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e비즈북스 2011.06.28 10:44

온라인은 정보의 바다? 온라인은 감정의 바다!

소셜미디어를 통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서 가장 주의해야 하는 것이 바로 감정의 관리다. 일반적으로 기업 소셜미디어를 평소 관리 운영하는 실무자들은 상당 부분 그들의 일과와 삶이 소셜미디어에 편향되어 있는 경우들이 흔하다. 그들은 기업 소셜미디어 플랫폼들을 통해 많은 소셜 퍼블릭들과 대화하기를 즐긴다. 그 대화에서 보람을 찾고, 자신들의 퍼포먼스를 피부로 느낀다. 그들에게 기업 소셜미디어는 업무의 핵심이자, 삶의 보람이 되기까지 한다.

문제는 아이러니컬 하게도 이런 관여(involvement)에서 불거진다. 위기가 발생하면 이전에 그렇게 친해 보였던 많은 소셜 퍼블릭들의 일부분은 적대적인 태도로 돌변한다. 대부분 즐겁고 행복한 대화로 넘쳐났던 플랫폼들이 단박에 비판과 비난 그리고 심지어 욕설과 비아냥의 바다로 변해 버린다. 소셜미디어 실무자들에게 이 상황은 심정적으로 감정적으로 참을 수 없는 고통이 된다.

감정의 바다에 먼저 적응하라

‘우리가 무얼 잘못했기에……’ ‘왜 이렇게까지 가혹하게……’ ‘평소에는 존재조차 모르던 당신이 왜…’ 같은 감정적인 설움과 실망감들이 위기 시 생성된다. 따라서 소셜미디어 실무자들은 더더욱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의 트레이닝과 경험이 필요하다. 프로페셔널하게 커뮤니케이션 트레이닝이 되지 않으면 순간적으로 개인적이고 사적인 커뮤니케이션 욕구로 관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flicker = angelocesare


온라인은 감정의 바다라고 보는 것이 좋다. 감정은 기본적으로 휘발성이 있다. 기업 위기의 경우 그 논란의 지속성이 최대 3일을 넘기지 않는다. 대부분이 하루 만에 생성됐다 사라진다. 이런 감정의 휘발성은 조직에게 몇 가지 인사이트를 준다.

먼저, 감정이 휘발되기 전에 개입해야 할 것인지, 개입하지 말아야 할 것인지를 본능적으로 판단해 적시 대처해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다. 많은 기업들이 소셜 퍼블릭들이 보여주는 감정의 휘발성 때문에 시간 끌기나 침묵의 전략을 택하는데 이런 전략들이 항상 유효한 것은 아니며, 상당히 위험한 선택인 경우들도 종종 존재한다. 더욱이 준비되지 않는 상태에서의 단순 침묵은 가장 위험하다.

소셜 퍼블릭의 감정의 휘발성은 기업에게 도리어 커뮤니케이션 시 감정적이지 말라 주문한다. 감정은 또 다른 감정을 불러온다. 기업은 소셜미디어 운영에서 인간적이어야 하지만, 그 의미가 감정적이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기업 소셜미디어를 통한 위기관리에서 모든 기업 소셜미디어 계정은 인간적이되 감정적이서는 안 된다. 모든 표현과 단어의 사용에서 감정적인 부분은 가능한 배제하고, 차분한 상태에서 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본적으로 위기 시 기업은 스스로 개인적 감정은 표현하지 않는 게 옳다. 화난 기업은 존재할 수 없다. 억울한 기업도 존재해서는 안 된다. 서럽거나 흥분하거나 호전적이거나 부정적이거나 편향적이거나 우울해해서도 안 된다. 소셜미디어를 통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서 기존과 다른 이러한 톤앤매너의 변화는 많은 어색함과 이질감을 줄 수도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위기 시 기업의 감정은 컨트롤의 대상이지, 표현의 대상이 아니라는 원칙이다.

<온라인 위기관리>출간예정.정용민.송동현


 

posted by e비즈북스 2011.06.27 10:27


A사의 소셜미디어 플랫폼들은 최근 들어 급격하게 늘어 났다. 회사를 대표하는 공식 트위터와 미투데이, 페이스북 그리고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다. 또한 고객관리실에서 CS 활동을 목적으로 하는 상당 트윗 계정을 관리하고 있다. 각 브랜드마다 브랜드와 제품명을 딴 브랜딩 목적의 트위터와 페이스북 계정들이 20여 개나 된다. 홍보실에서도 홍보 목적으로 비공식적인 트위터 계정들을 여러 개 가지고 있다.

소셜미디어 전반을 담당하고 있는 조 대리가 리스팅 해 본 결과 자사의 소셜미디어 플랫폼들은 개수로만 총 30개에 이른다. 이를 운영하는 담당직원들은 마케팅과 브랜드 매니저들을 비롯해 홍보, 고객관리실 등 10여 명에 이른다. 또한 이들과 함께 컨텐츠 지원 및 모니터링을 지원하는 에이전시들이 대여섯 개다.

조 대리는 이 모든 플랫폼들과 담당직원들의 활동 그리고 에이전시들간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합 관리해야 하지 않나 항상 생각하고 있다. 평소에는 각자 나름대로의 운영 목적을 가지고 움직이고 있지만, 위기 시에는 전선이 여러 개로 분산되고, 각각의 소셜미디어 플랫폼들이 곤경에 빠질 위험도 있기 때문이다. 제일 두려운 것은 위기 시 각각의 소셜미디어 플랫폼 운영 주체들 간에 커뮤니케이션이 어렵고, 통합된 대응이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다.

