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e비즈북스 2011.09.29 09:41
이야기 농업 이야기 만들기 - 첫 장면, 첫문장

첫 장면, 첫 문장
나는 ‘시작이 반이다’라는 속담을 아주 좋아한다. 수만 가지 속담들이 모두 조상들의 지혜가 담긴 문화유산이지만, 인연이든 이야기든 사업이든  ‘일이 되어감’의 의미를 이렇게 간결하고 멋들어지게 표현한 것은 이 속담 만한 것이 없다. 그만큼 시작이 어렵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유년시절, 글쓰기 숙제를 할 때 얼마나 많은 날들을 책상에서, 바닥에 엎드려서 고민하고 머리를 쥐어짰는지 기억이 생생하다.

성인이 되어서도 마찬가지다. 주제도 다 정해졌고, 머릿속에는 글 전체에 대한 생각이 뱅뱅 도는데 첫 문장 첫 장면이 안 떠오른다. 시간은 지나가고 머리는 쥐가 날 지경이 된다. 그러다가 문득 떠오르는 어떤 단어나 말, 혹은 무심코 들여다본 책 속의 글에 느낌이 꽂혀서 첫 문장을 시작하게 된다. 그러고 나면 이전과는 다르게 술술 잘 풀리기도 했다. 첫 장면, 첫 문장의 추억이 새롭기만 하다.

flicker =Darkstream


고객을 끌어들여라
이제 우리의 이야기를 해야 할 시간이다. 우리의 훌륭한 농사법과 아이디어 그리고 고객을 향한 간절한 마음, 생명을 경외하는 따뜻한 시선이 청중들의 감성을 자극하도록 만드는 것이 숙제다. 유일한 목표는 간결하면서도 속 깊은 구상으로 글짓기를 하는 것뿐이다. 목표를 달성하려면 스토리라인, 적절한 사실fact, 추억, 스토리를 표현하는 도구, 이미지, 당신의 스타일 등 모든 도구를 적절하게 사용해야 한다.

우리는 인터넷과 매스미디어가 만들어내는 정보의 바다에 살고 있다. 매일매일 쏟아지는 눈에 보이는 정보들로 인해 고객들은 지쳤을지도 모른다. 우리가 철저한 준비로 만든 이야기가 우리에게는 매우 중요할 테지만, 고객들에게는 그저 그런 수많은 이야기 중의 하나일 뿐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만드는 이야기 첫 장면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그래서 소설가, 영화감독, 언론인 등 모든 사람들은 스토리라인을 시작하는 첫 문장과 첫 장면에 많은 공을 들이며, 그것은 이후의 이야기 전체를 끌어가는 원인이 되기도 하고 결과가 되기도 한다. 현실이기도 하고 과거이며 미래이기도 하다. 희망과 좌절이기도 하며 전 과정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첫 장면에서는 고객을 끌어들인다는 오직 하나의 목표만을 생각하라. 그것은 고객들이 올바른 결정을 내리도록 하는 동기부여가 되어야 한다. 감성을 젖게 하여 의사결정구매수락 과정에 영향을 미치는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서점에서 마음에 드는 책을 사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잠깐 훑어보는 겉표지와 목차에 근거해 구매를 결정한다. 우리가 만든 이야기의 첫 장면, 첫 문장으로 자신과 관련이 있는지 없는지의 느낌으로 판단한다.

[사례 1] 보리를 춤추게 만든 과자
보리는 강원도 양양에 산다. 옳다고 생각하는 대로 이루어진다는 믿음으로 농업을 선택한 엄마와 아빠를 둔 행복한 23개월짜리 남자아이다. 지난 2월 어느 날, TV도 보여주지 않았고 춤추는 것도 알려주지 않았는데 싱글벙글 춤을 추는 것이 아닌가? 보리는 왜 춤을 추었을까?


과자를 만드는 블로그 이웃이 세심한 배려로 보내준 과자를 먹더니 방으로 뛰어 들어가 춤을 춘다. 보리는 그동안 과자를 모르고 살았다 산골에 살다 보니 그 흔하디흔한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에 휘황찬란하게 진열되어 팔리는 과자를 본적도 없고 먹은 적도 없다. 시골에서 나는 주전부리가 보리 입맛의 전부였다.      

-보리엄마-
보리는 생전 처음 입에 넣은 과자가 맛났고, 즐거웠던 것이다.  ‘사람은 본능적으로 즐거우면 춤춘다.’고 보리의 엄마아빠는 이해했다. 보리를 춤추게 한 그 과자를 만나고 싶었다.



이 글은 내가 과자이야기를 만들면서 도입한 첫 장면이다. 생산자의 얼굴을 아는 원료를 가지고 손맛으로 만드는 정직한 과자를 소개하고 싶었다. 인터뷰도 하고 현장도 다녀오고, 과자공부도 하고 식품첨가물에 대한 자료도 준비했다. 하지만 이야기의 첫 장면을 어떻게 출발할지 며칠 끙끙 앓았다.

그러다가 이웃 블로그에서 그 해답을 찾은 케이스다. 어느 날 그 과자를 먹은 아이가 갑자기 안방으로 뛰어 들어가더니 춤을 춘다. 그 모습을 헤아린 엄마가 사진 한 컷을 올려놓고 당시의 장면을 써놓은 포스팅을 보았다. 순간 바로 이거다 싶어서 보리엄마에게 전화를 걸어 사진사용 허락을 얻고 구상중인 이야기의 첫 장면으로 삼았다.

대기업 제조회사 중심으로 정체 모를 화학첨가물로 범벅이 되어버린 자극적인 단맛으로 가득한 과자가 많다. 그 과자들의 포장은 현란하기 그지없고 과대포장되어 있다. 그런 과자와는 달리 보리가 먹은 과자는 얼굴과 얼굴이 보이고, 누가 생산했는지 아는 원료로 만드는  ‘정직한 과자’였다. 청정자연 속에서 살아온 아이의 몸과 마음을 흔들어 버린 그 과자의 맛은 단순한 단맛으로 이해하기에는 부족함이 많았다. 과자가 아이를 춤추게 만든 이유를 찾아가는 여정으로 이야기를 끌어가기에 안성맞춤이었다.

시작이 반이다. 첫 장면이 정립되고 나면 나머지 이야기들은 별 어려움 없이 수습되니 신기한 일이다. 콘셉트를 잡고, 정리해둔 밑자료와 추억, 사진, 생각 등을 순서에 맞춰 정리하고 글짓기를 하면, 하고 싶은 이야기를 모두 담을 수 있다. 핵심갈등이나 호기심을 선언적으로 첫 장면, 첫 문장에 드러나게 해보자. 더 이상 어렵다거나 머리가 아프다거나 하지 말고, 한발자국만 더 내디뎌보자.

Tip 첫 장면, 첫 문장
* 고객을 감성적 ∙ 이성적으로 끌어들여라
* 고객의 관심을 유도하라
* 누구나 공감하는 선언적 의미를 담아라
* 이야기하고픈 핵심갈등을 표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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