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e비즈북스 2012.10.16 09:19


시작은 미약했으나 끝은 창대하리라



비아냥과 무시 속에서


IT 슈퍼리치들의공 통점 중 하나는 회사 일에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는 것이다. 창조적인 아이디어로 세상을 바꾼 그들인데도 수많은 비웃음과 무시를 당했다는 것은 흥미로운 사실이다.


대학원생이었던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이 창업을 한 이유는 자신이 개발한 검색 서비스를 누구도 사려고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은 인터넷 포털 업체인 익사이트, 야후, 인포시크, 알타비스타 관계자들을 찾아가 검색엔진을 판매하기 위해서 노력했지만 누구 하나 제대로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인포시크의 창업자는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에게 “당장 꺼져”라는 말까지 할 정도였다. 찾아간 모든 회사로부터 거절당한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은 결국 어쩔 수 없이 자신들이 만든 검색엔진으로 구글을 창업했던 것이다.

마이클 델 역시 중간 유통상을 거치지 않고 소비자들에게 직접 판매하는 다이렉트 마케팅을 펼칠 때 다른 기업들로부터 곧 실패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뿐만 아니라 마이클 델이 해외 시장에 진출할 때마다 매번 같은 소리를들어야만했다. 마이클 델은 영국 시장에 진출하면서 기자회견을 했는데 22명의 기자 중 21명이 델이 실패할 것이라고 예측했다고 한다. 소비자들에게 직접 컴퓨터를 판매하는 델의 수익모델이 미국에서만 통하고 영국에서는 통하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에서였다. 그 후 10년 동안 델은 영국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에 진출할 때마다 실패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반복해서 들었다.

빌 게이츠가 미국 컴퓨터 업계에서 유명인사가 되기 시작한 것은 한 잡지에 <불법 복사는 도둑질>이라는 글을 기고하면서부터다. 당시만 해도 소프트웨어는 무료라는 인식이 강했던 시기였기 때문에 빌 게이츠는 미국 전역에 있는 컴퓨터광들로부터 온갖 비난을 한 몸에 받아야만 했다. 그런 시국에서 소프트웨어로 돈을 벌겠다는 발상은 시대를 앞서가는 것으로 여겨졌을 것이다.

빌 게이츠가 성공할 수 있었던 것도 알고 보면 IBM이 마이크로소프트를 무시했기 때문이다. 대형 컴퓨터를 만드는 IBM은 데스크톱 컴퓨터의 가치를 과소평가했고 마이크로소프트 따위는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자신의 뜻대로 몰아낼 수 있었다고 생각했다.

손정의가 야후에 150억 엔을 투자했을 때는 ‘일본에서 온 마지막 거품남’이라는 비아냥을 들어야 했다. 하지만 손정의는 추가로 300억 엔을 더 투자하게 되는데 나중에 이 금액의 가치는 360배를 뛰어넘게 된다. 닌텐도가 미국 시장에 패미컴을 발표할 때 이를 비웃는 사람도 많았고, 참가한 박람회에서는 주문을 받지도 못했다. 뉴욕에서 패미컴을 판매하는 것은 자살행위라고 말하는 사람까지 있었다. 또 어떤 업체에서 패미컴을 유통하려고하자 직원들이 회사의 오명이 될 것이라며 이를 뜯어말릴 정도였다고 한다. 하지만 패미컴이 미국에 발매되자 그해 크리스마스시즌에만 190만 대를 판매했고 이후 전 세계적으로 6100만 대가 넘도록 팔리게 된다.

앤디 그로브는 ‘인텔 인사이드’ 광고 마케팅을 통해서 코카콜라와 나이키에 비견되는 브랜드 파워를 구축하게 된다. 하지만 인텔 인사이드캠페인을시작할 당시만해도 언론에서는 돈을 하수구에 버리는 행위라면서 비난했다. 루 거스너가 처음 비즈니스 컨설팅 서비스를 시행할 때에도 반대하는 직원들이 많았다고 한다. 하지만 결과는 어땠는가? 오늘날 IBM은 글로벌 비즈니스 컨설팅 서비스 분야에서 최우수 기업으로 손꼽힌다. 회사 매출의 절반 이상이 컨설팅과 서비스 비즈니스 분야에서 나오고 있는 것이다.

아마존을 창업하기 전 제프 베저스는 D.E. 쇼라는 회사에 다녔다. 회사에서 새로운 사업을 개발하라는 특명을 받은 그는 인터넷 인구가 급속하게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 착안하여 온라인에서 책을 판매하자는 아이디어를 내놓지만 퇴짜를 맞았다. 아무도 그의 아이디어에 흥미를 갖지 않았고 그는 실망했다. 그래서 자신이 직접 사업을 하기 위해서 부사장으로 승승장구하고 있던 안정된 직장인 D.E. 쇼를 그만 두고 아마존을 창업하게 된다.

애플 컴퓨터는 태생에서부터 흥미로운 부분이 많다. 애플 I 컴퓨터를 만든 스티브 워즈니악은 스티브 잡스가 이를 사업화하자고 하자 누가 자신의 제품을 구입하겠느냐며 부정적으로 생각했다. 실제로 애플 I은 컴퓨터광들의 모임인 홈브루 컴퓨터 클럽에서 별 반응을 얻지 못했다. 자신의 제품을 HP에도 보고했지만 HP 역시 스티브 워즈니악이 만든 컴퓨터에 인력과 자금을 지원할 생각이 없다는 답변을 듣게 된다. 만약에 HP에서 스티브 워즈니악의 발명품을 받아들였다면 오늘날의 애플은 존재할 수도 없었을 것이다. 또한 공동 창업자 중에 한 명인 론 웨인 역시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주식 10%를 넘기고 회사를 떠났다. 만약 그가 10%의 주식을 계속 가지고 있었다면 2010년 말 기준으로 26억 달러가 되어 있었을 것이다.

스티브 잡스가 투자를 받으려고할 때 역시 고난은 계속된다. 실리콘밸리에서 유명한 투자자였던 돈 밸런타인을 찾아가자 ‘이단아’라는 소리를 들었다. 지금은 그래픽 기반의 운영체제를 대중화시켜 컴퓨터를 재발명했다는 소리를 듣는 매킨토시를 처음 개발했을 때 역시, 애플 내부에서는 그렇게 환영받는 프로젝트는 아니었다. IT 역사상 가장 훌륭한 TV 광고로 손꼽히는 <1984> 역시 이사회로부터최악의 광고라며 방영이 취소되도록 압력을 받았다. 하지만 미리 구입한 광고 방영권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방송을 하게 된다. 매킨토시가 출시된 직후에는손이 세 개 필요한 컴퓨터라면서 비아냥을 들어야 했다. 매킨토시가 초기의 판매부진을 극복하는 데는 레이저 라이터의 역할이 컸다. 레이저 라이터를 통해서 전자출판이 창조되면서 전문직에 있는 사람들이 매킨토시를 구입하기 시작했기때문이다. 하지만 레이저 라이터 역시 애플의 임원들과 직원들에게 비난을 받거나 무시를 받은 프로젝트였다. 아이맥을 개발할 때 스티브 잡스는 플로피디스크가 구시대의 유물이라고 생각해서 이를 제거했고, 맥북에서는 옵티컬 드라이브(CD-ROM 드라이브)를 없앴는데 이 때문에 그는 미쳤다는 소리까지 들어야 했다.

