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e비즈북스 2013.03.05 07:30

시장에서 아이템을 찾는 노하우


아이템을 찾기 힘들다면 일단 도매시장부터 가자. 개인적으로 동대문을 추천한다. 도.소매가 공존하며 다양한 아이템이 있다. 먼저 동대문 도.소매시 장의 피크 시간대부터 파악해라. 어느 시간에 관광객이 많고 전문꾼(?)들이 오는지 알아야 한다. 처음에는 목적 없이 그냥 방랑하는 것이 좋다. 아예 생각을 말고 눈으로 보이는 그 모든 것을 머릿속에 담으며 꼭 메모해야 한다.

처음에는 그냥 돈 주고 원하는 물품을 사면 되는데 혼자 외롭게 새벽 길거리를 헤매며 뭘 하고 있는 건가 싶을 수도 있다. 그래도 꾹 참고 하자. 인터넷으로 도매시장의 거래에 관한 룰을 모조리 수집하는 사람이 있다.그리고 도매시장에 가서 그 매뉴얼대로 한다. 하지만 세상은 바보가 아니다. 장사 한두 번 한 것도 아니고 뜨내기란 뜨내기는 지긋지긋하게 겪는 도매상인은 눈빛 한 방이면 모든 스캔이 끝난다. 초보티가 나는데 과연 단골 대우 를 하겠는가? 말만 전문용어이고 나머지는 죄다 초짜다. 바가지를 쓰거나 소박 맞기 쉽다. 그래도 바가지는 애교인 편이다. 수업비라고 생각하면 되지만 알짜 도매상인에게 소박을 맞으면 치명타다. 그들의 언어는 따라 할 수 있을지 몰라도 룰은 그 누구도 가르쳐 줄 수 없다. 이는 어설픈 허세다. 정말 독한 사람은 도매시장에 취직도 한다. 그렇게 2년을 구르는 사람을 직접 본 적이 있다.


도매시장에서 발품 좀 판다고 해서 억울해하지 말자. 발품 시간이 많을수록 좋은 물품을 추려낼 수 있는 아이템 감별 노하우가 쌓인다. 아이템을 잘 감별할 수 있는 노하우는 판매하고자 하는 아이템의 구매전환율을 높일 수 있는 시작점이다.

방랑을 계속하며 도.소매 구분하지 말고 꾸준히 구경을 다녀야 한다. 그리고 눈앞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사람의 이동 패턴과 구매 종류를 파악해야 한다. 소매를 위주로 한다면 어느 곳이 사람이 몰리는지 보는 것도 좋다. ‘오늘도 왔네?’ 하는 눈초리가 느껴져도 신경 쓰지 말자. 당신이 원하는 것은 체면이 아니라 당신만의 UX를 위한 밭 갈기다. 헛돈 들이는 시행착오를 건너뛸 수 있을 것이다.


도매시장보다 소매시장을 먼저 가면 돈을 쓰는 최종 소비자의 트렌드를 파악할 수 있다는 좋은 점이 있다. 꾸준히 돌아다니며 관찰하면 어느 곳이 장사가 잘되며 소비자가 무엇을 찾는지 느낌이 오기 시작할 것이다. 어느 시간대에 가야 내가 원하는 풍경이 펼쳐지는지도 육감적으로 알 수 있게 된다.
바로 여기서 당신만의 감이 만들어지기 시작한다. 관광 가이드처럼 친한 친구에게 어디 가면 무엇이 좋더라 정도의 정보가 만들어졌다 싶으면 그때 도매시장으로 넘어간다. 그리고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말고 돌고 또 돌아야 한다. 눈앞에서 펼쳐지는 도매시장은 소매시장과 아주 판이하게 다르다. 길 하나 건넜을 뿐인데 딴 세상이 펼쳐진다.

flickr - zoomself


돌아다니는 것도 마음이 더 편하다. 소매 매장에서 겪는 시선이나 부담스러운 호객 행위도 없다. 무심할 정도로 내게 말을 걸지 않는다. 소매시장의 그것을 견뎠으니 당신은 분명 더 활발하게 활보할 수 있다. 그렇게 소매시장에서의 경험을 도매시장에서 녹여내라. 도매상가마다 있는 층별 계단에서 어슬렁거리는 것도 추천한다. 도매상인, 직원, 사입삼촌, 쇼핑몰 운영자,그리고 오프라인 소매 운영자 들의 다양한 소리를 엿들을 수 있다. 그들에게 아무것도 아닌 일상이지만 당신은 돈 주고 사지도 못할 그들의 경험담을 들을 수 있다.


도매시장에서 돌아오면 이미 성공하고 있는 쇼핑몰들의 스캐닝도 절대 잊지 말아야 한다. 잘되는 쇼핑몰들을 계속 파악하고 발견해내야 한다. 괜찮다 싶은 쇼핑몰이 있으면 무조건 즐겨찾기에 추가하고 보고 또 본다. 어떤 물품이 잘 판매되는지, 어떤 상품에 문의가 많은지, 품절되는 상품은 무엇인지 계속 관찰해야 한다. 당연히 하루 이틀 봤다고 쇼핑몰의 상품순환을 파악할 수는 없다. 처음에는 얼마 되지 않던 쇼핑몰 리스트가 시간이 지나면 1백여 개를 훌쩍 넘어갈 것이다. 마치 애널리스트처럼 스타일별, 나이별, 가격대별 등으로 잡다한 데이터가 머릿속에 기억되고 있어야 한다.


