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e비즈북스 2012. 6. 27. 10:33


의도적인 저급함과 싸구려가 콘셉트, 패러디도 과감하게


사용자가 배달의민족을 선택했다는 것은 직관적인 UI와 함께 과감하고 위트 있는 일러스트와 문구, ‘배달의민족’이라는 한눈에 쏙 들어오는 이름도 한몫한다. 배달의민족의 콘셉트는 ‘의도적인 저급함과 싸구려’다. 말 그대로 다분히 의도적이다. ‘21세기 최첨단 찌라시’라든가‘집단지성으로 만들어가는 전단지 대백과사전’ 등 카피나 캐치프레이즈도 과감히 시도해 사용자로 하여금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한다. 김 대표는 이러한 일러스트나 문구가 표면적인 것이 아니라 사전 계획에서 비롯된 여러 의미가 내포되어 있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아예 처음부터 직관적인 UI와 재미를 주는 앱으로 개발할 생각이었다. 당시만 해도 디자인다운 디자인이 들어간 앱을 찾아보기는 어려웠다. 위트 있게 시작하려고 했다. 그리고 이 앱의 메인 타깃은 누구이며 배달음식은 누가 가장 많이 시켜 먹는지, 어떤 음식을 누구와 함께 먹는지 연구했다. 그러한 타기팅 작업 후 그에 맞춘 앱의 특성을 고려했다. 간결한 디자인과 패러디야말로 사용자가 배달의민족 앱의 선택을 이끌어낸 일등공신인 것이다.


어떤 앱이든 타깃이 중요하다. 김 대표는 먼저 앱을 많이 이용하는 표본을 추출하고 그중에서 배달음식을 누가 가장 많이 시켜 먹을지 고민하며 타깃을 서서히 좁혔갔다. 젊은 사람 중에서도 20대, 그중에서도 대학생, 그리고 홍대 주변 거주, 그들의 문화방식 등 서서히 타깃을 구체화하자 답이 보이기 시작했다고 한다. 홍대거리 문화를 즐기는 20대 젊은 대학생을 타깃으로 정하니 이들이 좋아하는 디자인이나 브랜딩이면 모두가 좋아하겠다는 결론을 얻었다. 귀엽고 아기자기한 일러스트 요소들, 쌈지 스타일, 과감한 패러디와 카피, 캐치프레이즈 등을 시도했다. 이것을 마케팅으로 이어지게 했다. “어처구니없는 멘트와 문구, 싸구려 저가 마케팅, 오덕스러움, 파코즈 사이트나 짤방느낌”을 요소로 활용했다는 것이다.


패러디도 과감하다. 인기 미드 <CSI 과학수사대>를 패러디한 ‘MIS맛집수사대’는 해당 지역의 맛집 정보를 알려주거나 수정할 곳을 푸시하는 50명의 애용자로 구성되어 있다. 회의를 거쳐 김봉진 대표가 임명하였고 제대로 하자는 취지에서 3D 레이저로 깎아낸 독특한 실크 트로피를 분신으로 수여했다.


요지는 제공하는 정보만큼 사용자가 재미있게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재미없으면 개나 줘버릴 태세다. 그래야 입소문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신규 가입자의 20%가, 매일 6,000여 명이 이 앱을 새로 내려받는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아직 할 말이 많다.


“의도적인 저급함과 싸구려, 패러디가 결코 나쁜 것만이 아닙니다. 시대가 변하고 있습니다. 버라이어티쇼를 보면 비속어나 거침없는 말투가 많이 나오잖아요. 요즘은 비주류의 가벼움과 저급한 패러디일지라도 그 안에 메시지가 분명하다면 그것만으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시대입니다. 라디오에서는 ‘컬투쇼’, 팟캐스트에서는 ‘나꼼수’등 다양한 매체가 쏟아지면서 사용자와 있는 그대로 수없이 많은 소통을 할 수 있잖아요. 그래서 이런 저희 전략은 충분히 전략적이죠.”


