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몰 사장학'에 해당되는 글 4건

  1. 2011.01.18 세금의 기본 개념을 익혀라
  2. 2010.09.30 바닥부터 경험하라 (2)
  3. 2010.09.24 벙어리3년,귀머거리 3년,장님3년
  4. 2010.09.16 쇼핑몰 사장학을 연재하기에 앞서
posted by e비즈북스 2011.01.18 09:48
세금의 기본 개념을 익혀라

경제와 더불어 세금의 개념이나 제도 변화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세금의 기본 원리는 앞서 잠깐 설명했지만, 개념을 복습하는 차원에서 이야기해 보자.

개인사업자는 연 2회 부가가치세와 연 1회 소득세를 내며, 법인은 예정 분기, 확정 분기의 총 4회 부가가치세와 연 1회 법인세를 내게 된다. 그리고 통신판매신고에 따른 면허세를 연 1회 낸다.

부가가치세는 매출-매입의 10%에 해당하는 금액을 내는 것을 말한다. 그 외에도 갑근세, 주민세, 4대 보험료 등이 있으나, 이런 것들은 장사를 하는 데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매출, 매입 관리를 소홀히 하게 될 경우 내지 않아도 될 세금을 내야 할 경우도 있고, 내야 할 세금을 내지 않아서 벌금 등의 가산세를 낼 수도 있다.

그렇다면 내지 않아도 될 세금이란 무엇인가? 가령 한 분기에 1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가정하자. 그런데 매입 자료는 신경 쓰지 않고 거래처로부터 영수증을 받지 않았다든지, 세금은 나중 문제라고 치부하고 일단 조금이라도 마진을 보려는 생각에 세금계산서를 받지 않는 조건으로 몇 %라도 단가를 낮춰 매입했다고 하자. 그렇게 되면 1억 원의 10%인 1천만 원을 세금으로 내야 한다. 상품의 마진율이 30%라고 할 경우, 세금계산서를 꼼꼼하게 받았다고 한다면 1억 원–7천만 원=3천만 원×10%인 300만 원만 내면 될 세금을 1천만 원씩이나 낸 셈이다.

실제로 이러한 현상이 발생할 경우, 세금을 줄이기 위해 카드 매출 외에 매출은 자료에서 누락시키려 할 것이다. 그렇게 될 경우 나중에 세무소로부터 소명에 따른 가산세를 부과 받을 확률이 높아진다. 즉, 1천만 원의 세금을 내야 하는데 카드 매출인 8천만 원만 매출로 신고하고 기타 현금으로 받은 것은 누락시키다가 이 매출이 누락된 원인을 소명하라는 통보를 받게 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이와 비슷한 사례가 오픈마켓을 운영하던 개인사업자들에게 일어난 적이 있다. 결국 오픈마켓의 개인사업자들은 불성실가산세를 지불하고 나서야 비로소 세금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되었다.

매출-매입=이익×10%라는 아주 기본적인 원리를 안다고 해도 실제 장사를 하면서 어떻게 적용시켜야 할지 모르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무조건 매입 세금계산서만 받으면 세금 문제가 저절로 해결될까? 그렇지 않다. 그러므로 매출을 정확하게 집계해야 한다. 그래야 ‘매출-매입’을 정확하게 계산할 수 있다.

flickr - vistavision


매출은 어떻게 집계할 수 있을까? 많은 사람들이 이 부분을 간과한 나머지, 부가세 신고 시 자신도 모르게 매출을 누락시킨다. 쇼핑몰의 경우 카드 결제, 무통장입금이 주된 매출 원천이다. 매장이 있다면 매장에서 현금으로 구매하는 현금 매출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무통장입금 중 세금계산서를 발행하는 경우와 현금영수증을 발행하는 경우가 있다.

