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e비즈북스 2011.01.28 09:04
상표권 침해에 걸려 넘어지다
 
의류나 기타 다른 잡화류들도 그렇긴 하지만 액세서리의 경우는 정말 이미테이션들이 많다. 샤넬이나 디올, 티파니, 까르띠에처럼 유명브랜드들은 물론이거니와 때로는 나도 알 수 없는 디자이너 브랜드들의 제품까지 참으로 많은 카피와 아류들이 지금도 계속 만들어지고 시장에 쏟아져 나오고 있다. 대부분의 판매자들은 불법인 줄 알고는 있지만 찾는 사람들도 많고 마진도 좋기 때문에 이미테이션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갖다 파는 경우가 많다.

처음엔 도매 거래처에서 모르고 가져왔다가 나중에 가격대 알아보려 여기저기 사이트 뒤적이다가 우연히 브랜드를 알게 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사실 브랜드 로고가 디자인에 포함되어 있지 않은 이상 디자인만 보고는 어디 브랜드인지 한눈에 알 수는 없기 때문에 초보 운영자들은 예쁘다고 왕창 사들였다가 나중에 낭패를 볼 수 있다.

처음 밀란케이를 시작했을 때는 이미테이션을 많이 가져다 팔았다. 사실 전공자인데다 직장에서도 브랜드 마케팅 홍보를 전담했기에 디자인만 봐도 어디 것인지 모를 리가 없는지라 몇 개월간은 양심에 찔리고 꺼림칙했다. 그러나 매출에서 표가 나니 중독처럼 쉽사리 내려놓을 수가 없었다. 남들과 차별화된 색깔 있는 브랜드를 만들고 싶었던 꿈은 온 데 간 데 없어지고 두둑해지는 통장 잔고에 내 양심은 무감각해지기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Jxx 법무 전담팀이라는 곳에서 전화가 왔다.
“사이트에 올라가 있는 제품 중에 xx는 저희 회사 제품으로 의장등록이 되어 있는 디자인이기 때문에 귀사께서는 상표권 침해로 x월 x일까지 본사로 출두하시기 바랍니다.”

눈앞이 캄캄해졌다.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 것 같았다. 오래된 재고로 페이지 맨 뒤에 있던 제품이어서 있다는 것조차도 까마득히 잊고 있던 고양이 모양의 귀걸이였는데 상표권 침해로 문제가 된 것이었다. 무뎌져 있던 양심 때문이었는지 잠시 억울한 기분까지 들었지만 엄연히 법을 위반한 것. 전화를 끊고는 정신이 들자 부끄럽고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 상대편에선 200만원의 합의금을 요구했지만 거의 판매하지 않았던 제품이라 사정을 해서 다행히도 합의금 30만원을 내고 종결이 되었다. 당시 본 상표권 침해 건으로 우리를 포함하여 1000여 군데가 넘게 걸렸다는데 액세서리에 관련해 얼마나 이미테이션이 만연해 있는지 정말 놀라울 따름이었다. 사실 금액도 금액이지만 내게는 초심을 다시 찾는 계기가 된 사건이었다.

이미테이션 상품인 CHIMA(치마)와 BEAN GONE(빈곤)


짝퉁과 st(스타일)의 경계를 파악하자
흔히들 짝퉁하면 의류나 가방, 구두 등과 같은 잡화류를 많이 떠올린다. 루이비통, 샤넬 핸드백, 페라가모 구두는 물론이겠거니와 이름도 생소한 디자이너 의류들까지 없는 게 없다. 액세서리 쪽도 예외는 아니어서 오히려 이미테이션이 아닌 제품만 쏙쏙 뽑아 고르는 것이 더 어려울 만큼 많이 깔려 있다. 그래서 유명한 상표를 제외하고는 100% 카피가 아닌 비슷한 스타일은 그냥 사입하기도 하지만 영 찝찝하다. 상표권 문제로 벌금도 물어 본 터라 더 신경이 쓰인다. 그나마 관련 업종에서 오래 있었던 터라 웬만한 것은 보면 대충 알기에 되도록 피해 가지만, 어떨 때는 한참 판매한 후에 뒤늦게 알게 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 그래서 요즘엔 사입할 때 도매상에 먼저 물어 본다.

“언니, 우리 인터넷이잖아. 짝퉁은 안 돼. 알지?”
“알죠, 그럼. 이건 괜찮아요, 날개는 비슷한데 똑같은 건 아니고….”
그렇게 긴가민가한 것은 도매상에 물어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그러나 우선은 판매자 자신도 유행하는 명품 디자인과 최신 제품들에 대해 관심을 갖고 지식을 쌓아야 한다. 소위 명품이라 불리는 해외 고급 브랜드들은 매년 신제품이 계속 쏟아져 나오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의 특징적인 디자인이 수십 년씩 가는 경우가 많으니 유명 브랜드의 특징과 대표 상품군 정도는 알고 있는 것이 좋다. 시장의 유행을 선도하는 것이 기존 유명 브랜드나 각종 패션쇼와 잡지에 소개된 명품 브랜드가 대부분이어서 현실적으로 100% 피해갈 수 없는 부분이지만, 최소한 법의 선을 넘게 되는 일은 없도록 조심하도록 하자. 탈세와 절세의 차이처럼, 짝퉁과 st(스타일)의 경계를 잘 파악하고 있어야 낭패를 겪지 않는다(디자인상으론 전혀 상관없는 제품이라도 상품명에 유명 브랜드의 이름을 거론 하는 것만으로도 상표법 위반이 되기도 한다).

한 가지 더 유의해야 할 것은 연예인 초상권과 관련된 문제이다. 연예인 스타일이라고 해서 착용사진을 그대로 가져다 쓰는 쇼핑몰들이 많은 것으로 안다. ‘어차피 여기저기 다들 쓰는데 뭐 어떠랴’ 생각했다가 역시 큰 코 다치는 수가 있다.

신고 포상금을 노리는 법파라치라는 것이 생길 정도로 인터넷쇼핑몰은 탈세와 상표권 침해 신고 등의 표적이 되고 있다. 일일이 나열하기엔 책 한 권이 되는 긴 내용이어서 짧게 언급만 했지만, 판매자가 무지하다고 용서되는 부분이 아니니 결코 가볍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한다.


