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e비즈북스 2010.08.02 15:39
7월 마지막 토요일에 우리 출판사의 소중한 독자이신 김관호 님을 만나고 왔습니다.
김관호 님은 피규어 전문 블로그 하비스토리(http://myhobbystory.tistory.com)의 운영자이자 얼마 전 쇼핑몰을 오픈하셨고 또한 직장을 둔 멀티플레이어입니다.

김관호 님은 우리 출판사의 <절대로 안망하는 쇼핑몰 만들기>를 읽고 쇼핑몰을 시작하셨습니다.
책에서 권유한 대로 블로그를 통해 자신의 아이템을 찾았고, 고객들과 커뮤니케이션을 하면서 쇼핑몰을 오픈했는데 그 기간이 1년 반이 걸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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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비스토리 초기화면

일반적으로 블로그에서는 장삿속을 밝히지 말라고 합니다. <절대로 안망하는 쇼핑몰 만들기>에도 그렇게 나와 있지만 김관호 님은 과감히 그런 통설을 깨고 자신이 쇼핑몰을 준비하고 있음을 공표하면서 블로그를 운영했습니다. 이에 대한 김관호 님의 의견은 블로그에 대한 접근 방식이 문제라고 합니다.

블로그는 개인 미디어이기 때문에 주인과 손님의 관계가 분명하다, 단지 운영자가 기업용 블로그인지 자신의 블로그로 여기는지가 중요하다고 하셨습니다. 김관호 님은 자신의 블로그가 사람들에게 쇼핑몰 사장의 블로그로 인식된다고 하셨습니다.

여기서 잠깐. 기업용 블로그와 쇼핑몰 사장의 블로그의 차이점은 무엇일까요?
기업용 블로그는 상품의 홍보를 목적으로 합니다. 우선 순위가 상품 정보 소개나 기획에 있기 때문에 무미건조한 면이 있습니다. 우리 출판사의 블로그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쇼핑몰 사장의 블로그에는 사장 자신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사장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방문자들이 알 수 있습니다. 이런 접근 자세는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상당한 융통성을 발휘합니다. 아무래도 기업보다는 사람이 더 친근하니까요.

이런 차이점은 운영 방식을 결정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e비즈북스 사장님은 댓글을 남기신 분의 블로그에 방문해서 인사말을 남기고 싶다면 어떻게 할까요?
"자네가 하게나. 블로그는 자네 담당아닌가? 시간이 없어? 그럼 알바라도 둬서 전담 인력을 둬야 하는 건가?"
직원이 회사 블로그를 운영하면 가장 큰 문제는 주인 의식을 갖고 하기가 힘들다는 점입니다. 내 블로그가 아닌데 이 글을 썼다가 욕먹으면 사장님한테 한소리 듣겠지? 더군다나 글을 썼다가 약간의 문제라도 생기면 대번에 한소리 듣습니다. 몸을 사리는 수 밖에요-.-
그래도 출판사는 다행인 점이 글을 쓰는게 취미인 사람들이어서 열정적(?)으로 글을 쓴다는 정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편집자들에게 블로그 포스트를 요구하면 손을 내젓습니다. 다른 기업들이 어떨지는....

그리고 다행히 블로그에 딱 맞는 직원이 있다하더라도 퇴사하게 되면 블로그의 체질이 확 바뀌어 버립니다. 쓰는 글과 커뮤니케이션 방식이 달라지게 되죠.
손님들은 뭔가 바뀌었음을 금세 알아차리게 되고 대부분은 이질적인 변화에 거부감을 느낍니다.
그러면 애써 모았던 손님들은 멀어지게 되죠.....

물론 사장의 블로그 역시 힘든 점은 있습니다. 사장님이 그렇게 지시를 하는 이유는 바빠서 블로그를 운영할 시간을 짜내기 힘들기 때문이죠. 김관호 님도 쇼핑몰을 오픈한 후부터 블로그에 신경을 예전처럼 쓰기는 힘들다고 합니다. 하비스토리는 지금부터가 중대한 고비일 수 있습니다. 쇼핑몰과 블로그를 잘 조화시켜야 합니다. 너무 장삿속으로 가게 된다면 블로그 방문자들이 줄어들게 되겠죠.  

어쨌든 김관호 님과 인터뷰를 하면서 느꼈던 점은 창업을 생각하고 있다면 블로그부터 시작하는 게 좋다는 것입니다. 자신의 역량을 테스트하고 잠재 고객과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데 이보다 효과적인 방법은 없습니다. 더군다나 창업을 하게 되면 이웃 블로거들이 성원해주고 자발적으로 홍보도 해줍니다.

제가 관찰해 본 바에 의하면 김관호 님이 1년 내내 쇼핑몰을 준비 중이라고 하니까 정말 만들 수 있을까 관심을 갖고 지켜본 분들이 꽤 되더군요. 만약 이미 쇼핑몰을 오픈한 상태에서 블로그를 했다면 이같은 결과가 나오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아무래도 방문자들이 비즈니스를 목적으로 한 블로그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어서 거리를 두게 되죠.

김관호 님의 이야기는 <절대로 안망하는 쇼핑몰 만들기>의 개정판에 실릴 예정입니다. (기존 책은 품절이라 구하실 수 없습니다) 창업과 블로그에 대한 좋은 경험담이었는데 나중에 이 주제로 책을 내도 좋을 것 같습니다.
posted by e비즈북스 2010.06.07 15:20
창업과 복지.
별 관계가 없는 것 같아 보이지만 은근히 연관되어 있다.

잘 나가던 대기업 직원도 명퇴 후 창업 한 번 잘못하면 살던 아파트가 날아가고
두 번 잘못하면 길거리에 나 앉는다. SKY 출신으로 대기업에 있다가 벤처로
잘못 옮겨서 쪽박 차고 조폭 운전사 노릇하며 입에 풀칠한다는 분 얘기도 있다.
그러다 보니 서울대 졸업반 친구들 가운데는 7급 공무원 준비에 여념이 없는,
예년엔 극히 보기 힘들었던 극단적 안정지향형 학생들도 심심찮게 보게 된다.

안철수 박사님께서는 정주영 식의 창업자 정신을 부르짖으시는데, 이것이 대한민국의
험악한 객관적 환경에서는 주관적 관념론의 오류로 귀결될 가능성이 크다. 취업이 안 되면
창업이라도 해라, 라고 말하기엔 실패 시 감당해야 할 리스크가 너무 크다(실제로 위험이
크다기 보다는 큰 것처럼 인식되는 측면이 더 큰 것 같기도 하다.)

복지 예산 좀 늘리자고 하면 좌파 포퓰리즘이네, 그리스가 그래서 망했네 하는
아저씨들이 많은 걸로 안다. 과연 그럴까?

창업 두 번 실패하면 패가망신에 쥐약 먹고 일가족 승용차 타고 강물로 돌진해야
하는 나라에서는 어지간하게 간이 배 밖으로 나오지 않은 사람이거나 막다른
골목에 몰려서 어쩔 수 없는 사람이 아니면 창업하지 않는다. (몰려서 창업하는
분들은 국가 경제에 이바지 하는 바가 작은 도소매 음식점 같은 영세 자영업에
집중될 뿐이다) 서울대 나와서도 미래가 보장되는 9급 공무원 시험에 청춘을 거는
사람들만 많아지게 된다.

이런 소극적인 선택을 하는 사람들로 가득찬 나라에서 무슨 혁신을 기대할 수 있고
무슨 미래가 있겠는가. 공무원이 많아진다고 경제가 활성화되지는 않는다.
창업자 정신은 주관적 관념론으로 짜낼 수 있는 측면 보다는 객관적 토양이 갖춰졌을 때
생겨나는 부분이 더 크다. 서유럽 수준의 사회복지까지는 필요 없다. 단지 창업 두 번
실패했다고 일가족 음독자살을 결심하지 않을 정도로만 사회 보장이 되면 된다.
사업 실패했다고 새끼들 밥 굶길 걱정만 하지 않을 정도로만 보장이 되면 창업하려는
사람이 조금이라도 늘게 마련이다.

이런 측면에서 4대강 죽이기 예산보다는 무상급식 예산이 오히려 창업 활성화에 도움이 되고
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된다고 본다.
posted by e비즈북스 2010.01.22 10:30

이창업 - 《쇼핑몰 창업계획서 만들기》의 주인공. 공선생에게 영혼을 물어뜯기며 험난한 쇼핑몰의 가시밭길에 들어선 전 IT기업 영업과장 출신.  현재는 '루저의 자긍심 - 더작은남자'를 운영하고 있다. 좋아하는 아이돌은 소녀시대의 서현.

공선생 - 동대문 도매상 출신으로 인터넷 쇼핑몰 초창기부터 활약한 전설의 인물. 그 내공은 동대문 3B 김성은 대표에 비견된다. 현재는 현장에서 물러나 컨설턴트로 일하고 있다. 학교 다녔을 때 혼자서 도시락 좀 먹어 본 성격.


: 이번에 《마케팅이 살아 있는 쇼핑몰 사업계획서 만들기》가 출간되었다.

: 이 책입니까? 《전략이 있는 쇼핑몰 창업계획서 만들기》와 다른 점이 뭔지 모르겠어요. 표지도 색만 다른데요.  창업계획서 만들기가 호평 좀 받았다고 너무 우려 먹네요. 인간적으로 너무하는 것 아닙니까?

크리스마스마다 아동학대 당하는 사골 캐빈도 아니고!


: 그것은 오해다. 《마케팅이 살아 있는 쇼핑몰 사업계획서 만들기》는 《전략이 있는 쇼핑몰 창업계획서 만들기》의 시리즈 연작이기 때문이다.


: '오해'는 파란 지붕 밑에서 밤말 듣는 그 분이 변명하실 때 쓰는 말입니다. 봐봐, 똑같잖아. 괜히 샀어, 괜히 샀어. 창업계획서랑 사업계획서랑 뭐가 달라... e비즈북스 돈독이 그 분의 파란기와집처럼 새파랗게 탱글탱글 올랐나봐. 어떡해, 나 어떡해... 억울해, 억울해...

(뾰로롱!) 안기부

저희 글에서 어떤 분을 연상하셨다면, 그건 오해입니다


: 창업과 사업은 다르다. 그렇다면 창업계획서와 사업계획서도 달라야 한다. 사업이란 이미 존재하고 있는 것을 관리 운영하는 것이고 창업은 새로 만들어내는 것이다.

《전략이 있는 쇼핑몰 창업계획서 만들기》는 사업 시작 전에 필요한 '왜?'라는 물음에 대한 답, 즉 사업의 목적을 고민하고 가능성을 시뮬레이션해봄으로써 절대로 망하지 않는 법을 검증받는 것이었다면 이번 《마케팅이 살아 있는 쇼핑몰 사업계획서 만들기》는 그후의 이야기, 쇼핑몰이라는 상점을 구체적으로 구축하고 마케팅을 전개하는 실행계획까지 다룬 것이다.