얼마 전에도 이와 비슷한 사건이 있었다. 공정위로부터 가격담합의 의심을 받아 압수수색을 받았던 날이었다. 이와 관련하여 제일 먼저 커뮤니케이션을 시작한 것은 홍보실에서 운영하는 비공식 트위터였다. 기자들의 문의가 이어지자 홍보실에서는 자체적으로 공식 보도자료를 내면서 홍보실이 운영하는 트위터에다가도 동일한 내용의 정보를 정리해서 올렸던 거다.

그러나 문제는 가능한 관련 커뮤니케이션을 자제하라는 내부 지시가 떨어진 이후에 벌어졌다. 각 브랜드팀에서 보유하고 있는 20여 개의 트위터와 페이스북에서 홍보실의 공식 입장 표명을 그대로 반복해서 받아 확산을 시킨 것이다. 금세 소셜 퍼블릭들이 이에 대해 더욱더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러나 문제는 거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한 브랜드팀에서는 우연하게도 가격 할인 행사를 발표했다. 기존에 이벤트를 계획하고 있던 에이전시가 아무 생각 없이 일정에 따라 가격 할인 이벤트를 개시하고 열심히 커뮤니케이션을 한 것이다. 소셜 퍼블릭들이 이에 대해 ‘가격담합 의심을 받으니까 바로 대규모 가격 할인에 나섰다’는 투로 비아냥거리기 시작했다. 또 다른 브랜드팀의 페이스북에서는 반복적으로 비아냥대는 댓글을 남긴 사람들이 많아지자 ‘본 브랜드와 상관없는 부정적인 내용을 올리면 댓글을 삭제하겠다’는 고지를 했다 수많은 페이스북 친구들로부터 개념 없다는 비판을 들어야만 했다. ‘가격 담합을 해 소비자들에게 피해를 입혔으면 자숙하는게 예의지, 브랜드 운운하면서 페이스북 친구들을 협박하고 있다’는 의견들이다.

사후에 조 대리가 분석해보니 해당 위기와 관련해 거의 모든 회사 관련 소셜미디어 플랫폼들이 각자 다른 메시지들을 각자 다른 톤앤매너로 전달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일부는 로우 프로파일 전략을 유지하는데 비해, 일부는 하이 프로파일 전략으로 떠들어 대고 있었고, 또 일부는 비아냥거리는 소셜 퍼블릭들과 전쟁을 치르고 있었다. 마치 제멋대로 떠드는 30여명의 유치원생들을 앞에 두고 보는 것과 같았다. 조 대리는 ‘어떻게 이 플랫폼들을 위기 시 통합해 관리할 수 있을까?’하는 고민에 빠지기 시작했다.

flicker = PR_Springer_Fachmedien_Wiesbaden


우리 회사의 소셜미디어 플랫폼은 모두 몇 개인가?

필자는 소셜미디어 위기관리 자문회의 등에 들어가면 항상 먼저 하는 질문이 있다. “귀사에서 관리하고 있는 소셜미디어 플랫폼은 총 몇 개 정도입니까?” 일부에서는 기업 공식 트윗과 페이스북이 있을 뿐이라고 간단하게 대답하는 곳도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많은 기업들이 생각보다 많은 소셜미디어 플랫폼들을 운영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놀라곤 한다.

어떤 조직은 트위터 계정만 스무 개에 이르는 곳도 있다. 앞으로 각 부서별로 또는 각 정책 별로 대표 트위터 계정들을 만들어 운영하겠다는 공공기관도 있다. 각 소셜미디어 플랫폼들의 운영 목적도 각각 천차만별이다. 정보제공, 고객관리, 홍보, 기업 공식 커뮤니케이션 아웃렛, 판매 및 프로모션, 브랜딩,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등에 이르기까지 그 목적들이 다양하다.

기업이 각각 하나씩의 소셜미디어만 운영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들을 관리할 수 없다면 차라리 오픈하지 않는 게 전략적으로 유리하다. 실무자들은 ‘엄연히 담당자가 있고, 실제 운영을 하고 있는데 왜 관리할 수 없다고 하는가 하고 질문을 하겠지만, 필자는 아무런 일이 발생하지 않고 해당 소셜미디어 설치 운영 목적에만 충실할 수 있는 시기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오프라인에서도 위기가 발생하면 모든 언론 대응의 창구는 일원화 된다. 실제로는 CEO를 비롯해 홍보실의 모든 구성원들이 합의된 메시지들을 공유해 동일하게 전달하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소셜미디어는 창구 일원화가 되지 않을 뿐 아니라, 각각의 소셜미디어 운영 목적에 따라 합의된 메시지 전략이 필요한 타입이 있고, 필요하지 않은 타입이 존재해 더욱 복잡한 형국이 벌어진다는 게 문제다.

운영자들도 뿔뿔이 흩어져있고, 운영자들간의 커뮤니케이션 구심점도 부재한 기업들이 대부분이다. 내부는 물론 외부 에이전시들과의 커뮤니케이션 주체도 모호하고 실제로 커뮤니케이션 실행조차 불가능한 경우들이 많다. 이는 분명히 위기 시 관리 가능한 그림이 아니다. 기존의 오프라인 위기관리 시스템과도 연결이 되지 못하는 범위다. 전사적인 의미에서 이는 회사의 전략적 위기대응에 큰 걸림돌이자 부담이 된다.

