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e비즈북스 2010.10.08 10:47



낭만주부의 액세서리 쇼핑몰 운영기 (4)






일 한 번 저질러 볼까?

여느 때와 다름없이 고되게 반복되는 직장생활에 유일한 낙이란 마음 맞는 동료들과 퇴근 후의 맛난 음식을 먹으러 가는 것뿐이었다. 나이도 다르고 부서도 다른 우리 넷이 어찌하다 마음이 맞게 됐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저 기분 꿀꿀하고 그냥 집에 들어가기 섭섭할 때, 퇴근길에 함께 저녁을 먹고 동병상련의 기분으로 신나게 수다를 떨다 보면 기분이 후련해지곤 했다.

그 날도 피자집에 모여 배꼽 빠져라 수다를 떨다가 모임의 막내 녀석이 하고 온 귀고리에 시선이 집중되었다.

“이거 처음 보는 건데? 예쁘다.”
“언니들, 이거 내가 만든 거다!~ 예쁘지? 언니도 만들어 줄까?”

기분이 으쓱해진 막내는 뽐내듯 자신이 하나둘씩 사다 모은 작은 액세서리 재료와 원석들을 보여주었고, 우리는 직업병의 일종이었는지 한마디씩 거들다가 얼렁뚱땅 일을 벌이는 지경에 이르렀다. 큰돈을 벌기 위한 것은 아니고 이렇게 모일 때마다 들어가는 간식비라도 벌어보자는 ‘먹자계 회식비용 만들기’라는 소박한 취지에서 출발하게 된 것이다.

그 친구들은 각각 영업, MD, 웹 디자이너였으며, 나는 마케팅부서에서 홍보(광고)와 스타일링을 담당하고 있었기에 우리가 모이면 회사 하나가 되겠다던 농담이 현실로 다가왔다. 우리는 각자 자신 있는 파트(고객 응대, 사입, 편집 및 업로드, 사진촬영)를 나눠 맡아 6개월간 시한적으로 진행해보기로 했다. 그 이후로도 잘 되면 더 하겠지만 안 되면 접는 것으로 하고 가볍게 시작했다. 부담 없이 시작한 데다 나 역시 내가 잘 모르는 전무한 분야에 도전하는 것보다는 훨씬 흥미롭고 자신이 있었다.

당시 나는 네이버에 카페를 하나 운영하고 있었는데, 티파니, 까르띠에, 불가리 등 명품 보석들을 소개하는(사실 소개한다기보다는 업무와 관계된 방대한 자료들을 정리하기 쉽지 않아 웹 파일 정도로 생각하고) 개인 스크랩 용도로 쓰던 것이었다. 크리스티, 소더비 보석경매 등 온라인 내에서는 쉽게 구할 수 없는 자료들이 많아서 그랬는지 대략 1년 뒤에는 회원 수가 많아져서 네이버 내의 동종 카페에서 1, 2위를 다툴 만큼 커져 있었다.

우선은 그 카페를 이용하기로 했다. 처음엔 쇼핑몰을 만들 만큼의 시간적 여유도 없고, 옥션에도 몇 번 올려봤지만 워낙에 광고를 안 하다 보니 반응이 없었기에 고객으로 전환될 수 있는 회원이 어느 정도 확보된 카페가 낫겠다고 생각해서였다.

사입비용으로는 각자 10만원씩 내서 40만 원을 만들었다. 직장이라는 테두리 안에 있었기 때문에 퇴근 후나 주말 밖에는 시간이 없었지만 그래도 짬짬이 커피숍에 모여 브랜드명도 짓고, 사입해 온 제품을 꺼내놓고 머리를 맞대 컨셉도 잡아보는 등 창업의 기대에 한껏 부풀어 있었다. 카페에 카테고리를 하나 추가해서 쇼핑몰처럼 꾸민 후, 제품 사진을 올리고 상담도 받고 입금이 되면 제품을 우체국 등기로 보내주었다.

그렇게 종종 물건이 팔리고 그 돈으로 모여서 맛난 것도 사먹고 재사입도 하면서 시간이 지나가고 있었다. 그러나 바빠서 신경 못 쓰는 때도 많았고 늘 신경 쓰는 사람만 바쁜 것도 서로 미안해서 불만이 쌓이기 전, 6개월이 끝날 무렵 해체하기로 결정했다. 사실상 크게 부딪치거나 힘든 일은 없었지만 이 일을 계기로 사업이란 것이 만만치 않다는 것을 알게 된 사람과 한번 해 볼 만하다고 느낀 사람으로 나뉘게 되었다. 난 후자에 해당했다. 고객은 어떤 것을 원하고 물건 사입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막연하고 두려웠던 것들에 어렴풋이 자신이 붙기 시작했다.