: 그러니까 한 마디로 비유하자면 창업계획서가 곽정이 주인공인 영웅문 1부 <사조영웅전>이라면 사업계획서는 양과가 주인공인 2부 <신조협려>에 해당된다는 말씀이시네요.

비구니 그녀의 가슴은 연꽃인가 불꽃... 아, 이건 우담바라 광고였지.


: 그렇다.

: 그럼 전작의 주인공인 저도 나오나요?

: 안 나온다.

: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선생님을 잊지 못할 거예요.

: 자네가 이번에 사업계획서를 안 썼기 때문에 나까지 등장하지 못한 거 아닌가?

: 저는 호빗만한 쇼핑몰을 운영하려는 자영업자입니다. 이론과 현장은 다르고, 그런 걸 쓰는 시간에 하나라도 더 팔겠어요.

: 《전략이 있는 쇼핑몰 창업계획서 만들기》에서 그렇게 고생을 해놓고 왜 계획을 세워야 하는지를 그새 잊었는가?

: 서점에 나가 사업계획서 책들 보니까 미션이니 모니 4P는 무엇인데 리마커블로 포지셔닝해서 컨셉을 어쩌구... 업계 종사자들이나 쓰는 전문용어들 뿐이더라고요. 자존감 낮은 오타쿠들이 업계 사투리로 숙덕거리며 우월감을 찾는 '그들만의 리그'도 아니고, 그런 건 아무리 예뻐도 2D일 뿐입니다.

: 그럼 3D는 따로 있다는 말인가?
 

저의 이상형도 화질이 좋은 여성입니다! 흑흑


: 《100만원 경영학》을 보면 사업계획 구상할 시간에 당장 무엇이든 해보라는 얘기가 나옵니다. 이런 게 '리얼'이죠. 사업계획서를 쓰라는 것은 이제 식상한 이야기가 아닌가요.

: 그 주장에는 사업계획서가 구름 위의 관념에 불과하다는 진단이 전제되어 있다.
물론 그렇다. 지금까지 사업계획서를 작성하는 사람들은 왜 사업계획서를 써야 하는지도 모르면서 기계적으로 빈 칸을 채운다. 고수연하는 이들에게 홀려 사업계획서를 섬기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사업계획서를 부정하는 근거는 되지 못한다. 사랑이 사람을 힘들게 하니 사랑을 포기하자는 것은 유행가에나 어울린다. 사업계획서가 소용없었다면 사업계획서를 잘못 작성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진짜 사업계획서를 쓰면 된다.

: 《100만원 경영학》이 틀렸다는 말씀이신가요? 누군가 자신의 몸에 피로 새긴 역사를 부정할 때에는 피로 말할 각오를 해야 합니다.

: 그분의 주장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다. 너는 100만원 경영학을 오해하고 있다. 그 책은 기표의 과잉 시대에서 거짓 선지자들이 지목하는 표상을 논박하기 위해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라는 극단적인 표현을 한 것이다.

자세히 보니 닭다리 같기도...


100만원 사장학의 두 번째 전제는 실제 창업자 중에서 사업계획서가 필요한 사업을 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기존의 사업계획서 도서들이 가진 문제점은 일정 규모 이상의 기업을 기준으로 현상을 분석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자영업자들에게는 맞지 않다.

그에 반해 《100만원 경영학》은 사업 시작 시 최소한의 수입이 고정적으로 보장되는 구조를 마련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이라고 주장한다. 즉 사업계획서를 쓰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사업계획서를 쓰지 않아도 되는 로우 리스크 로우 리턴의 사업으로 자기 앞가림부터 하자는 것이다.

책이 말하는 '100만원'은 서슬 퍼런 리얼의 영역에서 자신의 경제적 존립가치를 상징하는 것이다. 저자가 적을 둔 업계 사정에는 맞는 이야기이고 저자 역시 그것을 자신의 역사로 증명했다.

그러나 자영업이라고 할지라도 쇼핑몰에는 그것이 맞지 않다. 쇼핑몰은 물리적인 공간이 존재하지 않는 곳이다. 동네 옷가게는 아무리 허름해도 자신의 반경 범위 내에 강력한 경쟁자가 없다면 그냥저냥 좀비처럼 존속할 수 있다. 그러나 쇼핑몰은 사입처, 물품 공급이 모두 비슷한 데 비해 판매는 전국을 상대로 한다. 즉 모든 쇼핑몰이 인터넷이라는 한 곳에서 경쟁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잘나가는 곳과 못나가는 곳의 격차가 현격하게 벌어진다. 오픈 이후 한 벌도 팔지 못하는 쇼핑몰은 전체의 30%에 육박한다. 그러나 한 벌도 못 팔고 고사하는 까닭이 상품의 질이나 가격 쪽으로 문제가 있어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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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차이는 이제 드물죠


그래서 자신이 파고들 틈새시장을 조사하는 것이고 컨셉을 명확히 구현해야 하기 때문에 보랏빛 소 얘기가 나오는 것이다. 일단 쇼핑몰이라는 붉은 바다에 진입하기로 마음먹었다면 물에 뛰어들기 전에 충분한 운동으로 준비하고 또 검증받아야 한다.

: 그렇다면 둘 다 맞다는 말씀이십니까.

: 사업계획서를 써야 한다, 또는 쓰지 말아야 한다, 식의 정답은 없다. 중요한 것은 사업의 목적이다.

지레 겁먹고 골방에서 준비만 하느라 세월 다 보내느니 알바부터 시작하여 차근차근 일을 배운 다음 의지와 근면을 밑천 삼아 '50만 원'을 들고 창업할 수 있는 사람에게는 사업계획서를 쓰거나 쓰지 않거나 별다른 차이가 없다.


한편 정년퇴직한 58년 베이비부머가 조그만 종자돈을 투자하여 집에서도 할 수 있는 인터넷 쇼핑몰을 차리고자 할 때에는 사업계획서가 반드시 필요하다.

: 아무리 준비를 열심히 해도 책상의 계획은 현실에서 산산히 조각난다는 물음에 대한 답은 아직 안해주셨습니다.

: 사업계획서에 대한 대표적인 오해다.
물론 그렇다. 계획이 아무리 치밀해도 현실은 다르게 진행된다. 그러나 바로 그렇기 때문에 더욱 계획이 필요한 것이다. 최악의 상황을 상정해 두고 세운 계획이 있다면 돌발상황에서도 개인기로 돌파하는 것보다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으며 문제발생 후에 계획과 비교해보며 피드백을 할 수 있다. 그렇게 조금씩 오류를 시정해가며 경영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사업계획서는 과거완료형이 아니다. 계속해서 보완되는 미래진행형 문서이다.

: 에, 말이 너무 어렵습니다. 혹시 《마케팅이 살아 있는 쇼핑몰 사업계획서 만들기》도 이렇게 어려운가요?

: 아니다. 《마케팅이 살아 있는 쇼핑몰 사업계획서 만들기》는 따라하기식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무척 쉽게 읽을 수 있다. 이 사람이 큰일날 소리를 하는군.

다시 얘기로 돌아가서,
쇼핑몰 사업계획서를 쓰는 까닭은 시작하기 전에 '절대로 망하지 않는' 최선의 방법을 찾기 위해서이며, 이는 '100만원'과도 일맥상통한다.

그래서 제대로 된 사업계획서는 예방주사이자 일기장과 같은 것이다. 사업계획서를 통해 안전한 시행착오를 겪을 수 있는 기회를 갖자는 것, 철저히 준비로 보다 더 쉽게 사업하자는 것과 사업을 한다면 최소한의 존립 근거를 갖추라는 말은 대척점에 선 가치들이 아니며 병존할 수 없는 것도 아니다.

: 점점 더 어려워지네요. 저는 선명하게 직구를 던지는 게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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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1때까지 첫째 줄에 앉았다가 겨우 160이 될 무렵 친구에게 첫사랑을 빼앗긴 대표 루저


: 단순하게 사업계획서를 쓰자/필요없다는 것은 현상에 자신이 이미 내린 결론을 끼워맞추는 것이다. 어느 것이 목적한 바에 부합할까, 그것을 깨닫고 유연하게 대처해야 한다.

신화성을 부여받은 일반화된 관념을 논박하는, 바로 여기에 살아 있는 '경험'이 무시되어서는 안 된다. 그러나 그것을 보편적으로 통용되는 일반적인 명제로 범위를 확대시키는 것은 오류를 바로잡기 위한 오류가 될 뿐이다.

: 그런데 아직까지 《마케팅이 살아 있는 쇼핑몰 사업계획서 만들기》가 어떤 책인라는 얘긴 한 마디(눈높이)밖에 안 나왔네요?

공: 그건 다음 시간에 께속. 어때, 크리스마스 때 나홀로 집지키는 게 아니라 미드같지 않나?

<다음화 예고>

빌리가 앙 깨물듯이

이게 그냥 사업계획서 책이면


...

《마케팅이 살아 있는 쇼핑몰 사업계획서 만들기》는 TOP야

posted by e비즈북스 2009.12.12 00:00

이것이 가장 좋은 길이니, 잘하지 못하더라도 제 일을 하는 것이 남의 일을 잘 하는 것보다 나으니라.---- 가바드 기타


탄생과 죽음 사이의 거리가 멀어진 시대, 그리하여 정년퇴직을 마친다 하더라도 20년 이상을 더 살아야 하는 시대, 누구나 언젠가는 죽는다는 진리처럼, 누구나 언젠가 한번은 창업을 해야 하는 시대가 왔다. 평생 창업 한 번 해보지 못한 사람은 매우 운이 좋은 사람이었을 수도 있겠지만 용기가 없었던 사람일 수도 있겠다.


창업의 본질은 무엇일까?


창업은 기본적으로 경제적 의사 결정이지만 이제는 경제라는 범주를 넘어서 실존적 선택의 영역까지 그 의미가 확장되고 있다. 직장인이냐 창업자냐를 선택하는 창업의 문제는 자기 삶의 주인으로 독립적인 삶을 살 것인가에 대한 철학적 가치판단을 담게 된 것이다.
 

창업은 매우 현대적인 현상이다. 신분제 사회에서는 귀족은 귀족으로, 농민은 농민으로, 장인은 장인으로, 태어난 대로 살다가 가므로 창업의 결단을 하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자신의 나라를 세우려는 혁명가들 정도나 창업을 시도하는 정도였다. 나라를 세우는 게 창업이었던 것이다(국가라는 게 원래 공적 기구의 탈을 쓴 한 거대 사기업의 성격이 강하다)


 

자기의 성씨를 걸고 나라를 세우는 게 창업이었던 시절의 창업은 자신과 일족의 목숨을 거는 벤처 사업(?)이었는데, 요즘의 창업 역시 실패하면 때로는 일가족 동반자살 같은 참혹한 결과를 불러올 수 있을 정도로 존재의 기반을 뒤흔드는 모험이 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많은 직장인들이 자신 만의 나라를 세우는 창업을 꿈꾸지만, 조직에서 밀려나기 전에 자발적으로 도전하는 사람은 소수이다.