서랍장속의주얼리가게낭만주부의액세서리쇼핑몰운영기
카테고리 경제/경영 > 유통/창업 > 창업 > 인터넷창업
지은이 강미란 (e비즈북스,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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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비즈북스 2011.01.27 10:03
액세서리의 복병, A/S

TV나 냉장고 같은 가전제품을 구입할 때, 가격이 10~20만 원 더 비싸더라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름 있는 전자회사 상품을 구입하려고 한다. 브랜드의 인지도도 중요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문제가 생겼을 경우 A/S 가 신속하고 고객응대가 좋기 때문이다. 액세서리의 경우도 가격대가 중고가이거나 귀금속일수록 로드숍보다는 백화점을 더 선호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일 것이다. 밀란케이 역시 ‘싼 맛에 사서 대충 몇 달 착용하다가 버리면 되지’ 할 수 있는 제품들은 아니기 때문에 그만한 서비스가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 쇼핑몰의 A/S의 원칙은 일반적인 쇼핑몰들과 같다. 일주일 이내의 하자에 대해서는 배송료 포함 무상으로 하고, 이후 건부터는 배송료만 고객 부담으로 하고 있다. 은제품이나 고급 도금제품은(일부 디자인상 어려운 것을 제외하고) 재도금 1회 무상 서비스, 이후부터는 1000~3000원 내외의 비용 추가로 고객이 부담스러워하지 않는 금액 선에서 해드리고 있다.


단순한 교환차원의 A/S를 넘어서라
우리는 북마크로 들어오시는 고객이 70~75%선이다. 광고를 많이 하는 것도 아닌데 오래하다 보니 단골손님이 꽤 된다. 그러다 보니 1~2년 전에 구입하셨던 고객들의 A/S나 리폼 요청도 종종 들어오며, 그 밖에도 백화점에서 쇼핑을 주로 하시는 30대 후반~40대 분들이 우연히 우리 쇼핑몰을 알게 되어 전화문의를 주신다.

“여보세요? 좀 아까 주문한 XXX인데요. 언제쯤 받게 되나요?”
“예, XXX 고객님, 주문하신 제품들은 오늘 발송 예정입니다.”
“아, 그래요? 여기 제작도 하시는 것 같아서 혹시나 해서 여쭈어 보는데요. 오래 전에 외국에 나갔다가 엔틱 목걸이를 사서 한참 잘하고 다녔는데 이제는 줄이 너무 낡아서요. 버리기는 아깝고. 앞부분이 너무 예뻐서 대신에 진주로 목걸이 줄을 만들고 싶은데 가능한가요?”
“예, 고객님, 가능합니다. 우선 목걸이 전체 길이랑 원하시는 스타일을 메일이나 게시판에 비밀글로 올려주세요. 저희가 확인해서 금액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사이트 좌측 중간에 개인결제라는 메뉴 보이실 거예요. 그 안에 고객님 성함으로 결제메뉴 준비해 놓고 문자드리겠습니다.”
“그럼, 목걸이 만들어지면 오늘 주문한 거랑 같이 보내주시겠어요? 급한 것은 아니라서.”
“예, 저희가 택배기사님이 방문수거하시도록 예약을 해놓겠습니다. 간단히 메모 적어서 작은 박스 안에 넣어 두셨다가 내일 기사님께서 방문하시면 그냥 드리시면 됩니다. 기사님께서 주소를 프린트한 스티커를 붙여서 가져가시니 주소는 따로 적으실 필요 없으시고요, 배송료 2500원은 리폼가격과 함께 결제하실 금액에 포함해 놓겠습니다.”

고객을 위해 안내해 드리는 손쉬운 A/S 요령

단골고객 중 상당수는 이렇게 자신이 가지고 있는 유행이 지난 진주 목걸이나 스톤 귀고리들을 리폼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한다. 시간이 걸리고 조금 귀찮은 일이지만 고객만족 차원에서 스톤 가격과 공임을 받고 만들어 드린다. 이러한 맞춤 A/S를 받아 본 고객들은 대다수 밀란케이의 충성고객이 되며, 우리 역시 고객의 요청으로 이렇게 디자인 변형을 한 것이 새로운 베스트셀러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주의할 점은, 쇼핑몰의 주객이 전도되어 리폼쇼핑몰로 흘러갈 수도 있으니 표면적으로 드러내지는 않고 고객과의 전화상담 시나 게시판 답변에 살짝 귀띔을 드리는 편이 좋다. 그리고 고객이 A/S나 교환을 하기 위해 택배를 보내야 하는 상황에서 기사님이 고객의 집으로 방문하여 수거하시도록 택배예약도 우리가 직접 한다. 택배에서 깔아 준 프로그램으로 주문했던 고객 이름을 조회하여 버튼 몇 번만 누르면 되는 것이라 간단하고, 나중에 그 부분의 세금계산서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일석이조이다.(참고로 고객이 직접 택배사에 전화 걸어 예약하면 고객이 신청인이 되므로 그 건은 세금계산서를 받을 수 없다).


섬세한 오프라인형 서비스로 감동주기
사은품이나 할인으로만 고객을 감동시킬 수 없다. 우리보다 저렴하고 시즌마다 할인행사를 열거나 쿠폰을 많이 주는 곳들도 많다. 그러나 고객은 그런 곳을 자신의 이익을 위해 이용할 뿐, 더 싸고 큰 금액의 쿠폰이 나온다면 다른 곳으로 미련 없이 떠난다. 보통 오픈마켓의 고객들이 충성도가 낮은 것도 이런 이유이다.

우리 제품은 객단가가 높은 상품이다 보니 고객들이 불편한 점은 없는지 더욱 신경 쓰게 된다. 저가의 제품이라면 그냥 몇 번 쓰고 버리지 하고 생각하지만, 비싼 제품을 샀는데 몇 달 못가서 변색이 된다든지 알레르기가 생겨서 착용이 어렵다든지 하면 더욱 기분이 나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제품 보관하는 요령과 폴리백을 여유로 넣어드리기도 하고, 세척용 광택천과 세척제 등을 서비스로 넣어 드리거나 별도판매를 한다.

