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e비즈북스 2013.01.16 11:09



기술보증기금이나 신용보증기금을 받고 시작하는 게 좋은 이유

김현진 그리고 연대보증 자체는 안 좋다는 걸 감안하더라도 신용보증기금나 기술보증기금은 받고 시작하는 게 좋아요. 그 사람들도 공무원이기 때문에 기본적인 평가라는 걸 하거든요. 그걸 받았다는 것은 이 회사가 기본적으로 금융거래를 할 수 있는 정도이며 사장이 대학생이든 고졸이든 무관하게 기본은 된 회사라는 걸 검증받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기술보증기금이나 신용보증기금으로 사업을 시작하고 나중에 투자를 받을 때 투자사한테 그런 옵션을 걸죠. “우리가 이 사업을 하면서 기술보증기금을 1억 정도 당긴 게 있는데 투자받을 때 이거 다 상환하겠다”라고요. 열린 마음의 벤처캐피털은 이런 옵션을 넣으면 받아줍니다. 그때는 개인 부채와 연대된 부채까지 몽땅 갚을 수 있습니다. 맹랑하게 종이 한 장 들고 다니면서 “이런 거 할 거예요. 30억 쏴주세요” 이런 말도 안 되는 소리하지 마시고요. 구색은 갖춰놓아야 이른바 전주들의 마음도 움직인다는 거죠.

권일운 그러면 신용보증기금이나 기술보증기금은 차입금으로 잡히는 건가요?

김현진 그렇죠. 법인 차입이고, 대표이사가 연대보증을 서죠. 정확히 말하면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이 은행에 보증을 서주는 겁니다. 젊은 사람들이 창업을 하려는데 담보가 없으니까 두뇌를 담보로 잡는 거죠. (웃음) 나의 지식을 담보로 신보나 기보에서 “얘 지식은 5천만 원짜리다, 1억 짜리다”라고 은행에 얘기하면 은행에서 회사로 돈을 쏴주는 겁니다. 회사가 망하면 기보나 신보에서 대신 은행에 돈을 갚아주는 거고요. 은행은 기보나 신보에서 담보 잡고 있으니까 손해볼 게 없죠. 망하면 기보나 신보가 대주주를 쪼는 거죠. “망했으니까 대주주가 갚아” 이런 식입니다.

권일운 이자도 내야 돼요?

김현진 이자는 생각보다 싸요. 매달 내는데 연 6.6퍼센트 정도 됩니다. 매년 조금씩 바뀌긴 해요.

박영욱 보증은 1년 단위로 갱신하셔야 합니다. 그리고 은행과 협상하는 것은 사장하기 나름이고요. “1년에 이자를 얼마 내겠다” 아니면 “매달 얼마씩 이자를 내겠다” 같은 건 은행과 직접 상의해야 됩니다. 일반 대출이랑 똑같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대신 보증을 기술보증기금, 신용보증기금에서 서고요.

김현진 사실 은행 입장에서는 기술보증기금, 신용보증기금 보증서를 받으면 안전하기 때문에 엄청 좋아합니다. 기보나 신보 받아서 은행에 가면 지점장이 나오는데 보증서를 보고는 “아, 이렇게 젊으신 분이 어떻게 이런 걸”이라며 엄청 좋아해요.

박영욱 100퍼센트 확실한 담보잖아요. 이자도 꼬박꼬박 내니까 손해볼 게 없죠.

김현진 기술보증기금, 신용보증기금 받을 때 참고사항을 한 가지 알려드릴게요. 은행에서 이것저것 엄청 만들라고 합니다. “사장님 신용카드 만드시고 직원들 급여통장도 만드시고”라면서. 그때는 “그냥 다 만들어주세요”라고 하면 0.3퍼센트라도 이자를 깎아줍니다. 그분들은 실적 올리고요. 사실 이자는 별로 신경 쓰지 않아도 돼요. 기보나 신보 받을 때는 그냥 거기서 이자 낸다고 생각하시면 돼요. 기술보증기금을 3억 받았다고 가정해봅시다. 만약 3억에 7퍼센트 이율이 붙었고 3년 내에 한 푼도 상환 안 한다고 하면 이자만 6천만 원 정도 됩니다. 그래서 본인이 실제로 쓸 수 있는 돈은 2억 5천이라고 생각하면 정신건강에 좋아요.

권일운 그러면 그 이후에 엔젤이 됐든 시리즈 A가 됐든 투자금을 차입금 상환에 써도 된다는 거죠?