오래 전 일이지만, 내가 다니던 미국 학교에 새로 들어온 한국인 언니가 있었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이제는 세계적으로도 유명해진 모 기업에서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1년의 해외연수 기회를 얻어 우리 학교에 오게 된 언니였다. 생김새도 평범하고 착하고 온순한 성격의 언니여서 어떻게 그렇게 치열한 경쟁을 뚫고 그 기업을 들어갔으며, 1년이라는 해외연수까지 받게 되었는지 어린 나는 너무 궁금했다. 호기심 어린 눈으로 비결을 묻는 내게 그 언니는 특유의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미란아, 항상 2등으로 보이도록 노력해. 1등이 될 수 있더라도 말이야.”
“응? 왜요? 뭐 하러 그래?”
“네가 2등일 때는 주위에서 너를 의식하지 않기 때문에 많이 도와주기도 하고 너그럽단다. 그러나 튀는 순간 표적이 되는 거야. 그게 사회생활이야.”

시기가 맞아 떨어진 것인지 이때가 입사한 지 만 2년 즈음이었는데, 열심히 일한 덕에 월급도 많이 올랐지만 일은 그 이상으로 더 힘들고 많아졌다. 퇴근 후 집에 돌아가서도 온통 일 생각밖에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고 하루하루가 버텨 내야 하는 극기훈련과도 같았다. 무엇을 위해, 월급 몇 푼 더 받기 위해 이렇게 힘들게 살아야 하나 싶었다. 프로젝트나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른 후에는 보람도 잠시 뿐이고 열심히 해 봤자 어차피 남의 것인데, 나는 그들의 고용인이고 언젠가 더 나은 사람이 나타나면 대체될 소모품인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커다란 기계의 이름 없는 하나의 부품으로 언제까지 살 수 있을까? 평생 이렇게 살 수는 없지 않을까? 꼬리에 꼬리를 무는 불평과 불안으로 머릿속이 복잡해 왔다. 권태기였는지도 모르겠지만 분명 이것은 내게 큰 딜레마였다.


# 야근 중 사표를 쓰며 내 결심에 용기주기 위해 찍은 기념 사진


힘 조절 해 가며 가늘고 길게 살기에는 한 번뿐인 내 인생이 너무 허무하고 답답하게 느껴졌고, 혼신을 다 바쳐 일을 하면 남들의 눈에 가시가 되는 것이 직장 생활이었다. 믿는 구석이 있어서였을까? 야근을 하던 나는 공유폴더 안에 들어 있던 각종 견적서와 여러 양식들 중에서 퇴직서 양식을 찾아 열었다. 별다른 망설임 없이 빈칸에 내 이름을 써 넣고 빨간 도장까지 꽝 찍었다. ‘과연 잘한 일일까’라는 생각이 마음 한편에 있었지만 긴 고민을 끝내는 힘든 결정을 내린 내 자신에게 기념사진까지 찍어 주며 용기를 가졌다.
 
 
'폼생폼사'보다는 실속!

직장을 다니면서 포토샵이나 일러스트는 어느 정도 능숙하게 할 수 있었지만 체계적으로 배운 것이 아니라 자주 쓰는 기능들만 손에 익은 편이었고, HTML 등 쇼핑몰을 구축하기 위한 웹 관련 지식은 전무했던 터라 이참에 더 배워보고 싶었다. 하지만 막상 배워야 할 것이 있어 전문학원을 다니려니 학원비가 대학등록금 못지않았다. 폼 나게 화구가방을 옆에 끼고 강남이나 홍대 앞 컴퓨터 디자인스쿨을 다니기엔 뭔가 거품이 많은 것 같고 돈이 너무나 아까웠다.

그러다 생각난 것이 직업전문학교였다. 사실 예전에는 직업전문학교라는 곳은 정말 대학갈 형편도 실력도 안 되고 기술 하나 없는 사람들이 뭐라도 배워서 취업하기 위해 궁여지책으로 가는 곳이라고 생각했다. 오래 전 우연히 대학동창을 만났을 때도 학교에서 모범생이고 공부도 곧잘 했던 친구가 직장을 여러 번 때려치우다가 직업학교를 다닌다고 했을 때, 대놓고 말은 안 했지만 ‘너 어쩌다가 그렇게 됐냐?’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기에 내 선택에 고민이 되었다.

그러나 상황이 이렇게 되니 생각이 바뀌었다. 모든 것을 잃어도 기술 하나는 얻을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만약에 쇼핑몰을 못하게 된다고 해도 최소한 기술 하나는 얻을 수 있는데 밑져도 본전, 아니 본전 이상이지 않는가? ‘폼생폼사로 살아오던 내 인생에 직업학교가 웬 말인가.’ 불쑥불쑥 창피하단 생각도 들었지만 실리를 생각하면 그깟 모양 좀 빠지면 어떠랴. 우습게도 그 때는 ‘나도 아줌마다! 쪽 팔릴 게 뭐가 있어’라는 객기가 생긴 것 같다.

