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e비즈북스 2010.01.09 16:50

 이제는 새롭지 않은 10억짜리 비법
저희가 책상에 모여 회의를 하면서 어떤 기획에 대해 가장 많이 내리는 평가가 바로 "식상하다"는 것입니다.

어제와 또 다른 오늘이 펼쳐지는 인터넷 비즈니스 업계에 대한 책을 출간하며
한정된 지면 안에 하나라도 더 새로운 정보를 넣고 전략을 분석하기 위해서 고민하는 판에

아무리 금과옥조를 담고 있다고 할지라도 널리 알려져서 보편화된 상식이 되어 버린
 정보와 전략을 다시 다룬다는 것은 새삼스럽습니다.

누구나 다 아는 뻔한 이야기를 그럴 듯하게 포장하여 시장에 내놓는 것은
독자에 대한 기만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우리가 가장 경계하는 부분이기도 하고요.

"이미 많은 책들에서  다루지 않았나요."이미 화석이 되었어요
"그건 이미 모모 출판사에서 내놓아 선풍적인 반응을 이끌어 냈습니다."해봤자 뒷북입니다
"요즘 그걸 누가 모르냐."요 깐돌이 같은 요녀석, 요걸 짤라 말아

하지만 책상머리에서 벗어나 현장에 다가가면 우리가 하품이 날 정도로 지겹다고 생각했던 세계는 눈에 익은 옷을 벗고 낯선 속살을 드러냅니다.


 여전히 새로운 10억짜리 비법
현장의 목소리에 귀기울이면 저희가 뵙는 업계 전문가 분들께서는, 성공한 쇼핑몰 운영자들 사이에서는 누구나 다 아는 '상식'이 많은 쇼핑몰 창업자들에게는 여전히 생소하다는 목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쇼핑몰을 운영하는 분들 중에는 막연히 아이템과 자신의 감만 믿고 무턱대고 뛰어드는 경우가 굉장히 많습니다. 그런 사례를 볼 때마다 저희는 관련 책 한 권만 읽었어도 저러지는 않을 텐데, 많이 아쉬워하죠.

그러나 적어도, 쇼핑몰 관련 종사자들이 책을 읽지 않는다는 세간의 인식은 편견입니다. 주관적인 영역의 섣부른 귀납적 추리일 수도 있지만 제 주변을 보니 다들 쇼핑몰 교과서처럼 평가받는 책들은 구비하고 있었습니다.

책을 구입하기만 한 것도 아닙니다. 다들 절박하니까 열심히들 찾아봅니다.


많이 읽지 않는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또 많이 읽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분들이 성급하게 뛰어들어 업계의 선배들이 하지 말라고 경고하는 시행착오들을 고스란히 반복합니다. 아직도 자신의 과거와 미래를 건 창업에서 2000년대 초반에나 볼 수 있었던 함정들에 많이 빠져 허우적거리다가 분루를 삼킵니다.

까나리 까나리



길벗이, 영진이, 비비컴이, 정보문화사가, 웰북이, 그리고 저희 e비즈북스가 책을 잘못 만들어 왔던 것일까요.
저자와 독자 사이에 위치한 섬인 편집자가 제대로 책을 편집하지 못해서 독자들이 '그 섬'에 가지 못하고 망망대해를 표류하는 것일까요.


 책에 길이 있습니다. 거짓말이 아니라고요

《IT취업 그것이 궁금하다》에서 김중태 선생님께서는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이 책대로 하면 정말 취업에 성공할 수 있다는 거죠?"

"물론입니다. 서너 번 시도하면 그 중 한 번은 반드시 취업에 성공할 겁니다."

"글쎄요, 모두 이 책에 나온 전략대로 취업에 성공하면 이 책의 가치가 없어지잖아요. 그럼 또 새로운 대응전략을 들고 나와야 하고, 필승전략이란 건 모순이 아닐까요."


"아닙니다. 취업에 성공하는 사람은 극소수일 테니 앞으로도 이 책이면 충분할 겁니다."


"선생님, 그 말도 모순인데요. 금방 이 책대로만 하면 모두 취업에 성공한다면서요?"


"물론이죠. 그런데 이 책대로 하는 사람들이 별로 없을 테니까요. 우선 이 책을 읽어야 하고, 그 다음에는 실천해야 한다는 몇 가지 과정을 거치다보면 목적지까지 도달하는 사람은 몇 안 되거든요."

사회평론에서 나온 《영어공부 절대로 하지 마라》는 영어학습의 패러다임을 혁신하고 한 시대를 풍미한 베스트셀러였습니다. 물론 그 책이 제시한 학습법에 대해서는 그 효율성에 많은 논란이 있었기 때문에 영절하의 전략이 절대적으로 옳은 것은 아닐 수도 있습니다.

영절하 표지모델인 도날드닭군 대신 닭도날드


그러나 더 좋은 방법이 얼마든지 있을 수도 있겠지만 그 책이 제시한 전략을 제대로 수행한 사람의 토익점수가 뛰어올랐으면 올랐지 떨어지지는 않을 것입니다.  
영절하를 읽은 수백만 명이라는데 우리나라의 영어시험고수상대평가임을 감안하더라도는 과연 몇 명일까요.


 1만 원으로 1000만 원을 아끼기
길을 개척한 선배가 수많은 함정을 빠져가며 독인지 물인지 마루타처럼 시험하여 체득한 노하우를 책을 통해 얻겠다는 것은 안이한 판타지일 수도 있습니다.

몸에 새기는 피의 책은 마치 주름처럼 수많은 반복과정 속에서 서서히 형성되는 것이지 무협지처럼 동굴 속에서 책 한 권 읽으니 몇 갑자의 내공이 형성되는 것은 아니니까요.

하지만,

제대로 만든 책이란 저자가 자신의 전인격을 걸고 자신의 삶을 기록한 텍스트에 물성을 부여한 결과입니다. 그리고 시중에 함량 미달의 도서들이 많다고 하더라도 쇼핑몰 분야에서 회자되는 책들의 대부분은 제대로 만든 책들입니다.