창업의 묘미는 확실한 것(비용)을 던져서 불확실한 것(이익)을 거두어야 하는 역설적 상황에 자발적으로 뛰어들어야 한다는 것. 즉 당장의 손실은 확실하지만 미래의 이익은 불투명한 상황에서 자립을 꿈꾸다가 바닥으로 추락할 위험을 감수할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물음에 대한 대답을, 아니 질문 자체를 보류한다. 두렵고 막막하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회사의 임원, 즉 직장인으로서 Top의 자리에 오르는 것을 하나의 대안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예전에 한보그룹의 정태수 회장이 국회청문회에서 발설했듯 고용 경영인은 머슴일 뿐이다. 임원이나 CEO가 된들, 오너의 관점에서 보자면 노예자리의 최고 지위에 오르는 것에 불과하다. 주택은행의 김정태 행장이 수십억 원의 스톡옵션까지 챙긴 스타 CEO였지만 막상 은퇴하면서는 다시 태어난다면 절대로 봉급쟁이 종업원은 되지 않겠다고 말했던 게 기억난다. 전문경영인이란 신라시대로 치면 6두품에 불과한 어쩔 수 없는 종업원 신분인 것이다.

 

창업이란 경제적 의사결정의 독립적 주체로 홀로서는 일이지만, 그렇다고 창업이 순수 경제적 의사결정에 한정되는 아니다. 아버지가 하는 일이 무어냐고 물을 때, 돈을 많이 벌어도 사채업, 조폭, 부동산 투기업을 액면대로 내세우는 사람은 없다. 명함은 못해도 건설업자 정도로 파야 체면을 차릴 수 있는 것이다. 일 자체가 주는 사회적 존경심이라는 게 있기 때문이다. 의사, 변호사, 교수 등은 선호되는 직업이다. 요즘은 사업가도 예전처럼 나쁘지는 않다(예전에는 남자가 사업을 한다고 하면 딸을 시집보내지 않을 정도로 기피했었다). 반면 자영업자는 바닥이다. 왜 그럴까?

필자가 어찌어찌하여 국어 운동으로 유명한 이오덕 선생의 아들 되는 양반(충주에서 조그만 대안학교를 운영하고 있었다)을 만났을 때 얘기하다가 인상 깊은 기억이 있다.


        당신은 무엇을 하시오?

        사업을 합니다.

        무슨 사업이오?

        인터넷 사업입니다.

        그것도 사업이란 말이오?

        ???


번듯하지 않으면 사업이 아니라는 얘기다. 여기서 번듯하다고 하는 것은 명분이 있는 일이라는 얘기다. 이 양반은 사회 사업쯤 되어야 사업이라고 부를 수 있는 기준이 된다고 보는 듯했다.


그러나 요즘은 기업도 사회적 사명을 얘기한다. 이윤의 극대화를 추구한다는 노골적인 말은 삼가고 있다. 이에 따라 창업도 개인의 호구지책에서 일을 통한 자기실현의 수단으로까지 의미가 고양되었다. 의미부여가 가치를 좌우하는 시대다. 가치의 원천은 의미다. 노동이 투입 시간만으로 평가되는 게 아니라 의미가 있어야 그 가치를 쳐준다. 노동시간의 단순한 지속 자체가 가치를 가져다 주는 시대는 지났다. 마릴린먼로가 입었던 빤스는 왜 비싼가. 그 빤스에 의미가 담겨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의미가 담겨있다기 보다는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겠지만).




초등학교 때 삼국지를 읽었는데 유비가 노모를 위해 집안의 보물인 검을 팔아 차를 사오는 장면이 나온다. ~차라는 게 가보와 바꿀 만큼 대단한 건가 보구나. 둘이 먹다 하나가 죽어도 모를 만큼 맛있는 거겠구나라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커서 녹차를 마셔보니 맛이 떨떠름한 게 이거야 원.... 이게 도대체 가보를 팔아서 살만한 가치가 있는 물건인가? 속았구나 하는 의심이 들었다. 차의 의미를 몰랐기 때문이다. 차는 원래 귀족들이나 마시는 음료였다. 사치품이라는 상징적 의미 때문에 가치가 있었던 것이다. 이제는 창업에서도 최고의 가치는 일이 실존적 의미를 담고 있느냐의 여부로 판가름 나고 있다. 무엇이 창업의 실존적 의미인가?


구본형 씨가 '1인기업'을 들고 나온지가 꽤 되었고, 공병호씨가 그 다음에 한 번 크게 울궈먹었는데, 작년에 이명박씨가 '1인창조기업'을 들고 나왔다. 이명박씨가 얘기하는 1인창조기업이 액면 상의 사업자 수를 늘려 실업률 통계를 줄여보자는 꼼수라고 보지만 '창조'라는 말을 붙인 점은 의미심장하다. 뭔가 그럴 듯해 보이니 갖다 붙인 것이다.

사람들은 무엇보다 창조하는 일이 가장 의미있다고 보기 때문에 단순 노동이 아니라 창조적 작업에 가치를 부여하는 것이다. 그래서 영화감독, 작가, 예술가 등이 선망의 직업이 된다. 삼성의 이건희도 창조경영을 화두로 내세웠다. 이건희의 창조 개념은 천재론과 연결되어 있으니 약간은 논외지만, 창조의 의미가 예술적 범주를 넘어 경영의 영역까지 확장된 것으로 봐야 한다.

 

창업의 실존적 의미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경제적 독립체로서의 주권을 천명하는 일이다. 경제적 재생산 과정을 종속되지 않고 독립적으로, 기계적으로가 아니라 창조적으로, 타율적이 아니라 자유롭게 수행함을 말한다. 자유롭게, 독립적으로, 창조적인 경제적 생산 과정을 구축하고 운영하는 일이 실존적 창업이다. 최근 몇년 간 나름대로 의식 있는 사람들이 자발적 가난을 택해 귀농 또는 귀촌을 꿈꾸는 것 역시 실존적 창업의 한 형태다. 1인 창조 기업 역시 자본주의 사회에서 조직의 굴레를 벗어나 의미를 찾아보려는 개인의 실존적 몸부림이라고 본다.

우리 출판사에서 <1인창조기업>이란 책을 아이템에 중점을 두어 올 여름쯤에 내려고 준비하다가 저자 사정으로 늦어지고 있는 원고가 있다. 그 사이에 다른 출판사에서 동일 타이틀을 걸고 출간이 돼서 실망을 했었는데 안타깝게도(?) 별로 팔리지는 않는 것 같다. 읽어보니 인터넷에서 모은 자료를 짜깁기한 정도라서 완성도 문제 때문에 안 팔리는 것인지, 아니면 1인창조기업이라는 주제 자체가 안 팔리는 주제인지는 판단하기 힘들다.

posted by e비즈북스 2009.11.03 22:27

http://www.etnews.co.kr/news/detail.html?id=200911020133

메이크샵에서 쇼핑몰 창업 콘테스트를 개최한다고 합니다.
메이크샵 솔루션 기능을 활용해서 쇼핑몰을 제작하는 능력을 겨룬다고 하는데요.
여기서 '쇼핑몰 제작'이라고 하니
뭔가 호드의 영광을 위해 PC방에서 '잉여'들과 록타르를 외칠 정도로 인터넷 쪽에 조예가 깊거나
《인터넷 쇼핑몰 웹2.0 날개를 달다》에서나 볼 법한 엣지한 기술을 능란하게 다룰 줄 알아야 할 것 같지만

중요한 것은 바로 '사업계획서',
즉 쇼핑몰 시장에 뛰어들기 앞서 스스로의 역량을 분석하고
철저한 준비로 뛰어들 시장을 찾아 조사한 다음 다시 쪼개고 쪼개서
아이템을 선정하고 포지셔닝을 한 후 마케팅 전략을 짜고 자금계획을 설정하여
수익 시뮬레이션을 통해 성공 가능성을 가늠해 본 결과물을 일단 제출해야 한다고 합니다.
아, 숨찬다.

흐흥, 딱히 《전략이 있는 쇼핑몰 창업계획서 만들기》를 읽어보라는 말은 아닙니다.
그냥 그렇다고요. 진짜로...


흔히 '~계획'이라고 하면 일종의 요식행위나
자본을 지원해주는 사람을 설득하기 위한 발표자료쯤으로 한정해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사업계획서는 스스로를 들여다보고 설득하는 과정에 대한 결과입니다.   

아마 주최 측에서 사업계획서를 내라는 데에는
사업계획서를 작성하면서 자기 자신을 거리를 두고 직시해봄으로써
진지하게 사업을 고민해보라는 의미가 담겨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에!

자, 《전략이 있는 쇼핑몰 창업계획서 만들기》가 나왔다리야,
자매품 《마케팅이 살아 있는 쇼핑몰 사업계획서 만들기》도 나온다리야!

뭐, 그렇다고요.

관심 있으신 분들은 한 번 도전해 보세요!

신청하실 곳은 요기▽ 입니다.
http://makeshop.co.kr/ac/contest.html

posted by e비즈북스 2009.11.02 18:27

만약에 말이에요.
젖은 머리를 말리며 만원 버스에 뛰어가지 않아도 돈을 벌 수 있다면?
아이가 아파도 회사에 출근해야 되는 일 없이 집에서 아이를 돌보면서 일을 할 수 있다면?
대한민국에서 무례한 사람들은 다 모여 단합대회하는 것 같은 지옥버스와 지하철에서 더 이상 아주머니의 숄더어택과 아저씨의 리어네이키드 초크에 시달리지 않아도 된다면?
라인 타려고 발버둥치거나 사내 정치에 휘말리지 않고 밥벌이를 할 수 있다면?
쓸 데도 없는 외국어시험 공부에 시달리지 않고 언제 책상 빠지지 않을까 전전긍긍하지 않아도 된다면?
문득 눈 들어 청명한 가을 하늘 바라보며 심호흡하다가 불현듯 필받아서 아이와 도시락 싸들고 가까운 공원에서 점심을 먹는 생활이 평일에도 가능하다면?

그리고, 이 모든 것이 다 가능하면서도 직장 생활을 하는 잘 나가는 친구들보다 경제적으로도 낫다면? 어때요? 슬슬 김근육 씨한테 잡힌 참돔처럼 입질이 오죠?

사용자 삽입 이미지
혹시, 창업을 하시려나요?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창업을 생각해 보셨을 겁니다.

