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e비즈북스 2014.01.16 09:43

미 연방항소법원이 광대역인터넷에서 망중립성의 원칙이 통신사들의 권리를 침해한다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美 법원 “광대역 인터넷서 ‘망중립성’ 규제 무효”

http://www.fnnews.com/view?ra=Sent1101m_View&corp=fnnews&arcid=14011517454325&cDateYear=2014&cDateMonth=01&cDateDay=15


망중립성은 네트워크 사업자가 인터넷의 모든 콘텐츠를 동등하게 취급하고 어떠한 차별도 하지 않아야 한다는 개념입니다. 이동통신사가 무선 트래픽이 늘어나자 수익자부담의 원칙을 근거로 서비스업자들에게 비용을 요구하다가 물의를 일으킨 적이 있었죠. 그때 서비스업자들이 망중립성으로 반론을 제기했는데 국내에서도 이 원칙이 무효가 되면 큰 파장이 일 것같습니다. 한국은 통신사의 입김이 좀 강해야죠.


어쨌든 인터넷이 공짜가 아니라는 것을 점점 실감하는 시대가 오게 될 것 같습니다. 요즘 유튜브를 보면 광고때문에 짜증나는데 더 광고를 보라고 하면 끔직할 것 같습니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

posted by e비즈북스 2012.05.30 13:39

<대한민국 IT사 100>에 이 장면이 실감나게 묘사되어 있어서 당연히 전길남 박사님도 아시는줄 알았는데 어떻게 된 걸까요?

http://media.daum.net/digital/newsview?newsid=20120530110924054


1982년 5월 15일, 경북 구미 전자기술연구소(KIET, 현 한국전자통신연구소)에는 긴장감이 감돌고 있었다. 수십 명의 눈길 속에 키가 하나씩 눌러지고 마침내 화면이 뜨자 연구원들은 환호성을 터트렸다.  전자기술연구소와 서울대학교 사이의 인터넷이 개통된 것이다.
1982년 3월 2일 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과의 중형 컴퓨터와 당시 구미에 있었던 전자기술연구소의 중형컴퓨터를 1200bps 전용선으로 연결했다. 이 전산망을 SDN(System Development Network)이라 불렀고 이것이 한국 전산망의 시작이자 한국 인터넷의 시초다. SDN이 한국 인터넷의 시초인 이유는 인터넷의 근간을 이루는 TCP/IP 및 FTP, Telnet 등의 응용 프로토콜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5월 15일, 마침내 서울과 구미 사이가 관통되면서 대한민국은 인터넷 원조인 미국에 이어 세계 두 번째 인터넷 나라가 되었다.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도 아닌 한국이 세계 두 번째 인터넷 국가가 된 것은 전길남 박사 덕분이다.


<대한민국 IT史 100>에서 발췌


참관인이 여러명 있었으니 누군가는 기억할 것 같은데 교차 검증을 해봐야 할 것같습니다. 5월15일이면 스승의 날이니 기억하는 사람들이 분명히 있을 겁니다.

<대한민국 IT사 100>의 저자이신 김중태 원장님께서도 한국의 IT 기록들이 부정확한 것들이 많다고 하셨는데 이런 역사적인 날도 이렇습니다. 이 책에서도 날짜같은 것이 잘못된 부분이 있을 수 있다고 하시더군요. 관계자분들께서는 그런 부분이 있으면 연락 부탁드립니다.

책 내용을 계속 인용해보죠.

폐쇄적인 미국 인터넷을 세계인의 인터넷으로 바꾼 SDN
1983년에는 전길남 박사가 카이스트로 자리를 옮기면서 카이스트도 1983년 1월부터 SDN에 합류했다. 1983년 11월에는 SDN의 관리를 위해 카이스트에 네트워크 운영센터를 설치했다. 1987년에는 20여 개의 기관이 SDN에 연결되었는데, 규모가 커지면서 카이스트에 설치되었던 네트워크 운영센터는 1987년 8월에 KAIST 외에도 한양대, ETRI, 데이콤 등 4개 기관으로 확대․설치되었다. 규모에 걸맞게 SDN을 통한 정보교류도 점점 활발해지면서 한국의 정보교류망 역할을 했다.


1983년 8월에는 네덜란드의 MCVAX, 10월에는 미국 HP연구소에 연결되면서 미국과도 연결되었다. 그러나 미국 연결이 쉽게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당시 인터넷은 미국 국방부의 보물창고였기 때문에 라우터 하나도 구할 수 없었다. 지금이야 라우터는 흔한 장비지만 당시에는 미국과 동맹국을 맺은 NATO(북대서양조약기구)의 일부 국가인 영국, 캐나다 정도에만 제공되었고, 공산권과 인접한 한국에서는 구할 수 없는 물건이었다. 북한과 적대국이라고 아무리 설명해도 미국 정부는 기술 유출을 우려해 라우터 판매를 불허했다. 연구비가 없기 때문에 라우터 장비를 만들 수도 없었고, 결국 소프트웨어 방식으로 라우터 기능을 구현해 SDN을 미국과 연결시킬 수 있었다.


한국의 SDN은 폐쇄적인 미국의 인터넷 정책을 세계인의 인터넷으로 바꾸는 결정적인 계기도 제공했다. 1986년 SDN 연구원은 X.25프로토콜을 통해 전용선 없이도 인터넷에 연결할 수 있는 방법을 발견했다. 그래서 미국 NIC에 IP주소 할당을 신청하는 메일을 보냈다. 당시까지만 해도 인터넷은 NATO 가입국만 사용할 수 있었기에 그 외 국가의 인터넷 IP주소 할당은 생각지도 않은 사건이었다. 결국 이 사건을 계기로 인터넷을 운영하던 미국 과학재단은 인터넷을 세계에 개방하여 운영하기로 정책을 바꾸었다. 아쉬운 것은 정작 개방 정책의 혜택을 먼저 누린 곳은 한국이 아닌 독일, 일본, 호주 등이라는 것이다. 한국은 비용을 이유로 1990년에야 직접 연결할 수 있었다. 1년 비용이 20만 달러(당시 2억 원)인데 그때까지도 인터넷의 필요성 자체를 이해 못한 한국 정부는 이를 지원하지 않았다. 결국 인터넷 기술의 미래 가치를 보고 투자한 한국통신이 이 비용을 부담했다.