그 곳을 다니는 사람들은 실업고등학교를 나와 대학을 못 간 20대 초반의 친구들도 있었고, 회사를 때려치우고 온 사람도 있었다. 그 당시 남의 눈이 의식되어 그 곳에 다니는 것이 부끄럽게 여겨지기도 했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거길 다닌 것은 잘 선택한 것이었다. 학비는 들지 않았고 수업을 빠지지 않고 충실히 따라 오면 오히려 교통비 및 식대 명목으로 매달 10만 원을 지원해주기까지 했다.

IT 직업전문학교는 아침 9시에서 오후 4시 30분까지 정규 수업이 있었으며, 말 그대로 학원이 아닌 정말 학교였다. 내가 그냥 지원만 하면 들어갈 수 있는 곳이라 착각했던 그 곳은 지원자격도 있고 서류심사를 거쳐 최종면접까지 한 후 합격이 된 사람에 한해 입학 결정이 내려지는 엄격한 곳이었다. 정규 8개월 과정의 수업과정 중 워크숍을 제외한 7개월 동안 수업을 들었는데, 당시에는 홈페이지 디자인은 물론 코딩이 가능할 정도의 실력을 얻을 수 있었다. 일러스트를 이용해서 사이트 로고도 만들고 명함과 스티커도 제작하게 되는 등 수업 중에 했던 작업들은 그대로 밀란케이의 모태가 되어 예상치 않았던 일종의 브랜드화 작업이 저절로 진행되고 있었다.
 
 

오픈마켓으로 출발!

직업전문학교를 다닌 지 3, 4개월 정도 되던 때부터는 인터파크에서 단품을 팔기 시작했다. 앞서 말한 직장동료들과 6개월간 카페에서 팔다 남은 제품들은 나눠 가졌는데 그것들을 인터파크에 시험 삼아 올렸던 것이다. 하나를 팔아 두 개를 사고, 두 개를 팔아 네 개를 사입하며 조금씩 재미를 붙여갔다. 당시 인터파크가 미니샵이란 이름으로 처음 오픈마켓을 시작하던 때여서 불모지나 다름없었다. 경쟁자가 많지 않았기에 특별히 광고를 하지 않아도 비교적 노출도 잘 되고 판매량이 조금만 올라가도 카테고리 부문별 판매 1위가 되어 가속도가 붙곤 했다.

 


# 인터파크의 귀걸이 부문에서 판매 1,3위였던 밀란케이의 제품들


오픈마켓은 여러 판매자들이 한 공간에서 치열하게 경쟁을 하기 때문에 눈에 더 뜨이고 좋은 조건처럼 보이기 위해 많은 판매자들이 가격을 약간 올리더라도 무료배송으로 판매한다. 그래서인지 오픈마켓의 구매특성은 한 사람이 여러 개를 구입하기보다는 보통 귀고리 하나, 목걸이 하나 이렇게 단품구입을 많이 한다는 것이었다. 나 역시 초창기 오픈마켓 진입시절에는 단품 판매가 많았고 그래서 박스무게도 아주 가벼운 편이었다(뒤에서 더 얘기하겠지만, 이와 반대로 자체 쇼핑몰에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무료배송의 여건을 채우기 위해 3~5개 정도의 제품을 한꺼번에 구입한다). 당시 그렇게 대부분 박스 당 1850원으로 저렴하게 우체국 등기를 이용할 수 있었다. 2500원씩 하는 택배에 비하면 아주 저렴했기에 굳이 택배를 써야 할 필요가 없어서 한동안 그렇게 등기를 이용했다.

물건은 하루에 15~20개 박스 정도 되었는데, 인터넷 박스판매 사이트에서 주문해서 와인색의 컬러 박스에 직업학교 수업시간에 만들었던 은박의 밀란케이 로고스티커를 붙여 사용했다. 직업학교 근처에 우체국이 있어서 오전 수업을 듣고 점심시간에 우체국에 들려 전날 포장해 놓은 제품을 발송을 하곤 했다.

처음에는 볼펜으로 박스 위에 주소를 썼는데, 일일이 박스에 주소 쓰는 일도 불편하고 보기에도 너무 지저분하고 빈티가 나는 것 같았다. 그러다 회사에서 대량 DM(우편광고)을 보낼 때 프린트로 라벨지를 출력해서 붙이던 것이 생각났다. 보내는 주소 를 부분의 라벨을 미리 왕창 프린트해 놓고, 당일 주문 건들은 모아서 오후에 물건 보내기 직전에 뽑아서 붙였다. 그리고 익일배송 물량을 마감하는 3시가 되기 전에 직접 가서 접수시켰다.