후배들의 개김과 상사들의 갈굼 사이에서 방황하다가  다트판에 그들의 사진을 놓고 저주 화장실 세면대에서 예술영화 한 편 찍을 때, 
11월 비와 함께 떨어지는 낙엽을 보면서 갑자기 집에 가는 길이 너무 멀게 느껴질 때,
출근할 때 거울을 보면서 문득 이게 아닌데 싶을 때,
인문서는 현실과 괴리된 화석에 불과하다고 비아냥거렸지만 어느 날 텅 빈 가슴 달래볼까 서점에 들러 오만한 천재들의 넋두리라도 뒤적거릴 때

창업은 고단한 현실을 지탱해주는 종교이자 판타지가 아니라 미래의 선택지 중의 하나인 구체적인 현실이 됩니다.

왜 우리는 창업을 꿈꿀까요.

'밥벌이'에 삶이 휘둘리기 싫어서, 산타클로스는 오래 전에 사망했지만 그래도 인생에는 '섹시한 연봉'보다는 '로망'이라는 것이 존재한다고 믿고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창업한다고, 또 설령 창업해서 경제적으로 성공한다고 해서 밥벌이의 지겨움이 상쇄되는 것은 아닐 겁니다. 주체가 또다른 나로 바뀌었을 뿐, 무엇인가에 끌려다니는 삶 자체는 바뀌지 않죠.

내 서랍 속의 주얼리 가게
이 책은, 잘 다니던 직장에서 야근 도중 덜컥 사표를 쓰고 주얼리 쇼핑몰을 창업한 저자가 푸름이(딸), 밀란케이(쇼핑몰)와 함께 수없이 넘어져가면서 느리지만 단호하게 전진하는 성장담이자 엄마로서, 배우자로서, 쇼핑몰 대표로서 1인 3역을 소화하느라 고군분투하는 좌충우돌 분투기입니다.

그리고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제가 맨 앞에 열거한 사례들은 환상이에요. 마치 《우리들의 천국》이 대학생들의 일상을 거짓으로 그린 것은 아니지만 진실들을 모두 말한 것은 아닌 것처럼요.

세상에 자기가 적을 둔 업계를 장악하면서도 자기 생활 다 하고 가정까지 완벽하게 챙기는 사람이 5000만 중에 몇이나 되겠어요.

그래도 하나 분명한 것은, 이 책의 저자분께서는 밥벌이와 자아실현, 일과 가족, 돈과 자기생활이 각각 이분법으로 나뉘지 않고 공존할 수 있다고 믿고, 모두를 끌어안기 위해 노력한다는 것입니다.

자칫 그러다 모두를 놓칠 수 있게 된다고요? 그래서 저자분께서는 때로는 양보하고 또 떄로는 양보받으면서 얼핏 대척점에 위치한 두 가치 사이에서 황금비율을 찾기 위해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어가며 답을 찾아갑니다.

저는 이 책을 편집하면서 아침 9시에 컴퓨터 서랍장을 열어 업무를 시작한 다음 저녁 7시가 되면 전화선을 뽑고 어떤 유혹이 있어도 서랍장을 닫으며 업무를 종료하는 저자분의 일상이 무척 인상 깊었습니다.

피로 피를 씻는다는 살벌한 주얼리 쇼핑몰 시장에서 경쟁자들을 뿌리치고 1위를 달리셨기 때문에 조금만 안심하면 바로 추락하는 그 분야의 생리상 '칼퇴근'한다는 건 정말 쉽지 않은 선택이거든요.

하지만 일에 잡아 먹히지 않기 위해 창업했는데 삶이 밥벌이에 휘둘린다는 건,
자아실현에 자아가 침잠된다는 건,
아이와 남편의 행복을 담보로 보다 넓은 평수의 집을 산다는 건 목적과 수단이 바뀐 선택이죠.

그리고 저자께서는 그것을 잘 알고 계신 거고요.

낭만 주부의 쇼핑몰 운영기 
물론 저자분께서 처음부터 어떤 깨달음을 가지고 시작하신 건 아닙니다. 지금의 결론에 이르기까지 무수히 많은 시행착오를 겪고 함정에 빠지고 눈물을 흘리면서 고민했죠. 현재도 계속 그렇고요.  

그래서 이 책은 성공수기도, 창업 매뉴얼도 아닙니다.
어떤 주부가 자신의 보석함 안에 차곡차곡 쌓아 둔 반짝이는 어떤 것을 수줍게 뒤따라오는 분들께만 보여드리는 이야기입니다.  

주얼리 쇼핑몰을 창업함. 그리고 지금의 밀란케이를 만듬.
자아실현과 밥벌이, 일과 가정 사이에서 조화로운 삶이라는 황금비율을 찾았음.

성공시대에나 어울릴법한 문장의 행간에는 엄청나게 많은 인간시대 같은 이야기가 숨어 있습니다.

딴딴딴딴 누렁아~ 행복해야 한다(이건 세상에 이런 일이)
자, 밀란케이의 서랍 속으로 한 번 들어가 볼까요?


서랍장 속의 주얼리 가게


엄마, 아내, 그리고 쇼핑몰 운영자로 살아간다는 것
엄마와 직장인 사이에 '워킹맘'이 있다. 워킹맘은 가정경제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겠다는 마음으로 일을 시작하지만 일과 아이에게 100% 정성을 쏟을 수 없음에 미안하고, 두 가지를 모두 쫓으려다 이도저도 아니게 될 것 같음에 불안하다. 

이 책은 가정 안에 일터를 꾸민 저자가 육아, 가사와 일이 충돌하고 꿈과 매출 사이에서 고민하는 현실과 부딪히며 해답을 찾아 나가는 과정을 보여줌으로써 일과 가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쫓아야 하는 워킹맘들에게 인터넷 쇼핑몰 창업이라는 새로운 삶의 형식을 제시해 준다. 엄마, 쇼핑몰 대표, 아내라는 1인 3역을 소화해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저자의 이야기는 창업을 준비 중이거나 현재 직장을 다니고 있는 모든 엄마들에게 많은 위로와 격려가 될 것이다.

금을 좇지 말고 꿈을 좇자
“오전 9시면 서랍장은 트랜스포머처럼 주얼리 가게로 변하면서 나는 쇼핑몰 대표가 된다. 그리고 오후 7시면 마법처럼 모든 것이 원상태로 돌아가면서 나는 한 아이의 엄마이자 아내가 된다.”

많은 창업자들은 직장에 구속된 삶을 해방시키고 싶어 가게를 오픈한다. 그러나 소박한 꿈이 담긴 가게 간판을 보며 행복에 젖었던 것도 잠시, 진정 하고 싶은 일을 좇으리라는 애초의 다짐과는 다르게 일에 끌려 다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남편을 배웅하고 아이를 유치원에 보내고 나면 오전 9시. 저자는 음악과 함께 커피를 마시며 동생과 수다를 떠는 잠깐의 홈카페 시간으로 업무를 시작한다. 그리고 오후 7시가 되면 아무리 욕심나는 일이 생겨도 서랍장을 닫으면서 업무를 종료한다. 저자도 전력질주하는 스프린터처럼 온종일 일에 매달려 살았던 때가 있었다. 그러나 시간과 노력을 투자할수록 매출을 높일 수 있음에도 가정의 행복을 담보로 쇼핑몰을 성장시키고 싶지는 않기에 지금은 여유를 가지고 밥벌이와 행복을 조율하면서 천천히 나아간다.  


자아실현과 밥벌이, 일과 가정 사이에서 조화로운 삶이라는 황금비율을 찾은 저자의 이야기는 워킹맘들과 더 나은 삶의 형태를 고민하는 젊은 여성 독자들에게 일의 진정한 목적이 무엇인지를 보여 준다.


서랍장 속에 쌓아 둔 이야기들
"나의 서랍장엔 100억의 대박신화는 없다. 대신 매일 콩나물에 물을 주듯 그렇게 조금씩 자랐고, 아이를 키우는 일처럼 고비를 넘길 때마다 성장하는 기쁨과 보람을 안겨주는 직업이 있다. 그리고 이제 5살이 됐다."

 “하고 싶은 일을 위해 주얼리 쇼핑몰을 창업한다. 그리고 탄탄한 1인기업인 지금의 ‘밀란케이’를 만든다.” <성공시대>에서나 볼 법한 이 두 문장 사이에는 <인간시대>와 같은 무수히 많은 땀과 고민, 그리고 이야기가 들어 있다.

저자는 자신만만하게 주얼리 쇼핑몰을 열었지만 함정은 도처에 널렸고 사건은 쉴 새 없이 터진다. 불량 고객의 우격다짐에 상처받고 어이 없이 사기를 당하는가 하면 잘나간다 싶으면 어김없이 따라하는 ‘흉내쟁이들’ 때문에 골머리를 앓기도 한다. 게다가 워킹맘은 퇴근을 해도 또다른 일이 시작된다. 업무를 마친 다음 집안일을 하면 막상 한 것도 없는데 금방 자정이 지나고, 육아와 가사를 도와 주겠다던 남편도 지쳐서 일터로 도망치듯 나가고 난 다음 어렵게 구한 어린이집 앞에서 펑펑 울기도 한다.

그러나 저자는 ‘이렇게까지 일을 해야 하나’ 수없이 고민하면서도 결코 포기하지 않고 해결 방법을 찾아가며 ‘밀란케이’를 탄탄한 1인기업으로 성장시킨다. 일에 100% 매진할 수 없음이 속상하고, 전업주부처럼 정성을 쏟을 수 없음이 항상 남편과 아이에게 미안하지만, 때로는 양보하고 때로는 양보 받으면서 일에 삶이 휘둘리지 않도록 여유를 가지고 나아가는 교훈을 쌓는다. 

이처럼 《서랍장 속의 주얼리 가게》는 창업을 저지른 푸름이 엄마가 서랍장 속에 하고 싶은 일과 가족, 두 개의 광석을 모두 보석으로 다듬는 과정을 꼼꼼하게 담았다.

내 가게를 시작하는 여성들을 위한 생생한 체험담
“나 역시 초창기 사입 때는 행여 쌀쌀맞은 도매점원과 눈이라도 마주칠까 멀찍이서 지나가듯 구경만 하던 때가 있었다. 그렇게 며칠째 물끄러미 바라보기만 하던 끝에 무작정 그 매장 앞으로 갔다. 그들이 보기에 나는 한눈에도 초짜였기 때문에 아마도 이중에 한두 개만 사지 싶었던 모양이다. 나는 초보인 것을 들킨 것 같아 강하게 나갔다.”

창업을 고민하는 사람들은 돈도 없고 이것저것 신경 쓸 일도 많은데 과연 창업할 수 있을지 , 막상 시작하자니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막막하고 두렵기만 하다.
 
