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e비즈북스 2010.12.24 09:26
캐릭터라이즈드(Characterized) 마케팅

캐릭터라이즈드 마케팅(Characterized Marketing)은 약간 새로운 개념이다. 사실은 그동안 거의 소호 사업자와 벤처 사업자들 위주로 상담을 하다 보니 자본은 없지만 브랜드를 만들어야 하는 안타까운 사연들을 많이 듣다보니 억지로 머리를 쥐어짜다시피 하여 필자가 새로 만든 토종 마케팅이다.

아무리 작은 회사라도 브랜드를 만들고 싶어 하는 당신의 마음을 왜 모르겠는가? 하지만 대중 매체 광고로, 인터넷 광고로 엄청난 물량공세를 하는 이 시장에서 소자본의 당신이 브랜드를 만든다는 것은 꿈같은 일이다.

그러나 과연 방법이 아주 없는 것일까? 립합이나 업타운걸처럼 한 개인이 뛰어난 능력을 가졌다면 가능한 일일 것이나 창업자들이 모두가 그런 능력을 가진 것은 아니지 않은가? 그들의 능력은 그야말로 달란트인 것이다. 나는 창업자들의 이런 고민을 해결하려다가 우연히 어느 맥주 집에서 ‘블루클럽’에 대해서 옆 테이블에 앉은 사람들이 하는 얘기를 잠깐 엿듣게 되었다. 그들은 마케팅 관련 업무에 종사하는 사람들 같진 않았고 평범한 직장인으로서 비즈니스 관련 이야기를 하던 중이었던 것 같았다. 블루클럽은 모두가 다 아는 바와 같이 5000원에 남성의 커트를 해주는 미용실이다. 커트는 해주되 머리는 스스로 직접 감아야 하고 별다른 인테리어가 없어 공간 활용률이 좋아서 낮은 가격을 실현한 아이템이다. 나는 그들이 블루클럽의 서비스나 프랜차이즈 시스템에 대하여 활발한 토론을 할 거라고 생각하고 관심 있게 듣고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블루클럽에 대해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그들은 블루클럽 창업자인 정해진 사장이 얼마나 돈을 많이 벌었는지 그의 사업 수완이 얼마나 훌륭한지에 대해서만 이야기하고 있었던 것이다.

나는 여기서 한 가지를 생각하였다. 사람들이 한 회사의 아이템보다 그 운영자에 관하여 관심이 더 많다는 사실은 아무리 작은 회사라 하더라도 운영자의 매력을 만들어 내면 충분하게 이야기 거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었다.

그 생각이 머리에 스치자 그렇다면 운영자의 매력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에 대하여 생각이 미치게 되었다. 립합이나 업타운걸처럼 뛰어난 능력이 없는 보통의 평범한 창업자들의 매력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 그래서 나는 캐릭터라이즈드(Characterized)  마케팅을 생각하게 되었다. (필자가 이걸 생각한 것은 본래 전공이 시나리오라서 그럴지도 모른다.)

캐릭터라이즈드란 운영자를 캐릭터화시킨다는 의미이다. 여기서 캐릭터의 의미를 짚고 넘어가야 하겠다. 사람들은 캐릭터라고 하면 귀엽고 아기자기한 그림을 많이 떠올리지만 여기서의 캐릭터란 보다 사전적인 의미의 개성을 말한다. 개성은 사실 누구에게나 존재한다. 아무리 평범하게 생겼어도 아무리 평범하게 살아 왔어도 사람은 누구에게나 다른 사람에게 매력이 있는 무엇인가를 한 가지 가지고 있다. 그것이 외모든지, 헤어스타일이든지, 옷차림이든지, 성격이든지, 아니면 멋진 목표의식 이라든가… 하다못해 지나치게 평범한 것도 나름대로의 개성인 것이다.

바로 이 점을 부각시키는 것이다. 캐릭터를 만들 때는 한 가지에만 집중한다. 두 가지의 개성은 매력이 없다. 만화의 등장인물 같은 혹은 드라마의 등장인물 같은 캐릭터를 만들어 보라. 주위에 흔히 있을 것 같은 친근한 이미지도 좋고 개성적인 이미지도 좋고 못난이 캐릭터도 좋다. 현재의 당신의 본 모습보다 크게 왜곡되지 않은 상태에서 당신보다 더 매력적이기만 하면 된다. 이것이 어려워 보일지 몰라도 사실은 우리는 대개가 이런 모습에 익숙한 세대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인터넷 동호회를 통하여 이런 활동을 대개 해왔기 때문이다. 나는 동호회에서 ‘보헤미안’이라는 아이디를 쓰며 시를 좋아하고 굉장히 낭만적인 모습을 보이던 사람을 오프라인 모임에서 만났을 때 사실은 그가 분과 초를 다투며 매일 그래프나 쳐다보고 있는 펀드매니저란 사실을 알고는 깜짝 놀랐다. 더 놀라운 것? ‘예쁜 여우‘라는 아이디를 가진 여성을 오프에서 만나면 대개는 엄청난 폭탄들이라는 것은 한번쯤 겪어봤겠지?

온라인 동호회에서 사용하는 캐릭터가 강한 아이디들

온라인상에서는 이와 같이 자신이 원하던 이상형의 분신을 만들어 활동하는 일에 익숙하다. 나 자신도 두 가지 아이디를 사용하는데 하나는 ‘영화광’이고 하나는 ‘자유아빠’이다. 나를 영화광으로 알고 있는 사람들은 나를 굉장히 마니아적이고 진지하며 외곬 같은 사람으로 안다. 또한 나도 그 동호회에서는 이상하게도 그렇게 보이도록 활동을 한다. 그러나 나를 ‘자유아빠’로 아는 사람들은 유머러스하고 다정다감하고 친절한 사람으로 생각한다. 물론 그 동호회에서는 보통 그렇게 행동한다. 사실은 가끔 2~3시간은 적은 듯한 엄청나게 긴 문장으로 모 아이템으로 창업을 하고 싶은데 어떨까 질문을 하는 창업자에게 단 한 줄로 ‘하지 마세요.’라는 말을 적어도 사람들은 내가 불친절하기 보단 유머러스하다고 생각할 정도로 ‘자유아빠’라는 이미지 메이킹은 강력하다.

바로 이것이다. 당신이 운영하는 쇼핑몰에서 상호를 아이디로 하거나 운영자란 말보다도 ‘딸기맘’이나 ‘말배추’ 같은 아이디는 당신을 재미있고 친근한 사람으로 기억하게 하며 이 점은 감성마케팅과도 통하는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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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김연호 (e비즈북스,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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