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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결혼불능세대 - 정치가 결혼도 시켜주나?
    e비즈북스이야기/지금막만든책들 2012. 3. 29. 13:49

    저는 결혼불능세대입니다. 흔히 3포세대라고 하죠. 연애,결혼,출산은 저의 관심사가 아닙니다. 덕분에 당장은 경제적으로 큰 어려움이 없습니다.

    가끔씩 해외에서 배우자감을 찾아보라고 권유를 받지만 단호히 거절합니다. 한국이란 나라가 어떤 나라인데 자식에게 불행을 안겨줄 일이 있냐고? 말하죠. 그러면서도 문득 이런 생각을 합니다.

    '몽골 여자라면 2세가 토종인지 구별하긴 힘들겠지' 

    제가 결혼을 못하는 이유는 전적으로 제 탓입니다. 젊었을때는 그것을 인정하기 힘들었는데 나이가 먹으니 수긍하게 됩니다. 그래서 <결혼불능세대>의 원고를 처음 봤을때부터 기대하지 않았습니다.

    세상이 좋아진다고 내가 결혼할 수 있나? 이 책의 공동저자인 윤범기 기자는 36살의 노총각이지만 서울대 출신에 유망하잖아. 자칭 '개룡뻔남'(개천에서 용될 뻔한 남자)이라고 자기비하해도 결혼 정보회사에 신청자격은 되지. 그렇지도 못한 별 볼일 없는 사람들을 이 사회에서 멀쩡한 사람 취급이나 하나?

    그렇게 불만을 가지면서 이 책의 원고를 베타테스트했습니다. 사실 불만보다는 조금 걱정되었습니다. 이 책의 또 다른 저자인 김대호 사회디자인 연구소장님은 진보쪽에 몸을 담고 계신데 보수쪽에 더 환영받을 만한 주장을 하시거든요. 한미FTA에 찬성하고 비정규직 철폐에 반대하는 진보논객입니다. 이런 분이 왜 진보쪽에 있는거지? 첫 느낌은 그랬습니다.

    사실 저는 진보쪽은 아니고 보수에 더 가깝다고 볼 수 있습니다. 경제,경영쪽을 담당하니까 아무래도 자본주의의 논리를 많이 접하고, 결정적으로 원래 타고난 성격이 변화를 싫어합니다. 그래도 선거는 한번 빼고는 꼬박꼬박 참여했고 10.26일에는 처음으로 보궐 선거도 해봤습니다. 그 동안은 다행인지 보궐선거할 일이 발생하지 않았는데 오세훈씨때문에 색다른 경험을 했습니다. 투표한다고 시궁창같은 현실이 바뀌지도 않는데 뭐하러 그렇게 꼬박꼬박 투표하는지 한심하게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만--

    어쨌든....그래서 진보의 진영에 몸을 담고 있지만 보수에게 환영받는 주장을 하는 김대호 소장님에게 어느 정도 공감은 가졌습니다. 저도 보수적인 발언때문에 종종 오해를 받거든요. 사실 제가 최근에 문제의식을 가졌던 것은 어떤 자동차 노조가 단체협상에서 자식들의 세습을 요구했기 때문입니다. 노동자가 자발적으로 경영자에게 세습을 요구하다니!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건가? 저런 세력을 진보라고 인정해야 하나? 그동안 저들의 주장에 동조했던 게 얼마나 공허하게 느껴지던지.... 총론에서는 끌리지만 과연 얼마나 힘없는 서민을 위한 정책인지 회의적이 되어버렸습니다.


    <결혼불능세대>는 저같은 포지션의 사람들의 입맛에 맞는 책입니다. 지금 세상에 불만은 많지만 점진적으로 세상을 바꾸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어떤 정책이 좋은가를 제시합니다. 물론 읽으면서 다 동의하진 않았고, 어떤 부분에 대해서는 현실적이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 책의 핵심 주장인 공정한 룰을 만드는 것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공정한 룰을 만드는 것은 1차적으로는 정치권의 몫이지만 궁극적으로는 정치권을 움직일 수 있는 국민이 압력을 넣어야 합니다. 그런데 국민이 무관심하거나 모른다면 특정세력에게 휘둘릴 수 밖에 없습니다.

    이 책의 장점은 이슈가 되는 정책들을 쉽게 풀어간다는 것입니다. 핵심이 되는 부분을 찌른다고 할까요? 보통 일반인들은 어떤 이슈가 생겼을때 너무 어려워서 따라가지 못할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이해관계가 걸린 분야로 들어가면 양쪽의 주장이 첨예하게 대립할때 그들만의 용어를 쓰기 때문에 잘 모르는 제3자는 두손을 들어야 합니다. 하지만 이 책은 그 부분에서 중용을 지키고 있습니다. 너무 어렵지도, 그렇다고 겉핥기식으로 넘어가지도 않습니다. 물론 이해당사자가 보기엔 겉핥기라고 볼 지도 모르겠지만 일반인의 입장에서는 충분하다고 보입니다.최근 이슈인 한미FTA,비정규직철폐,반값등록금을 비롯해 경제,교육,정치분야의 현안들에서 어떤 것이 핵심 쟁점인지 그리고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 일반독자들의 눈높이에 맞게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 책을 읽고 교육분야에서 충격을 받았는데 다행히도(?) 자식이 없다는데 위안을 삼았습니다. 

    저는 결혼을 포기했습니다. 정치가 저를 결혼시켜줄 수 는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정치가 잘 굴러가면 결혼하기 좋은 세상을 조성할 수는 있습니다. 일자리,집값,교육문제로 고민을 덜 수 있다면 커플부대원들의 결혼이 훨씬 원활해지겠죠. 그래서 커플부대원들은 연애하고,결혼하고,애들을 잘 키우기를 바라겠습니다. 제가 나중에 진짜 독거노인이 되면 그들의 자식들에게 부양을 받으면서 살아가야할 운명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결혼하기 좋은 세상이 저에게도 좋은 세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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