이렇게 잘된다는 쇼핑몰을 관찰했다면 다시 도매시장으로 간다. 그렇게 돌고 또 돌고, 보고 또 보고를 반복한다. 도매시장의 상가별, 층별, 그리고 골목골목을 다녀본다. 청계천을 넘어 포진해 있는 상가로 여기저기를 기웃거려 보기도 한다. 그러다 보면 하나둘씩 보이기 시작한다. 사람이 몰리는 가게, 물품이 좋은 가게, 가격이 정직한 가게, 그리고 아이템이 겹치는 가게 등이 눈에 보인다. 이전에는 모르고 지나쳤거나 아무것도 모르고 무턱대고 물품을 구매했을 만한 곳이 알아서 나뉘기 시작한다. 주야 영업시간이 명확히 구분되는 곳도 나뉘고 하다못해 단추를 구하기 위해 조그마한 소품이나 주문제작은 어디서 해야 하는지도 눈에 띈다.


그런데 어느 시점부터 관찰하는 내 눈이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한다. A쇼핑몰과 비슷한 스타일을 추구하는 가게도 보이고 B쇼핑몰이 파는 상품을 파는 곳도 발견된다. C쇼핑몰에서 판매할 것 같다는 아이템도 눈에 들어온다. 머릿속에 있는 쇼핑몰과 도매시장의 연결고리가 새롭게 그려지는 것이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가면 즐겨찾기에 등록된 쇼핑몰들을 다시 열어본다. 장담하지만 분명히 새롭게 느끼는 게 또 있을 것이다. 이 희열을 꼭 느껴보길 진심으로 권한다.



당신만의 아이템 감별 노하우가 필요하다
가장 중요한 것이 있다. 바로 당신만의 쇼핑몰 UX 아이템 감별의 노하우다. 다른 쇼핑몰 분석과 도매시장을 정신 없이 돌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얻는 천리안이 생긴다. 반복되는 하루 속에서 자신이 쓴 메모를 보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보인다. 만약 방문 첫날의 메모가 얼굴이 화끈거릴 정도로 한심한 메모였다면 그만큼 당신은 성장한 것이다. 어떤 초보 쇼핑몰 운영자가 당신과 같은 고생을 하겠는가? 매일 가는 게 중요하다. 어쩌다 한번 가면 그 감은 그대로 가라앉는다. 작정하고 매일 가야 한다. 도매상인은 안 보는 것 같아도 당신을 눈여겨보고 있다.


쇼핑몰 운영자들이 도매상인과 거래를 틀 때 중시하는 게 하나 있다. 너무 당연한 이야기지만 잘되는 물품을 좋은 가격에 주는 거래처를 확보하는 것이다. 같은 물건이라고 해도 가격이 모두 다르며 어느 곳에서는 처음 거래하는 가격이 다른 곳에서는 단골들에게 주는 가격이기도 하다. 우리는 떼오는 가격에서 마진을 붙여야 하니 그만큼 좋은 상품의 착한 가격은 수익으로 이어진다.


이전에는 동대문에서 인터넷 판매한다고 하면 터부 시 하던 시절이 있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가격을 흐린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였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많이 바뀌었다. 잘되는 쇼핑몰 하나만 잘 잡아도 도매 수
량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그들을 잡으려고 혈안이 된 상인이 있을 정도다.
도매상인은 양을 많이 가져가는 것도 좋지만 자주 오는 사람을 더 좋아한다. 자주 온다는 것은 자신의 물품을 그만큼 꾸준히 판매했으며 앞으로도 그럴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도매상인이 뻣뻣하고 거칠어 보인다고 주눅 들지 않아도 된다. 도매시장에서 일하면 알게 되지만 상당히 다양한 일이 벌어지는 곳이다. 장사 잘하는 상인은 표현은 서툴지 몰라도 상대방을 파악하는 것은 귀신이다. 표정, 말투,행동 모두를 무심한 듯하지만 세세히 살핀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어설프게 인터넷에서 본 정보만으로 상인을 대하는 것은 금물이다. 지금까지 발품을 판 경험을 토대로 당당하고 솔직하게 ‘이제 막 시작했으니 잘 부탁한다’고 말하는 게 좋다. 이미 당신의 근면성실함은 알게 모르게 눈도장 찍혀있다.


물품을 구입하는 요령도 중요하다. 여러 군데에서 산만하게 나누어 사는 것은 좋지 않다. 발품을 팔다 보면 품목별로 유명한 곳을 알게 된다. 도매시장을 자주 가다 보면 북적거리는 횟수가 많은 집이 눈에 띄고 도매가 잘되는 집이 눈에 보인다. 이때 집중하여 구입하는 게 좋다. 거래가 많은 집을 감별하는 능력은 자신의 감에서 나온다. 자신의 감을 키우도록 하자. 이러한 감은 소매시장이나 도매시장을 매일 방문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절대 ‘우리가 잘되는 곳이에요’라며 힌트를 주는 곳은 없다.