책을 통해 정보를 읽는 이유는 선배들처럼 눈 위를 날듯이 달리고자 함이 아닙니다. 선배들이 남긴 발자국을 쫓아 함정이라도 피할 수 있도록, 내가 가는 길이 맞는지 방향을 가늠할 수 있도록 참고하기 위해서입니다.

책값 1만 원으로 당장 1000만 원을 끌어모으는 비법을 얻겠다는 것은부끄럽지만 출판사의 구호에 속은 독자분들의 희망사항입니다.

잇힝


그러나 책값 1만 원을 제대로 활용하기만 하면 아무 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뛰어 들어 1년 동안 1000만 원을 손해봤지만 '공부한 셈' 치는 시행착오는 막을 수 있습니다.

뭐 그냥 그렇다고요.

흥, 딱히 책이 안 읽혀서 이런 말 하는 건 아닙니다.
 

상기 그림은 본문과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posted by e비즈북스 2009.12.15 11:42

 

<사례>

사업 실패를 비관한 40대 가장이 공기총을 쏴 부인과 아들, 딸 모두를 살해한 뒤 자신도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대전방송 유병호 기자입니다.

[
기자] 아파트 안에서 일가족 4명이 참혹한 사체로 발견됐습니다. 중학생 아이들이 학교에 가지 않고 이상한 악취까지 나는 점을 수상히 여긴 이웃주민의 119 신고로 숨진 지 나흘 만에 발견됐습니다.

[
신고 주민 : 저도 기분이 찝찝하잖아요. 며칠째 애들이 학교도 안가고, 그럴 애들이 아닌데, 관리사무실에 전화를 해서 119에 전화를 해가지고.


[
기자] 경찰은 가장인 40살 우모씨가 잠자던 아들과 딸, 그리고 부인을 차례로 공기총으로 쏘아 살해한 뒤 자신도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우씨는 건축업을 해왔으나 최근 어음이 잇따라 부도나는 등 사업이 어려워지자 막다른 골목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습니다. 거실에서 발견된 유서에는 사업의 실패로 궁지에 몰려 가족과 동반자살할 수 밖에 없다는 우씨의 참담한 심경이 담겼습니다.
우씨는 평소 술, 담배도 하지 않는 건실함을 보였으며 이웃주민에게도 친절한 사람으로 알려졌습니다.

[아파트 경비원] : 인사도 잘하고 행동, 걷는 거나 이런 것이 틀림없는 분이에요.

[기자]한번의 사업 실패가 40대 가장을 납득하기 어려운 비정의 아버지로 내몰았습니다.

 

해마다 1만여 명의 자살 가운데 5% 정도가 사업 실패로 자살한다. 2005년의 경우는 사업실패로 인한 자살자 수가 882명으로 사상 최고를 기록하기도 했다. 2008년 탤런트 안재환의 죽음이 사업 실패로 인한 자살의 대표적 사례로 기억되었는데, 2009년 두산의 박용오 회장이 그 기록을 깼다. 재벌급 사업가조차 사업 실패가 자살로 종결될 수 있다는 충격을 주었다. 사업실패에서 자살하는 경우는 채무로 인한 자금 압박과 공포에 가까운 좌절 때문이다.

 

이런 얘기들은 창업을 일상적인 경제활동 차원을 넘어 왠지 무섭고 두려운 일로 만드는 데 일조한다. 창업 실패는 단순한 사업 실패가 아니라 인생의 실패로 이어져 죽음까지 염두에 두어야 할 모험 중의 모험인 것으로 여겨진다. 창업을 하겠다 하면 부모님이나 아내들이 반대하는 이유 중에 상당 부분이 사업 실패로 인한 가정파탄과 자살 사례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라고 본다.

 

이에 대한 대비가 있어야 한다. 최악의 상황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막연한 희망에 기대서는 안 된다. 최악을 상황이 발생하였을 때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대비가 있어야 한다. 아니 최악의 상황이 어느 수준에서 막아질 수 있는지 마지노선을 사전에 정해야 한다. 최악의 경우에도 나와 가족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의 유한 리스크일 때만 창업해야 한다. 나의 통제 범위를 벗어난 무한 리스크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면 아무리 매력적인 사업이라도 포기해야 한다.


창업은 종종 등산과 비유된다. 허영호
나 엄홍길 같은 베테랑 등반가들은 에베레스트 정상을 코 앞에 두고도 날씨가 안 좋거나 컨디션이 최상이 아닐 때는 발길을 돌리기를 머뭇거리지 않았다. 체력과 기술의 차이가 아니라 리스크 관리력의 차이가 A급 등반가와 B급 등반가를 구분하는 기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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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서적의 불후의 명저로 존 크라카우어의 <희박한 공기 속으로>라는 책이 있다. 이 책은 등반대장 로브 홀의 사소한 판단 미스로 등반대 가운데 8명이 하룻밤 사이에 목숨을 잃은 에베레스트 등반 사상 최악의 참사를 세밀히 다루고 있다. 등반대장의 판단 착오 자체는 그리 대단하지 않아 보인다. 최대한 많은 대원이 정상을 딛게 하기 위해 한두 시간 더 지체한 사소한 미련에 지나지 않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날씨도 갑자기 나빠질 걸로 보이지도 않았다. 그러나  돌아서야 할 때 돌아서지 못하고 몇 시간을 머뭇거린사소한 미련이 8명의 목숨을 앗아가는 무한 리스크로 증폭되고 만 것이다.

 


창업은 에베레스트 정상에 오르려는 등산과 같다. 정상의 영광 속에는 위험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위험에 대한 대비가 전혀 안 된 무모한 도전자들, 욕심을 접고 돌아서야 할 때 돌아서지 못하는 결단력 없는 창업자에게 돌이킬 수 없는 치명적인 타격을 가한다.

