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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비즈북스 2013.06.27 10:04

스타트업 펀딩 

| 들어가는 글 |


신생 기업은 법정에 들어선 죄인과도 같다. 법정에 들어선 피고인은 적어도 유죄 판단이 되기 전까지는 무죄 추정의 원칙이라도 있지만, 신생 기업은 그 무죄가 입증되기 전까지는 죄인 취급을 받는다. 신생 기업 대부분이 실패하기 때문이며, 투자자는 이런 사실을 잘 아는 반면 기업가는 그러한 사실을 모르거나 믿고 싶어 하지 않는다. 자기 회사는 바로 옆에서 쓰러져가는 다른 회사와 다를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입장 차이는 다음과 같은 문제를 야기한다. 고용, 유형자산 및 재고의 구매와 같은 경영 활동을 위해서는 자금이 필요하고, 이러한 자금을 공급해주는 투자자들은 항상 실패를 염두에 두고 있으며 자신들의 소중한 자본을 잃게 될까 걱정한다. 물론 성공할 경우 막대한 과실을 가져다주는 벤처 투자가 매우 매력적이기는 하지만, 기대하는 투자 금액 대비 결과의 크기가 매우 커서 어떤 면에 있어서는 탐욕스럽게 보이기도 한다. (벤처 투자자는 은행 적금 이자 몇 % 정도는 경비 정도로 생각하지만, 채권 투자자는 %의 1/100 단위인 bp를 수익 단위로 쓸 정도로 아주 작은 이익에 민감하다. 완전히 다른 세상 사람들이다. —옮긴이)


기업가들은 그 기회가 주는 매력에 사로잡히고, 실패할 경우 벌어질 일들에 대해서는 의도적으로 눈을 감아버린다. 하지만 기업가라면 어느 정도는 그러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새로운 회사를 만드는 이 미친 여행을 시작하지 못할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투자자와 기업가의 견해가 공존할 수 있을까? 투자자가 기업가의 이야기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거나 아니면 기업가가 투자자의 견해를 수용하고 사업을 포기하게 되는 제로섬인 상황일까? 만약 이렇게 어느 한 쪽의 의견만이 받아들여지고 그 방향으로 의사결정이 이루어진다면 새로운 사업을 통해 큰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기회는 날아가버리는 것이다. 결국 모두 지는 게임이 된다.


벤처캐피털의 투자기법은 이런 수수께끼와도 같은 어려운 문제에 해결책을 제시한다. 벤처캐피털은 투자자의 두려움과 기업가의 희망을 이어주는 다리 역할을 한다. 어느 쪽도 상대방의 의견을 전적으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 벤처캐피털의 투자기법은 양측의 견해가 타당하다고 보고 각각의 견해가 반영될 수 있는 ‘동적 자금 조달 구조dynamic financing structure’를 만들어낸다. (그만큼 투자 검토 과정, 협상 과정, 계약서의 구조가 복잡하다. —옮긴이)


이 책을 통해 벤처캐피털 투자의 동적 자금 조달 구조에 관한 핵심적인 내용을 설명하고자 한다. 우선 아주 전형적인 사업 계획을 가지고 있는 가상의 회사인 ‘크레디티카’의 사례를 살펴볼 것이다. 크레디티카는 베타 제품을 우선 출시하고, 사용자를 모아나가는 방식을 취하는 전형적인 소프트웨어 서비스 회사이다. 벤처캐피털이 이 회사를 어떤 식으로 대하는지 알아볼 것이다. 이 회사에 대해 어느 정도 이해를 하고 책의 내용을 읽어나가면 좋을 것이다.

제1장은 보통 5년에서 7년 정도 걸리는 성공한 회사 만들기의 기나긴 여정을 12~18개월 단위로 끊어서 단계별로 보여준다. 각 성장 단계는 여러 마일스톤으로 구성되어 있다. 마일스톤은 보통 제품, 시장, 고객, 경영진과 같은 사항의 큰 변화를 의미한다. 그리고 성장 단계는 여행에서 중간 정착지와 같은 개념이다. 각 성장 단계는 회사의 궁극적 목적으로 향하는 과정에서 눈에 띄는 진보를 해나가는 과정을 나타내며, 그 지점에 이르러 남은 여정에 관해 생각해볼 (여유와 자금을 가질) 수 있는 좋은 위치이기도 하다. 계획했던 성장 예상 경로가 여전히 맞는 것인지, 리스크가 덜하거나 더 짧은 경로가 있지는 않은지를 보는 것이다. 사실 우리가 원래 하고자 했던 것이 과연 올바른 선택이었는지도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이런 회사가 보여주는 단계별 성장 구조는 파이낸싱에도 적용이 된다. 특정단계의 투자자들은 사업이 완전히 성장할 때까지 필요한 모든 자금에 대해 책임질 필요가 없는데, 그 이유는 회사가 목표를 이루어낸다는 충분한 확신을 가지기가 너무도 어렵기 때문이다. 그저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한 자금 정도를 계산해서 제공할 수 있을 뿐이다. 기업가는 사업이라는 긴 여정을 시작할 수 있을 정도의 자금만으로 일단 시작을 하고, 마일스톤을 하나씩 달성해가면서 다음 단계의 여행을 지속하기 위한 자금을 조달해나가게 된다. 사업이 다음 성장 단계에 다다르면, 그만큼 목표와 가까워진 것을 의미하고 그만큼 투자 리스크는 낮아져간다.