이 책은 저자가 지금의 '밀란케이'로 성장하기까지 일기장처럼 꼼꼼하게 기록한 경험담을 바탕으로 창업하려는 이들이 궁금해 하지만 여느 성공담이나 창업 매뉴얼들이 결코 알려주지 않는 내밀한 이야기들을 빼곡하게 담았다.
저자가 들려주는 생생한 체험담을 따라가다 보면 마치 친한 선배와 수다를 떠는 것처럼 조언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경제적인 자립을 위해, 자아실현을 위해 “그럼에도 반드시 창업하겠다”고 결심한 이들과 고민을 함께 풀어나갈 길잡이가 필요한 젊은 맘, 그리고 예비 엄마들은 이 책을 통해 밀란케이가 때로는 넘어지고 때로는 달려가면서 눈밭에 꾹꾹 눌러 놓은 발자국을 따라가 보자.

저자 소개
강미란
액세서리 쇼핑몰 밀란케이(www.milank.com)의 대표이자 푸름이의 엄마. 단국대학교에서 금속공예를 전공한 후 미네소타 주립대를 거쳐 보석디자인 프리랜서로 활동했다. 서른이 되도록 직장 생활 한번 해본 적 없는 자유로운 영혼(?)이었으나 결혼과 함께 안정을 찾아 덜컥 보석 회사에 입사하여 VMD와 광고/홍보를 담당했다.
그리고 강행군의 연속이었던 직장 생활에 익숙해질 때쯤, 가진 것이라고는 똑딱이 카메라와 자본금 30만 원뿐이었지만 직장 생활을 통해 얻은 마케팅 노하우와 경험만 믿고 다시 덜컥 액세서리 인터넷 쇼핑몰을 창업한다.
창업 후 쇼핑몰을 운영하면서 무수한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조금씩 ‘밀란케이’를 자신만의 컨셉을 갖춘 탄탄한 1인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출산 후에는 쇼핑몰 대표와 주부 외에 ‘엄마’라는 역할이 더해진 1인 3역을 모두 소화해야 하는 시련이 찾아왔지만, 가족의 도움과 좌충우돌 끝에 얻은 꼼수로 제 2의 전성기를 키워가고 있다.

차 례
프롤로그

Part 01 쇼핑몰의 하루
오전 7시
오전 9시 반
마의 3시
오후 7시
그리고

Part 02 꿈에서 현실로 발을 내딛다
파랑새를 따라서
직딩이 되다
발리에서 생긴 일

Part 03 쇼핑몰을 꿈꾸다
일 한번 저질러 볼까?
'폼생폼사'보다는 실속!
오픈마켓으로 출발!

Part 04 두 마리의 토끼를 쫓다
그러나 내려놓기는 정말 아쉬울 때
워킹맘은 슈퍼맘
퇴근해도 끝나지 않는 일들

Part 05 쇼핑몰 운영은 게임이다
게임의 법칙
액세서리 쇼핑몰의 특성
살아남는 자가 있는 곳이 블루오션이다
온라인쇼핑몰은 오프라인과 완전히 다르다
제품 사입의 기초

Part 06 쇼핑몰의 난관 헤쳐 나가기
전화응대 공포증에서 빠져나오기
액세서리의 복병 A/S
상표권에 걸려 넘어지다
얄미워도 적은 만들지 말자

Part 07 고객은 왕이 아니다?
쇼핑몰 4년 만에 경찰서에 가다
나는 왕이로소이다
도매처를 알려 달라고요?
집으로 찾아온 청년

Part 08 쇼핑몰의 딜레마 극복하기
새는 바가지를 막을까, 더 퍼다 나를까
지출증빙, 갖출까, 말까
광고비, 쓸까, 말까
돈을 벌까, 시간을 벌까

Part 09 구멍가게도 기업처럼 운영하기
전화번호, 엔서링 서비스
고객상담 매뉴얼
4개의 파트주 1회 회의 및 직원 교육
작은 부분도 프로페셔녈하게
제품에 날개를 달자!
전자가계부, 비서보다 낫다
진정한 브랜드로 자리 굳히기

Part 10 이것이 힘이다, 밀란케이의 경쟁력
새가슴 철학
호감형 쇼핑몰
명품을 벤치마킹하라
지금도 쇼핑몰 운영을 공부한다

에필로그

posted by e비즈북스 2009.09.29 08:59

“과정을 즐기면서 일을 하면 좋지만 목표 달성도 어려운데 과정까지 즐길 여유가 있겠어요?”
“창업을 하는 사람은 목표 달성에만 골몰하지만 과정도 매우 중요합니다. 목적과 목표를 혼동하지 않아야 하는 이유는 목표를 달성한다고 행복한 삶이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도 행복해야 합니다. 목표 달성을 통해 목적을 이루어야 행복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창업자들에게 가족과 함께 자주 여행을 다니라고 말합니다.”


“네? 가족과의 여행이요? 가족과의 여행이 창업하고 무슨 상관이 있죠?”
“두 가지 이유인데요, 첫 번째는 우리의 삶이 내일을 기약할 수 없는 삶이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 이유는 가족과 여행을 다니는 것이 창업의 성공에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1분 뒤에 건물이 무너질지 오늘밤에 교통사고나 심장마비로 세상을 하직할지 누구도 모릅니다. 그런데 10년 뒤에 멋진 집에서 살겠다는 이유로 10년 동안 여행 한 번 안 가고 콩나물만 먹으면서 악착 같이 돈을 모으다가 어느 날 돌연사할 수도 있습니다. 본인도 억울하고 불행하겠지만 남겨진 가족도 억울하고 불행합니다. 자녀 입장에서 보면 몇 년 동안 콩나물만 먹으며 궁핍하게 살아온 처지에 아빠와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낸 추억도 하나 없이 아빠가 세상을 하직한 셈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 말을 들으니 갑자기 내일을 기약할 수 없다는 두려움이 드는데요.”
“정작 가족과 함께 가장 큰 행복을 느끼는 때는 아이들이 대학에 들어가기 전까지 20년 정도의 젊은 시절입니다. 이 시기에 아이들과 함께한 시간이 부모에게는 가장 행복한 시간이고 자녀에게도 가장 행복한 시간입니다. 그런데 이 시기에 돈 벌겠다며 가족을 돌보지 않는다면 가장 중요한 시간을 불행하게 보내는 셈입니다.”
“생각해 보면 남자들이 대부분 그렇게 사는 것 같습니다. 돈 버는 기계처럼요.”
“제 주변에는 창업 이후 한 번도 가족과 쉬지 못한 사람이 여럿 있습니다. IT 업체의 조대표도 창업 이후 8년 동안 회사 일에만 매달리느라 휴가 한 번 가보지 못했습니다. 회사가 늘 어려웠으니 휴가 갈 생각을 못한 것입니다. B사, C사 대표도 그렇고요.”


“사실 회사에 여유가 없으면 편하게 쉬기 어렵잖아요?”
“음, 찬기 씨. 사장이 일주일 휴가 간다고 해서 회사가 몇억 원을 더 벌거나 손해를 보나요?”
“그건 아니죠.”
“사장이 한 주 쉰다고 해서 회사가 망하지도 않고 회사가 떼돈을 버는 것도 아닙니다. 그런데 업무차 해외 출장은 일주일씩 다녀오면서 정작 가족과 며칠간의 여행은 몇 년이 가도 하지 않는 것이 우리나라 사장들의 습성입니다.”
“생각해 보니 그렇네요.”
“결국 어느 날 내가 왜 이렇게 휴가도 안 가며 회사에만 매달렸는지 후회하면서 주변을 돌아보며 살아야겠다고 생각하고 보면 어느새 아이들은 아빠와 공유한 추억 없이 훌쩍 커버린 것을 느낍니다. 아이가 성장하는 가장 행복한 시기를 회사와 함께 다 흘려보낸 것이죠.”
“그 말은 꼭 창업자에게만 해당하는 말 같지는 않는데요. 회사원인 제게도 해당하는 말 같습니다. 우리나라 남자라면 대부분 그럴 것 같은데요.”
“내일을 알 수 없기에 현재의 행복도 소중하게 채워야 합니다. 미래는 예측할 수 없습니다. 때문에 미래의 행복을 위해 현재의 불행을 자초하는 일은 어리석은 일입니다.”
“이제 오늘의 불행을 담보로 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 이해가 됩니다.”
“유명한 일화가 있죠. 어느 고등학교 수업 시간에 선생이 학생들에게 질문을 했습니다. ‘이번 주에 부모님께 사랑한다고 말한 사람 손들어 보세요.’라고 하자 대부분의 학생이 손을 들지 않았습니다. 선생님이 다시 질문했습니다. ‘여러분에게 생이 한 시간밖에 남지 않았다면 여러분은 무슨 일을 할 건가요?’라고 하자 대부분의 학생이 말했습니다. ‘저를 사랑해 준 부모님과 형제에게 사랑한다고, 그동안 고마웠다고 전화를 걸 겁니다. 아니면 편지를 남기겠어요.’, ‘그런데 왜 여러분은 전화를 걸지 않는 거죠? 지금 당장 전화를 걸어서 사랑한다고 말하세요.’라고 선생님이 말했고, 그날 수업은 사랑하는 사람에게 전화걸기가 되었죠.”


“음, 사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사랑한다는 말을 잘 안하고 살죠.”
“실제로 우리는 9.11 테러 때 납치된 비행기와 불타는 쌍둥이 빌딩에서 사람들이 했던 행동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들은 몇 분 남지 않은 자신의 운명을 예감하자 제일 먼저 아내와 아이들에게 전화를 걸어 ‘사랑한다’고 말했고, ‘더 많은 것을 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말했습니다. 그 전화 내용이 세상에 공개될 때마다 전 세계는 울음바다가 되었죠.”
“예. 저도 기억납니다. 많은 사람들의 전화통화 내용이 대부분 ‘사랑한다’와 ‘미안하다’였죠.”
“9.11 테러와 같은 상황은 언제 우리에게 닥칠지 모릅니다. 삼풍백화점 붕괴로 수백 명이 죽은 현장 복구 중계를 보고 있던 선배는 자기 가족은 운 좋게 붕괴 한 시간 전에 쇼핑을 마치고 나왔다면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어요. 같은 장소에 있었지만 찰나의 차이로 산 자가 되어 죽은 자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삶의 허망함과 아찔함을 느끼는 것입니다. 몇 미터 차이로 죽음의 경계를 넘지 않은 성수대교 생존자부터 수많은 사고 당사자의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죽음은 언제나 삶과 함께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하루하루를 후회 없이 살아야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죠. 아마 창업자들에게 몇 분 또는 며칠의 시간밖에 남지 않았다면 가족과 좀 더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아이들에게 행복한 추억을 만들어 주지 못한 것을 가장 먼저 후회할지 모릅니다. 그러니 나중에 후회하지 말고 지금 당장 가족과 하루하루 행복한 추억을 만들어 가야 하는 겁니다.”