향후 기업의 위기 시 기업의 소셜미디어 플랫폼들이 하나로 통합되어 관리되지 못하면, 반복적으로 수많은 해프닝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내적으로는 운영 주체와 목적에 따라 어느 정도 정상참작이 가능하겠지만, 외부에서 해당 회사를 바라보는 수많은 소셜 퍼블릭들은 오합지졸의 모습으로 회사를 바라보게 되는 심각한 결과를 낳게 될 것이다.

통합의 대상은 조직이나 소셜미디어 플랫폼 관리에만 국한하지 않는다. 분석 주제인 상황 정보의 통합, 의사결정의 통합, 실행 전략과 실행 방안들의 통합, 실행 주체의 통합, 실행 메시지의 통합, 실행 메시지의 톤앤매너와 스타일의 통합, 위기대응 결과에 대한 통합 또한 꼭 필요한 통합 주제다. 분명 무척 어렵고 힘든 작업이다. 하지만 이런 고민 주제들을 해결해 통합해 관리되지 않는 커뮤니케이션 활동은 절대 기업 커뮤니케이션의 가치를 창출할 수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온라인 위기관리>출간예정.정용민.송동현


posted by e비즈북스 2011.06.22 12:05

어제 저녁 무렵부터 소셜미디어상에서 A사에 관련한 악성 루머가 떠오르고 있다. 제품 기술에 관한 이야기인데 상당히 심각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소셜미디어를 담당하는 조 대리는 이와 관련해 전사적으로 관련 부서들에게 이메일로 모니터링 결과와 예측되는 내용들을 정리해 공유했다. 이윽고 홍보실, 마케팅팀, 법무실, 생산팀, 기술팀, 영업팀 등의 실무자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다들 이 루머가 어디에서 나온 이야기인지 궁금해 했다. 조 대리는 최초 유포자들로 추정되는 몇 명의 기술 전문 블로거들을 지목했다. 그들 중에는 몇 년 전 A사를 퇴사한 기술 연구원도 들어있었다. 기술팀에서 의견을 이야기한다. “사실 지금 도는 이야기들이 맞는 이야기에요. 틀린 이야기는 아닌데… 약간 부풀려진 내용들이 있어서 그게 문제지. 이걸 어떻게 해야 하나?” 법무실에서 사내 변호사로 일하고 있는 담당자가 이야기한다. “만약 이 OOO블로거가 회사에 재직 당시 취득한 정보로 이런 포스팅을 했다면 기업비밀 누설 등으로 소송을 걸 수는 있을 것 같은데요. 어떻게들 생각하세요?” 홍보실에서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는다. “이런 루머가 다 떠돌아 다니고 있는데 소송을 해보았자 그 시간이 지나가면 루머도 사라지게 되겠지요. 우리에겐 시간이 없어요. 홍보실에서도 어떤 메시지를 전달해야 하는지에 대해 좀 정리해주세요. 너무 기술적이라서 홍보실도 감이 안 오네요.”

관련 부서 담당자들이 모두 한 마디씩 한다. 시간이 없다고 분명히 이야기했는데도 미팅 시간은 길어지고 결과가 정리되지를 않는다. 일단 사장에게는 정리된 의견을 가지고 올라가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그 결론이 정해지지 않는 거다.

조 대리 휴대폰으로 대행사들이 자꾸 전화와 문자를 해 온다. ‘루머가 계속 커지고 있어요. 관련 전문가들은 물론, 소비자 단체와 소셜미디어 언론 쪽에서도 계속 멘션들을 하고 있어요. 빠른 조치가 필요합니다” 조 대리는 회의에 참석한 여러 담당자들에게 소셜미디어가 일단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알려 달라 채근을 했다.

홍보실에서는 “일단 사실이 아니라고 이야기하는 건 어때요? 강력하게 대응하겠다 쐐기를 박으면 조금 잦아 들지 않을까요?”한다. 생산과 기술 담당자는 “근데 그게 사실이거든. 그래서 딜레마인 거지…” 영업 담당자는 “그래도 계속 이렇게 기다릴 수는 없죠. 이제 대리점 쪽에서도 자꾸 문의가 오기 시작하는데요. 일단 진화 작업은 나서야 해요”한다. 소셜미디어 조 대리는 “무엇이라도 좋으니 빨리 합의점을 찾아서 제게 알려주세요. 저희는 일단 준비하고 있겠습니다.”하고 사무실로 뛰어 내려왔다.

‘누가 빨리 개입할 줄 몰라서 개입 안 하는 건가? 개입을 하더라도 어떻게 개입해야 하는지에 대한 준비가 돼야지 무조건 개입해서야 되겠어?’ 조 대리는 한숨을 쉬면서 소셜미디어 모니터링 결과들을 업데이트한다. 상황이 상당히 심각하다. 지금 개입을 해도 이미 늦었다는 느낌이 든다.

마케팅팀장이 전화를 걸어와서 일단 공식 입장을 내자고 한다. 조 대리가 어떤 공식 입장을 내야 하냐 물어 보니 팀장은 일단 상황을 알아보고 빠른 시간 내에 공식 입장을 밝히겠다고 하라 한다. 조 대리는 그런 메시지를 전달하려 했으면 벌써 어제 저녁 늦게라도 했었어야지 다음 날 오후가 되는 지금 그런 메시지를 전달하면 효과가 없다는 의견을 이야기했다. 팀장은 다시 논의해보고 연락 주겠다고 하며 전화를 끊었다.