나는 주문이 들어오면 그 고객의 등급과 예전 구매 내역, 나이와 지역 등을 확인한다(확인하는 데 대략 몇 초 정도). 형사들이 범인의 단서를 찾듯이 얼굴을 모르는 고객의 취향을 알기 위해 최소한의 조사를 한다. 물건을 포장할 때도 사은품을 고를 때도 고객의 모습을 상상한다. 고객과의 상담에서 고객의 키와 체격, 취향 등을 먼저 여쭤보고 바로 고객의 회원정보란에 메모를 남겨 놓는다. 그리고 고객들의 후기에서 어쩌면 사은품도 딱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이라고 좋아하는 고객들이 있을 때 보람을 느낀다.

공지 없이 사은품을 챙겨 준다거나 고객에게 맞춤서비스해 드리는 것은 기본이다. 목걸이의 길이를 줄이거나 늘려 준다거나 금속 알레르기가 있는 분들을 위해 귀걸이 귀침을 은이나 금으로 교체하거나 디자인을 수정해 주기도 하고, 고객의 연령과 취향을 고려해서 제품을 추천해 드린다. 또한 찾아오시는 고객에게 근처로 나가 제품을 전달해 드리기도 하고, 고객이 요청하는 경우 퀵서비스로 보내기도 하는 등 온라인이지만 오프라인형의 서비스를 해 드린다. 작은 구멍가게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대형마트가 할 수 없는 소소한 것들은 신경 써주어야 한다. 온라인 소호몰의 한계를 고객을 위한 섬세한 배려로 뛰어 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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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강미란 (e비즈북스,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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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비즈북스 2011.01.18 14:52

e비즈북스에서 매달 셋째 주 수요일에 원어데이(★오늘만 반값☆) 이벤트를 실시합니다. 
관심 있는 분들의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

 

 

 

 ☆ 이달의 할인 도서 ★ 

 
<서랍장 속의 주얼리 가게>

 낭만주부의 액세서리 쇼핑몰 운영기

 


 

강미란 지음 | e비즈북스 | 11,500원 → 5,750원 (배송비 무료)

 

일과 가정, 두 마리의 토끼를 모두 쫓을 수는 없을까?

대한민국 워킹맘, 서랍장 속에 주얼리 가게를 창업하다!

일과 가정 모두를 선택한 푸름이 엄마의 쇼핑몰 운영 분투기. 잘 다니던 직장을

그만 두고 주얼리 쇼핑몰을 창업한 주인공이 1인기업 대표이자 엄마, 아내로서

쇼핑몰과 가정을 꾸려나가며 겪은 좌충우돌 경험담을 담았다. 저자가 1인 3역을

소화하면서 주얼리 서랍장 속에 차곡차곡 쌓아 둔 행복한 이야기는 창업을 준비

중이거나 현재 직장에 다니는 모든 엄마들에게 많은 위로와 격려가 될 것이다.

또한 이 책은 액세서리 쇼핑몰 창업에서 홍보, 고객관리까지 주얼리 쇼핑몰

'밀란케이'를 탄탄하게 가꾼 저자만의 노하우를 담았다. 저자가 들려주는 생생한

경험담을 따라가다 보면 창업을 준비하는 주부가 궁금해 하지만, 아무도 알려주지

않은 내밀한 이야기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 이벤트 일시 ★

2011년 1월 19일(수)
(*) 이벤트는 당일 자정(12시)에 마감합니다.

 

 

 

★ 참여 방법 ★

1. 아래 메일 주소로 구매를 원하시는 도서명, 본인의 이름과 주소를 적어 보내주세요.
ebizbooks@hanmail.net (*) 메일 제목에 [원어데이]라고 적어주세요.

[예]

메일 제목 : [원어데이] 서랍장 속의 주얼리 가게 구입 신청합니다

이름 : 홍길동

구매할 책 : <서랍장 속의 주얼리 가게>

주소 : 서울시 관악구 인헌동 1111-11 2층

연락처 : 011-1111-1111

 

2. 다음날(20일 목요일) 메일 확인 후 송금하실 금액과 함께 송금계좌를 알려드리는 메일을 보내드립니다.

 

 

 

★ 배송 및 파본 관련 유의 사항 ★

1. 배송비는 무료입니다. (산간도서지역, 해외배송은 불가)
2. 입금 확인 후 바로 배송합니다



posted by e비즈북스 2011.01.18 10:40
온라인쇼핑몰은 오프라인과 완전히 다르다
 
우리가 상품을 기획하고 제품을 사입하기 전에 꼭 확인하는 것이 있다. 동종업계 쇼핑몰들을 되도록 많이 둘러보며 우리가 생각하는 제품들이 이미 많이 나와 있는지 가격대는 어떤지, 제품구성도 일반적인 오픈마켓의 상품들과 겹치지 않는지 항상 모니터링하는 것이다. 동종업의 개인 쇼핑몰을 벤치마킹하는 이유는 다른 물건, 다른 분위기를 유지하기 위해서이며, 반대로 대형 종합쇼핑몰을 벤치마킹하는 이유는 최적화된 시스템과 메뉴로 고객이 쉽게 지갑을 열게 하려는 것이다.

우리는 중개상(나까마 집)과는 거의 거래를 하지 않는다. 그들은 자체 제작하는 상품이 없거나, 혹 있더라도 많지가 않다. 상품 구색을 갖추기 위해 (한 집에서는 감당할 수 없는 분량이라) 몇몇 중개상들이 모여 원 도매처에 주문을 넣어 대량제작을 한 다음 물건이 나오면 나눠 가져간다. 도매단가를 맞추기 위해 많이 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그로 인해 그 물건은 인터넷뿐만 아니라 길거리 어디에서도 흔히 볼 수 있다. 알다시피 흔히 볼 수 있는 제품들은 제값을 받기 힘들다. 그러나 흔하다는 것은 대중적이란 말도 되기 때문에 아예 무시할 수는 없다. 그래서 유행을 많이 타는 디자인의 제품은 약간의 변형을 주어 제작한다거나 미끼 상품으로 마진을 적게 잡고 팔기도 한다.

