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e비즈북스 2009.08.06 11:53

일단 아이템을 패션쇼핑몰로 좁히기로 하고 김필기에게 받은 책 가운데 그쪽 분야를 집중적으로 읽어봤다. 패션쇼핑몰 부동의 1위라는 동대문3B 사장님이 쓴 책을 보다 보니 눈에 띄는 부분이 있었다. 창업을 하려면 친구나 가족 같은 주변 사람들에게 묻지 말고 전문가를 찾아가라는 얘기였다. 보통 좋은 아이템이 떠오르면 아내나 남편 혹은 주변 친구들에게 물어보는데 열에 아홉은 ‘무조건’ 창업을 말린다고 한다. 그런데 문제는 이들이 그 분야를 잘 아는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이들의 말을 듣고 의사결정을 한다는 것은 잘못이라는 것이다. 듣고 보니 딱 자신의 얘기 같아서 전문가를 소개받기 위해 김필기에게 전화를 걸었다.

김 : 그래서 기어이 회사 때려치우고 사업을 해보겠다는 거야?
이 : 아니, 나도 내일 모레면 40인데 섣부르게 사표 던지고 그러지는 못하지. 그래서 휴가 좀 받아서 집중적으로 사업 구상을 해보고 결정하려고 그런다.
김 : 그래. 아주 무모하지는 않아서 다행이군. 그런데 무작정 전문가를 소개시켜 달라니? 뭐 구상해 놓은 게 좀 있는 거냐?

이창업은 지난 열흘 동안 떠올렸던 사업 아이템 가운데 지금 잘 나가고 있는 의류 쇼핑몰 분야에 앞으로 활성화될 웹 2.0 기술을 접목하면 소비자들의 반응이 좋을 것 같다는 얘기를 했다. 그리고 김필기가 준 책을 읽고는 전문가를 만나야겠다는 결심을 했다는 얘기까지 의미심장하게 마쳤다.

김 : 짜식, 장난이 아니네. 그러면 공선생을 찾아가 봐라. 대충 말은 꺼내 놓을 테니깐.
이 : 공선생? 그게 누군데.
김 : 동대문 도매상 출신으로 초창기부터 인터넷 쇼핑몰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분이지. 지금은 개인적으로 쇼핑몰을 운영하지는 않고 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는 분이야. 꽤 유능하신 분이니깐 너만 열심히 하면 도움이 많이 될 거다.
이 : 고맙다. 내가 잘 되면 크게 한턱 쏠게.
김 : 다 필요 없고 성공해라. 그게 보답이다.

Tip)전문가를 찾아가라. 그러면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다.

쇼핑몰을 시작하려고 고민하다가 좋은 아이템이 떠오르면 보통은 지금 바로 내 옆에 있는 사람에게 물어본다. 그러나 그들은 전문가가 아니다. 내가 생각하는 것과 전혀 다를 바가 없다. 아니, 차라리 아이디어를 떠올린 나보다 조금 못하다고 생각하면 된다.
또 다른 오류는 실패한 운영자들을 찾아가 자문을 구하는 것이다. 실패자들의 특징은 자신이 겪은 체험이 대부분 부정적이기 때문에 긍정적인 부분보다는 부정적인 부분을 증폭해서 말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또 이들은 자기 합리화를 위해 시장 자체가 안 좋다는 식으로 얘기를 하기도 한다. 즉 사실은 자신의 운영 능력이 모자라서 실패한 것인데 원인이 자기에게 있다고 말하지 않고 시장환경이 안 좋아서, 경쟁이 너무 치열해서 그런 것이라고 진단함으로써 창업 의욕을 꺾어버리는 것이다.
아이템 선정 전략에서 최적의 수단은 친구나 선배 같은 비전문가가 아니라 업계 최고의 전문가들, 업계에서 성공한 운영자들의 자문임을 명심하라. 실패한 사람들은 참고용으로 만나면 된다. 만나서 그들이 하는 얘기를 곧이곧대로 듣지 말고 그들이 말하는 반대로 해석하면 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과연 업계 최고의 성공한 전문가를 어떻게 만날 것인가? 대부분 업계에는 해당 전문가가 진행하는 강의가 있다. 그 강의를 찾았으면 당장 수강하라. 강의를 수강하는 이유는 강의 내용을 듣고 지식을 얻기 위함도 목적이지만 인맥을 쌓기 위한 목적이 더 크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강의는 사실 그 사업을 시작하기 전 단계에서 듣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운영자로서 체험한 것들이 별로 없어서 내용을 이해하거나 실질적인 도움을 얻는 데 한계가 있다. 그러므로 창업을 한 이후에도 계속 자문을 구할 수 있도록 강의 뒤풀이 등을 통해 전문가와 지속적으로 연락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구축해 놓는 것이 중요하다.

