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e비즈북스 2010.01.04 17:00


쥐가 나오지 않는 어떤 우화

소년이 길을 가다가 차에 치여 중상을 입었습니다.

소년의 아버지가 소년을 친 차주를 찾아 갔습니다.

차주는 말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좀 험하잖아요. 길을 건널 때는 알아서 조심해야 하는데 아이가 그런 것을 미처 학습하지 못했는지 조심성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소년의 아버지는 차주와 함께 소년을 가르치는 선생님을 찾아 갔습니다.

소년의 선생님은 말했습니다.

"저는 학생들에게 항상 걸어다닐 때 사주경계를 철저히 하고 차를 발견 즉시 측방낙법을 통해 피하라고 가르쳤습니다. 경찰 아저씨는 차를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고 어디서 무엇을 했던 것일까요."

소년의 아버지는 차주와 선생님과 함께 당시 도로에서 근무 중이었던 경찰 아저씨를 찾았습니다.

경찰 아저씨는 말했습니다.

"저희가 보통 격무가 아니라서요. 워낙 차들이 많고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다 보니 근무하기가 참 힘듭니다."

소년의 아버지는 차주와 선생님과 경찰 아저씨와 함께 차를 만드는 장인을 찾았습니다.

장인은 말했습니다.

"요즘 경제가 조금 폈는지 젊은이들이 차를 많이 사더라고요. 그네들 입맛에 맞추다보니 그렇게 되었습니다."

소년의 아버지는 차주와... 아, 화딱지나.

만만치 않은 인터넷 쇼핑몰
《대한민국 IT사 100》을 보면 1996년 인터파크 창립 당시 인터넷을 통한 매매는 모험에 가까운 도전이었기에 많은 반대에 부딪혔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당시 상품을 직접 확인하지 않고 매매하는 방식은 말 그대로 패러다임의 혁신이었습니다.
'만져 보지도 않고 판매자 말만 믿고 산다니? 단체로 양심냉장고를 구입하시지 않고서야!'

그런 까닭에 인터넷 쇼핑몰의 미래를 확신하는 전문가들 중에서도 의류 분야만큼은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예상했었죠.

그러나 현재 인터넷 쇼핑몰 시장 규모는 2008년 추정 약 18조 원, 할인점과 2대유통채널을 구축할 정도로 성장했으며, 인터넷 쇼핑몰 시장에서 의류잡화 분야는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유통망 확보에 애를 먹어 직원들이 퇴근하면서 배송 업무도 겸하던 인터파크 초기 때와 비교해 보면 십여 년 새에 격세지감을 느끼게 될 정도로 변한 거죠.

만만한 인터넷 쇼핑몰
그러나 이러한 양적인 팽창과 비례하여 질적인 성장도 이루어졌는가 하면, 어느 정도는 긍정적으로도 보지만 여전히 갈 길이 먼 것 같습니다.

인터넷 쇼핑몰들 대다수가 소규모의 자영업이기 때문에 사고대처에 대한 마땅한 매뉴얼도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크고작은 사고가 잦습니다.

소비자들도 인터넷 쇼핑몰에서 어떤 상품을 구매할 때에는 어느 정도 그것을 각오하고 감수하기도 하고요.

고객과의 소통은 통화중
새해 첫 출근부터 쇼핑몰에서 판매한 유아용 상품에 죽은 쥐가 나왔다는 찜찜한 뉴스를 접했네요.

저는 선물로 죽은 쥐를 받은 어린이의 재앙에만 씁쓸해 하는 것이 아닙니다. (부디 그 아이에게 트라우마가 생기지 않기를!)

이랬어야 하는데


이렇게 되었네요.

상품에서 쥐가 쨘~하고 나올 수도 있습니다. 바보상자에서도 어린쥐가 수시로 나오는 세상이니 선물상자를 열 때에도 이정도는 각오를 해야죠. 여기까지는 결코 일어나서는 안 되지만 일어나는 것을 예상할 수 있는 범위 내의 사고입니다.

제가 화가 난 것은 바로 그 사고가 벌어지고 난 다음입니다. 현재 판매자 측은 택배사를 탓하고 상품을 중개한 오픈마켓에서는 자신들의 책임이 없다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만 있다고 합니다. 사입에서 발송까지의 여러 과정을 거치면서 참여한 모두가 조금씩 관여하여 책임이 분산되었기 때문에,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구매자만 앞에서 얘기한 '인터넷 쇼핑몰이 다 그렇지'를 각오하고 카달로그만 '믿고 구매한 책임'만을 지는 꼴이 되었습니다.

쇼핑몰 시크릿
상품 매매는 그 상품을 매개로 한 구매자와 판매자 간의 커뮤니케이션입니다. 그리고 소통이란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하지요.  

성공한 쇼핑몰은 결국 단골 확보에 성공했다는 것입니다. 단골 확보에 성공했다는 것은 신뢰를 얻었다는 것을 뜻합니다. 신뢰를 얻었다는 것은 쇼핑몰 브랜드에 권위가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권위는 책임에서 나옵니다.

진상고객은 만들어지는 것이다
공신력 있는 기관 설립이라거나 책임감 있는 운영 운운을 하려는 건 아닙니다.

단지,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는 종종 자조 섞인 안이함과 포기가 결합되어 생산된 씁쓸한 풍경을 목도하게 됩니다. 집단 규모로 벌어진 가해에서 피해자는 분명히 존재하는데 가해자는 찾을 수 없는 일들, 대표적으로 음, 현대사 얘기는 민감하니까 그만두죠.

어쨌든 구매자가 매번 골탕먹으면서도 제대로 하소연하기에는 너무나도 번잡한 절차를 거쳐야 하기에 차라리 포기하고 마는 이런 피해는, 우리가 손가락질하곤 하는 피해자만 있고 책임자가 증발한 매카니즘과 딱 들어맞습니다. 

