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e비즈북스 2011.01.18 10:40
온라인쇼핑몰은 오프라인과 완전히 다르다
 
우리가 상품을 기획하고 제품을 사입하기 전에 꼭 확인하는 것이 있다. 동종업계 쇼핑몰들을 되도록 많이 둘러보며 우리가 생각하는 제품들이 이미 많이 나와 있는지 가격대는 어떤지, 제품구성도 일반적인 오픈마켓의 상품들과 겹치지 않는지 항상 모니터링하는 것이다. 동종업의 개인 쇼핑몰을 벤치마킹하는 이유는 다른 물건, 다른 분위기를 유지하기 위해서이며, 반대로 대형 종합쇼핑몰을 벤치마킹하는 이유는 최적화된 시스템과 메뉴로 고객이 쉽게 지갑을 열게 하려는 것이다.

우리는 중개상(나까마 집)과는 거의 거래를 하지 않는다. 그들은 자체 제작하는 상품이 없거나, 혹 있더라도 많지가 않다. 상품 구색을 갖추기 위해 (한 집에서는 감당할 수 없는 분량이라) 몇몇 중개상들이 모여 원 도매처에 주문을 넣어 대량제작을 한 다음 물건이 나오면 나눠 가져간다. 도매단가를 맞추기 위해 많이 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그로 인해 그 물건은 인터넷뿐만 아니라 길거리 어디에서도 흔히 볼 수 있다. 알다시피 흔히 볼 수 있는 제품들은 제값을 받기 힘들다. 그러나 흔하다는 것은 대중적이란 말도 되기 때문에 아예 무시할 수는 없다. 그래서 유행을 많이 타는 디자인의 제품은 약간의 변형을 주어 제작한다거나 미끼 상품으로 마진을 적게 잡고 팔기도 한다.

온라인은 사진을 보고 고객이 구입하는 것이라 우리의 경우, 만들 때마다 컬러나 모양이 달라질 수 있는 수공예품은 되도록 판매하지 않는다. 제품이 달라질 때마다 다시 사진을 찍고 편집하는 것이 번거롭고 시간을 많이 빼앗기기 때문이다. 잘 나가는 베스트셀러 제품도 독특한 디자인의 제품보다는 무난하고 심플한 것들이 주로 많다. 고객들은 실제로 보고 주문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염두하고, 실제 받아도 사진과 크게 다를 바 없을 만한 안전한 것들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후기가 없는 제품은 판매도 저조하다.

작년에 절친한 친구가 오프라인에서 액세서리 숍을 하게 되어 초기 사입 시 함께 다니며 도와준 적이 있다. 요즘에도 남대문시장에서 가끔씩 만나 점심도 같이 하고 사입할 때 같이 돌아다니기도 한다. 서로 잘 나가는 제품이랍시고 추천해 주기도 하는데 각자 너무나 다른 스타일들이었다. 그 친구의 고객들 역시 20대 후반~ 30대 초반의 금전적으로 여유 있는 직장인들로 우리 고객들과 비슷한 타깃층인데도 말이다.

“미란아, 실은 처음 오픈할 때, 네가 골라준 제품들 나 거의 그대로 있어.”
“어? 이상하다… 우리 쇼핑몰에서 진짜 잘 나가는 거라서 당연히 너도 잘 팔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친구의 말에 따르면, 오프라인은 주로 단골 위주의 장사라서 새로운 고객보다는 늘 오던 분들 위주로 반응 없는 제품은 재빨리 반품하고, 주기적으로 신상품을 들여와서 새로 깔아 줘야 한다고 한다. 그래서 온라인보다는 유행의 주기가 짧은 편이다. 또한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흔한 유행상품보다는 독특한 희소가치가 있는 수공예품이 많이 나간다고 한다(흔한 것은 눈으로 확인하고 인터넷으로 찾아 가격비교해서 젤 싼 데서 산다는 얘기도 있다).

이렇듯 고객들의 구매 성향이 다르니 같은 타깃층이어도 판매되는 제품은 전혀 다를 수밖에. 괜히 도와준답시고 나선 것이 재고만 만들었으니 어찌나 미안하던지 지금 생각해도 얼굴이 화끈 달아오른다.
 

flickr - jamelah



틈새상품군을 찾아라
요즘 쇼핑몰들은 20대 초중반을 타깃으로 하는 곳들이 가장 많은 것 같다. 아무래도 인터넷을 가장 많이 이용하는 연령대이기에 타깃이 되는 것이기도 하겠지만, 실은 쇼핑몰을 운영하고 있는 사장님들 연령대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예외적으로 10~20대 여성의류 쇼핑몰의 오너가 40대 남자 분인 경우도 있지만, 그런 곳들은 전문 MD나 스타일리스트와 같은 전문 인력을 고용하고 있는 기업형인 경우가 많다.