정상을 바로 앞두고 먹구름이 몰려올 때 욕심을 접고 다음을 기약한 엄홍길은 나중에 재도전을 통해 히말라야 14좌를 정복하는 영광을 누렸지만 마치 이번이 마지막 기회인 듯 한번에 모든 것을 걸었던 로브 홀은 에베레스트 차디찬 얼음 속에 묻히고 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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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에 실패했다고 판단이 되면 과감하게 하산할 수 있어야 한다. 창업에서 안전한 하산은 빚을 남기지 않고 회사를 깨끗하게 청산하는 것이다. 빚 없이 회사를 정리하면 새로운 아이디어가 있을 때 투자자를 찾아 돈을 모으고 다시 회사를 창업할 수 있지만 빚이 남은 상태라면 창업자금을 빌리기 어렵다. 사망하거나 부상당하지 않고 안전하게 하산하는 것이 재등반의 첫번째 조건인 것처럼 경영자가 빚을 남기지 않고 회사를 청산하는 것은 재창업의 첫번째 조건이다.”(<창업력>, 김중태)

posted by e비즈북스 2009.12.12 00:00

이것이 가장 좋은 길이니, 잘하지 못하더라도 제 일을 하는 것이 남의 일을 잘 하는 것보다 나으니라.---- 가바드 기타


탄생과 죽음 사이의 거리가 멀어진 시대, 그리하여 정년퇴직을 마친다 하더라도 20년 이상을 더 살아야 하는 시대, 누구나 언젠가는 죽는다는 진리처럼, 누구나 언젠가 한번은 창업을 해야 하는 시대가 왔다. 평생 창업 한 번 해보지 못한 사람은 매우 운이 좋은 사람이었을 수도 있겠지만 용기가 없었던 사람일 수도 있겠다.


창업의 본질은 무엇일까?


창업은 기본적으로 경제적 의사 결정이지만 이제는 경제라는 범주를 넘어서 실존적 선택의 영역까지 그 의미가 확장되고 있다. 직장인이냐 창업자냐를 선택하는 창업의 문제는 자기 삶의 주인으로 독립적인 삶을 살 것인가에 대한 철학적 가치판단을 담게 된 것이다.
 

창업은 매우 현대적인 현상이다. 신분제 사회에서는 귀족은 귀족으로, 농민은 농민으로, 장인은 장인으로, 태어난 대로 살다가 가므로 창업의 결단을 하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자신의 나라를 세우려는 혁명가들 정도나 창업을 시도하는 정도였다. 나라를 세우는 게 창업이었던 것이다(국가라는 게 원래 공적 기구의 탈을 쓴 한 거대 사기업의 성격이 강하다)


 

자기의 성씨를 걸고 나라를 세우는 게 창업이었던 시절의 창업은 자신과 일족의 목숨을 거는 벤처 사업(?)이었는데, 요즘의 창업 역시 실패하면 때로는 일가족 동반자살 같은 참혹한 결과를 불러올 수 있을 정도로 존재의 기반을 뒤흔드는 모험이 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많은 직장인들이 자신 만의 나라를 세우는 창업을 꿈꾸지만, 조직에서 밀려나기 전에 자발적으로 도전하는 사람은 소수이다.


창업의 묘미는 확실한 것(비용)을 던져서 불확실한 것(이익)을 거두어야 하는 역설적 상황에 자발적으로 뛰어들어야 한다는 것. 즉 당장의 손실은 확실하지만 미래의 이익은 불투명한 상황에서 자립을 꿈꾸다가 바닥으로 추락할 위험을 감수할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물음에 대한 대답을, 아니 질문 자체를 보류한다. 두렵고 막막하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회사의 임원, 즉 직장인으로서 Top의 자리에 오르는 것을 하나의 대안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예전에 한보그룹의 정태수 회장이 국회청문회에서 발설했듯 고용 경영인은 머슴일 뿐이다. 임원이나 CEO가 된들, 오너의 관점에서 보자면 노예자리의 최고 지위에 오르는 것에 불과하다. 주택은행의 김정태 행장이 수십억 원의 스톡옵션까지 챙긴 스타 CEO였지만 막상 은퇴하면서는 다시 태어난다면 절대로 봉급쟁이 종업원은 되지 않겠다고 말했던 게 기억난다. 전문경영인이란 신라시대로 치면 6두품에 불과한 어쩔 수 없는 종업원 신분인 것이다.

 

창업이란 경제적 의사결정의 독립적 주체로 홀로서는 일이지만, 그렇다고 창업이 순수 경제적 의사결정에 한정되는 아니다. 아버지가 하는 일이 무어냐고 물을 때, 돈을 많이 벌어도 사채업, 조폭, 부동산 투기업을 액면대로 내세우는 사람은 없다. 명함은 못해도 건설업자 정도로 파야 체면을 차릴 수 있는 것이다. 일 자체가 주는 사회적 존경심이라는 게 있기 때문이다. 의사, 변호사, 교수 등은 선호되는 직업이다. 요즘은 사업가도 예전처럼 나쁘지는 않다(예전에는 남자가 사업을 한다고 하면 딸을 시집보내지 않을 정도로 기피했었다). 반면 자영업자는 바닥이다. 왜 그럴까?

필자가 어찌어찌하여 국어 운동으로 유명한 이오덕 선생의 아들 되는 양반(충주에서 조그만 대안학교를 운영하고 있었다)을 만났을 때 얘기하다가 인상 깊은 기억이 있다.


        당신은 무엇을 하시오?

        사업을 합니다.

        무슨 사업이오?

        인터넷 사업입니다.

        그것도 사업이란 말이오?

        ???


번듯하지 않으면 사업이 아니라는 얘기다. 여기서 번듯하다고 하는 것은 명분이 있는 일이라는 얘기다. 이 양반은 사회 사업쯤 되어야 사업이라고 부를 수 있는 기준이 된다고 보는 듯했다.