<쇼핑몰 UX> '2장 아이템 UX: 아이템 감별 능력을 키워라' 중에서.김태영著.e비즈북스



쇼핑몰 UX

저자
김태영 지음
출판사
e비즈북스 | 2013-03-04 출간
카테고리
경제/경영
책소개
소비자에게 10%의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라!『쇼핑몰 UX』는 ...
가격비교


posted by e비즈북스 2013.02.27 07:30

언제부터인가 UX란 말이 자주 사용되기 시작했습니다. IT개발자들 사이에서 회자되던 용어였는데 점차 대중화되고 결국 우리 쇼핑몰 책의 제목으로도 채택되었습니다. 바로 이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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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처음에 입사한 2007년에는 패션쇼핑몰을 절대로 하지말라는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95%가 1년안에 망한다고 했죠. 하지만 그런 레드오션 속에서도 대박 쇼핑몰들은 꾸준히 나옵니다. 그리고 잘나가는 대박쇼핑몰을 벤치마킹해서 만든 무수히 많은 쇼핑몰들이 쪽박을 차고 문을 닫고 말죠.

 그 원인은 무엇일까요? 비슷비슷해 보이는 쇼핑몰들에서 어떤 차이가 대박과 쪽박을 가를까요? 쇼핑몰 운영자의 역량차이? 운? 자금력?

 쇼핑몰 성공 노하우를 다루는 책은 많이 있습니다. 내용은 비슷비슷합니다. 차별화를 하라!는 모범답안은 빠지지 않죠.


<쇼핑몰 UX>의 저자이신 김태영 저자님의 강의를 들었을때도 처음에는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강의 소감을 묻는 질문에 매정하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거 책에서 읽은 적이 있는 내용입니다'


그래도 책을 내는 것에 동의한 이유는 몇 가지 다른 책에서 말하지 않는 차별점이 있었고 그것만으로도 쇼핑몰 운영을 다룬 책으로 괜찮겠다는 판단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이 주제로 책이 근래에는 잘 출간이 되지 않습니다. 쇼핑몰은 마케팅과 매뉴얼 쪽이 주류를 이루고 있죠.


어쨌든 다른 책에도 많이 나온 내용이라고 하는 부분 중에 아이템이 있습니다. 아이템 선정의 기술은 모범답안이 있습니다. 의류 아이템은 동대문 시장에 가라. 동대문 시장은 도매와 소매로 나뉘는데 소매시장에서 소비자 트렌드를 파악하고 도매시장에서 발품을 팔아 좋은 사입처를 구하라. 발이 닳도록 시장에 가라.


저 역시 최초의 사입을 할때 이 과정을 밟았습니다. 비록 발이 닳도록 시장에 가지는 않습니다만 저도 한때 쇼핑몰을 차릴까 고민했었습니다. 몇 가지 이유로 생각을 접었는데 지금와서 돌이켜 보면 잘 포기했습니다. 그때는 적극적이지 못하고 부지런하지 못한 점을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는데 최근에 그보다 더 큰 문제가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쇼핑몰 UX>를 통해서 입니다.


김태영 저자님의 강의는 그런가보다 하면서 흘려보내고 <쇼핑몰 UX>의 원고를 검토했습니다. 처음에 읽을때는 무덤덤하게 읽었는데 아이템 선정 부분을 읽다가 '아하! 그렇구나'라고 무릎을 쳤습니다. 이 책에서도 아이템 선정의 기술은 다른 책의 내용과 비슷비슷합니다. 차이점이 있다면 그 이유를 약간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그 요령에 대해서 알려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왜 무릎을 쳤을까요?

이 책에서 말하는 UX란 것이 이런 과정을 거치기 때문입니다. 반복되는 과정속에서의 10% 새로운 경험. 한번 읽으면 무슨 소린지 그냥 지나쳐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두 번째 읽으면 새로운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것이 경험으로 쌓이면 역량이 늘어나게 되는 것이죠. 평소에 독자들이 책의 내용을 50%도 소화못한다고 말하면서도 저 역시 그런 처지란 것을 간과한 것입니다. 사실 말을 안듣기로는 제가 좀 심한 편입니다--


이 책의 장점은 그 노하우를 좀 더 구체적으로 소개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아이템부터 상품페이지, 고객 cs 쇼핑몰운영,마케팅등등에서 실제 사례를  통해 실전적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김태영 저자님이 쇼핑몰도 운영하고 계시면서 강의를 하기 때문에 생생한 현장의 사례가 많습니다.


제가 꼭 말하고 싶은 점은 많은 책을 읽었지만 무릎을 치는 경우가 드물다는 것입니다.


