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e비즈북스 2008.04.04 11:06

어릴 때부터 넘치던 끼와 감각, 톡톡

인터뷰를 위해 만난 립합의 운영자 김예진(25) 씨는 시원시원한 이목구비에 망설임 없는 표정, 얼굴 가득 배어 있는 웃음기를 가진 발랄한 아가씨였다. 이런 사람들은 같이 있는 사람까지 밝아지게 하는 힘이 있다. 하지만 그녀의 예전 성격은 이보다 더 활발했었다고 한다. 푼수(?)처럼 밝은 성격이었는데 ‘4억 소녀’ 방송 당시 상처를 받으면서 푹 가라앉았다가 지금은 거의 절반 정도 수면 위로 올라온 거란다. 원래는 현재의 모습에서 약 두 배는 업(UP)된 상태였다니 그야말로 에너지 넘치는 소녀가 그려졌다. 

외향적인 밝은 성격답게 그녀는 어려서부터 자신을 드러내길 좋아했던 것 같다. 키도 크고 몸매도 예뻐서 어떤 옷을 입어도 속칭 ‘옷발’이 났다. 그녀의 사업가적 기질은 고등학교 시절부터 발휘되기 시작했다. 중학교 때부터 사 모은 안 입는 옷들을 친구들에게 팔았던 것이다. 그것도 원가로.

“그때 당시 우리 학교 애들이 옷 입는 센스가 없었어요. 그리고 제가 말을 좀 잘해서 애들을 조금 꼬시면 사더라고요(웃음). 대부분 제가 중학교 때부터 동대문이나 이태원 등지를 돌아다니며 사 모은 옷들이었고 2년 정도 입었던 옷들이었는데도 원가를 받고 팔았어요. 한창 구제가 유행하던 시절이었는데 구멍 나고 찢어진 티가 한 장에 오천 원 정도 했죠. 그리고 배지 같은 액세서리도 많았는데 그것도 팔았어요. 그런데 액세서리는 자잘하니까 세트로 묶어서 팔았죠. A세트, B세트 이렇게 해서.”

누구는 공부가 가장 쉬웠다지만 예진 씨는 이상하게 이런 일들이 쉬웠다. 친구들을 대상으로 재미 삼아 시작했지만 이때의 성공적인 경험은 그녀의 적성을 발견하게 했고 이것이 나중에 쇼핑몰 창업의 계기가 되는 선글라스 판매로 이어졌다.

“옷을 팔아서 번 돈으로 다시 다른 옷을 샀어요. 그 후에 명품에 관심이 생겨서 고등학교 2학년 때는 명품을 찾아다녔어요. 그런데 마침 옥션에서 선글라스 싸게 사는 걸 본 거죠. 그래서 한 오만 원 정도 더 웃돈을 붙여서 다음 카페에 올렸어요. 그리고 원하는 사람들을 옥션 판매자와 연결해 준 거죠. 정말 힘들지 않게 돈을 벌었어요. 당시 월 100만 원 정도 수입이 생겼으니까.”

학교에서도 집에서도 심심하면 컴퓨터를 하던 예진 씨였기 때문에 인터넷 상에서의 장사는 어렵지 않았다. 그리고 스스로 재미를 느끼면서 했기 때문에 스트레스 같은 것은 전혀 없었다. 이런 예진 씨의 자질을 본격적인 사업으로 연결해 준 것은 담임 선생님이었다. 예진 씨가 인터넷으로 선글라스를 판매하는 것을 보고 소질 있다, 한번 해 보라고 격려해 주셨던 것. 예진 씨의 창업 스토리는 이렇게 시작되었다.

그 이후에는 인터넷을 교과서 삼아 다른 쇼핑몰을 연구하면서 차근차근 창업의 절차를 밟아 나갔다. 하지만 당시는 국내 소호 쇼핑몰 창업에 관한 가이드북이 다양하지도 않았던 시기라 사업 관련 서류를 구비하는 것부터 쉽지 않았다. 게다가 고등학교 3학년인 2003년 12월에 쇼핑몰을 오픈했으니 학생이라는 신분이 걸림돌이 되었다. 학생은 사업자등록증을 낼 때도, 신용카드를 만들 때도 쉽지 않았다. 게다가 교복을 입고 사입하러 가면 시장 상인들이 제대로 대우해주지 않았다. 하지만 낭랑 18세 소녀는 포기하지 않았고 창업 준비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초기 창업자금은 엄마에게 빌린 350만 원. 홈페이지 만드는 데에만 10만 원 들었고 나머지는 사입비로 들어갔다.

