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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책이 다시 나왔으면 좋겠다!
    e비즈북스이야기/읽은책들 2010. 4. 29. 18:18

    1. 책의 환생을 준비하며
    인터넷 관련 도서를 발행하는 출판사들의 애로사항 중 하나가 숨가쁘게 줄달음치는 IT계의 변화 속도를 따라잡기 힘들다는 것이죠.

    요즘 저희는《쇼핑몰 상품페이지 전략》 개정판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말이 개정판이지, 책의 내용 대부분이 바뀌었고 필름 전체를 다시 출력하기 때문에 사실상 신간이나 마찬가지네요.

    《쇼핑몰 상품페이지 전략》은 '전략이 있는 상품페이지'라는 '이데올로기'를 쇼핑몰 업계에 유포하며 무수히 많은 관련 도서들의 참고 도서(...)가 된 의미 있는 책입니다.

    책에 제시된 전략들은 출간 당시에는 강렬한 훅이었지만 지금은 널리 사랑받은 만큼 일반화되었으니 싹 갈아 엎어야지요.

    이제는 강호동 씨도 방송에서 자연스럽게 '파파라치 컷'을 말씀하시니까요.





    2. 책의 몸
    책의 가장 큰 장점이자 단점은 내용이라는 고스트에 물성을 부여한다는 것입니다. 한 번 부여받으면 불변하는 '쉘'은 갑옷이 되기도 하지만 책을 자주 개정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감옥이 되니까요. 마치 사람의 몸처럼 말이지요.

    공각기동대 TV판 줄거리: 쿠사나기 소좌는 성형수술까지 불사하며 재기를 노리지만 히로인 역을 타치코마에게 뺏기는데... 불타올라라, 쿠사나기의 장미야!


     

    3. 책의 수명
    표정훈 님의 말씀을 빌리지 않더라도, 사람에게 나름의 운명이 있는 것처럼 책에게도 운명이 있고 수명이 있습니다. 절륜한 공력을 자랑하는 어떤 출판인들도 책의 운명은 제어하지 못하더라고요. 네, 마치 사람처럼 말입니다.



    4. 책의 생애
    책의 생애는 아마 출간에서부터 절판까지겠지요. 상당수는 태어나기 전부터 "너는 몇부짜리"라는 식으로 사이즈가 정해진 후 서가에 꽂혀 애타게 손을 내밀다 선택받지 못하고 삶을 마감하겠지만, 일부는 백 년을 묵어 요괴(우리가 고전이라고 부르는)가 되기도 합니다.

    당장이라도 다윈 할배가 재주 넘어 뭔가로 둔갑할 것 같다능...

     

    5. 그래도 다시 한번... 
    모든 절판 도서에는 독하게 명을 끊을 수밖에 없는 저마다의 복잡한 사정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책의 숨이 넘어갈 무렵이 되면 편집자들은 책의 문화적 의무와 상업적인 책임 사이에서 갈등합니다. 특히 많은 이들이 '복간'을 바라는 경우에는 더욱 그렇습니다.

    참, 피곤하죠. 익숙해질 법도 한데, 언제나 절판 즈음이 되면 똑같은 고민을 질리지도 않고 반복합니다...

    어떤 독자분께서 출판사로 직접 전화하셔서 절판된《G마켓 급소공략》을 애타게 찾으셨습니다. 그때, 전화를 받는 저희도 참 안타까웠습니다.

     

    6. 복간을 바라는 책
    이런저런 속사정을 알면서도 편집자가 아닌 한 사람의 독자로서, 절판된 책을 아쉬워 하고 복간을 기다립니다. 제가 원래 철딱서니가 좀 없다능.

    지금부터는 이 책이 다시 나왔으면 좋겠다 싶은 바람으로 작성한 리스트입니다. 이걸 쓰고 싶어서 책의 수명이니 어쩌니 했네요. :-)

     

    1968 희망의 시절, 분노의 나날
    쉽게 읽히지만 결코 쉬운 내용은 아닙니다. 다시 읽혀짐으로써 1968년의 스무 살과 2010년의 스무 살이 나란히 손을 잡기를 바랍니다.

    대한민국은 군대다
    여전히 대한민국은 효율이라는 가치로 모든 것이 재단되고, 개인적인 것이 정치적인 게 아니라 정치적인 것에 개인이 구속당하고 있지요.

    천재들의 실패
    만약 이 책 절판되면 저희가 접수할 겁니다! 찜! 침 퉤퉤! ... 근데 이 책이 품절될지언정 절판될 리는 없겠죠... 우린 아마 안 될거야...

    콧수염
    아오, 복간시켜 주세요. 현기증 난단 말이에요.
    바둥바둥, 떼굴멍, 기타 등등

    게걸음으로 가다
    2차 대전 당시 8천여 명의 독일 피난민을 싣고 가던 바스틀로프 호는  러시아 함정에 의해 격침됩니다. 그러나 '정치적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 은폐되었지요.  피가 묻은 진실은 절대로, 은폐되어서는 안 됩니다.

    독설의 팡세
    추천 목록에서 어떤 지향성을 읽었다고 생각하시는 분들께.
    오해입니다. 정말로요.

    타이거! 타이거!
    김만 모락모락 날 뿐... 언제 복간되는지.
    영웅문, 드래곤 라자, 얼음과 불의 노래, 그리고 타이거! 타이거!

    아날로그맨1
    투쓰리가 나오지도 않았는데 절판이라니!
    김수박 님의 쓸쓸하면서 달콤한 만화에서 많이 위로 받습니다.


    누가 릴레이를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그런 걸 하려면 친구가 많아야 하잖아...

    안 될거야, 아마. 우린...



    TIP! 북코아 등을 뒤지지 않고 절판된 도서를 구입하는 방법
    만약 해당 도서를 발행한 출판사가 문을 닫지 않았다면

    ① 편집자를 습격한다
    ② 사장님을 습격한다
    ③ 마케터를 습격한다
    ④ 출판사에 전화해서 한 권만 달라고 부탁한다

    의외로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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