《나의 쇼핑몰 스토리》에서  (김성은, e비즈북스, p.64)


김필기에게서 소개받은 컨설턴트의 이름은 공명, 왠지 이름에서 풍기는 느낌은 쇼핑몰 업계에서 일했던 분이라기보다는 학자 같을 것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이름도 삼국지 제갈공명에서 따온 것 같고, 아무튼 업계에서 알아주는 사람이라고 하니 매우 기대가 된다.

찾아가 보니 공선생은 그저 그렇게 보이는 사람이었다. 사무실은 허름했고 직원도 없는 것 같았다. 첫인상부터 약간 실망스러웠지만 내색하지는 않았다. 의자에 앉자마자 질문이 날아왔다.

공 : 의류 쇼핑몰을 하시겠다고?
이 : 예. 단순한 의류 쇼핑몰이 아닙니다. 웹 2.0 기술을 접목한 사용자 편의성을 높인 쇼핑몰로서….

이창업은 그동안 구상했던 이런저런 얘기를 풀어놓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좋은 인상을 주기 위해 낮게 깔리는 목소리로 느릿느릿 이야기를 하다가 자기 생각에 저도 모르게 도취되어 나중에는 침을 튀겨가며 흥분해서 떠들어댔다. 눈을 가늘게 뜨고 조용히 듣고 있던 공선생의 한 마디.


“창업이 뭔지 알아요?”
“예?”


자신이 구상한 웹 2.0 패션쇼핑몰 아이템이 뜰 거 같은지를 검증받아 보겠다는 기대 섞인 마음으로 공선생을 찾았던 이창업은 예상치 못한 질문에 허를 찔린 듯 말문이 막혔다.

 
창업은 사업이 아니다

창업과 사업은 다르다. 사업이란 이미 있는 시장을 관리하고 운영하는 것이고 창업은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낸 다음 관리하고 운영하는 일이다. 따라서 창업자는 사업가가 해야 할 모든 것을 다 하고 사업가가 하지 않아도 되는 일, 곧 자기가 사업할 시장을 만드는 일까지 해야 하는 것이다.
창업과 사업이 다른 만큼 사업계획서와 창업계획서에도 차이가 있다. 사업계획서는 매년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사업에 대한 전략 및 실행 계획을 기술한 문서이다. 반면 창업계획서는 최초의 사업계획서이다.
창업자 가운데 창업계획서와 사업계획서를 구분할 줄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사업계획서에는 무엇을, 언제, 어떻게 할 것인지가 들어가지만 ‘왜’’ 그 사업을 하는지에 대한 이유는 들어가지 않는다. 즉 목표는 있지만 목적은 없다. 그러나 최초의 사업계획서인 창업계획서에는 why에 대한 대답이 추가로 들어가야 한다. 내가 왜 이 사업을 시작하는지에 대한 목적이 분명해야 한다. 그것은 흔히 비전 또는 사명(Mission)이라고도 불린다.
이창업은 이야기를 들으면서 점점 가슴이 답답해져 옴을 느낀다.
‘내가 이런 원론적 얘기를 들으려고 온 게 아닌데….’

≪전략이 있는 쇼핑몰 창업계획서 만들기≫ 중에서 . e비즈북스.이은성 著

posted by e비즈북스 2009.08.05 16:51

이창업은 퇴사를 결심한다.
“이런 식으로 할 거면 다 때려치워!” 어제 왕재수 부장에게 들었던 한 마디가 결정타였다. 휴대폰은 꺼버린 채 사무실을 무단결근하고 오늘 친구를 만나기로 했다. IT회사에 입사하고 7년은 그런대로 다닐 만했는데 과장이 되고부터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을 가슴에 품고 살아온 것 같다. “얼른 때려 치워야지"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지만 한편으로는 ‘정말 잘리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에 상사에게 찍소리도 못하곤 했다. 요즘 전체적으로 경기가 부진하다 보니 회사 매출이 예전 같지 않았고 사내에서는 구조조정 소문이 흘러나왔다. 제2의 IMF로 다시 명퇴를 당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회사 분위기가 뒤숭숭했다.