제2장은 기업의 첫 번째 성장 단계를 집중적으로 살펴볼 것이다. 단계에 따라 어떤 마일스톤(실적 목표 —옮긴이)을 설정해야 할 것인가? 첫 번째 성장 단계로서 목표를 삼을 수 있는 다른 방향은 어떤 것이 있을까? 이러한 회사의 전략을 수립함에 있어 최고 재무 책임자, 즉 CFOChief Finance Office의 역할은 어떠해야 하는가? 이와 같은 질문들이 생길 수 있다.

첫 번째 성장 단계로 나아가는 데에 있어서 창업 후 12개월에서 18개월은 아주 중요하다. 기업가가 운영을 잘해서 초기 자금으로 첫 번째 성장 단계에 다다를 수 있을 것인가? 만약 그렇다면 그 시점이 되어서 신규 투자자가 그 계획에 동참해서 사업이 더 성장해나가도록 투자를 해줄 것인가? 만약 예정된 성장을 이루지 못한다면, 처음의 투자자는 투자금을 포기하고 회사가 망하도록 놔둬야 하는가? 혹은 (기업가를 희생양으로 삼는) 구조조정을 통해 회사를 살려야 하는가?

이런 회사의 여정을 좀 더 잘게 쪼개서 보게 되면, 중간에 전략을 수정하거나 파이낸싱 방법을 바꾸거나 조직을 변화할 수 있는 옵션을 생각해볼 수 있다.
성장 단계 구조로 비추어볼 때, 초기 단계 기업은 기껏해야 향후 12개월에서 18개월 정도 살아남을 수 있는 자금의 여유가 있을 뿐이다. 이런 특성 때문에 보통의 회사가 가지는 현금 흐름 혹은 리스크 양상과 사뭇 다른 모습을 보여주게 된다. 항상 깊숙한 곳에서 시한폭탄이 째깍거리고 있다. 비유하자면 각 회사는 시간이라는 활주로를 달리고 있는데, 비행기가 활주로 끝에 다다르기까지 이륙하지 못하고 어떤 가치를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그 대가는 혹독할 것이다. 제3장은 현금 흐름과 리스크 양상의 열 가지 특성을 설명하고 있다. 성장 단계별 파이낸싱 구조로부터 이야기를 풀어낸다.


제4장은 얼마의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가에 대해서 설명한다. 사실 투자된 자금을 어디다 사용할 것인가는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간략하게 구분해보자면, 기업가는 벤처캐피털의 투자금을 자산 취득 비용, 제품 개발 비용, 경영진/관리자 영입 비용, 운전자본 비용, 판매 촉진 비용 등과 같은 항목에 사용할 수 있다. 몇몇 항목에 대한 투자 수익률은 본질적으로 매우 낮을 수밖에 없다. 오직 몇 개 항목만이 투자 수익률 관점에서 큰 가치를 가져다줄 수 있다. 기업가는 어떤 항목의 투자가 회사의 미래 가치를 극대화하는 것인지 잘 알고 그 항목에 투자를 집중해야 한다.

벤처캐피털 펀드는 보통 기간이 정해진 파트너십 구조를 가지고 있다. 벤처캐피털리스트의 보상은 두 가지 형태로 이루어진다. 하나는 운용 보수이고,또 하나는 이익carry 분배이다. 제5장은 펀드의 구조와 보상 체계가 어떻게 벤처캐피털리스트의 투자 행위와 사고 과정을 지배하는지 설명한다.