쇼핑몰 창업을 꿈꾸는 분들과 '왜 저쇼핑몰은 잘되는데 내쇼핑몰은 잘 안되는걸까? 궁금해 하시는 분들께 강력하게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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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비즈북스 2011.07.07 10:15

수십만 명에 이르는 명의도용 피해 발생
2006년 2월에 발생한 온라인게임 ‘리니지’ 서비스의 대규모 도용사태를 통해 게임 작업장과 아이템 시장에 대한 실체가 다시 한 번 드러났다. 리니지 게임 명의도용 사태의 원인은 게임업체의 허술한 정보 관리 및 아이템 현금화에 대한 게임 특성 때문이다. 따라서 아이템 현금화에 대한 대책이 없는 한 제 2의 리니지 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리니지 아이템의 경우 하루 1만 건에 10억 원 이상이 거래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때문에 중국이나 국내에서 아르바이트를 고용해 리니지 아이템을 대량으로 확보하고 판매하는 이른바 ‘작업장’ ‘공장’이 성행했다. 이를 위해 많은 계정 생성이 필요하고 타인의 주민등록번호를 도용해 계정을 생성하는 명의도용 사건이 발생하는 것이다.

리니지는 1998년 9월에 등장해 국내 온라인게임 중에서 최고의 히트작이 된 게임이다. 리니지는 성인 그래픽과 강한 중독성으로 큰 인기를 모으면서 2000년 12월에는 국내 최초로 동시 접속자 10만 명을 돌파한 게임이 되었다. 이후 리니지는 미국, 중국, 대만 등으로 수출되면서 한국을 온라인게임의 강국으로 올려놓는데 큰 기여를 한다.



당시 내 후배들도 리니지에 푹 빠졌는데, 게임 자체의 재미에 아이템을 거래할 수 있는 시스템이 추가되면서 더욱 큰 중독성을 갖게 되었다. 사용자는 최고 수준인 레벨50에 오르기 위해 게임에 빠져들었고, 빠른 레벨 상승을 위해서 아이템을 거래하기 시작했다. 가입자가 늘면서 리니지 게임 안이 하나의 사회가 되었고 길드끼리 전투 및 게임 속 화폐인 아데나의 거래가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게임 속 사회가 일종의 가상사회로 사회에 영향력을 미치게 된 것이다. 특히 공성전을 통해 길드끼리 성을 빼앗기 위한 치열한 대규모 전투가 벌어지면서 길드 구성원 사이의 단결력이 필요해졌고, 커뮤니티성이 더욱 강화되었다.

리니지 도용사태로 드러난 아이템 거래 시장의 문제점
리니지 사태는 그동안 업계에서 관행적으로 묻어두던 문제 중에서 빙산의 일각이 터진 것에 불과하다. 언제 터지냐가 문제였던 여러 문제 중 피해가 크지 않은 사건 하나가 터진 것이었다. 주민등록번호 명의도용 외에도 여러 가지 문제들이 있는데, 이번 사건을 계기로 앞만 보고 달려온 게임업계들이 재점검을 통해 문제가 될 여러 부분에 대한 논의를 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오래 전의 지존파 사건에서 드러난 것처럼 인터넷에서 주민등록번호를 비롯한 개인정보를 공공연하게 사고파는 것이 현실이다. 대부분의 사이트에서 회원 가입 때 주민등록번호를 받아두는데, 이런 정보가 회사 매각, 인수 합병을 통해 다른 곳으로 팔려나가기도 하고 회사 내 직원에 의해 외부로 빼돌려지고 있다. 약간의 돈만 사용한다면 불특정다수의 개인정보를 사는 것은 어렵지 않다.

명의를 도용하려는 집단은 흔히 작업장 사람들로 부르는 아이템거래 상인이다. 이들은 PC방이나 또는 별도의 작업장 또는 작업방이라고 부르는 곳에서 리니지를 비롯한 유명 온라인게임의 아이템을 획득한 다음에 이를 되파는 수법으로 돈을 번다. PC방이 한 시간에 1000원을 받고 하루 10시간을 손님이 좌석 점유한다고 할 경우 겨우 1만 원을 버는 것에 불과하지만 게임고수라고 부르는 사람들을 고용해 아이템을 획득하게 하고 이 아이템을 몇십만 원에 팔아서 나누어 가질 경우에는 몇십만 원을 벌 수 있다. 좀 더 빨리 레벨을 올리고 아이템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여러 사람 이름으로 많은 계정을 만들어 서로 돕고 밀어주기를 하는 것이 좋기 때문에 명의도용을 해서 여러 계정을 만드는 것이다. 2008년 초 기준으로 작업장 숫자는 1000개로 추정하고 있다.

아이템이 중요한 이유는 아이템이 주는 만족감과 편리함 때문이다. 간단한 예로, 20번을 칼질해야 죽는 괴물을 계속 상대하다보면 짜증나기도 하고 지치기도 하는데, 이런 사람들이 단 한 칼질로 괴물을 죽일 수 있는 마법칼 아이템을 사용해볼 경우 느끼는 만족감이나 편리함은 단순 산술적 수치로 20배나 차이가 난다고 할 수 있다. 여기에 멋진 아이템을 가지고 돌아다니는 모습이 주는 멋도 있다. 그래서 한 번 아이템이 주는 통쾌함과 편리함, 과시감을 맛보면 아이템중독에서 쉽게 헤어 나오지 못하는 것이다.