카드 결제부터 알아보자. 오픈마켓 운영자에게는 대부분의 매출 집계가 카드 결제의 매출 집계 원리와 같다고 볼 수 있다. 즉, PG 사(카드 결제 대행사)를 통해 자동적으로 매출이 집계된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PG 사나 오픈마켓에서는 부가세 신고 자료라는 매출 집계 자료를 제공한다. 이 자료가 부가세 신고서에 카드 매출 항목이 된다. 그리고 세금계산서 매출은 세금계산서 프로그램을 통해 매출 합계표를 작성하면 총 세금계산서 매출이 집계된다.

2010년 1월 1일부터 전자세금계산서를 시행하려 했으나, 아직 홍보도 부족하고 거래처들의 혼란을 막기 위해 1년 뒤인 2011년 1월 1일로 연기되었다. 그러므로 향후 2011년 1월 1일부터는 구매자가 세금계산서를 요청하면 전자세금계산서를 발행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전자세금계산서 대행사에서 발행한 세금계산서를 집계할 수 있게 된다. 세금계산서의 경우 공급자 보관용과 공급 받는 자 보관용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전자세금계산서를 발행했더라도 꼭 공급자 보관용도 출력하여 함께 보관하고 있다가 부가세를 신고해야 한다. 또한 현금영수증 발행분은 현금영수증 홈페이지를 통해 사업자로 가입을 한 후 로그인하면 월별 현금영수증 발행 집계를 확인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매장 없는 쇼핑몰에서 카드와 무통장입금을 통해서만 매출이 발생한다고 가정할 경우를 살펴보자. 부가세 신고를 위한 매출 집계는 카드 결제 매출 집계+세금계산서 발행 집계+현금영수증 발행 집계+무통장입금 집계인데, 이 중 세금계산서 발행 합산액과 현금영수증 발행 합산액을 뺀 금액(이를 일반 소비자 매출이라 한다)을 모두 합산한 것이 쇼핑몰 총매출 집계가 되는 것이다.

여기에 총 상품 매입 후 발행 받은 총매입 세금계산서를 뺀 금액이 순수익이며, 이 순수익의 10%가 부가가치세가 되는 것이다. 이 원리를 꼭 이해하기 바란다. 좀 더 깊은 세무 지식은 세무 관련 책을 찾아보길 바란다. 세금에 관한 지식은 틈틈이 관심을 가지고 익혀두면 일상생활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세무에 관한 지식을 쌓는 방법으로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매년 국세청에서 발간되는 문서나 책이 기본이 되므로 이를 통해 우선 기본 개념을 익혀라. 국세청 홈페이지에서 ‘발간 책자’라는 키워드로 검색하면 된다. 업종, 업태에 맞게 다양한 세무 관련 책자를 발간하고 있으니 다른 정보보다 우선하여 정기적으로 읽어보는 습관을 갖도록 하자.

세무사에 기장 대행을 맡긴다고 해도 본인이 매출과 매입을 집계 내어 확인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그래야만 혹시 생길지 모를 세무사의 실수를 방지할 수 있으며, 쇼핑몰의 매출, 매입을 직접 집계하고 파악해야 과도한 매입 등을 통해 발생될 수 있는 매출, 매입의 괴리를 방지할 수 있다. 예를 들어 2분기에 판매할 상품을 1분기에 미리 매입했다고 하자. 그렇게 되면, 1분기는 매출에 비해 매입 자료가 많을 것이다. 그 후 2분기에는 매입보다 매출이 많기 때문에 1분기와 2분기의 매출, 매입 자료 간의 괴리가 생긴다. 그러나 매출, 매입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다면 1분기에 매입할 상품의 재고분을 2분기로 이월한다든지, 적절한 조치를 취하여 각 분기별 매출, 매입을 적절하게 배분할 수 있다.

1분기 매출에 비해 매입 자료가 많다면 환급을 받는 것이 원칙이지만, 환급은 쇼핑몰을 운영하면서 추천할 만한 방법이 못 된다. 국가는 세금을 내지 않거나 세금을 환급 받는 사업자를 달가워하지 않기 때문이다. 개인의 경우 환급을 받고 안 받고 차이가 없지만, 사업장의 경우 세금을 환급 받을 경우 매출 누락 등을 의심할 수 있다.