그날따라 상사한테 깨지는 자신의 모습이 너무 초라하고 한심했다.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하는 걸까?’ 하는 고민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 회사가 미래를 보장해 주는 종신제도 아닌데 이렇게 뼈 빠지게 고생해도 단물 다 빼고 나면 종국에는 능력 있고 인건비 적은 신입사원들에 등 떠밀려 거리로 나앉아야 하는 것이 아닌가. 나이는 어느새 꺾어진 30대인 서른다섯, 곧 마흔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었다. 30대부터 노후를 대비해야 한다는 소리가 높아지고 있고 투잡은 기본이라는데 그동안 너무 안일하게 살아왔다는 자책감이 들었다. 구멍가게라도 내가 노력한 만큼 돈 벌 수 있는 일, 내 시간과 노력을 올인해서 제2의 인생을 살아갈 수 있는 일을 해보고 싶었다.


‘그럼 사업을 해야 하나?’
돼지 값이 폭등해서 돼지 농가들이 떼돈을 벌어 모두 에쿠스를 타고 다닌다는 소문을 들었을 때는 한동안 ‘나도 돼지나 키워 볼까?’ 하는 생각을 했었다. 시골에서 포도 농가가 잘 되는 것을 볼 때는 ‘다 때려치우고 시골 부모님과 포도 농장이나 해볼까’’도 했었고, 식을 줄 모르는 교육열을 볼 때마다 학원사업만은 돈을 벌겠구나 싶어서 학원을 차려 볼까도 생각했었다. 공무원 나이 제한이 풀린다고 했을 때는 철밥통이라는 공무원에나 도전해 볼까 하는 생각도 했고, 회사 근처에 임대광고라도 나오면 부모님과 함께 음식장사를 해볼까도 했었지만 그런 생각들은 현실에 대한 푸념을 담은 그냥 반 우스갯소리였을 뿐이었다.


회사를 벗어나고 싶어서 이런저런 고민을 여러 번 해봤지만 이번에는 좀 달랐다. 그냥 상사한테 깨져서 화풀이하듯 던지던 말로 끝나지지가 않았다. 나이에 대한 부담감과 회사에서의 입지를 생각하니 이제는 뭔가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게 밀려왔다. 막상 사업을 하려니 내가 뭘 잘하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이번에는 절대 이대로 주저앉지 않기로 맘을 먹었다. 인생을 걸고 승부수를 띄워보기로 결심했던 것이다.


제2의 인생을 만들겠노라고 결심한 그날 오후, 탐색 작업 겸 오랜만에 서점에 들렀다.  머릿속으로는 ‘뭘 해야 할까, 나에게 어떤 일이 맞을까, 내가 뭘 잘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들을 주문처럼 되뇌었다. 먼저 창업 분야의 책들이 꽂혀 있는 서가를 찾아가 살펴보았다. 그곳에는 음식점이나 술집, 카페, 편의점 등 점포형 자영업 창업에 대한 책들이 주로 진열되어 있었다. 음식점이나 술집은 왠지 관심이 가질 않았고 카페 쪽이 재미있을 것 같아서 쭉 훑어보았는데 권리금과 인테리어만 억대가 넘어간다는 구절에 한숨이 나왔다. 작년에 펀드로 날리고 남은 돈과 퇴직금을 합치면 2000만 원 정도 될 텐데, 이 정도 가지고는 마땅한 아이템을 찾기가 어려울 것 같았다. 그동안 돈도 못 모으고 도대체 뭐했는지 자책감이 들었다.