저희가 진상고객 대처법에 대한 《불량구매자》라는 책을 출간하여 문광부로부터 우수교양도서로도 선정되었는데요. (우쭐우쭐)

불량구매자의 날선 행동은 험한 세상에서 공격당하지 않으려고 가시를 세우는 일종의 방어기제가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듭니다.


posted by e비즈북스 2009.12.30 15:54

인터넷 쇼핑몰 탐구생활

초보 쇼핑몰 운영자의 하루
사무실에 도착하자마자 득달같이 인터넷을 열어 뇌입원에서 선정한 선정적인 뉴스들을 둘러 봐요. 이런 시베리안 허스키. 고사영이 정동건하고 사귄대요. 저 언니는 아침마다 콘푸로스트 대신 방부제라도 말아먹는지 늙지도 않아요. 저는 왠지 모를 화를 삭이며 제가 운영 중인 패션쇼핑몰 '목작녀'에 접속해요. 목작녀는 목이 짧고 굵은 여성들을 타깃으로 한 목걸이 쇼핑몰이에요. 시장 극세분화를 추구하는 요즘 추세를 따라봤어요.

카운트를 보니 밤새 꽤 많은 동지들이 방문했어요. 목작녀는 키워드광고를 하지 않아도 방문해주는 수천 명의 고마운 방문객들이 있어요. 뇌입원 지식인에서 후배랑 듀엣으로 멀티 아이디 돌려가며 다중이짓했던 노가다홍보가 슬슬 빛을 발하나 봐요. 기분이 좋아진 저는 어제 프록시 아이피 찾는 게 지겹다고 호소하는 애의 등짝을 후려친 게 미안해서 살짝 웃어 줘요. 썩소로 답하네요. 뜯어먹을 것. 너는 오늘 죽었어요.

주문 상황을 체크하면서 후배한테 질문 게시판에 답글을 달라고 요청해요. 답글 달아달라고 했더니 이게 논문을 쓰고 앉아 있어요. 미련곰탱이가 따로 없어요. 더 이상 참지 못한 나는 자꾸 곰탱이짓하면 코카콜라 모델로 넘겨 버리겠다고 협박해요. 이건 절대로 아까 저한테 썩소를 지은 데 대한 보복이 아니예요.

2009 겨울 신상 애기인 야심작 '루저 넘버 5'의 상품사진을 보정하고 있는데 전화벨소리가 울려 와요. 익숙해질 법도 한데 전화벨 소리가 들릴 때마다 없는 애가 떨어질 것 같아요. 벨소리에 문제가 있나 내가 좋아하는 들짐승의 노래로 바꿔 봤지만 소용없었어요. 대신 들짐승이 미워졌어요. 오늘은 9시 땡치자마자 전화가 오네요. 조짐이 안 좋아요. 후배가 전화를 받지 않고 개기고 있어요. 빵꾸똥꾸의 표독한 눈빛으로 후배년을 째려 보자 마지못해 받아요. 그런데 처녀시대가 오덕 후리는 목소리로 "호빗의 자존심 목작녀입니다"라고 말한 후배가 울상을 지으며 저에게 S.O.S를 청해요.

따르릉 따르릉

드디어 올 것이 왔어요. 보스몹 클래스 진상고객이 오늘도 또 전화를 걸었어요. 내가 쟤 때문에 아침에 눈뜨면 기도를 하게 되요. 어쩔 수 없이 전화기를 넘겨 받아 가칭 '피묻은 손톱'을 상대해요. 그녀를 피묻은 손톱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받은 상품이 마음에 안 들면 손톱으로 긁어 망가뜨린 다음에 쇼핑몰 책임이라고 우기면서 환불을 요구하기 때문이에요. 참고로 그녀의 닉네임은 '눈사람겅쥬'에요.

오늘은 무슨 트집을 잡나 들어봤더니 상품사진에는 핑크색으로 보이는데 실제로는 살(9)색인 목걸이가 왔다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있어요. 나 귀 안먹었어요. 배틀크라이를 시전하는 내공을 보니 왕년에 콘서트장에서 풍선 좀 흔들어본 솜씨예요. 저는 연약한 가슴을 진정시키면서 남친한테도 해본 적 없는 간드러진 목소리로 고객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합니다, 라고 일단 말을 끊어요. 됐거든이래요. 야 이년아 니 컴퓨터가 삐꾸라서 그렇게 보인 게 왜 내 책임이야 라고 외치려다가 참아요. 인터넷 쇼핑몰은 물리적인 공간이 없기 때문에 전국 장사이고 입소문이 겁나게 빨라요. 눈사람겅쥬가 주요 게시판에 제 험담을 지르고 다니면 눈덩이 불어나듯이 대책이 없어져요. 고객은 왕이에요.

원하는 게 뭐냐고 물었더니 막무가내로 환불해 달래요. 충동구매한 결과가 왜 내 책임이에요. 5000원 장사해서 환송택배비 내가 덮어쓰고 환불까지 해주면 나는 후배하고 놀이터 흙먹고 살아야 해요. 진상고객 하나 엮인 손해 메꾸려면 같은 목걸이 열 개는 더 팔아야 해요. 이게 뭐예요. 하지만 어쩔 수 없이 다 들어줘요. 고객은 왕이에요. 그것도 끝판왕이에요. 폭풍 같은 전화가 끝나자 털썩 주저앉아요. 모든 걸 하얗게 불태웠어요. 곰탱이 후배년이 와서 내 등을 토닥여줘요. 갑자기 엄마가 보고 싶어져요.

내가게 게시판에 가서 하소연을 해요. 많은 운영자들이 공감하면서 다독거려줘요. 하지만 뾰족한 해결책은 안 나와요. 절박한 심정에 강의도 쫓아다니고 전국구로 놀던 때 복대로나 활용하던 책까지도 뒤져봤지만 진상고객 상대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데는 없었어요. 진상고객 때문에 장사 접은 사람들이 한둘이 아니예요. 오늘도 울면서 상품포장을 하며 하루를 보내요. 내일은 또 어떤 불량고객이 나를 괴롭힐까 걱정이 되어요.

