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e비즈북스 2011.11.01 15:56


우리 출판사의 《IT삼국지》가 문화체육관광부 선정 2011 우수교양도서로 선정되었습니다.

많이 팔리지는 않았지만 지금 화두가 되고 있는 글로벌 IT기업의 플랫폼 전쟁의 향방을 분석한 책이죠.

이 책이 나온 후 1년 정도 되었는데 그 이야기는 아직도 진행중입니다. 그리고 전쟁은 점점 치열해지고 있죠.


삼성전자와 애플의 분쟁의 근본적 원인은 이 플랫폼 전쟁의 충돌입니다.

제조업체의 대표주자인 삼성전자가 수세의 입장이라면 소프트파워로 여기에 침투하고 있는 애플은 공세의 입장이죠.

그래도 삼성전자가 꿋꿋하게 버티고 있지만 다른 기업들은 풍전등화의 운명입니다.

LG전자는 스마트폰의 부진으로 기껏 쌓아놓았던 휴대폰 분야의 성과가 수포로 돌아갔습니다.

모토로라는 구글이 인수했고, 노키아는 윈도우에 사운을 맡기고 있는 중입니다.

일본으로 말하면 더 심각해서 올해 상반기가 되서야 안드로이드 관련 책들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한국보다 훨씬 늦은 셈인데 닌텐도의 30년만의 적자가 이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한국은 이에 비하면 다른 국가보다 잘 대처하고 있다고 평가를 내릴 수 있겠지만 문제는 지금부터입니다.

이 책은 플랫폼 전쟁에서 이익을 볼 제3세력으로 차이완 진영을 들고 있습니다.

플랫폼의 지배자들이 저렴한 가격의 기기로 빠르게 대중화시켜야 하기 때문에 차이완이 부각될 수밖에 없다고 하는군요. 애플의 아이패드나 아마존의 킨들 파이어의 가격정책이 이를 증명해 주고 있죠.

태블릿에서 한국이 차지할 만한 위치는 별로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삼성전자가 슬레이트7을 선보인다고 하는데 가격이 너무 비쌉니다. 반면 인텔이 태블릿에 대항해서 1000달러로 가이드라인을 정한 울트라북에서 차이완 진영은 이미 작품들을 내보이고 있죠.

어쨌든 플랫폼 전쟁의 향방이 궁금하신 분은 이 책을 읽어보시길. 우수교양도서로 정부가 공인했으니까요^^
참고로 400종이 넘는 교양도서 선정에서 기술과학분야는 5%가 못되는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이공계 천시풍조가 여기서도 드러나는 것 같습니다. 한해에 2권이 당선된 적이 한번도 없습니다. 그래도 올해는 예산이 500만원으로 잡혀있어서 다행^^

저자이신 김정남 작가님께 축하와 함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posted by e비즈북스 2010.03.19 12:37
요즘 주말극의 강자로 떠오른 '이웃집 웬수'

이웃집 웬수를 검색 결과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아니 이럴 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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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출판사의 최악의 책 표지와 너무 흡사하잖아?
검은 바탕에 자주빛 계열의 글씨. 그리고 가느다란 선으로 된 그림들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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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표지는 그리(?) 흡사하진 않습니다. 이 표지를 만들기 위해서 시안들이 있었는데 뒷표지의 저자이신 김성은 대표의 사진이 앞쪽으로 들어가는 시안이 있었습니다. 아마 그래서 깜짝 놀랐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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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표지의 사진(화질이 안 좋습니다)

 
인쇄가 다 끝나고 책이 막 나왔을 때 마침 한국출판협동조합의  김한섭 과장님께서 방문하셨습니다.

과장님이 표지를 한참 들여다보시더니 가까스로 하신 말씀.

   "책이란 것이 표지때문에 안 팔리는 것은 아니죠"
(유사어; 발가락이 닮았다, 얘가 머리는 좋은데 노력을 안 해요, 하지만 키는 작을 거야 등등)

맞는 말씀입니다. 드라마의 시청률 역시 포스터 때문에 좌우되는 것은 아닙니다.