그러나 요즘은 기업도 사회적 사명을 얘기한다. 이윤의 극대화를 추구한다는 노골적인 말은 삼가고 있다. 이에 따라 창업도 개인의 호구지책에서 일을 통한 자기실현의 수단으로까지 의미가 고양되었다. 의미부여가 가치를 좌우하는 시대다. 가치의 원천은 의미다. 노동이 투입 시간만으로 평가되는 게 아니라 의미가 있어야 그 가치를 쳐준다. 노동시간의 단순한 지속 자체가 가치를 가져다 주는 시대는 지났다. 마릴린먼로가 입었던 빤스는 왜 비싼가. 그 빤스에 의미가 담겨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의미가 담겨있다기 보다는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겠지만).




초등학교 때 삼국지를 읽었는데 유비가 노모를 위해 집안의 보물인 검을 팔아 차를 사오는 장면이 나온다. ~차라는 게 가보와 바꿀 만큼 대단한 건가 보구나. 둘이 먹다 하나가 죽어도 모를 만큼 맛있는 거겠구나라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커서 녹차를 마셔보니 맛이 떨떠름한 게 이거야 원.... 이게 도대체 가보를 팔아서 살만한 가치가 있는 물건인가? 속았구나 하는 의심이 들었다. 차의 의미를 몰랐기 때문이다. 차는 원래 귀족들이나 마시는 음료였다. 사치품이라는 상징적 의미 때문에 가치가 있었던 것이다. 이제는 창업에서도 최고의 가치는 일이 실존적 의미를 담고 있느냐의 여부로 판가름 나고 있다. 무엇이 창업의 실존적 의미인가?


구본형 씨가 '1인기업'을 들고 나온지가 꽤 되었고, 공병호씨가 그 다음에 한 번 크게 울궈먹었는데, 작년에 이명박씨가 '1인창조기업'을 들고 나왔다. 이명박씨가 얘기하는 1인창조기업이 액면 상의 사업자 수를 늘려 실업률 통계를 줄여보자는 꼼수라고 보지만 '창조'라는 말을 붙인 점은 의미심장하다. 뭔가 그럴 듯해 보이니 갖다 붙인 것이다.

사람들은 무엇보다 창조하는 일이 가장 의미있다고 보기 때문에 단순 노동이 아니라 창조적 작업에 가치를 부여하는 것이다. 그래서 영화감독, 작가, 예술가 등이 선망의 직업이 된다. 삼성의 이건희도 창조경영을 화두로 내세웠다. 이건희의 창조 개념은 천재론과 연결되어 있으니 약간은 논외지만, 창조의 의미가 예술적 범주를 넘어 경영의 영역까지 확장된 것으로 봐야 한다.

 

창업의 실존적 의미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경제적 독립체로서의 주권을 천명하는 일이다. 경제적 재생산 과정을 종속되지 않고 독립적으로, 기계적으로가 아니라 창조적으로, 타율적이 아니라 자유롭게 수행함을 말한다. 자유롭게, 독립적으로, 창조적인 경제적 생산 과정을 구축하고 운영하는 일이 실존적 창업이다. 최근 몇년 간 나름대로 의식 있는 사람들이 자발적 가난을 택해 귀농 또는 귀촌을 꿈꾸는 것 역시 실존적 창업의 한 형태다. 1인 창조 기업 역시 자본주의 사회에서 조직의 굴레를 벗어나 의미를 찾아보려는 개인의 실존적 몸부림이라고 본다.

우리 출판사에서 <1인창조기업>이란 책을 아이템에 중점을 두어 올 여름쯤에 내려고 준비하다가 저자 사정으로 늦어지고 있는 원고가 있다. 그 사이에 다른 출판사에서 동일 타이틀을 걸고 출간이 돼서 실망을 했었는데 안타깝게도(?) 별로 팔리지는 않는 것 같다. 읽어보니 인터넷에서 모은 자료를 짜깁기한 정도라서 완성도 문제 때문에 안 팔리는 것인지, 아니면 1인창조기업이라는 주제 자체가 안 팔리는 주제인지는 판단하기 힘들다.

posted by e비즈북스 2009.11.10 18:36

2010년 1월 1일 전자세금계산서 제도가 전격 시행된다고 하네요.
하지만 그게 무슨 소용이겠어요. 2012년이 되면 어차피 다 한 줌의 재가 될 것인데...

명 칭: 법인의 전자세금계산서 제도 실시
대 상: 모든 법인 사업자(의무), 개인도 발행 가능(선택)
실 시: 2010년 1월 1일(2009년 10월 1일부터 시험운영 시작)
혜 택:
1)전자세금계산서 교부·전송에 대한 세액공제 특례(부가가치세법제32조의5)
2)
세금계산서 합계표 제출 면제
3)
세금계산서 보관 의무 면제(부가가치세법 31조: 기장)
4)
교부건당 100원의 세액 공제 (연간 100만 원 한도)

미발행 시 제재: 전자세금계산서를 미발행하거나 미 전송한 경우 가산세 부과 (미발행 시 공급가액의 2%, 미전송 시 공급가액의 1% 가산세 부과)
발행 방법: 더존 등 ERP 시스템을 통한 자체 발행 및 전송 시스템 사용

이라고 합니다. 쇼핑몰을 운영하시는 분들이나 운영하시려는 분들은 미리미리 알아보세요.


세금 이야기가 나온 김에, 저희 신간에 나온 쇼핑몰 관련 세금 이야기.

 ‘어우 얘 뭐야, 이런 스크롤의 압박은…’이란 생각에 다른 곳으로 넘어가시려는 분들!
넵. 바로 님!
모를 줄 아셨죠? 제가 눈치 하나로 내 책에게만 따뜻한 도시의 차가운 편집자가 된 사람입니다.
조금만 참고 읽어 주세요. 굉장히 중요한 부분입니다.

 지출증빙, 갖출까, 말까

인터넷 쇼핑몰의 결제수단은 신용카드와 무통장입금이 대부분이다(간혹 직접 찾아오는 분들도 있기는 하지만 아주 드문 경우이다). 현금으로 직접 받지 않는 장사다보니 매출은 100% 증빙이 남는다. 내가 번 것이니 당연히 세금은 내야 하지만, 문제는 우리 역시 지출을 증빙하지 않으면 억울하게 많은 세금을 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특히나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사입 비용은 모두 현금이다. 요청하면 간이영수증은 써주지만, 10%의 부가세를 별도로 지불해야만 세금계산서를 발행해 준다.