음악산업을 뿌리부터 바꾸었다는 아이팟iPod을 공개할 때 역시 사람들은 아이팟의 이름을 패러디하여 ‘멍청이가 우리 기기에 가격을 메겼다Idiots Price Our Devices’라든가 ’나는 다른 기기가 더 좋아I Prefer Other Device’라면서 비아냥거렸다. 특히 『와이어드』의 한 기자는 「아이팟을 부수자Smash the iPod」라는 제목의 컬럼을 써 스티브 잡스의 머리를 내려치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였다고 말했다.




애플 부활의 일등공신 아이팟




전자 제품을 판매하는 유통점 중에서 가장 돈을 잘 벌기로 유명한 애플 스토어 역시 처음 시장에 진출할 때는 『비즈니스위크』로부터 2년 안에 큰 고통을 치르게 될 것이라는 비판을 들었다. 휴대폰의 역사를 새로 쓰는 아이폰 역시 『블룸버그』의 메튜린 기자와 존 드보락 같은 유명 컬럼니스트에게 비난을 들었고 다른 휴대폰 제조 업체들로부터 고전하게 될 것이라는 이야기를들었다. 특히 스티브 발머는 애플이 아닌 다른 회사가 내놓았다면 아무런 흥미를 끌지 못했을 것이라고 혹평했다.

아이패드가 공개될 때 역시 마찬가지였다. 구글의 회장인 에릭 슈미츠는 큰 전화기와 태블릿 PC의 차이를 알려달라면서 비관적으로 반응했고 닌텐도의 CEO 이와타 사토루는 아이팟 터치가 더 커졌을 뿐이라며 평가절하했다. 빌 게이츠 역시 펜과 키보드가 없어서 힘들 것이라고 했다. 언론이나 인터넷에서도 아이패드의 반응은 좋지 못했다. 얼마나 혹평이 쏟아졌는지 스티브 잡스는 우울과 충격 속에 빠져들었다고 한다.




<IT 슈퍼리치의 조건>중에서.김정남.e비즈북스.10월 출간








IT 슈퍼리치의 조건

저자
김정남 지음
출판사
e비즈북스 | 2012-10-22 출간
카테고리
경제/경영
책소개
수년간 IT 칼럼을 써온 저자는 IT 슈퍼리치들의 특별한 성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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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비즈북스 2011.05.18 09:38
그루폰이 기업가치에서 구글도 추월?

그루폰은 시카고에서 2008년 11월 서비스를 공식 개시한 후 2년도 안 돼 흑자를 기록했다. 2010년 4월에는 페이스북의 주요 주주이자 러시아의 투자회사인 디지털스카이테크놀로지(Digital Sky Technologies)가 1억 3,500만 달러를 투자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루폰은 이 같은 성공을 기반으로 유럽의 시티딜(Citydeal), 일본의 큐포드(Qpod), 러시아의 다베리(Darberry) 등 해외 유사 소셜커머스 업체들을 인수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많은 기업들이 그루폰을 인수하기 위해 경쟁하기 시작했다. 2010년 10월에는 야후가 그루폰을 인수하기 위해 인수 제안 금액으로 30억 달러를 제안했지만 결렬되기도 했다. 2010년 12월에는 구글과의 인수합병 협상 소식이 전해지면서 또 한 번 전 세계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게 된다. 구글의 60억 달러 인수 제안은 역대 최고액으로 협상 타결이 거의 확실시 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그루폰은 인수 금액이 적다며 구글의 제안을 거절했다. 초특급 인수 제안을 거절한 그루폰의 기업가치는 더욱 상승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으며, 불과 몇 주 후인 2010년 12월 29일, 9억 5,000만 달러의 사상 최대 투자금을 확보하게 된다. 우선주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이 이뤄지면 그루폰의 기업가치는 78억 달러에 달해 구글의 인수 제안 가격을 넘어서게 된다. 구글은 2009년 지역 업소 온라인리뷰 전문사이트인 옐프닷컴(yelp.com) 인수에 실패한 이후 그루폰 인수까지 실패하면서 지역 정보검색과 광고시장을 장악하려던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해 보인다.

그루폰을 사이에 두고 구글, MS, 야후, 페이스북이 경쟁하고 있는 인수 전쟁

<포춘(Fortune)> 인터넷 판은 구글이 그루폰을 원하는 세 가지 이유로 ‘지역 기반의 많은 사용자’, ‘다른 기업이 먼저 인수함으로써 발생하는 경쟁을 미연에 방지하는 효과’, ‘그루폰의 매출 성장세’ 등을 꼽았다. 구글이 ‘구글 플레이스’ 등의 지역 기반 서비스를 갖고 있지만 그루폰이 갖고 있는 지역 기반 영업력은 갖고 있지 않다고 말하면서, 향후 지역 기반 광고가 구글의 중요한 수입원이 될 수밖에 없는 현실을 고려할 때 그루폰을 인수할 경우 이를 위한 준비를 일거에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 <포춘>이 본 첫 번째 이유에 해당한다. 게다가 야후, MS, 페이스북 등도 그루폰에 군침을 흘리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경쟁자보다 먼저 취하기 위함이라는 게 두 번째 이유다. 끝으로 그루폰의 성장속도가 빨라 인수 자체로도 큰 가치가 있다고 <포춘>은 보고 있다.

그루폰을 원하는 곳이 많아지면서 기업가치도 덩달아 치솟고 있다. 블룸버그통신과 뉴욕타임스(NYT) 등 주요 외신은 그루폰의 기업가치가 250억 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2011년 3월 17일 보도했다. 그루폰이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은행들과 만난 자리에서 나온 이야기로, 그루폰의 기업가치가 250억 달러로 평가되면 지난 2004년 8월 구글이 기록한 230억 달러를 넘어서게 된다. 또한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그루폰의 기업가치가 최소 150억 달러를 넘어설 것이라 한다.

2011년 4월 7,000만 명 이상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그루폰의 기업가치는 1년 전만 해도 13억 달러 수준이었으며, 2010년 11월에는 30억, 2011년 1월에는 47억 5,000만 달러 수준이었다. 또한 그루폰의 주가는 몇 달 사이에 250억 달러로 껑충 뛸 정도로 폭발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물론 부정적인 견해도 있다. 그루폰이 구글, 이베이, 아마존의 뒤를 이을 기업이긴 하지만 이러한 비즈니스 모델이 한계에 보다 빨리 도달할 수 있으며 다른 여러 시장에서 통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영국 시장조사 업체 엔더스애널리시스 대표 클레어 엔더스 연구원이 평하기도 했다.

모든 기업은 흥할 수도 있고 망할 수도 있다. 지금 잘 나가더라도 10년 후에 흔적도 없이 사라질 수도 있다. 기회가 있으면 항상 위협도 있는 법이다. 그루폰도 마찬가지다. 지금은 구글의 인수 제안을 호기 있게 뿌리쳤지만 언제 시련이 닥쳐 올지 모를 일이다.

