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e비즈북스 2009.08.06 11:53

일단 아이템을 패션쇼핑몰로 좁히기로 하고 김필기에게 받은 책 가운데 그쪽 분야를 집중적으로 읽어봤다. 패션쇼핑몰 부동의 1위라는 동대문3B 사장님이 쓴 책을 보다 보니 눈에 띄는 부분이 있었다. 창업을 하려면 친구나 가족 같은 주변 사람들에게 묻지 말고 전문가를 찾아가라는 얘기였다. 보통 좋은 아이템이 떠오르면 아내나 남편 혹은 주변 친구들에게 물어보는데 열에 아홉은 ‘무조건’ 창업을 말린다고 한다. 그런데 문제는 이들이 그 분야를 잘 아는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이들의 말을 듣고 의사결정을 한다는 것은 잘못이라는 것이다. 듣고 보니 딱 자신의 얘기 같아서 전문가를 소개받기 위해 김필기에게 전화를 걸었다.

김 : 그래서 기어이 회사 때려치우고 사업을 해보겠다는 거야?
이 : 아니, 나도 내일 모레면 40인데 섣부르게 사표 던지고 그러지는 못하지. 그래서 휴가 좀 받아서 집중적으로 사업 구상을 해보고 결정하려고 그런다.
김 : 그래. 아주 무모하지는 않아서 다행이군. 그런데 무작정 전문가를 소개시켜 달라니? 뭐 구상해 놓은 게 좀 있는 거냐?

이창업은 지난 열흘 동안 떠올렸던 사업 아이템 가운데 지금 잘 나가고 있는 의류 쇼핑몰 분야에 앞으로 활성화될 웹 2.0 기술을 접목하면 소비자들의 반응이 좋을 것 같다는 얘기를 했다. 그리고 김필기가 준 책을 읽고는 전문가를 만나야겠다는 결심을 했다는 얘기까지 의미심장하게 마쳤다.

김 : 짜식, 장난이 아니네. 그러면 공선생을 찾아가 봐라. 대충 말은 꺼내 놓을 테니깐.
이 : 공선생? 그게 누군데.
김 : 동대문 도매상 출신으로 초창기부터 인터넷 쇼핑몰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분이지. 지금은 개인적으로 쇼핑몰을 운영하지는 않고 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는 분이야. 꽤 유능하신 분이니깐 너만 열심히 하면 도움이 많이 될 거다.
이 : 고맙다. 내가 잘 되면 크게 한턱 쏠게.
김 : 다 필요 없고 성공해라. 그게 보답이다.

Tip)전문가를 찾아가라. 그러면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다.

쇼핑몰을 시작하려고 고민하다가 좋은 아이템이 떠오르면 보통은 지금 바로 내 옆에 있는 사람에게 물어본다. 그러나 그들은 전문가가 아니다. 내가 생각하는 것과 전혀 다를 바가 없다. 아니, 차라리 아이디어를 떠올린 나보다 조금 못하다고 생각하면 된다.
또 다른 오류는 실패한 운영자들을 찾아가 자문을 구하는 것이다. 실패자들의 특징은 자신이 겪은 체험이 대부분 부정적이기 때문에 긍정적인 부분보다는 부정적인 부분을 증폭해서 말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또 이들은 자기 합리화를 위해 시장 자체가 안 좋다는 식으로 얘기를 하기도 한다. 즉 사실은 자신의 운영 능력이 모자라서 실패한 것인데 원인이 자기에게 있다고 말하지 않고 시장환경이 안 좋아서, 경쟁이 너무 치열해서 그런 것이라고 진단함으로써 창업 의욕을 꺾어버리는 것이다.
아이템 선정 전략에서 최적의 수단은 친구나 선배 같은 비전문가가 아니라 업계 최고의 전문가들, 업계에서 성공한 운영자들의 자문임을 명심하라. 실패한 사람들은 참고용으로 만나면 된다. 만나서 그들이 하는 얘기를 곧이곧대로 듣지 말고 그들이 말하는 반대로 해석하면 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과연 업계 최고의 성공한 전문가를 어떻게 만날 것인가? 대부분 업계에는 해당 전문가가 진행하는 강의가 있다. 그 강의를 찾았으면 당장 수강하라. 강의를 수강하는 이유는 강의 내용을 듣고 지식을 얻기 위함도 목적이지만 인맥을 쌓기 위한 목적이 더 크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강의는 사실 그 사업을 시작하기 전 단계에서 듣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운영자로서 체험한 것들이 별로 없어서 내용을 이해하거나 실질적인 도움을 얻는 데 한계가 있다. 그러므로 창업을 한 이후에도 계속 자문을 구할 수 있도록 강의 뒤풀이 등을 통해 전문가와 지속적으로 연락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구축해 놓는 것이 중요하다.

