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e비즈북스 2009.08.03 14:57

이 책은 실제로 쇼핑몰을 창업하려는 준비생이 현장에서 부딪치는 다양한 문제들을 하나하나 해결해 나가는 과정을 보여줌으로써 독자들이 각자의 현실에 맞게 응용할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

이 책에는 우리 출판사 영업팀에 있던 직원이 실제 쇼핑몰 창업을 해보려고 준비하면서 시행했던 시장조사 과정들과 좌충우돌 과정이 나와 있다. 이 직원은 패션 쪽에는 문외한인데 쇼핑몰 책을 만들어 팔다 보니 패션쇼핑몰 분야에서 기회를 발견했다고 생각하여 회사를 퇴사하겠다고 필자에게 얘기했다. 필자는 무조건 퇴사하기보다는 먼저 시장조사를 통해 창업계획서를 만들어 보고 여러 전문가를 만나서 사업타당성이 검증된 다음에 퇴사하는 것이 좋겠다고 설득했다. 그리고 그것은 실제로 창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어디에서 막히고 어디가 힘든 부분인지를 뼈저리게 느끼는 계기가 되었다. 자기분석을 하기 위해서 거금 10만 원을 투자하여 전문가에게 컨설팅을 받기도 했다.

이 책에서는 가장 많은 운영자들이 도전하고 있는 패션쇼핑몰 시장을 사례로 들어서 설명했다. 하지만 이 책은 패션쇼핑몰 창업계획서가 아니다. 시뮬레이션을 위해 샘플로 패션이라는 분야를 택했을 뿐 특정 아이템만을 위한 창업계획서가 아니라는 것을 밝혀 둔다. 여기서 제시되는 기본 정석은 다른 쇼핑몰 아이템에도 적용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창업계획서라는 형식에 현실을 어거지로 꿰어맞추려는 부분(예를 들면 재무제표)을 최소화했고, 다른 창업책들과는 달리 매뉴얼적인 요소보다는 전략을 도출하는 과정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특히 필요한 것은 시뮬레이션을 통해 최악의 시나리오를 상정해보고 내가 감당할 만한 수준인지를 판단하는 일이다. 이것이 가장 중요한 부분인데 대부분의 창업계획서 책에서는 빠져 있다.

필자가 주장하는 창업 전략은 ‘극세분화한 시장에서 내가 가지고 있는 자원이 소진되기 전에 업계 Top 3 안에 드는 전략!’이다. 이것이 필자가 자영업 현장에서 체득한 가장 생존 가능성이 높고 리스크가 적은 창업 전략이다. 이 전략은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째, 목표시장을 극세분화할 것. 단순히 세분화해서는 안 되고 아주 잘게 쪼개야 한다는 데 포인트가 있다. 세분화란 수능으로 치면 전국 1등이나 전교 1등이 아니라 반에서 1등 하는 것을 목표로 하라는 것인데, 필자는 한 발 더 나아가 줄반장을 목표로 하는 것이 좋다고 본다. 더 이상 쪼개기 힘든 최소 단위 시장을 정의하고 그 안에서 Top 3 안에 드는 것이다. 이 방법이 좋은 것은 시장을 정의하는 방식에 따라 경쟁하지 않고도 자동적으로 Top 3 안에 들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다는 점이다.

둘째는 ‘내가 가진 자원이 소진되기 전’이라는 단서다. 자원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금과 의지력이다. 가장 좋은 것은 자금이 소진되기 전에 손익분기점을 넘는 단순재생산 구조를 만들어 놓는 것인데, 의지력이 강하다면 자금이 소진된 다음에도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면서 좀 더 버틸 수 있다. 실제로 쇼핑몰이 궤도에 오르기 위해서는 경영 역량이 선축적되는 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최소 1년 정도는 이익을 못 보는 상태에서 시간과 비용을 투자해야 하는 것이 정상적이다. 자금도 바닥나고 의지력도 한계에 달하는 시점에 도달했을 때 내 쇼핑몰이 Top 3 안에 들어 있는 상황이라면 그 때부터는 어느 정도 자동적으로 굴러갈 수 있다. 인공위성이 궤도에 오르면 더 이상 추진 연료가 필요 없는 것과 같다. 매출에서 발생하는 영업이익만으로도 돌아가게 되는 것이다. 자원이 소진된 시점에서 Top 3 안에 들지 못했다면 당신의 쇼핑몰은 궤도에 진입하지 못하고 지상으로 추락하게 된다.