아이템 거래의 경우 칼과 방패는 몇십만 원에 거래되기도 하고, 뮤 게임에서는 지팡이 하나가 1000만 원, 문제가 된 리니지의 경우에는 성 하나가 5000만 원에 거래되고 있다는 소문이 돌 정도로 아이템 거래액의 규모는 상상을 초월한다. 하다못해 캐주얼게임이라고 부르는 카트라이더의 경우만 하더라도 레벨업이 된 자동차는 사용자끼리 200만 원에 거래되기도 할 정도다.

아이템 시장은 온라인광고 시장과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한국 내 아이템 현금거래시장 시장 규모는 2004년의 5393억 원에서, 2006년에는 8307억 원, 2007년에는 1조 원 이상으로 늘어났다. 이런 시장 성장세 때문에 현재 130여 개가 넘는 중개사이트가 성업 중이다. 온라인게임 아이템중개업체인 아이템매니아와 아이템베이의 2008년 수수료 매출만 463억 1000만원에 달한다. 통상 수수료가 4~5%인 것을 감안하면 두 업체의 거래규모만 1조가 넘었다는 뜻이다. 수수료가 포함되지 않는 이벤트 거래까지 감안하면 거래액은 더욱 커진다. 아이템베이 등의 공개된 시장을 통해서만 대략 1조 2천억 원 이상의 시장이 형성된 것으로 보고 있다. 도박 사이트용 사이버머니를 비롯한 음성적 거래 시장을 포함한다면 몇 조원 대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일부 서비스 중에는 서비스 매출보다 아이템 거래액이 더 많은 현상도 발생하고 있다. 엔씨소프트의 '리지니' 게임의 경우 2008년 매출액은 1126억 원이었으나 리니지의 아이템 거래액은 1700억원이 넘은 것으로 파악됐다. NHN이 서비스하는 RS 역시 게임 매출은 200억 원에 불과한 반면 아이템 거래액은 600억 원에 달한다. 2009년 최고 흥행작인 아이온 역시 서비스 매출보다 아이템 거래액이 많은 상황이다.
아이템으로 인한 개인명의 도용 문제를 해결하려면 결국 사이트에서 개인정보를 요구하지 않도록 만드는 것이 가장 좋은 해결책이지만 대부분의 사이트에서 주민등록번호를 이용한 실명확인을 요구하는 국내 서비스 방침 때문에 명의도용 사건은 계속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

[잠깐] 편의점에서 파는 사이버 도토리, 사이버에서 돈 벌고 소득세 안 내는 조직

아이템 시장이 활황을 누리면서 캐릭터 육성시장도 호황을 누리고 있다. 싸이월드의 사이버 도토리는 하루 수익이 1억 5천여만 원이나 되는데 24시 편의점에서도 도토리를 판매한다. 사이버 상의 화폐가 실물경제에서 그대로 판매되고 있는 것이다. 중국 작업장의 경우 한국의 온라인게임인 '리니지'용 사이버머니인 '아덴'을 팔아서 100억 원의 소득을 올려 세금을 탈루한 조직이 적발되어 국세청이 조세포탈 용의자 이모  씨(55)에게 부가한 세금만 109억 원을 기록했다. 사이버 공간을 통해 돈을 벌고, 현실 공간에서 세금을 내지 않는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posted by e비즈북스 2011.02.25 10:14

아이템 선정의 법칙‑극세분화 시장의 Top 3 전략

좋은 아이템이 남아 있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모든 아이템마다 잘 나가는 업체들이 떡 하니 버티고 있으니 그렇게 보일 만도 하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좋은 아이템이 남아 있지 않다는 얘기는 기존의 공급자들이 고객의 모든 요구를 완전히 충족시키고 있다는 의미가 된다. 고객들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는 지상 천국에 와 있다는 얘긴데 전혀 사실이 아니다. 고객은 항상 무언가에 불만족이기 때문이다. 고객이 불만족이란 사실은 아직 충족되지 않는 시장이 존재한다는 얘기와 같다. 고객의 불만족이 경쟁자의 약점이고, 경쟁자의 약점이 나의 시장이다.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라. 2만 개나 되는 패션쇼핑몰이 있다고 하지만 정작 고객들은 마땅히 입을 옷이 없다고 난리 아닌가? 고객의 관점에서 보면 새로운 아이템은 언제나 존재한다.

이:희망적인 말씀이네요.
공:문제는 그 아이템이 나와 맞는지, 적정 수요가 있고 꾸준히 성장하는지 여부다. 적정 수요가 있으며 꾸준히 성장하는 시장에 남보다 앞서 깃발을 꽂고 생존하게 되면 시장 성장과 함께 자동적으로 성장할 수 있게 된다. 이 때 중요한 것은 Top 3 안에 들어갈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이:왜 3위 이내여야 하죠?
공:3위까지만 생존이 확실히 보장되기 때문이다.

