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e비즈북스 2013.02.01 07:30

김현진 오늘 주제인 정부 과제, 정부 과제가 뭔지에 대해 정의를 한번 내려보죠. 다들 어떻게 알고 계세요? 정부 과제가 뭡니까?


이정석 제가 먼저 할게요. 벤처캐피털리스트들한테 정부 과제라는 건 가끔씩 심사하러 오라고 해서 용돈까지 쥐어주는 아주 바람직한 일이죠. (웃음)


김현진 벤처캐피털리스트가 정부 과제를 심사해요? 교수님들만 하는 게 아니었나?


이정석 교수님들만 하시는 건 아니죠. 과제와 관련된 기관들과 네트워크가 빵빵한 사람들은 꽤 자주 합니다. 보통 하루 30만 원쯤 줬던 것같아요.


김현진 생각해보니 충청도에서 모 벤처캐피털 이사님과 심사를 같이 했어요.


이정석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하죠. 좋은 회사 있는지 보는 것보다는 그냥 하루 출장 가서 동네 구경 좀 하고, 회사 소개도 받고, 부채비율은 어떻게 계산하는지 공부도 하고. (웃음)


김현진 캐피털의 시점에서 바라보는 정부 과제의 아름다운 면모로군요. (웃음)


박성준 심사받으러 가서 보면 여러 심사위원들 중에 꼭 저렇게 별 목적의식 없는 표정으로 앉아계시는 분들이 있더라고요. 항상 누군지 궁금했는데 이런 분이셨구나. (웃음)


김현진 ‘나 오늘 하루 쉬러 왔어’ 이런 표정의 분들이죠. 기자의 시각으로 봤을 때 정부 과제는 어떤 의미로 다가오나요?


권일운 할 일 안 하고 딴 짓 하는 거죠.


이정석 잠깐만요. 다르게 이야기할게요. 내가 투자한 회사가 정부 과제를 수주하면 기특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과제를 받으면 돈이 들어오고 투자를 또 안 해도 된다는 안도감이 드니까요.


김현진 이미지 안 좋아질까 봐 빨리 변명하시는 것 같은데, 이건 정의가 아니라 변명이에요. (웃음)


이정석 좀 디테일한 이야기를 드려볼게요. 정부 과제를 수주하려면 매칭 자금이 꼭 필요합니다. 매칭 자금이 뭐냐면 나라에서 10억 원을 주는 정부 과제를 받는다고 가정해봅시다. 그러면 통상 과제를 주는 쪽에서 벤처캐피털을 비롯한 기관 투자를 받을 수 있는지의 여부를 봐요.
정부 자금과 민간 기관 자금을 동등한 비율 혹은 일정한 비율로 매칭시키겠다는 겁니다. 그러면 벤처캐피털에서 10억 원을 투자받아놓거나 투자심의를 통과한 상태라면 정부 과제를 받기가 수월합니다. 그래서만약에 연초, 1월 1일에 벤처캐피털에서 투자를 받아놓은 게 있으면 정부 과제를 신청하기에 상당히 유리한 조건을 갖추게 됩니다. 반대로 정부 과제 심사는 통과했는데 매칭 자금을 구하지 못해서 실제 사업은 수행하지 못하는 일도 종종 생깁니다.


김현진 실제로 투자하신 회사 중에 정부 과제 많이 받은 회사들이 있어요?


이정석 그럼요. 대부분이 그랬습니다.


김현진 그러면 기자의 경우에는 다양한 업종의 다양한 업체들을 많이 보잖아요? 정부 과제 받은 회사들은 제조업처럼 규모가 크고 사업비가 많은 곳들이 대부분인가요?


권일운 제조업체의 경우에는 공장, 그러니까 생산 설비가 이미 갖춰진 경우가 많죠. 아니면 최소한 연구 설비라도 있잖아요. 정부 과제비로 현금 흐름을 만든다는 데 의미를 두는 곳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이게 회계상으로 매출로 잡지는 않을 겁니다.

김현진 기자님이 본 제조업체들은 사이즈가 얼마나 돼요? 우리 IT 쪽에서 생각하는 건 커봐야 5억~10억 원 정돈데.


권일운 돈 받는 액수요? 50억 원짜리도 있죠.


이정석 제조업도 초반에는 작은 정부 과제라도 어떻게든 따보려고 노력하죠.


김현진 박 대표님이 이전에 경영하시던 회사인 아이토닉에서 받았던 정부 과제 중에 제일 컸던 건 뭐였나요?