하지만 그루폰이 현재까지 구축한 글로벌 지역 네트워크는 매우 단단하다. 쉽게 흔들리지 않을 네트워크다. 특히 그루폰과 같은 공동구매형 소셜커머스는 양질의 지역 업소 영업력이 생명이다. 그루폰은 이미 핵심 성공 요소인 지역 네트워크와 영업력을 갖고 있다. 지금과 같은 성장세를 지속적으로 이어가기가 쉽지는 않겠지만 그렇다고 쉽게 무너질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도 아니다. 이는 앞으로의 그루폰 성장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출처:그루폰》- 근간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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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비즈북스 2011.01.21 10:29
IT 삼국지와 한국

IT 삼국지로 인해서 최고의 혜택을 보는 기업을 하나만 꼽으라면 삼성이 될 것이다. 애플이 만드는 제품에 CPU나 플래시 메모리 같은 부품을 공급하는 삼성은 애플이 잘나가면 덩달아서 이익을 본다. 현재 애플은 삼성에게 최고의 고객이다. 2010년 상반기에만 2조 원이 넘는 부품을 삼성에서 구입했다. 2010년 1분기에는 9,000억 원어치를 구입하였는데, 2분기에는 1조 4,209억 원으로 크게 늘어났다.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판매량이 늘어나면서 부품 구입도 그만큼 증가하였기 때문이다.

삼성은 또한 안드로이드폰 덕분에 사면초가에 빠졌던 스마트폰 분야에서 기사회생했다. 옴니아2의 경우 하드웨어보다 운영체제 문제가 컸는데 안드로이드의 수혈을 받으면서 이를 단번에 해결한 것이다. 그렇게 출시된 갤럭시S는 세계적으로 대히트를 기록하며 발매 4개월여 만에 700만 대가 넘는 판매고를 기록했다. 또한, 난공불락의 요새인 일본에서도 발매 첫주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였다. 스마트폰 주변부에 머물렀던 삼성은 어느덧 스마트폰의 중심에 다가가고 있다.   

윈도우폰7은 삼성에게 또다른 기회였다. HTC가 최초의 안드로이폰과 구글폰을 제조함으로써 인지도를 급격히 향상시켰듯이 삼성은 윈도우폰7의 대표폰으로 명성을 쌓았다. 윈도우폰7이 등장하기 전에 레퍼런스 폰으로 윈도우폰7이 전 세계 언론에 공개되면서 삼성은 윈도우폰7에서 다른 회사보다 먼저 입지를 다지고 있다. 게다가 엔가젯(Engadget)에서 매긴 윈도우폰 점수에서도 옴니아7이 8점을 받으면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삼성전자가 승승장구하는 반면에 LG전자는 스마트폰 시대에 제대로 적응을 하지 못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10년에는 수익이 90%나 곤두박칠치면서 CEO가 교체될 정도였다. LG가 스마트폰 시대에 부진한 것은 한마디로 줄을 잘못 섰기 때문이다  2009년 2월 LG는 윈도우 모바일 기반의 스마트폰 20종을 발매하겠다고 밝히면서 사실상 윈도우 모바일에 올인했다. 하지만 LG가 내놓기로 한 윈도우 모바일 스마트폰이 대부분 출시가 취소되었고 발매된 스마트폰마저도 시장에서 별 반응을 일으키지 못했다.   

2010년 1월 CES 2010에서 LG는 인텔에서 개발한 차세대 모바일 플랫폼인 무어스타운(Moorestown)과 리눅스 기반의 운영체제인 모블린(Moblin)을 탑재한 스마트폰을 개발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5월부터 LG의 무어스타운 기반의 스마트폰이 취소됐다는 소문이 돌았고 그 이후 새로운 소식이 들리지 않고 있다. 만약 LG가 윈도우 모바일이나 무어스타운 폰이 아니라 안드로이폰에 올인했다면 지금보다는 좋은 성적을 거두었을 가능성이 크다. LG는 2010년 안드로이드폰 안드로원을 발매했지만 안드로이드의 버전이 구형이라서 외면을 받게 된다. 그 후에는 의욕적으로 또 다른 안드로이드폰인 옵티머스 Q를 내놓았지만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만다. 이처럼 LG전자가 한 박자 늦게 안드로이드폰을 내놓은 것은 안드로이드폰보다는 다른 휴대폰에 더 신경 쓴 결과로 볼 수 있다.   

flickr - Stanković Vlada

손정의, HTC, 삼성, LG를 보면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와의 관계에 따라서 회사의 실적에도 큰 영향을 받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그들이 만들어놓은 게임의 법칙을 이해하고, 그들과의 관계를 잘 설정해야 한다. 한국은 다행히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에게는 필요한 존재이고, 현재 이들이 주도하는 PC와 스마트폰 경쟁에서 큰 혜택을 보고 있다. PC와 스마트폰의 핵심 부품인 메모리, 디스플레이, 배터리 등에서 한국산이 각광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폰을 예로 들면 아이폰 4에서 한국산 부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50%에 육박한다. 두뇌 역할을 하는 A4 칩은 삼성이 제조하고, 스티브 잡스가 그토록 극찬했던 레티나 디스플레이는 LG가 만들고 있다. 배터리와 메모리는 삼성이 공급을 하고, 카메라는 LG 이노텍이 제공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상황으로 봤을 때, IT 삼국지는 분명 한국에게 좋은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한국이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에게 얼마든지 토사구팽을 당할 수 있는 위치라는 데 있다.   

애플의 주요 부품이 지금은 한국에서 납품되고 있지만 언제든지 거래선이 바뀔 수 있다. 아이팟의 경우 하드디스크는 도시바, 배터리는 소니에서 공급받았지만, 아이폰 부품에서는 한국 기업들이 맹활약하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도 한국 기업이 애플에 계속 부품을 공급할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 새로운 복병으로 차이완 기업들이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하드웨어 분야에서는 경쟁 기업이 존재하지 않을 정도로 압도적인 기술을 가진 인텔 같은 기업을 제외하고는 가격경쟁력에 따라 그 기업의 성패가 결정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대만의 기술과 중국의 값싼 노동력 그리고 중국 내수 시장이 성장함에 따라 갈수록 막강해지는 자본력까지 고려하면 차이완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상대다.   

애플은 현재 삼성으로부터 마이크로프로세서와 메모리를 공급받고 있다. 그런데 삼성이 스마트폰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자 애플이 삼성을 의식하는 여러 행보들을 보이고 있다. 애플은 삼성이 부품 분야에서 얻은 경쟁력을 바탕으로 완성품 시장에서도 두각을 나타나게 되리라는 것을 알고 있다. 따라서 삼성이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위협하는 존재로 부각될수록 애플은 점차 삼성 의존도를 줄일 가능성이 크다.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의 존재 역시 한국보다는 대만과 중국에게 유리하다. 휴대폰을 예로 들면 한국은 세계 2위의 삼성과 3위의 LG를 보유한 강국이었다. 휴대폰에 관련된 기술은 차이완보다는 한국이 앞서 있다고 할 수 있었다. 그러나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의 정책 때문에 한국과 차이완의 기술 격차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운영체제뿐만 아니라 하드웨어 규격까지 관여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엄격한 가이드라인을 하드웨어 업체들에게 강요한다. 마이크로소프트의 통제를 따르지 않으면 윈도우폰7을 아예 탑재할 수도 없다. 이와 같은 마이크로소프트의 통제 정책은 대만 기업에게는 유리하지만, 한국 기업에는 불리하다.   