조 대리는 ‘준비도 안 되니 개입하고 싶어도 개입을 하지 못하는 거 아닌가? 일단 모든 준비를 끝내고 개입 시기를 조정하는 시스템적 접근은 언제쯤 가능할까? 의사결정과 준비 프로세스가 이렇게 길어서 어떻게 제대로 된 개입을 해 실행을 하나…”하는 생각을 한다. 지금 이 때도 준비 없이 시간이 간다.

 flicker = h.koppdelaney

준비하고 개입할 타이밍을 재는 것은 상당히 전략적인 대응 방식이다. 하지만, 개입의 시간을 따지기 전 제대로 된 준비조차 힘들다면 분명 문제다. 위기 시 기업이 한번의 외부 개입을 시도하기 위해서는 상당히 많고 오랜 결정의 시간들이 소요되는 법이다. 기업의 위기관리 시스템이란 이 준비의 시간을 최소화하기 위한 경험된 체계다. 기업 위기관리 시스템이 부실하거나 부재한 기업들은 항상 개입의 타이밍을 놓친다. 더 큰 문제는 준비된 상태에서 타이밍을 재다가 타이밍을 놓치는 것이 아니라, 준비가 되지 않아 타이밍을 허망하게 흘려 보내는 경우가 문제다.

일단 위기가 지나가면 위기관리를 담당했던 실무자들은 ‘우리가 얼마나 고생했는지 아는가? 우리는 최선을 다했다”라 이야기한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전략에 근거’해 ‘적절한 타이밍’에 ‘준비된 개입’에 성공했는가? 아니면 ‘준비된 상태’에서 ‘적절한 타이밍’을 찾으면서 ‘전략적으로 개입하지 않았는가’에 대한 이야기가 필요하다. 그 두 가지 사례라면 이는 제대로 된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음을 나타내준다.

하지만, 그와는 달리 준비된 개입에 실패하는 경우들이 더 많다. 개입을 위한 준비에 이미 실패한 경우들이다. 개입을 해야 한다는 전략이 섰음에도 타이밍만 바라볼 뿐 준비를 완벽하게 하지 않거나 못한다는 건 문제다. 위기 발생 시 CEO가 “일단 조금 더 두고 보자!”하는 이야기를 하는 것은 “(모든 대응 준비를 한 채) 만반의 경우에 대비하면서 개입을 준비해라!”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야 한다. CEO의 그런 이야기를 “일단 시간을 보내면서 향후 추이를 보기만 하자!”라 해석해서는 안 된다.

전략적으로 타이밍을 찾으면서 개입하지 않는 경우와 그냥 타이밍을 흘려 보내는 것은 분명 다르다. 첫째, 전략적으로 완벽하게 준비되었는가에 대한 답이 있어야 한다. 둘째, 준비된 상태에서 타이밍을 찾았는가에 대한 답이 있어야 한다. 셋째, 개입을 하건 하지 않았건 그것이 준비된 그대로였는가 하는 것에 대한 답이 있어야 한다. 이 세 가지 답변이 모두 예스라면 그 시스템은 위기관리를 위해 이상적으로 운용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개입하느냐 하지 않느냐 하는 것은 전략적 옵션이지만, 준비는 전략적 기본이다. 준비 여부는 시스템의 품질을 나타내는 지표다.

준비에 대한 또 다른 시각이 하나 있다. 준비하면서 허둥대다 타이밍을 놓쳐 버리면 이를 외부에서 바라보는 많은 이해관계자들은 해당 기업이 일부러 ‘침묵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타이밍을 흘려 보내는 것은 회사가 이렇게 엄청나게 많은 부정적 이야기들을 무시하고, 아랑곳 하지 않는다는 느낌을 주는 셈이다. 소셜미디어상에서도 “논란의 중심에 있는 이 회사는 왜 침묵하는가?’하는 질문을 많이 받게 된다. 소셜 퍼블릭들이 이해할 수 없는 모습이다.

그러나, 만약 전략적으로 준비된 채 적절한 개입의 타이밍이 스스로 사라져 버린 경우에는 소셜 퍼블릭들이 해당 논란을 무시했다거나, 아랑곳 하지 않았다는 느낌까지는 가지지 않는다. 많은 소셜 퍼블릭들이 위기가 지나간 후에 ‘만약 개입했었으면 그 회사가 더 불리했었을 것’이라는 평가를 내리게 된다. 상당히 결과론적인 이야기 같지만, 이런 소셜 퍼블릭들의 평가는 매우 중요하다. 그들은 논란을 창조하는 사람들이고, 논란을 성정시키고, 논란을 나중에 소멸시키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그들이 위기관리를 잘했다 또는 전략적으로 했다 하는 평가를 내리는 경우는 정말 위기관리가 성공적이라는 의미로 받아 들여야 한다.

다시 한 번 이야기하지만 적절한 타이밍이 오기 전에 완벽하게 준비되어야 한다. 그 스피드가 곧 시스템의 품질이다. 항상 기억하자.

                                                                                   
 <온라인 위기관리>출간예정.정용민.송동현



 

posted by e비즈북스 2011.06.21 10:27

마케팅팀 전원 회의가 급히 열렸다. 대규모 제품 리콜을 해야 하는 상황이 도래했기 때문이다. 마케팅팀에게는 리콜과 관련하여 소비자들에게 앞으로의 개선책 등을 공유하기 위한 광고 제작 지시가 떨어졌다. 특히 소셜미디어를 통해 리콜 사실과 개선 정보 등을 효율적으로 제공하기 위한 아이디어를 급하게 요구하고 있다.