《나의 쇼핑몰 스토리》에서  (김성은, e비즈북스, p.64)


김필기에게서 소개받은 컨설턴트의 이름은 공명, 왠지 이름에서 풍기는 느낌은 쇼핑몰 업계에서 일했던 분이라기보다는 학자 같을 것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이름도 삼국지 제갈공명에서 따온 것 같고, 아무튼 업계에서 알아주는 사람이라고 하니 매우 기대가 된다.

찾아가 보니 공선생은 그저 그렇게 보이는 사람이었다. 사무실은 허름했고 직원도 없는 것 같았다. 첫인상부터 약간 실망스러웠지만 내색하지는 않았다. 의자에 앉자마자 질문이 날아왔다.

공 : 의류 쇼핑몰을 하시겠다고?
이 : 예. 단순한 의류 쇼핑몰이 아닙니다. 웹 2.0 기술을 접목한 사용자 편의성을 높인 쇼핑몰로서….

이창업은 그동안 구상했던 이런저런 얘기를 풀어놓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좋은 인상을 주기 위해 낮게 깔리는 목소리로 느릿느릿 이야기를 하다가 자기 생각에 저도 모르게 도취되어 나중에는 침을 튀겨가며 흥분해서 떠들어댔다. 눈을 가늘게 뜨고 조용히 듣고 있던 공선생의 한 마디.


“창업이 뭔지 알아요?”
“예?”


자신이 구상한 웹 2.0 패션쇼핑몰 아이템이 뜰 거 같은지를 검증받아 보겠다는 기대 섞인 마음으로 공선생을 찾았던 이창업은 예상치 못한 질문에 허를 찔린 듯 말문이 막혔다.

 
창업은 사업이 아니다

창업과 사업은 다르다. 사업이란 이미 있는 시장을 관리하고 운영하는 것이고 창업은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낸 다음 관리하고 운영하는 일이다. 따라서 창업자는 사업가가 해야 할 모든 것을 다 하고 사업가가 하지 않아도 되는 일, 곧 자기가 사업할 시장을 만드는 일까지 해야 하는 것이다.
창업과 사업이 다른 만큼 사업계획서와 창업계획서에도 차이가 있다. 사업계획서는 매년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사업에 대한 전략 및 실행 계획을 기술한 문서이다. 반면 창업계획서는 최초의 사업계획서이다.
창업자 가운데 창업계획서와 사업계획서를 구분할 줄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사업계획서에는 무엇을, 언제, 어떻게 할 것인지가 들어가지만 ‘왜’’ 그 사업을 하는지에 대한 이유는 들어가지 않는다. 즉 목표는 있지만 목적은 없다. 그러나 최초의 사업계획서인 창업계획서에는 why에 대한 대답이 추가로 들어가야 한다. 내가 왜 이 사업을 시작하는지에 대한 목적이 분명해야 한다. 그것은 흔히 비전 또는 사명(Mission)이라고도 불린다.
이창업은 이야기를 들으면서 점점 가슴이 답답해져 옴을 느낀다.
‘내가 이런 원론적 얘기를 들으려고 온 게 아닌데….’

≪전략이 있는 쇼핑몰 창업계획서 만들기≫ 중에서 . e비즈북스.이은성 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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