‘절대로 안 망하는 쇼핑몰’을 창업하는 방법은 극세분화 시장의 3위 이내가 되는 전략이다. 적정 규모 이상의 대부분 산업에서 3위까지는 생존이 보장되기 때문에 본인의 역량과 경쟁 환경을 따져서 내가 가진 자본이 소진되기 전에 3위 이내에서 손익분기점을 넘어설 수 있는지를 따져보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다면 왜 3위인가? 고객이 기억하는 브랜드는 최대 7개이고 이 가운데 구매하기 위해 선택하는 것은 3개 정도이기 때문이다. 올림픽에서 3위까지만 메달을 주는 것과 같다. 삼국지에서 제갈량이 말하는 ‘정립(鼎立)’의 개념처럼 3이라는 숫자는 자연이 특정 체계에 요구하는 최소한도의 다양성이다. 공정거래법에서 한 업체에게 50% 이상의 과점을 허용하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의 산업에서 3위까지는 무조건 생존할 수 있다. 4위 이하는 이익의 수면 아래에서 가쁜 숨을 몰아쉬며 버티는 형국이다. 어렵게 버텨 보지만 조만간 힘이 다해 익사하게 되어 있다.

filckr - eviltomthai


과점 시장에서는 1위가 40~50%를 먹고, 2위는 20~30%, 3위는 10~20%의 점유율을 보인다. 예를 들어 초고속 인터넷 시장의 경우 2009년 3월 현재 KT는 전체 시장에서 42.7%를 점유하고 있으며, 그 뒤를 이어 SK브로드밴드가 23.2%, LG파워콤이 14.6%를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과점 시장에서 3위는 매우 힘들게 살아가지만 일단 죽지는 않는다. 반면 예전에 4위 이하였던 온세통신, 드림라인 등은 모두 사라졌다.

이:패션 시장은 통신과는 다르지 않나요?
공:패션이나 출판 시장은 공급자 수가 많고 잘게 쪼개진 분산형(fragmented)시장이다. 이런 시장에서는 1위 사업자라도 20%대를 넘어서는 경우가 드물다.
이:3위면 어느 정도 되죠?
공:3위 업체라면 보통 5~10%를 차지하는 정도다. 하지만 잘게 쪼개진 시장에서는 오히려 3위 업체가 안정적으로 영업이익을 내는 경우가 많다.

극세분화 시장의 3위가 된다는 얘기는 바둑으로 치면 두 집을 만들어 최소한의 생존을 확보했다는 의미이다. 처음부터 무리하게 욕심을 내지 말고 일단은 두 집을 내서 살아난 다음 행마하는 실리 전략이 소자본 창업의 살 길이다.
그러면 어떻게 Top 3 안에 들어가는가? 싸워서 이기고 들어갈 생각을 하지 말고, 3위 자리가 비어 있는 포지션을 찾아 무혈입성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라. 그러기 위해서는 전국 1등 전략이나 전교 1등 전략을 취해서는 안 된다. 반에서 1등도 무리다. 반에서 3등이면 된다. 반에서 3등 이내에 들려면 줄반장 전략이 적당하다. 예를 들면 여성 보세의류, 남성 보세의류 시장은 전국 무대다. 여기는 스타일난다나 동대문3B 같은 100억대가 넘는 고래들이 노는 큰 시장이다. 닛폰필이나 빈티지 스타일 같은 세부시장에서도 Top 3가 쉽지 않다. 줄반장을 노려야 한다. 반장까지는 공부를 잘해야 될 수 있지만 줄반장은 공부를 특별히 잘하지 않아도 될 수 있다. 줄만 잘 서면 된다. 줄을 잘 서는 전략이 바로 STP(Segmentation Targeting Positioning)다. 사람들은 세분화 전략이라고 하면 반에서 1등을 노리는 전략 정도로 생각한다. 줄반장 전략은 세분화보다 한 단계 더 들어간 극세분화 전략이다.

많은 이들이 블루오션, 블루오션 노래를 부르는데, 블루오션은 고래 같은 덩치를 가진 대기업들의 얘기다. 우리 같은 피라미나 송사리는 저 넓은 바다가 아니라 동네 개울이나 뒷산 연못에 산다. 블루오션은 필요 없다. 푸른 연못, 푸른 개울만 있어도 된다. 우리의 당면 목표는 전국 1등이 아니고, 전교 1등도 아니고, 반에서 1등도 아니다. 줄반장만 되도 시장에서 죽지는 않는다. 내가 줄반장이 될 수 있는 바로 그 줄을 찾는 것, 그것이 극세분화 시장 분석이다.

소자본 창업자의 생존율을 높이는 가장 확실한 전략은 ‘극세분화 시장에서 내가 가진 자원이 소진되기 전에 3위 안에서 살아남기’다. 쇼핑몰 사업타당성 분석은 이것이 가능한지를 확인하는 과정이다. 보수적으로 3위의 목표시장 점유율을 5%로 잡고 그 매출액에서 나오는 영업이익으로 내가 버틸 수 있다면 시장 수요는 검증되는 셈이다.

그리고 ‘시장의 크기는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가?’를 따져봐야 한다. 시장 추세와 시장 점유율 Top 3 전략을 활용하면 창업자의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성장하는 시장에 깃발을 꽂고 3위 안에 들어 생존하게 되면 시장 성장과 함께 자동적으로 성장하게 된다.