이상 초보쇼핑몰 운영자의 하루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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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구매자》 는 이와 같은 쇼핑몰 운영자들의 대고객 고충에서 출발했습니다.

그러나 이 책이 출간되기까지 저희 내부에서는 많은 격론과 고민이 있었습니다. 책이 반드시 중립적인 밸런스란 미덕을 가질 필요는 없음을 고려하더라도 몇 가지 걸리는 점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첫 번째는 원고에 제시된 불량고객 파해법이 많은 쇼핑몰의 대고객 매뉴얼에 두루 적용될 만큼의 보편성이 있는가 하는 문제였고,
두 번째는 쇼핑몰 운영이라는 것은 결국 판매라는 행위를 통한 고객과의 소통인데, 어느 한 쪽에게만 트러블의 책임을 물을 수 있겠는가 하는 고민이었습니다.

저희가 인터뷰한 수많은 쇼핑몰들의 사례를 정리해 보면 전체 구매자 중 불량구매자 비율은 대략 0.3~1%였습니다. 그러나 일방적인 재앙이라고 할 만한 어이 없는 사이코도 만나기 마련이지만, 만남을 가진 백 명 중 하나가 사이코일 수는 없을 것입니다.  상당수는 손뼉이 마주쳐서 나는 소리인 경우죠. 고객의 시선에서 탐구생활을 만든다면 또 다른 이야기들이 나올 테고요. 아니, 이미 많이 나왔죠.

짐은 관대하다

그러나 서비스 수혜자로서 갑과 을의 관계가 역전되는 것을 경계하기 위해 만들어진 '고객은 왕'이라는 격언을 마치 전가의 보도처럼 휘둘러대는 망나니들이 많은 것 역시 사실이고,

그들의 칼부림에 쇼핑몰 운영자들이 무수히 쓰러져 갔기 때문에 이번에는 판매자의 고충을 널리 나누고, 나아가 해결책까지 제시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고객의 시각에서 쓰여진 글들은 이미 많이 나왔으니까요.

불량구매자와 불량판매자에 대한 이야기는 언제 시간이 나면 이어서 자세히 써보겠습니다.

이번에 저희 《불량구매자》가 2009 문화체육관광부 우수교양도서로 선정된 기념으로 작년 이맘때쯤 나온 책을 새삼스레 꺼내서 뒤적거리다가 써봤습니다.

                                            우리는 구매자인 동시에 어딘가에서는 판매자이기도 합니다.

posted by e비즈북스 2009.11.10 18:36

2010년 1월 1일 전자세금계산서 제도가 전격 시행된다고 하네요.
하지만 그게 무슨 소용이겠어요. 2012년이 되면 어차피 다 한 줌의 재가 될 것인데...

명 칭: 법인의 전자세금계산서 제도 실시
대 상: 모든 법인 사업자(의무), 개인도 발행 가능(선택)
실 시: 2010년 1월 1일(2009년 10월 1일부터 시험운영 시작)
혜 택:
1)전자세금계산서 교부·전송에 대한 세액공제 특례(부가가치세법제32조의5)
2)
세금계산서 합계표 제출 면제
3)
세금계산서 보관 의무 면제(부가가치세법 31조: 기장)
4)
교부건당 100원의 세액 공제 (연간 100만 원 한도)

미발행 시 제재: 전자세금계산서를 미발행하거나 미 전송한 경우 가산세 부과 (미발행 시 공급가액의 2%, 미전송 시 공급가액의 1% 가산세 부과)
발행 방법: 더존 등 ERP 시스템을 통한 자체 발행 및 전송 시스템 사용

이라고 합니다. 쇼핑몰을 운영하시는 분들이나 운영하시려는 분들은 미리미리 알아보세요.


세금 이야기가 나온 김에, 저희 신간에 나온 쇼핑몰 관련 세금 이야기.

 ‘어우 얘 뭐야, 이런 스크롤의 압박은…’이란 생각에 다른 곳으로 넘어가시려는 분들!
넵. 바로 님!
모를 줄 아셨죠? 제가 눈치 하나로 내 책에게만 따뜻한 도시의 차가운 편집자가 된 사람입니다.
조금만 참고 읽어 주세요. 굉장히 중요한 부분입니다.

 지출증빙, 갖출까, 말까

인터넷 쇼핑몰의 결제수단은 신용카드와 무통장입금이 대부분이다(간혹 직접 찾아오는 분들도 있기는 하지만 아주 드문 경우이다). 현금으로 직접 받지 않는 장사다보니 매출은 100% 증빙이 남는다. 내가 번 것이니 당연히 세금은 내야 하지만, 문제는 우리 역시 지출을 증빙하지 않으면 억울하게 많은 세금을 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특히나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사입 비용은 모두 현금이다. 요청하면 간이영수증은 써주지만, 10%의 부가세를 별도로 지불해야만 세금계산서를 발행해 준다.

나와 절친한 친구가 둘 있는데 육아 때문에 몇 년 동안을 집에만 있던 주부였다. 결혼 전에는 누구보다도 활발하게 사회생활을 하던 유능한 커리어우먼이던 애들이 집에서만 몇 년씩 있으니 너무 답답했던 모양이었다. 친구들은 내가 집에서 일을 하고 있는 것을 부러워했고 가끔씩 여전히 잘하고 있는지, 얼마나 버는지 묻기도 하며 관심을 보였다.
그래서 그들을 부추겨 다시 일을 하도록 등을 떠밀었다. 그렇게 두 친구는 창업했고, 워낙 일 잘하던 녀석들이라 예상대로 둘 다 아주 잘해내고 있었기에 나는 대신 세무 부분에 대해 많이 강조했다. 그런데 친구들은 별로 관심을 갖지 않는 듯 보였다.

그 후로 몇 달 후. 친구들에게 전화가 왔다.