김 대표는 입소문이란 사용자의 만족과 이야깃거리가 있어야 한다고도 주장한다. 그는 “소비자는 영악하다. 다 안다. 기존 앱과는 차별화된 디자인과 스토리텔링, 기능적인 포인트가 중요하다”라고 지적했다. 물론 그 이면으로는 기술적인 부분의 완성도를 위해 최선을 다한다. 배달의민족은 정보의 고도화와 최신화, 시스템 안정성 유지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오늘의 성공은 이 모든 과정이 지금까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짜임새 있게 돌아간 결과다.



배달 문화에 처음 도입한 리뷰 문화


사용자는 배달음식을 주문하는 순간 소비자가 된다. 그 업체의 음식맛은 물론 배달수준, 청결, 친절, 서비스 등을 평가하고, 앱을 통해 별점으로 표시한다. 여차하면 배달의민족 카페에다가도 의견을 남길 수 있다. 단순히 전단지에만 의존했던 때와는 차원이 다른 서비스 방식이다. 기존 지역 업체들이 그동안 활용하기가 쉽지 않았던 소비자 참여방식을 택해 업체의 신뢰도를 높인 것이다.


군소업체 입장에서 볼 때 이런 별점이나 의견이 쌓이다 보면 작은 것부터 개선하게 되고 지역 소비자와 신뢰를 형성해 시장에서 충분히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힘을 갖추게 된다. 사실 많은 사람이 지역 배달 문화에 리뷰란 사치라고 생각하기 십상이었다. 소규모 배달 업체 입장에서는 최대한 정해진 시간 내에 신속하게 배달하며 전단지 한 장이라도 더 뿌리는 것이 우선이었다. 이 과정에서 소비자와 업체 간의 서비스 질에 대한 기대는 갖추기란 쉽지 않다. 이 간극을 깨는 데 배달의민족이 한몫하고 있다. 업체도 소비자들도 소통을 통한 서비스 개선과 주인의식을 갖추는 데 동기부여가 되는 것이다.


처음에는 일부 부정적인 리뷰에 대해 업체 사장들에게 전화도 많이 받았다고 한다. 당장 지워달라는 요청이었다. 처음이라 업체 입장에서도 개선의 여지가 많지 않았다. 김 대표는 시행착오가 필요하다고 봤다. 업체 사장들로부터 전화를 받으면 다소 지나친 부분에는 블라인드 처리 정도는 해줄 수 있지만 좋은 이야기든 아니든 소비자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는 것이 좋다고 설득했다. 그것이 일반화될 만큼 쌓이면 소비자 스스로 알아서 판단하게 된다. 요즘 소비자들은 무조건 좋은 글도 무조건 받아들이고 믿지 않는다.


맛과 서비스에 대해 어느 정도 이의를 제기하면 업소는 그 의견을 보고 개선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소비자와 소통하며 더 발전할 수 있는 근간이 되기 때문이다. 군소업체지만 질적 향상을 도모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리뷰 문화가 배달 문화에 처음으로 도입 된 것이자 배달 문화와 고객 간의 신뢰형성에 첫 가교가 생긴 것이다. 배달음식 주문해 먹어본 사람이 직접 리뷰를 남긴다. 글만 남기는 것이 아니라 직접 찍은 사진을 첨부하기도 한다.


하지만 김 대표는 인신공격성 글이나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서는 즉시 강력한 대응을 한다. 리뷰를 남긴 사람의 흔적 조사는 물론 언급된 업소에 일일이 전화해 확인하기까지 한다. 이런 문화가 시행착오를 거듭하며 활성화될 때마다 김 대표는 지역기반 군소시장이 더욱 건강하게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 처음 업체 사장들을 만나 영업할 당시만 해도 지금과 같은 안정적인 상황이 오리라고는 장담할 수 없었다. 한 번씩 사기꾼으로 오해받기도 부지기수였고, 그럴 때마다 스마트폰 원리를 아무리 설명해도 ‘소귀에 경 읽기’였다. 모두 다른 나라 이야기로 일괄했다. 이야기를 아예 들으려 하지도 않았다. 천신만고 끝에 배달의민족을 통해 전화가 걸려온 결과를 일일이 프린트로 출력하여 하나하나 설명하기 시작했다. 역시 아무도 믿지 않았고, 쉽게 믿으려 하지 않았다. 그런 데이터가 어디 있냐는 반응이었다.