《전략이 있는 쇼핑몰 창업계획서 만들기》e비즈북스.이은성


 

posted by e비즈북스 2010.11.15 10:01
시간을 아끼려는 기업을 대상으로 번역하기

통역 및 번역은 오래된 프리랜서 아이템이다. 외국어에 자신 있다는 사람이라면 가장 먼저 생각하는 사업이 번역 및 통역 사업이다. 그런데 일반적인 통역 및 번역은 일감이 불규칙하다는 점이 문제다. 건 단위로 일을 하기 때문에 일감이 없는 경우도 있고, 경쟁에 의해 용역비가 내려가기도 한다. 또 한 비디오 산업의 쇠퇴로 비디오 번역 일이 많이 줄었다.
  반면 인터넷을 통한 정보는 넘쳐난다. 따라서 해외 정보를 번역하여 특정 기업이나 기관에 공급하는 일을 사업으로 하는 사람이 많다. 과거에는 해외 신문이나 잡지를 번역해서 제공하는 사업도 있었다. 화학이나 전기, 전자, 조선 분야의 해외 신문이나 잡지를 구독하면서 업계 현황을 파악해야 하는데,영어 세대가 아니라서 영어에도 취약하지만 어느 정도 영어를 할 줄 안다해도 직원들이 각자 영문 정보를 독해하는 것은 시간 낭비라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기업에서는 돈을 주고 업종에 관한 해외 뉴스를 번역해 주는 기업으로부터 정보를 받아 보고 있다. IT 분야를 예로 들자면 CNET 한국어 서비스가 없을 때에도 CNET 뉴스와 컬럼을 한국어로 번역해서 기업이나 벤처CEO에게 제공하는 사람이 여럿 있었다.
  이제는 인터넷으로 정보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인터넷에서 넘치는 정보를 한국어로 번역해서 해당 분야의 기업에 제공하는 식으로 바뀌어가고 있다.

flickr - Andres Rueda


번역 실력이 쌓이면 사업 확장으로 추가 수입 가능

해외 정보 번역 서비스는 번역 실력과 해당 분야에 대한 지식만 있으면 도전할 수 있다. 다양한 분야가 있기 때문에 자신이 자신 있는 분야를 선택해서 해당 업체들을 대상으로 영업한 다음, 해외 정보를 번역해서 제공하면 된다.
번역은 어차피 한 번만 하면 되므로 초기 영업으로 거래처가 어느 정도 확보된 다음에는 지속적으로 거래처를 늘려나가면 매출이 증가한다. 따라서 초기의 영업적 어려움만 극복한다면 안정적인 직업이 될 수 있다.
  또한 번역 실력을 이용하여 단행본 번역이나 해외 정보 제공 한글 사이트나 한국 정보 제공 영어 사이트 운영 등으로 사업을 확장할 수 있다. 해외 정보를 한국어로 제공하는 사이트는 유료 회원제로 운영해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콘텐츠의 질이 좋고 다른 곳보다 빠르게 정보가 제공된다면 유료로 운영해도 조금씩 회원을 늘릴 수 있다.
  번역 업무이므로 창업 비용은 안 든다. 전략이 중요한데, 단순 번역 외에도 부가 사업으로 확장하는 것이 필요하다. 해외 정보 사이트는 유료로 운영하는 것도 주요 수익원으로 고려해야 한다. 성공 요소는 번역 실력 및 번역 콘텐츠의 품질이다.
1인창조기업컨설팅북
카테고리 경제/경영 > 경영전략 > 컨설팅
지은이 김중태 (e비즈북스, 20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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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비즈북스 2009.07.13 14:13

대박 아이템을 고르는 것보다 쪽박 아이템을 피하는 것이 쉽다. 성공확률은 5%이고 그저 그럴 확률은 15%, 망할 확률은 80%이기 때문이다. 어떤 게 쪽박 아이템인가? 매출이 디지털적으로 발생하는 사업이다. 무슨 얘긴가. 아이템의 특성상 매출이 크게 터지거나 아니면 아예 제로가 될 확률이 높은 사업이다.

음식점이나 서점은 일단 가게를 열어 놓으면 1개가 팔리든 2개가 팔리든 팔리기는 팔린다는 점이다. 하다못해 친구나 친척이라도 한두 번은 팔아주니 매출이 제로가 나오는 경우는 거의 없다. 조금씩 발생하는 매출로부터 자금을 일부나마 회전시킬 수 있고, 또 고객 데이터를 얻어서 사업을 조금씩 개선해 나갈 수 있다. 이런 사업은 매출이 아날로그적으로 발생한다고 볼 수 있다.


반면 매출이 디지털적으로 발생하는 사업은 신규 사업모델인 경우와 대기업 혹은 정부 납품 비즈니스를 들 수 있다. 대기업 출신들이 자영업이 뽀대가 안 난다는 이유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가지고 신규 비즈니스 모델에 뛰어드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런데 신규 사업은 아직 검증되지 않은 사업(즉 벤처)이기 때문에 매출이 하나도 발생하지 않을 가능성이 95%. 이런 사업은 스무 번에 한번 터져주면 원금이 회수되는 벤처투자자금을 지원받아서 하면 모르겠는데 피 같은 자기 돈을 가지고 5%의 승률에 도전한다는 것은 미련한 선택이다.