한국은 휴대폰 강국으로 여러 관련 기술들을 이미 확보하였다.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가 하드웨어 규격에 관여하기 때문에 한국 기술은 버려지는 대신 대만은 스마트폰 업계에 무임승차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삼성 갤럭시S는 CPU로 허밍버드를 채택하였다(컴퓨터의 CPU와 마찬가지로 스마트폰의 CPU 역시 두뇌 역할을 하는 핵심 부품이다). 허밍버드는 애플의 아이폰4에 들어가는 A4칩과 거의 유사한 CPU로 A4와 허밍버드 모두 삼성이 생산하고 있다. 이와 같이 삼성의 강점은 직접 부품을 만들 수 있다는 데 있다. CPU, 메모리, 배터리, 디스플레이까지 모두 삼성이 직접 생산하는 덕분에 휴대폰 업계의 강자로 군림할 수 있는 것이다. 한편, 윈도우폰7은 CPU로 퀄컴(Qualcomm)의 스냅드래곤(Snapdragon)을 채택했다. 윈도우폰7을 만드는 회사들이 동일한 CPU를 쓰게 되면 차이완 기업들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제시하는 가이드라인을 지키면서 과거보다 손쉽게 스마트폰을 만들 수 있게 된다. 이처럼 마이크로소프트는 기술규격을 외부에 공개함으로써 PC 분야에서 기술을 평준화시켰다. 만약 스마트폰에서도 마이크로소프트가 기술규격을 공개하게 된다면 자체적인 기술력을 가진 한국은 제품에 차별화를 이루기 어려워지는 반면, 대만은 무임승차하듯이 마이크로소프트가 제시하는 기술규격을 따르기만 하면 된다.

이렇게 제조사 간에 기술 평준화가 일어나면 결국에는 가격으로 승부하는 시대가 올 것이다. 그러면 스마트폰 업계는 현재 PC 업계처럼 차이완 기업들이 전성기를 맞게 될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애플의 성공을 본 델, HP, 에이서, 아수스 같은 PC 업체들도 스마트폰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이들 PC 전쟁의 승리자들은 보통 기업들이 아니다. 그야말로 가격경쟁 하나로 여기까지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실 PC 제조업체들은 크게 노력할 일이 없다고도 할 수 있다. PC 제조에 가장 중요한 기술은 몇몇 소수의 대표 업체들이 제공해주기 때문이다. 그래픽카드는 NVIDIA와 ATI가, CPU와 메인보드는 인텔과 AMD가, 운영체제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제품 생산에 적극 협력을 하고 있다. 따라서 PC 제조업체들의 경쟁력은 가장 효율적으로 제품을 대량 생산하는 능력을 갖추는 데 있다.   

PC 업체 중 앞으로 우리가 신경을 써야 하는 것은 대만 업체다. 대만 업체들은 축적해온 기술과 신용으로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애플로부터 신뢰를 얻고 있다. 구글의 넥서스원은 HTC에서 제조되었고, 애플의 아이폰은 폭스콘이 책임지고 있다. 그런데 대만 업체 역시 대량 생산을 위한 설계와 관리를 맡을 뿐 실질적 생산은 중국에서 이루어진다. 즉, 본사는 대만에 있지만 공장은 중국에 있는 것이다. 신뢰가 가는 대만 업체에 용역을 주면, 대만이 중국에서 효율적으로 제품을 생산하는 황금 라인 체계가 이미 완성되어 있다. 델 컴퓨터도 대만에서 OEM으로 제품을 사오지만 실질적인 생산은 중국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핵심 기술과 소프트웨어는 미국이 맡고 제조와 생산은 차이완이 맡는 식으로 역할 분담을 하는 것이다. 이렇게 차이완에 제조와 생산을 모두 맡기는 PC 업체들이 휴대폰 업계까지 진출하는 상황은 한국 입장에서는 매우 반갑지 않은 일이다.

기존 휴대폰 강자들이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에게 어려움을 겪는 것은 스마트폰을 휴대폰의 연장선에서 생각하는 우를 범했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서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는 손안의 컴퓨터로 스마트폰에 접근했다. 현재 PC 분야에서의 게임의 법칙이 스마트폰에서도 그대로 재연되고 있다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차이완 업체들은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의 가이드라인을 지키는 한편 최대한 가격경쟁력으로 승부할 것이다. 이미 그런 식으로 PC 분야에서 큰 역할을 하고 있지 않은가? 한국이 차이완 업체와 가격경쟁을 벌인다면 PC 시장에서 그러했듯 고전할 가능성이 크다.

필자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스마트폰 분야에서 계속 부진하다면, 수십 년간 특수한 밀월 관계를 형성해온 PC 업체와 연합군을 구성해서 기존의 휴대폰 업계와 경쟁을 펼치도록 판을 새로 짤 수도 있다고 본다. 구글의 안드로이드 역시 차이완에게는 엄청난 기회를 제공한다. 예전에는 감히 스마트폰을 만들 생각도 못한 업체들이 저가의 스마트폰을 만드는 데 그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비록 지금은 구글이 하드웨어 업체에게 통제력을 발휘하지 않지만 미래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의 운영체제를 받아들인다는 건 기술 표준도 받아들여야 한다는 의미이고 그렇게 되면 휴대폰에서 핵심적인 CPU나 그래픽 칩 역시 실리콘 밸리의 기업들에게 넘길 수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PC 시장처럼 원천 기술을 가진 회사는 많은 수익을 거두는 반면에 제조업체들은 단순 조립 업체로 전락하면서 가격경쟁이 벌어질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은 자사의 운영체제가 최대한 많이 보급되기를 바라기 때문에 하드웨어 업체 간에 경쟁이 붙어서 가격이 내려가기를 바란다. 지금은 한국이 가격과 성능 면에서 뛰어나기 때문에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에게 필요한 존재지만 언제 토사구팽을 당할지 모른다. 일본 전자 기업의 몰락은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의 고급 기술에 따라가지 못하다가 한국 기업에 일격을 당하면서 샌드위치 신세가 되었기 때문이다. 한국도 역시 차이완에 의해서 현재의 일본 같은 신세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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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비즈북스 2010.12.23 09:44
‘끝판왕’ 마이크소프트와의 대결