온라인은 사진을 보고 고객이 구입하는 것이라 우리의 경우, 만들 때마다 컬러나 모양이 달라질 수 있는 수공예품은 되도록 판매하지 않는다. 제품이 달라질 때마다 다시 사진을 찍고 편집하는 것이 번거롭고 시간을 많이 빼앗기기 때문이다. 잘 나가는 베스트셀러 제품도 독특한 디자인의 제품보다는 무난하고 심플한 것들이 주로 많다. 고객들은 실제로 보고 주문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염두하고, 실제 받아도 사진과 크게 다를 바 없을 만한 안전한 것들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후기가 없는 제품은 판매도 저조하다.

작년에 절친한 친구가 오프라인에서 액세서리 숍을 하게 되어 초기 사입 시 함께 다니며 도와준 적이 있다. 요즘에도 남대문시장에서 가끔씩 만나 점심도 같이 하고 사입할 때 같이 돌아다니기도 한다. 서로 잘 나가는 제품이랍시고 추천해 주기도 하는데 각자 너무나 다른 스타일들이었다. 그 친구의 고객들 역시 20대 후반~ 30대 초반의 금전적으로 여유 있는 직장인들로 우리 고객들과 비슷한 타깃층인데도 말이다.

“미란아, 실은 처음 오픈할 때, 네가 골라준 제품들 나 거의 그대로 있어.”
“어? 이상하다… 우리 쇼핑몰에서 진짜 잘 나가는 거라서 당연히 너도 잘 팔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친구의 말에 따르면, 오프라인은 주로 단골 위주의 장사라서 새로운 고객보다는 늘 오던 분들 위주로 반응 없는 제품은 재빨리 반품하고, 주기적으로 신상품을 들여와서 새로 깔아 줘야 한다고 한다. 그래서 온라인보다는 유행의 주기가 짧은 편이다. 또한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흔한 유행상품보다는 독특한 희소가치가 있는 수공예품이 많이 나간다고 한다(흔한 것은 눈으로 확인하고 인터넷으로 찾아 가격비교해서 젤 싼 데서 산다는 얘기도 있다).

이렇듯 고객들의 구매 성향이 다르니 같은 타깃층이어도 판매되는 제품은 전혀 다를 수밖에. 괜히 도와준답시고 나선 것이 재고만 만들었으니 어찌나 미안하던지 지금 생각해도 얼굴이 화끈 달아오른다.
 

flickr - jamelah



틈새상품군을 찾아라
요즘 쇼핑몰들은 20대 초중반을 타깃으로 하는 곳들이 가장 많은 것 같다. 아무래도 인터넷을 가장 많이 이용하는 연령대이기에 타깃이 되는 것이기도 하겠지만, 실은 쇼핑몰을 운영하고 있는 사장님들 연령대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예외적으로 10~20대 여성의류 쇼핑몰의 오너가 40대 남자 분인 경우도 있지만, 그런 곳들은 전문 MD나 스타일리스트와 같은 전문 인력을 고용하고 있는 기업형인 경우가 많다.

일반적으로 혼자 운영하는 소호형 쇼핑몰 운영자들의 성향은 자신이 가장 관심 있는 분야의 품목을 선택하고, 좋아하는 취향의 컨셉으로 쇼핑몰을 꾸미고 제품을 사입한다. 나도 그렇게 시작했고, 내 또래의 많은 주부들이 아동복쇼핑몰을 하거나 답례품, 돌잔치 관련업을 하고 있는 것을 보면 더욱 그렇게 느껴지곤 한다. 그 나이 대이거나 그와 같은 취향이어야만 알 수 있는, 설명하기 모호하지만 명확히 존재하는 공감대 같은 것.

밀란케이의 주 고객층은 나와 같은 30대, 직장인이면서 5~60대 친정엄마를 둔 딸이고 며느리이다. 30대 초반의 직장인이었던 나는 보보스족은 절대 아니었다(오히려 히피에 가까웠다). 결혼 전까지 길에서 파는 3000~4000원짜리 액세서리나 좋아하고, 가끔 친구들이 생일선물로 사 주는 14K 귀걸이 몇 개가 내가 가진 귀금속의 전부였다. 결혼 예물로 남들은 다이아몬드 5부 내지는 1캐럿 반지에 루비, 진주 세트까지 구색 갖춰 구입할 때도 나는 이해할 수가 없었으니까. 그럴 돈이 있으면 집 사는 데 보태거나 저축해야지, 반짝이는 돌덩어리에 많은 돈을 지출을 하는 것은 사치라고 생각했고 아직까지도 그 생각은 크게 변함이 없다.

그러나 몸담았던 직장의 영향이었을까? 고가의 보석을 취급했던 곳이어서 주 고객들은 연령이 높고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사람들이었고, 명품에 대한 벤치마킹과 VIP 마케팅을 연구하고 배울 수 있었다. 그들이 보석을 구입하는 이유와 심리를 어느 정도 깨닫기 시작하면서 나 역시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다.

남자들의 로망이 BMW, 페라리와 같은 고급 외제차라면 여자들은 단연 티파니로 대표되는 ‘보석’이다. 그러나 소수의 부유층이 누리는 특권으로, 말 그대로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단지 로망일 뿐이다. 20대에는 젊음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예쁘지만, 나이가 먹으면서 여자는 고가의 기능성화장품, 성형, 그리고 장신구(보석)로 치장하기 시작하는 친구들과 주변 여자들을 보게 된다. 특히나 그것은 부와 여유의 척도 비슷한 것이어서 결혼식이나 경조사, 동창회 같은 모임이 있을 때마다 친구가 하고 나온 모피코트, 진주목걸이와 다이아 반지에 아무 것도 가지지 못한 자신을 한없이 초라하게 생각된다.
 