≪창업력 - 당신의 창업력은 몇점입니까?≫ 중에서 김중태著. e비즈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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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비즈북스 2009.09.28 12:08

외국과 달리 한국에서는 올인할 경우 재기가 어렵다

두 사람은 연주암에서 잠시 주변을 둘러본 뒤에 연주대로 발걸음을 옮겼다. 밑을 보면 낭떠러지인 연주대에는 사람들이 북적거렸다.
“어휴, 밑을 보니 아찔하네요.”
“하하. 절벽에 지은 것이라 바라만 봐도 아찔하죠. 저 밑으로 떨어지면 재등반의 기회는 없어지는 겁니다.”
“그런데 청산을 잘하려면 항상 청산에 필요한 자금을 남겨 둬야겠네요?”
“그렇죠. 하산하려면 하산 때 먹을 음식을 남겨 둬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한 번 창업에 실패하면 인생의 실패자가 되는 경우가 많은데, 그 이유는 선배님 말씀처럼 청산 능력이 없어서인가요?”
“일단 개인의 청산 능력이 크게 작용하지만, 사회적 환경도 적지 않게 영향을 주죠. 외국과 한국의 창업문화에서 가장 큰 차이점이라면 외국에서는 창업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외국에서는 창업에 실패하면 투자금을 날리는 것으로 끝입니다. 아이디어만 있다면 언제든지 재창업에 쉽게 도전할 수 있습니다. 또한 창업의 실패 경험이 있는 창업자일수록 실패 확률이 줄어든다고 생각합니다. 주식회사라고 하는 것은 회사가 망할 경우 투자자들이 공동으로 손해를 보는 것으로 끝나는 회사입니다. 사실 투자자를 모아 법인인 주식회사로 창업했다면 회사가 망한다 하더라도 창업자가 책임져야 할 것이 없습니다.”


“주식회사라면 그렇죠.”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법인인 주식회사로 회사를 창업했어도 사장에게 무한 책임을 지우는 문화가 남아 있습니다. 그러나 창업자가 자신의 모든 것을 회사에 쏟을 경우 재기가 어렵습니다. 청산이 어렵게 되고, 청산이 안 되면 재창업이 불가능해지죠. 그러므로 절대로 자신의 모든 것을 회사에 투자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건 일반적인 창업론과 반대되는 말씀인데요. 회사에 모든 열정과 모든 자원을 투자해도 성공이 쉽지 않은데, 회사에 모든 것을 투자하지 말고 사업을 하라고요?”
“우리나라에서는 회사의 운영자금이 부족할 경우 경영진이 개인 빚을 얻어서라도 회사 운영자금을 마련해야 한다는 압력이 들어옵니다. 또한 주식회사에서 은행을 통해 대출할 때도 경영진의 집 담보나 연대 보증을 원합니다. 회사의 자산가치 및 실적을 가지고 대출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경영진의 재산을 보고 대출을 결정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회사가 잘될 것이라는 생각으로 창업자가 주택을 담보로 잡혀 대출하거나 주변 사람에게 연대 보증을 서게 할 경우에는 재기가 어려운 상황으로 내몰립니다.”
“그건 정말 그렇습니다. 주식회사는 회사가 망할 경우 주주들만 이미 투자한 돈을 손해 보는 것으로 끝내라고 만든 제도인데, 우리나라에서는 창업자가 개인 빚을 얻어서라도 운영자금을 대야 하고 회사 대출에 개인의 재산을 담보로 하거나 보증을 서야 하는 경우가 많으니 창업에 자기의 모든 것을 걸 수밖에 없게 되는 거죠.”


“빚을 내거나 보증을 서면 회사가 망할 경우 주식에 투자한 투자금만 손해 보는 것이 아니라 빚까지 지는 상황으로 내몰립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빚을 지게 되면 가족이 불행해지는 것은 물론이고 재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거듭 강조하지만 창업자는 절대 빚을 지거나, 보증을 서서는 안 됩니다.”
“하지만 빚을 내지 않고 회사를 운영하기는 어렵지 않나요? 사실 월급쟁이들이 모아 놓은 돈이 있을 리 없잖아요. 그래서 하다못해 작은 식당이나 체인점, 옷가게를 내려 해도 은행 대출을 받아야 가게 보증금을 마련할 수 있잖아요?”
“꼭 빚을 내야 한다면 망했을 경우 몇 년 안에 갚을 수 있는 금액인지를 정하고, 청산 가능한 능력 안에서 빚을 내야 합니다. 그리고 절대로 제1금융권인 은행 외의 곳에서 돈을 빌리면 안 되고요. 빌려서는 안 되는 돈은 절대로 빌리면 안 됩니다.”
“빌리면 안 되는 돈도 있나요?”
“어떤 경우에도 쓰지 말아야 할 돈은 첫 번째 사채고 다음이 제3금융권입니다. 사채와 대부업(저축은행)의 돈을 빌려 쓰는 순간 인생의 재기는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이곳을 통해 돈을 빌려 쓸 때는 회사가 망할 경우 무조건 외국으로 튄다는 각오를 하고 써야 합니다. 하지만 다시 강조하지만 목숨을 걸 정도가 아니라면 사채는 쓰지 말아야 합니다. 사업은 망해도 우리나라에서 인생의 실패자가 되지 않고, 재창업의 여력을 가지려면 빚을 지더라도 지인이나 은행권 돈만 빌려야 함을 절대 명심해야 합니다. 아주 단기라면 카드사나 보험사 대출까지는 이용해도 됩니다.”


자본도 체력도 인력도 재창업을 위한 여지를 남겨야 한다

“빚이나 보증이 재창업의 큰 방해물이 되는 것이군요.”
“그래서 재기가 어려운 우리나라에서 창업을 할 때는 투자자의 돈이나 여윳돈으로만 창업을 해야 합니다. 빚을 낸 돈으로 창업을 할 경우에는 회사가 망할 경우 빚을 갚는 데 세월을 보내느라 재창업이 거의 불가능하게 됩니다. 그 안에 무수한 아이디어와 재창업의 기회가 있더라도 재창업이 불가능하죠. 회사가 성공할 확률이 20%도 안 된다는 점을 감안하여 다섯 번에서 많게는 열 번까지 창업해야 한 번 성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몇 차례 회사를 말아먹으면서 실패의 경험이 쌓일수록 성공 확률이 높아지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래서 성공할 때까지는 빚을 지지 말고 살아남아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절대로 모든 것을 올인하지 말아야 합니다. 망하건 성공하건 평생 딱 한 번 창업을 해보고 말 것이라면 몰라도, 창업 성공이 목표라면 여러 차례의 재창업을 염두에 두고 항상 재기의 기반을 남겨 둬야 합니다.”


“돈만 여유 있게 남겨 두면 재창업이 가능하다는 말씀이죠?”
“아니요. 이는 돈에만 한정되는 것이 아닙니다. 자신의 건강과 지식, 무엇보다 인적자원인 지인들과 주변 사람들의 인적 네트워크를 잘 남겨 둬야 합니다. 첫 번째 창업에 주변의 모든 사람을 활용해 버리면 다음 창업 때 도움을 받을 수 없게 됩니다. 회사가 어려워 주변의 도움을 받아야 할 경우에도 잘 판단해야 합니다. 어렵다고 무조건 아는 사람마다 손을 벌리면 다음에 도움을 받을 수 없습니다. 이번에 도움을 받더라도 회사가 살아날 가망이 없다면 다음 번 창업 때 활용할 인적 네트워크로 관계를 잘 형성해 두는 것이 오히려 낫습니다. 인적 네트워크는 수십 년 인생을 함께 할 중요한 자산입니다. 한두 번의 창업에서 그동안 형성한 모든 인적 네트워크를 다 써버리면 미래를 기약할 수 없습니다. 때문에 중요한 인물일수록 나중에 회사가 성장하는 중요한 시점에 도움을 요청할 수 있도록 아껴 둬야 합니다. ‘사업에 실패해 투자금은 잃어도 사람은 잃지 말라.’는 격언은 괜히 나오는 것이 아닙니다. 돈은 순간순간 필요한 자산이고, 어디서라도 끌어올 수 있지만 사람은 평생 필요한 자산인 동시에 아무 때나 끌어올 수 있는 자산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청산 능력과 재창업력은 창업 실패가 아닌 창업 성공을 위해 필요한 능력이다

“창업을 할 때 망할 경우는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아요. 그러나 창업과 청산은 한 몸이고 계속되는 순환처럼 느껴지네요. 선배님 말씀을 듣고 보니 청산은 실패가 아니라 오히려 성공을 위한 필수 과정이라는 생각도 들고요.”
“맞습니다. 회사를 잘 청산함으로써 하나의 창업 도전을 마무리하는 것은 실패를 위해 필요한 능력이 아닙니다. 새로운 창업을 위해 필요한 능력입니다. 자신이 지닌 창업력과 자원을 점검하여 재창업을 준비하는 일은 창업 성공을 위해 꼭 필요한 능력입니다. 청산 능력과 재창업력은 실패가 아닌 새로운 성공을 위한 가장 기초적인 능력이죠. 따라서 창업자는 회사를 창업하고 운영하는 중간에도 계속해서 자신의 청산 능력과 재창업력을 점검하고 향상시켜야 합니다. 청산 능력이 떨어질 경우 재창업이 힘들고 그러면 결국 창업은 물론 인생의 실패자가 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합니다. 마무리를 잘하고 새 출발을 잘 할 수 있는 능력이야말로 장기전인 인생에서의 창업 성공을 위한 가장 기초적인 능력이 될 것입니다.”