조 대리는 먼저 회사의 모든 소셜미디어 플랫폼들을 통한 메시징 작업을 시작했다. 그 밖에 소비자들에게 리콜 정보를 알기 쉽게 이해시키기 위해 일러스트 작업을 통해 인포그래픽이나 만화를 활용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사실 가장 좋은 것은 동영상을 통해 리콜 프로세스와 관련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지만, 시간적인 제약과 예산이 큰 문제라 일단 아이디어에서는 제외했다. 마케팅팀장은 모든 의견을 듣고 나더니, 그래도 조 대리에게 리콜 관련 동영상 견적을 뽑아보라는 지시를 내렸다,

조 대리는 기존에 함께 소셜미디어 관리, 운영을 해온 대행사들을 불러 소셜미디어를 통해 배포 가능한 분량과 내용을 기반으로 동영상의 대략적인 예산을 정리했다. 어떤 크리에이티브인가에 따라 예산은 달라지겠지만 가장 기본적인 수준으로 예산을 정리했다. 그 외에 보고했던 인포그래픽 예산과 만화 개발 예산도 정리해 보고에 포함했다.

마케팅팀장이 관련 예산을 보고받고 상무에게 보고하러 회의에 들어갔다. 마케팅 상무가 예산을 보고 팀장에게 이렇게 묻는다. “김 팀장, 이 예산은 어디에서 끌어올 거야? 금액이 큰데 브랜드에서 십시일반할 수 있어?” 팀장이 대답한다. “상무님, 이 리콜은 B브랜드 관련한 거라서 예산은 B브랜드에서 책임져야 할 것 같습니다.” 상무가 B브랜드 매니저를 부른다. “B브랜드에서 이런 위기관리예산을 배분할 여력이 있나?” B브랜드 매니저가 놀라서 이야기한다. “아시겠지만 저희가 리콜 관련해서 책정해놓은 예산은 없습니다. 더구나 소셜미디어 쪽으로 이런 예산 확보는 불가능하고요. 사실 사장님께서 홍보실 쪽으로 위기관리 예산 할애하라고 지시하셔서 일부 보내기는 했는데, 그것도 나중에 크게 부담될 것 같아서 고민입니다. 소셜미디어는 그냥 안 하는 것으로 하면 어떨까요?” 마케팅 상무가 마케팅팀장을 보면서 한마디로 정리한다. “돈이 없다잖아. 소셜미디어 쪽은 그냥 리콜 관련 고지만 하고 다른 활동은 하지 않는 것으로 합시다.”

조 대리는 회의 결과를 통보받았다.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 예산 작업을 하면서도 별반 기대를 하지 않았다. 아직 소셜미디어가 회사의 주요한 활동 반열에 오르려면 기나긴 여정이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낀다. 한편으로는 서럽기도 하지만, 아직 시작한 지 몇 년 되지 않은 활동치고는 잘 하고 있는 것이라고 스스로 칭찬하면서 다시 회사 페이스북 계정에 로그인한다.

flicker = HikingArtist.com

위기관리 예산을 준비하는 기업이 있을까?

오프라인 위기 시에도 마찬가지다. 평소에 위기관리 예산을 설정해 보유하는 부서가 어디 있을까? 어느 부서도 기존 활동 예산을 두고 넉넉하다 생각하는 부서는 없다. 그런 예산 구조에서 아직 발생하지도 않은 위기를 설정하고 해당 관리 예산을 배정해놓는다는 것은 현실적으로도 불가능한 일이다.

문제는 이러한 평시의 상황이 아니다. 문제는 그렇게도 우려하던 위기가 발생했을 때다. 기업의 모든 활동은 예산이 전제되어야 한다. 소셜미디어를 통한 위기관리 활동도 물론이다. 일부에서는 소셜미디어 활동은 돈이 들지 않고, 관심 있는 인력들이 이끌어나가는 것에 포커스를 두고 비용 대비 효율을 강조하는 듯하다. 하지만, 소셜미디어는 기본적으로 예산이 많이 필요한 미디어다.

소셜미디어의 컨텐츠도 깊이 있게 분석해보면 일정 수준 이상의 예산이 투입되어야 제대로 된 컨텐츠 개발이 가능하다. 우리나라 기업 소셜미디어들은 가능한 저예산으로 꾸려나가는 것을 미덕으로 알고 나름대로의 생존 전략과 컨텐츠 수준을 유지하는 듯하다. 하지만, 회사의 브랜드와 명성에 ‘알맞은 수준’의 컨텐츠와 정보들을 커뮤니션하려면 기존의 예산은 터무니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우리나라 기업들의 소셜미디어는 대체로 동영상을 제작하지 못하는 듯하다. 워낙 제작 예산이 많이 들고 제작 과정이 힘들어서 그럴 수 있다. 일부에서는 다양한 인포그래픽과 만화들을 이용해 컨텐츠를 개발하기도 하지만, 거기에 투자되는 예산을 들여다보면 상당히 제한적이라는 평가를 할 수밖에 없다.

위기 시 소셜미디어는 소셜미디어 플랫폼 자체의 강점을 살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 나서야 한다. 유튜브 계정을 통해 해당 기업의 위기관리 활동과 관련된 동영상으로 커뮤니케이션해야 한다. CEO의 해명이나 사과 동영상 하나는 보도자료 수백 개의 의미를 압도한다. 그러나 동영상은커녕 팟캐스팅조차도 우리나라의 저예산 소셜미디어 운영 토양에서는 실행되기 어려운 작업이다.

그래서 많은 기업 소셜미디어들은 텍스트로 소셜 퍼블릭들과 커뮤니션하는 것을 전부인 양 받아들인다. 특히나 위기 시에는 더욱더 가용 예산이 존재하지 않는다. 정확하게 말해서는 급하게라도 배정조차 되지 않는다는 것이 맞을 것이다. 기업 위기대응 활동의 우선 순위에서 밀리기 때문이다. 기존 홍보실도 가지지 못하는 위기관리 예산을 달라고 손을 내밀기에도 염치가 없다.