예전 회사 다닐 때, 가끔 초특가로 나온 상품이나 직원들에게 특별할인을 해주는 때에는 큰 금액은 아니지만 비취반지나 브로치, 목걸이를 할부로 구입하곤 했다. 자신을 위해 선뜻 보석을 구입하지 못하시는 친정엄마, 시어머니, 가족들에게 선물하기 위해서였는데, 밀란케이에는(나와 같은) 이런 30대 며느리, 딸의 마음을 반영한 선물용 틈새상품들이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천연원석들을 사용한 실버 제품이 주류로 귀금속처럼 비싼 것은 아니지만 5~10만 원 미만에 가격대를 맞춘 합리적인 제품들이다. 값비싼 보석, 골드나 플래티넘은 아니지만 세팅과 도금 퀄리티가 높은 제품을 이처럼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은 일인가? 또 어차피 자주 하게 되는 것도 아닌데 얼마나 가격 대비 합리적인가(짝퉁을 하라는 말은 아니다. 오해 없으시길).

그 밖에 젊은 20대층을 위해 만든 10만 원대 초반 가격의 다이아몬드 목걸이 같은 상품도 선물용으로 반응이 좋다. 직접 디자인해서 자체 제작한 만큼 마진도 쏠쏠하다. 일반 액세서리와 달리 금(gold)은 객단가가 세기 때문에 10~30개 정도씩 소량 제작도 가능하다.

남들이 모두 팔고 있는 유행 상품군들은 구색을 위해 갖추어야 하긴 하지만, 팔아도 마진이 적기 때문에 미끼상품의 역할을 할 뿐이다. 반면 실질적인 매출을 올리는 품목은 바로 이 틈새상품군들로, 고마진일 뿐만 아니라 다른 쇼핑과의 차별화를 만드는 블루오션 품목이라 할 수 있다.

서랍장속의주얼리가게낭만주부의액세서리쇼핑몰운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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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강미란 (e비즈북스,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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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비즈북스 2011.01.12 09:24
<고객상담 매뉴얼 갖추기>
 
쇼핑몰을 운영하다 보면 고객과 문제가 생기지 않을 수 없다. 예를 들어 핸드메이드 제품은 약간이 비대칭이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 상품을 받아보고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이것을 불량이라고 우기는 사람도 있다. 또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상품을 일부러 파손시켜서 보내고는 불량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경우는 로스의 하나라고 생각하는 것이 편하다. 좀 더 여유를 가지고 100개 팔면 5개, 20개 팔면 1개 이런 식으로 일정 퍼센트로 발생하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편이다.

고객의 마음을 얻는 일은 판매를 해서 돈을 버는 것만큼이나 뿌듯하고 보람도 있는 일이다. 고객응대도 시스템으로 만들어 효율적으로 운영하면 결코 힘들거나 껄끄러운 일만은 아니다. 아시다시피 나의 전화 공포증으로 인해 시작된 일종의 컨닝 페이퍼가 지금은 우리 쇼핑몰의 고객 상담 매뉴얼이 되었다. 그리고 지금도 새로이 고객과 문제가 생길 때마다 매뉴얼에 대처방법을 추가한다. 그리고 시간이 날 때마다 이 매뉴얼을 읽고 좀 더 효과적인 해결책이 없을까하고 방법을 모색한다.
 
 
1. 배송료에 관한 원칙

ex> 리폼을 요청하면서 새로 주문한 금액이 98000원이라면
 머릿속에서는 자동으로 계산기가 움직인다. 우리 쪽으로 고객의 리폼할 목걸이가 와야 하니까 2500원에다가, 먼저 주문한 금액이 98000원이니까 가는 것은 무료배송. 리폼된 제품은 그 편에 같이 묻어서 가면 발송료는 필요 없으니 이 주문 건에 대한 배송료는 2500원이다. 만약 이 고객이 제품을 받은 후, 제품 중 일부 68500원짜리를 반품한다면 반송료 2500원만 받으면 될까? 아니다. 왕복배송료 5000원을 받아야 한다. 이런 경우 대부분의 고객은 물건을 일부만 반품해서 돌아가는 것이니 2500원만 내면 되지 않느냐고 항의한다. 초기에 3만원 이상이라 무료로 받으셨으나, 반품하시는 금액을 제외하면 구입하신 금액이 3만원 미만이 되므로 초기에 지불하지 않으셨던 2500원이 더해져 5000원이 되는 거다.

액세서리뿐 아니라 패션 관련 쇼핑몰은 이렇게 여러 개 주문하고 일부 반품하면서 또 다른 제품을 주문하고 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아무래도 주고객층이 여성이다 보니 조금 더 까다롭고 단순변심도 많은 편이다). 그렇기 때문에 운영자는 머릿속에 배송료에 대한 원칙을 잘 정리해두어야 한다.
 
2. 판매하는 제품을 사은품으로 주지 않는다

전화로 주문, 상담을 하는 고객 중에는 판매하고 있는 제품 중 하나를 그냥 달라고 떼를 쓰는 경우가 종종 있다.
“10만원도 넘게 사는데 사은품은 없나요?. 왜, 첫 페이지에 나오는 은 귀고리 9800원짜리 이왕이면 그걸로 끼워 주시지.”
거의 이런 식이다. 게다가 다른 쇼핑몰들은 그렇게 얘기하면 대부분 다 준다는 말도 많이 한다. 도대체 어느 쇼핑몰인지 궁금하기까지 하다. 그러나 그렇게 끼워주기 시작하면 나중엔 더 큰걸 원하거나 ‘얼마나 많이 남길래?’라는 생각까지 하게 된다.

“고객님, 죄송해요, 저희가 인터넷이다 보니 마진율이 작습니다. 보시다시피 이런 물건 백화점 가시면 2~3배는 더 받는 거 아시잖아요. 가격 대비 좋은 제품들이니까 받으시면 만족하실 거예요. 사은품은 저희가 별도로 마련한 가격대별 사은품이 있고요, 전화 주셨으니 저희가 신경 써서 좀 더 챙겨드리겠습니다”
이렇게 마무리하는 편이 사은품을 퍼주는 것보다 훨씬 신뢰감을 준다. 고객은 사은품도 제품가격에 포함이 된 것일 거라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많이 퍼주면 받을 때는 좋은데, 돌아서면 왠지 본 상품은 싸구려이거나 바가지를 쓴 듯한 기분이 든다. 반면, 마진을 적게 남기고 좋은 제품을 공급하는 곳이라 사은품을 달라는 대로 주기는 어렵다는 것을 각인시키면 본 제품에 대한 만족도도 높고, 무리한 요구도 하지 않는다. 고객은 주인장 하기 나름이다.