그리고 2분기의 경우 매입은 별로 없고 매출만 많았기 때문에, 역시 과도하게 세금을 낼 우려가 있다. 상품 마진율은 10%인데 매입 자료가 없기 때문에 매출-매입이 10%가 아닌 50%가 되는 경우를 생각해 보자. 1억 원어치 팔았다면 매입 원가 9천만 원을 뺀 1천만 원의 10%인 100만 원을 부가세로 내는 것이 아니라 5천만 원에 대한 10%인 500만 원을 세금으로 내야 한다는 뜻이다. 그렇기에 매출, 매입 집계를 직접 내보고 확인하는 습관을 들여야 재고분 매입을 각 분기별로 적절하게 배분하여 불미스러운 사태를 미리 방지할 수 있는 것이다.

장사하기 전이나 장사할 때에도 이 점을 꼭 염두에 두기 바란다. 대부분의 쇼핑몰에서 이와 같은 기초적인 세금 지식과 매입 자료 배분에 대한 수완이 없어서 적잖이 곤욕을 치르곤 한다.

쇼핑몰사장학
카테고리 경제/경영 > 유통/창업 > 창업 > 인터넷창업
지은이 허상무 (e비즈북스, 2010년)
상세보기

posted by e비즈북스 2010.09.30 10:32

바닥에서부터 시작하라는 말은 쇼핑몰 사장이 되려는 사람에게는 누누이 강조하는 말이다. 아주 원론적이면서도 기초적인 말이다. 작은 쇼핑몰 하나 운영하는데 바닥부터 일할 필요가 있냐고 반문할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런 사람들은 회사에 취직하여 시키는 일만 실수 없이 잘해서 매달 안정적인 월급을 받는 편이 낫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flickr - michael kay


쇼핑몰이라는 게 주문이 들어오면 상품을 매입하고 포장해서 배송하면 되는 것 아니냐고? 천만의 말씀이다. 주문은 그냥 들어오지 않으며, 상품 매입은 담배 사듯 쉽지도 않고, 포장은 기계가 해주지 않는다. 주문이 안 들어와서 손가락이나 빨면서 하루 종일 게임만 하는 쇼핑몰 사장들도 많다. 주문을 받고도 상품 매입을 못해서 소비자에게 사과 전화를 걸고 카드 결제를 취소해야 한다면? 티셔츠를 주문했는데 바지가 왔다고 소비자가 불평을 늘어놓은 경우는 없는가?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바닥부터 경험해야 한다.

당장 쇼핑몰 사장이 되고 싶은데 바닥부터 경험하라니 힘이 빠질 수도 있다. 사장입네 대우받고 싶은데 막내가 되어 위에서 시키는 일만 해야 한다면 다 때려치우고 싶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렇게 하는 편이 좋다. 어린 나이에 매출 몇 억짜리 스타 사장이 된 사람들과 같은 화려한 인생을 꿈꾼다면 애초부터 시작하지 않는 게 좋다. TV 스타들도 인기가 3년을 가기 힘든데, 스타 사장이라고 다를 바는 없다.

신문이나 TV에도 나오고 남부럽지 않게 생활하는 듯 보이니, 사장만 되면 자신도 그만큼 누릴 수 있을 듯 착각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것이 미디어의 맹점이다. 인간은 자신이 보고 싶어 하는 것만 본다. 스타 사장들은 그러한 심리를 이용한 미디어 상품에 불과하다. 2007~2008년엔 TV에 스타 사장들이 참 많이도 나왔는데, 요즘에는 통 보이지 않는다. 3년밖에 안 되었는데 벌써 유행이 지난 것이다.