이웃집 웬수가 동시간대의 경쟁자들을 앞선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합니다. 경쟁 드라마들이 부진한 데다가 이웃집 웬수에는 손현주 씨가 있기 때문이죠. 이 시간 대의 시청자에게 어필할 수 있는 배우입니다. 부담 없는 친근한 마스크에 연기력이 뛰어나 일일 연속극이나 주말 연속극에 딱 맞죠.  

손현주 씨를 보면 대기만성이란 말이 떠오릅니다. 데뷔 후 오랫동안 무명이었다가 천천히 정상에 올라섰으니 말이죠. 하지만 아무도 손현주씨를 정상TOP이라고 보진 않을 것입니다. 히트친 배역 중에서 폼나는 역할이 없으니.

손현주씨가 대박난 드라마는 공교롭게 주말극입니다. 역대 드라마 최고의 시청률인 '첫사랑'에서 최수종 누나의 애인 역할(무명가수)을 맡아서 말 그대로 대박을 쳤습니다. 극중에 나온 노래 '보고 싶어도 보고 싶은정확한 제목은 생각나지 않습니다'을 가요 TOP10에서 손현주 씨가 직접 부를 정도였으니.  

대부분 이렇게 뜰 경우 조연으로 반짝하다 사라지는 경우가 많은데 손현주 씨는 주연배우로 살아남게 됩니다. 물론 그 후로도 주연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말이죠.
 
《나의 쇼핑몰 스토리》의 저자 동대문 3B 김성은 대표님도 이와 비슷합니다. 동대문3B라는 패션쇼핑몰을 2000년부터 운영해 온 인터넷 쇼핑몰 1세대입니다. 처음에는 고생을 많이 했지만 오랜 기간 동안 버티면서 터득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보세의류 쇼핑몰의 선두주자로 올라섰죠. 그 노하우를 담은 것이 이 책입니다.

김성은 대표는 패션쇼핑몰의 생명은 컨셉이라고 주장합니다. 컨셉이 있는 쇼핑몰은 살고 컨셉이 없는 쇼핑몰은 죽는다.

그러면 동대문 3B의 컨셉은?

'허접'
....《패션쇼핑몰의 젊은 영웅들》에서 저자이신 대표님께서 직접 하신 말씀입니다.

폼나게 쇼핑몰을 꾸미면 기존 고객들이 떨어져 나가서여러 차례 시도했답니다. 폼나게 꾸미는 것은 가게 주인의 로망입니다^^ 결국 본래의 디자인으로 다시 복귀시키곤 했다고 합니다.
농담 삼아 말씀하셨지만 동대문3B 쇼핑몰이 허술한 것은 아닙니다. 동대문3B의 고객들은 동대문의 다양한 옷을 많이 볼 수 있기를 원했습니다. 그 욕구에 맞춰서 쇼핑몰을 디자인 하다 보니 화려한 면이 없는 실용적인 모습으로 최적화된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동대문3B의 색깔이 되었죠.

마케팅 이론에서는 고객들에게 각인된 색깔을 굳이 바꾸려는 시도를 하지 말라고 권합니다. 이것은 배우의 색깔 변신이 힘든 것과 비슷한 이치입니다. 손현주 씨가 임금 역할을 맡는다는 것이 상상이 가십니까? 언젠가는 임금이 될지도 모르겠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다른 배역들을 통해 현재의 이미지를 깨야 가능할 것입니다.  

책의 내용에 비해 판매량이 많지는 않았습니다김성은 대표는 본인이 4억소녀 김예진 양만큼 스타가 아니라서 그런가 보다고 미안하다고 하셨죠ㅎㅎ.

하지만 베스트셀러가 다 좋은 책은 아니고, 많이 팔리지 않았다고 내용이 안좋은 것도 아니지요. 《나의 쇼핑몰 스토리》는 문화관광부가 선정한 2008년 우수교양도서입니다. 우리 출판사의 책이라서 그런 것이 아니라 객관적으로 봐도 확실히 좋은 책입니다. 누가 쇼핑몰 책을 물어보면 저는 항상 이 책을 먼저 추천합니다. 나머지 쇼핑몰 책은 나중에 보셔도 됩니다.

《나의 쇼핑몰 스토리》 1쇄는 곧 소진될 것 같습니다. 

