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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정스님 입적- 아름다운 마무리
    자유공간 2010. 3. 11. 14:47


    1932~2010

    소유하지 않고 소유되지 않기를 기원하다. 

    한국전쟁의 비극을 경험하며 삶과 죽음에 대해 고뇌하던 중 1954년 효봉 스님의 제자로 출가했다.

    산사에 숨어 속세를 외면하지 않고 함석헌, 장준하, 김동길 등과 함께 민주화 운동을 전개했으며, 세상에 명성이 알려지자 1992년 다시 출가하는 마음으로 아무도 거처를 모르는 강원도 산골 오두막에 은거했다.

    글로는 현실에 지친 이들을 위로했고 행동으로는 지친 현실을 안았다.

    2010년, 세상 사람들의 행복을 바라다 세상 사람들의 기원을 받으며 물소리 바람 소리 들리는 오두막으로 발자국도 남기지 않고 떠나다.

    주요 저서


    아름다운 마무리


    《무소유》


    《오두막 편지》


    《물소리 바람소리》


    《인연 이야기》
    외 다수.

    역서로 『깨달음의 거울(禪家龜鑑)』, 『진리의 말씀(法句經)』, 『불타 석가모니』, 『숫타니파타』, 『因緣이야기』, 『신역 화엄경』 등이 있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삶에 대해 감사하게 여긴다.
    내가 걸어온 길 말고는 나에게 다른 길이 없었음을 깨닫고
    그 길이 나를 성장시켰음을 긍정한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처음의 마음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일의 과정에서, 길의 도중에서 잃어버린 초심을 회복하는 것이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근원적인 물음,
    '나는 누구인가' 하고 묻는 것이다.
    삶의 순간순간마다
    '나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하는 물음에서
    그때그때 마무리가 이루어진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내려놓음이다.
    내려놓음은 일의 결과나
    세상에서의 성공과 실패를 뛰어넘어
    자신의 순수 존재에 이르는
    내면의 연금술이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비움이다.
    채움만을 위해 달려온 생각을 버리고 비움에 다가가는 것이다.

    그러므로 아름다운 마무리는 비움이고
    그 비움이 가져다주는 충만으로 자신을 채운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삶의 본질인 놀이를 회복하는 것.
    심각함과 복잡한 생각을 내려놓고 천진과 순수로 돌아가
    존재의 기쁨을 누린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지금이 바로 그때임을 안다.
    과거나 미래의 어느 때가 아니라
    지금 이 순간이 나에게 주어진 유일한 순간임을 안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지나간 모든 순간들과 기꺼이 작별하고
    아직 오지 않은 순간들에 대해서는 마저 그대로 열어둔 채
    지금 이 순간을 받아들인다.

    또한 아름다운 마무리는
    용서이고 이해이고 자비이다.
    용서와 이해와 자비를 통해
    자기 자신을 새롭게 일깨운다.

                                                                   -      
    산문집 《아름다운 마무리》 중에서


    유언

    다비식 같은 것을 하지 말라.
    이 몸뚱아리 하나를 처리하기 위해 소중한 나무들을 베지 말라.
    강원도 오두막 앞에 내가 늘 좌선하던 커다란 넙적바위가 있으니
    남아 있는 땔감 가져다가 그 위에 얹어 놓고 화장하라.
    수의는 절대 만들지 말고, 내가 입던 옷을 입혀서 태우라.
    그리고 타고 남은 재는
    봄마다 나에게 아름다운 꽃공양을 바치던 오두막 뜰의 철쭉나무 아래 뿌려 달라.
    그것이 내가 꽃에게 보답하는 길이다.
    어떤 거창한 의식도 하지 말고, 세상에 떠들썩하게 알리지 말라. 
    나의 이름으로 출판된 모든 출판물을 더 이상 출간하지 말며,
    사리도 찾지 말고, 탑도 세우지 말라. 

    우리가 소유함으로써 슬퍼하는 것을 바라지 않으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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