나와 절친한 친구가 둘 있는데 육아 때문에 몇 년 동안을 집에만 있던 주부였다. 결혼 전에는 누구보다도 활발하게 사회생활을 하던 유능한 커리어우먼이던 애들이 집에서만 몇 년씩 있으니 너무 답답했던 모양이었다. 친구들은 내가 집에서 일을 하고 있는 것을 부러워했고 가끔씩 여전히 잘하고 있는지, 얼마나 버는지 묻기도 하며 관심을 보였다.
그래서 그들을 부추겨 다시 일을 하도록 등을 떠밀었다. 그렇게 두 친구는 창업했고, 워낙 일 잘하던 녀석들이라 예상대로 둘 다 아주 잘해내고 있었기에 나는 대신 세무 부분에 대해 많이 강조했다. 그런데 친구들은 별로 관심을 갖지 않는 듯 보였다.

그 후로 몇 달 후. 친구들에게 전화가 왔다.

 친구 1
“지금 세무사 사무실 와 있는데 세금계산서 없다고 세금 진짜 많이 나왔어.”
“너 일반과세자는 영수증 다 챙기고, 돈 더 주더라도 세금계산서 꼭 받아둬야 한다고 했잖아?”

“아, 몰라 몰라. 거래처에도 전화했는데 마감했다고 안 끊어준대.”

“매달 말에 미리 받아둬야지. 날짜 다 돼서 1년 치 끊어 달라면 누가 끊어 주냐? 으이그, 인간아!”

“어디 자료 살 만한 데 없을까?”

“얘가 큰일 날 소리 하네. 너 그게 얼마나 위험한 줄 알고 하는 소리야? 그러다가 세금보다 무서운 벌금 폭탄 맞는 수가 있어.”

(※이 친구는 울며 겨자 먹기로 몇 백만 원을 부가세로 다 토해냈다고 한다)
 
친구 2
“어흑, 세금 아끼려고 세무사 쓴 건데 1년이면 170만 원이니. 차라리 세금으로 갖다 내고 말지. 세무사 쓰는 돈이나 세금이나 그게 그거 같아.”

“매달 기장하는 거 좀 아깝겠지만 우선은 사업 초기라서 네가 모르고 넘어가는 게 많을 거야. 일단은 기장 맡기고 나중에 돌아가는 거 훤히 보일 때, 네가 영수증 정리하고 기장해서 부가세 때랑 종소세 때만 세무사 사무실에 조정료 주고 맡기면 돼.”

“그럼 너는 기장 네가 직접 해?”

“처음엔 간이과세자여서 부가세는 인터넷으로 국세청 사이트에 들어가서 간단히 신고했고, 종소세는 영수증 내역을 간편장부로 입력해서 세무서 가서 신고했는데 별로 어렵지는 않더라고. 지금은 신경 쓸 게 많아서 그냥 일 년에 3번 신고할 때만 세무사 사무실에 맡겨서 하지만 그래도 영수증 정리는 내가 해서 갖다 줘야 해.”

“그래? 나도 내년부터는 내가 정리해서 보내야겠다. 그렇게만 해도 매달 11만 원씩 세무사 주던 것 줄일 수 있겠다. 참, 이번에 세금계산서는 다 받았어? 완전 골치 아파. 부가세 10% 돈 주겠다는데 왜 안 끊어줘??”

“그 사람들 종소세 덜 내려고 그러는 거지. 매출 올라가면 세율도 올라가니깐. 우리만 골탕 먹는 거지 뭐.”


앞으로 어떻게 보완된 법이 시행될지는 모르겠으나, 아직까지는 동대문, 남대문 상인으로부터 100% 세금계산서를 받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나마 자주 가는 주 거래처는 10% 부가세를 주면 보통은 세금계산서를 끊어주는데, 거래금액이 많지 않은 거래처와 몇몇 간 큰 거래처는 자료가 없다며 단박에 거절을 한다(그들 역시 거래처인 공장이나 원 재료상들이 세금계산서를 안 끊어주기 때문에 자료를 맞추기 힘들다). 국세청에서는 이런 병폐를 막기 위해서 세금계산서를 안 끊어주는 곳을 신고ㆍ포상하는 제도를 만들었으나, 장사를 그만둘 것이 아니라면 어느 누가 자신의 거래처를 신고하겠는가?

 부가세는 그렇다 치고, 종합소득세 때 증빙으로 쓸 수 있는 일반 영수증은 상호와 사업자번호, 대표자의 도장이 찍혀 있어야 증빙자료로 사용이 가능하다. 그러나 대부분의 도매상인 분들은 영수증은 안 주거나 “장끼 적어주세요!”라고 말해야만 겨우 상호도 안 적힌 간이영수증을 준다.

이런 일반 영수증도 3만 원까지만 증빙자료로서 효력이 있는 것이라, 구입금액이 3만 원이 넘으면 여러 장으로 끊어서 받아야 하는데 이것도 상당히 껄끄럽다. 보통 한 매장당 10~50만 원 정도 구입하게 되는데, 그럴 경우 영수증을 수십 장을 받아야 하는 것이다. 물론 그렇게 수십 장을 주는 곳도 있지만, 대부분 번거롭고 미안하기도 해서 그냥 한 장짜리 받고 마는 경우가 숱하다. (이 경우 증빙은 가능하나 가산세를 내야 된다). 그럼에도 우리는 100% 매출을 신고해야만 하기에 악착같이 지출을 증빙할 영수증을 받아야 한다. 그것도 적법하게 갖추어진 것으로.

 내가 인터넷쇼핑몰을 주로 이용하여 포장부자재며, 비품들을 구입하는 이유는 세금계산서 받기가 편해서이다. 카드매출전표도 그대로 부가세 증빙자료로 쓸 수 있기 때문에 오프라인을 이용할 때에도 현금보다는 카드를 주로 사용하여 결제를 한다.