하지만, 소셜미디어를 운영하는 책임을 지는 관리자들은 소셜미디어를 통한 위기관리와 그에 필요한 예산에 대한 고려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 기본적으로 소셜미디어는 기업 위기관리에 매우 파워풀하고 유용한 미디어다. 위기 시 기업이 기업 미디어를 통해 소셜 퍼블릭들과 커뮤니케이션할 기회를 놓쳐서야 되겠는가. 그들과 커뮤니션하기 위해서는 기존과는 다른 예산들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라도 있어야 한다. 그리고 더 나아가서 실제 위기가 발생하면 그 정도의 예산을 어떻게 마련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대안도 고민해놓을 필요가 있다.

실무자가 아니라 관리자라면 예산, 특히 위기관리를 위한 예산에 대해 관심과 나름대로의 대안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모두가 공감하겠지만, 기업 내에서 예산이 없는 곳은 퍼포먼스가 없는 곳이고, 퍼포먼스가 없는 곳이란 의미는 거기에서 일하는 모든 실무자의 발전 가능성이 없다는 뜻이 된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하는 논의만 하는 것이 아니라, 관리자라면 위기 시 스스로 달걀의 껍질을 당장 깨뜨릴 수 있는 준비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온라인 위기관리>출간예정.정용민.송동현

posted by e비즈북스 2011.06.13 10:24


회사 경영진 간에 비상회의가 열리고 있다. 무슨 일인 줄은 모르지만 사내에는 여러 이야기들이 돌고 있다. CEO가 바뀔 수 있다는 소리도 들리고, 최근 매출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모종의 경영적 문제가 불거져 나왔다는 설도 있다. 내부고발자가 회사와 관련한 정보들을 정부 규제기관에 제보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홍보 부사장도 그 회의에 들어가 오랜 시간 참석하고 있다. 마케팅 부서에서는 마케팅 부사장이 회의에 들어가 있다. 마컴(마케팅+커뮤니케이션)팀에 소속된 소셜미디어 담당자인 조 대리는 회사의 흉흉한 분위기가 신경 쓰였지만, 그냥 평소처럼 회사 트위터와 미투데이 그리고 페이스북 인사로 하루를 즐겁게 시작했다.

이어서 조 대리는 지난 주부터 진행하고 있는 제품 브랜드명으로 4행시를 짓는 프로모션에 열중했다. 점심을 먹고 돌아와 오후 첫 멘트를 위해 트위터 계정을 들여다보니 예전보다 멘션이 늘었다. 멘션들을 쭉 둘러보자 무언가 잘못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되었다. ‘그 회사, 검찰로부터 압수수색을 받았다고 하는데 사실인가요? 무슨 일인가요?’와 같은 멘션들이 많았다. 또 한 트위터러는 ‘그 회사 사장님이 구속될 수도 있다는데 정말 큰일을 저지르신 거군요’ 하는 멘션을 남겼다.

조 대리는 마케팅팀장에게 다가가 이 상황을 설명하고 회사에 무슨 일이 있는 것인지 물었다. 마케팅팀장은 “그냥 아무 말도 하지마. 확실한 건 우리도 몰라. 그냥 당분간 트위터나 미투데이는 접어”라고 지시한다. 조 대리는 ‘그래도 무슨 일인 줄은 알아야 준비를 하지…’라고 생각하며 자리에 돌아와 계속 소셜미디어들을 모니터링한다.

페이스북 쪽지와 트위터 DM을 통해 여러 추가 질문과 문의가 늘어난다. 무언가 큰일이 있는 게 틀림없다. 몇 시간이 지나가니 미투데이와 트위터에서 특정 기사들의 URL들이 돌고 있었다. 조 대리의 회사와 관련한 온갖 루머들이 들어 있고 회사가 경영상 위기에 봉착했다는 내용의 기사들이었다.

퇴근께에는 여기저기에 A사 홍보실에서 배포한 보도자료를 바탕으로 하는 기사들이 업로드되기 시작했다. ‘현재 여러 경로를 통해 돌고 있는 사실은 루머일 뿐이고, 검찰로부터의 압수수색 여부에 대해서도 언급할 수 없다’는 공식입장을 담고 있다. 조 대리는 황당했다. 홍보실에서는 보도자료를 내는데 왜 소셜미디어 담당자들은 그 사실조차 몰랐나 하는 거다. 홍보실에서는 간단히 “사장님께서 홍보실로만 창구를 일원화하라 하셨습니다”라고 한다. 그럼 소셜미디어는 무얼 어떻게 해야 하나?

마케팅팀장이 다가와 이야기한다. “신경 쓸 거 없어, 조 대리. 그냥 내일부터는 아무 일 없는 거니까 편하게 다시 시작하도록 해.” 조 대리는 갸우뚱한다. “그러면 접수된 쪽지, DM, 멘션들은 어떻게 처리해야 하죠. 일단 홍보실 보도자료대로 답변 할까요?” 마케팅팀장은 잠깐 생각을 하더니 “모르겠네, 민감한 상황이라서… 상무님께 여쭤볼 테니 잠깐만 기다려요.” 마케팅팀장이 상무를 보러 들어간 이후 두 시간이 흘렀다. 벌써 저녁 9시다. 조 대리는 아무 일도 못하고 대기 중이다.