1990년 4월에는 카이스트에서 인공위성을 통해 하와이 대학과 56Kbps 전용선으로 연결했는데, 이를 위해 하나(HANA) 기구를 설립하고 하와이와 연결된 망을 ‘HANA망’이라 불렀다. 이때부터 국내 인터넷망은 SDN으로 부르고, 해외 인터넷에 연결된 망은 하나망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한국 인터넷이 세계와 연결된 것이다.


참고로 한국 인터넷 개설 역사의 연표입니다.


[연표] 한국의 인터넷 개설 역사

1982년: 3월 2일에 SDN 망 연결

1982년: 5월 15일에 텔넷 로그인 성공

1983년: 1월에 ‘KAIST’가 SDN에 연결됨

1983년: 8월에 네덜란드와 연결

1983년: 10월에 미국 HP연구소와 연결

1983년: 11월에 SDN의 관리를 위해 ‘KAIST’에 네트워크 운영센터를 설치

1990년: 4월에 하와이와 연결되며 하나망 구축



대한민국 IT사 100

저자
김중태 지음
출판사
e비즈북스 | 2009-10-20 출간
카테고리
경제/경영
책소개
한국은 어떻게 세계에서 두 번째로 인터넷을 개통할 수 있었을까?...
가격비교



댓글을 달아 주세요

posted by e비즈북스 2012.02.22 12:05
KT의 회선 제한이 또 이슈가 되었군요. 김중태 원장님이 문제를 제기하셨네요.

http://media.daum.net/digital/newsview?newsid=20120221215014757

여기서 고객의 불만은 계약된 트래픽 안에서 내맘대로 하겠다는 것인데 왜 통신사가 막느냐입니다. 일견타당해보이기도 합니다만 문제는 계약서 조건이 애초에 고객에게 불리하게 되어 있습니다. 엄연히 계약조건에 기본 회선이 존재하거든요. 통신사가 이 조건을 관철시킨게 종량제 이야기가 나올때니까 몇 년은 된 것 같습니다. 통신사가 이렇게 제한을 두는 이유는 특정 사용자의 과다 사용을 막기 위함입니다. 물론 돈을 더 벌려는 속셈도 있긴하겠지만.

통신사들의 네트워크가 그렇게 여유있게 운용되진 않습니다. 만약 특정지역에 과다 사용자들이 많다면 트래픽이 폭주해서 속도 저하 현상이 일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면 통신사가 망을 증설하면 되지 않냐 생각할 수 있겠지만 그렇게 되면 비용이 증가하죠. 초고속 인터넷 통신사업이 그리 돈이 많이 남는 장사가 아니므로 통신사에게 상담한 부담이 됩니다.

기사 말미에도 언급되지만 여러 기기를 사용한다고 해서 여태까지는 데이터량이 크게 늘어나진 않았습니다. 그리고 늘어나는 데이터량을 통신사의 네트워크가 감당할 정도였죠. KT가 엄살을 부리고 있다고 보면 될 것같습니다. KT가 업계 1위여서 그런지 항상 이 문제를 주도하는 면이 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장담할 수 없습니다. 스마트 TV도 있고, IPTV도 있고, 점점 네트워크 사용량이 늘어날 일만 남았죠. 더군다나 물가도 올라가고 있고 말입니다. 통신사가 어느 시점에서는 모종의 조치를 취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TAG

댓글을 달아 주세요

posted by e비즈북스 2011.11.08 11:37
익스플로러의 전세계 점유율이 50%밑으로 떨어졌다는 기사가 나왔습니다.
http://media.daum.net/economic/finance/view.html?cateid=1037&newsid=20111108023911456&p=hankooki

측정기관 마다 틀려서 50%가 넘는곳도 있긴하지만 하락추세는 돌이킬 수 없죠. 하지만 한국은 여전히 익스플로러가 85%이상으로 절대 강자에 속합니다. 그림을 보니 국내 점유율에서  파이어폭스하고 크롬하고 뒤바꼈군요.

저도 메인 브라우저는 몇 년째 파이어폭스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PC사양이 좋지 않아서(PC구입후 6개월이 지나면 하위 50%수준의 사양만 구입합니다.그러고는 3년이상 버티기ㅠ.ㅠ) 가급적 가볍게 다녀야 하는데 익스플로러가 무거웠죠.
더군다나 악성코드들도 워낙 많아서 서핑하다보면 침투시도를 알리는 방화벽의 경고창이 수시로 떴었습니다.
이런 고민을 한번에 해결해준 것이 파이어폭스였는데 다른 사람들은 부가기능이 환상적이라고 해도 별로 와닿지 않고 이 점만으로 충분했습니다. 파이어폭스 덕분에 백신도 없이 방화벽 하나로 몇 년간 PC포맷도 안하고 잘 버텨왔습니다.
안 좋은점은 시동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점하고 한국 웹이 익스플로러 전용이라는 점이었죠.