법이 개정되어 카드명세서도 세금계산서와 같은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사업경비와 관련된 명세서는 꼼꼼히 챙기자.(단 명세서에 공급 받는 자 명에 자신의 상호와 사업자 번호가 적혀 나와야 한다. 그래서 주로 인터넷 대형 사이트에서 구입을 하고 세금계산서 신청하기로 명세서를 내려받아 둔다).

이렇게 노력을 해도 증빙용 자료를 맞추기에는 턱없이 모자라다. 결국 마진을 책정할 때 이 세금부분을 감안하여 금액을 책정하는 수밖에 없다. 가격을 올리면 고객이 다 떠날 것 같아 어쩔 수 없이 싸게 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서랍장 속의 주얼리 가게》강미란 저, e비즈북스 중에서

흥, 책을 사달라는 포스팅은 절대로 아닙니다.

딴 게 재테크가 아닙니다. 이런 걸 아는 게 재테크지요.

 하지만 재테크가 다 무슨 소용이겠어요. 2012년이 되면 어차피 다 한 줌의 재가 될 것인데...

posted by e비즈북스 2009.07.13 14:13

대박 아이템을 고르는 것보다 쪽박 아이템을 피하는 것이 쉽다. 성공확률은 5%이고 그저 그럴 확률은 15%, 망할 확률은 80%이기 때문이다. 어떤 게 쪽박 아이템인가? 매출이 디지털적으로 발생하는 사업이다. 무슨 얘긴가. 아이템의 특성상 매출이 크게 터지거나 아니면 아예 제로가 될 확률이 높은 사업이다.

음식점이나 서점은 일단 가게를 열어 놓으면 1개가 팔리든 2개가 팔리든 팔리기는 팔린다는 점이다. 하다못해 친구나 친척이라도 한두 번은 팔아주니 매출이 제로가 나오는 경우는 거의 없다. 조금씩 발생하는 매출로부터 자금을 일부나마 회전시킬 수 있고, 또 고객 데이터를 얻어서 사업을 조금씩 개선해 나갈 수 있다. 이런 사업은 매출이 아날로그적으로 발생한다고 볼 수 있다.


반면 매출이 디지털적으로 발생하는 사업은 신규 사업모델인 경우와 대기업 혹은 정부 납품 비즈니스를 들 수 있다. 대기업 출신들이 자영업이 뽀대가 안 난다는 이유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가지고 신규 비즈니스 모델에 뛰어드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런데 신규 사업은 아직 검증되지 않은 사업(즉 벤처)이기 때문에 매출이 하나도 발생하지 않을 가능성이 95%. 이런 사업은 스무 번에 한번 터져주면 원금이 회수되는 벤처투자자금을 지원받아서 하면 모르겠는데 피 같은 자기 돈을 가지고 5%의 승률에 도전한다는 것은 미련한 선택이다.

이런 사업은 언제 뜰지 기약이 없어서 뜨는 시점에 운 좋게 그 자리에 있는 자가 승리한다. 예를 들어 북토피아가 전자책 사업을 10년 전부터 하고 있는데, 예상 외로 전자책이 뜨지 않아서 그 동안 여럿이 망해서 나갔고 주인이 수 차례 바뀌었다. 언젠가 누군가는 이 사업으로 대박을 내겠지만 지금 당신의 몫은 아니라는 사실. 굳이 이런 사업을 하겠다면 말릴 수는 없겠지만 자기가 하려는 사업의 속성이 어떤 건지를 알고나 하는지 모르겠다.

 

대기업 혹은 정부 납품 사업의 경우는 사업모델 자체는 검증된 경우가 많지만 언제 매출이 개시될 지 그 시점을 특정할 수 없다는 문제가 있다. 대기업 납품이나 정부 거래의 경우는 이미 기존의 공급업체가 있기 때문에 내 회사가 매출을 일으키는 경우는 오직 기존 거래처를 밀어내는 경우뿐이다. 이것은 내가 잘나서 되는 경우는 거의 없고 거래처가 무슨 사고를 치거나 구매 의사 결정권자가 바뀌거나 무슨 특수한 상황(예를 들면 구매팀이 감사에 걸리거나 전사적 경영 악화로 구매원가 절감이 필요한 경우 등)이 발생해야 신생 거래처에게 기회가 발생하는데(기회가 왔다고 자동적으로 내 회사의 매출이 발생하는 것도 아니다) 그러한 상황의 발생은 창업자의 의지와 노력의 통제권 밖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필자가 대기업에 있을 때 와이드 브라운관을 유럽에 팔려고 했는데 1년 동안 거의 구걸영업 식으로 백방으로 뛰어다녀도 단 한 대도 못 팔다가 겨우겨우 영국의 한 업체를 뚫었던 경험이 있다. 그것도 우리가 잘해서가 아니라 영국에서 지상파 디지털 방송이 뜨면서 와이드 TV 브라운관의 공급부족 현상이 발생했기 때문이었다. 디지털 방송의 개시 시점이나 공급부족 현상은 나의 통제권 밖에서 발생하는 변수이기 때문에 나의 사업의 명운이 외적 변수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다.

대기업은 이 사업이 지연돼도 다른 사업에서 번 돈으로 벌충할 수 있지만 개인 사업자는 그 사업이 수익의 모든 원천이기 때문에 돈이 안 들어 오면 오래 버티기 힘들다. 필자의 후배 하나는 보안 소프트웨어를 기업체에 팔려고 했는데 1년 동안 단 한 카피도 팔지 못했다. 될듯될듯 하면서 담당자가 막판이 뒤바뀌는 등의 사태가 발생하여 무산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기업체 영업은 그만큼 개시하기가 힘든 일이다.