그러던 중 눈길이 간 곳은 바로 인터넷 쇼핑몰 서적 코너였다. 4억 소녀니 100억 아줌마니 매스컴에서 나오는 얘기를 들어서 요즘 전자상거래 쪽에서 인터넷 쇼핑몰 창업이 유행이라는 것은 어느 정도 알고 있었지만 미처 거기까지는 생각이 미치지 못했다가 지금에야 발견한 것이다.
‘왜 이 생각을 진작에 못했을까?’ 쇼핑몰이라면 일단 큰돈을 들이지 않고서도 시작할 수 있는 분야다. 더욱이 이창업은 IT회사에서 7년 넘게 일하면서 인터넷과 컴퓨터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잔뼈가 굵은 사람이었다. 인터넷 쇼핑몰이라는 사업이야말로 자신에게 딱 맞는 사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창업은 출판사에 근무하는 친구 김필기가 떠올랐다. 필기가 있는 출판사는 인터넷 쇼핑몰 관련 서적을 많이 내고 있다고 했었다. 그 친구와 이야기를 해보면 뭔가 정보를 얻을 수 있겠지 하는 생각에 부랴부랴 저녁 약속을 잡았다.  


“어이, 일찍 왔어?”
김필기가 먼저 아는 체를 했다.
“오랜만이군.”
이창업이 인사를 마치자마자 대뜸 인터넷 쇼핑몰 사업에 관심이 있다고 하니 김필기가 한 첫마디는 바로 사업이 뭔지 아느냐는 것이었다.

김 : 회사에서 꼬박꼬박 돈 나오니깐 별생각이 다 드나 본데 사업이 그리 만만해 뵈냐?
이 : 누가 힘든 거 몰라서 그러냐. 내가 장난하는 거 같아? 나 지금 심각하다구.
김 : 그래? 사업구상은 정말 재밌지. 생각의 나래를 펴다 보면 못 팔 물건이 없을 것 같고 모두가 내 고객이 되어줄 것 같지? 우리 형이 사업하는 걸 내가 옆에서 지켜봐서 아는데 섣부르게 사업하는 것, 나는 좀 말리고 싶다.
이 : 걱정은 고맙다. 그래서 널 보자고 한 거 아니냐. 섣부르게 뛰어들기 전에 사전 정보 좀 입수해 보려고 말이야.
 
그렇게 시작한 만남에서 김필기는 인터넷 쇼핑몰 업계에 대한 자세한 동향을 이야기해 주었다. 사업을 시작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우려를 했지만 김필기에게 들은 쇼핑몰의 성장성과 향후 전망은 오프라인 쪽보다는 밝아 보였다. 일단 초기투자비가 최소 5천에서 억 단위인 오프라인 창업은 저축해 둔 돈이 얼마 안 되는 이창업으로서는 엄두가 나지 않았다. 필기는 읽어 보라며 쇼핑몰 관련 책도 몇 권 주었다.


집에 돌아온 이창업은 김필기가 준 책을 읽었고 인상적인 몇몇 구절에는 밑줄까지 쳤다. 예를 들면 “창업을 말리는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이 실패한 사람들이고, 성공한 창업자들은 아직도 쇼핑몰 시장에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다"는 구절은 이창업에게 용기를 북돋아 주었다. 이창업은 책장을 덮으며 쇼핑몰을 한다면 어떤 아이템으로 하는 게 좋을까 생각해 봤다.

인터넷 쇼핑몰에서 패션 쪽 시장이 가장 큰데 그 중에서도 여성의류 부문이 가장 크다고 나와 있었다. 물론 경쟁이 심해져서 시장이 포화라는 얘기도 있지만, 컨셉이 분명하고 차별화되어 있다면 지금도 승산이 충분하다는 낙관적인 전망도 동시에 나와 있었다.


이창업 씨는 IT회사에서 근무했기 때문에 웹 기술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자신 있었다.《인터넷 쇼핑몰 웹 2.0의 날개를 달다》라는 책을 보니 앞으로는 사용자들이 좀 더 쉽게 접할 수 있는 웹 2.0 기술이 뜰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었다. 그래? 그렇다면 의류 쇼핑몰에 웹 2.0 기술을 접목하면 어떨까?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웹 2.0 기술이 도입되면 지금의 20~30대보다 나이 많은 40~50대층도 인터넷으로 구매할 수 있을 것이라는 데까지 생각이 이어졌다.