 친구 1
“지금 세무사 사무실 와 있는데 세금계산서 없다고 세금 진짜 많이 나왔어.”
“너 일반과세자는 영수증 다 챙기고, 돈 더 주더라도 세금계산서 꼭 받아둬야 한다고 했잖아?”

“아, 몰라 몰라. 거래처에도 전화했는데 마감했다고 안 끊어준대.”

“매달 말에 미리 받아둬야지. 날짜 다 돼서 1년 치 끊어 달라면 누가 끊어 주냐? 으이그, 인간아!”

“어디 자료 살 만한 데 없을까?”

“얘가 큰일 날 소리 하네. 너 그게 얼마나 위험한 줄 알고 하는 소리야? 그러다가 세금보다 무서운 벌금 폭탄 맞는 수가 있어.”

(※이 친구는 울며 겨자 먹기로 몇 백만 원을 부가세로 다 토해냈다고 한다)
 
친구 2
“어흑, 세금 아끼려고 세무사 쓴 건데 1년이면 170만 원이니. 차라리 세금으로 갖다 내고 말지. 세무사 쓰는 돈이나 세금이나 그게 그거 같아.”

“매달 기장하는 거 좀 아깝겠지만 우선은 사업 초기라서 네가 모르고 넘어가는 게 많을 거야. 일단은 기장 맡기고 나중에 돌아가는 거 훤히 보일 때, 네가 영수증 정리하고 기장해서 부가세 때랑 종소세 때만 세무사 사무실에 조정료 주고 맡기면 돼.”

“그럼 너는 기장 네가 직접 해?”

“처음엔 간이과세자여서 부가세는 인터넷으로 국세청 사이트에 들어가서 간단히 신고했고, 종소세는 영수증 내역을 간편장부로 입력해서 세무서 가서 신고했는데 별로 어렵지는 않더라고. 지금은 신경 쓸 게 많아서 그냥 일 년에 3번 신고할 때만 세무사 사무실에 맡겨서 하지만 그래도 영수증 정리는 내가 해서 갖다 줘야 해.”

“그래? 나도 내년부터는 내가 정리해서 보내야겠다. 그렇게만 해도 매달 11만 원씩 세무사 주던 것 줄일 수 있겠다. 참, 이번에 세금계산서는 다 받았어? 완전 골치 아파. 부가세 10% 돈 주겠다는데 왜 안 끊어줘??”

“그 사람들 종소세 덜 내려고 그러는 거지. 매출 올라가면 세율도 올라가니깐. 우리만 골탕 먹는 거지 뭐.”


앞으로 어떻게 보완된 법이 시행될지는 모르겠으나, 아직까지는 동대문, 남대문 상인으로부터 100% 세금계산서를 받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나마 자주 가는 주 거래처는 10% 부가세를 주면 보통은 세금계산서를 끊어주는데, 거래금액이 많지 않은 거래처와 몇몇 간 큰 거래처는 자료가 없다며 단박에 거절을 한다(그들 역시 거래처인 공장이나 원 재료상들이 세금계산서를 안 끊어주기 때문에 자료를 맞추기 힘들다). 국세청에서는 이런 병폐를 막기 위해서 세금계산서를 안 끊어주는 곳을 신고ㆍ포상하는 제도를 만들었으나, 장사를 그만둘 것이 아니라면 어느 누가 자신의 거래처를 신고하겠는가?

 부가세는 그렇다 치고, 종합소득세 때 증빙으로 쓸 수 있는 일반 영수증은 상호와 사업자번호, 대표자의 도장이 찍혀 있어야 증빙자료로 사용이 가능하다. 그러나 대부분의 도매상인 분들은 영수증은 안 주거나 “장끼 적어주세요!”라고 말해야만 겨우 상호도 안 적힌 간이영수증을 준다.

이런 일반 영수증도 3만 원까지만 증빙자료로서 효력이 있는 것이라, 구입금액이 3만 원이 넘으면 여러 장으로 끊어서 받아야 하는데 이것도 상당히 껄끄럽다. 보통 한 매장당 10~50만 원 정도 구입하게 되는데, 그럴 경우 영수증을 수십 장을 받아야 하는 것이다. 물론 그렇게 수십 장을 주는 곳도 있지만, 대부분 번거롭고 미안하기도 해서 그냥 한 장짜리 받고 마는 경우가 숱하다. (이 경우 증빙은 가능하나 가산세를 내야 된다). 그럼에도 우리는 100% 매출을 신고해야만 하기에 악착같이 지출을 증빙할 영수증을 받아야 한다. 그것도 적법하게 갖추어진 것으로.

 내가 인터넷쇼핑몰을 주로 이용하여 포장부자재며, 비품들을 구입하는 이유는 세금계산서 받기가 편해서이다. 카드매출전표도 그대로 부가세 증빙자료로 쓸 수 있기 때문에 오프라인을 이용할 때에도 현금보다는 카드를 주로 사용하여 결제를 한다.

법이 개정되어 카드명세서도 세금계산서와 같은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사업경비와 관련된 명세서는 꼼꼼히 챙기자.(단 명세서에 공급 받는 자 명에 자신의 상호와 사업자 번호가 적혀 나와야 한다. 그래서 주로 인터넷 대형 사이트에서 구입을 하고 세금계산서 신청하기로 명세서를 내려받아 둔다).

이렇게 노력을 해도 증빙용 자료를 맞추기에는 턱없이 모자라다. 결국 마진을 책정할 때 이 세금부분을 감안하여 금액을 책정하는 수밖에 없다. 가격을 올리면 고객이 다 떠날 것 같아 어쩔 수 없이 싸게 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서랍장 속의 주얼리 가게》강미란 저, e비즈북스 중에서

흥, 책을 사달라는 포스팅은 절대로 아닙니다.

딴 게 재테크가 아닙니다. 이런 걸 아는 게 재테크지요.