≪창업력 - 당신의 창업력은 몇점입니까?≫ 중에서 김중태著. e비즈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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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비즈북스 2009.09.25 10:06

“선배님 말씀을 들으니 ‘인사가 만사’라는 말이 다시 떠오릅니다. 정말 사람이 사업의 처음이자 끝인 것 같아요.”
“맹자가 ‘득천하영재 이교육지’ 그러니까 영재를 얻어 가르치는 것이 ‘군자삼락’이라고 한 것처럼 쓸 만한 인재를 만나는 것은 참으로 기쁜 일입니다. 사업을 할 때도 유능한 인재를 얻는 것은 천군만마를 얻는 것이나 마찬가지죠. 정말 유능한 인재 한 명이 회사를 성공시켜 빌딩을 세우게 하는 사례를 많이 봤습니다. 하지만 이런 인재가 쉽게 눈에 보이는 것도 아니고, 내가 원한다고 우리 회사로 오는 것도 아니라는 점이 문제죠. 유능한 인재를 얻는 것은 천운에 맡길 수밖에 없습니다. 다만 무능한 인재를 고용하지 않는 것은 경영주가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어떻게 해야 무능한 인재를 골라낼 수 있죠?”
“눈에 보이는 것에 현혹되지 않아야 합니다. 사람을 고용할 때 속기 쉬운 것이 학벌을 비롯한 포장입니다. 하지만 우리 회사에서 필요로 하는 직원을 포장에 현혹되어 채용할 경우 대개는 후회합니다. 포장이 좋다고 실무검증 과정을 생략하는 경우가 있는데, 반드시 실무 능력과 성실함을 검증한 뒤에 채용해야 합니다.”
“좋은 인재를 뽑는 것은 운이지만 검증만 잘하면 문제가 될 사람을 골라낼 수는 있다는 말씀이군요. 그래도 좋은 인재를 뽑고 싶은 것이 사람 욕심인데, 혹시 방법이 있을까요?”
“좋은 인재를 뽑는 가장 좋은 방법은 지식과 경험이 풍부하면서도 신뢰할 만한 사람에게 부탁하는 것입니다. 보통 믿을만한 사람의 추천으로 뽑은 직원이 만족도가 가장 높게 나타납니다. 하지만 주변에 이런 사람이 없을 경우, 딱 한 명은 제대로 뽑아야 합니다. 바로 사장인 자신과 가장 많은 일을 해야 할 사람입니다. 이때 자신과 가장 많은 일을 할 사람이라고 해서 자신과 친한 사람을 뽑거나 성실한 사람, 약속과 신의를 잘 지키는 사람을 뽑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면 실패합니다. 성실하고 신의 있는 사람을 뽑아야 하는 것은 맞지만 회사를 성장시키는 사람은 능력 있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1차적으로는 능력 있는 사람을 선택하고 이 중에서 성실한 사람을 뽑아야 합니다.”

"한 명만 잘 뽑고 나머지가 엉망이면 어떡하죠?”
“첫 번째 인물을 해당 분야에 능력 있는 인물로 잘 뽑으면 그 아랫사람은 그 사람이 알아서 잘 뽑습니다. 따라서 처음에 딱 한 명의 인재만 잘 뽑으면 그 다음은 걱정 안 해도 됩니다. 하지만 첫 번째 인재를 잘못 뽑으면 그 이후로 계속 수준 이하의 인력이 충원되기 마련입니다.”
“그런 방법이 있군요. 팀장의 능력에 따라 팀원의 능력도 달라진다 이거네요.”


능력 있는 팀장과 능력 없는 팀장의 특징

“네. 제가 경험한 바에 의하면 능력 있는 팀장과 능력 없는 팀장은 자신의 능력은 물론 그 밑의 사람을 부리는 능력도 다르게 나타납니다. 평소 적어 둔 제 메모를 한 번 보세요.”
일수가 키보드를 두드려 화면에 띄운 문서는 능력 있는 팀장과 능력 없는 팀장의 특징에 대한 것이었다.


능력 있는 팀장의 특징
1 . 모든 것을 경험한 실력 있는 팀장은 채용할 인물이 어느 정도의 능력을 지녔는지 파악하는 능력이 있다.
2 . 능력 있는 사람으로 팀원을 채우려고 한다. 회사를 성장시켜야 자신에게 돌아오는 것이 크다는 것을 알기에 자기보다 능력이 뛰어난 팀원을 채용하려고 한다.
3 . 능력 있는 팀장은 팀원이 재능을 발휘하는 것을 적극 지원한다. 팀원이 잘하면 결국 팀을 책임진 자신의 업적이 좋아지는 것이고, 우수한 인재를 발굴한 능력을 인정받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4 . 회사의 안위를 생각하며 자기 일처럼 한다. 회사에 충성도가 높아서가 아니라 회사가 잘 돼야 자기에게 돌아오는 것이 크고, 맡은 일에서 성과를 내는 것이 자기 능력과 몸값을 올리는 것임을 알기 때문에 이직 전까지도 최선을 다해 일한다.


능력 없는 팀장의 특징
1 . 본인이 실력이 없기 때문에 채용할 인물의 실력을 파악하지 못한다.
2 . 능력 있는 팀원을 뽑지 않고 자기보다 부족한 사람을 뽑아서 자신의 능력을 돋보이게 한다. 자기의 무능이 탄로날까 싶어서다.
3 . 팀원이 재능을 발휘하는 것을 견제하면서 모든 공을 본인 개인의 능력으로 포장하려 한다. 팀원이 자신보다 윗사람의 관심을 받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4 . 회사의 안위를 재면서 자기에게 이익이 될 일만 한다. 언제든지 이 회사의 일을 잘 포장해서 다른 회사로 옮길 준비를 한다.


“팀장 한 명을 잘못 채용했다고 회사가 망할 정도까지 가나요?”
“그럼요. 선배 A는 시기를 잘 만나 많은 투자를 받게 되어 큰 회사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맞이했습니다. 그런데 IT 기업의 핵심인 개발팀장을 잘못 뽑았어요. IT 쪽의 능력을 파악하지 못한 사장이 무능력한 친구를 팀장으로 뽑은 것입니다. 덕분에 팀장이 뽑은 팀원도 모두 무능력한 인물로 채워졌습니다. 오죽하면 제가 주변 사람에게 ‘그 선배가 식충이들만 뽑아 놓았다.’고 탄식을 했겠어요. 결국 간단한 서비스 하나 내놓지 못한 채 망했습니다. 물론 책임은 팀장이 아닌 그런 팀장을 뽑은 사장이 질 일입니다.”
“선배님 말씀대로 모든 직원을 좋은 인재로 채울 수는 없지만 첫 단추를 잘 꿰면 그 이후는 쉽게 풀릴 것 같습니다.”
“창업 동료로 함께 갈 직원은 해당 분야의 최고 전문가로 영입하는 것이 성공의 지름길입니다. 만약 주변에 그런 인재가 없다면 어떻게 해서든 그런 인재를 수소문해 소개받아야 합니다. 창업 때 함께한 인재가 결국 회사의 성공을 좌우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중소기업은 뛰어난 인재가 아닌 평범한 사람들로 회사를 운영하게 되잖아요. 이때 직원을 믿고 모든 일을 맡겨야 할까요? 아니면 직원을 관리해야 할까요?”
“회사를 성장시키는 사람은 미우나 고우나 결국 직원입니다. 때문에 일을 시킬 때는 직원을 믿어야 합니다. 그들의 능력과 신의를 믿고 일을 시켜야 합니다. 사장이 직원을 믿지 않는다면 직원도 열심히 일하지 않습니다. 세상 이치는 뻔해서 사장이 직원을 믿을 때 직원도 사장을 믿고 따르는 법이죠.”
“그런데 직원을 믿고 일하다가 당하는 경우도 있지 않나요?”
“꽤 있죠. 대규모 하드웨어 정보사이트를 운영하는 P사에서는 직원을 병역특례로 뽑아서 병역을 면제시켜 줬는데, 1년 뒤에 모두 다른 업체로 이직하는 바람에 한창 개발 중이던 중요한 사업을 진행하지 못하고 휘청거리다 결국 망했습니다. 병역특례는 P사에서 제공한 혜택인데 1년 후에는 회사를 옮길 수 있다는 규정을 악용해 모두 병역특례 TO를 가지고 돈을 더 주는 다른 회사로 옮겨버린 것이죠.”
“저런. 배은망덕한 경우네요.”

“그 정도는 배은망덕에 속하지도 않아요. 인터넷기업인 A사에서는 게임산업 진출을 결정하고 1년 동안 많은 돈을 들여 게임을 개발해 마침내 상용화를 앞두었는데, 개발 팀원끼리 작당을 해 모두 퇴사하더니 자기들끼리 게임회사를 차렸습니다. 물론 게임 사업 자체가 물거품이 되었죠. 여자 사장이었는데 이 사건 이후로는 직원을 믿지 않겠다고 이를 갈더군요.”
“음. 아까도 배신 이야기 나왔을 때 질문한 내용입니다만, 이 경우 직원의 문제로 봐야 하나요? 아니면 사장의 인사관리 능력의 결함으로 봐야 하나요? 1년 동안 투자한 돈을 날렸다면 사장의 인사관리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요?”
“그렇다고 볼 수 있죠. 하지만 A사의 박사장이 기존 회사 업무에서는 더 많은 직원을 잘 관리하고 회사도 탄탄하게 운영하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기본적인 지도력 부족이나 경영 능력 부족, 인사관리 능력이 부족하다고 할 수 있는 분은 아닙니다. 다만 게임 쪽은 처음 진출하는 분야다 보니 사람들의 특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던 거죠. 물론 결과적으로는 인사관리에 문제를 드러낸 셈이긴 하죠. 하지만 이런 과정을 통해 박사장은 앞으로 더욱 인사관리에 철저할 것이고 더 잘 관리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기도 한 셈입니다. 앞서 말한 모바일 회사의 사장도 직원의 배신 이후로는 무작정 직원을 신뢰하지 않고 시스템적으로 인사관리를 하기 시작했으니까요.”


“갑자기 혼란스러운데요. 직원을 믿으란 말인가요? 믿지 말라는 말인가요?”
“물론 배신 사례가 종종 있지만 믿고 일해야죠. 다만 사람은 언제든지 배신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한 대비도 해야 된다는 겁니다. 즉 직원이 문제를 일으키더라도 회사 업무에는 지장이 없도록 시스템적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만약 이에 대비하지 않고 동료나 직원을 믿고 일하다가 배신당하면 그 충격을 이겨 내기는 쉽지 않습니다. 배신의 충격과 여파로 사업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므로 창업 초기부터 회사 업무는 배신에 대비할 수 있는 구조로 만드는 것이 좋습니다.”
“그보다 애초에 배신하지 않을 사람으로 가려 뽑는 것이 더 좋은 방법 아닌가요?”
“사람이 배신하는 경우는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인간성 자체가 얍삽해서 입니다. 이런 인간은 눈에 보이므로 경영자가 대비하기 쉽습니다. 다른 경우는 환경 변화로 인한 배신입니다. 예를 들어 참 믿을 만하고 성실한 직원이라 하더라도 집에 아이들이 아프면 돈을 마련하기 위해 공금을 횡령하거나 회사 기밀을 팔 수 있습니다. 몇 년 동안 함께 회사를 키우기로 한 믿을 만한 동료도 부모가 아파서 돌봐야 하는 환경이 되면 회사를 그만둘 수밖에 없고요. 그래서 사람을 믿되 그 사람을 둘러싼 환경까지 믿으면 안 되는 것이죠. 함께 영원히 갈 것 같은 동업자나 직원도 환경이 바뀌면 같이 갈 수 없는 사람이 됩니다. 그래서 경영자는 이런 경우까지 감안하며 회사를 경영해야 하는 것입니다.”