이런 사업은 언제 뜰지 기약이 없어서 뜨는 시점에 운 좋게 그 자리에 있는 자가 승리한다. 예를 들어 북토피아가 전자책 사업을 10년 전부터 하고 있는데, 예상 외로 전자책이 뜨지 않아서 그 동안 여럿이 망해서 나갔고 주인이 수 차례 바뀌었다. 언젠가 누군가는 이 사업으로 대박을 내겠지만 지금 당신의 몫은 아니라는 사실. 굳이 이런 사업을 하겠다면 말릴 수는 없겠지만 자기가 하려는 사업의 속성이 어떤 건지를 알고나 하는지 모르겠다.

 

대기업 혹은 정부 납품 사업의 경우는 사업모델 자체는 검증된 경우가 많지만 언제 매출이 개시될 지 그 시점을 특정할 수 없다는 문제가 있다. 대기업 납품이나 정부 거래의 경우는 이미 기존의 공급업체가 있기 때문에 내 회사가 매출을 일으키는 경우는 오직 기존 거래처를 밀어내는 경우뿐이다. 이것은 내가 잘나서 되는 경우는 거의 없고 거래처가 무슨 사고를 치거나 구매 의사 결정권자가 바뀌거나 무슨 특수한 상황(예를 들면 구매팀이 감사에 걸리거나 전사적 경영 악화로 구매원가 절감이 필요한 경우 등)이 발생해야 신생 거래처에게 기회가 발생하는데(기회가 왔다고 자동적으로 내 회사의 매출이 발생하는 것도 아니다) 그러한 상황의 발생은 창업자의 의지와 노력의 통제권 밖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필자가 대기업에 있을 때 와이드 브라운관을 유럽에 팔려고 했는데 1년 동안 거의 구걸영업 식으로 백방으로 뛰어다녀도 단 한 대도 못 팔다가 겨우겨우 영국의 한 업체를 뚫었던 경험이 있다. 그것도 우리가 잘해서가 아니라 영국에서 지상파 디지털 방송이 뜨면서 와이드 TV 브라운관의 공급부족 현상이 발생했기 때문이었다. 디지털 방송의 개시 시점이나 공급부족 현상은 나의 통제권 밖에서 발생하는 변수이기 때문에 나의 사업의 명운이 외적 변수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다.

대기업은 이 사업이 지연돼도 다른 사업에서 번 돈으로 벌충할 수 있지만 개인 사업자는 그 사업이 수익의 모든 원천이기 때문에 돈이 안 들어 오면 오래 버티기 힘들다. 필자의 후배 하나는 보안 소프트웨어를 기업체에 팔려고 했는데 1년 동안 단 한 카피도 팔지 못했다. 될듯될듯 하면서 담당자가 막판이 뒤바뀌는 등의 사태가 발생하여 무산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기업체 영업은 그만큼 개시하기가 힘든 일이다.


따라서 이런 사업은 개인사업자에게 가급적 권하지 않으며 뛰어들더라도 매출이 디지털적으로 발생한다는 사업특성은 숙지하고 있어야 심리적, 자금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다.

posted by e비즈북스 2009.06.26 22:53

직장인의 대부분은 창업을 꿈꾼다. 이거 해볼까 저거 해볼까 생각은 많지만 대부분 하는 말이 아이템을 못 잡았다고 한다. 나 또한 30대 중반까지 이런 저런 아이템을 모색했지만 창업에 이르지는 못했다. 전자부품 해외영업을 하던 시절에 옆 부서에 근무하던 A과장이 나간 지 얼마 안 돼 수십억 매출의 회사를 만든 것을 보면서 그 사람이 어떻게 그 아이템을 잡을 수 있었는지 놀랐던 기억이 있다. 그 후로도 얼마 동안은 창업에서 아이템을 잡는 게 가장 힘들다고 생각했었다.

지금은 생각이 바뀌었다. 창업을 못하는 이유는
아이템 문제 때문이 아니라 일의 구조를 모르기 때문이라고 본다. 일의 구조를 꿰뚫고 있는 사람은 무슨 아이템이 주어지더라도 시장조사와 STP를 통해 틈새를 찾아 창업할 수 있다. 창업은 아이템이 아니라 방법론인 것이다.

나중에 확인한 바로는 내가 공장의 중간관리자들과 업무적인 커뮤니케이션만 하고 있을 때, A과장은 근무하면서 수시로 공장에 내려가 공장장과 공적 사적으로 친분을 쌓은 다음, 나중에 퇴사하면 B급 제품을 공급받기로 공장장과 은밀히 얘기가 끝난 상태였다는 것이다(글로벌 Top 3 안에 드는 제품이라 물건만 확보하면 안정적 판매가 가능한 아이템이었다).

창업자는 A과장처럼, 기가 막힌 대박 아이템이 하늘에서 뚝 떨어기기를 기다릴 게 아니라
자신의 창업 공간을 스스로 창출해낼 능력이 있어야 한다. A과장과 같은 사람은 다른 부서에 근무했더라도 그 일의 구조를 파악하여 자신의 아이템을 찾아낼 수 있었을 것이다. 아이템을 탓하는 사람은 설사 아이템을 발견하다 하더라도 아직 제대로 창업할 준비가 안 돼 있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