어쨌든 한국에서 익스플로러가 절대적 지위를 차지하는 것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이 많습니다만 저는 그것이 한국 사람들의 성향을 반영한게 아닐까 싶습니다.
한국 사람들은 전반적으로 최신의 빠른 것을 선호합니다. 하지만 변화는 별로 선호하지 않는 면이 있죠.
즉 익스플로러같은 프로그램은 손에 익어서 바꾸지 않습니다만 인터넷속도는 100M를 찍어야 하는 것입니다.
사실 사람이면 누구나 이런 면이 있기 마련입니다만 한국은 과소비가 미덕으로 권장되는 편이죠.
한국에서 스마트폰 이용자가 2천만명을 돌파했다고 하는데 이것은 세계적으로 빠른 확장 속도에 속합니다.
이 사람들이 전부 스마트폰을 써야 하냐? 라고 한다면 글쎄요라고 대답할 수 밖에 없죠.
유용하게 쓴다고 하는 사람도 분명히 있습니다만 분명히 10%도 활용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면 한국에서 악명높은 익스플로러6은 몇 전부터는 안좋은 웹브라우저임에 분명했지만 하드웨어 기술이 워낙 빠르게 발전해서 약점을 커버했습니다. 약점이 커버되면 되지 않았냐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만큼 비효율적이었다는 뜻이죠. 더군다나 하드웨어로 커버할때는 그만큼의 비용이 듭니다. 저같이 짠돌이는 그 혜택을 제대로 못 누립니다. 실제로 구형PC를 갖고 있을때 오픈마켓은 거의 이용을 하지 않았습니다. 사이트에 접속하면 속이 터지게 버벅댔거든요. 

최신을 추구한다고 해도 따라가지 못하는 사람들을 배려했으면 좋겠습니다. 적어도 누구에게나 열려있다는 인터넷에서는 말이죠.

댓글을 달아 주세요

posted by e비즈북스 2011.08.25 09:52

매출은 소통의 크기만큼
자작농업, 가족농업, 다품종 소량생산, 자연의 지혜를 활용할 줄 아는 노하우를 지닌 사람들. 전통에 기반하고 사실에 발맞추며 고단하게 삶을 꾸려온 우리나라 농민들의 기본 특성이다. 그리 넓지 않은 논밭에서 온 식구가 다 달라붙어 머리를 짜내 영농설계를 하고 작목을 선택하여 땀을 흘린다. 온전하게 자신을 다 바쳐 농사를 짓는다. 정부나 전문가들이 권하는 작목이든, 반대로 농사를 지었든 이 땅의 농어민들의 삶과 노동은 그들이 쏟은 정만큼의 보상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했다. 보상을 받지 못했다는 의미는 그만큼의 이익이 어디론가로 흘러 들어갔다는 것이다.

왜 그렇게 되었을까? 농민들은 정의롭지 못한 독점적 경제체계가 조장하는  ‘경쟁’이라는 마취약에서 깨어나지 못한 채 농촌을 지키며 헌신해온 것이다. 지난 20여 년, 농업비즈니스 현장에서 바라볼 때 새로운 세기로 접어든 2000년 즈음의 상황을 매우 중요한 분기점이라고 생각한다. 이전과 이후의 차이는 정치체계로 보면  50년 가까이 집권하던 보수세력을 대신하여 야당이 정권을 잡아 국민의 정부가 들어선 일이다. 농업의 입장에서 보면 외형적인 시스템 자체는 달라진 것이 없었고, 여전히 다국적 곡물기업들과 국내 거대 유통자본의 이익은 철저히 관철되고 있었고, 사회 전반에 만연된 농업 경시풍조는 여전했다. 식량자급률은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분명하게 달라진 부분이 있었다. 국민의 정부는 국가전략의 일환으로 집행한 사회 각 분야에 걸친 인터넷의 접목과  IT 기술에 집중적인 투자를 감행했다.  ‘소통’과 관련한 사회기반시설이 매우 빠른 속도로 대중의 저변으로 확대되기 시작한 것이다. 그 결과 농업의 영역에 의미심장한 변화를 초래했다. 사람이 살아가는 방식과 생각의 범위, 세상을 보는 눈이 예전과는 전혀 다른 형질을 띄고 깊어지고 넓어진 것이다. 나는 이 흐름을  ‘혁명적’이라고 생각했다.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던 것들이 가능해진다는 것은  ‘새로운 시스템’이 아니면 안 되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때 바로 소통의 도구  ‘인터넷’으로 인해 한국의 농업에 살길이 열린다고 판단했다.

flicker = MrMitch

이전에는 각 농가가 생산한 농산물은 밭떼기상을 통하든, 계통출하를 하든, 작목반별로 모아지거나 개인이 직접 운반하여 가락시장 혹은 각 지역의 도매시장으로 들어가 경매에 참여한다. 경매장으로 들어선 순간 어머어마한 물량에 주눅이 들고, 내가 가지고 간 물건은 이미 농민의 손을 떠나 운명 또한 내 것이 아니게 된다. 해당 시장의 경매사가 특유의 경매 손장단으로 가격을 정하고 청과상들은 물건을 매입한다.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결정된 농산물 가격은 2~3일 이내에 제반 수수료를 정산 후 통장에 입금된다. 가격이 좋으면 좋아서 술 한잔, 헐값이면 속상해서 술 한잔했다. 하지만 공허하고 슬픈 마음으로 술을 마시는 날이 다반사였다. 이후 내가 넘긴 물건은 앞자리상, 도매상, 소매상 등 여러 단계를 거쳐 소비영역으로 넘어가는 흐름이었다.

상품과 상품에 대한 정보가 생산영역에서 소비영역으로 한 방향으로 올라가기만 했고 내려오지는 않았다. 농사짓기 위하여 흘린 땀, 고향의 가치, 아이디어, 살아가는 이야기, 추억 등은 일체 인정되지 않고 오직 눈에 보이는 상품만이 경쟁의 무대에 올려지고 만 것이다. 그러니 좋은 값을 받는 것이 근본적으로 어려워지게 되었다.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듯 최우수 1등이라는 좁은문을 통과하기에는 무리수였다.

그래도 달리 판매할 방법이 없으므로 상추 4kg짜리 한 상자가 인건비는 고사하고 박스가격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경매가격이 매겨지는 것을 알면서도, 도매시장으로 1년 내내 밀어넣을 수밖에 없었다. 받아만 줘도 고맙다고 인사까지 하면서 말이다. 물량이 넘친다는 소문에 갈아엎기도 수차례였다. 밭떼기상에 헐값으로 넘겼더니 순식간에 오르는 가격, 계약한 물량 가격이 떨어지니 거들떠도 안보는 유통업자의 모습은 전형적인 농식품유통의 왜곡현상이다. 현대판  ‘농산물 머슴’을 산 것이나 진배없었다.