일반적으로 혼자 운영하는 소호형 쇼핑몰 운영자들의 성향은 자신이 가장 관심 있는 분야의 품목을 선택하고, 좋아하는 취향의 컨셉으로 쇼핑몰을 꾸미고 제품을 사입한다. 나도 그렇게 시작했고, 내 또래의 많은 주부들이 아동복쇼핑몰을 하거나 답례품, 돌잔치 관련업을 하고 있는 것을 보면 더욱 그렇게 느껴지곤 한다. 그 나이 대이거나 그와 같은 취향이어야만 알 수 있는, 설명하기 모호하지만 명확히 존재하는 공감대 같은 것.

밀란케이의 주 고객층은 나와 같은 30대, 직장인이면서 5~60대 친정엄마를 둔 딸이고 며느리이다. 30대 초반의 직장인이었던 나는 보보스족은 절대 아니었다(오히려 히피에 가까웠다). 결혼 전까지 길에서 파는 3000~4000원짜리 액세서리나 좋아하고, 가끔 친구들이 생일선물로 사 주는 14K 귀걸이 몇 개가 내가 가진 귀금속의 전부였다. 결혼 예물로 남들은 다이아몬드 5부 내지는 1캐럿 반지에 루비, 진주 세트까지 구색 갖춰 구입할 때도 나는 이해할 수가 없었으니까. 그럴 돈이 있으면 집 사는 데 보태거나 저축해야지, 반짝이는 돌덩어리에 많은 돈을 지출을 하는 것은 사치라고 생각했고 아직까지도 그 생각은 크게 변함이 없다.

그러나 몸담았던 직장의 영향이었을까? 고가의 보석을 취급했던 곳이어서 주 고객들은 연령이 높고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사람들이었고, 명품에 대한 벤치마킹과 VIP 마케팅을 연구하고 배울 수 있었다. 그들이 보석을 구입하는 이유와 심리를 어느 정도 깨닫기 시작하면서 나 역시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다.

남자들의 로망이 BMW, 페라리와 같은 고급 외제차라면 여자들은 단연 티파니로 대표되는 ‘보석’이다. 그러나 소수의 부유층이 누리는 특권으로, 말 그대로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단지 로망일 뿐이다. 20대에는 젊음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예쁘지만, 나이가 먹으면서 여자는 고가의 기능성화장품, 성형, 그리고 장신구(보석)로 치장하기 시작하는 친구들과 주변 여자들을 보게 된다. 특히나 그것은 부와 여유의 척도 비슷한 것이어서 결혼식이나 경조사, 동창회 같은 모임이 있을 때마다 친구가 하고 나온 모피코트, 진주목걸이와 다이아 반지에 아무 것도 가지지 못한 자신을 한없이 초라하게 생각된다.
 
예전 회사 다닐 때, 가끔 초특가로 나온 상품이나 직원들에게 특별할인을 해주는 때에는 큰 금액은 아니지만 비취반지나 브로치, 목걸이를 할부로 구입하곤 했다. 자신을 위해 선뜻 보석을 구입하지 못하시는 친정엄마, 시어머니, 가족들에게 선물하기 위해서였는데, 밀란케이에는(나와 같은) 이런 30대 며느리, 딸의 마음을 반영한 선물용 틈새상품들이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천연원석들을 사용한 실버 제품이 주류로 귀금속처럼 비싼 것은 아니지만 5~10만 원 미만에 가격대를 맞춘 합리적인 제품들이다. 값비싼 보석, 골드나 플래티넘은 아니지만 세팅과 도금 퀄리티가 높은 제품을 이처럼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은 일인가? 또 어차피 자주 하게 되는 것도 아닌데 얼마나 가격 대비 합리적인가(짝퉁을 하라는 말은 아니다. 오해 없으시길).

그 밖에 젊은 20대층을 위해 만든 10만 원대 초반 가격의 다이아몬드 목걸이 같은 상품도 선물용으로 반응이 좋다. 직접 디자인해서 자체 제작한 만큼 마진도 쏠쏠하다. 일반 액세서리와 달리 금(gold)은 객단가가 세기 때문에 10~30개 정도씩 소량 제작도 가능하다.

남들이 모두 팔고 있는 유행 상품군들은 구색을 위해 갖추어야 하긴 하지만, 팔아도 마진이 적기 때문에 미끼상품의 역할을 할 뿐이다. 반면 실질적인 매출을 올리는 품목은 바로 이 틈새상품군들로, 고마진일 뿐만 아니라 다른 쇼핑과의 차별화를 만드는 블루오션 품목이라 할 수 있다.

서랍장속의주얼리가게낭만주부의액세서리쇼핑몰운영기
카테고리 경제/경영 > 유통/창업 > 창업 > 인터넷창업
지은이 강미란 (e비즈북스,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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