김현진 그건 협의하기 나름입니다. 현명하게 투자를 받으려면 보통 이렇게 하죠. 기술보증기금에서 받은 2억에서 3억으로 2년 정도 회사를 운영합니다. 제품이 나왔고 시장이 어느 정도 확보됐지만 수익은 많이 내지 못하거나 적자라면 시리즈 A 협상을 바로 들어가는 겁니다. 물론 저희는 시리즈 A를 받아본 적이 없지만요.

권일운 근데 왜 아는 척해! (웃음)

김현진 받으려고 많이 연구했거든요. 모 게임 회사가 시리즈 A를 받은 경우를 보죠. 이미 기술보증기금 3억 받은 상황에서 스톤브릿지캐피털에서 투자를 받았다고 해요. 스톤브릿지랑 외국계 회사가 코인베스터(Co-Invester, 공동 투자자)로 들어오겠다고 했고요. 그러면 15억 정도가 필요할 때 이렇게 얘기해야 합니다. “기보가 3억 있어서 18억 받으면 이 중에서 3억은 기보를 갚을 거다”라고요. 18억 받아서 3억 기보 상환했으니 실제 투자받은 돈은 15억인 겁니다. 그런데 15억으로 사업을 하다 보면 2년 정도 지나서 또 돈이 필요한 경우가 생깁니다. 시리즈 B 못 받으면 다시 기술보증기금 가서 돈을 빌리면 됩니다. 만약에 앞서 상환을 했던 기록이 있다면 그다음은 매출을 따지기 때문에 예전보다 더 좋은 조건으로 기술보증기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물론 그렇게 투자금 다 떨어져서 기보 다시 당기는 경우까지 가면 위기에 몰렸다고 보는 게 맞죠.

박영욱 두 번째 기술보증기금이 돈은 훨씬 많이 줍니다. 상환한 경력 한 번이라도 있으면 두 번째 부터는 조건이 더 좋아져요.

김현진 그렇죠. 아무래도 신용등급이 올라가니까. 하지만 두 번째 기술보증기금 받을 때는 매출을 본다는 거 알아두셔야 합니다. 그래서 매출도 없는 상태에서 상환하시고 다짜고짜 가셔서 “다시 한 번 더 주세요”라고 하기보다는 적자를 내도 좋으니까 매출이 나고 있을 때 기술보증기금을 상환하고 다음에 다시 받으시는 게 전략적으로 훨씬 더 좋습니다.


이왕 쏠 거면 통 크게 쏴주세요

그리고 엔젤펀드도 중요하지만 당장 시급한 건 기술보증기금 한도예요. 좀 늘려야 해요. 요즘 기술보증기금 받은 회사들 보면 1년 미만이지만 정말 훌륭한 회사들 많아요. 그런데 제가 아는 어떤 소셜 데이팅 회사는 매출도 있는데 1억밖에 못 받았더라고요. 어떻게 1억으로 사업을 합니까? 매출이 1억이 넘는 회산데요. 그러니까 주실 거면 이런 회사는 3억씩 해주셔야 하는 거예요. 이 회사는 더 받고 싶었는데 2011년에 1억이 표준인 분위기였다고 하더라고요. 연대보증 서면서까지 돈 끌어쓰겠다는 건데 한도 좀 올려주세요. 5억 정도로.

박영욱 매년 줄어드는 것 같네요.

권일운 제 생각에는 이런 게 있을 거 같아요. 예를 들어 윗선에서 “야, 올해는 몇백 개 기업에 쏴라”라고 오더를 주는 거죠. 전체 파이는 똑같고, “안 주는 것보다는 나으니까 쪼개서라도 줘라”라는 식으로.

김현진 젊은 친구들이 처음 사업하면 1억이 굉장히 큰 돈 같은데 막상 그렇지가 않습니다. 법인 운영해보신 분은 다들 공감할 거예요. 대부분의 경우 1억 받아서 사업하면 꼭 나중에 3천만 원이, 5천만 원이 모자랍니다. 불과 3년 전만 해도 2억, 3억씩 해줬거든요. 그런데 2010년 하반기부터 1억으로 통일하더라고요. 무슨 룰 때문인지는 모르겠는데 집행하는 법인 개수를 좀 줄이고 한 회사에 예전처럼 3억, 5억은 해주셔야 합니다. 물론 망하는 건 리스크지만 까놓고 얘기해서 대학생 때 창업해서 망하면 1억이든 5억이든 얼마가 되었든 못 갚습니다. 그걸 무슨 수로 갚아요. 그럴 거면 엎어져도 제대로 엎어지게 해야죠. 옛날에 판도라 TV 부사장님이 저한테 해주신 이야기가 있어요. “김 사장, 3억으로 엎어지나 5억으로 엎어지나 못 갚는 건 똑같아”라고. 이거 정말 명언입니다. “못 갚겠다. 배 째라”라고 하는 게 아니에요. 젊은 친구들은 자기 인생 걸고 사업합니다. 그냥 돈 달라는 게 아니에요. 그러니까 내년에는 한도 3억 이상으로 늘려서 좀 공격적으로 할 수 있게 도와주
세요.