박성준 처음 정부 과제를 받은 건 소프트웨어 벤처기업 할 때입니다. 회사 직원은 네 명이었고요. 전체 사업규모는 4억 5천짜리인데 아까 말씀하셨던 것처럼 매칭 자금이 필요해요. 정부에서는 3억 원을 대준다고 하면 나머지 1억 5천은 우리 회사가 인건비 형식으로 부담하거나 장비를 투입하거나 해야 하죠. 작은 것들은 8천만 원짜리도 있었고요. 제일 컸던 건 한 대학교와 컨소시엄(Consortium: 다양한 단체가 하나의 사업을 위해 구성한 협력체)을 구성해서 받은 20억짜리였어요. 3년 동안 하는 거였죠.


김현진 그러면 대학이랑 컨소시엄 짜서 3년 기간인 20억짜리 과제를 받으면 회사에 들어오는 예산은 얼마나 되나요?


박성준 아까 말씀드린 케이스 때는 우리 회사에 들어온 돈이 7억 원 정도 됐어요. 충청남도가 하는 사업이었는데 충남에 있는 한 대학교와 현지 벤처기업이 참여해야 하니까 쪼개야 할 곳들이 많았죠.


이정석 지역 특화펀드(특정 지역의 벤처기업을 육성하기 위한 펀드. 대신 해당 지자체가 펀드 약정액에 일부를 출자하는 경우가 많다)에서 나온 돈이 었나요?


박성준 자세한 건 기억이 잘 나지 않네요. 핵심은 저희 회사 기술로 진행하는 프로젝트였다는 겁니다. 그래서 저희 회사가 전체 예산의 3분의 1을 배정받았죠.


김현진 기술을 가지고 했다면, 가장 중요한 건 특허겠네요.


정부 과제의 비결, ‘교수님과 프렌들리하게’


박성준 미리 특허를 확보해놓아야 하는 건 아니었습니다. 아까 말씀드렸던 제일 컸던 프로젝트에 대해서 좀 구체적으로 설명드릴게요. 당시에 저희는 3D 애니메이션 창작 서비스를 하고 있었습니다. 이 기술과 관련된 과제도 몇 개 하다 보니 충남 쪽 대학 교수님들을 몇 분 만나게 됐어요. 그분들은 과제를 내기 위해서 미리 사전 조사를 하고 계시던 차였습니다. 보통 정부 과제는 전년도에 ‘기술선행조사’라는 걸 합니다. 지식경제부나 문화체육관광부 같은 정부 부처에서 관련 학과 교수들이나 관련 업종의 사장들한테 다음 해에 어떤 정부 과제를 하면 좋을 지에 대해 자문을 구하죠.

이정석 벤처캐피털 업계에도 비슷한 게 있습니다. 중소기업청 같은 기관에서 내년에 어떤 업종에 투자를 많이 하게 될지에 대해 수요조사를 합니다.


박성준 그래서 수요조사 시기가 되면 교수님들 몇 명이서 “우리 이 과제에 제안서 내서 한 번 따보자”라고 해요. 우리같이 사업하는 사람들은 정부 과제 하는 것보다 매출 일으키는 게 중요하지만 교수들은 논문실적, 연구 실적처럼 이름 적어내는 게 중요하니까 미리 작업을 하는 거죠. (웃음) 그래서 이분들이 정부 과제를 발제합니다. 실무적으로 가면 산학 협력도 해야 하고, 벤처기업도 끼워 넣어야 하거든요. 그래서 이런니즈를 가진 교수님들을 만나기 위해서는 많이 돌아다녀야 합니다.


김현진 박영욱 사장님도 벤처를 오래하셨으니까 느끼셨죠. 어떠셨어요? 블로그칵테일도 정부 과제를 지원한 적이 있습니까?


박영욱 저희도 초창기에는 많이 했습니다. 그런데 결과는 안 좋았어요. 당시 사업비 규모가 2억 정도 되는 우수신기술지원사업이라는 게 있었어요. 사업비의 70퍼센트를 정부가 대고 나머지 30퍼센트는 기업이 내는 구조였죠. 정보통신부에서 주최하는 대회에서 입상하고 나서 이 사업에 지원하는 기업에게는 가산점을 어마어마하게 준다고 했어요. 저희가 이런 대회들이 쏟아지던 초창기에 상을 받았잖아요. 그런데 저희 빼고는 입상한 곳들이 거의 다 국책과제 사업자로 선정됐어요. 2억원이면 조그만 회사 입장에서는 엄청나게 크죠. 인건비는 충분히 뽑아낼 정도로.