 하지만 재테크가 다 무슨 소용이겠어요. 2012년이 되면 어차피 다 한 줌의 재가 될 것인데...

posted by e비즈북스 2009.11.02 18:27

만약에 말이에요.
젖은 머리를 말리며 만원 버스에 뛰어가지 않아도 돈을 벌 수 있다면?
아이가 아파도 회사에 출근해야 되는 일 없이 집에서 아이를 돌보면서 일을 할 수 있다면?
대한민국에서 무례한 사람들은 다 모여 단합대회하는 것 같은 지옥버스와 지하철에서 더 이상 아주머니의 숄더어택과 아저씨의 리어네이키드 초크에 시달리지 않아도 된다면?
라인 타려고 발버둥치거나 사내 정치에 휘말리지 않고 밥벌이를 할 수 있다면?
쓸 데도 없는 외국어시험 공부에 시달리지 않고 언제 책상 빠지지 않을까 전전긍긍하지 않아도 된다면?
문득 눈 들어 청명한 가을 하늘 바라보며 심호흡하다가 불현듯 필받아서 아이와 도시락 싸들고 가까운 공원에서 점심을 먹는 생활이 평일에도 가능하다면?

그리고, 이 모든 것이 다 가능하면서도 직장 생활을 하는 잘 나가는 친구들보다 경제적으로도 낫다면? 어때요? 슬슬 김근육 씨한테 잡힌 참돔처럼 입질이 오죠?

사용자 삽입 이미지
혹시, 창업을 하시려나요?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창업을 생각해 보셨을 겁니다.

후배들의 개김과 상사들의 갈굼 사이에서 방황하다가  다트판에 그들의 사진을 놓고 저주 화장실 세면대에서 예술영화 한 편 찍을 때, 
11월 비와 함께 떨어지는 낙엽을 보면서 갑자기 집에 가는 길이 너무 멀게 느껴질 때,
출근할 때 거울을 보면서 문득 이게 아닌데 싶을 때,
인문서는 현실과 괴리된 화석에 불과하다고 비아냥거렸지만 어느 날 텅 빈 가슴 달래볼까 서점에 들러 오만한 천재들의 넋두리라도 뒤적거릴 때

창업은 고단한 현실을 지탱해주는 종교이자 판타지가 아니라 미래의 선택지 중의 하나인 구체적인 현실이 됩니다.

왜 우리는 창업을 꿈꿀까요.

'밥벌이'에 삶이 휘둘리기 싫어서, 산타클로스는 오래 전에 사망했지만 그래도 인생에는 '섹시한 연봉'보다는 '로망'이라는 것이 존재한다고 믿고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창업한다고, 또 설령 창업해서 경제적으로 성공한다고 해서 밥벌이의 지겨움이 상쇄되는 것은 아닐 겁니다. 주체가 또다른 나로 바뀌었을 뿐, 무엇인가에 끌려다니는 삶 자체는 바뀌지 않죠.

내 서랍 속의 주얼리 가게
이 책은, 잘 다니던 직장에서 야근 도중 덜컥 사표를 쓰고 주얼리 쇼핑몰을 창업한 저자가 푸름이(딸), 밀란케이(쇼핑몰)와 함께 수없이 넘어져가면서 느리지만 단호하게 전진하는 성장담이자 엄마로서, 배우자로서, 쇼핑몰 대표로서 1인 3역을 소화하느라 고군분투하는 좌충우돌 분투기입니다.

그리고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제가 맨 앞에 열거한 사례들은 환상이에요. 마치 《우리들의 천국》이 대학생들의 일상을 거짓으로 그린 것은 아니지만 진실들을 모두 말한 것은 아닌 것처럼요.

세상에 자기가 적을 둔 업계를 장악하면서도 자기 생활 다 하고 가정까지 완벽하게 챙기는 사람이 5000만 중에 몇이나 되겠어요.

그래도 하나 분명한 것은, 이 책의 저자분께서는 밥벌이와 자아실현, 일과 가족, 돈과 자기생활이 각각 이분법으로 나뉘지 않고 공존할 수 있다고 믿고, 모두를 끌어안기 위해 노력한다는 것입니다.

자칫 그러다 모두를 놓칠 수 있게 된다고요? 그래서 저자분께서는 때로는 양보하고 또 떄로는 양보받으면서 얼핏 대척점에 위치한 두 가치 사이에서 황금비율을 찾기 위해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어가며 답을 찾아갑니다.

저는 이 책을 편집하면서 아침 9시에 컴퓨터 서랍장을 열어 업무를 시작한 다음 저녁 7시가 되면 전화선을 뽑고 어떤 유혹이 있어도 서랍장을 닫으며 업무를 종료하는 저자분의 일상이 무척 인상 깊었습니다.

피로 피를 씻는다는 살벌한 주얼리 쇼핑몰 시장에서 경쟁자들을 뿌리치고 1위를 달리셨기 때문에 조금만 안심하면 바로 추락하는 그 분야의 생리상 '칼퇴근'한다는 건 정말 쉽지 않은 선택이거든요.

하지만 일에 잡아 먹히지 않기 위해 창업했는데 삶이 밥벌이에 휘둘린다는 건,
자아실현에 자아가 침잠된다는 건,
아이와 남편의 행복을 담보로 보다 넓은 평수의 집을 산다는 건 목적과 수단이 바뀐 선택이죠.

그리고 저자께서는 그것을 잘 알고 계신 거고요.

낭만 주부의 쇼핑몰 운영기 
물론 저자분께서 처음부터 어떤 깨달음을 가지고 시작하신 건 아닙니다. 지금의 결론에 이르기까지 무수히 많은 시행착오를 겪고 함정에 빠지고 눈물을 흘리면서 고민했죠. 현재도 계속 그렇고요.  

그래서 이 책은 성공수기도, 창업 매뉴얼도 아닙니다.
어떤 주부가 자신의 보석함 안에 차곡차곡 쌓아 둔 반짝이는 어떤 것을 수줍게 뒤따라오는 분들께만 보여드리는 이야기입니다.  