판매제품과는 별도 준비한 사은품용 헤어제품들 (주로 부피가 작은 여러종류의 머리끈과 헤어핀, 심플한 실버 귀걸이 등이 있다.)


서랍장속의주얼리가게낭만주부의액세서리쇼핑몰운영기
카테고리 경제/경영 > 유통/창업 > 창업 > 인터넷창업
지은이 강미란 (e비즈북스,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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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비즈북스 2010.10.06 09:55


낭만주부의 액세서리 쇼핑몰 운영기 (2)



AM 7

"지잉~~~ 징~~~"

더듬더듬 궁둥이 뒤에서 진동으로 울리는 핸드폰을 찾았다. 벨을 끄고 조용히 일어나 보니 인형이며 그림책이 모두 이불 위로 올라와 있다. 늦잠꾸러기 3살배기 꼬마와 신랑, 고양이까지 모두 한 침대에서 세상모르게 자고 있다. 평화로워 보이는 그들의 잠이 방해받지 않게 커튼으로 해를 가려주고 살금살금 방을 빠져 나온다.



# 아기와 신랑, 고양이까지 함께 자고 있는 평화로운 아침


나는 평범한 가정주부다. 식기세척기와 세탁기를 돌리고 밤새 아이와 식구들이 어지른 집안을 홀로 정리하기 시작한다. 아이를 어린이 집에 등원시키기 위해 간식과 도시락 그릇, 여유 옷가지 등으로 가방을 꾸리고, 신랑을 출근시키려 아침을 준비하며 이불도 털고 빨래도 너는 평범한 아침이 시작된다.



AM 9

아이를 어린이 집에 보내면 빠른 걸음으로 다시 집으로 향한다. 우리의 업무는 9시 30분부터 시작되며 늦어도 오후 7시면 끝내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아이를 떼어 놓고 현관문을 여는 순간, 나는 더 이상 엄마도 아내도 아닌 사장이 된다. 동생은 이미 주변 정리를 하고 듬직한 직원이 되어 책상 앞에 앉아 있다. 서랍장이 열리면 보통 가정집이던 곳은 ‘로보트 태권V’처럼 액세서리 쇼핑몰로 변신한다. 각종공구와 포장박스들, 칸칸이 정리된 주얼리 수납함이 연이어 나오고 안방과 거실은 순식간에 작업장이 된다. 번듯한 오피스텔도 아니고 세련된 인테리어로 장식한 매장도 아니지만 조금 전까지 식구들이 모여 아침을 먹던 이 작은 방은 더 없이 편안한 사무공간이 된다.

아침커피는 거의 내가 만든다. 동생은 내가 만드는 우유거품 가득한 카푸치노 커피를 좋아한다. 쇼핑몰 일을 하면서 즐기게 된 몇 가지 중 하나가 커피이다. 평소 커피를 좋아하지 않던 동생과 나 인스턴트커피보다 원두커피가 건강에 좋다고 해서 몇 달 전부터 이것저것 맛을 보다 보니 향기에 중독되어 버렸다. 최근에는 오랫동안 벼르던 에스프레소 머신을 하나 장만하여 요것조것 맛난 커피 만들어 마시는 재미에 푹 빠졌다. 집안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직업이다 보니 이것 또한 취미의 하나가 되었다.



# 동생이 만든 우유거품 가득한 카푸치노


“커피 마실래? 원두커피 새로 볶았는데 향 진짜 괜찮다!”
“좋지.”

우리는 각각 게시판 답변과 주문 확인을 능숙하게 하면서 주말에 있었던 일들, 점심엔 무얼 먹을지, 다음 주에 떠날 여행은 어떨지 등에 대한 수다를 떤다. 그러나 대략 1시간 내외의 이 짧은 홈 카페타임은 어느새 지나가고 그 사이 울리는 몇 건의 상담전화가 동생과 나의 대화를 끊는다. 

동생은 그동안 틈틈이 캡처해 컴퓨터에 저장해 둔 자료들을 공유 폴더로 넣어 주며 이것저것 부연설명을 한다. 건네받은 자료를 열어 검토하며 일주일의 스케줄을 짜고 있을 때쯤, 손이 꼼꼼한 직원인 동생은 주문서를 정리하여 출력하고 제품들을 검품하며 하나씩 송장 위에 올려놓는다. 자연스레 말은 없어지고 손은 빨라지기 시작한다(우리는 오전에는 주로 업데이트할 제품 촬영이나 편집, 광고 등 각자 맡은 일을 하다가 점심시간 이후부터 함께 배송업무에 들어간다).



PM 3

본격적으로 마무리에 들어가야 하는 시간이면서 최종적으로 확인해야 할 것들이 많아진다. 우선 마지막 무통장 입금 내역을 확인한다.

“언니, 더 들어온 것 없지? 송장 프린트한다.”
“잠깐! 뭐야, 왜 이제야 입금했어? 어떡하지? “

난감한 상황이지만 매일 이 시간이면 자주 있는 일이다. 게다가 이렇게 한 사람이 많은 품목을 주문한 경우엔 포장시간이 길어져 더 난감하기도 하다. 고객들께 공지해 놓은 입금마감 시간은 오후 3시지만, 어제 주문한 거라도 3시가 조금 넘었다는 이유로 내일 보내 주면, 분명 받는 사람 입장에선 배송이 느린 곳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이런 경우 우리는 좀 무리가 되어도 되도록이면 입금 당일에 발송을 하는 편이다.