사업 계획과 관련된 책이나 글은 너무나도 많이 쓰여졌지만, 대부분 핵심을 빗나가고 있다. 사업 계획은 대상 시장에서 어떻게 시장 지배력을 만들어내고, 그것을 활용할 것인가를 설명하는 도구에 불과하다. 사업 계획은 시장지배력의 근원을 규명하고, 왜 이 회사가 그 시장 지배력을 획득할 수 있고, 유지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근거가 되는 증거를 결집해야 한다. 또한 그 근거들은 매우 이해하기 쉽고 간결하게 표현되어야 한다. 제6장은 보통의 투자자 들이 사업 계획서로부터 얻어내고자 하는 그 근거들에 대해 설명한다.


신생 기업의 가치 평가는 계속해서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이 아니고서는 도저히 계산해낼 수 없는 마술과도 같은 것이다. 전통적인 가치 평가 방법인 현금 흐름 할인법DCF이나 이익 배수PER, 매출 배수PSR를 이용하는 유사 회사 비교법은 잘 들어맞지 않는다. 그러나 투자자와 기업가는 그러한 기업 가치에 대해 하나의 정해진 숫자로 합의를 보아야 한다. 이런 일이 실제로 어떻게 벌어질까? 대강의 규칙은 무엇이며 왜 그것이 말이 되는 것일까?  제7장은 여타의 벤처캐피털에 관한 책에서 얼버무리고 넘어가는 부분인 신생 초기 벤처기업의 공정 가치를 정하는 방법에 대해서 설명한다.


제8장은 텀시트의 개념을 소개한다. 상장사에서는 모든 주식이 동등하다. 벤처 비상장사에서는 투자자들이 통상적으로 우선주라는 수단을 이용해 투자를 하는데, 이 우선주 투자에는 세 가지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첫째, 회수 구조상 우선주 주주의 몫을 보통주 주주에 우선토록 할 수 있다. 이것을 달성할 수 있는 메커니즘을 제9장에서 자세히 설명한다. 둘째, 우선주 투자자가 지분율의 범위를 넘어서는 경영 통제권을 행사할 수 있게 한다. 특정 의사결정 권한을 보유하거나 이사회 구성원을 지정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짐으로써 가능한 일이다. 관련된 사항은 제10장에서 설명한다. 셋째, 베스팅이나 워런티와 같은 방법을 통해 투자자와 기업가 간의 이해관계를 잘 조정할 수 있다. 이것은 제11장에서 설명한다.


제8장에서 제11장까지는 자칫 기업가가 투자협상 과정에서 함정에 빠질 수 있는 부분에 대해 어떻게 하면 좋을지 제안하는 내용을 담은 팁을 추가해두었다.


이 책 마지막 장인 제12장에서는 책의 모든 내용으로부터 얻은 교훈들을 모아서 투자 유치를 하는 상황으로 담아냈다. 만약 각 미니 사례에서 (정답을 읽지 않고서도) 투자자가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유추해낼 수 있다면, 벤처캐피털의 투자기법에 일정 수준 정통해졌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텀시트와 벤처캐피털에 관한 내용을 공부하고 나서 보는 것을 추천한다.

책의 마지막 부록으로 두 가지를 실었다. 첫 번째 주제는 SPI라는 회사의 사례연구이다. 성장 단계 지도의 사례를 볼 수 있다. 두 번째는 실제 사용되는 텀시트다. 이 텀시트는 조항별로 제8장, 제9장, 제10장에서 설명되어 있다. 확실하게 말해두고 싶다. 벤처캐피털의 투자기법은 매끄럽고, 잘 연결되는 단계별 생산 공정 같은 것이 아니다. 혼란스럽고 복잡하며 법적인 내용이 개입하고, 역동적이면서 어떤 때는 험악하기까지 하다. 이런 사실에 놀랄 것도 없다. 사실 투자자와 기업가의 관계는 투자자가 친절하게 기업가의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주는 협력적인 관계가 아니다. 투자자와 기업가가 자신들의 각기 다른 욕심에 대해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기 위해 거치는 흥정 같은 것이 바로 벤처파이낸싱이다.


만약 성장 단계별 투자 방법, 미래의 이익 배수에 기반한 가치 평가, 벤처캐피털리스트의 심리, 텀시트의 뉘앙스를 잘 이해할 수 있다면, 흥미진진한 파이낸싱 게임을 활발히 추진해나가는 데 있어서 실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스타트업 펀딩>. 더멋 버커리, 이정석 역. e비즈북스



스타트업 펀딩

저자
더멋 버커리 지음
출판사
e비즈북스 | 2013-07-10 출간
카테고리
경제/경영
책소개
이 책은 스타트업을 움직이는 중요한 축인 벤처캐피털의 투자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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