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 시 임금 지급 방법_사장님, 이거 노동법 위반 아닌가요?

가끔씩 고등학교를 방문해 강의를 하고 있는데 강의에서 ｢노동법｣의 분류체계나 존재이유 등을 꺼내기가 무섭게 대부분의 아이가 바로 숙면모드로 돌입하더구나. 그런데 졸던 아이들이 갑자기 눈을 반짝거릴 때가 있어. 예상했겠지만 바로 돈에 관한 얘기를 할 때야. 아이들은 월급 지급일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지 못한 경우가 많더구나. 양심적인 사장님이야 법을 지키면서 지급일에 맞추어 입금을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꽤 많은 것 같아. 지난 편지에서 그 얘기를 좀 하긴 했는데 임금을 지급하는 방법에 대해 한두 가지 빠뜨린 게 있어서 오늘은 그 얘기를 해 볼까 해.

누구든 뜻하지 않은 일로 급전이 필요할 때가 있을 거야. 예를 들어 갑자기 병원에 입원해서 수술을 받았다고 생각해보자. 수술 경과는 좋아서 회사에 출근하는 데는 문제가 없지만, 수술비가 너무 많이 나온 거야. 그런데 내가 다친 시기는 10일인데 월급 지급일은 30일이야. 나는 지금 목돈도 없고, 보험처리도 안 되는 상황이야. 즉 당장 돈이 필요한데 월급 지급일은 한참 남아 있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단다. 우리나라 법에서는 그러한 비상 상황을 몇 가지로 정해 놓았어.

 

그런 비상 상황이 발생한 때에는 아직 월급 지급일이 되지 않았더라도 근로자가 요구하면 이미 제공한 근로에 대해서임금을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단다. 특히 사용자가 ‘지급할수 있다’로 규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가 ‘지급해야 한다’로 규정되어 있는데 아직 홍보가 제대로 되지 않아 우리 나라 직장에서는 활용이 적은 편이란다.

 

긴급 상황이란 근로자나 근로자에 의해서 생계를 유지하는 가족 등이 출산하는 경우, 질병을 얻은 경우, 재해를 당한 경우, 혼인한 경우, 사망한 경우에 해당하니 급할 때 이 내용을 알고 있으면 도움이 되겠지? 또 한 가지 알아 두어야 할 게 있어. 만약에 근로자가 퇴직, 혹은 극단적인 상황으로 사망했다고 가정해 보자. 그러면 사업주가 어떻게 해야 할까. 당연히 1년 이상 근무했으면 퇴직급여도 지급해야 할 것이고, 일한 기간에 대한 임금도 따로 정산해 줘야겠지? 그런데 퇴직을 했는데도 월급통장에 임금이 입금되지 않고 사업주가 은근슬쩍 차일피일 미루는 경우가 종종 발생해.

 

물론 사업주가 불황 때문에 임금을 바로 지급하기가 정말로 어려워서 그럴 수도 있겠지만 그러는 동안 근로자는 더 큰 어려움을 겪게 돼. 우리 법에서는 근로자가 사망이나 퇴직을 한 경우, 임금이나 퇴직급여를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단다. 14일로 정해 근로자의생계유지를 위해 신속히 지급하도록 강제하고 있는 거지. 물론 천재지변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서로 합의해서 지급기간을 연장할 수도 있지만 실제 이런 경우는 거의 없을 거야. 그러니까 그냥 퇴직할 때, 임금이나 퇴직금은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해야 한다고 기억하고 있으면 돼.그런데 퇴직을 했는데도 사용자가 14일 안에 임금이나 퇴직급여를 지급하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지난 편지에서도 말했듯이 임금체불은 범죄행위란다. 그래서 그 경우에는 사용자를 처벌할 수도 있단다. 그리고 사업주 입장에서는 돈 문제도 유의해야 해. ｢민법｣이나 ｢상법｣상으로 돈을 제때 주지않으면 이자가 붙는 것처럼 임금도 마찬가지야. 재직기간 중에 임금을 주지 않으면 연리 5%(민사이자, 이건 회사가 아닌 비영리법인 같은 곳에서 임금체불을 한 경우의 이자라고 생각하면 돼), 혹은 6%(상사이자, 이건 회사에서 임금체불을 한 경우의 이자라고 생각하면 돼)의 이자를 붙일 수 있단다. 그런데 퇴직했을 때 14일안에 임금이나 퇴직급여를 주지 않으면 이자가 더 높게 붙어. 15일째 되는 날부터 연리 20%의 이자가 붙는데 설사 퇴직급여를 늦게 주는 것에 합의를 했다고 하더라도 이 이자는그대로 따라온단다. 근로자의 생존 문제를 소홀히 한 데 대한 일종의 패널티 같은 거라고 이해하면 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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