시장 상인들과 친해져라

처음 쇼핑몰을 시작하는 운영들이 거의 그렇듯 예진 씨 역시 도매 시장을 전혀 몰랐다. 동대문에 자주 다니긴 했지만 그녀가 간 곳은 밀리오레나 두타 같은 소매 쇼핑몰이었다. 그래도 남자친구가 동대문을 잘 아는 편이어서 그 친구의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남자친구랑 같이 도매 시장에 처음 갔는데 정말 깜짝 놀랐어요. 인터넷 의류 사이트에서 보던 옷들이 전부 있는 거예요. 그것도 반가격에. 초보인 티를 내면 안 될 것 같아서 돈에 맞춰서 일단 두 장씩 구매했어요. 제가 사업을 시작하기도 전에 미리 명함을 팠었거든요. 물건 사고 명함 돌리고. 하지만 모든 상인들이 물건을 주는 것은 아니었어요. 정말 마음에 드는 게 있는데 물건 안 주는 곳은 음료수 사가지고 가서 온종일 이야기하면서 놀고, 그러면서 상인들과 친해졌어요. 처음에는 ‘얘, 뭐야’ 하는 반응을 보이던 상인들도 차츰 친해지니까 물건을 주더라고요.”

반년 정도가 지난 다음에는 상인들이 샘플도 주기 시작했다. 청평화 시장은 반년 정도 지난 후에 친구와 우연히 갔다가 물건이 싸서 거래하기 시작했다. 지금은 거의 청평화에서 물건을 한다. 낮에 사입을 할 수 있으니까 편하고 샘플도 잘 주는 편이다.

밥 먹을 시간도 없이 뛰어다니는 딸을 보고만 있을 어머니는 세상에 없을 것이다. 예진 씨의 어머니 역시 마찬가지. 조금씩 도움을 주시던 어머니가 2005년 사업의 규모가 커지기 시작하면서부터는 본격적으로 동참하셨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주문 후 사입은 어머니가 담당한다. 샘플 받는 일이 정례화된 것은 어머니의 공이 크다. 아무것도 모르던 엄마를 한 달간 교육(?)했더니 그다음부터는 어머니 혼자 사입도 잘하시고 샘플도 잘 받아 내시더라는 것. 샘플을 안 주면 ‘안 주면 말아’ 하는 식으로 거래를 중지하면서 거래처의 리스트를 만들어 가셨다. 예진 씨의 표현대로라면 어머니가 다소 ‘들이대는 스타일’이라 상인들을 잘 다루셨던 것으로 보인다. 예진 씨 성격 일부는 어머니의 영향임이 분명하다.

현재 립합의 주 거래처는 지금 약 50군데 정도. 하지만 계속 회의를 하면서 거래처의 블랙리스트를 만드는 것을 잊지 않는다. 물건 잘 안 주는 곳이나 질이 떨어지는 곳 등을 걸러 내는 것이다.

오랫동안 거래하다 보니 이제는 립합의 스타일에 맞춰 샘플을 해 주는 곳이 생기기도 한다. 상인들이 미리 샘플을 보여 주면서 색깔이나 디자인 등을 물어보는 것. 그때 예진 씨의 의견을 제시하면 조율할 수 있다. 또 립합의 스타일과 잘 맞는 거래처는 사장님이 ‘예진이빨로 해 줘야지’ 하시면서 알아서 립합의 스타일 대로 제작해 주기도 한다. 어느새 시장에도 립합 스타일이 인정받고 자리 잡은 것이다. 고등학생이라 무시당하던 18세 소녀가 24세의 사장으로 우뚝 선 모습이 절로 느껴지는 대목이다.

현재 샘플 사입은 3개월 전부터 일하기 시작한 스타일리스트와 예진 씨가 맡고 있다. 립합을 시작할 당시에는 풀코디를 보여 주는 것이 이목을 끌 만한 일이었지만 지금은 너나 없이 하고 있어 립합만의 특색으로 볼 수는 없다는 것이 예진 씨의 이야기다. 그래도 시크하고 세련된 코디는 립합만의 스타일을 만들어 내는 데 일조하고 있다.

예진 씨가 가지는 사입 노하우? 그녀는 일부러 트렌드를 분석하는 스타일이 아니어서 유행을 잘 모르지만 유행을 따라가는 것도 싫어한다.

“시장을 다니다 보면 느낌이 오는 옷이 있어요. 이걸 어떻게 코디하면 되겠다 하는 감이 오는 거죠. 코디를 생각하고 옷이 좋은지를 따지지 많이 팔릴지는 생각하지 않아요. 그리고 오래 하다 보니까 이젠 되겠다 싶은 걸 보면 알아요. 본능적으로 되겠다 싶은 건 80%는 잘 나가거든요.” 

내가 좋아하는 것 반, 대중적인 것 반

립합의 고객은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이 가장 많고 20대 중후반까지 걸쳐 있다. 6년 전 십대였던 고객들은 예진 씨와 함께 나이를 먹었고 지금의 단골이 되었다.