더군다나 놀라운 것은 2조가 넘는 인터넷 의류 시장규모였다. ‘그중에서 내가 1%만 먹어도 연매출 200억 원! 아니, 0.1%만 되도 20억 원이 되니까 이익률을 10%만 잡아도 연봉 2억 원!’ 생각만 해도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그러다가 갑자기 당첨되지도 않은 로또 복권을 손에 들고 헛된 꿈에 부풀어 있는 듯한 자신의 모습을 깨닫고는 쓴웃음이 나왔다.
 

≪전략이 있는 쇼핑몰 창업계획서 만들기≫ 중에서 . e비즈북스.이은성 著

posted by e비즈북스 2009.08.03 14:57

이 책은 실제로 쇼핑몰을 창업하려는 준비생이 현장에서 부딪치는 다양한 문제들을 하나하나 해결해 나가는 과정을 보여줌으로써 독자들이 각자의 현실에 맞게 응용할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

이 책에는 우리 출판사 영업팀에 있던 직원이 실제 쇼핑몰 창업을 해보려고 준비하면서 시행했던 시장조사 과정들과 좌충우돌 과정이 나와 있다. 이 직원은 패션 쪽에는 문외한인데 쇼핑몰 책을 만들어 팔다 보니 패션쇼핑몰 분야에서 기회를 발견했다고 생각하여 회사를 퇴사하겠다고 필자에게 얘기했다. 필자는 무조건 퇴사하기보다는 먼저 시장조사를 통해 창업계획서를 만들어 보고 여러 전문가를 만나서 사업타당성이 검증된 다음에 퇴사하는 것이 좋겠다고 설득했다. 그리고 그것은 실제로 창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어디에서 막히고 어디가 힘든 부분인지를 뼈저리게 느끼는 계기가 되었다. 자기분석을 하기 위해서 거금 10만 원을 투자하여 전문가에게 컨설팅을 받기도 했다.

이 책에서는 가장 많은 운영자들이 도전하고 있는 패션쇼핑몰 시장을 사례로 들어서 설명했다. 하지만 이 책은 패션쇼핑몰 창업계획서가 아니다. 시뮬레이션을 위해 샘플로 패션이라는 분야를 택했을 뿐 특정 아이템만을 위한 창업계획서가 아니라는 것을 밝혀 둔다. 여기서 제시되는 기본 정석은 다른 쇼핑몰 아이템에도 적용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창업계획서라는 형식에 현실을 어거지로 꿰어맞추려는 부분(예를 들면 재무제표)을 최소화했고, 다른 창업책들과는 달리 매뉴얼적인 요소보다는 전략을 도출하는 과정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특히 필요한 것은 시뮬레이션을 통해 최악의 시나리오를 상정해보고 내가 감당할 만한 수준인지를 판단하는 일이다. 이것이 가장 중요한 부분인데 대부분의 창업계획서 책에서는 빠져 있다.

필자가 주장하는 창업 전략은 ‘극세분화한 시장에서 내가 가지고 있는 자원이 소진되기 전에 업계 Top 3 안에 드는 전략!’이다. 이것이 필자가 자영업 현장에서 체득한 가장 생존 가능성이 높고 리스크가 적은 창업 전략이다. 이 전략은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째, 목표시장을 극세분화할 것. 단순히 세분화해서는 안 되고 아주 잘게 쪼개야 한다는 데 포인트가 있다. 세분화란 수능으로 치면 전국 1등이나 전교 1등이 아니라 반에서 1등 하는 것을 목표로 하라는 것인데, 필자는 한 발 더 나아가 줄반장을 목표로 하는 것이 좋다고 본다. 더 이상 쪼개기 힘든 최소 단위 시장을 정의하고 그 안에서 Top 3 안에 드는 것이다. 이 방법이 좋은 것은 시장을 정의하는 방식에 따라 경쟁하지 않고도 자동적으로 Top 3 안에 들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다는 점이다.