바닥부터 경험해 보라는 말은 많은 의미를 내포한다. 실수를 방지할 수 있고, 시행착오를 줄이며, 기초가 탄탄해지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매장 청소도 안 해본 사람이라면 새로 들어온 직원이 청소하는 데 2시간이나 걸린다고 투덜거려도 그냥 넘어갈 것이다. 그리고 포장 오류로 다른 상품이 배달이 되는 일이 잦아도 문제의 근본 원인을 찾는 데만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다.

그 기간 동안 발생되는 불필요한 비용들은 마진을 갉아먹고, 적자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지나친 비약 같은가? 5천 원짜리 티셔츠 한 장 팔아서 1천 원 남는데, 포장 오류가 생기면 배송비만 왕복 4천 원이 든다. 티셔츠 3장을 더 팔아야 겨우 본전이 되는 셈이다. 그뿐인가? 소비자가 가만히 있을 리 없다. 시간적인 손해 배상을 하라는 손님도 있다. 몰상식하다고? 손님은 내 물건을 사주고 수익을 내게 한다. 상식이며 도리를 따지는 것 자체가 오히려 상식 밖의 행동이다. 누구나 물건을 잘못 받으면 당연히 화를 낼 것이다. 내가 화를 내는 것은 당연하고, 손님이 화를 내는 것은 당연하지 않다는 말은 커다란 모순이다.

거래처와의 관계는 또 어떠한가? 한동안 꾸준히 잘 매입하던 물건이 있는데, 어느 날 오픈마켓을 보니 똑같은 물건을 본인이 매입한 가격에 팔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면, 거래처에다 그동안 부당하게 더 챙겨 먹은 금액을 토해 내라고 할 것인가? 그런다고 거래처가 돈을 주지는 않는다. 장사하기 싫다면 모를까, 당장 내일 나갈 물건들을 매입할 곳이 없다면 따질 수도 없다. 이렇듯 바닥을 경험하지 못한 사장들은 크고 작은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보자. 지인 중에 쇼핑몰 사장이 있었다. 웹디자이너로 일하다가 바닥도 경험하지 않고 쇼핑몰을 창업하였다. (이런 사례는 너무도 많다. 쇼핑몰을 장사가 아닌 IT 사업쯤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는 뜻이다.) 직원들 간의 문제, 배송 오류, 내지 않아도 될 과도한 세금으로 하루 종일 일하고도 매월 결산은 적자를 기록했다. (공과금은 과도하게 내면 돌려주지만 세금은 그렇지 않다. 매입 및 매출에 따른 세금계산서를 제대로 정리하지 않아 부가세를 잘못 신고하여 많이 냈을 경우, 즉 매출은 제대로 신고하고 매입은 적게 신고했다면 세금이 많이 나온다. 이럴 경우에는 차후에 정정 신고를 해도 환급 절차가 까다롭다. 또한 과도한 매입 누락 때문에 환급을 받고도 환급 조사까지 받을 수 있게 된다. 매출이 누락될 경우에는 문제가 더 심각해진다. 불성실 가산세 및 누락에 따른 추징세까지 내야 한다.) 결국 부모님이 물려주신 아파트를 담보로 대출을 받았지만 그것도 잠시, 결과적으로는 아파트 한 채를 날리고 다시 원래 하던 일로 돌아갔다.

이런 예를 보고, ‘나는 절대 그렇게 되지 않도록 열심히 할 거야’라며 각오를 다질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 사람인들 ‘쇼핑몰로 아파트를 날리겠다’라는 포부를 가지고 시작했겠는가? 각오만으로 되는 일이 아니다. 3~4살짜리 어린아이들도 매일같이 각오한다. “내일부터 엄마 말씀 잘 듣겠습니다”라고 말이다.
바닥부터 경험하면 자세와 마인드, 사고방식, 태도 등을 바꾸게 된다. 그렇다면 직접 경험하지 않고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묻고 싶을 것이다. 첫 번째 책에서는 간접적인 경험도 언급했으나 이번 책에서는 ‘간접 경험은 없다’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아예 경험하지 않은 사람보다야 낫겠지만, 결국 직접 경험한 사람들보단 못하다는 뜻이다. 직접 몇 년씩 경험한 사람들도 경제 불황에 나가떨어지는 판에, 간접 경험자들은 오죽하겠는가.