4시가 넘어갈 때쯤엔 어느 정도 포장이 다 끝나야 한다. 오늘 보내야 할 물량을 제 시간에 다 포장하지 못할 것 같아 서두르다 보면 등줄기에서 식은땀이 난다. 고등학교 때 시험시간은 다 끝나가는데도 뒷면에 아직 더 풀어야 할 문제가 남아 있었던 기억이 난다. 정신이 혼미해지도록 당혹스러워 가슴 쿵쾅거리던 그 때처럼 머리에 현기증까지 난다. 도처에 깔린 지뢰밭을 지나 고지가 가까워 온다. 자, 정신 바짝 차리고, 손은 빠르고 정확하게 마지막 속력을 내 본다.

“미나! 아직 더 남았어?”
"응. 3개(3박스)는 더 싸야 하는데 어떡하지? 아저씨 오실 때 다 되가는데… 손님들한테 전화해서 내일 발송한다고 하면 안 될까?”
“이 손님은 내일까지 받아야 한다고 전화까지 했는데 이제 와서 못 보낸다고 하면 난리 난다. 우선 이건 되도록 빨리 싸고 나머지 손님들한테는 내가 이따가 전화해 볼게.”

평소 5시가 살짝 넘어갈 때쯤이면 작은 박스들을 담아 현관 앞에 차곡차곡 쌓아놓고 기사님들을 맞이했는데 오늘은 다 싸기도 전에 시간이 넘어 버렸다. 둘이 붙어서 급한 건부터 포장을 하고 있는데 초인종이 울리고, 노란 화물 박스를 가지고 우체국 택배 기사님 두 분이 들어오신다.

“죄송해요. 아직 3개 더 싸야 하는데 어쩌죠?”
“괜찮습니다. 천천히 하세요. 저희는 밖에서 담배 한 대 피우고 오겠습니다.”

종종 기사님들을 기다리게 하는 일이 있는데 그럴 때마다 박스를 다 포장하도록 기다려주시곤 한다. 택배 기사님들 때문에 열 받고 황당한 경험도 종종 있었고, 배송지연이나 분실로 곤혹을 겪었던 적도 있어 택배사를 여러 번 바꾸기도 했다. 새로 바뀐 지금의 기사님들도 나의 클레임으로 택배사에서 교체되어 새로 오신 분들이다. 바쁘실 텐데도 재촉을 하지 않아 고맙다.

내일은 사입을 나가기 때문에 A/S 맡겨야 할 것들을 개별 폴리백에 넣어 사입가방에 옮겨 넣는다. 동생이 수량이 얼마 남지 않은 물건들이라며 적어 놓은 메모를 손바닥 만한 수첩에 깨알 같은 글씨로 거래처별로 옮겨 적는다. 수첩은 호주머니에 넣고 다니다가 커닝페이퍼 보듯 슬쩍 꺼내보기 딱 좋은 사이즈이다. 큰 수첩은 들고 다니기도 무겁지만 건망증이 치매에 가까워 물건을 고른답시고 내려놓고 그대로 거래처에 두고 와 버리는 경우가 다반사이기 때문이다.



PM 7 

신데렐라의 마법처럼 7시가 되면 모든 것을 원상태로 돌려놓아야 한다. 7시가 가까워 오면 모든 업무가 종료되고 나의 주얼리 가게는 다시 서랍장 안으로 서둘러 철수를 한다. 아이가 돌아올 시간이기 때문이다. 직원이었던 동생은 아이의 이모로 돌아오고, 나는 푸름이 엄마이고 아내인 생활로 돌아와야 한다. 우겨 넣든 밀어 넣든 시간 안에 모든 것을 끝내지 않는다면 엄마의 일은 가족 모두에게 스트레스가 된다. 쇼핑몰 일은 중독성이 강해 단호히 끊어내지 않으면 습관적으로 하루 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 나의 서랍장엔 100억의 대박신화는 없다. 매일 같이 콩나물에 물을 주듯 그렇게 조금씩 진화를 해 왔고, 아이를 키우는 일처럼 고비를 넘길 때마다 성장하고 커가는 기쁨과 보람을 안겨 주는 하나의 직업으로 이제 겨우 5살이 됐다. 

 
예전에는 그게 보람이고 즐거움이었던 때가 있었다. 대학시절 밤새 작업을 하다가 해를 보는 아침이면 모닝커피 한잔에 작업용 앞치마를 멘 채로 과 친구들과 해장국을 먹으러 가던 때가 있었다. 열정에 불타오르던 직장시절에도 며칠 야근을 불사하면서까지 일을 마무리하고는 스스로 프로페셔널이 된 듯한 생각에 뿌듯하기도 했다. 남들 눈에는 생고생으로 보이는 이런 것들이 내게는 멋이고 즐거움이던 어린 때였다. 쇼핑몰 초창기 2년간도 열정으로 온종일 쇼핑몰에 매달려 살다시피 했다. 노력한 만큼 돌아오는 삶의 법칙에 한창 맛이 들려 있었다(사실 현실적으로 이렇게 평생 살다가는 시쳇말로 제 명에 죽기 힘들다). 그러다 아이를 임신하고 열정만큼 체력이 따라주지 못함을 실감하게 되었다.

20대의 나는 100m 스프린터였다면 30대인 지금은 42,195km의 멀고도 고된 길을 달려야 하는 마라토너이다. 자신의 컨디션을 살피며 달려야 할 때와 조절해야 할 때를 알아야 성공적으로 완주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미친 듯이 달렸다간 제풀에 나가떨어지게 된다.

정확히 7시가 넘으면 전화선을 뽑아 버리며 업무가 끝났음을 스스로에게 알린다(이후 시간에 고객이 전화를 하면 업무가 끝났음을 알리는 멘트가 나오도록 서비스를 신청해 놓아 무리는 없다). 정리가 덜 된 아이 장난감이나 널려 있는 빨래들, 설거지 할 것들이 조금씩 쌓여 있긴 하지만 쇼핑몰의 흔적은 남아 있지 않다. 