하지만 인터넷이 사람들의 생각을 바꿔가기 시작하면서 농산물시장에 상상을 넘어서는 변화가 도래한다. 생산영역과 소비영역이 급속도로 가까워지면서 도농간 공통분모가 커지고 나의 생각과 너의 생각을 자유롭게 나누게 된다. 다양한 인터넷 쇼핑공간이 등장하게 되면서 굳이 할인마트나 백화점, 시장에 나가지 않아도 생활에 필요한 재화를 구매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음식’이라는 것을 곰곰이 생각해보면  ‘추억’ 혹은  ‘이야기’를 함께 먹는 속성을 지니고 있다. 평생 하루 세끼 매일매일 먹는 것이 단조로워 보이지만 이는 몇백년, 몇천년을 이어져온 문화유산이기도 하다. 질리고 말고의 문제도 아니고 그만두거나 많이 할 수 있는 문제도 아니다. 앞으로도 대대손손 이어져가는 성질의 것이기도 하다. 어머니의 솜씨, 어머니의 마음, 어머니의 이야기가 담긴다. 그 어머니의 어머니, 또 그 어머니의 어머니로부터 이어져온 가장 살가운 콘텐츠이자 역사인 것이다.

안전한 먹거리인가? 믿을 만한 사람들이 생산한 것인가? 어떻게 먹는 것인가?

이런 질문들과 더불어 어릴 적부터 몸에 녹아 있는 고향, 추억, 엄마의 손맛과 그리움 같은 개념들이 급격하게 소비자들의 마음속에 파고들기 시작한 것이다. 바쁘게만 살고 정신없이 살아가는 소비자들의 눈에 자신들이 놓치고 살았던 고향의 모습들이 보이고,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가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시공간에 제한받지 않고 양방향 혹은 다중방향으로 대화가 가능해진 것이다.

인터넷으로 검색하고, 인터넷에서 확인하고 자신의 생각을 조리있고 질서정연하게 펼쳐놓은 쇼핑몰을 찾고 농가의 홈페이지를 찾아간다. 그곳에서 자신의 고향을 찾고, 추억을 먹고, 도시공간과 농촌공간의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들을 바라보게 된다. 그러는 과정에서 상품과 마음을 진심으로 보게 된다. 인터넷 공간에서 사진, 글, 영상, 소리 그리고 하나로 묶여진 UCC로 사람들은 이야기를 주고받는다.

2000년 이후 우리 사회에 불어 닥친 웰빙 열풍은 인터넷 네트워크의 발전을 타고 농업에 대한 가치기준을 새롭게 정립하는 계기가 되었다. 예전에는 매출을 결정하는 요인이 얼마나 큰 면적의 농사를 짓는가 혹은 얼마나 오랫동안 농사를 지었는가, 아니면 그 시기에 높은 값을 받을 수 있는 기발한 품목을 생산했는가에 달려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도시민들과 얼마만큼 소통을 잘하는지, 얼마나 재미있고 유익한 이야기가 있는지가 관건이다. 물론 상품의 품질이 좋아야 하는 것은 기본이다. 진솔함이 생산과정에 녹아드는 농업인의 생활 자체가 가치를 지니게 된 것이다. 소비자들은 기꺼이 신뢰감을 주는 농민의 이야기에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다.


<이야기농업>안병권

댓글을 달아 주세요

posted by e비즈북스 2011.06.30 09:53

AR이 ‘말 없는 마차’가 아니게 되는 날
지금까지 AR이 인간과 네트워크의 관계를 어떻게 변화시키는가에 대해 살펴보았다. 그러나 고백하자면 나 자신도 장래를 정확히 예측할 자신은 없다. 새로운 테크놀로지를 잘 모르는 이유는 그 이전의 테크놀로지를 모르기 때문이다.

『위키노믹스Wikinomics』의 저자 중 한 사람인 돈 탭스콧Don Tapscott은 디지털 네이티브(디지털 기술에 둘러싸여 성장한 세대)에 대해 고찰한 저서 『디지털 네이티브가 세계를 바꾼다Grown Up Digital: How the Net Generation is Changing Your World』에서 다음과 같은 일화를 소개하고 있다.
소셜 네트워크가 어떻게 사용될지, 그리고 어떠한 목적을 위해 사용될지 우리는 아직 이해하지 못한다. 미래의 모습은 명확하지 않다. 당연한 일이다. 엔제네라(nGenera, 현재 Moxie Soft-ware)의 이사였던 앨런 메이저Alan Majer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했다. 

“사람은 새로운 것을 오래된 구조에 비추어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자동차가 등장했을 때 사람들은 그것을 ‘말 없는 마차’로 생각했다. 운전수가 승객과 같이 실내에 있어도 괜찮은 것인지 그 시점에서는 바로 알 수 없었다. 그리고 움직이는 그림이 발명되었을 때에도 영화 회사가 이 미디어가 지닌 모든 가능성을 활용할 수 있을 때까지 얼마간 시간이 걸렸다. 마찬가지로 차세대 소셜 네트워크의 플랫폼도 새로운 가능성을 개척할 것인지, 그것이 무엇이고 어떻게 활용될 것인지는 확실히 알 수 없을 것이다.”

이 중에  ‘소셜 네트워크’라는 단어를  ‘AR’로 바꿔놓아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 우리 세대는 AR이 등장하기 전의 표현, 커뮤니케이션, 현실 공간, 인터넷에 익숙하다. 물론 어느 정도 행동 양식을 바꿀 수는 있겠지만 과거의 경험으로 인한 제약에서 벗어나는 것은 힘들다. 그러므로 어떤 장애도 없이 완전히 새로운 시점에서 AR을 바라보고 그에 맞는 사용 방법을 고안해내는 것은   우리 다음의 세대가 될 것이다.

flicker = gailjadehamilton



다시 휴대전화를 떠올려보자. 휴대전화로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게 되었을 때 ‘그렇게 작은 화면으로 웹을 보는 사람이 있을까?’라고 의문스러워했다. 물론 외출해서 뉴스 속보를 확인할 수는 있겠지만 어디까지나 PC의 보조 수단으로밖에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나 젊은 세대 중에는  PC 없이 휴대전화만으로 네트워크를 즐기는 사람들도 있다. 그에 맞춰  ‘휴대폰(모바일) 웹’이라고 불리는 휴대 단말기에 맞는 형태의 인터넷이 발달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리고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기존의 서비스를 새로운 형태로 사용하는 경우도 등장하고 있다.