그러면 바닥부터 경험하기만 하면 성공이 보장될까? 물론 아니다. 그렇다면 경험 이상의 무엇이 필요한 걸까? 바닥부터 경험하면서 그 과정을 일기로 남기는 일이다. 그 일기는 소중하게 간직하다가, 힘이 들 때, 문제에 부딪혔을 때, 잘되고 있을 때에도 가끔씩 펼쳐보라. 알고 있는 것은 절대로 잊지 않도록 해주고, 새로운 문제가 있다면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할 것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flickr - Paul Watson


일기를 쓰는 일은 어렵게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 날짜별로 구성된 작은 다이어리에 매일매일 본인이 배운 것을 최소 3가지 이상 적는 것이다. 많을수록 좋다. 이는 바닥부터 학습하는 과정에서 하루하루를 소중히 여기고 배우겠다는 각오를 실천하기 위한 것이다. 이것은 자신과의 약속이다. 무엇이든 좋으니 배운 것은 모두 적어라.

단, 너무 간단하게 적지 않는 편이 좋다. 너무 간단히 적으면 나중에 다시 볼 때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진열장을 카테고리별로 구성하여 상품 매입 후 진열해 놓고 포장하니, 효율적이고 포장 시간도 단축되며 포장 오류가 발생되지 않음’이라는 식으로 작은 것이라도 자세히 서술하는 편이 좋다는 뜻이다.

‘진열장 카테고리화’라는 식으로 써놓으면 진열장이라는 카테고리를 만들라는 것인지, 진열장 모양으로 카테고리를 만들겠다는 뜻인지 혼란스러워진다. 나도 이런 기록 방법을 사장이 되고 나서야 배웠다. 막내 생활을 할 때 배워뒀더라면 수많은 문제들을 쉽게 해결했을 텐데, 어렵게 많은 비용을 들이고 나서야 해결하고 후회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쇼핑몰에 막내로 들어가서 시키는 일도 하기 바빠 죽겠는데, 그때그때 배운 것을 기억해 뒀다가 일기까지 쓸 수 있느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요즘에는 휴대전화가 발달해서 녹음하거나 일정 관리 및 메모로도 가능하다.

의류 쇼핑몰 사장이 되기 위해 동대문 가게에 들어가 일하게 되었다고 하자. 물건이 들어오면 박스를 뜯어서 상의는 이쪽에 쌓고, 하의는 저쪽, 액세서리는 아래쪽에 쌓아놓으라고 지시를 받았다. 그런데 막내라고 시키는 대로만 하면 안 된다. 왜 그렇게 하는지 이유를 생각해야 한다. 도저히 모르겠거든 물어보라. 바로 윗사람이 모르면 사장에게라도 물어보라. 사장도 모른다고 말한다면 차라리 다른 직장을 알아보는 편이 낫다. 사상누각인 회사일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내가 군대에 있을 때의 일이다. 신병으로 들어가니 바로 위의 고참이 쪽지를 주면서 그대로 하라고 시켰다. 그 쪽지는 조선 시대부터 대물림했는지 빛이 바랠 대로 바랬고, 코팅된 곳 여기저기가 뜯어져서 비닐 테이프로 덧붙인 흔적이 있었다. 쪽지에는 일어나서 눈뜨자마자 취사실 설거지, 수납함 정리, 바닥 청소, 욕실 청소를 하고, 상황실에 벗어놓은 고참 전투화를 닦으면서 총기 소제를 한 후, 내무반 바닥에 물을 뿌리라고 쓰여 있었다. 처음엔 그저 시키는 대로, 아무 생각 없이 했다. 그러다가 설거지 후 수납함을 정리하는 순서가 아니라 바닥 청소 후 설거지하는 식으로 거꾸로 일하다가 고참에게 걸려 혼나곤 했다.