따라서 이런 사업은 개인사업자에게 가급적 권하지 않으며 뛰어들더라도 매출이 디지털적으로 발생한다는 사업특성은 숙지하고 있어야 심리적, 자금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다.

posted by e비즈북스 2009.06.26 22:53

직장인의 대부분은 창업을 꿈꾼다. 이거 해볼까 저거 해볼까 생각은 많지만 대부분 하는 말이 아이템을 못 잡았다고 한다. 나 또한 30대 중반까지 이런 저런 아이템을 모색했지만 창업에 이르지는 못했다. 전자부품 해외영업을 하던 시절에 옆 부서에 근무하던 A과장이 나간 지 얼마 안 돼 수십억 매출의 회사를 만든 것을 보면서 그 사람이 어떻게 그 아이템을 잡을 수 있었는지 놀랐던 기억이 있다. 그 후로도 얼마 동안은 창업에서 아이템을 잡는 게 가장 힘들다고 생각했었다.

지금은 생각이 바뀌었다. 창업을 못하는 이유는
아이템 문제 때문이 아니라 일의 구조를 모르기 때문이라고 본다. 일의 구조를 꿰뚫고 있는 사람은 무슨 아이템이 주어지더라도 시장조사와 STP를 통해 틈새를 찾아 창업할 수 있다. 창업은 아이템이 아니라 방법론인 것이다.

나중에 확인한 바로는 내가 공장의 중간관리자들과 업무적인 커뮤니케이션만 하고 있을 때, A과장은 근무하면서 수시로 공장에 내려가 공장장과 공적 사적으로 친분을 쌓은 다음, 나중에 퇴사하면 B급 제품을 공급받기로 공장장과 은밀히 얘기가 끝난 상태였다는 것이다(글로벌 Top 3 안에 드는 제품이라 물건만 확보하면 안정적 판매가 가능한 아이템이었다).

창업자는 A과장처럼, 기가 막힌 대박 아이템이 하늘에서 뚝 떨어기기를 기다릴 게 아니라
자신의 창업 공간을 스스로 창출해낼 능력이 있어야 한다. A과장과 같은 사람은 다른 부서에 근무했더라도 그 일의 구조를 파악하여 자신의 아이템을 찾아낼 수 있었을 것이다. 아이템을 탓하는 사람은 설사 아이템을 발견하다 하더라도 아직 제대로 창업할 준비가 안 돼 있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

posted by e비즈북스 2009.06.20 23:26
<새로운 사회를 여는 희망의 조건>에 자영업 부분을 요약해 본다.

1. 자영업자는 20년전 중산층에서 현재 서민층으로 전락. 80년대에는 '전세, 자영업, 고졸'이 중산층의 전형이었음.

2. 자영업 종사자는 취업자 2300만명 가운데 760만명으로 33%.
   이 가운데 도시자영업 종사자 600만명, 농민 160만명,
   도시 자영업 종사자 중 자영업주 500만명, 무급 가족종사자 100만명

3. 자영업 종사자 비중은 82년 52%, 96년 37%, 2007년 33%로 하락하였는데, 농림어업 종사자 감소가 주요 원인임.

4. 해외 자영업과 비교
-자영업 종사자 33%는 OECD 평균 17%에 비해 높은 편임.
-미국의 경우 (준)전문직 이상의 고임금 직종이 정부의 창업정책에 힘입에 자영업으로 전환되는 모습. 특히 여성 자영업 진출이 두드러지며 건축, 교육, 인사, 변호사, 직업전문가 비중이 높음.
-한국은 임금부문에서의 퇴출로 비자발적 창업자들이 생산성이 낮고 저소득 직종인 도소매, 음식숙박업으로 쏠림 현상을 보였으나 점차 대자본과의 경쟁에 밀려 퇴출되는 과정임.

5. 한국 자영업 종사자 산업별 비중
-서비스업: 70%(도소매, 음식숙박업 36%)
-농림어업: 15%
-제조업: 8%
-건설업: 7%
* (준)전문직 자영업이 82년 4%에서 2004년 16%로 증가하는 양극화된 모습임(주로 남성 중심).

6. 자영업체 종사사 규모별 비중
-5인 미만: 88%
-30인 미만: 6%
-300인 미만: 1%

7. 자영업자의 초상
40대 후반의 고졸 기혼 남성으로 직원 5인 미만의 판매업체를 운영하는 사람이다.
월 소득은 171만원으로 임금노동자 평균 178만원보다 낮다.

8. 자엉업과 임금 노동자 소득 비교
자영업자 내부에서 직원을 고용하고 있는 고용주와 직원 없는 단독 자영업자 사이의 소득 격차가 크다.

-자영업 고용주(150만명): 279만원
-정규직 임금노동자: 210만원
-단독 자영업자(450만명): 143만원
-비정규직 노동자: 104만원
*전체 자영업자의 75%에 이르는 단독자영업자의 소득 수준은 비정규직 노동자에 가깝고, 특히 150만명은 최저 임금에도 못 미친다.

9. 자영업 고용주
자영업 고용주의 71%(105만명)가 준전문직 이상의 직업, 남성이 82%, 고학력(13.8년), 월소득 418만원, 76.2%가 자발적 선택임.
*참고로 재벌총수들도 자영업 고용주에 속함.


posted by e비즈북스 2009.06.18 09:01

자영업이란 말에는 싼 티가 난다. 음식점, 구멍가게, 호프집, 치킨집이 떠오른다. 하지만 사실은 삼성의 이건희나 현대의 정몽구도 자영업자다. 동네 식당만 자영업자가 아니라 재벌총수들도 산업통계 분류상 자영업자인 것이다. 즉 양자 사이에 본질에서 차이가 없다는 말이다.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가? 삼성재벌 이건희와 동네 구멍가게 아저씨 사이의 DNA 차이, 오너 이건희와 삼성 CEO 윤종용 부회장 사이의 거리보다 가깝다는 얘기다. 100만 원을 버는 동네 구멍가게 아저씨는 경제적으로 자립적 개체인 반면 윤종용 삼성부회장은 수백억 연봉을 자랑하든 말든 경제적으로는 종속적 개체라는 점이다.