2008년에 휴대전화 사이트에서의 필터링 문제가 주목을 끌었을 때  ‘필터링에 대해 잘못된 정보가 유통되고 있다’고 생각한  17세의 사용자가 휴대전화의 소설 전송 기능을   활용하여 필터링에 대해 자세히 해설하는 내용을 발표한 적이 있었다. 그 외에도 휴대폰 사이트를 통해 공부를 하거나 프로필 작성 기능을 마이크로 블로그처럼 사용하는 등 사용자 쪽에서 새로운 사용법을 만들어내는 경우는 셀 수도 없을 만큼 많다. 그러므로 AR 역시 ‘말 없는 마차’가 아니라 AR로 바라보는 사람들이 등장할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사람들이 등장하면 비로소 진정한 의미의 새로운 인터넷이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고 믿는다.

증강현실증강현실은세상을어떻게바꾸는가
카테고리 경제/경영 > 경영전략 > e-비즈니스일반
지은이 고바야시 아키히토 (e비즈북스, 2011년)
상세보기

댓글을 달아 주세요

posted by e비즈북스 2011.06.22 12:05

어제 저녁 무렵부터 소셜미디어상에서 A사에 관련한 악성 루머가 떠오르고 있다. 제품 기술에 관한 이야기인데 상당히 심각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소셜미디어를 담당하는 조 대리는 이와 관련해 전사적으로 관련 부서들에게 이메일로 모니터링 결과와 예측되는 내용들을 정리해 공유했다. 이윽고 홍보실, 마케팅팀, 법무실, 생산팀, 기술팀, 영업팀 등의 실무자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다들 이 루머가 어디에서 나온 이야기인지 궁금해 했다. 조 대리는 최초 유포자들로 추정되는 몇 명의 기술 전문 블로거들을 지목했다. 그들 중에는 몇 년 전 A사를 퇴사한 기술 연구원도 들어있었다. 기술팀에서 의견을 이야기한다. “사실 지금 도는 이야기들이 맞는 이야기에요. 틀린 이야기는 아닌데… 약간 부풀려진 내용들이 있어서 그게 문제지. 이걸 어떻게 해야 하나?” 법무실에서 사내 변호사로 일하고 있는 담당자가 이야기한다. “만약 이 OOO블로거가 회사에 재직 당시 취득한 정보로 이런 포스팅을 했다면 기업비밀 누설 등으로 소송을 걸 수는 있을 것 같은데요. 어떻게들 생각하세요?” 홍보실에서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는다. “이런 루머가 다 떠돌아 다니고 있는데 소송을 해보았자 그 시간이 지나가면 루머도 사라지게 되겠지요. 우리에겐 시간이 없어요. 홍보실에서도 어떤 메시지를 전달해야 하는지에 대해 좀 정리해주세요. 너무 기술적이라서 홍보실도 감이 안 오네요.”

관련 부서 담당자들이 모두 한 마디씩 한다. 시간이 없다고 분명히 이야기했는데도 미팅 시간은 길어지고 결과가 정리되지를 않는다. 일단 사장에게는 정리된 의견을 가지고 올라가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그 결론이 정해지지 않는 거다.

조 대리 휴대폰으로 대행사들이 자꾸 전화와 문자를 해 온다. ‘루머가 계속 커지고 있어요. 관련 전문가들은 물론, 소비자 단체와 소셜미디어 언론 쪽에서도 계속 멘션들을 하고 있어요. 빠른 조치가 필요합니다” 조 대리는 회의에 참석한 여러 담당자들에게 소셜미디어가 일단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알려 달라 채근을 했다.

홍보실에서는 “일단 사실이 아니라고 이야기하는 건 어때요? 강력하게 대응하겠다 쐐기를 박으면 조금 잦아 들지 않을까요?”한다. 생산과 기술 담당자는 “근데 그게 사실이거든. 그래서 딜레마인 거지…” 영업 담당자는 “그래도 계속 이렇게 기다릴 수는 없죠. 이제 대리점 쪽에서도 자꾸 문의가 오기 시작하는데요. 일단 진화 작업은 나서야 해요”한다. 소셜미디어 조 대리는 “무엇이라도 좋으니 빨리 합의점을 찾아서 제게 알려주세요. 저희는 일단 준비하고 있겠습니다.”하고 사무실로 뛰어 내려왔다.

‘누가 빨리 개입할 줄 몰라서 개입 안 하는 건가? 개입을 하더라도 어떻게 개입해야 하는지에 대한 준비가 돼야지 무조건 개입해서야 되겠어?’ 조 대리는 한숨을 쉬면서 소셜미디어 모니터링 결과들을 업데이트한다. 상황이 상당히 심각하다. 지금 개입을 해도 이미 늦었다는 느낌이 든다.

마케팅팀장이 전화를 걸어와서 일단 공식 입장을 내자고 한다. 조 대리가 어떤 공식 입장을 내야 하냐 물어 보니 팀장은 일단 상황을 알아보고 빠른 시간 내에 공식 입장을 밝히겠다고 하라 한다. 조 대리는 그런 메시지를 전달하려 했으면 벌써 어제 저녁 늦게라도 했었어야지 다음 날 오후가 되는 지금 그런 메시지를 전달하면 효과가 없다는 의견을 이야기했다. 팀장은 다시 논의해보고 연락 주겠다고 하며 전화를 끊었다.