둘째는 ‘내가 가진 자원이 소진되기 전’이라는 단서다. 자원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금과 의지력이다. 가장 좋은 것은 자금이 소진되기 전에 손익분기점을 넘는 단순재생산 구조를 만들어 놓는 것인데, 의지력이 강하다면 자금이 소진된 다음에도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면서 좀 더 버틸 수 있다. 실제로 쇼핑몰이 궤도에 오르기 위해서는 경영 역량이 선축적되는 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최소 1년 정도는 이익을 못 보는 상태에서 시간과 비용을 투자해야 하는 것이 정상적이다. 자금도 바닥나고 의지력도 한계에 달하는 시점에 도달했을 때 내 쇼핑몰이 Top 3 안에 들어 있는 상황이라면 그 때부터는 어느 정도 자동적으로 굴러갈 수 있다. 인공위성이 궤도에 오르면 더 이상 추진 연료가 필요 없는 것과 같다. 매출에서 발생하는 영업이익만으로도 돌아가게 되는 것이다. 자원이 소진된 시점에서 Top 3 안에 들지 못했다면 당신의 쇼핑몰은 궤도에 진입하지 못하고 지상으로 추락하게 된다.

그러면 왜 Top 3냐? 대부분의 시장에서 3위까지는 생존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이것은 거의 자연법칙이다. 인터넷에서는 3위도 그렇게 안정적이라고 할 수는 않지만 최소한 죽지는 않을 수 있다. 바둑으로 치면 귀퉁이에 두 점을 만들어 생존의 거점을 만든 것과 같다. Top 3가 중요한 것은 사업을 매출액 중심으로 보지 않고 시장 점유율과 브랜드 인지도라는 관점에서 보도록 하기 때문이다. 매출액이 월 1억이라도 세부시장에서 4위 이하라면 장기적인 생존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본다. 소비자가 통상적으로 기억할 수 있는 브랜드의 개수는 7개고, 그 가운데 실제로 구매하는 브랜드는 3개 이내기 때문이다. 4위 이하는 알고 있어도 거의 사지 않는다. 1위는 보통 품질이 좋고 가격도 높지만 브랜드력이 있어서 산다. 2위는 품질과 가격이 적당히 합리적이라서 사고, 3위는 품질은 떨어지지만 가격이 싼 맛에 산다. 4위 이하는 아무리 싸도 신뢰가 안 가서 안 산다. 따라서 Top 3 안에 들어야 소비자의 간택을 받아 생존할 수 있다.

이 전략이 쇼핑몰에도 적용 가능할까? 그렇다고 본다. 이 전략을 실행하려면 경쟁이 없거나 약하지만 성장 가능성이 높은 세부 시장을 찾아 재빨리 시장을 선점하고 경쟁 우위 및 차별화 요소를 가지고 진입장벽을 쌓아야 한다. 그 구체적 창업 전략을 제시하는 것이 이 책의 목적이다. 다른 책에서 많이 언급된 STP도 다루지만 이 책에서는 다르게 해석한다. STP란 무엇인가? "우리 제발 경쟁하지 맙시다!"를 고상하게 표현한 것이다. 시장에 빈자리가 있는데 굳이 남이 앉아 있는 자리를 뺏으려고 싸우지 말자는 얘기다.

본 창업계획서의 전략은 대박과 요행을 기대하기보다는 작지만 ‘절대로 망하지 않는 쇼핑몰’을 만든다는 e비즈북스 <매출두배 내쇼핑몰> 시리즈의 경영철학이 많이 반영되어 있다. 대박을 원하는 사람은 이 책이 맞지 않을 것이다.
스쳐도 한 방! 못 먹어도 고! 인생을 걸고 창업에 올인! 열 배 수익을 노리는 모험 자본 어쩌고저쩌고. 착각하지 마라. 벤처 역시 열 배, 백 배 장사가 아니다. 열 번, 백 번 투자해서 그 중 하나가 열 배, 백 배로 터져 주니까 그것이 모험처럼 보이지만, 그들이 열 번, 백 번 투자한 누적 총액 대비 평균 이익률은 궁극적으로 다른 일반 투자의 평균 수익률 수준으로 수렴하게 되어 있다. 열 번을 망해도 버틸 수 있는 사람은 그렇게 해도 좋지만 한두 차례의 실패로 존재의 밑바닥에 나뒹굴게 되는 사람이 그렇게 하면 자신과 가족의 인생이 비참해진다.

