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e비즈북스 2011. 9. 9. 10:26

일기 쓰는 농부, 돈 버는 농부
인터넷 시대가 도래한 후, 농업은 다양한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그 중 가장 눈에 띄는 현상은 이야기보따리가 풍성한 농부들이 두각을 나타낸다는 것이다.  급기야 이야기는 그 사람의 농사 경력이 오래되고 안 되고를 넘어서 설득력 있는 가치로 평가받기에 이르렀다.

내가 2007년에 [도시와 통하는 농촌쇼핑몰]이라는 책을 쓸 당시에도 이미 이야기가 준비된 농부와 그렇지 않은 농부의 차이는 분명하게 드러나 있었다. 농촌은 현장 그 자체가 컬러풀하고 다이내믹하다. 생명을 다루는 고달픈 산업인 만큼 애환도 많고 눈물도 많다. 우리가 일상을 살아내면서 느끼는 겹겹의 속사정들을 하나도 빠짐없이 겪고 지나가기 마련이다.

자신이 생산하는 작물이야기, 농촌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살아가는 현실적인 이야기, 뭔가 의지가 읽혀지는 마음으로 다하는 정성으로 소소한 일상을 일기로 담아낸 농부들이 결국 도시민들과 통하고 상품을 나누고 마음을 나누는 모습을 보았다. 5년, 10년, 거침없이 기록해온 농부들의 이야기는 스스로 진화하면서 매출로, 콘텐츠로 자리를 잡아간다. 도시민들은 그런 차이를 명확하게 읽어낸다. 농부들의 이야기를 상품과 함께 사랑해주고 격려해준다. 그래서 이야기농업을 하는 농부는 돈을 벌 수 있는 것이다.
 
필자의 일기쓰기
나도 일기의 덕을 많이 보고 살아간다. 요즘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새로운 인연을 만나고, 새로운 생각들을 접하고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일을 하게 되면서 더더욱 새삼스럽다. 특히 어떤 상황의 키워드 찾기나 개념을 이해할 때 혹은 방향을 잡아야 할 때 유용한 안내자 역할을 톡톡히 한다.

나의 일기 기록은  1975년부터 시작되었다. 중학교  3학년 때부터다. 초등학교 때부터 쓴 것으로 기억나는데 그 이전 자료는 없어졌다. 대학을 다닐 때에는 학생운동을 하느라 소홀했던 시기와 사업을 시작하면서 부도가 난  1990년대 중반의 몇 년 정도 기록이 빠져 있기는 하지만 경력으로 보면 40년간 스스로를 기록해온 셈이다.

인터넷 시대가 도래하고 본격화되기 시작한 2001년부터는 온라인으로 개인 홈페이지를 열어 창업일기 게시판에 기록하기 시작했다. 지금은 블로그와 병행해서 생각을 적어나간다. 인생은 창업이라고 생각했다. 지금  1,500여 개의 일기가 게시된 상태다. 하루하루 살아가면서 우리는 다양한 생각과 느낌을 몸과 마음으로 주고받는다. 세상은 보는 만큼 내 것이 되고, 기록하는 것만큼 넓어진다.

flicker = aliennation

농업 분야에서 밥을 먹고 사는데 아무런 상관없을 것 같은 지난날의 어느 상황들이 지금의 내가 하려고 하는 일들과 구체적으로 연결되는 경험을 하곤 한다. 10년 전의 새우젓 경험, 27년 전의 군생활 당시의 느낌, 3년 전 고민하던 한 가지 생각이 오늘의 나를 도와준다. 모두 창업일기 덕분이다.

필자는 농업인들과 자주 만나고 특강도 틈틈이 한다. 그때마다 힘주어 강조한다.  “일기를 쓰세요”,  “기록하세요” 음성, 사진, 글쓰기는 모두 기록이다. 블로그와 홈페이지, 페이스북 어느 곳이라도 좋다.

이야기농업시골에서이야기로먹고사는법
카테고리 경제/경영 > 유통/창업
지은이 안병권 (e비즈북스, 201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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