IT 기업은 하나의 분야에서 아무리 큰 성공을 거두었다고 해도 절대로 안심할 수 없다. 성공의 열매가 크고 달콤할수록 그것을 노리는 강력한 경쟁자들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그중에서 가장 강력한 상대는 역시 마이크로소프트가 아닐까 싶다. 마이크로소프트가 비록 무엇인가를 새롭게 창조하거나 혁신하는 데에는 약점을 가지고 있을지는 모르지만,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시장에서는 역시 최강자다운 면모를 보여준다. 그래서 마이크로소프트는 레드오션의 최강자라고 불리며, 우스갯소리로 ‘끝판왕’이라고 부르는 사람까지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시장에서 1위가 차지할 파이가 크다고 판단하면 분야를 가리지 않고 진출한다. 구글이 검색 광고를 통해서 진공청소기처럼 돈을 빨아들일 때에도 이를 가만히 앉아서 지켜볼 마이크로소프트가 아니었다. 구글에 자극받은 마이크로소프트는 검색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CEO인 스티브 발머는 주주들 앞에서 구글을 추월하게 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하지만 구글과의 경쟁은 쉽지 않았다. 이것이 마이크로소프트일까 싶을 정도로 전혀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구글의 시장을 전혀 뺐지 못했다. 지금까지 마이크로소프트가 1위를 타도하겠다면서 공격적으로 투자한 분야에서 이렇게 성과가 나오지 않은 적은 없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그동안 자신들이 소유한 영역은 확고히 다지면서 남의 땅을 빼앗는 데 천재적 능력을 발휘해왔는데 구글과의 싸움은 완전히 그 양상이 달랐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등은커녕 자신이 차지하고 있던 영토마저도 속절없이 빼앗기고 말았다.   

2005년 2월 1일,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사의 포털사이트 MSN을 통해서 정식으로 검색 시장에 진출했다. 이미 MSN이라는 강력한 포털이 있었기 때문에 자체 검색엔진이 결합되면 충분히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했다. 컴스코어에 의하면 마이크로소프트가 직접 검색엔진을 만들기 전 외주 형태로 검색 서비스를 시행할 때의 미국 시장점유율은 16.3%였다. 당시 검색 시장에서 구글은 34.7%였고, 야후는 31.9%를 차지하고 있었다. 그런데 마이크로소프트가 수년간 준비해서 내놓았다는 검색엔진의 점유율은 1년 4개월여 만에 12.9%로 추락하고 만다. 반면 그 기간 동안 구글의 점유율은 10%에 가까운 상승률을 기록하며, 무려 44.1%에 육박했다.   

flickr - michperu


마이크로소프트가 이렇게 자신이 가지고 있던 영토를 빼앗기는 것은 참으로 기이한 일이었다. 이때부터 미국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야후를 인수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002년 35달러였던 마이크로소프트의 주식이 22달러로 추락한 상황이었다. 그런 상황에서도 스티브 발머는 5년 안에 구글을 따라잡을 수 있다며 큰소리쳤다. 그러나 결과는 참혹했다. 그 해 9월 11일, 기존의 검색엔진 MSN 서치(MSN Search)를 보완해 윈도우 라이브 서치라는 새로운 검색 기술을 선보였지만 별 성과를 보이지 못했다. 2007년 1월, 구글의 검색 점유율이 47.5%에 이른 것에 반에 MSN은 10.6%로 또다시 퇴보했다. 결국 자체 검색엔진을 서비스한 지 2년 만에 검색 사업 부사장 크리스토퍼 페인(Christopher Payne)이 회사를 사임하기에 이른다.   

그래도 여전히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신만만해했다. 당시 검색 사업을 책임지던 스티브 버코위츠(Steve Berkowitz)는 더 혁신적인 검색 기술로 2008년에는 구글을 따라잡을 것이라고 공언했다. 그리고 윈도우 라이브 서치 엔진을 라이브 서치 엔진으로 개명하며 또다시 전의를 불살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08년 2월에 시장점유율은 오히려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 타도 구글을 외치면서 새로운 것을 계속 내놓아도 점유율이 추락할 뿐이었다. 그러자 구글이 넷스케이프처럼 망할 수 있다는 여론이 사라지고, 오히려 마이크로소프트 위기론이 대두할 정도였다. IT 황제의 절대적인 위엄은 사라지고, 구글에 의해서 위협을 받는 형국이었다. 결국 마이크로소프트는 독자적 힘으로 구글을 상대할 수 없음을 깨달았다. 그리고 2008년 2월 1일, 마이크로소프트는 야후를 446달러에 인수한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창립 31년 만에 처음으로 채권을 발행하면서까지 야후를 인수하겠다는 선언은 구글을 타도하겠다는 비장한 각오였지만 그때까지 지켰던 자신들의 원칙을 깨는 것과도 같았다. 이는 마이크로소프트가 그동안 겪어본 적 없는 새로운 유형의 적수를 만났음을 뜻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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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비즈북스 2010.12.20 10:34
스마트폰 천하 삼분지계를 이루다

전 세계  IT 업계를 이끌어가는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애플은 각각 고유 영역에서 최고의 자리를 지키며 성장하였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소프트웨어, 구글은 검색엔진, 그리고 애플은 MP3 플레이어 시장에서 왕좌를 차지하면서 승승장구하였다. 하지만 애플이 아이폰으로 대성공을 거둔 이후 스마트폰이라는 하나의 거대 시장을 놓고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치열한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그리고 그 전쟁의 양상은 놀라울 정도로 삼국지와 닮아 있다.
   
삼국지에서 조조가 수도였던 장안을 차지하여 급격하게 세를 늘렸듯이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운영체제 시장을 독점함으로써 최고의 IT 기업으로 군림하였다. 마이크로소프트를 막기 위해서 구글의 CEO인 에릭 슈미트는 애플의 이사를 겸직하면서 사실상 애플과 동맹을 맺었다. 애플이 아이폰으로 모바일 시장에 뛰어들었을 때도 동맹이었던 구글이 적극적으로 협력했다. 아이폰에 들어가는 각종 프로그램을 공동으로 개발하였고, 에릭 슈미트는 아이폰을 극찬하면서 둘의 돈독한 사이를 과시했다. 구글의 적극적인 협조를 받은 애플의 아이폰과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 모바일 간의 경쟁은 유비와 손권이 연합하여 조조에게강력한 타격을 입혔던 적벽대전과 유사하다.

하지만 구글이 안드로이드를 가지고 스마트폰 시장에 뛰어들면서 둘 사이에는 균열이 생겼고 지금은 적이 되었다. 구글의 안드로이드폰 책임자 앤디 루빈(Andy Rubin) 부사장은 애플을 북한에 빗대어 노골적인 비난을 퍼부었고, 스티브 잡스는 구글의 ‘사악해지지 말라’라는 모토가 멍청하다면서 비아냥거렸다. 언론으로부터 최고의 파트너라는 극찬을 들을 정도로 가까웠던 두 회사를 적수로 만든 것이 바로 스마트폰이라는 괴물이다.   

적벽대전 이후 드디어 조조의 위, 손권의 오, 유비의 촉으로 이루어진 천하 삼분지계가 완성된다. 스마트폰을 필두로 한 IT 세계 역시 이와 같이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의 천하 삼분지계로 설명된다. 천하 삼분지계는 애초에 제갈공명이 내놓은 비책이었다. 유비의 촉은 너무나 약해서 혼자서 위나라와  1:1로 싸울 수 없지만 오나라가 존재함으로써 서로가 견제와 협력을 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위나라가 비록 가장 강력하지만 섣불리 촉을 공격했다가는 오나라에게 공격을 받을 수 있고, 오나라를 공격하면 촉이 도움을 주기 때문에 함부로 전면전을 펼칠 수가 없다. 오나라와 촉나라 사이에도 위나라가 있기 때문에 함부로 전쟁을 할 수 없고 서로 견제하면서 때로는 상황에 따라서 협력할 수밖에 없다. 1:1로 싸운다면 한쪽이 쓰러질 때까지 혈투를 벌이겠지만, 천하 삼분지계가 되면 오히려 서로 견제와 협력을 이루면서 오히려 공존공생하는 사이가 된다는 교훈이다.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의 현재 상황이 바로 천하 삼분지계를 이룬 위, 촉, 오와 동일한 상황이다.   
  