그러면 왜 Top 3냐? 대부분의 시장에서 3위까지는 생존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이것은 거의 자연법칙이다. 인터넷에서는 3위도 그렇게 안정적이라고 할 수는 않지만 최소한 죽지는 않을 수 있다. 바둑으로 치면 귀퉁이에 두 점을 만들어 생존의 거점을 만든 것과 같다. Top 3가 중요한 것은 사업을 매출액 중심으로 보지 않고 시장 점유율과 브랜드 인지도라는 관점에서 보도록 하기 때문이다. 매출액이 월 1억이라도 세부시장에서 4위 이하라면 장기적인 생존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본다. 소비자가 통상적으로 기억할 수 있는 브랜드의 개수는 7개고, 그 가운데 실제로 구매하는 브랜드는 3개 이내기 때문이다. 4위 이하는 알고 있어도 거의 사지 않는다. 1위는 보통 품질이 좋고 가격도 높지만 브랜드력이 있어서 산다. 2위는 품질과 가격이 적당히 합리적이라서 사고, 3위는 품질은 떨어지지만 가격이 싼 맛에 산다. 4위 이하는 아무리 싸도 신뢰가 안 가서 안 산다. 따라서 Top 3 안에 들어야 소비자의 간택을 받아 생존할 수 있다.

이 전략이 쇼핑몰에도 적용 가능할까? 그렇다고 본다. 이 전략을 실행하려면 경쟁이 없거나 약하지만 성장 가능성이 높은 세부 시장을 찾아 재빨리 시장을 선점하고 경쟁 우위 및 차별화 요소를 가지고 진입장벽을 쌓아야 한다. 그 구체적 창업 전략을 제시하는 것이 이 책의 목적이다. 다른 책에서 많이 언급된 STP도 다루지만 이 책에서는 다르게 해석한다. STP란 무엇인가? "우리 제발 경쟁하지 맙시다!"를 고상하게 표현한 것이다. 시장에 빈자리가 있는데 굳이 남이 앉아 있는 자리를 뺏으려고 싸우지 말자는 얘기다.

본 창업계획서의 전략은 대박과 요행을 기대하기보다는 작지만 ‘절대로 망하지 않는 쇼핑몰’을 만든다는 e비즈북스 <매출두배 내쇼핑몰> 시리즈의 경영철학이 많이 반영되어 있다. 대박을 원하는 사람은 이 책이 맞지 않을 것이다.
스쳐도 한 방! 못 먹어도 고! 인생을 걸고 창업에 올인! 열 배 수익을 노리는 모험 자본 어쩌고저쩌고. 착각하지 마라. 벤처 역시 열 배, 백 배 장사가 아니다. 열 번, 백 번 투자해서 그 중 하나가 열 배, 백 배로 터져 주니까 그것이 모험처럼 보이지만, 그들이 열 번, 백 번 투자한 누적 총액 대비 평균 이익률은 궁극적으로 다른 일반 투자의 평균 수익률 수준으로 수렴하게 되어 있다. 열 번을 망해도 버틸 수 있는 사람은 그렇게 해도 좋지만 한두 차례의 실패로 존재의 밑바닥에 나뒹굴게 되는 사람이 그렇게 하면 자신과 가족의 인생이 비참해진다.

쇼핑몰을 포함하여 필자가 주장하는 자영업 창업 전략은 일종의 ‘곰팡이 생존 전략’ 또는 ‘이끼 생존 전략’이다. 자영업자는 곰팡이처럼 살아야 한다. 이끼처럼 생존해야 한다. 대기업이라는 거목들이 좋은 자리를 선점하고 햇볕을 다 독차지할 때, 자영업자들은 곰팡이나 이끼처럼 햇볕 없이도 살 수 있을 만큼 작고 낮아져야 한다. 그래야 생존할 수 있다. 물론 곰팡이로 살다가 가는 데 만족하지 않는 창업자들도 많을 것이다. 이런 분들에게도 희소식은 있다. 곰팡이가 인간이 되려면 생물계에서는 수십억 년에 걸친 진화의 과정이 필요하지만 비즈니스 세계에서는 단 몇 년 만에도 구글처럼 곰팡이가 공룡이 되는 수도 있다. 살아있다면 누군가에게 성공은 언제나 뒤통수를 치며 찾아오리니 우리 일단 죽지 말자. 생존하자. 이것이 이 책의 주장이다.

≪전략이 있는 쇼핑몰 창업계획서 만들기≫ 중에서 , e비즈북스, 이은성 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