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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제동 씨와 e비즈북스, 그리고 출판계의 반성
    카테고리 없음 2010. 6. 9. 14:45
    e비즈북스에서 낸 책 가운데 <서랍장 속의 주얼리 가게>라는 책이 있습니다.
    30대 주부가 집에서 액세서리 쇼핑몰을 하면서 엄마로서, 아내로서, 며느리로서 그리고 쇼핑몰 사장으로서 겪는 애환을 다룬 책입니다. 이 책의 저자 남편 분과 김제동 씨의 연예매니지먼트사 쪽과 친분이 있어서 김제동 씨가 진행하던 미니 콘서트의 책읽기 코너에서 낭독하면 어떨까 해서 작년에 추진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솔직히 책이 실용서에 가까운 에세이라 큰 기대는 안했고, 최종적으로는 책의 내용이 콘서트 컨셉과 안 어울린다고 해서 중단되었습니다. 뭐, 별로 관객이 많지 않은 콘서트라고 '여우와 신포도'의 우화를 떠올리면서 위안을 했었죠.

    결론적으로 e비즈북스와 김제동 씨는 아무 관계도 없습니다만, 최근 들어 출판계에서 김제동 씨의 브랜드 이미지는 방송 출연할 때보다 오히려 높아진 듯합니다. 출판계 잡지인 <기획회의>의 이번 호를 보니 김제동 씨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으로 출판계 내부를 반성하는 글까지 나왔군요. 물론 그 이유는 노무현 대통령 추도행사에서 김제동이 보여준 처신 때문이지요.

    노무현 대통령 서거 1주년 추도식 사회를 보기로 한 것 때문에, 김제동 씨는 자신의 이름을 걸고 시작하기로 한 토크쇼가 시작되기도 전에 사라질 위기에 처해졌음에도 그는 의연했습니다.

    '내가 결정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추도식 사회를 보느냐 마느냐 하는 것이고, 나는 사회를 볼 것이다. 그 다음일은 운명에 맡긴다.' => 문학적 간지가 묻어나는 어투

    '나는 불행이 두렵지 않다. 불행을 알아야 행복의 소중함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불행해봐야 사람들이 언제 행복해지는지 알 수 있다. 언제, 무엇 때문에 행복해지는지 알아야 그들에게 행복을 줄 수 있다.' => 인생 철학적으로 심오한 통찰

    출판이 책으로 지식과 감동을 전달하는 일인데, 인간의 탐욕을 부추겨 이득을 취하려는 요새 베스트셀러들이 과연 김제동씨의 말과 행동만큼의 용기와 감동을 주었느냐 하는 말이죠.

    안치환 노래 가운데 '난 개새끼야'(?)라는 노래가 있습니다. 모든 밥그릇은 개밥그릇이므로, 밥그룻 앞에 비굴한 자들이 모두 개새끼라는 노래인데(좀 심하죠?), 아무튼 이 노래를 듣고 모두 조금씩 찔리는 마음이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내가 밥그릇 앞에 의연한 사람인가, 아니면 비굴한 개인가. 이명박 정권이 자기 맘에 안드는 여러 사람 밥그릇을 발로 툭툭 건드리면서 국민들이 개인지 아닌지 시험에 들게 할 때, 그 밥그릇을 이명박 정권의 면상에 집어 던져버린 김제동씨가 진보 성향이 강한 출판계에서는 영웅적으로 보였는가 봅니다.

    아무튼 e비즈북스의 <서랍장 속의 주얼리 가게>가 하마터면 김제동 씨의 낭독회에서 읽힐 뻔했던 적이 있었다는 사실이 갑자기 떠올라서 적어봤습니다. 김제동 씨의 건승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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