쇼핑몰을 포함하여 필자가 주장하는 자영업 창업 전략은 일종의 ‘곰팡이 생존 전략’ 또는 ‘이끼 생존 전략’이다. 자영업자는 곰팡이처럼 살아야 한다. 이끼처럼 생존해야 한다. 대기업이라는 거목들이 좋은 자리를 선점하고 햇볕을 다 독차지할 때, 자영업자들은 곰팡이나 이끼처럼 햇볕 없이도 살 수 있을 만큼 작고 낮아져야 한다. 그래야 생존할 수 있다. 물론 곰팡이로 살다가 가는 데 만족하지 않는 창업자들도 많을 것이다. 이런 분들에게도 희소식은 있다. 곰팡이가 인간이 되려면 생물계에서는 수십억 년에 걸친 진화의 과정이 필요하지만 비즈니스 세계에서는 단 몇 년 만에도 구글처럼 곰팡이가 공룡이 되는 수도 있다. 살아있다면 누군가에게 성공은 언제나 뒤통수를 치며 찾아오리니 우리 일단 죽지 말자. 생존하자. 이것이 이 책의 주장이다.

≪전략이 있는 쇼핑몰 창업계획서 만들기≫ 중에서 , e비즈북스, 이은성 著

posted by e비즈북스 2009.07.31 10:51
뭘 해먹고 살지?”
자영업 창업자의 비루한 질문이 흡사 실존주의 철학의 진지한 고민의 무게와 맞먹는 시대를 우리는 살고 있다. 거대한 취업 학원으로 변한 대학교와 이태백, 사오정, 명퇴, 비정규직이 시대정신을 대표하는 키워드가 되어버린 이 시대에 인터넷 쇼핑몰은 비공식적 통계로 약 30만 자영업자의 생계를 책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많은 쇼핑몰 창업 교육기관이 있고 쇼핑몰 창업 및 운영과 관련된 책들도 꽤 나와 있다.

하지만 아직 쇼핑몰 창업계획서를 본격적으로 다룬 책은 나와 있지 않다. 시중에 나와 있는 쇼핑몰 창업서는 단순한 매뉴얼 성격이 강하다. 아이템 선정에서 시장 조사, 컨셉 도출에서 전략 수립에 이르기까지의 실전 과정을 ‘전략적으로’ 다루기보다는 솔루션이 어떻고, 포토샵이 어떻고, HTML과 디자인이 어떻고 등의 기능 매뉴얼이나 사업자등록이 어떻고 신용카드 개설이 어떻고 등의 창업 절차적인 부분에 집중되어 있다. 전략을 얘기하는 책을 봐도 현장에서 필요한 실전 전략이라기보다는 교과서 수준에서의 SWOT 분석과 STP 전략을 앵무새처럼 옮겨놓고 있을 뿐이다.

반면 오프라인 창업계획서와 관련된 도서는 많이 나와 있는데, 이 책들은 외부 투자를 받기 위해 재무 계획을 중시하는 벤처 창업 용도이거나 상권분석을 집중적으로 다루는 점포 창업자를 위한 것이라 개인 쇼핑몰 창업자에게는 거리가 먼 내용이 많다. 이것이 이 책을 집필하게 된 이유다.

필자는 자영업 수준에서 두 차례의 창업과 한 차례의 기업 인수를 해보았고 4년 가까이 인터넷 쇼핑몰 현장을 지켜보았다. 필자의 경험에 따르면 소자본 창업계획서의 핵심은 매뉴얼적인 부분이 아니라 전략 수립과 사업타당성 분석이다. 전략적 수준에서의 사업타당성 분석이 창업계획서의 핵심이지 기능 매뉴얼 혹은 창업 행정 절차 안내는 쇼핑몰 창업에서 본질적인 문제는 아니다. 우리 출판사에서 나온《쇼핑몰은 장사수완이다》라는 책이 있다. 나는 이를 약간 비틀어서 ‘쇼핑몰은 경영 전략이다’라고 주장하고 싶다.