출처_ <서랍장 속의 주얼리 가게>
강미란 지음, e비즈북스 펴냄

posted by e비즈북스 2010.10.05 10:18


 
낭만주부의 액세서리 쇼핑몰 운영기 (1)


'홀아비 3년이면 이가 서 말이고, 과부 3년이면 구슬이 서 말'이란 말이 있다. 남자들은 앞만 보고 달리고 여자들은 주위를 보면 걷는다. 일반적으로 여자들이 집을 통째로 말아 먹었다는 말은 거의 듣지 않는 이유도 여기 있다. 주부는 행여 쪽박을 찰 수도 있는 일에는 올인을 할 수가 없다. 나로 인해 내 아이가 더 힘들게 살고, 우리 신랑이 더 뼈 빠지게 일해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을 만들고 싶지 않은 것이다. 모험을 하면 그것을 극복했을 경우 큰 보상이 생긴다는 것을 알지만, 잘못하면 이가 서 말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큰 모험을 하진 않지만 거북이가 토끼를 이기듯 주위를 살피며 꾸준히 걷는다.


책을 읽어 달라는 핑계로 엄마의 작업실에 자주 들어오는 호기심 많은 푸름이


아주 오래 전 20대 초반이었던 때에 이모와 함께 미국 서부로 여행을 떠난 적이 있었다. 서부하면 빼놓을 수 없는 도시, 라스베이거스에서 며칠을 머물렀는데, 그 곳에서 난생 처음 슬릿머신을 보게 되었다. 갬블러들을 위한 도시라고 불릴 만큼 거대하고 화려한 건물들과 시설에 눈이 휘둥그레졌다.

이모는 게임을 해 보라며 내게 20불을 주셨고 자신도 동전을 바꿔 게임을 시작하셨다. 슬럿 머신 앞에 앉아 동전도 넣어 보고 조심스레 당겨도 보고 이것저것 시험을 해 보고 있는데, 바로 건너편 머신에서 잭 팟이 터졌다. 앰뷸런스처럼 불이 번쩍이며 동전이 쉴 새 없이 쏟아져 나와 바닥 카펫에까지 쌓이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곧바로 경호원 몇 명이 달려와 엄호하는 가운데 잭 팟의 주인공은 돈을 챙겨 떠났고, 그 광경을 본 사람들은 너도 나도 할 것 없이 돈을 들이부으며 게임에 더욱 몰두했다. 재미삼아 1시간만 하자던 이모 역시 몇 시간째 떠날 생각이 없어 보였다. 

 나는 슬럿 머신이 동전을 그냥 먹어 버리기만 하는 것 같아서 재미도 없고 돈도 아까워 그저 동전 통만 들고 어슬렁어슬렁 돌아다녔다. 그러다가 바닥에 떨어져 있거나 사람들이 슬럿 머신에서 대충 쓸어가는 바람에 그대로 남아 있는 동전들을 발견했다. 심심한 마음에 하나두 개씩 줍다 보니 그런 동전들은 생각보다 꽤 많았다. 두어 시간이 더 지난 후 돈이 다 떨어졌는지 이모가 나를 불렀다.

“미란아 이제 그만 가자.”

그때 내게는 70불이 넘는 동전들이 있었다. 물론 게임을 해서 얻은 돈이 아닌 순전히 슬럿 머신에서 주은 돈들이었다(주은 돈은 무조건 그 자리에서 다 써야 한다는 이모의 꼬임에 게임 밑천으로 다 빼앗겨 버리긴 했지만).

나는 새가슴이라 혹시라도 손해가 날 것 같은 큰일은 벌릴 엄두를 내지 못한다. 주식투자를 해 본 적도 없고, 로또나 복권은 사 본 적도 없다. 남들은 인생 ‘한방’이라는데 아직껏 한방이란 것을 경험해 보지 못해서인지도 모르겠다. 고리타분해 보일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어떤 일이든 ‘땀’보다 더 나은 방법은 없다고 생각한다.

이 책을 선택하신 여러분은 ‘액세서리 쇼핑몰로 부자 되는 법’을 기대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죄송하게도 이 책은 ‘액세서리 쇼핑몰로 먹고 사는 법’이다. 평범하지만 위험하지 않게 내 일을 시작하는 방법 정도라고 해야 할 것 같다. 나와 같은 주부들에게는 쇼핑몰 창업 자체가 큰 모험일 것이다. 그렇다면 우선 매스컴에서 떠들어 대는 100억 누구누구의 쇼핑몰은 머릿속에서 지우길 바란다. 액세서리 쇼핑몰 운영은 남들이 흘린 동전을 줍는 것만큼이나 구질구질하고 감질 난다.

나는 식당에 들어가거나 커피전문점, 마트를 가도 ‘몇 그릇, 혹은 몇 잔을 팔면 얼마가 남고’ 하는 기본적인 손익계산을 하고 있다(완전 직업병이다). 누가 장사꾼 아니랄까 봐 보는 족족 머릿속에서 저절로 계산기가 돌아간다. 그리고 결론을 낸다. ‘그래도 내가 좀 낫다.’

매딘차이나(Made in China), 서당개 출신. 친구들이 나를 이르는 별명이다. 나는 덜렁거리고 꼼꼼하지 못하고 성격이 급하지만, 손이 빠르고 특징을 빨리 파악하며 금방 배운다. 손은 빠른데 꼼꼼하지 못하면, 배우는 건 빠르지만 긴 시간을 들여 진득하게 깨우치는 일은 할 수가 없다. 그런 성격 때문인지 뭐든 빨리 배우고 또 흥미를 잃으면 당장 때려치우곤 했다. 친구들은 내가 이 일을 이렇게 오래 할 것이라고 아무도 생각지 못했다고 한다.

몇 년 만에 만난 동창들 모임에서 친구들은 “아직도 쇼핑몰인가 뭔가. 그거 하냐?”고 물었다. 그러나 헤어질 때쯤 되니 너도나도 명함 내밀며 연락 좀 하고 지내잔다. 번듯한 직장 다니는 친구들이 부럽기도 하지만 나는 생각한다. ‘그래도 내가 좀 낫다.’

번듯한 직장 다니는 것보다 내가 낫다는 것은 따뜻한 집안에서 살림도 하고,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역마살이 도져 때려치우고 싶을 때마다 이내 마음을 접고 다시 컴퓨터 앞에 앉게끔 만드는 매력적인 조건임에 틀림없다.





출처_ <서랍장 속의 주얼리 가게>
강미란 지음, e비즈북스 펴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