권일운 사실 정책자금이라는 건 몇 군데 집행되는지도 중요하긴 해요. 주는 입장에서는 이렇게 얘기할 수도 있죠. “진짜 안타깝지만 우리도 들고 있는 돈이 이게 전부다. 적게라도 줄게”라고요. 1억 원이나 3억 원이나 5억 원이나 다 큰돈이잖아요. 1억이라도 받아서 성장할 수 있는 업체를 찾았다면 그거라도 줘야죠. 물론 1억으로 되는 업체, 3억으로 되는 업체, 5억은 있어야 하는 업체를 골라낼 수 있는 기준은 잘 만들어야 하고요.


중소기업장관이 필요할 때

김현진 정책자금이 적재적소에 들어갈 수 있도록 윗선에서 꼭 해주셨으면 하는 게 있습니다. 지금 벤처를 관할하는 곳이 중소기업이잖아요. 수장은 중소기업청장님이고요. 청장님이 아니라 장관님으로 격상시켜주셔야 합니다. 중소기업청장님이 아니라 중소기업장관님으로요. 얼마 전에 국회의원 한 분이 중소기업청장님이랑 벤처 사장들 불러서 간담회를 했어요. 그때 누군가 청장님께 드린 말씀이 있어요. “내년에는 청장에서 장관으로 승진하시면 좋겠다”라고요. 앞에서 얘기한 기술보증기금도 그렇고 나라에서 하는 엔젤펀드도 그렇고 이런 게 좀 더 많이 벤처기업한테 퍼지려면 청장님께 힘을 더 실어줘야 합니다. 그러니까 장관으로 격상해주세요. 정말 중요합니다.

권일 중기청에 힘을 실어주자는 얘기가 나온 김에 이것도 얘기해보죠. 최근에 정책 자금을 효율적으로 굴리려면 출자 창구를 단일화하는 게 좋다는 논의가 시작됐어요. 정책 펀드가 중소기업청에서 나오는 것만 있는 게 아니에요. 지식경제부에서는 신성장동력펀드라는 걸 만들고 농림수산식품부에서는 농식품펀드를 만들었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 하는 것도 있고요. 일일이 해당 부처 공무원들이 심사하기 번거로우니까 한 군데 기관 정해놓고 거기서 쏘도록 하자는 얘깁니다. 지금 문체부 펀드는 모태펀드 출자하는 한국벤처투자에서 하거든요. 문체부 펀드처럼 다른 부처 펀드도 한국벤처투자에 몰아주자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만약에 이게 한국벤처투자로 집중되면 대장이신 청장님한테도 꽤 힘이 실릴 겁니다. 물론 어디까지나 희망사항일 뿐이지만. (웃음) 대신 공무원들께서 해당 분야의 전문성을 기르려는 노력은 꼭 해주셔야 합니다. 일례로 농업펀드 같은 경우에는 현재 농수산식품부에 수십 년 근무하신 분께서 출자를 담당하고 계십니다. 아무래도 금융 마인드는 좀 떨어지는 게 사실이죠. 이런 점을 극복하려면 최대한 많이 공부하고 연구하셔야 합니다.

김현진 그러니까 사장님들 많이 불러주세요. 사장 3년 이상 하신 분들은 뭘 어떻게 개선해야 할지 다 알고 있습니다. 경영학과 교수님들 좀 그만 부르시고요. 경영학과 교수님들 자꾸 끼어들어서 나랏돈 꿀꺽하지 마세요. 사장님들은 거마비 안 받고도 다 합니다. 후배들, 미래의 창업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확신만 있으면 벤처 사장들은 언제든 뛰어가서 “이거 이렇게 바꾸시면 됩니다. 같이 연구하시죠”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많이 끼워주세요. 끼워서 개선하면 됩니다.


