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e비즈북스 2012.02.15 16:31
<삶의 보람에 대하여>를 마침내 지난 주에 다 읽었습니다. 삼국지2의 대사를 인용하자면 고통스런 여정이었습니다.

이 책을 읽어보길 추천하는 독자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외부요인에 의해서 절망에 빠진사람들
*불의의 사고로 장애를 갖게 된 사람
*불치병 혹은 중병으로 하루를 고통속에서 살아가는 사람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사람

둘째,내부요인으로 절망에 빠진 사람들
*30이 넘도록 직장을 못 가진 구직포기자
*애인이 없는 키작은 남자와 대머리총각
*자기가 루저라고 생각하는 사람

그런데 사실 첫 부분부터 읽기에는 좀 지루한 면이 있습니다. 1960년대에 쓰여진 책이라 그런지 약간 고루한 방식인 것 같습니다. 저라면 5,6,7장부터 읽어보고 처음 부분을 읽으시길 권하겠습니다.

5,6,7장은 한마디로 베스트입니다. 절망에 빠진 사람들의 고통을 통찰력있게 고찰하고 있습니다. 그들이 어떻게 절망적인 상황을 극복할 수 있을까요? 불행히도 정답은 없습니다. 저자인 가미야 미에코가 봤을때 절반 정도는 절망을 극복하고 삶의 보람을 찾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절반의 사람들은 여전히 절망 속에서 벗어나지 못한다고 합니다.

이 엿같은 세상 망해버려라.
행복해 보이는 놈들은 모두 나(한센병 환자)처럼 되라.

이렇게 세상을 저주하고 살아가는 것이죠. 아마 지금도 이렇게 살아가는 멀쩡(?)해보이는 사람들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다가 이성의 끈을 놓으면 정신병자가 되기도 하고, 혹은 묻지마 범죄를 저지르기도 하죠. 하지만 그것은 예외적인 경우고 대부분은 자살의 길을 선택하거나 자신의 운명을 저주하면서 살아가다가 죽는다고 합니다. 너무 비관적인 글이어서 읽는 분에게 죄송하네요.

이 책의 저자인 가미야 미에코는 일본에서 저명한 정신과 전문의로서 일본 왕족(미치코 왕비)의 정신상담을 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저와 차이점은 세상을 긍정적으로 본다는 것이죠. 어제 점심때 메뉴의 음식을 괜찮다고 했더니 같이 일한 직원이 6개월만에 처음 칭찬했다고 합니다. 어떤 직원은 입사해서 처음 들어본 소리라고....저는 많이 긍정적으로 변했다고 자화자찬하는데 대체 예전의 제모습은 어땠을까요?--그런데 사실 저는 음식갖고 별로 말을 하는 스타일이 아닙니다. 단지 좀 이상한 음식이 나오면 악평을 할 뿐입니다. 그런 경우도 아마 6개월에 한 번일텐데...

filcik - moyan brenn


어쨌든 저자의 미덕은 장점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는 점입니다. 저같으면 단점도 같이 보거나 혹은 먼저 보게 게 됩니다. 그러나 저자는 절망을 극복하고 살아가는 이유를 다시 찾았다면 그것으로 선(善)이라고 본거죠. 책에서는 종교,특히 기독교에 대해서 호의적으로 평가합니다. 환자들이 이 종교에서 삶의 의미를 찾는 경우가 많는데 교리가 희망을 주기 때문이죠. 저는 그 내용을 읽고 한국의 기독교를 떠올렸습니다. 아마 힘이 없어서 그렇지 힘이 있었으면 지하철에서 예수천국,불신지옥을 외쳤을 것이라고 삐딱하게 생각했습니다. 일본에서 기독교의 세가 약하잖아요? 예...이게 저의 본질입니다.

하지만 이 책은 저처럼 썩은 사람도 그리 탓하지는 않습니다. 그냥 그런 사람들도 있다고 하고 좀 더 생산적인 이야기를 하죠. 예를 들자면 예수천국,불신지옥을 외치는 사람보다는 남아있는 삶을 다른 사람을 위해 봉사하는 종교인들을 설명하는 것이죠. 어찌보면 예수천국을 외치는 사람도 일종의 사명감을 갖고 사는 사람들입니다. 방법이 잘못 되었지만 사는 보람이 다른 사람을 구원하는 것이니 아름다운 모습이잖아요? 아마 저보다 훨씬 다른 사람들을 잘 보살펴줄 것입니다.

사실 이 책을 제가 불굴의 의지를 갖고 읽은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제 주변에 절망에 빠진 사람이 있거든요. 아마 책을 권한다 해도 읽지도 않고, 읽는다해도 자신에게 해당이 안되는 쓸데없는 이야기라고 덮어버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절망적인 상황이라해도 절반이나 되는 사람이 살아가는 보람을 찾았다는데 위안을 얻고 싶습니다. 다음 번에 만나면 이 책을 줘야겠습니다.


삶의보람에대하여
카테고리 인문 > 심리학
지은이 가미야 미에코 (필로소픽, 201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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