“처음부터 그냥 내가 입고 싶은 옷을 팔았는데 반응이 좋았어요. 지금 사이트에서 판매하는 스타일도 제 스타일이고. 제가 성장하면서 사이트도 성장한 거죠.”

립합의 초기 상품은 트레이닝복이나 기본적인 티셔츠가 주였다. 그것이 당시 고등학교를 막 졸업한 그녀의 스타일이었던 것. 지금은 레이어드 스타일이 많고 구두, 가방, 액세서리까지 토털룩을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패션쇼크의 이현웅 대표도 이야기했듯이 물건을 잘 파는 사람은 자신의 취향이 아니라 물건을 사는 사람들의 취향을 알고 거기에 맞는 물건을 팔아야 한다. 이는 립합의 대표인 예진 씨도 공감하는 부분이다.

“지극히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만 팔아서는 장사가 안 돼요. 한 번은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을 올렸는데 하나도 나가지 않은 적도 있어요. 콜렉션에서나 볼 법한 좀 특이한 스타일이긴 했는데……. 저는 옷이 많으니까 가끔 튀는 스타일을 사고 싶을 때가 있거든요. 물론 입지는 못하고 사서 집에 가져다 두고 혼자 만족하는 거죠. 그때도 그 옷이 너무 예뻐 보여서 올렸는데 역시나 하나도 나가지 않았어요. 당시에는 예쁘다 했지만 나중에는 내가 왜 그랬을까 싶어요. 그래서 요즘은 내가 좋아하는 것 반, 대중적인 것 반 정도의 비율을 유지하고 있어요.”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과 대중에게 어필하여 팔리는 상품 사이에서 고민하는 예진 씨의 모습은 마치 대중성과 예술성 사이에서 고민하는 영화감독이나 작곡가들의 모습을 보는 듯하다. 나의 스타일을 고집하면 쇼핑몰이 망하고, 대중에 영합하다 보면 내 쇼핑몰의 스타일이 흔들린다. 어떻게 균형을 찾아야 할까?

현재 립합이 추구하는 컨셉은 ‘심플하면서 믹스매치가 가능한 스타일’. 파티를 좋아하는 예진 씨는 ‘특별한 날에도 입을 수 있는 옷’을 제안하고 싶은 마음에 캐주얼을 약 70%, 드레시한 제품을 30% 정도로 구성하고 있다.

그렇다면 립합의 대표 김예진 씨는 스타일 제안을 위한 트렌드 분석을 어떻게 하는 것일까? 그녀는 트렌드 분석을 위해 일부러 시간을 투자하지는 않는다. 평상시 보는 케이블 TV의 스타일 채널이라든가 미용실에서 보는 잡지, 길 가다가 보는 사람들 속에서 트렌드를 발견하고 그것을 머리에 집어넣는 식이다. 사진을 찍어 두는 일도 절대 없다. 마치 눈이 렌즈가 되고 두뇌가 메모리 카드가 되는 것처럼 머릿속에 그냥 입력하는 것이다. 굳이 외우려고 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기억이 된다니 스타일 감각에 있어서는 정말 타고나지 않았는가 싶다. 그리고 필요한 순간 기억이 머릿속에서 조합이 되어 그림을 그리듯이 스타일을 만들어낸단다.

“옛날부터 그랬어요. 고등학교 다닐 때는 교복을 입으니까 토요일에만 사복을 입었거든요. 그러면 일주일 전부터 무슨 옷을 입을까 생각해요. 방에 가만히 누워서. 그리고 필요한 옷을 인터넷으로 사 두었다가 입는 거예요. 그때는 같이 다니는 친구들 옷까지 제가 코디했었어요. 물론 제가 사 주지는 않았지만 이렇게 입으라고 정해주고, 같이 옷을 맞춰서 입고 다녔죠. 같이 다니는 친구들도 예뻐야 하니까. 그때 그 친구들 모두 예쁘게 바꿔 놓았는데 지금은 연락이 안 되네요, 하하.”

온라인 의류 시장의 성장 초기에 성공한 많은 쇼핑몰 운영자들이 동물적인 감각이 있다는 것은 이미 1편에서 주지한 바 있다. 이 동물적 감각은 립합의 4억 소녀에게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었다.


<패션쇼핑몰의 젊은영웅들2 > 내용중 발췌. e비즈북스.
출처:다음카페 - 매출두배내쇼핑몰만들기
       http://cafe.daum.net/myshoppingma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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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t-laurent fleuriste 2010.07.30 06:51  Addr  Edit/Del  Reply

    성공한 쇼핑몰 사례군여

    • e비즈북스 2010.07.30 12:14  Addr  Edit/Del

      성공한 사례긴 한데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극히 예외적인 케이스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