“막내가 빠져서 시키는 대로 안 하고 제 맘대로 하네?” 그렇게 혼나면서도 왜 그런지 이유를 생각하지 않았다. 삽질하라면 삽질하는 기계처럼 시키는 대로만 했다. 그리고 내 딴에는 ‘참 비효율적으로 일하네. 들어가자마자 바닥을 청소하고 설거지하는 게 더 빠를 것 같은데, 왜 설거지를 하고 수납함을 정리한 후 마지막에 바닥을 청소하라는 거지?’라며 고참들이 멍청하다고까지 생각한 것이다. ‘너희들은 멍청한데 똑똑한 나는 막내라서 시키는 대로 하는 거야. 내가 분대장이 되면 이 규칙을 다 바꿀 거라고.’ 지금 생각하면 어이없는 자기합리화였다. 고참이 안 보면 내가 정한 순서대로 일을 하다가, 어느 날 문득 내가 생각한 순서대로 일하면 시간이 좀 더 걸린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7시에 욕실 청소를 시작해야 하는데, 7시 10분이나 20분이 되어야 시작하게 되는 것이었다. 그러다 보니 다른 일도 밀리고 시간이 촉박해져서, 결국엔 나만 더 힘들어졌다.

늦게 일어나는 것도 아닌데 왜 그럴까 생각하다가 해답을 찾게 되었다. 그 쪽지에 쓰인 일하는 순서는 어느 날 왕고참이 하늘에서 떨어진 계시를 받아 만든 것이 아니라 수년, 아니면 수십 년간의 경험을 토대로 하여 가장 효율적으로 짠 것임을 깨닫게 된 것이다. 업무 순서를 만든 고참들도 나처럼 이런저런 방법을 시도해 보다가, 쪽지에 적힌 방법이 가장 효율적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기록으로 남긴 것이다.

고참들이 야간 근무를 서면 라면 등 야참을 먹고 그릇을 설거지통에 넣는다. 다음 날 분대의 막내는 그릇을 설거지하고 수납함에 정리한 후 바닥을 청소하게 되어 있었다. 개인 주택이 아니므로 남은 음식을 쓰레기통에 넣는 것이 아니라 바닥 하수구에 버리게 되는데, 그러다 보니 설거지가 끝나면 바닥에 음식물 찌꺼기들이 생긴다. 내 방법대로 하면 남은 음식이 없는 날엔 바닥 청소를 하고 설거지를 끝내면 그만이지만, 그렇지 않은 날엔 바닥 청소를 하고 설거지하고 음식쓰레기 때문에 다시 바닥 청소를 하니 일을 두 번 하는 셈이었다. 그러니 시간이 더 걸릴 수밖에.

아주 단순한 일조차 단번에 깨닫지 못한 내가 답답해 보일 수도 있겠다. 어쨌든 과정에 따른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데도 한낱 막내가 어쭙잖게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이는 사회생활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다.

바닥부터 경험할 때는 스펀지가 물을 흡수하듯 모든 것을 배워라. 심지어 사장이 왜 팔자로 걷는지, 그 이유까지 생각하라. 그리고 배운 것은 잊지 않도록 일기에 기록하라.

배우기 위해 택한 그곳은 당신의 생각과 자세를 바꿔주는 것은 물론이고 나중에 사장이 되었을 때 크고 작은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수련의 장이 될 것이다. 돈도 받고 일도 배우고, 얼마나 좋은가?

바닥부터 경험하는 과정을 통해 점차 사장의 마인드로 바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기회나 재력도 한순간에 물거품이 되게 마련이다.



★ 체크 포인트 ☆

● 내가 뛰어들려는 쇼핑몰 분야의 바닥부터 경험하라.
● 수련 과정에서 매일 배운 것을 3가지 이상 기록하라.
● 일기는 나중을 위해 자세히 서술하라.