필자가 대기업의 해외영업부서에 있을 때는 해마다 사업계획서를 작성했다. 매년 4분기가 되면 다음해 사업계획서를 작성하게 되는데, 먼저 SERI 전망이나 기타 연구기관의 다음해 경제전망을 가져다가 환경분석 장표에 베껴 쓴 다음, 작년에 썼던 파워포인트와 엑셀자료를 불러와 워딩을 내년도 현황에 맞춰 약간 손을 보고, 경영층에서 지시하는 매출신장률 15% 또는 20%를 시장별, 거래선별, 상품별 수치에 끼워 맞춰서 만드는 방식이었다. 이 때 영업부서의 핵심 목표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매출 목표를 낮게 설정하여 내년도에 목표 달성이 쉽게 되도록 만드는 일이었다. 이 때문에 위에서 목표를 할당하는 본부 기획팀과 매출 목표를 두고 신경전을 벌이곤 했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막상 다음해 연말쯤에 계획 대비 실적을 따져보면 기준 환율부터 시장별, 거래선별, 상품별 매출은 모두 계획과는 크게 어긋나 있었다. 예상치 못했던 외적 변수와 운에 따라 특정 시장이나 특정 모델이 뜨면 대박이고 그렇지 못하면 목표 미달로 갈굼을 당하는 것이었다. 그러다가 다시 4분기가 되면 지난해에 작성했던 장표를 다시 불러와서 내년도 사업계획 수립에 들어간다. 이런 것이 대기업 영업부서 사업계획서의 현실이었다. 사업계획은 이미 돌아가고 있는 사업에 대한 계획이므로 이렇게 해도 회사가 돌아가는 데는 큰 문제가 없었던 것 같다.

그러나 창업계획서의 경우는 다르다. 필자가 했던 두 차례의 소규모 창업과 한 차례의 기업인수 시에 의사결정의 기준이 된 것들은 사업타당성 분석이었다. 30대 중반, 첫 번째 인터넷 서비스 기업(ISP) 창업 시에는 이 책 10장에 등장하는 매출-비용 시뮬레이션만 가지고 엑셀로 수익성만 따져서 진행했다. 최선, 중간, 최악 세 개의 시나리오를 가지고 시뮬레이션을 했는데, 과연 최악의 경우에도 생존할 수 있는지만을 따져보고 가능하다고 판단되어 창업했다. 실제 결과는 대충 최악의 상황과 중간 사이에서 왔다갔다했고 이 회사는 지금까지 그럭저럭 버텨오면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두 번째 출판사 창업 시에는 이 책에서 소개하는 자기분석, 환경분석, 시장조사 및 STP, 재무계획 등의 전 과정을 일일이 거쳤다. 왜냐하면 첫 번째 창업은 해당 사업의 주요 변수에 대해 직관적으로 아는 부분이 많았기 때문에 수익성 분석만으로도 타당성 검증이 충분하다고 판단했지만, 출판 쪽은 새로 접하는 분야라 일일이 세부 변수를 따져봐야 했기 때문이다. 특히 40대 이후 인생 후반기를 안정적으로 뿌리박으려면 돈만을 목표로 창업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자기분석 부분도 형식적으로 하지 않고 지인들에게 일일이 코멘트를 받아가면서 성실하게 준비했다.

첫 번째 ISP 회사는 대기업 직원에서 자영업자로 탈바꿈하기 위한 생계형 창업이었다면, 두 번째 출판 쪽은 자아실현형 창업에 가까웠다. 따라서 창업계획서를 쓰는 일은 대기업에서처럼 외적 강제에 의한 숙제가 아니라 자발적인 노동이었기 때문에 힘이 들긴 했지만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아직 기회가 많은 20대의 경우라면 자아실현형 창업이든 돈을 목적으로 한 창업이든 상관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40대의 경우라면 인생 후반기의 삶의 목표에 특히 신경 쓸 수밖에 없다. 20대 후반부터 십수 년간 가족의 생존을 이유로 돈벌이를 위해 자기를 소모하고 희생했기 때문에 이제는 자신을 위한 삶이 뭔지를 따져봐야 할 때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물론 지금 같은 경제 위기 상황에서 자아실현 같은 얘기는 배부른 소리로 들리는 사람도 있겠지만 말이다. 30대라면 20대와 40대의 중간쯤에 있다. 아직 한 차례의 실패 정도는 딛고 일어설 수 있고 당장은 좋아하는 일이 아니더라도 돈을 번 다음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의 자기분석 부분은 필자의 경험을 기준으로 한 것이기 때문에 각자가 처한 상황에 따라서 취사선택하여 읽으면 되겠다.

전략이 있는 쇼핑몰 창업계획서 만들기 중에서 , e비즈북스, 이은성 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