조 대리는 ‘준비도 안 되니 개입하고 싶어도 개입을 하지 못하는 거 아닌가? 일단 모든 준비를 끝내고 개입 시기를 조정하는 시스템적 접근은 언제쯤 가능할까? 의사결정과 준비 프로세스가 이렇게 길어서 어떻게 제대로 된 개입을 해 실행을 하나…”하는 생각을 한다. 지금 이 때도 준비 없이 시간이 간다.

 flicker = h.koppdelaney

준비하고 개입할 타이밍을 재는 것은 상당히 전략적인 대응 방식이다. 하지만, 개입의 시간을 따지기 전 제대로 된 준비조차 힘들다면 분명 문제다. 위기 시 기업이 한번의 외부 개입을 시도하기 위해서는 상당히 많고 오랜 결정의 시간들이 소요되는 법이다. 기업의 위기관리 시스템이란 이 준비의 시간을 최소화하기 위한 경험된 체계다. 기업 위기관리 시스템이 부실하거나 부재한 기업들은 항상 개입의 타이밍을 놓친다. 더 큰 문제는 준비된 상태에서 타이밍을 재다가 타이밍을 놓치는 것이 아니라, 준비가 되지 않아 타이밍을 허망하게 흘려 보내는 경우가 문제다.

일단 위기가 지나가면 위기관리를 담당했던 실무자들은 ‘우리가 얼마나 고생했는지 아는가? 우리는 최선을 다했다”라 이야기한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전략에 근거’해 ‘적절한 타이밍’에 ‘준비된 개입’에 성공했는가? 아니면 ‘준비된 상태’에서 ‘적절한 타이밍’을 찾으면서 ‘전략적으로 개입하지 않았는가’에 대한 이야기가 필요하다. 그 두 가지 사례라면 이는 제대로 된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음을 나타내준다.

하지만, 그와는 달리 준비된 개입에 실패하는 경우들이 더 많다. 개입을 위한 준비에 이미 실패한 경우들이다. 개입을 해야 한다는 전략이 섰음에도 타이밍만 바라볼 뿐 준비를 완벽하게 하지 않거나 못한다는 건 문제다. 위기 발생 시 CEO가 “일단 조금 더 두고 보자!”하는 이야기를 하는 것은 “(모든 대응 준비를 한 채) 만반의 경우에 대비하면서 개입을 준비해라!”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야 한다. CEO의 그런 이야기를 “일단 시간을 보내면서 향후 추이를 보기만 하자!”라 해석해서는 안 된다.

전략적으로 타이밍을 찾으면서 개입하지 않는 경우와 그냥 타이밍을 흘려 보내는 것은 분명 다르다. 첫째, 전략적으로 완벽하게 준비되었는가에 대한 답이 있어야 한다. 둘째, 준비된 상태에서 타이밍을 찾았는가에 대한 답이 있어야 한다. 셋째, 개입을 하건 하지 않았건 그것이 준비된 그대로였는가 하는 것에 대한 답이 있어야 한다. 이 세 가지 답변이 모두 예스라면 그 시스템은 위기관리를 위해 이상적으로 운용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개입하느냐 하지 않느냐 하는 것은 전략적 옵션이지만, 준비는 전략적 기본이다. 준비 여부는 시스템의 품질을 나타내는 지표다.

준비에 대한 또 다른 시각이 하나 있다. 준비하면서 허둥대다 타이밍을 놓쳐 버리면 이를 외부에서 바라보는 많은 이해관계자들은 해당 기업이 일부러 ‘침묵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타이밍을 흘려 보내는 것은 회사가 이렇게 엄청나게 많은 부정적 이야기들을 무시하고, 아랑곳 하지 않는다는 느낌을 주는 셈이다. 소셜미디어상에서도 “논란의 중심에 있는 이 회사는 왜 침묵하는가?’하는 질문을 많이 받게 된다. 소셜 퍼블릭들이 이해할 수 없는 모습이다.

그러나, 만약 전략적으로 준비된 채 적절한 개입의 타이밍이 스스로 사라져 버린 경우에는 소셜 퍼블릭들이 해당 논란을 무시했다거나, 아랑곳 하지 않았다는 느낌까지는 가지지 않는다. 많은 소셜 퍼블릭들이 위기가 지나간 후에 ‘만약 개입했었으면 그 회사가 더 불리했었을 것’이라는 평가를 내리게 된다. 상당히 결과론적인 이야기 같지만, 이런 소셜 퍼블릭들의 평가는 매우 중요하다. 그들은 논란을 창조하는 사람들이고, 논란을 성정시키고, 논란을 나중에 소멸시키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그들이 위기관리를 잘했다 또는 전략적으로 했다 하는 평가를 내리는 경우는 정말 위기관리가 성공적이라는 의미로 받아 들여야 한다.

다시 한 번 이야기하지만 적절한 타이밍이 오기 전에 완벽하게 준비되어야 한다. 그 스피드가 곧 시스템의 품질이다. 항상 기억하자.

                                                                                   
 <온라인 위기관리>출간예정.정용민.송동현



 

댓글을 달아 주세요

posted by e비즈북스 2011.06.13 10:24


회사 경영진 간에 비상회의가 열리고 있다. 무슨 일인 줄은 모르지만 사내에는 여러 이야기들이 돌고 있다. CEO가 바뀔 수 있다는 소리도 들리고, 최근 매출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모종의 경영적 문제가 불거져 나왔다는 설도 있다. 내부고발자가 회사와 관련한 정보들을 정부 규제기관에 제보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홍보 부사장도 그 회의에 들어가 오랜 시간 참석하고 있다. 마케팅 부서에서는 마케팅 부사장이 회의에 들어가 있다. 마컴(마케팅+커뮤니케이션)팀에 소속된 소셜미디어 담당자인 조 대리는 회사의 흉흉한 분위기가 신경 쓰였지만, 그냥 평소처럼 회사 트위터와 미투데이 그리고 페이스북 인사로 하루를 즐겁게 시작했다.