《쇼핑몰 사장학》 허상무.  e비즈북스
posted by e비즈북스 2010.09.24 13:52
돈을 벌었든 못 벌었든, 이해관계에 있는 사람들에게 말하지 말라. 돈을 번다고 축하해 주지도 않으며, 못 번다고 도와주지도 않는다. 돈을 벌었다는 소문을 거래처에서 듣게 되면 나눠 쓰자는 심리로 마진이나 기타 지원을 바랄 것이고, 돈도 못 벌고 손해만 본다고 듣게 되면 혹시라도 돈을 떼일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물건 납품보다는 결제만 받으려 할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적자로 가뜩이나 어려운데 물건 납품까지 받지 못하여 주문이 들어와도 팔지 못하는 문제가 생기게 된다.

같은 쇼핑몰 업계 사장의 일이다. 한동안 손가락만 빨다가 장사가 점차 잘되니, 그간 거래처들로부터 예우받지 못했던 것에 대한 보상 심리가 작용했던지, 직원들에게도 후한 월급을 주고, 거래처에도 선입금을 해주는 웃기는 짓을 저질렀다. 선입금이란 물건을 사고 나중에 대금을 주는 것이 아니라 돈을 먼저 주고 물건을 받는 방식이다. 당연히 거래처들은 그렇게 거래하는 업체가 없으니 처음엔 무척 고마워했다. 연일 사장을 불러내어 회식 자리를 만들고 상도가 어떻다는 둥, 장사꾼끼리의 의리가 어떻다는 둥, 형님으로 모시겠다는 둥 온갖 감언이설로 사장과 직원들을 띄워주었다. 그러면서 한다는 말이 결국엔 물건 값이 비싸지더라도 의를 지켜 매입해 주기를 바란다는 말 같지 않은 소리였다. 이 뜻은 내 물건이 좀 비싸더라도 계속 매입해 주고 결제 잘해 달라는 소리다. 참 말 같지 않은 소리다. 똑같은 장사꾼들끼리 자기네들은 비싸면 사지 않으면서 당신은 비싸도 이해해 달라는 소리가 말이 되는가 말이다. 아무튼 그 쇼핑몰 사장은 거래처 직원이나 사장의 말만 듣고 정작 속내도 모르는 채 비싸도 물건을 팔아주었다.

그러다 그 쇼핑몰 업체가 매출이 감소하면서 적자가 나다 보니, 거래처 결제를 원활하게 해주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 쇼핑몰 사장은 당연히 거래처에서 이해해 줄 것이라 기대했다. 그러나 거래처가 이야기하는 호형호제의 관계는 결제가 잘 들어오고 비싸도 잘 써줄 때의 이야기다. 결제가 안 되면 호형호제 관계는 그로써 끝이 난다. 물건 공급을 중지시키고 매일같이 수금 사원을 시켜 결제를 독촉하니, 쇼핑몰 사장은 어찌 그럴 수 있냐며 상도가 없다고 한탄했다. 이는 거래처 잘못이 아니다. 사장이 잘못한 것이다. 내가 도와줬으니 상대도 도와주길 기대해서는 안 된다. 모든 업체가 그러한 것은 아니지만 접대나 편법을 사용하는 거래처들은 100% 이익만 추구하게 되고 다른 거래처를 이용하려고만 든다.
마찬가지로 직원들에게도 돈을 버니, 못 버니 하는 이야기는 하지 않는 편이 좋다. 돈을 번다고 느끼면 그만큼 나태해지며, 더 많은 보상을 은연중에 바랄 것이고, 못 번다고 느끼면 회사를 떠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거래처들이 늘어나게 되면 많은 정보가 흘러 들어오게 마련이다. 이 정보들은 물론 유익한 경우가 많지만, 불필요한 정보 또한 가리지 않고 들어오게 된다. 가령, 거래처 한 군데에서 다른 거래처에 대해 부채 폭이 크게 늘어난 데다가 수입사나 제조사로부터 물건을 공급받지 못한다는 이야기를 전했다고 하자. 이런 말은 귀머거리 3년 식으로 듣지도 말라. 사실이라고 해도 음해성의 말이나 정보를 유포하는 업체는 더욱 경계하라. 당신의 쇼핑몰이 어려워지면 다른 거래처에 똑같이 이야기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도매업체가 어려워도 소매업체인 쇼핑몰은 손해 볼 것이 전혀 없다. 물건을 받고 돈을 주는 것인데, 물건을 주는 업체가 어렵다고 하여 손해 볼 것이 무엇이겠는가. 그런데도 그러한 이야기를 하는 것은 경쟁업체를 모함하기 위해서이며, 경쟁업체의 매출을 끊어 자신의 매출을 올리려는 얄팍한 잔머리에 불과하다.