그때가 되면 최근 상황을 반영한 개정판을 내면서 제목과 표지를 나르샤처럼 한번 바꿔봐야죠. 
 
posted by e비즈북스 2009.12.30 15:54

인터넷 쇼핑몰 탐구생활

초보 쇼핑몰 운영자의 하루
사무실에 도착하자마자 득달같이 인터넷을 열어 뇌입원에서 선정한 선정적인 뉴스들을 둘러 봐요. 이런 시베리안 허스키. 고사영이 정동건하고 사귄대요. 저 언니는 아침마다 콘푸로스트 대신 방부제라도 말아먹는지 늙지도 않아요. 저는 왠지 모를 화를 삭이며 제가 운영 중인 패션쇼핑몰 '목작녀'에 접속해요. 목작녀는 목이 짧고 굵은 여성들을 타깃으로 한 목걸이 쇼핑몰이에요. 시장 극세분화를 추구하는 요즘 추세를 따라봤어요.

카운트를 보니 밤새 꽤 많은 동지들이 방문했어요. 목작녀는 키워드광고를 하지 않아도 방문해주는 수천 명의 고마운 방문객들이 있어요. 뇌입원 지식인에서 후배랑 듀엣으로 멀티 아이디 돌려가며 다중이짓했던 노가다홍보가 슬슬 빛을 발하나 봐요. 기분이 좋아진 저는 어제 프록시 아이피 찾는 게 지겹다고 호소하는 애의 등짝을 후려친 게 미안해서 살짝 웃어 줘요. 썩소로 답하네요. 뜯어먹을 것. 너는 오늘 죽었어요.

주문 상황을 체크하면서 후배한테 질문 게시판에 답글을 달라고 요청해요. 답글 달아달라고 했더니 이게 논문을 쓰고 앉아 있어요. 미련곰탱이가 따로 없어요. 더 이상 참지 못한 나는 자꾸 곰탱이짓하면 코카콜라 모델로 넘겨 버리겠다고 협박해요. 이건 절대로 아까 저한테 썩소를 지은 데 대한 보복이 아니예요.

2009 겨울 신상 애기인 야심작 '루저 넘버 5'의 상품사진을 보정하고 있는데 전화벨소리가 울려 와요. 익숙해질 법도 한데 전화벨 소리가 들릴 때마다 없는 애가 떨어질 것 같아요. 벨소리에 문제가 있나 내가 좋아하는 들짐승의 노래로 바꿔 봤지만 소용없었어요. 대신 들짐승이 미워졌어요. 오늘은 9시 땡치자마자 전화가 오네요. 조짐이 안 좋아요. 후배가 전화를 받지 않고 개기고 있어요. 빵꾸똥꾸의 표독한 눈빛으로 후배년을 째려 보자 마지못해 받아요. 그런데 처녀시대가 오덕 후리는 목소리로 "호빗의 자존심 목작녀입니다"라고 말한 후배가 울상을 지으며 저에게 S.O.S를 청해요.

따르릉 따르릉

드디어 올 것이 왔어요. 보스몹 클래스 진상고객이 오늘도 또 전화를 걸었어요. 내가 쟤 때문에 아침에 눈뜨면 기도를 하게 되요. 어쩔 수 없이 전화기를 넘겨 받아 가칭 '피묻은 손톱'을 상대해요. 그녀를 피묻은 손톱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받은 상품이 마음에 안 들면 손톱으로 긁어 망가뜨린 다음에 쇼핑몰 책임이라고 우기면서 환불을 요구하기 때문이에요. 참고로 그녀의 닉네임은 '눈사람겅쥬'에요.

오늘은 무슨 트집을 잡나 들어봤더니 상품사진에는 핑크색으로 보이는데 실제로는 살(9)색인 목걸이가 왔다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있어요. 나 귀 안먹었어요. 배틀크라이를 시전하는 내공을 보니 왕년에 콘서트장에서 풍선 좀 흔들어본 솜씨예요. 저는 연약한 가슴을 진정시키면서 남친한테도 해본 적 없는 간드러진 목소리로 고객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합니다, 라고 일단 말을 끊어요. 됐거든이래요. 야 이년아 니 컴퓨터가 삐꾸라서 그렇게 보인 게 왜 내 책임이야 라고 외치려다가 참아요. 인터넷 쇼핑몰은 물리적인 공간이 없기 때문에 전국 장사이고 입소문이 겁나게 빨라요. 눈사람겅쥬가 주요 게시판에 제 험담을 지르고 다니면 눈덩이 불어나듯이 대책이 없어져요. 고객은 왕이에요.

