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e비즈북스 2012.05.11 13:48



보통의 소프트웨어는 하나의 설치 파일을 실행하면 나머지를 자동으로 실행하여 설치하게 된다. 하지만 웹사이트에서 사용하는 플러그인 기술은 각기 다른 업체에서 만들어진 경우가 많으며 이를 통합하는 것은 쉽지 않다.

예를 들어 평소에 인터넷 뱅킹을 하지 않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연말정산 간소화 사이트가 생기기 전까지는 연말정산 관련 서류를 처리하기 위해 매년 인터넷 익스플로러와 전쟁을 치러야 했다. 보험사 웹사이트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PC 보안을 위한 개인 방화벽을 설치해야 하고 키보드 보안을 위한 플러그인을 설치해야 하며 문서 출력을 위한 플러그인까지 설치해야 한다.

상황에 따라 이보다 더 많은 작업을 요청하는 경우도 생기고 설치된 플러그인끼리 충돌을 일으켜 컴퓨터 운영체제에 오류가 생기기도 한다. 게다가 이러한 작업을 한 번만 하는 것이 아니라 동일한 플러그인을 보험사에 따라 제각각 설치해야 했다. 그렇게 연말정산 준비를 마치고 나면 설치된 플러그인을 다시 삭제해야 했고 어떤 경우에는 운영체제를 다시 설치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이러한 문제가 얼마나 심각했는지 2009년에는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사이버안전센터에서 직접 액티브X 컨트롤을 삭제해주는 소프트웨어를 배포하기도 했다. 겉보기에는 개인이 만들었다는 느낌이 들 만큼 간결한 디자인으로 구성되었고 60일, 30일, 15일 동안 사용되지 않은 액티브X 컨트롤만 조회하여 바로 삭제해주는 기능을 제공했다.

아이러니컬하게도, 웹브라우저의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개별 업체에서 배포하는 액티브X 컨트롤을 국가가 나서서 삭제하라고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액티브X를 삭제해준다고 주장하는 프로그램이 실제로는 오히려 악성 코드를 심는 상황이 빈번하게 발생했기 때문에 국가에서 긴급하게 내린 방안이었을 것이다.

액티브X 문제는 윈도우 운영체제를 사용하고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큰 문제로 인식되지 않을 수 있다. 어찌되었든 불편하지만 원하는 작업을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윈도우가 아닌 맥이나 리눅스를 사용하고 있다면 은행 업무는커녕 사이트 자체에 들어갈 수조차 없었고 온라인으로 물건을 구입하려 해도 무통장 입금이 지원되는 곳을 찾아야 했다.

이런 환경에서 2006년부터 시작된 오픈웹 운동은 ‘모두에게 공평하게 열린 웹을 위하여’라는 신념을 내세웠다. 몇 년간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목소리를 냈지만 ‘계란으로 바위 치기’라는 표현이 적당할 만큼 전혀 움직이지 않던 상황이 2010년부터 조금씩 변화하기 시작했다.


최초의 오픈뱅킹 서비스 우리오픈뱅킹ubi.wooribank.com



2010년 우리은행에서 금융권 최초로 오픈뱅킹 서비스를 시작했다. 오픈뱅킹은 윈도우와 인터넷 익스플로러뿐만 아니라 다양한 운영체제와 웹브라우저에서 인터넷 뱅킹을 이용할 수 있게 하는 시도이다. 이는 정부에서도 액티브X와 관련해서 대체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기 시작했고 아이폰의 등장으로 이전과 전혀 다른 환경에서의 서비스를 준비해야 했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은행 오픈뱅킹이 처음 소개한 안내문처럼 여전히 ‘기술적, 제도적, 기타 사유로 인해 여러 가지 불편한 점과 서비스가 일부 제한적으로 제공되고’ 있지만 다른 은행과 쇼핑몰에서도 인터넷 익스플로러가 아닌 웹브라우저에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확대하고 있다.

한편, 마이크로소프트 인터넷 익스플로러 9 버전에는 액티브X 필터링이라는 기능이 추가되었다. 이는 사용자 스스로 액티브X가 설치되는 것을 거부하는 기능으로 메뉴에서 [도구>안전>ActiveX 필터링]을 선택하면 바로 실행되어 액티브X가 동작하는 사이트에 방문했을 때 이를 차단해준다. 그리고 주소창 끝에 일부 콘텐츠가 필터링되었다는 것을 표시해준다.

2011년 9월 마이크로소프트는 새로운 인터넷 익스플로러 10 버전을 소개하며 차기 버전에서는 더 이상 플러그인 기술을 지원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그 이전에도 기술적인 지원에 대한 중단 소식이 있었지만 공식적으로 기능 자체를 제외시킨다는 것은 큰 충격을 주었다. 인터넷 익스플로러 10은 PC뿐 아니라 태블릿과 같은 모바일 기기를 함께 지원하기 때문에 시스템과 배터리 수명에 부담을 주고 보안에 위험을 줄 수 있는 요인을 최소화시키려는 의도로 보인다. 물론 PC에서는 기존과 동일하게 액티브X를 사용할 수 있는 형식으로 전환시킬 수는 있지만 점점 증가하고 있는 모바일 기기의 사용 추세로 보면 대세는 플러그인 기술을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것이 낫다.

물론 아무런 대안도 없이 플러그인 기술을 사용하지 말자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이미 다양한 분야에서 기존에 사용하던 플러그인 기술을 대체할 수 있는 기술이 제시되고 있으며, 기업 내 시스템과 같이 업무의 특수성이 우선시되는 것이 아니라면 지금이라도 모두에게 공평한 기술을 선택할 수 있다.



<HTML5>.2012년 5월 출간.이준하著.e비즈북스.


HTML5

저자
이준하 지음
출판사
e비즈북스 | 2012-05-15 출간
카테고리
컴퓨터/IT
책소개
이 책은 차세대 웹표준인 HTML5가 등장하게 된 배경에서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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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취비(翠琵) 2012.05.12 16:05 신고  Addr  Edit/Del  Reply

    크롬을 주로 사용하는 저로서는 엑티브x때문에 불편한게 이만저만이 아니에요..ㅠㅠ 많이 개선됐다지만 여전히 익스플로러가 아닌 웹브라우저로 인터넷생활을 하기에는 불편이 많은게 현실인 것 같습니다...ㅠㅠ

    • e비즈북스 2012.05.14 10:00 신고  Addr  Edit/Del

      쓰시다보면 도를 닦게 되죠. 저는 메인 웹브라우저가 IE였던 적이 한번도 없는데 덕분에 이용하지 않았던 사이트도 꽤 됩니다. 그런데 브라우저를 두 개 쓰는 것도 나름대로 장점은 있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