이정석 그런데 왜 박영욱 대표님네만 빠졌을까요?


박영욱 이런 이야기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행정 담당자의 실수 때문이었어요. 제도가 시행된 초창기라 그랬는지 누군가 실수를 하시는 바람에 가산점을 완전히 다 받지 못했어요. 5점 만점에 3점을 가산점으로 주거든요. 3점이면 꽤 큰 건데.


이정석 이런 일을 놓고서 “제도가 현상을 따라가지 못했다”라고 하죠.


김현진 저희도 그래요. 레인디가 2012년 1월 21일에 창업 5주년인데,그동안 정부 과제에 제안서 넣으면 PT에서 늘 떨어졌어요.


이정석 정부 과제에 선정된 분들 혹은 정부 과제를 열심히 하시는 분들을 보니 대부분 교수님들과의 네트워크가 빵빵하고 지식경제부 사무관 같은 분들과도 상당히 가까운 것 같습니다. 특히 요즘에는 WBS가 핫이슈더라고요. WBS와 관련 있는 교수님들이 힘깨나 쓰시는 것 같습니다. 제가 투자한 회사도 WBS에 선정됐어요. WBS가 뭐냐면, ‘월드베스트 소프트웨어(World Best Software)’라는 건데, 지식경제부에서 한국 소프트웨어 산업을 안드로이드를 만들어내는 미국 수준까지 끌어 올려 보자고 추진하는 겁니다.


권일운 사업비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요?


이정석 3년간 1조 원이니까 매년 수천억 원은 되겠죠. 큰 회사 하나를 지정해서 주는 게 아니라 여러 곳에 쫙 뿌리는 방식입니다. 받은 회사와 못 받은 회사의 차이는 엄청나죠. 컨소시엄을 구성하면 대기업부터 아주 작은 회사까지 들어갑니다. 삼성이나 KT도 들어갈 수 있는 사업입니다.


김현진 교수님들이 계속 거론되고 있네요. 발제부터 시장조사까지를 주도하시는 게 대부분 교수님들이라면 교수님들과 관계를 잘 유지하고 친하게 지내야겠네요?


박성준 교수님들과 친해지는 게 유리하긴 하죠. 저희가 했던 프로젝트도 30퍼센트 정도는 교수님들이랑 했어요.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발제를 했던 교수님과 연결된 적도 있어요. 많이 돌아다니다 보니까 우연히 만난 경우죠. 벤처기업이 할 몫이 있는데 이걸 우리 회사에서 했으면 좋겠다고 하셔서 시작한 일이었습니다. 또 다른 경우는 본인이 연구한 내용을 토대로 과제를 신청하려고 하시는 교수님이 연구 내용을 실제로 구현해낼 수 있는 회사가 필요하다면서 우리를 찾아오셨어요. 컨소시엄을 구성해야 한다는 조항도 있었고요. 그때도 제가 그 교수님과 친한 사이였습니다. 그런데 나머지 70퍼센트는 안 그랬어요.


김현진 그 70퍼센트를 수주하게 된 배경이 뭘까요? 혹시 그러니까 ‘우리가 이걸 갑자기 왜 딴 거지?’라는 생각을 해보신 적이 있나요?


박성준 저희가 첫 번째 과제를 땄을 때 그런 느낌이 들었던 것 같아요.2004년에 3억 주는 과제였습니다.

창업하고 돈은 떨어지고, 정부 과제는 마지막 선택


권일운 그때 자본금은 얼마였어요?


박성준 자본금 4천만 원에 직원 네 명이었습니다.


김현진 따지고 보면 1인당 8천 버는 거였네요. 자본금이 4천만이었다고 하신걸 보니 자본금이 많지 않아도 가능했네요. 직원 네 분은 다 서울대 출신이었나요?


박성준 아니요. 저랑 또 다른 친구 하나는 서울대 출신이었고, 나머지 친구들은 지방대 나왔습니다. 두 명이 석사, 나머지는 학사였습니다. 그때 3억이 다 저희 회사로 온 건 아니었습니다. 컨소시엄 방식이라서요.


김현진 잘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서 정부 과제에서 말하는 컨소시엄이 어떤 건지 설명 좀 해주세요. 한 기업만 참여하지는 않는 거죠?


