을 당시 방망이에 공이 날아와 '탕'하는 소리와 함께 순간 내 머릿속에 가장 먼저 떠오른 인물이 바로 '임수혁'이었다.
마음으로만 기도하고 제대로 찾아보지 못해서 미안함이 언제나 마음 한 편에 자리 잡고 있었기에 그랬을까?
전날 밤, '이젠 다 나아 일어났다'며 웃는 얼굴로 나타나 예전처럼 나와 함께 운동하던 꿈을 꾸었기 때문일까.
'마림포' 시절이 그립다. 그리움이 절실함으로 남았다. 보고 싶다. 미안하다. 정말 미안하다. 일어나라, 임수혁!
수혁이형...
                                                                              - 《마해영의 야구본색》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