선배 사업가에게 멘토링을 받자


김현진 그리고 엔젤투자 관련해서 하나 더 얘기할게요. 며칠 전에 최환진 대표님을 만났어요. 네오위즈에서 독립하셔서 이그나이트스파크라는 엑셀러레이터를 세우신 분이죠. 대표님한테 얘기를 들어보니까 네오위즈도 상당히 많은 기업들한테 투자했더라고요. 이미 일고여덟 곳에 투자를 했고 지금도 많은 벤처를 만나고 있다고 합니다. 프라이머도 좋고 본엔젤스도 좋고 네오위즈도 좋습니다. 많이 만나보세요. 이그나이트스파크도 좋고요. 선배들 많이 만나면 좋은 인사이트를 많이 얻게 될 겁니다.

박영욱 잠시 이야기 나누는 것만 해도 더없이 좋은 경험이죠.

김현진 투자를 받고 안 받고를 떠나서 이분들한테는 정말 배울 게 많습니다. 상당한 내공을 가진 분들이기 때문에 잠시 이야기만 나눠도 삽질을 상당히 줄일 수 있습니다.

박영욱 그렇다고 해서 아이템도 하나 없이 덜컥 가셔서 멘토링해달라고 하지는 마시고요.

김현진 맞습니다. 선배 사업가 찾아가시는 건 좋은데 제발 찾아가시려면 뭘 좀 준비해서 가세요. 아무것도 없이 가셔서 그냥 “제가 이런 거 하려고 하는데 잘될까요?”라고 하지 마시고요. 이분들 다 바쁜 분들입니다.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구체적인 아이디어는 갖고 가시고 서류라도 꾸며서 가셔야 좋은 관계를 유지하실 수 있을 겁니다. 맞다, 그러고 보니까 꼭 찾아뵙고 인사드려야 할 분이 하나 늘었어요. 엔써즈 김길연 대표님인데요. 김 대표님도 처음에 창업한 뒤에 본엔젤스에서 엔젤투자를 받고 회사를 여기까지 키우셨습니다.

권일운 그때 본엔젤스는 창투사가 아니라 레알 엔젤이었지. (웃음)

김현진 그렇죠. 레알 엔젤이었습니다. 그다음에 소프트뱅크에서 시리즈 A를 받으셨습니다. 시리즈 B는 소프트뱅크랑 스톤브릿지, KT캐피털에서 받으셨고요. 그 과정에서 숨피닷컴이라는 업체도 인수하셨습니다. 엑시트 잘하셨으니까 앞으로는 후배들에게도 좋은 말씀 많이 들려주시면 좋겠습니다. 자, 이제 앞으로 KT가 누구를 선택할지 궁금합니다. 제가 감히 예언하지만 블로그칵테일이 아닐까 싶어요.

권일운 블칵은 안 돼. (웃음)

김현진 KT에게 두포크(dofork: 블로그칵테일에서 출시한 음식 사진 공유 서비스)는 꼭 필요한 서비스입니다. 빨리 인수해주세요. 박영욱 대표님이 김길연 대표님보다 외모는 다소 떨어질 수 있지만 다른 조건은 똑같습니다. 아이도 둘 있고, 시리즈 B까지 받았어요. 소문에 의하면 요즘 KT에 계신 분들이 두포크를 많이 사랑하신답니다. 특히 모 본부장님이 많이 밀어주신다고 하더라고요. 아마 KT는 엔써즈 다음으로 블로그칵테일이 필요할 겁니다. 이석채 회장님, 이거 들으시고 레인디에는 관심 안 가지셔도 되니까, 블로그칵테일에 관심 가져주세요. 예언할게요. KT의 다음 타깃은 블로그칵테일 두포크입니다. (웃음)

권일운 블로그칵테일 말고 나를 좀 인수해주면 좋겠다. (웃음)

박영욱 KT 사랑합니다. (웃음)

김현진 박 사장은 KT를 사랑하고 있어요. (웃음)





[대담자]
김현진 레인디 대표
박영욱 BCNX 의장
권일운 머니투데이 더벨 기자



<벤처야설- 창업편>.벤처야설팀.e비즈북스.
팟캐스트 벤처야설 2화 '벤처야설-엔젤 그리고 VC' 편에서 들을 수 있습니다.
본 장의 내용 중 정부 창업 지원 관련 논의들은 2011년과 2012년 기준의 내용으로 다소 사실과 다를 수도 있음을 알립니다.






벤처야설: 창업편

저자
벤처야설팀 지음
출판사
e비즈북스 | 2013-01-17 출간
카테고리
경제/경영
책소개
누구도 알려주지 않은 벤처의 현장, 아이템보다 돈이다!『벤처야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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