이 같은 천하 삼분지계의 형세는 단순히 휴대폰 하나 더 파는 경쟁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다. 스마트폰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하여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는 스마트폰에 연동되는 다양한 서비스를 결합할 수 있어야 한다. 가장 중요한 서비스는 앱스토어, 안드로이드 마켓, 윈도우 마켓플레이스(Window Marketplace)처럼 앱을 사고파는 온라인 장터가 될 것이다. 온라인 장터는 생태계와 긴밀한 연관을 가지고 있으므로 이 주제에 대해서는 뒤에 6장에서 다시 다루도록 하겠다. 여기서는 스마트폰 전쟁에 임하는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가 승리를 위하여 클라우드 컴퓨팅, 소셜 네트워크, 광고, 게임에 어떻게 임하고 있는지를 살펴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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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김정남 (e비즈북스, 20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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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비즈북스 2010.12.15 09:57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의 공통점

구글의 성공 전략과 사업 모델 그리고 현재 처한 상황을 보면 마이크로소프트와 판박이다. 먼저 마이크로소프트가 운영체제를 바탕으로 다양한 사업으로 확장해나갔듯 구글 역시 검색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상황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다양한 인터넷 서비스를 결합했다. 또한 야후와 AOL이라는 인터넷 거인을 자신들의 편으로 만들어서 최대한 이용하였고 나중에는 그 거인마저도 물리쳐버렸다. 앞에서도 이야기했다시피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IBM과 애플이라는 두 거인을 적절히 이용하였고 나중에는 그 거인을 쓰러뜨리고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스탯카운터(StatCounter)에 의하면 2010년 11월 구글은 검색 시장에서 90% 내외의 시장점유율을 기록 중이다. 하나의 시장에서 확고부동한 위치를 차지한 만큼 이들에게는 반독점법이 아킬레스건이 되고 있다는 점도 똑같다. 뿐만 아니라 성장 전략에서도 인수합병을 적극 활용하는 점도 똑같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35년간 대략 190여 개 회사를 인수하였는데 구글은 역사가 12년밖에 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90여 개나 되는 회사를 인수하면서 마이크로소프트에 이은 최고의 포식자로 군림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가 가장 비슷한 행태를 보여준 것은 바로 스티브 잡스에 대한 배신이다. 스티브 잡스는 매킨토시를 개발하면서 응용 프로그램이 중요하다고 여겼기 때문에 매킨토시가 완성되기도 전에 마이크로소프트와 적극 협력했다. 그런데 마이크로소프트는 매킨토시를 위한 응용 프로그램을 만드는 한편 독자적으로 윈도우를 만들어서 스티브 잡스를 분노케 했다. 그런데 이런 역사가 구글에게도 똑같이 반복되었다.   

본래 구글과 애플은 반 마이크로소프트 동맹으로 단단히 맺어진 형제 같은 사이였다. 앨 고어(Al Gore) 전 부통령이나 인튜잇(Intuit) CEO인 빌 캠벨을 비롯한 구글의 이사진 가운데 절반이 애플의 이사를 겸직하고 있을 정도였다. 그리고 2006년부터는 에릭 슈미트가 애플의 이사직을 맡으면서 두 회사의 밀월 관계는 더욱 깊어졌다. 특히 아이폰이 발표될 때쯤엔 그 관계가 절정에 이르렀다. 매킨토시를 위해서 마이크로소프트가 응용 프로그램을 만들어준 것처럼 구글 역시 애플과 공동으로 각종 앱을 개발했다.   

flickr - Daniel F. Pigatto


2007년 1월 9일 맥월드에서 열린 아이폰 발표회에는 구글의 에릭 슈미트가 무대에 오르기도 했다. 에릭 슈미트는 두 회사의 긴밀함을 강조하면서 애플과 구글이 합병하면 ‘APPLEGOO’라고 부르면 어떻겠냐고 농담을 하였다. 이때  관객들은 환호하고 카메라에 클로즈업된 스티브 잡스의 얼굴 전체에 환한 미소가 번지는데 과거 빌 게이츠가 매킨토시를 극찬할 때의 관객과 스티브 잡스의 모습과 많이 닮아 있다. 또한 에릭 슈미트는 실제로 합병을 하지 않았어도 하나의 회사처럼 일했다는 점이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에릭 슈미트는 아이폰의 성공을 확신하며 스티브 잡스에게 축하를 건냈다. 이 또한 과거에 빌 게이츠가 매킨토시가 새로운 표준이 될 것이라고 추켜세웠던 것과 유사했다. 이처럼 2007년 에릭 슈미트가 보여준 모습은 1983년 애플 이벤트에서 빌 게이츠의 모습과 완벽하게 오버랩된다. 그리고 이후의 행보 역시 놀라울 정도로 유사하다.

아이폰이 발표될 당시의 좋은 관계는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구글이 아이폰을 참고해서 안드로이드라는 스마트폰 운영체제를 만들어 애플과의 전면전을 선포한 것이다. 스티브 잡스는 마이크로소프트에게 당했을 때보다 구글에게 더 큰 배신감을 느낀 듯 보였다. 「뉴욕타임스」에 의하면 스티브 잡스는 구글이 애플을 죽이려 한다면서 직원들에게 분발을 촉구할 정도였다고 한다. 이에 대해서 구글의 래리 페이지는 스티브 잡스가  역사를 마음대로 쓰고 있다면서 역공을 펼쳤다. 구글은 아이폰이 나오기 전부터 이미 스마트폰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었다는 주장이었다.   

하지만 2008년 2월 공개된 안드로이드폰은 아이폰과는 완전히 차원이 달랐다. 처음 공개되었을 때만 해도 안드로이폰은 블랙베리처럼 자판을 탑재하고 있었다. 당시 안드로이드폰과 아이폰의 차이는 문자 기반의 운영체제인 도스와 그래픽 기반의 운영체제 윈도우의 차이만큼이나 컸다.