주얼리 쇼핑몰을 창업함. 그리고 지금의 밀란케이를 만듬.
자아실현과 밥벌이, 일과 가정 사이에서 조화로운 삶이라는 황금비율을 찾았음.

성공시대에나 어울릴법한 문장의 행간에는 엄청나게 많은 인간시대 같은 이야기가 숨어 있습니다.

딴딴딴딴 누렁아~ 행복해야 한다(이건 세상에 이런 일이)
자, 밀란케이의 서랍 속으로 한 번 들어가 볼까요?


서랍장 속의 주얼리 가게


엄마, 아내, 그리고 쇼핑몰 운영자로 살아간다는 것
엄마와 직장인 사이에 '워킹맘'이 있다. 워킹맘은 가정경제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겠다는 마음으로 일을 시작하지만 일과 아이에게 100% 정성을 쏟을 수 없음에 미안하고, 두 가지를 모두 쫓으려다 이도저도 아니게 될 것 같음에 불안하다. 

이 책은 가정 안에 일터를 꾸민 저자가 육아, 가사와 일이 충돌하고 꿈과 매출 사이에서 고민하는 현실과 부딪히며 해답을 찾아 나가는 과정을 보여줌으로써 일과 가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쫓아야 하는 워킹맘들에게 인터넷 쇼핑몰 창업이라는 새로운 삶의 형식을 제시해 준다. 엄마, 쇼핑몰 대표, 아내라는 1인 3역을 소화해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저자의 이야기는 창업을 준비 중이거나 현재 직장을 다니고 있는 모든 엄마들에게 많은 위로와 격려가 될 것이다.

금을 좇지 말고 꿈을 좇자
“오전 9시면 서랍장은 트랜스포머처럼 주얼리 가게로 변하면서 나는 쇼핑몰 대표가 된다. 그리고 오후 7시면 마법처럼 모든 것이 원상태로 돌아가면서 나는 한 아이의 엄마이자 아내가 된다.”

많은 창업자들은 직장에 구속된 삶을 해방시키고 싶어 가게를 오픈한다. 그러나 소박한 꿈이 담긴 가게 간판을 보며 행복에 젖었던 것도 잠시, 진정 하고 싶은 일을 좇으리라는 애초의 다짐과는 다르게 일에 끌려 다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남편을 배웅하고 아이를 유치원에 보내고 나면 오전 9시. 저자는 음악과 함께 커피를 마시며 동생과 수다를 떠는 잠깐의 홈카페 시간으로 업무를 시작한다. 그리고 오후 7시가 되면 아무리 욕심나는 일이 생겨도 서랍장을 닫으면서 업무를 종료한다. 저자도 전력질주하는 스프린터처럼 온종일 일에 매달려 살았던 때가 있었다. 그러나 시간과 노력을 투자할수록 매출을 높일 수 있음에도 가정의 행복을 담보로 쇼핑몰을 성장시키고 싶지는 않기에 지금은 여유를 가지고 밥벌이와 행복을 조율하면서 천천히 나아간다.  


자아실현과 밥벌이, 일과 가정 사이에서 조화로운 삶이라는 황금비율을 찾은 저자의 이야기는 워킹맘들과 더 나은 삶의 형태를 고민하는 젊은 여성 독자들에게 일의 진정한 목적이 무엇인지를 보여 준다.


서랍장 속에 쌓아 둔 이야기들
"나의 서랍장엔 100억의 대박신화는 없다. 대신 매일 콩나물에 물을 주듯 그렇게 조금씩 자랐고, 아이를 키우는 일처럼 고비를 넘길 때마다 성장하는 기쁨과 보람을 안겨주는 직업이 있다. 그리고 이제 5살이 됐다."

 “하고 싶은 일을 위해 주얼리 쇼핑몰을 창업한다. 그리고 탄탄한 1인기업인 지금의 ‘밀란케이’를 만든다.” <성공시대>에서나 볼 법한 이 두 문장 사이에는 <인간시대>와 같은 무수히 많은 땀과 고민, 그리고 이야기가 들어 있다.

저자는 자신만만하게 주얼리 쇼핑몰을 열었지만 함정은 도처에 널렸고 사건은 쉴 새 없이 터진다. 불량 고객의 우격다짐에 상처받고 어이 없이 사기를 당하는가 하면 잘나간다 싶으면 어김없이 따라하는 ‘흉내쟁이들’ 때문에 골머리를 앓기도 한다. 게다가 워킹맘은 퇴근을 해도 또다른 일이 시작된다. 업무를 마친 다음 집안일을 하면 막상 한 것도 없는데 금방 자정이 지나고, 육아와 가사를 도와 주겠다던 남편도 지쳐서 일터로 도망치듯 나가고 난 다음 어렵게 구한 어린이집 앞에서 펑펑 울기도 한다.

그러나 저자는 ‘이렇게까지 일을 해야 하나’ 수없이 고민하면서도 결코 포기하지 않고 해결 방법을 찾아가며 ‘밀란케이’를 탄탄한 1인기업으로 성장시킨다. 일에 100% 매진할 수 없음이 속상하고, 전업주부처럼 정성을 쏟을 수 없음이 항상 남편과 아이에게 미안하지만, 때로는 양보하고 때로는 양보 받으면서 일에 삶이 휘둘리지 않도록 여유를 가지고 나아가는 교훈을 쌓는다. 

이처럼 《서랍장 속의 주얼리 가게》는 창업을 저지른 푸름이 엄마가 서랍장 속에 하고 싶은 일과 가족, 두 개의 광석을 모두 보석으로 다듬는 과정을 꼼꼼하게 담았다.

내 가게를 시작하는 여성들을 위한 생생한 체험담
“나 역시 초창기 사입 때는 행여 쌀쌀맞은 도매점원과 눈이라도 마주칠까 멀찍이서 지나가듯 구경만 하던 때가 있었다. 그렇게 며칠째 물끄러미 바라보기만 하던 끝에 무작정 그 매장 앞으로 갔다. 그들이 보기에 나는 한눈에도 초짜였기 때문에 아마도 이중에 한두 개만 사지 싶었던 모양이다. 나는 초보인 것을 들킨 것 같아 강하게 나갔다.”