이어서 조 대리는 지난 주부터 진행하고 있는 제품 브랜드명으로 4행시를 짓는 프로모션에 열중했다. 점심을 먹고 돌아와 오후 첫 멘트를 위해 트위터 계정을 들여다보니 예전보다 멘션이 늘었다. 멘션들을 쭉 둘러보자 무언가 잘못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되었다. ‘그 회사, 검찰로부터 압수수색을 받았다고 하는데 사실인가요? 무슨 일인가요?’와 같은 멘션들이 많았다. 또 한 트위터러는 ‘그 회사 사장님이 구속될 수도 있다는데 정말 큰일을 저지르신 거군요’ 하는 멘션을 남겼다.

조 대리는 마케팅팀장에게 다가가 이 상황을 설명하고 회사에 무슨 일이 있는 것인지 물었다. 마케팅팀장은 “그냥 아무 말도 하지마. 확실한 건 우리도 몰라. 그냥 당분간 트위터나 미투데이는 접어”라고 지시한다. 조 대리는 ‘그래도 무슨 일인 줄은 알아야 준비를 하지…’라고 생각하며 자리에 돌아와 계속 소셜미디어들을 모니터링한다.

페이스북 쪽지와 트위터 DM을 통해 여러 추가 질문과 문의가 늘어난다. 무언가 큰일이 있는 게 틀림없다. 몇 시간이 지나가니 미투데이와 트위터에서 특정 기사들의 URL들이 돌고 있었다. 조 대리의 회사와 관련한 온갖 루머들이 들어 있고 회사가 경영상 위기에 봉착했다는 내용의 기사들이었다.

퇴근께에는 여기저기에 A사 홍보실에서 배포한 보도자료를 바탕으로 하는 기사들이 업로드되기 시작했다. ‘현재 여러 경로를 통해 돌고 있는 사실은 루머일 뿐이고, 검찰로부터의 압수수색 여부에 대해서도 언급할 수 없다’는 공식입장을 담고 있다. 조 대리는 황당했다. 홍보실에서는 보도자료를 내는데 왜 소셜미디어 담당자들은 그 사실조차 몰랐나 하는 거다. 홍보실에서는 간단히 “사장님께서 홍보실로만 창구를 일원화하라 하셨습니다”라고 한다. 그럼 소셜미디어는 무얼 어떻게 해야 하나?

마케팅팀장이 다가와 이야기한다. “신경 쓸 거 없어, 조 대리. 그냥 내일부터는 아무 일 없는 거니까 편하게 다시 시작하도록 해.” 조 대리는 갸우뚱한다. “그러면 접수된 쪽지, DM, 멘션들은 어떻게 처리해야 하죠. 일단 홍보실 보도자료대로 답변 할까요?” 마케팅팀장은 잠깐 생각을 하더니 “모르겠네, 민감한 상황이라서… 상무님께 여쭤볼 테니 잠깐만 기다려요.” 마케팅팀장이 상무를 보러 들어간 이후 두 시간이 흘렀다. 벌써 저녁 9시다. 조 대리는 아무 일도 못하고 대기 중이다.

마케팅팀장이 다시 돌아와 한마디하고 퇴근해버린다. “지금 법무실과 홍보실 그리고 경영기획실까지 비상 상황이라 소셜미디어까지 신경 쓰기 어렵대. 잠깐 며칠만 쉬래, 회사가 안정될 때까지…” 조 대리는 퇴근해버리는 팀장에게 “언제까지 쉬어요?”라고 질문해보지만 답이 없다. 그 시간에도 미투데이와 트위터 그리고 페이스북 등에는 멘션들이 계속 쌓이고 회사와 관련된 부정적인 기사와 루머 들이 돌고 있다. 예정된 4행시 프로모션과 내일부터 시작해야 하는 UCC 컨테스트는 계속 진행해야 하는지 에이전시에서 계속 문의가 오는데 똑같은 말만 되풀이 하고 있다. “일단 대기하세요.” 소셜미디어 담당자들에게는 딱히 정보도 없고, 답도 제공되지 않는다. 그나마 다른 부서들은 위기를 감지하고 나름대로 움직이고 있는 것 같은데, 소셜미디어 담당자만 멀리 떨어져 있는 느낌이다. 따로 놀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거다.

flicker = C. G. P. Grey

소셜미디어를 통한 위기관리에 관해 딱 한마디만 조언하자면 ‘기존 오프라인 위기관리 시스템과 통합하라’고 하고 싶다. 물론 기존에 오프라인 위기관리 시스템이 존재하지 않는 기업에게는 이 조언이 유효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일반적인 기업의 경우 기존 오프라인 위기관리 시스템에 가능한 연결 또는 통합되어 운영되는 소셜미디어가 위기 시 제대로 된 효력을 발휘할 수 있다.

즉 평소에 소셜미디어를 관리하는 부서들을 위기 시에는 가능한 통합하는 것이 유리하다. 홍보, 마케팅, 고객관리, 영업 등에 넓게 퍼져 있는 소셜미디어 실무 그룹들을 위기 시 어떻게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까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조직적으로 통합하라는 의미가 아니다. 엄격한 가이드라인을 통해 위기 시 자의적이고 개별적인 행동이나 조치를 제한하는 것이 한 방법이다.

일부 기업이나 기관에서는 평소 각 부서별로 또는 프로그램별로 각기 다양한 소셜미디어 아웃렛을 만들어 활용하고 있다. 평소에도 셀 수 없이 많고 다양한 소셜미디어 아웃렛을 위기 시 어떻게 빠른 시간 내에 기업의 통제하에 모을 수 있는가는 아주 중요한 주제라고 본다.