이후 안드로이드폰은 급격하게 아이폰과 유사한 형태로 변해갔다. 실제로 2010 구글  I/O(개발자 회의)에서 빅 군도트라(Vic Gundotra) 구글 부사장은 안드로이드폰을 만든 이유가 애플이 주도하는 미래를 막기 위한 것이라고 큰소리친 적이 있다. 이는 애플의 통제 정책에 대한 반대자로서 구글의 열린 생각을 강조하기 위한 발언이었지만, 사실상 안드로이드폰이 애플의 아이폰에 영향받았음을 스스로 고백하는 것과 다름없는 말이었다. 물론 여기에 대해서는 논쟁이 있을 수 있지만, 아이패드에 영향을 받아서 안드로이드 기반의 태블릿 컴퓨터를 만들고 있는 현실을 보면 구글도 마이크로소프트만큼이나 애플에게서 영감을 얻고 있음은 부인하기 어려울 듯하다.

flickr - Joi


안드로이드 사업 전략 역시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와 유사하다. 그래서 언론에서는 매킨토시가 윈도우 때문에 위기에 처했던 것처럼 아이폰이 안드로이드에 의해서 어려움에 처할 것이라는 예측을 많이 내놓았다. 현재 스마트폰 운영체제 분야에서 구글이 애플뿐만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마저 넘어선 상황이니 어찌 보면 구글은 마이크로소프트보다 더 빠른 기업이라고도 할 수 있다. 창업한 지 이제 12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검색엔진을 통해서 인터넷 제왕에 올랐고, 스마트폰 운영체제 시장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으니 말이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인터넷에서 구글과의 싸움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너무나 자명하다. 반독점법에 의해서 칼날이 무뎌진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쟁력과 구글을 무시했던 빌 게이츠의 자만도 한몫했지만 결국 구글이라는 조직 자체가 그만큼 강해졌기 때문이다.   

안티 마이크로소프트로 똘똘 뭉친 구글은 마이크로소프트를 잘 알기에 마이크로소프트보다도 정확하고 빠르게 전략을 수행해왔다. 마이크로소프트가 검색엔진 하나로도 벅차할 때 구글은 구글 맵스, 구글 어스, 유투브처럼 인기 서비스를 연달아 내놓으면서 인터넷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했다. 더불어 마이크로소프트의 고유 영토였던 운영체제, 오피스, 웹브라우저 시장에 진출하면서 빠르게 전선을 확대해나갔다. 거기에 마이크로소프트를 정확하게 겨눈 ‘사악해지지 말라’라는 사훈으로 마치 정의의 사도와도 같은 이미지를 만들어내면서 수많은 기업 팬까지 거느릴 수 있었다. 세상 그 어떤 회사보다도 마이크로소프트와 닮아 있지만 사람들에게는 완전 다른 이미지를 구축한 구글인 만큼, 레드오션의 최강자로 불리는 마이크로소프트조차 이번에는 정말 제대로 된 천적을 만났다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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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비즈북스 2010.12.13 10:00
레드오션의 최강자 마이크로소프트

마이크로소프트는 IBM과 애플 같은 거인들을 비롯해 많은 기업과 경쟁 관계에 있었다. 우선 엑셀과 같은 스프레드시트 프로그램에서는 로터스와 경쟁했다. 그리고 프로그래밍 언어 시장에서는 볼랜드Borland와, 워드 프로그램에서는 워드퍼펙트와 라이벌 관계에 있었다. 그러나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95를 출시하면서 이 모든 기업들을 하루아침에 넉다운시켜 버렸다. 이처럼 윈도우95는 경쟁 기업을 쓰러뜨리는 데 결정적인 공헌을 했지만 그 개발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윈도우95를 탄생시키기까지의 여정에야말로 마이크로소프트의 저력이 숨겨져 있다.   

흔히 마이크로소프트를 레드오션의 최강자라고 한다. 이미 절대 강자가 존재하는 시장에 진출해서 기존의 강자들을 차례로 쓰러뜨리고 왕좌를 차지할 뿐만 아니라 경쟁자들마저 완전히 제거하고 시장 자체를 혼자서 독식해버리기 때문이다. 이렇게 차근차근 상대를 압도하는 방식에서 마이크로소프트는 예술의 경지를 보여준다.   

윈도우만 해도 1.0 버전은 정말 형편없었다. 단순히 형편없었던 것뿐 아니라 제작도 순탄하지 않았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우 출시를 예고한 건 1983년 11월이었지만, 정작 발매는 2년이나 지난 1985년 11월에 이루어졌다. 당시만 해도 2년이라는 기간은 어마어마한 시간이었고, 프로그램 개발에 이렇게 오랜 시간을 투자한다는 것 자체가 대단한 일이었다. 그런데도 막상 내놓은 제품은 형편없었다. 그러나 빌 게이츠는 포기하지 않았다. 윈도우2.0이 나왔을 때는 윈도우1.0을 무시하던 애플이 이제는 법적인 문제를 생각할 정도로 수준이 향상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윈도우2.0 역시 시장에서 아무런 반향을 불러일으키지 못했다. 만약 보통 기업이라면 거기서 포기했을 것이다.   

flickr - Robert Scoble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에는 실패에 관대한 문화가 있다. 오히려 일을 망치면 승진시켜준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다. 이를테면 1984년 스프레드시트 프로그램에 심각한 오류가 있어서 제품을 회수해야 하는 일이 발생했다. 하지만 빌 게이츠는 제품 담당자를 해고하기는커녕 이후 부사장으로 승진시켰다. 이렇게 마이크로소프트는 실수와 실패를 반복해도 오히려 좋은 경험을 했다고 생각한다. 여기에 바로 마이크로소프트의 힘이 있다. 보통 마이크로소프트가 내놓는 첫 번째 제품은 형편없기 마련이다. 그래도 그들은 포기하지 않고 두 번째 버전을 내놓는다. 두 번째 버전은 첫 번째 제품보다는 좋지만 여전히 형편없다. 하지만 그들은 첫 번째 버전보다 발전한 것에 만족하는 듯하다. 그리고 세 번째 버전에서야 겨우 상대와 비교할 만한 제품을 내놓고 시장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고, 네 번째 버전에서는 상대를 압도하며 시장을 장악하는 일종의 패턴을 가지고 있다.

윈도우 역시 첫 번째와 두 번째 버전은 형편없었지만, 1990년 윈도우3.0이 나오면서 비로소 성과를 얻기 시작했다. 윈도우3.0은 1년 동안 4백만 개가 판매되었는데, 이는 애플의 매킨토시가 출시된 후 6년간 팔린 것보다도 많은 숫자다. 윈도우3.0이 이토록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데는 MS 오피스의 힘이 컸다. 윈도우3.0을 구입한 사람들 대부분이 MS 오피스를 사용하려는 사람들이었기 때문이다.  
 
