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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비즈북스 2012. 6. 29. 09:29


최초로 슬라이드폰 아이디어를 내기까지


신의현 대표가 모바일과 연을 맺은 것은 2000년 SK텔레텍에 입사하면서부터다. 서울대학교 전기공학부 94학번인 신 대표는 졸업 후 SK텔레텍에서 모바일 기획업무로 사회에 첫 발을 뗐다. 2005년 SK텔레텍이 팬택에 인수되면서 잠시 팬택에 옮겼다가 다시 SK텔레시스로, 이후 최신원 회장 비서실에 근무하며 그룹 차원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하는 업무를 맡았다. 그가 SK텔레텍 시절부터 도맡았던 업무가 바로 휴대폰 상품 기획이다.


“대학 졸업하고 저도 대기업에 입사하면서 큰 꿈을 가지진 못했어요. 별 생각이 없었던 거죠. 남들처럼 제가 맡은 일만 열심히 하고, 월급 꼬박꼬박 나오고, 승진이나 잘 되면 좋겠다는 생각만 했습니다. 어느 날 제가 다니던 회사를 팬택이 인수하는 상황에 이르렀고 만감이 교차했습니다. 지금 보면 그때 상황이 제가 키위플이라는 벤처기업을 차려 오브제를 서비스한 기회가 됐던 셈이죠. 전 대기업에 다니면 언제나 든든할 줄 알았거든요. 제가 열과 성을 다했던 회사가 2005년에 M&A 과정을 겪는 모습을 보며 ‘내 의지로 뭔가 결정할 수 있는 일을 할 순 없을까’ ‘내 한계를 뛰어 넘고 싶다’ 하고 문득 머릿속을 스치는 게 있었습니다. 지금도 제가 대기업에 남았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뭐든지 적당히 하고 끝내지 않았을까 싶고, 지금 보면 오히려 잘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기업 간의 M&A는 흔하디흔한 일이다. 대기업의 일거수일투족에 상장 기업들의 주가가 들썩이기도 한다. ‘대기업이 새로 A사업을 시작한다’ 혹은 ‘대기업이 B사를 인수한다고 하더라’ 같은 소문이 돌면 금세 주식시장은 민감하게 반응한다. 임직원들은 말할 것도 없다.


우리나라는 특히 과거부터 유교와 민족주의적 성향이 강해서 M&A에 대한 부정적인 경향이 많았다. 그러나 미국의 경우 제2의 닷컴신화를 지향하는 과정에서 M&A에 대한 시각도 다소 변화하고 있다. M&A는 근본적으로 인수자 입장에서는 이익과 약점을 극복하고 더 큰 성장동력을 얻기 위함이다. 피인수자 입장에서는 더욱 안정적인 기업을 통해 지속적인 기술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다. M&A는 다시금 시장에 긴장을 불어넣고 주위를 환기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피고용자 시각에서는 그리 달가운 상황이 아닌 것만은 확실하다.


신 대표는 SK텔레텍 입사 당시, 본인의 뜻과는 다르게 모바일 상품 기획 부서로 발령받았다. 덕분에 스마트폰 시장의 기회를 잘 찾을 수 있었다고 떠올렸다. 여기에 평소 철학과 인문학에 관심이 많았던 것도 모바일 기획업무에 큰 도움이 되었다. 처음에는 모바일만 잘 활용하면 기능적으로나 디자인적으로나 편리하고 폼 나는 일상이 될 수 있다는 믿음 하나였다.


그는 사용자가 근본적으로 원하는 서비스를 개발하고 싶었다. 그래서 늘 고민하고 연구하고 메모했다. 평소 즐겨 읽었던 인문학 서적과 철학을 통해 급변하는 세상에 대해 되물을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얻은 결론이 사용자가 모태가 되는 서비스였다.


신 대표가 SK텔레텍 재직 시절부터 지금까지 한 번도 잊지 않았던 가치는 실존주의 철학이다. 2002년 휴대폰에 처음 카메라를 장착해 사용자 편의성을 높였을 때, 그는 휴대폰 카메라 기술부터 접근을 달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발자가 단순히 기술적으로 카메라 기능이 가능한 휴대폰을 위해 부품을 축소하여 기술을 집약시켜 ‘기능’에 접근한다면, 사용자는 ‘이제부터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구나’ 하고 한계의 영역에서 멈춰버린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말 그대로 단순한 ‘휴대폰 카메라’가 돼버린다. 그러나 신 대표는 휴대폰의 기본 성능부터 하나하나 짚어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휴대폰은 기본적으로 커뮤니케이션 수단이 된다. 이미지와 영상으로 상대와 소통이 가능한 도구다. 지금은 당연한 사실이지만 신 대표는 사진 찍는 기술보다 찍은 사진을 상대에게 전송할 수 있는 기능에 더 중점을 뒀다. 이미지를 공유할 수 있는 기능에 콘셉트를 두고 모바일 기획을 한 것이다.