창업을 고민하는 사람들은 돈도 없고 이것저것 신경 쓸 일도 많은데 과연 창업할 수 있을지 , 막상 시작하자니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막막하고 두렵기만 하다.
 
이 책은 저자가 지금의 '밀란케이'로 성장하기까지 일기장처럼 꼼꼼하게 기록한 경험담을 바탕으로 창업하려는 이들이 궁금해 하지만 여느 성공담이나 창업 매뉴얼들이 결코 알려주지 않는 내밀한 이야기들을 빼곡하게 담았다.
저자가 들려주는 생생한 체험담을 따라가다 보면 마치 친한 선배와 수다를 떠는 것처럼 조언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경제적인 자립을 위해, 자아실현을 위해 “그럼에도 반드시 창업하겠다”고 결심한 이들과 고민을 함께 풀어나갈 길잡이가 필요한 젊은 맘, 그리고 예비 엄마들은 이 책을 통해 밀란케이가 때로는 넘어지고 때로는 달려가면서 눈밭에 꾹꾹 눌러 놓은 발자국을 따라가 보자.

저자 소개
강미란
액세서리 쇼핑몰 밀란케이(www.milank.com)의 대표이자 푸름이의 엄마. 단국대학교에서 금속공예를 전공한 후 미네소타 주립대를 거쳐 보석디자인 프리랜서로 활동했다. 서른이 되도록 직장 생활 한번 해본 적 없는 자유로운 영혼(?)이었으나 결혼과 함께 안정을 찾아 덜컥 보석 회사에 입사하여 VMD와 광고/홍보를 담당했다.
그리고 강행군의 연속이었던 직장 생활에 익숙해질 때쯤, 가진 것이라고는 똑딱이 카메라와 자본금 30만 원뿐이었지만 직장 생활을 통해 얻은 마케팅 노하우와 경험만 믿고 다시 덜컥 액세서리 인터넷 쇼핑몰을 창업한다.
창업 후 쇼핑몰을 운영하면서 무수한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조금씩 ‘밀란케이’를 자신만의 컨셉을 갖춘 탄탄한 1인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출산 후에는 쇼핑몰 대표와 주부 외에 ‘엄마’라는 역할이 더해진 1인 3역을 모두 소화해야 하는 시련이 찾아왔지만, 가족의 도움과 좌충우돌 끝에 얻은 꼼수로 제 2의 전성기를 키워가고 있다.

차 례
프롤로그

Part 01 쇼핑몰의 하루
오전 7시
오전 9시 반
마의 3시
오후 7시
그리고

Part 02 꿈에서 현실로 발을 내딛다
파랑새를 따라서
직딩이 되다
발리에서 생긴 일

Part 03 쇼핑몰을 꿈꾸다
일 한번 저질러 볼까?
'폼생폼사'보다는 실속!
오픈마켓으로 출발!

Part 04 두 마리의 토끼를 쫓다
그러나 내려놓기는 정말 아쉬울 때
워킹맘은 슈퍼맘
퇴근해도 끝나지 않는 일들

Part 05 쇼핑몰 운영은 게임이다
게임의 법칙
액세서리 쇼핑몰의 특성
살아남는 자가 있는 곳이 블루오션이다
온라인쇼핑몰은 오프라인과 완전히 다르다
제품 사입의 기초

Part 06 쇼핑몰의 난관 헤쳐 나가기
전화응대 공포증에서 빠져나오기
액세서리의 복병 A/S
상표권에 걸려 넘어지다
얄미워도 적은 만들지 말자

Part 07 고객은 왕이 아니다?
쇼핑몰 4년 만에 경찰서에 가다
나는 왕이로소이다
도매처를 알려 달라고요?
집으로 찾아온 청년

Part 08 쇼핑몰의 딜레마 극복하기
새는 바가지를 막을까, 더 퍼다 나를까
지출증빙, 갖출까, 말까
광고비, 쓸까, 말까
돈을 벌까, 시간을 벌까

Part 09 구멍가게도 기업처럼 운영하기
전화번호, 엔서링 서비스
고객상담 매뉴얼
4개의 파트주 1회 회의 및 직원 교육
작은 부분도 프로페셔녈하게
제품에 날개를 달자!
전자가계부, 비서보다 낫다
진정한 브랜드로 자리 굳히기

Part 10 이것이 힘이다, 밀란케이의 경쟁력
새가슴 철학
호감형 쇼핑몰
명품을 벤치마킹하라
지금도 쇼핑몰 운영을 공부한다

에필로그

posted by e비즈북스 2008.05.30 18:10

처음 쇼핑몰을 시작했을 때는 인터넷에서 옷을 팔면서도 인터넷에 대해서도 옷에 대해서도 아는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시장에 가서 사진을 찍어서 홈페이지에 올리고 게시판에 답변을 달면 주문이 들어온다기에 배운 대로만 했다. 사실 인터넷 쇼핑몰 자체가 거의 없었다. 인터넷 쇼핑몰이라곤 삼성몰과 인터파크 정도가 고작이었다. 삼성몰은 거의 최초의 쇼핑몰이라고 할 수 있는데, 다른 쇼핑몰들은 거의 삼성몰을 따라 했다. 어찌 보면 삼성몰은 모든 쇼핑몰의 모태인지도 모른다. 의류 쇼핑몰이라고 해 봐야 다 합쳐서 10개 미만이었다. 쇼핑몰이라는 개념이 없어서 인터넷으로 물건을 판매하는 것 자체를 BM(비즈니스 모델)특허를 내던 시기였다.