원하는 게 뭐냐고 물었더니 막무가내로 환불해 달래요. 충동구매한 결과가 왜 내 책임이에요. 5000원 장사해서 환송택배비 내가 덮어쓰고 환불까지 해주면 나는 후배하고 놀이터 흙먹고 살아야 해요. 진상고객 하나 엮인 손해 메꾸려면 같은 목걸이 열 개는 더 팔아야 해요. 이게 뭐예요. 하지만 어쩔 수 없이 다 들어줘요. 고객은 왕이에요. 그것도 끝판왕이에요. 폭풍 같은 전화가 끝나자 털썩 주저앉아요. 모든 걸 하얗게 불태웠어요. 곰탱이 후배년이 와서 내 등을 토닥여줘요. 갑자기 엄마가 보고 싶어져요.

내가게 게시판에 가서 하소연을 해요. 많은 운영자들이 공감하면서 다독거려줘요. 하지만 뾰족한 해결책은 안 나와요. 절박한 심정에 강의도 쫓아다니고 전국구로 놀던 때 복대로나 활용하던 책까지도 뒤져봤지만 진상고객 상대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데는 없었어요. 진상고객 때문에 장사 접은 사람들이 한둘이 아니예요. 오늘도 울면서 상품포장을 하며 하루를 보내요. 내일은 또 어떤 불량고객이 나를 괴롭힐까 걱정이 되어요.

이상 초보쇼핑몰 운영자의 하루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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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구매자》 는 이와 같은 쇼핑몰 운영자들의 대고객 고충에서 출발했습니다.

그러나 이 책이 출간되기까지 저희 내부에서는 많은 격론과 고민이 있었습니다. 책이 반드시 중립적인 밸런스란 미덕을 가질 필요는 없음을 고려하더라도 몇 가지 걸리는 점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첫 번째는 원고에 제시된 불량고객 파해법이 많은 쇼핑몰의 대고객 매뉴얼에 두루 적용될 만큼의 보편성이 있는가 하는 문제였고,
두 번째는 쇼핑몰 운영이라는 것은 결국 판매라는 행위를 통한 고객과의 소통인데, 어느 한 쪽에게만 트러블의 책임을 물을 수 있겠는가 하는 고민이었습니다.

저희가 인터뷰한 수많은 쇼핑몰들의 사례를 정리해 보면 전체 구매자 중 불량구매자 비율은 대략 0.3~1%였습니다. 그러나 일방적인 재앙이라고 할 만한 어이 없는 사이코도 만나기 마련이지만, 만남을 가진 백 명 중 하나가 사이코일 수는 없을 것입니다.  상당수는 손뼉이 마주쳐서 나는 소리인 경우죠. 고객의 시선에서 탐구생활을 만든다면 또 다른 이야기들이 나올 테고요. 아니, 이미 많이 나왔죠.

짐은 관대하다

그러나 서비스 수혜자로서 갑과 을의 관계가 역전되는 것을 경계하기 위해 만들어진 '고객은 왕'이라는 격언을 마치 전가의 보도처럼 휘둘러대는 망나니들이 많은 것 역시 사실이고,

그들의 칼부림에 쇼핑몰 운영자들이 무수히 쓰러져 갔기 때문에 이번에는 판매자의 고충을 널리 나누고, 나아가 해결책까지 제시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고객의 시각에서 쓰여진 글들은 이미 많이 나왔으니까요.

불량구매자와 불량판매자에 대한 이야기는 언제 시간이 나면 이어서 자세히 써보겠습니다.

이번에 저희 《불량구매자》가 2009 문화체육관광부 우수교양도서로 선정된 기념으로 작년 이맘때쯤 나온 책을 새삼스레 꺼내서 뒤적거리다가 써봤습니다.

                                            우리는 구매자인 동시에 어딘가에서는 판매자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