또한 신 대표는 세계 최초로 슬라이드폰을 개발한 장본인이다. 지금이야 터치스크린이 대세고 모두 이런 기술에 익숙하지만 2000년 중반만 해도 슬라이드폰은 혁신 그 자체였다. 가볍게 밀어 올리면 통화할 수 있는 슬라이드폰을 어떻게 개발한 것일까? 이 역시 그의 인문학적 사고에서 출발한다.


“굳이 답을 찾자면, 기술보다 사람의 마음에 더 관심을 가졌기 때문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요즘 광고도 그렇고 서점에 가면 인문학으로 접근하자는 취지의 책을 많이 볼 수 있고, 그만큼 인문학은 상품 기획에도 큰 영향을 미칩니다. 게다가 일 자체가 저와 잘 맞았습니다. 사람에 대한 인문학적 고찰이야말로 사람의 기호와 선택을 반영할 수 있는 근본이 되는 것 같습니다. 기술 자체로 접근하지 말고 사용자가 어떤 욕망이 있고, 무엇을 바라는지 그 본질을 꿰뚫어봐야 합니다. 아마 요즘 나오는 스마트폰 모델은 또 달라지지 않을까요?”


폴더폰은 비교적 공간을 적게 차지하고 펼치면 기능이 확대되는 장점이 있다. 또 접으면 반으로 작아진다. 유일한 단점이 폴더를 펼치기 전에는 액정을 볼 수 없다는 것이었다. 이후 폴더 헤드에도 액정을 달았지만 시간 체크 외에는 큰 메리트가 없었다. 통화하다가 갑자기 폴더가 닫히면 순간 통화가 끊기는 일도 속출했다. 슬라이드폰은 이러한 단점을 수용할 만큼 획기적이었다. 폰을 열든 닫든 액정 하나로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덕분에 그는 거금 2천만 원이라는 보너스와 입사 동기들보다 먼저 승진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그는 그것만이 인생의 전부인줄 알았다고 한다. 사실 그때까지만 해도 창업은 꿈도 꾸지 않았고 할 필요도 없었다.


그의 말처럼 사용자 입장에서 고민한 제품이 바로 슬라이드폰이었다. 액정이 하나다 보니 그만큼 부품비도 절감할 수 있었다. 본질적인 가치를 중요시하고 실존주의 철학을 높게 반영해 접근한 서비스, 이것이 바로 그가 중요시하는 인문학을 기초로 하는 기본 바탕이다.



신의현 대표는 임직원과 동고동락하는 하루하루가 의미 있는 시간이다. 함께 먼 곳을 바라보며 늘 묵묵히 자리를 지켜주는 직원들이 고마울 뿐이다.


‘문사철 600’이라는 말이 있다. 전통 인문학 분야인 문학, 역사, 철학을 이르는 말로 제대로 된 지식인이나 교양인이 되기 위해서는 문학서적 300권, 역사서적 200권, 철학서적 100권을 읽어야 한다는 의미다. 요즘도 문사철은 서점가를 강타하고 있을 정도로 꾸준하게 스테디셀러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 경영은 물론 자기계발과 크리에이티브 분야도 인문학 바람이 불면서 세간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이렇게 인문학이 각광받는 이유는 인문학이 다른 문화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시점에서 여러 현장 자체를 이해할 수 있는 아이디어와 단초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인문학에 관심이 많거나 연관된 강좌를 듣는 사람 대부분은 인문학 자체에 대한 관심보다는 인문학을 현재의 업무에 반영하고 응용하기 위해서다. 신의현 대표는 학창시절부터 지금까지도 책에서 손을 뗀 적이 없다. 그렇게 오래 쌓인 잠재지식들이 오늘날 그의 열정과 사업, 인사이트에 큰 밑거름이 되고 있다.




<앱 스토리>중에서.김관식.e비즈북스.6월 출간




앱 스토리

저자
김관식 지음
출판사
e비즈북스 | 2012-07-12 출간
카테고리
경제/경영
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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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취비(翠琵) 2012.07.02 05:37 신고  Addr  Edit/Del  Reply

    책을 꽤 읽었다고 자부했는데 요즘은 그것도 아니더라구요ㅠㅠ

    • e비즈북스 2012.07.02 10:13  Addr  Edit/Del

      책이란게 읽는 사람만 읽습니다. 책을 읽었다고 생각하시면 그만으로도 충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