김 대표는 그 무렵 재미있는 아이디어를 하나 생각해냈다. 바로 ‘역컬러링’. 이 ‘콜멘트’ 서비스는 배달의민족을 통해 걸려오는 전화는 “배달의민족에서 걸려온 전화입니다”라는 안내멘트가 흘러나온다. 전화를 거는 입장을 뒤집어서 생각한 것이다. 처음 도입 당시 업체 사장들은 이것이 무슨 소리인가 의아해했다.


마침내 하루 한두 통 걸려오던 전화가 다섯 통 이상 걸려오면서 서서히 업체들은 배달의민족 앱에 대해 관심 갖기 시작했다. 마침내 돈을 더 낼 테니 전화를 더 많이 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는 요청도 늘었다. 이때부터 김 대표는 광고상품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감지했다. 배달의민족 광고를 통한 재구매율은 무려 95%에 이른다. 기존 가입 업체 중 한 달 평균 수신율이 120만 콜 정도이니, 약 12만 업소를 계산하면 약 10콜 안팎이라는 수치가 나온다. 상위 노출 광고를 통해 사용자에 노출이 더 되거나 리뷰의 힘을 받은 상위 7~8개 업체가 전체의 70~80%의 콜을 가져가는 파레토 법칙이 여기에서도 적용된다. 심지어 한 달에 300~400콜을 받는 업체도 있으며 적은 곳은 10~20콜을 가져간다. 10콜 정도도 광고비의 ROI를 따져볼 때 결코 밑지는 수가 아니다. 이 콜멘트 서비스는 특허도 취득한 상태다. 대부분의 배달 업체는 평균 매출의 10% 이상을 광고비로 지출하는데, 배달의민족에 등록하면 그 부담을 대폭 줄일 수 있다.


2012년 1월에는 사진 첨부가 가능한 ‘리뷰시스템’을 도입했다. 또 메인화면에 ‘사용자의 현재 위치 표시’를 추가하고 위치 재설정 기능을 강화했다. 해당 업체를 클릭하면 해당 업체와 관련한 이벤트나 쿠폰, 할인정보 등 노출도 눈에 띄도록 했다. 상세 위치정보가 등록되어 있을 경우 주소정보 버튼 형태로 표시하여 정확한 위치도 파악할 수 있다. 직관적인 UI뿐 아니라 UX를 고려해 페이지를 재구성했다. 또 최신 리뷰를 상세페이지에서 바로 확인 가능하도록 했고, 중요한 내용을 상단으로 배치해 사용자가 더 정확하고 편리하게 리뷰를 확인할 수 있게 했다. 업체와 관련한 이벤트나 쿠폰, 할인 내역도 가시적으로 노출하여 지역 업체도 자신만의 이벤트 기획이 가능하도록 하고 이를 확대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사진은 리뷰를 남길 때 최대 3개까지 첨부가 가능하다. 첨부된 사진 썸네일로 표시되며 사진을 선택하면 팝업으로 바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로 크게 볼 수 있다. 자신이 작성한 리뷰가 있을 경우 직접 편집할 수 있고, 자신만의 리뷰를 정렬 가능해 사용자 참여율을 더욱 높인 것이 큰 장점이다. 물론 삭제도 가능하다. 알찬 정보와 편리한 기능, 톡톡 튀는 디자인과 아이디어가 맞물려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는 것이다.




<앱 스토리>중에서.김관식.e비즈북스.6월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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