“사람 문제는 쉬운 일이 아닌 것 같습니다. 마냥 믿을 수도 마냥 의심할 수도 없으니 말입니다.”
“사실 아랫사람을 믿는다는 것은 사업하면서 극복하기 어려운 문제 중 하나입니다. 그래도 방법이 없습니다. 스스로 최면을 걸어서라도 직원을 믿는다고 세뇌해야 합니다. 그 믿음이 결국 직원에게 전해져 회사를 성장시키는 원동력이 되거든요. 믿었다가 배신당해 망하는 경우보다는 믿어서 성공하는 경우가 훨씬 많으니 믿고 일해야죠.”


≪창업력 - 당신의 창업력은 몇점입니까?≫ 중에서 김중태著. e비즈북스

posted by e비즈북스 2009.09.24 09:54
동업자는 성공보다는 위험을 함께할 사람으로 골라야 한다

“좋은 공동창업자를 판별하는 기준도 있나요?”
“창업자가 가장 먼저 신경 써야 할 사람은 두말할 것도 없이 함께 책임과 위험을 짊어질 공동창업자입니다. 잘 만나서 뜻이 맞으면 성공으로 가는 든든한 기반을 얻는 것이지만, 반대라면 실패로 가는 장애물을 얻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공동창업자, 쉬운 말로 동업자는 성공도 함께 하는 사람이지만 위험도 함께 하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성공만 함께 나누려 할 뿐 위험은 함께 나눌 생각을 하지 않죠. 물론 좋은 동업자는 위험도 함께 나눌 만한 사람이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 달콤한 열매만 나누려는 사람과 동업한다면 실패는 불 보듯 뻔하죠.”
“맞는 말씀인 것 같습니다.”

“제가 아는 선배가 친구와 함께 공동창업을 했는데요. 회사가 어려워질 것처럼 보이자 발을 빼기 시작했답니다. 문제는 자신이 투자한 돈을 돌려달라고 떼를 썼다는 것인데요. 회사를 살릴 생각은 안 하고 자기 손해 없이 빠져나갈 생각만 하는 사람과 일을 하니 사업이 될 리가 없죠. 법적으로나 도덕적으로 볼 때 투자금을 돌려줄 이유는 없었지만 그 선배는 대인배인 척하느라고 자기 돈으로 투자금을 돌려주고 주식을 넘겨받았습니다. 물론 이것은 패착입니다. 안 그래도 회사가 어려운 판국에 운영자금으로 써야 할 돈을 빠져나가는 사람에게 줬으니 회사가 살아날 리가 없죠.”

“빠져나가는 동업자에게 투자금을 돌려준 것이 실패의 원인이 되었군요.”

“네. 이 사례의 교훈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위험을 함께 하지 않으려는 사람은 동업자로 삼지 않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더 중요한 것은 혹시 실수로 안 좋은 동업자와 창업했다 하더라도 그들의 술수에 넘어가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회사를 살릴 마음이 있다면 더욱 더 자금을 쥐고 있어야 합니다. 그놈의 알량한 자존심 때문에 운영자금으로 써야 할 피 같은 돈을 빠져나가는 동업자 꽁무니에 찔러주는 것은 회사를 죽이겠다는 행동이나 마찬가지죠. 자존심 버리고 두 손을 싹싹 빌어서라도 돈을 빌려야 할 상황에서 나가겠다는 놈까지 챙겨주는 정신으로 회사를 운영하니 제대로 될 리 없습니다.”

“그럼 동업자의 조건은 자금이나 기술보다는 동고동락할 수 있는 사람인가요?”

“기술이나 재능은 기본 조건이라고 봐야죠. 거기에 추가로 인성을 보는 거죠. 제가 예전에 공동창업을 할 때 동업자의 조건으로 먼저 본 것은 어려울 때 함께 할 사람인가 하는 점이었습니다. 제게 찾아온 여러 명의 선배 중에서 A선배를 택한 이유는 하나였습니다. 회사가 잘못 될 경우에도 동업자인 저를 원망하지 않을 사람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기본적으로 회사를 창업할 때부터 회사가 망할 경우를 염두에 두고 동업자를 구해야 합니다. 회사가 망하더라도 함께 일한 동업자는 잃지 않아야 하므로 위험을 자기 탓으로 감내할 사람을 동업자로 삼아야 합니다. 따라서 공동창업 때는 반드시 망했을 때의 경우에 대해 이야기하고 다짐을 받아 둬야 합니다.”
“그런데 창업할 때는 모두가 ‘동업인데 망해도 원망 안 하지.’라고 철썩 같이 다짐하고 창업하지 않나요?”
“그렇죠. 그러나 회사가 어려워지면 자기 것 챙겨서 빠져나가려 하고, 상대가 게을러서 망했다는 원망의 마음이 들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창업할 때 동업자들에게 창업 계약서에 확실하게 도장을 받아 둬야 합니다. 몇 년 동안 주식을 다른 사람에게 넘기지 못한다는 조건을 넣고, 만약 이를 어길 시에는 몇 배를 배상하거나 주식을 남은 사람에게 증여한다는 조건을 걸고 도장을 찍도록 해야 합니다.”
“주식 배분 비율만으로는 부족하단 말씀이네요.”

“둘 이상이 창업을 할 경우에는 주도적인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으로 나뉘게 되는데 자신이 주도하지 않는 쪽이라면 주도하는 쪽과 계약서를 작성해 필요한 조건을 문서로 남겨야 합니다. 예를 들어 선배랑 창업하는 경우에는 주도권이 선배에게 있습니다. 이때 선배 말만 믿고 문서화해 놓지 않을 경우 나중에 99% 문제가 발생합니다. 회사가 안 좋아서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도 많지만 회사가 잘돼도 문제가 발생합니다. 좀 더 정확하게는 회사가 잘될 경우 더 분란이 많습니다. 회사가 망하면 모든 사람이 빈손이라 따질 것이 없지만 회사가 잘되면 자기 것을 더 많이 챙기려 하기 때문에 분란이 생기는 것입니다. 따라서 공동창업 때는 반드시 회사가 잘되거나 잘되지 않을 때를 대비한 조건을 적고 사인한 다음 각자가 문서로 보관해야 합니다. 사람을 못 믿어서가 아니라 환경 변화를 믿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상황이 어려워지면 심성이 좋은 사람이라 하더라도 약속과 다른 행동을 하기 마련입니다.”
“문서로 꼼꼼하게 조건을 기록해 두는 것은 모든 공동창업자에게 좋은 결과를 가져올 것 같습니다.”
“자신이 주도한 창업이라 하더라도 문서로 뒷일에 대한 조건을 기록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자기 스스로도 상황이 바뀌면서 처음 약속과 다른 행동을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모두가 공감하는 투명한 약속을 정한 계약서를 만들어 문서화시켜 놓는 행위는 꼭 필요합니다.”

도덕적이고 능력 있는 사람을 고를 것

“기술은 바탕이고, 인품을 보라고 하셨는데요.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하라면 무엇을 봐야 하죠?”
“사업하는 사람을 도덕과 능력의 기준으로 보면 네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도덕적이지만 능력 없는 사람, 능력은 있지만 부도덕한 사람, 도덕과 능력을 갖춘 사람, 둘 다 갖추지 못한 사람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부도덕한 사람과 사업을 하는 것은 당연히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옵니다. 편법과 불법을 저지르다가 감옥에 갈 수 있습니다. 운 좋게 돈을 번다고 해도 함께 일한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능력 없는 사람과 일하는 것도 좋지 않습니다. 사업을 성장시키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좋은 동업자는 도덕적이고, 능력 있고, 참을 줄 알고, 열정을 가진 사람입니다. 이런 사람이 아니라면 동업은 안 하는 것이 좋습니다. 여기 좋은 동업자 조건을 써 놓았습니다. 이것을 읽어 보세요.”
일수가 PC에 불러온 문서를 보니 좋은 동업자의 조건 네 가지가 나타났다.


좋은 동업자의 조건
1    신뢰:도덕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사람
2    능력:해당 분야를 잘 알고 일 잘하는 사람
3    배려:참을 줄 알고 손해를 볼 줄 아는 사람
4    열정:실천력이 뛰어난 사람

“능력보다 도덕적인 것이 더 중요하다고 보시는 거죠?”

“네. 능력과 도덕이 둘 다 없는 사람은 바로 사업을 말아먹을 사람입니다. 사업 실패의 많은 유형이 이런 사람들과 함께한 경우예요. 능력은 있지만 부도덕한 사람은 회사를 성장시키지만 회사를 운영하지는 못합니다. 그래서 중간에 회사를 잘 포장해서 팔아넘기고 자신은 빠져나가는 수법을 씁니다. 이런 사람도 종종 봅니다. 이런 사람을 동업자로 했다가는 자신이 잘못을 뒤집어쓰고 감옥살이 할 가능성이 크므로 함께 일하면 안 됩니다. 회사가 망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죠. 회사가 성장 가능성을 보일 경우 이런 유형의 사람이 투자를 조건으로 접근하는데 조심해야 합니다. 가능한 함께 하지 않아야 합니다.”

“도덕적이지만 능력이 없는 사람하고도 일하면 안 되나요?”
“도덕적이지만 능력이 없는 사람과 일하는 경우도 꽤 많죠. 사람이 좋다는 이유로 함께 동업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사람과 함께 할 경우 사업 실패 가능성이 높습니다. 인간성 좋은 사람이 사업을 성장시키지는 않습니다. 인간성 좋은 사람의 단점은 냉정하게 결단을 내려야할 때 주저하는 것입니다. 회사에 도움이 되지 않는 사람에게도 ‘허허’ 거리고 어느 쪽을 선택해야 할지 주저하는 우유부단함 때문에 답답합니다. 그래서 성격만 좋은 사람과 동업해서도 안 됩니다.”

“동업자 조건이 상당히 까다롭네요.”

“사업은 도덕적이고 능력 있는 사람과 해야 합니다. 자신과 친한 사람이라고, 착한 사람이라고 동업해서는 안 됩니다. 그런데 도덕적이고 능력 있는 사람은 구하기 어렵죠. 부도덕하고 능력 있는 사람도 꽤 있고, 착하고 능력 없는 사람도 많습니다. 하지만 도덕과 능력을 갖춘 사람은 잘 안 보입니다. 그래서 좋은 동업자 구하기가 어려운 것입니다. 만약 도덕적이고 능력 있는 동업자를 구하지 못한다면 혼자 창업하는 것이 낫습니다. 부도덕한 사람이나 착하지만 능력 없는 사람과 사업을 같이 하면 안 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네. 선배님의 충고 명심하겠습니다.”

≪창업력 - 당신의 창업력은 몇점입니까?≫ 중에서 김중태著. e비즈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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