오히려 어렵다는 업체에 어려운 상황을 이해한다며 매출을 늘려준다면, 그 업체에 덕을 베푸는 것이고 그 업체는 신의를 다해 장사할 것이다. 잘되는 상황이라면 누구나 어느 정도 여유를 가지고 서로를 배려하게 된다. 그러나 정작 어려워졌을 때 등을 돌리지 않고 물건을 매입해 주고 결제도 잘해 준다면, 어떤 거래처가 신의를 다하지 않겠는가. 물건을 매입해 주는 것은 어렵거나 위험한 일이 아니다. 그 업체에서 돈을 받아야 하는 것도 아니고, 물건 받고 물건 값을 제때 결제해 주는 것이기 때문에 쇼핑몰 측에선 부담이나 위험 요소가 없다. 다만 세금계산서는 꼭 챙겨 받도록 하자. 최악의 경우 부도가 나게 되면 매입한 물건에 대한 세금계산서를 못 받을지도 모르니 말이다.

장사는 신용이라는 말이 있다. 아무리 장사치라 하더라도 신뢰를 얻으면 천군만마를 얻은 셈이다. 술자리에서 말로만 신뢰를 운운하는 것보다 작은 일이지만 상대 거래처가 어려울 때 도와준다면 큰 신뢰가 쌓이게 되고, 장차 전략적인 거래관계가 될 수도 있다. 말로만 최고의 거래처라고 해봐야 바보가 아닌 이상엔 그 말을 믿지도 않는다. 그저 고맙다는 식으로 대답할 뿐이다. 어려울 때 물건을 잘 써주고 결제해 주는 것만으로도 백번 찾아가서 쌓은 친분 이상의 신뢰를 얻을 수 있으며, 진정으로 호형호제할 수 있는 사이가 된다.

《쇼핑몰 사장학》허상무.e비즈북스


posted by e비즈북스 2010.09.16 16:20
<쇼핑몰 사장학>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사전 배경지식이 약간 필요합니다.
이 책의 저자이신 허상무님은 조립PC를 취급하는 쇼핑몰을 운영하십니다.
이 아이템의 특징은 객단가가 크고(PC 1대에 50만원이상) 환율에 따라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이때 자금을 어설프게 운용하면 이익감소와 함께 자금 압박으로 고통을 받게 됩니다.
허상무님은 장부와 거시경제를 특히 강조하시는데 그 이유는 아이템에 기인하는 면도 큽니다.

객단가가 작고 내수위주라고 볼 수 있는 패션아이템을 취급하시는 분들은 나와 거리가 멀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장사를 혼자 시작해서 실패하고 끝난다면 모를까 어느 정도 규모로 성장하면 반드시 거쳐야할 과정입니다. 작은 회사라고 장부같이 번거로운 것 소용없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장사가 잘되는 와중에서도 자금흐름이 수시로 막히는 것은 기본이고, 최악의 경우 횡령사건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이런 것을 잡아내는 것이 장부의 역할입니다.
연재 중간에 저의 경험담도 함께 추가해서 해석을 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