마케팅팀장이 다시 돌아와 한마디하고 퇴근해버린다. “지금 법무실과 홍보실 그리고 경영기획실까지 비상 상황이라 소셜미디어까지 신경 쓰기 어렵대. 잠깐 며칠만 쉬래, 회사가 안정될 때까지…” 조 대리는 퇴근해버리는 팀장에게 “언제까지 쉬어요?”라고 질문해보지만 답이 없다. 그 시간에도 미투데이와 트위터 그리고 페이스북 등에는 멘션들이 계속 쌓이고 회사와 관련된 부정적인 기사와 루머 들이 돌고 있다. 예정된 4행시 프로모션과 내일부터 시작해야 하는 UCC 컨테스트는 계속 진행해야 하는지 에이전시에서 계속 문의가 오는데 똑같은 말만 되풀이 하고 있다. “일단 대기하세요.” 소셜미디어 담당자들에게는 딱히 정보도 없고, 답도 제공되지 않는다. 그나마 다른 부서들은 위기를 감지하고 나름대로 움직이고 있는 것 같은데, 소셜미디어 담당자만 멀리 떨어져 있는 느낌이다. 따로 놀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거다.

flicker = C. G. P. Grey

소셜미디어를 통한 위기관리에 관해 딱 한마디만 조언하자면 ‘기존 오프라인 위기관리 시스템과 통합하라’고 하고 싶다. 물론 기존에 오프라인 위기관리 시스템이 존재하지 않는 기업에게는 이 조언이 유효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일반적인 기업의 경우 기존 오프라인 위기관리 시스템에 가능한 연결 또는 통합되어 운영되는 소셜미디어가 위기 시 제대로 된 효력을 발휘할 수 있다.

즉 평소에 소셜미디어를 관리하는 부서들을 위기 시에는 가능한 통합하는 것이 유리하다. 홍보, 마케팅, 고객관리, 영업 등에 넓게 퍼져 있는 소셜미디어 실무 그룹들을 위기 시 어떻게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까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조직적으로 통합하라는 의미가 아니다. 엄격한 가이드라인을 통해 위기 시 자의적이고 개별적인 행동이나 조치를 제한하는 것이 한 방법이다.

일부 기업이나 기관에서는 평소 각 부서별로 또는 프로그램별로 각기 다양한 소셜미디어 아웃렛을 만들어 활용하고 있다. 평소에도 셀 수 없이 많고 다양한 소셜미디어 아웃렛을 위기 시 어떻게 빠른 시간 내에 기업의 통제하에 모을 수 있는가는 아주 중요한 주제라고 본다.

의사결정 면에서도 소셜미디어는 기존의 오프라인 위기관리 의사결정 주체들의 결정을 따라야 한다. 일부 기업에서는 오프라인 따로 소셜미디어 따로 위기관리 의사결정이 이루어진다. 혹은 오프라인은 위기대응 의사결정이 정해져 실행되는 반면, 소셜미디어에서는 그 결정 사실을 통보받지 못한 채 나름대로의 활동을 전개하는 경우도 있다. 일부에서는 평소 하던 프로모션 활동을 중단하지 않고 아주 일관되게 진행해 ‘뻔뻔하다’는 이야기를 듣기까지 한다. 사내에서의 의사결정 주체들과 내용을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그에 준해 위기에 대응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메시지 면에서도 오프라인 이해관계자들에게 전달되는 모든 오프라인상 메시지가 소셜미디어로도 그대로 전달되는 것이 전사적 차원의 위기관리라 할 수 있다. 전략적 통합이 필요한 것이다. 특수한 경우 소셜미디어는 심지어 오프라인의 톤앤매너까지 차용해 전달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자사와 관계된 불미스러운 사고로 목숨을 잃은 피해자들에게 CEO가 애도를 표하고 사과할 때 그 기업의 소셜미디어 또한 기존의 톡톡 튀는 여성의 이미지와 톤앤매너를 잠시 접어두고, 회사의 정체성을 가지고 공식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옳다는 이야기다. 소셜미디어를 통한 위기관리에서는 메시지가 거의 유일한 무기라고 생각하고 깊이 고민해야 하는 것이 좋다.

<온라인 위기관리>출간예정.정용민.송동현

posted by e비즈북스 2011.06.10 13:22
식품기업 A사. 모 동호회 갤러리에 올라온 사진 한 장을 모니터링 중 발견했다. 음식물 포장 속에서 말라버린 쥐가 나왔다는 충격적인 사진이다. A사 홍보팀은 생산파트와 품질관리 파트장에게 확인을 했다. 그 파트에서는 ‘해당 이물질을 일단 수거해 분석해야 그 이물질이 진짜 쥐인지 아닌지, 그리고 그것이 쥐라면 그 유입 경로가 어떻게 되는지 확인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홍보팀에서는 일단 해당 사진이 포함된 포스팅을 삭제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해당 동호회 시샵에게 전화를 걸었다. 해당 포스팅 내용이 완전히 검증되기 전까지 포스팅을 블라인드 처리하거나, 삭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시샵은 ‘동호회 규정상 시샵이라고 할지라도 포스팅을 삭제할 수 있는 권한은 없다. 필요하다면 포스팅을 올린 회원에게 직접 이야기하라’고 입장을 밝혔다.

홍보팀은 어렵게 그 포스팅을 올린 소비자 연락처를 찾아냈다. 홍보팀장과 고객관리팀장이 그 소비자와 미팅을 약속해 마련했다. 미팅에서 그 소비자는 ‘내가 오랫동안 그 제품을 애용하고 있었는데, 이번 이물질을 발견해 너무 충격이었다. 다시는 이런 이물질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생산시설에서 위생을 더욱 강화해 달라’고 이야기했다.