박성준 그렇죠. 정부 과제마다 다 다른데, 주관기업의 요건을 정해놓습니다. 이건 연구소가 해야 한다, 이건 몇 명 이상의 기업이 해야 한다, 이건 중소기업으로 지정된 곳이 해야 한다, 이런 식입니다.


김현진 그럼 첫 번째 과제 때는 주관기업이 아니라 따라 들어가는 입장이었겠네요?


박성준 당시에는 저희가 주관기업 자격으로 컨소시엄을 만들었습니다. 사실 그 전에는 참 많이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창업 직후라 돈은 없고, 우리 사업을 하려고 하는데 그때만 해도 벤처캐피털 투자가 활발하지도 않았어요. 그래서 정부 과제를 어떻게든 따야 하는 입장이었습니다. 정부 과제가 주로 2, 3월 등 연초에 많이 나오잖아요. 열심히 했는데 다 떨어졌습니다.


권일운 제대로 들이대려면 전년 여름, 가을부터 미리 준비해야겠네요.


김현진 그런데 정부 과제에 대한 정보는 어디서 얻으셨어요? 네이버에서 정부 과제라고 치면 나오는 게 너무 많아요.


정부 과제를 보내주는 메일링 리스트는 유료 수익모델


박성준 보통 정부 부처들이 있잖아요. 부가 있고 그 아래로 진흥원들이 있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 밑 콘텐츠진흥원이 있는 식이죠. 최근에는 저희도 과제를 잘 안 해서 정확하지는 않지만 자기 회사와 비슷한 분야의 정부 부처 홈페이지들을 자주 들어가야 합니다. 한꺼번에 볼 수 있는 메일링 리스트도 있는데 유료라서 권하기는 좀 그러네요.


김현진 맞아요. 정부 과제를 모아서 메일링 리스트로 보내주는 유료사이트가 있습니다. 잘 활용하시면 재미 보실 수 있습니다. 사실 저도 박성준 대표님이 알려주셔서 이런 게 있는지 알았어요. 여러분들도 찾아 보시면 됩니다. 하시던 이야기로 돌아가서요. 어쨌든 자본금 4천만 원일 때 정부 과제를 시작하셨네요.

박성준 그렇죠. 그런데 원래는 우리가 될 만한 과제가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당시만 해도 로비가 중요하다는 이야기가 파다했어요.


김현진 맞아요. 정부 과제 따내려면 로비가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들리는데, 정말 그런가요?


박성준 사실 저는 잘 모르겠어요. 막상 로비가 중요한 것 같지는 않은데. 이런 건 있어요. 아까 발제한다고 했던 교수님들 있잖아요. 그런 분들은 미리 준비를 많이 해놓으십니다. 또 비슷한 분들끼리 많이 모여 계십니다. 그러니까 그 사람들이 합격할 확률이 높죠. 과제가 나오면 네트워크가 잘 갖춰진 교수님들은 누가 심사하는지도 많이 알아내더라고요. 저희가 처음 과제를 땄을 때도 그런 네트워크가 작용했어요. 저희가 처음 딴 과제가 스토리텔링 엔진개발이었습니다. 저희는 여기에 3D 애니메이션 기술을 붙였습니다. 선정이 유력했던 교수들은 텍스트 위주의 스토리텔링 엔진개발에 대해서 발제를 해놓은 상황이 었어요. 그런데 저희는 3D 애니메이션으로 하겠다고 했죠. 3D를 해본 적은 없었지만 창의적인 아이디어라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영화 쪽 선배 한 분과 게임 개발하던 후배까지 불러서 컨소시엄을 만들었습니다.결국은 교수 그룹이랑 싸워서 저희가 선정됐어요.


이정석 사실 심사를 할 때 회사의 규모나 재무 상태 등을 평가 항목에 넣으면 대부분 답이 안 나옵니다. 그런 항목은 빼더라도 말도 안 될 정도로 수준 낮은 지원자들이 많아요. 그런데 방금 전에 말씀하셨던 정도로 준비하면 점수를 나쁘게 매기지 않을 것 같네요.

박영욱 회사마다 주력하는 분야가 있잖아요. 그런데 아무 분야나 아이템으로 정부 과제를 따내려고 신청했다가 막상 선정되고 나면 그다음부터 고민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돈을 가지고 어떻게 개발해야 할지 고민하고, 회사의 방향과는 다른 거 같은데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도 하고요.


김현진 자금이 어떤 식으로 집행되는지도 이야기 좀 해주세요.