MS 오피스가 힘을 발휘할 수 있었던 것은 매킨토시 환경에서 실력을 쌓아온 결과이기도 했다. 로터스, 볼랜드, 워드퍼펙트는 IBM-PC를 주력으로 삼았기에 MS-DOS 환경에만 익숙했다. MS-DOS는 텍스트 기반의 운영체제였지만, 윈도우3.0은 그래픽 기반이었기 때문에 개발 방법이 완전히 달랐다. 따라서 라이벌 업체였던 로터스, 볼랜드, 워드퍼펙트가 윈도우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면서 추락하는 동안 마이크로소프트는 매킨토시에서 축적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상황을 완전히 역전시켜버렸다. 이렇게 윈도우3.0이 시장에서 빠르게 자리를 잡으면서 쟁쟁했던 경쟁사들을 압도한 마이크로소프트에게 이제 남은 상대는 IBM과 애플, 두 거인뿐이었다. 그러나 윈도우3.0의 성공 이후 마이크로소프트는 더 이상 IBM의 눈치도 볼 필요가 없었다. IBM을 위해서 OS/2를 억지로 만들 생각이 없어진 마이크로소프트는 IBM과 전격적으로 결별하고 독자적인 길을 걷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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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비즈북스 2010.12.10 13:41
승리의 화신 빌 게이츠

오늘날 전 세계 IT 업계는 천하 삼분의 형세다. 그 주인공은 바로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세 기업이다. 적과 동지를 달리하며 끝없이 경쟁해온 이들은 오늘날 마침내  IT 삼국지 시대를 열었다.  IT 삼국지를 이해하기 위해 이들의 과거를 먼저 살펴보겠다. 세 기업 간에 벌어진 가장 첫 번째 전쟁은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사이의 소프트웨어 전쟁이었다. 이야기는 3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컴퓨터 업계에서 성공을 먼저 맛본 쪽은 애플이었다. 애플은 애플2 컴퓨터의 폭발적인 성공으로 창업한 지 단 4년 만에 주식시장에 상장되었다. 스티브 잡스는 하루 아침에 2억 1,750만 달러를 보유한 억만장자가 되었고 미국 젊은이들의 아이콘으로 부상했다. 그런 스티브 잡스와 애플을 동시에 몰락시킨 기업이 있었으니 바로 마이크로소프트다.

1980년대 초반만 해도 마이크로소프트는 애플과 IBM에 소프트웨어를 공급하던 하청 중소기업에 불과했다. 1982년 억만장자 명단에서 소프트웨어 회사를 운영하는 사람의 이름은 단 한 명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IBM과 애플처럼 하드웨어를 만드는 기업이 컴퓨터 업계를 지배하던 시절이었다. 하지만 빌 게이츠는 일찍이 소프트웨어의 힘을 간파했다. 빌 게이츠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분리함으로써 PC 업계를 지배한다는 야심 찬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마이크로소프트가 꺾어야 할 상대는 애플뿐이 아니었다. 애플보다 200배나 더 많은 매출을 기록하던 IBM이 있었다. 하지만 애플과 IBM의 하청 기업에 불과했던 마이크로소프트는 이 두 기업을 단번에 몰락시키는 괴력을 발휘했다. 승리를 위한 전략을 세우는 데는 역사상 최고의 실력을 자랑하는 천재적 사업가 빌 게이츠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빌 게이츠는 경쟁 상대가 아무리 강해도 결국은 승리하고야 마는 승부사적 자질을 가지고 태어났다. 보통 사람이 경쟁을 두렵고 괴롭게 여기는 데 반해 빌 게이츠는 어린 시절부터 경쟁을 즐겼다. 경쟁에 대한 자신감과 승리에 대한 열정은 빌 게이츠가 애플, IBM과 같은 거대 기업을 물리치고 세계 최고의 갑부로 등극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였다.

flickr - World Economic Forum

지기 싫어하고 항상 누군가를 이기고자 하는 열망은 어린 시절부터 빌 게이츠의 전체 능력을 발전시키는 원동력이기도 하다. 그는 누나와 퍼즐 게임을 하거나 썰매를 탈 때도 절대로 지지 않으려고 최선을 다했다. 한번은 교회의 목사가 산상수훈山上垂訓 (신약「마태복음」 중 일부)을 다 암송하는 사람에게 고급 레스토랑에서 저녁을 사겠노라고 약속한 적이 있었다. 그러자 빌 게이츠는 단 두 시간 만에 산상수훈을 전부 외웠다고 한다. 이는 신앙심보다도 그의 타고난 승부욕을 엿볼 수 있는 에피소드라고 할 수 있다.   

한편 빌 게이츠가 어린 시절부터 가장 좋아하고 즐기는 놀이는 브리지 게임이다. 승자와 패자가 가려지는 경쟁에서 승리하는 데 집착하는 그가 카드 게임에 빠져드는 것은 너무나 당연해 보인다. 심지어 빌 게이츠는 보통의 학생들이 싫어하는 시험조차도 좋아할 정도였다. 그는 학교에서 시행하는 읽기 시험에서 여러 번 일등을 했는데, 그의 아버지는 그것이 지기 싫어하는 빌 게이츠의 성격 덕분이라고 말한다.   

이렇게 모든 것에서 지기 싫어하는 성격은 종종 부모와 논쟁을 불러일으켰고, 결국 참다못한 그의 아버지가 컵에 있던 찬물을 빌 게이츠 얼굴에 끼얹는 사건으로까지 발전하게 된다. 이 사건이 있은 후 빌 게이츠는 정신과 상담을 받아야 했다. 정신과 상담의는 빌 게이츠 부모에게 그를 통제하려 하지 말라고 조언하였다. 그리고 부모님과 전쟁 중이라고 선언한 빌 게이츠에게는 부모님들이 그를 사랑하고 있으며, 당신이 그들의 아들이기 때문에 결국 승리하게 될 것이라고 말해주었다. 부모님을 이기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은 바보 같은 짓이라는 말을 듣고서야 빌 게이츠는 생각을 바꾸고 과거와는 다른 사람이 되었다.

남에게 뒤처지기 싫어하는 성격은 이른바 보이스카우트 사건에서도 잘 드러난다. 보이스카우트에서는 매년 여름 80킬로미터를 행군하는 캠프를 개최한다. 빌 게이츠 역시 이 행사에 참여했는데, 새로 산 신발 때문에 얼마 못 가서 발 뒤꿈치가 까지고 말았다. 행군을 할수록 발꿈치의 상처는 더욱 심각해져서 발에서 피가 흘러나왔다. 사흘째 진행되던 날 신발 전체에 핏물이 보일 정도였다. 그래도 빌 게이츠는 포기하지 않았다. 결국 보이스카우트 관계자의 전화를 받은 어머니가 와서 강제로 빌 게이츠를 데려가야만 했다.   

빌 게이츠의 승부사적 기질은 부모의 노력으로 더욱 강해진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서는 흔히 자녀가 경쟁에 강한 정신력을 갖추도록 하기 위해서 스포츠를 권장하는데 빌 게이츠 부모 역시 그랬다. 빌 게이츠의 부모는 매년 여름마다 별장이 있는 후드 커낼에서 다른 가족들과 함께 치리오 올림픽을 성대하게 열었다. 치리오 올림픽은 깃발 뺏기나 이인삼각처럼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비롯해 수영, 테니스, 수상스키 등 격렬한 움직임이 필요한 스포츠 종목을 겨루는 가족대항전이었다. 이는 친목을 다지고, 가족간에 유대감을 높이는 데 의미가 있는 행사였지만 빌 게이츠에게는 무엇보다도 승리가 중요했다. 빌 게이츠는 이 행사를 통해서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길렀다. 그리고 이렇게 키워진 그의 승부사적 자질은 마이크로소프트를 창업하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IT삼국지
카테고리 경제/경영 > 경영전략 > IT경영
지은이 김정남 (e비즈북스, 20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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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머니야 머니야 2010.12.13 09:21 신고  Addr  Edit/Del  Reply

    좋은책인것 같네요^^ 언제한번 틈내서 꼭봐야겠습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