 

예전에 국민은행에 정태 행장이라고 있었다. 90년대에는 엄청나게 큰 돈이었던 30억 원을 스톡옵션으로 챙긴 스타 CEO였는데 이 사람이 퇴임하면서 인터뷰한 내용 가운데 기억에 남는 부분이 있다. 다시 태어난다면 절대로 봉급쟁이는 하지 않겠다는 것. 이 얘기는 말단 직원이건 전문경영인이건 회사의 오너가 아닌 봉급쟁이 신분의 한계를 명확히 보여준다.


연봉 1
억 원을 받는 직장인보다 3천 만원을 버는 자영업이 더 나은 이유는 전자는 독립적인 계를 이루지 못하는 종속변수인데 반해 후자는 자기세계를 구축한 독립변수이기 때문이다. 자영업자는 최소한 남이 시키는 일을 하지 않아도 되는 자기 삶의 주인이다. 물질적으로는 몰라도 최소한 관념적으로는 자부심을 가질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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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비즈북스 2009.06.17 09:45

준비고 뭐고 일단 저질러야 한다는 사람이 있는 반면, 준비 기간이 길수록 좋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 둘 다 본질과 무관한 얘기다. 길고 짧은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어느 정도 완성도를 갖추고 시작하느냐가 관건이다.

준비 기간이 길수록 성공 확률은 높아지겠지만 그만큼 투입 비용도 많이 드는 것이기 때문에 남는 게 없다. 예를 들어 NASA
우주인들은 우주에 나가기 전에 수백 수천 번 반복해서 모의 훈련을 한다. 덕분에 우주에서 실제로 발생 가능한 모든 상황에 대해 대비할 수 있겠지만 거기에 들어가는 비용은 천문학적이다. 개인 창업에서 준비기간을 지나치게 길게 가져가는 것은 과잉 투자일 수 있다.


준비 기간을 길게 가져가는 이유 중 하나는 머뭇거림이다. 불확실성에 대한 지나친 두려움이다.
모든 것을 알기 전에는 절대 움직이지 않겠다는 자세다. 하지만 이 사람이 모르는 것이 있다. 움직이기 전에는 진정으로 알 수 없다는 사실이다. 실천을 미루기 위해 더욱 알려고 버둥치는 도피일뿐이다. 창업은 일정 수준의 불확실성을 감수하고 뛰어들어야 한다. 불확실성은 경영 환경의 피할 수 없는 조건이고 이 세계의 물리적 본질이다. 불확실성을 제로화하려는 시도는 비용을 증가시켜 사업의 수익성을 마이너스로 만들뿐이다. 창업자가 갖춰야 할 역량 중 하나는 불확실성에 대한 참을성이다.

동대문3B 김성은 사장의 명언이 있다. 준비 기간은 절대적 기준이 있는 게 아니라 쇼핑몰 컨셉의 완성도가 갖춰지는 시점이 기준이 된다는 것. 준비 기간이라는 말에 현혹되어 6개월이 맞냐 1년이 맞냐를 따지는 것은 함정에 빠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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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비즈북스 2009.06.15 15:21

창업이란 말에는 냄새가 난다. 호프집, 치킨집, 음식점, 프랜차이즈, 대박 아이템 등등…자영업의 냄새가 난다. 원래 창업이란 나라를 새로 여는 일이었다. 점포창업이 아니라 왕조창업이었다. 태조께서 조선을 창업하시어...할 때 나오는 게 창업이다.

최초의 출전은 <맹자> 양혜왕 하편이다.
전국시대 등나라의 임금 등문공이 맹자에게 지금 제나라가 우리나라를 치려고 하는데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라고 묻자 맹자가 "군자가 창업하여 계통을 전수하면 이어갈 수 있습니다(군자창업수통 위가계야)"라고 답한 바 있다. 유명한 제갈량의 출사표에도 선제(先帝)께서는 창업의 뜻을 반도 이루시기 전에 붕어하시고 지금 천하는 셋으로 나누어져 있습니다”라고 나온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맹자

아무나 창업하는 게 아니라 나라를 연 사람만 창업을 했다 할 때 우리나라 5천년 역사상 창업을 한 사람은 단군할아버지, 고주몽, 박혁거세, 온조왕을 비롯하여 궁예, 견훤, 왕건을 거쳐 이성계, 김일성, 이승만 열 명 정도다. 발해 대조영까지 치면 11명이다.

 

나라를 새로 연다는 것은 목숨을 걸어야 하는 무시무시한 일이었다. 실패는 곧 멸족을 의미했다. 서양에서도 주식회사 제도가 나오기 전에는 창업(주로 해상무역)의 실패는 노예로 팔려나가는 결과를 가져올 정도로 위험이 큰 일이었다. 창업이란 말에는 그래서 두려움의 기운이 느껴진다. 20년 전만 해도 누가 창업을 했다는 말을 들으면 곧 패가망신을 연상했다. 사업한다는 사람에게는 딸 자식 주기를 꺼려 했다. 집 담보 잡고 사업하다가 쫄딱 말아먹지 않을까 걱정이 컸다. 그러고 보면 망하면 죽는다는 점에서 나라를 창업하는 거나 회사를 창업하는 거나 다를 바 없다.  


이제 창업은 나라가 아닌 회사를 여는 일을 의미하지만, 예전에는 나라를 만드는 일이 사업이고, 전쟁이 비즈니스의 최적 도구가 아니었던가. 그렇다면 비유컨대 나의 회사는 곧 나의 나라다. 내가 최고 주권자가 되는 나의 영토다. 창업은 결국 나의 나라 곧 자기 세계를 창조하는 일이다. 자신의 일을 만들고 그
일에 뜻을 부여하는 것이다. 창업이란 무엇인가? 장사가 아니다. 일을 통해 자기를 완성하는 일이다. 일을 통해 나의 세계를 구축하기다. 나 자신이 되어 경제적인 재생산 구조를 만들어 놓는 일이다. 자신의 삶의 형태를 경제적으로 재생산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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