박성준 몇 번으로 나눠줬는지는 정확히 기억이 안 납니다. 일단 과제용 통장을 따로 만들어야 합니다. 돈이 거기로 들어오고 나면 연구비카드를 만들어서 사용했습니다. 그리고 정해진 일정이 있어요. 분기별로 돈을 주건 반기별로 돈을 주건 그때그때 들어온 돈을 가지고 쓰는거죠. 일정에 따라 써야 합니다.


이정석 전체 프로젝트가 3년짜리라고 하면 1년에서 1년 반 정도를 1차기간으로 잡는 것 같은데 1차가 끝나고 나면 어디까지 했는지를 비롯한 프로젝트 성취율을 평가받나요? 우리가 대한민국 만들겠다고 하면 38선 아래까지는 1년 반 만에 만들어라 하고는 실제로 뜯어보는 형태로요. 중간평가를 해서 성취도가 너무 낮으면 2차 지원금은 없어지는 경우도 있나요?


정부 과제 2차로 가기 결코 만만치 않다


김현진 2차로 못 넘어가는 경우는 많이 있어요? 그리고 달성 여부는 어떻게 평가해요? 처음에 제안서에 썼던 내용이랑 똑같은 걸 만들어 가면 되는 건가요?


박성준 그렇죠. 제안서에 큰 목표와 세부 계획이 다 있잖아요. 목표대로 됐는지 안 됐는지 보는 거죠.


이정석 보통 평가는 벤처캐피털리스트나 공무원, 교수들이 합니다.


권일운 그러면 5억만 주면 1년 만에 아이폰을 만들어내겠다는 내용으로 제안서를 냈다고 칩시다. 6개월 안에는 어디까지 만들고 1년 후에는 완제품을 내놓겠다고 했다고 하겠죠. 그러면 결과가 당초 기획보다 더 좋게 나오기는 어렵겠네요?


박성준 그게 정부 과제의 문제죠. 벤처 입장에서는 하루하루가 다른데 정부 과제는 1년이나 3년을 목표로 해서 계획을 세우잖아요. 시장과 업계 상황은 달라질 수밖에 없는데 심사위원은 제안서에 있는 대로만 심사를 해야 하죠.


김현진 그때 제안서를 이렇게 냈으니까 똑같이 해왔느냐를 본다 이거죠?


이정석 평가기관에서는 “어느 회사는 진도가 잘 안 나갔으니까 중도에 빼버립시다”라고까지 해요. 사업이 열 개라고 보면 한두 곳 정도는 그런 식으로 빼버립니다.

김현진 진짜 빼요? 정부 과제 완료 못 하면 사업비 다 토해낸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정작 토해냈다는 회사는 본 적이 없거든요.


박영욱 일부 토해낸 회사는 봤어요.


권일운 추가 입금이 안 되는 게 아니라 토해내는 거라고요?


박성준 저는 토해낸 경우는 못 봤어요. 대신 처음에 진짜 부실하게 했는데, 나중에 엄청 고생해서 간신히 살아남은 회사는 봤어요.


이정석 1차 평가 마치고 탈락하는 경우가 꽤 있습니다. 다행히 제가 투자했던 회사들은 다 잘 됐고요. 정부 과제는 분과가 여러 곳 있어요. 저는 2년 동안 심사를 가서 총 15곳의 회사를 심사해봤습니다. 첫 해에 열 곳, 두 번째 해에 다섯 곳씩 심사를 했죠. 첫 해는 열 군데 중에 하나 떨어뜨리고 두 번째 해에는 두 곳을 떨궜습니다. 인건비 받아먹고 계획서는 엉망으로 써내고, 계획서의 달성 성과 리포트도 엉망으로 한 곳 들이었죠. 과제를 내는 정부 기관도 감사를 받기 때문에 일을 엉망으로 해놓으면 곤란해져요.


대담자
김현진 레인디 대표

박영욱 BCNX 의장

이정석 LS 사업전략팀 차장

권일운 머니투데이 기자

박성준 나인플라바 대표


<벤처야설 - 창업편>.벤처야설팀. e비즈북스

 팟캐스트 <벤처야설> 5화 '정부과제의 허와실 편'에서 들을 수 있습니다



벤처야설: 창업편

저자
벤처야설팀 지음
출판사
e비즈북스 | 2013-01-17 출간
카테고리
경제/경영
책소개
누구도 알려주지 않은 벤처의 현장, 아이템보다 돈이다!『벤처야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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