그 당시 쇼핑몰 프로그램은 모두 독립솔루션이었는데 아주 비쌌다. 그래서 쇼핑몰 프로그램을 가지려면 아주 돈이 많은 사람이든지 프로그램을 만들 실력이 있는 사람과 친하든지 두 가지 방법밖에 없었다. 백억에 팔리는 그림을 그리는 화가도 친구에게는 밥 한 끼 얻어 먹고 그림 한 점을 선물하기도 하듯이, 동대문3B도 홈페이지 하나를 아는 지인에게 얻어서 아주 허접하게 시작했다. 프로그램을 사려면 굉장히 비쌌지만 또 한 편으로 쇼핑몰 프로그램이 그냥 웹에 돌아다니기도 하던 시기였다.


그 때는 샘플을 받아서 상품 사진을 찍는다는 개념 자체가 없었다. 매장에 걸린 옷을 그냥 그대로 찍어서 올렸다. 상품 사진을 찍으면 디지털 카메라가 후져서 빨간색은 찍히지도 않았다. 포토샵 툴은 있었지만 지금처럼 이미지를 예쁘게 만드는 작업이 아니라 사진의 용량을 줄이는 것이 고작이었다. 그때까지 초고속망이 많이 깔리지 않고 모뎀환경이 많았기 때문이었다. 인터넷 뱅킹이 아직 활성화되지 않은 시기라 4시쯤이 되면 통장을 들고 은행을 돌면서 통장정리를 해서 입금이 들어온 것을 줄 쳐가며 확인했고, 환불은 폰뱅킹으로 했다. 카드 결제 시스템이 거의 없던 시기로 인터넷에서 카드결제를 사용하는 사람도 거의 없었다. 2000년도까지만 하더라도 고객이 은행으로 가서 무통장 입금을 직접 하였다. 그 당시 인터넷 쇼핑몰은 지금처럼 앉은자리에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던 셈이다. 쇼핑몰을 알리기 위한 유료 광고는 있을 리가 없었다. 유일한 홍보 방법은 기업체 홈페이지에서 이메일을 수집하여 스팸메일을 뿌리는 것과 게시판에 홍보글을 올리는 소위 노가다 광고가 전부였다.


쇼핑몰의 기본적인 운영방식은 지금과 큰 차이가 없다. 재고를 미리 구입해서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매장에서 사진을 찍어서 올린 후에 팔리면 구매를 해서 배송을 했다. 디지털 카메라라는 것을 처음 사용했지만, 사진을 찍는 방법은 별반 차이가 없었다. 무조건 많이 찍어서 그 중에서 잘 나온 사진을 올렸는데, 보통 10컷 정도를 찍어서 밝게 나오거나 잘 나온 사진을 골랐다. 사진을 올리고 나면 게시판에 글이 올라오기를 기다려서 답변을 달고, 구매가 일어나면 박스 포장을 해서 보냈다.


처음엔 나 조차도 쇼핑몰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던 것 같다. 뭐가 뭔지도 모르면서 먹고 살려고 일을 했다. 내가 뭘 하는지는 모르지만 하라는 대로 하니깐 돈이 입금이 되는 것이었다. 내가 하면서도 돈이 통장에 입금되면 그것이 신기하기만 했다. 쇼핑몰을 운영하면서도 3년 동안은 ‘이 유행이 과연 언제 끝나는 걸까?’라는 생각을 항상 했다. 노래방이 확 떴다가 수그러들고, 백두대간 같은 호프집도 유행하다가 끝났고, 찜질방이 곳곳에 생기다가 수그러들고 하듯이 인터넷 쇼핑몰도 이렇게 막 생기다가 수그러들 한 때의 바람처럼 생각되었다. 철저하게 오프라인 사람이었던 나는 인터넷에 대해서도 전혀 몰랐다. 내 주머니에 1000원, 2000원 들어오는 돈을 보면서 ‘내가 할 짓이 아닌데 하긴 하는데 이것 참 이상하다’고 생각하였다.

방을 구할 돈을 가지고 있을 리가 없었다. 1년 정도에는 사무실에서 먹고 자고 일했다. 대구에서 살아왔던 나에게 서울은 외떨어져 있는 섬이었다. 아는 사람은 하나도 없었고, 모든 일을 혼자서 할 수밖에 없었다. 도와줄 친구 하나 없었다. 나를 서울로 인도한 지인과도 만나지 않았다. 그 사람도 나도 객지생활을 하고 있었는데, 둘 다 힘든 생활에 지쳐서 만나는 것이 더 힘들게 느껴졌다. 모든 것은 고스란히 내가 견뎌내야 할 몫의 짐이었다.


그 당시 지방에서 올라온 사람들이 쇼핑몰 창업을 많이 했었다. 다른 업종으로 창업하기가 쉬지 않았고 창업센터에서는 90% 가까이 아이티산업을 지원하던 시기였다. 아이티산업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홈페이지 개설이었고, 그것이 쇼핑몰 창업으로 이어져서 사무실 내지 쪽방을 빌려서 쇼핑몰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한 명이 오면 친구가 따라 올라오고 하여 늘어났다.


하지만 이제 와서 생각해보면 객지 생활을 하는 것에 대한 향수 때문에 버티기 힘들었던 것이지 쇼핑몰을 하는 것이 다른 일보다 특별히 더 어려운 일은 아니었던 것 같다. 어찌 보면 매일 무거운 파이프라인을 옮기고 하수구를 누비던 것에 비하면 옷 박스 몇 개는 가볍고 깨끗했다. 다만 매출이 없는 상태에서 끈질기게 버티는 것이 힘들었다. 하지만 끈질기게 버티면서 쇼핑몰을 운영해나가다 보면 생존할 수 있다. 그렇게 끝까지 버티면서 쇼핑몰을 운영하다 보니 어느새 쇼핑몰 운영자가 내 직업이 되어 있었다.



출처:매출두배 내쇼핑몰 만들기 카페 http://cafe.daum.net/myshoppingmall
동대문 3B 김성은의 부자쇼핑몰 만들기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