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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닌텐도에 맞서려는 한국산 게임기
    e비즈북스의다른책들/1_대한민국IT史100 2011. 1. 10. 10:09
    닌텐도에 맞서려는 한국산 게임기

    게임기 열풍이 불었던 1990년을 그냥 보낸 일은 아쉬워


    닌텐도는 현재 닌텐도DS와 닌텐도Wii(위)라는 게임기로 세계적인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기업이다. 국내에서도 닌텐도 이야기는 정치권에서까지 언급될 정도여서 닌텐도에 대항할만한 게임기를 우리도 만들 수 있지 않느냐는 이야기가 나온다. 사실 외국산 게임기에 맞서기 위한 게임기 개발은 이런 이야기가 나오기 훨씬 전부터 있었다.

    1990년을 전후로 한국에는 TV에 연결해 사용하는 비디오게임기 보급 열풍이 분 적이 있다. 패밀리게임기 또는 패미컴, 슈퍼콤이라고 부르는 비디오게임기는 당시 아이들이 있는 집이면 하나씩 다 보급될 정도로 유행이었다. 국내 전자업체라면 모두 게임기 판매에 뛰어들었고 TV에는 게임기 광고가 쏟아졌다. 삼성의 수퍼알라딘보이와 현대 슈퍼컴보이, 대우전자 재믹스PC셔틀 등 다양한 회사에서 게임기가 쏟아졌다. 그때 내 친척이 다니던 해태전자에서도 바이스타라는 16비트 게임기를 만들었을 정도로 당시 열풍은 대단했다. 그러나 이 열풍이 국산게임기 개발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만약 그때 조금 더 게임기 개발에 집중했다면 국내에서도 좋은 비디오게임기가 등장했을지 모른다.

    닌텐도에 맞서려는 GP2X와 열악한 소프트웨어 환경

    그러나 국산 게임기 개발에 도전하는 업체들이 최근에 다시 등장하고 있다. 임베디드 리눅스 기반 휴대용 비디오게임기 개발사인 게임파크홀딩스가 개발한 휴대용 게임기 GP2X 시리즈가 대표적으로 GP2X는 2008년에 약 15만 대 정도의 판매를 기록했다.

    사실 GP 시리즈는 2001년부터 출시된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2001년에 휴대용 게임기인 GP32가 발표된 것이다. 당시 GP32는 닌텐도 GBA보다 우수한 성능에 개발툴까지 공개하여 멀티미디어 플레이어와 각종 콘솔 게임 에뮬레이터, 그리고 사용자들이 직접 만든 프로그램 등 다양한 활용도로 인해 어느 정도 인기를 모았었다. 몇몇 서드파티 게임 제작사에서도 전용 게임이 여럿 출시된 바 있다. 그러나 닌텐도와 같은 거대 게임회사의 기기와 상대할 수는 없었고 우리나라와 유럽 쪽의 해커들 위주로 틈새시장을 형성하는데 그쳤다.

    결국 후속기종을 내놓지 못하고 혼란을 겪다가 제품 생산을 맡았던 파트는 게임파크로 남고 마케팅을 맡았던 파트가 게임파크홀딩스로 독립한다. 그 후 게임파크는 GP32 후속기로 본격 휴대용 게임기라는 XGP의 개발에 착수했고, 게임파크홀딩스에서는 PMP기능을 강조한 GP2X라는 제품을 개발해서 시장에 선보이며 둘은 각각 별개의 노선을 걷게 된다..

    게임파크홀딩스가 내놓은 GP2X는 사실 휴대용 게임기로 팔린 것이 아니다. '깜빡이 학습기'라는 이름의 학습용 PMP로 팔린 것이다. 그러다가 정부의 닌텐도 언급이 나오자 GP2X Wiz라는 제품으로 출시하는 것이다.

    한국산 게임기로 도전장을 내고 있는 GP2X WIZ

    겜브라스도 휴대폰 게임 이용한 시장 따로 게임 준비

    한편 갈라섰던 게임파크는 XGP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망했고, 그 후 겜브라스라는 회사로 바뀌어 '딩키'라는 제품을 만들었다. 이후 TU미디어와 공동 개발을 통해 휴대폰용 모바일 게임 콘텐츠를 주력으로 공급하고, 이후 위성DMB 네트워크와 연동된 콘텐츠 사업을 펼친다고 한다.

    TU미디어는 겜브라스와 공동으로 한국게임산업진흥원 글로벌 게임허브센터의 10대 과제 중 `차세대 휴대용 게임기 다중플랫폼 구축` 분야에 선정되면서 한국형 닌텐도를 꿈꾸며 개발을 진행하게 된다. TU미디어는 새로운 게임을 개발할 소프트웨어 환경이 구축되지 않았지만 이미 기존 시장에 유통되고 있는 2000종에 달하는 휴대폰용 게임 콘텐츠를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여기에 닌텐도와 차별화하기 위해 실시간 방송 연동형 게임을 개발하고 휴대용 기기(휴대폰, PSP, 넷북, MID 등) 간 근거리 네트워크 게임도 공동 개발을 통해 선보일 예정이다. 또한 향후 위성DMB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한 게임과 쇼핑을 집중 육성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무엇보다 티유미디어는 사업 초기부터 앱스토어를 구축해 개방형 시장을 만들 계획을 가지고 있다. 개발자 지원 사이트를 만들고 개발 소스 코드를 공개해 영세한 모바일 게임 업체도 손쉽게 위성DMB와 결합된 휴대용 게임 콘텐츠 개발을 하게 한다는 것이다. 콘텐츠뿐만 아니라 게임기도 진동모터, 패턴인식, 멀티터치, 동작센서, 음성인식 등의 기능을 탑재해 닌텐도나 소니 휴대용 게임기와 경쟁할 수 있게 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닌텐도와 같은 게임기는 하드웨어 개발만으로 이룩할 수 있는 성과가 아니다. 하드웨어를 뒷받침할 수 있는 뛰어난 소프트웨어인 게임이 없으면 하드웨어 자체가 보급되지 못한다. 환경도 중요하다. 정품 게임을 구입하려는 게이머들의 바른 정품문화도 필요하다. 창의적이면서도 열정적인 개발자도 많이 등장해야 한다. 때문에 국내 패키지게임시장과 비디오게임 시장이 전멸한 환경에서 좋은 성능의 하드웨어가 등장한다 하더라도 성공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는다. 따라서 한국에서도 닌텐도DS나 닌텐도Wii와 같은 게임기가 나오려면 소프트웨어 산업 육성이 먼저 필요하다. 더불어 국민들의 정품 사용 인식 향상도 필요하다. 그런 후에 국산 게임기가 나온다면 한국에서도 닌텐도와 같은 성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잠깐] 정말 독특했던 바코드배틀러
    국내에 나온 게임기 중에서 독특함으로 잊히지 않는 제품이 있다. 바로 ‘바코드배틀러’라는 게임기다. 이 게임기 소개를 보면 ‘모든 상품에 표시되고 있는 바코드를 캐릭터(전사와 마법사)와 아이템으로 변신시켜 싸우는 경이의 아이템’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당시로서는 정말 경이적인 아이템이었다. 바코드배틀러는 본체 외에 주인공카드, 적카드, 화이트카드, 공략본 등으로 구성되어 7만 7000원에 팔렸다. 구성 내용을 보면 훗날 아시아권에서 큰 인기를 끈 유희왕과 비슷하다.

    현실 확장 게임인 바코드배틀러II


    대한민국IT사100파콤222에서미네르바까지
    카테고리 경제/경영 > 경영전략 > IT경영
    지은이 김중태 (e비즈북스,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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