홍보팀장은 일단 그 포스팅을 삭제해 줄 수 없겠는가 물었다. 해당 소비자는 ‘만약 회사측에서 생산시설 개선이라던가 재발방지 대책을 해당 동호회 사이트에 올려준다면 내가 올린 자극적 포스팅은 즉각 삭제하겠다’ 약속했다. 고객관리팀장은 ‘해당 이물질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 유입경로가 어떻게 되는지도 모르면서 회사측에서 직접적으로 대책을 공유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면서 해당 소비자에게 ‘그 이물질과 제품을 회사측에 인계해 달라’고 부탁했다.

소비자는 ‘해당 이물질을 조사한다는 회사측의 입장은 이해하지만, 솔직히 믿을 수 없다. 필요하면 경찰을 불러 제3자 연구소에 분석 의뢰하겠다’고 이야기했다. 홍보팀장과 고객관리팀장은 ‘일단 알았다. 좀더 고민해 보겠다’고 하고 회사로 돌아왔다.

CEO를 비롯해 여러 임원들에게 해당 소비자의 입장과 주장을 공유하고, 논의를 진행했다. CEO는 ‘해당 사진이 너무 자극적이니, 어떤 방법을 써서라도 삭제하라’는 이야기를 반복하신다. 다른 임원들도 우리가 생산시설 개선 대책 같은 것을 공개하는 것은 곧 유죄를 인정하는 것이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홍보팀내 모니터링 담당자들에게서 새로운 보고가 들어왔다. 문제의 포스팅 아래 댓글로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A사 생산 담당자를 자처한 일단의 사람들이 해당 포스팅 아래 A사에 부정적인 댓글을 달고 있는 네티즌들과 댓글로 설전을 벌이고 있던 것이다. 육두문자가 오가고, 댓글 수가 이전보다 20배 이상 늘어나고 있었다.

한 네티즌은 ‘여기에서 여러 댓글로 A사를 옹호하고 있는 사람들은 A사가 고용한 댓글 알바로 의심된다. 그들의 IP를 모두 캡쳐해 확인해 보니 A사의 광주 공장으로 나타났다’고 공개했다. 홍보팀이 광주 공장에 전화를 걸어 확인해 보니 공장내 사무직원들 여럿이 회사를 방어하겠다고 자발적으로 댓글 전투에 나선 것이다. 상황이 더 악화되어 버린 것이다.

flickr - tomwardill


온라인, 아직까지 낯선 게임

아직까지 기업에게 온라인과 소셜 미디어 마당은 기존 매스미디어들에 비해 낯설고 대응하기 힘든 곳이다. 특히나 위기가 발생했을 때에 적절하게 대응하는 방식과 전략에 대해 경험이 많지 않아, 항상 고민을 하고 대응에 늦게 되는 오류들을 반복한다.

또한, 온라인 접점들이 수없이 많이 존재하기 때문에 통합적인 하나의 창구를 운영하는 데에도 힘이 든다. 회사에 관한 부정적인 상황이 발생하면 개인적으로 자발적으로 그 상황에 개입하는 많은 직원들과 그 가족들이 현실적으로 존재한다. 그들이 바라는 것은 회사를 위한 방어이지만, 결과적으로 그런 대응은 전장을 더욱 더 악화, 확장 및 지속시키는 문제를 초래한다. 그들에게 온라인은 아직 낯선 곳이다.

일부에서는 온라인에서의 논란을 오프라인으로 끌어내 해결하려 시도한다. 변호사나 로펌을 통해 해당 네티즌이나 블로거, 소셜 미디어 유저를 공격한다. 이런 법적 해결 노력은 온라인 초기에 일부분 효과가 있는 시도로 해석되었다. 회사는 조직이고, 온라인 이해관계자는 개인이기 때문에 공식적인 법적 경고나 소송이 매우 부담이 되는 것이 사실이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소셜 미디어의 확산성과 이해관계에 따른 응집성을 감안하면 기존의 법적 대응이 생각만큼 효과적이기 힘들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네티즌들은 더 이상 개인이 아니라 하나의 특정 이해관계에 따라 커다란 집단을 형성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일부 파워블로거나 대규모 팔로워들을 거느린 트위터러들은 일개 회사의 소송이나 법적인 경고에 익숙해진 경우들도 있다. 그들은 회사로부터 법적인 경고를 받게 되면 그 과정부터 결과를 자신들의 매체에 상세히 밝히면서 더욱 더 큰 논란을 유발하는 노하우를 이미 터득했다. 이로써 기업들은 법을 통한 오프라인에서의 해결이 항상 유효하지는 않다는 깨달음을 얻게 되었다. 완전히 다른 낯선 위기 상황인 것이다.

온라인 위기가 낯설다는 또 하나의 이유는 온라인상의 정보들은 빛의 속도로 확산되고, 쉴 새 없이 업데이트된다는 특성 때문이다. 위기 발생시 우리 회사에 대한 부정적인 정보들은 말 그대로 빛의 속도로 확산되고 강화되어 나간다. 반면 회사 내에서 대응을 논의하는 그룹의 의사결정 속도는 10년 전과 별반 다름이 없다. 온라인 상에서 위기가 발생하면 해당 위기에 대한 전략적 대응 논의 시간은 최소화되어야 하지만, 현실은 아직도 그렇지 못하다는 게 문제다. 대응의 타이밍을 항상 놓치게 된다.

<온라인 위기관리>출간예정.정용민.송동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