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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보컴퓨터에서 시작된 한국의 PC산업
    e비즈북스의다른책들/1_대한민국IT史100 2010. 10. 27. 16:29
    삼보를 시작으로 한국의 PC산업 출발하다.
    1980년 7월 2일. 이용태 씨를 비롯한 7명의 젊은이들이 자본금 1000만 원으로 삼보엔지니어링을 설립했다. 그렇게 서울 청계천 세운상가의 작은 사무실에서 국내 PC산업이 출발했다. 이후 삼보엔지니어링은 회사 설립 6개월 만인 81년 1월에 국내 최초의 개인용 컴퓨터인 SE-8001을 발표하면서 컴퓨터 전문업체로 성장한다.

    삼보는 1981년 11월에는 캐나다에 PC를 수출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1982년에는 8비트 애플 호환기종인 ‘트라이잼20(Trigem 20)'을 개발한다. 또한 일본 엡손과 제휴해 프린터를 공동으로 개발하기 시작했다. 트라이젬20은 사실상 국내에 PC(IBM-PC가 아닌, 개인용 컴퓨터라는 의미로 사용하는 PC)라는 제품을 개인에게 보급하는 첫 번째 상용제품이나 마찬가지다. 트라이젬20은 꽤 많은 수가 팔렸고, 이에 힘입은 삼보는 지면광고까지 실시한다.


    삼보컴퓨터의 82년 제품인 트라이젬20. 사실상 PC보급의 견인차 역할을 한 제품이다

    광고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트라이젬20은 본체 가격만 42만 9000원이었다. 여기에 저장장치, 프린터 등의 주변장치를 갖추면 그 금액은 몇 배로 뛴다. 본체 가격만 해도 당시 대학 1학기 등록금에 해당하는 금액이니 중산층이 구입하기는 쉽지 않았던 제품이다.

    여기서 사진 설명을 잠깐 하자. 오른쪽 위를 보면 네모난 상자 두 개가 보인다. 이것은 5.25인치 플로피디스크드라이브다. 하지만 제품의 가격이 너무 비싸 실제로 5.25인치 플로피드라이브를 구입해 사용하기란 어려운 일이었다. 80년대 애플 호환기종을 개인용으로 구입하는 대부분의 사람은 테이프드라이브장치를 구입해 썼다.
    왼쪽 아래의 흰 상자가 바로 테이프드라이브 장치다. 피아노건반처럼 생긴 단추 위에 오디오테이프가 들어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80년대에 삼보 트라이젬 외에도 애플 호환기종을 사용했던 사람은 대부분 가격이 저렴한 테이프드라이브를 저장장치로 썼다. 따라서 64KB도 안 되는 작은 프로그램을 하나 실행시키려 해도 테이프가 다 감기는 몇십 분 동안 기다려야 했다.

    프린터는 EPSON MX-80 F/T III 제품이다. 프린터 종이 좌우를 보면 구멍이 연속적으로 뚫려 있는데, 당시 프린터는 종이를 똑바로 위로 밀어내기 위해 좌우에 구멍이 뚫린 연속용지를 사용했다. 요즘 신용카드를 출력하는 용지처럼 좌우에 구멍이 나 있고 연속으로 이어진 용지를 당시 프린터에서 사용했던 것이다. 만약 구멍이 뚫려있지 않은 종이를 사용하면 올라가다가 기울어져 출력을 망치곤 했다. 또한 낱장공급장치가 없었기에 여러 쪽을 인쇄하려면 연속용지를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

    컴퓨터 보급의 선두주자였던 청계천 상가들
    1980년대 초반에 국내 PC는 주로 삼보컴퓨터 및 애플의 국내 총대리점인 ‘한국소프트웨어’와 ‘엘렉스 컴퓨터’에서 공급했는데 한국소프트웨어와 엘렉스는 나중에 삼보컴퓨터에 인수된다. 이들 3사 외에 업체로 희망전자, 홍익컴퓨터, 로얄컴퓨터, 에이스컴퓨터, 골든벨, 한국마이컴, 브레인컴퓨터, 석영전자 등이 조립PC를 판매하는 업체들로 자리 잡고 있었다. 이들이 청계천 조립1세대로 국내에 수입되던 컴퓨터 및 조립PC를 학생들에게 공급해주던 역할을 했다.
    당시 PC공급을 청계천의 작은 가게들에 의존했던 이유는 대기업이 끼어들기에는 시장이 너무 작았기 때문이다.
    광고를 보면 1982년부터 1983년 말까지 삼보컴퓨터는 트라이젬 시리즈를 6000대 가량 판매했으며, 이 중 개인이 구입한 것이 1000대임을 알 수 있다. 전국적으로 1000명이라면 내가 사는 관악구에 불과 몇 명만이 이 컴퓨터를 소유한 셈이다.

    삼보컴퓨터의 트라이젬20 성공에 자극 받은 여러 업체들은 경쟁적으로 애플 호환기종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삼보컴퓨터의 성공에 자극 받아 다른 중소기업은 물론이고 금성사 삼성전자 대우전자 등의 국내 대기업도 속속 PC시장에 진출했다.
    삼보는 국내 PC시장을 석권한 데 이어 해외시장에서도 수출물량을 늘려나갔다. 일본과 미국에서 선보인 저가 PC 이머신즈와 소텍 제품은 한때 판매율 1~2위를 다툴 정도로 인기를 끌기도 했다. 하지만 저가정책은 결국 스스로의 발목을 잡는 결과를 초래했다. 삼보컴퓨터는 25년 만인 2005년 5월 18일에 법정관리를 발표하면서 국내 컴퓨터업계에 큰 충격을 주었다.

    대한민국IT사100파콤222에서미네르바까지
    카테고리 경제/경영 > 경영전략 > IT경영
    지은이 김중태 (e비즈북스,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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