의사결정 면에서도 소셜미디어는 기존의 오프라인 위기관리 의사결정 주체들의 결정을 따라야 한다. 일부 기업에서는 오프라인 따로 소셜미디어 따로 위기관리 의사결정이 이루어진다. 혹은 오프라인은 위기대응 의사결정이 정해져 실행되는 반면, 소셜미디어에서는 그 결정 사실을 통보받지 못한 채 나름대로의 활동을 전개하는 경우도 있다. 일부에서는 평소 하던 프로모션 활동을 중단하지 않고 아주 일관되게 진행해 ‘뻔뻔하다’는 이야기를 듣기까지 한다. 사내에서의 의사결정 주체들과 내용을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그에 준해 위기에 대응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메시지 면에서도 오프라인 이해관계자들에게 전달되는 모든 오프라인상 메시지가 소셜미디어로도 그대로 전달되는 것이 전사적 차원의 위기관리라 할 수 있다. 전략적 통합이 필요한 것이다. 특수한 경우 소셜미디어는 심지어 오프라인의 톤앤매너까지 차용해 전달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자사와 관계된 불미스러운 사고로 목숨을 잃은 피해자들에게 CEO가 애도를 표하고 사과할 때 그 기업의 소셜미디어 또한 기존의 톡톡 튀는 여성의 이미지와 톤앤매너를 잠시 접어두고, 회사의 정체성을 가지고 공식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옳다는 이야기다. 소셜미디어를 통한 위기관리에서는 메시지가 거의 유일한 무기라고 생각하고 깊이 고민해야 하는 것이 좋다.

<온라인 위기관리>출간예정.정용민.송동현

댓글을 달아 주세요

posted by e비즈북스 2010.11.16 09:51
점술이 인터넷을 만나면 어떻게 될까?

오래된 주제인 점술을 인터넷에 접목시키다
A씨의 경우 대학을 나온 뒤에 아이 둘을 키우며 주부로 살다가 남편의 사업이 어려워지자 자신이 직접 일에 뛰어든 경우다. 주부라면 대개 대형 할인점 계산원이나 식당 아줌마 등의 단순 업무를 알아보기 쉽지만, A씨는 남과는 다른 분야를 개척해야겠다고 생각해서 역학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학생들이 많이 다니는 대학 근처에서 점술을 보기 시작했다. 이로써 무점포 창업을 한 셈이다. 그러나 길거리 점술이 워낙 힘든 직업인지라 아이를 둔 주부가 하기에는 부담이 컸다. 그래서 조그마한 방을 얻어 사무실을 만든 다음, 역학을 가르치는 일을 겸했다. 자영업 또는 1인지식기업이 된 것이다. 일은 편해졌지만 역학을 배우려는 사람이 많지는 않기 때문에 소득 면에서 문제가 생겼다. 길거리에서는 지나가던 연인들이 가볍게 점을 봤지만, 골목 안으로 찾아와야 하는 사무실로 옮기자 손님의 발걸음도 줄었다. 사무실 비용도 부담이 되었다.

해결책은 결국 인터넷이었다. 그래서 인터넷을 통해 점술 정보와 상담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인터넷에는 이미 숱한 점술가들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A씨는 아이 둘을 키우면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아이들 교육’이라는 주제로 점술 상담을 하는 특정 분야를 다루기 시작했다. 모든 부모들은 아이의 성공을 바란다. A씨는 아이의 특성 파악, 학습 상담 및 공부 습관 고치기 등에 점술을 적절하게 혼합시켜 아이의 미래를 설계해 주었고, 부모들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주면서 시장을 개척했다. 홍보 활동은 부모들이 많이 모이는 공부 관련 카페를 집중적으로 공략했다.

또한 인터넷으로 진출하면서 재택근무가 가능해졌다. 사무실 비용으로 나가던 돈이 이익으로 바뀌었고, 실시간으로 손님을 맞이하지 않아도 되므로 이전처럼 아이를 돌보지 못하고 사무실로 출퇴근해야 했던 괴로움도 해소됐다. 아이들을 학교에 보낸 후에 낮이나 심야 시간을 이용할 수 있어서 시간적 여유도 생기고 소득도 좋아졌다. 인터넷이 주는 시공간적 장점을 제대로 이용한 것이다.

flickr - Woody शक्ति Shakti


방법만 바꿔도 부가가치가 창출된다
1인창조기업을 꿈꾸는 사람은 A씨의 변화가 보여준 교훈을 잘 살펴봐야 한다. A씨가 하는 일은 고대부터 존재했던 점술이다. 결코 첨단이라고 할 수 없는 주제다. 그러나 이 주제를 인터넷으로 옮겨오면서 1인창조기업에 어울리는 사업으로 변화시켰다. A씨는 인터넷을 접목함으로써 방법을 창조했고, 교육 쪽으로 점술을 접목함으로써 교육 상담 역학이라는 상품과 시장을 창조했다. 이처럼 새로운 시대에 맞게 새로운 도구와 잘 접목시킴으로써 이전과 다른 가치를 창조해 내는 것이 1인창조기업의 의미라 할 수 있다.

이전과 주제가 같고 업종이 같더라도 과거와는 다른 방식으로 운영되고 경영된다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조할 수 있다는 것이 1인창조기업이 주는 메시지다. 동네 가게에서 책을 팔면 사양 산업인 서점이지만, 인터넷으로 팔면 아마존과 알라딘이 된다. 그렇다면 파출부, 채소 가게, 인쇄업도 1인창조기업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이 책에서 1인창조기업을 소개하고 창업 가능한 아이템을 몇 가지 소개했지만, 정말로 소개하려는 것은 아이템이 아니다. 이미 시중에 나와 있는 진부한 창업 아이템이라 하더라도 시장이나 방법을 바꿈으로써 1인창조기업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의 핵심이다.

대부분의 사람은 지금까지 자기가 살면서 배우고 터득한 지식과 경험이 있다. 채소 가게를 20년간 했다면 채소에 대한 전문적 지식이 축적되어 있을 것이고, 자동차 정비를 20년간 했다면 자동차 정비에는 박사일 것이다. 전문적인 소재는 모두 훌륭한 창업 아이템이며,  1인창조기업의 창업 아이템이다. 문제는 이 주제를 어떤 형식으로 바꾸어 판매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