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의 풍경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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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을 읽다e비즈북스이야기/읽은책들 2010. 2. 21. 20:44
바닥으로 내려가 어둠을 횡단한다는 점에서 독서는 지하철을 타는 것과 닮았다. 지하철에 탑승하면 마주한 타인의 얼굴이나 또는 그 너머의 창문에 비치는 스스로를 들여다봐야 한다는 점도 그렇다. 무례한 사람이 되지 않으려면 어떤 심연에 침잠하지 않는 이상 부지런히 눈을 움직여야 한다. 관찰하면서 동시에 관찰당하는 점도, 느긋하게 발버둥치며 검은 수면 위아래를 오르락내리락하는 것도 독서와 닮았다. 누가 어떤 책을 읽는지 관음하는 것에 대한 변명은 이런 것이다. 좁은 지하철의 한정된 관찰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는 못하지만, 나는 지하철을 통해 읽는다. 기록에서 성경과 수험서는 제외한다. 일시: 2010년 2월 16일 - 2월 19일 경로: 지하철 2호선 강변 - 사당 범위: 지하철 반량 2월 16일 화요일 탑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