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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아하게 가난해져야 할 이유
    자유공간 2013. 6. 5. 07:30

    <우아하게 가난해지는 법>의 보도자료의 초안을 맡았었습니다. 필로소픽의 보도자료는 제 소관이 아닙니다만 이 책은 기획단계에 어떻게 관여하다보니 보도자료까지 적극적으로 개입하게 되었네요.


    초안의 헤드카피는 

    '풍요와 빈곤이 공존하는 시대,80이 가야할 길'

    이렇게 뽑았는데 기각되었습니다.

    너무 무거워서 책의 분위기와 맞지 않는다나요?

    중산층 붕괴,실직,퇴사,매스미디어가 부추기는 소비문화....이런 단어들만 떠올려서 제목을 뽑으니 무거운게 당연지사.

    그래서 부랴부랴 새롭게 타이틀을 뽑고 썼습니다. 사실 너무 무겁다고 다른 사람으로 교체해서 썼는데 저하고 비슷하게 나와서 제가 보도자료 마감일에 보완해서 다시 썼죠.


    해고된 폰 쇤부르크 씨,
    쿨하게 가난해지기로 마음먹다


    가벼운 톤이라고 쓴다고는 썼는데 여전히 심각했습니다. 아마 가난이라는 단어의 무게가 가볍게 받아들이기에는 거리감이 있는 듯 합니다. 저는 "부러우면 지는 거다"를 모토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아래 생선가게 고양이가 제 모습일지도.




     하지만 어떤 분은 이런 문구에 주목하고 글을 남기시죠.


    http://blog.naver.com/myhamyang?Redirect=Log&logNo=100189071746


    비록 은행 잔고가 줄어들지라도, 다행히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일들은 우리 곁을 떠나지 않는다.

         - 폰 쇤부르크의 "우아하게 가난해지는 법" 에서


    이렇게 멋진 표현도 있었네요. 나는 왜 이런 문구가 기억이 안나지?

    마음이 가난해서 그런가 봅니다. 저는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일은 무엇인지 생각조차 해 본 적이 없군요. 그런데 은행잔고가 줄어드는 것에는 초조감을 느낄 것 같습니다. 다만 독거노인이라서 그럴 일이 없습니다^^ 하지만 돈쓸 일이 적은 독거노인이라고 해도 돌발변수는 있는 법입니다.


    지난 토요일에 복통으로 응급실에 들어갈 뻔 했습니다. 새벽 5시쯤부터 배가 아파서 잠에서 깼습니다. 금요일에도 그랬기 때문에 좀 이러다가 가라앉겠지 했는데 점점 더 심해지는 것이었습니다. 이대로는 도저히 안되겠다싶어 119라도 불러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다행히 통증이 약간 완화되자 새벽(?) 6시에 택시를 잡아타고 병원으로 갔습니다. 그리고 응급실에 접수를 하려는 순간 거짓말같이 통증이 가라 앉았습니다.

    ...

    그래서 접수 창구앞에서 진찰을 받을까말까 고민했습니다. 병원하고는 거의 담을 쌓고 지냈지만 응급실이 비싸다는 것은 익히 알고 있었습니다. 이런 고민을 아는지 병원 당직 직원이 응급실에서는 내과진료없이 진통제 처방만 받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해주더군요. 그래서 망설임없이 뒤돌아섰죠.  그리고 병원 의자에 앉아서 통증이 다시 찾아올까 기다리면서 이 증상이 뭔가 검색을 해봤습니다. 하지만 복통의 원인이 워낙 다양해서 포기. 결국 병원 진찰은 하지 않고 약국에서 장염 약을 타와서 먹었습니다.


    어쨌든 비록 택시비가 2400원이 든게 아까웠지만 비싼 응급실 비용을 안썼다는 것에 위안을 삼았습니다. 아픈데도 돈에 연연하는 서글픈 현실ㅠㅠ


    매슬로우의 욕구 5단계이론에 따르면 아직도 2단계 안전 욕구가 확보되지 못했습니다. 어쩌면 1단계 생리적 욕구도--


    저의 감상평

    http://ebizbooks.tistory.com/1104


    위에 독자와 비교되죠? 자본주의의 비정함과 거기에 맞서는 비장함이 느껴집니다. 같은 책을 읽어도 마음이 여유로운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차이죠. 조급해 하지말고 의연해야 하는데 그게 생각처럼 쉽지는 않습니다.

    어쩌면 타고난 체질일 지도 모릅니다. 큰 돈에는 의연하지만 (진짜 큰 돈은 아니고 남들이 의외네?라고 할정도) 작은 돈에는 연연하는 거죠.  응급실 앞에서 진료비가 아까워서 고민하는 제가 어디 가겠습니까? 그러다가 죽거나 크게 몸이 상하면 어떻게 할려고.


    사실 몸이 최근에 축이 나고 있습니다. 머리로는 푹 쉬어야 한다고 하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못합니다. 그렇다고 우리 출판사가 악덕기업인 것은 아니고^^ 맡은 일과 생활 습관에 문제가 있는데 그게 해결하기가 쉽지 않네요. 불필요한 에너지를 너무 많이 소비하고 있습니다. 빨리 버릴 것은 버려야 하는데 말이죠.




    폰 쇤부르크 씨의 우아하게 가난해지는 법

    저자
    알렉산더 폰 쇤부르크 지음
    출판사
    필로소픽 | 2013-06-07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우아하게 가난을 과시하면서 쿨하게 부자들을 경멸하는 법 『폰 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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