직업학교의 8개월 과정 중 마지막 1개월은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기간으로 취업이 목적이 아니었던 나는 더 이상 학교에 다니지 않아도 됐다. 그렇게 7개월 후 공부를 마치고서 쇼핑몰을 창업했는데, 사업자등록이나 통신판매업 신고, 카드 결제 시스템 등등 쇼핑몰에 필요한 절차들은 인터넷에서 정보를 얻어 하나씩 해결해 나갔다.
처음에 쇼핑몰은 매출이 거의 없었다. 유료로 광고할 수 있는 형편도 아니었고 할 줄도 몰랐다. 다행히 오픈마켓에서 제품을 보고 조회해서 들어오는 손님과 타 카페에 코디사진이나 제품사진을 올려놓은 것을 보고 찾아들어오는 분들이 종종 있었다.

처음 쇼핑몰을 만들 당시엔 대문페이지도 별도로 만들고 메인화면도 각종 플래시 효과로 한껏 멋을 부렸다. 조금 복잡하지만 그래도 고급스럽고 예쁘다는 생각이 앞서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2달간에 걸친 쇼핑몰의 디자인이 거의 완성되어 갈 때쯤, 주변의 객관적인 평가를 듣고 싶어 몇몇 친한 지인들에게 보여 주었다. 그러나 나의 예상과는 다르게 모두 한결같이 하는 얘기는 ‘고급스럽고 독특하긴 한데 한 눈에 안 들어오고 좀 불편하다’라는 의견들이었다. 내심 으쓱한 기분에 자랑삼아 보여주었던 터라 약간의 충격에 실망스러운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이 일을 계기로 내 쇼핑몰만 바라보고 있던 나르시스적인 시선을 버리고 많은 회원을 보유하고 있는 대형 종합쇼핑몰들을 벤치마킹하고 분석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중고등학교 시절 교과서에서 봤던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는 루이 설리반의 말이 알려주듯 디자인은 기능이 우선이라는 원초적인 결론에 도달했다.

쇼핑몰의 디자인이나 컬러 등은 독특하더라도 쇼핑몰의 기본적인 메뉴와 결제 시스템은 편리해야 하고 직관적이어야 한다. 나는 과감히 인트로 페이지를 삭제하고 제품 카테고리와 게시판 메뉴들을 재정비했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고객의 입장이 되어 사이트를 접속하고 제품을 담아 실제로 카드 결제까지 해 보면서 오류를 수정해 나갔다. 그렇게 약 2개월의 시간에 걸쳐 현재의 쇼핑몰이 완성이 되었고, 약 1년 후에는 액세서리 전문 몰로 1위를 달리며 승승장구해 가기 시작했다.
 


# 액세서리쇼핑몰 부문 1위를 유지하며 승승장구하던 밀란케이 쇼핑몰



서랍장속의주얼리가게낭만주부의액세서리쇼핑몰운영기
카테고리 경제/경영 > 유통/창업 > 창업 > 인터넷창업
지은이 강미란 (e비즈북스,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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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비즈북스 2010.10.07 11:09

낭만주부의 액세서리 쇼핑몰 운영기 (3)


직장을 다닌 지 3개월쯤 되었을 때 결혼을 했고 인도네시아의 발리로 신혼여행을 가게 되었다. 4박5일의 일정 중 수 차례를 뻔한 기념품점과 어이 없는 방문지에 들려 너무나 지루하던 차에 우연히 차창 밖으로 거대한 가구 단지를 보게 되었다. 가이드에게 그 곳에 내려 구경하게 해 달라니 일정에 없는 곳이라고 안 된단다. 마지막 날 신랑이 가이드에게 팁을 두둑이 찔러 주고 다시 한 번 부탁을 해서 결국 구경 허락을 받았다. 비밀로 하기로 단단히 약속을 하고 우리는 그 곳에서 몇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 발리에서 만난 가구들


결혼 전, 신혼살림을 준비하기 위해 주말이면 발에 물집이 생기도록 가구거리란 곳은 모조리 뒤지고 다녔다. 하지만 마음에 들면 가격이 터무니없이 비쌌고, 가격이 적당하다 싶으면 어딘가 어설퍼서 결국 장롱 하나 못 사고 날짜가 다 지나버려 결혼부터 해야 했다. 그런 내게 그 곳은 완전 별천지였다.

가구마다 작은 포스트잇 같은 메모지에 가격이 붙어 있었는데 내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고급 원목가구들이 국내의 1/4 내지는 1/5도 안 되는 헐값(소매가)이었던 것이다. 지금이야 동남아 쪽 가구들이 많이 수입되어 이런 유럽풍의 원목가구들도 비싸지 않게 구입할 수 있지만, 당시엔 국내에서 저렴하게 구입하기 힘들었다. 통관이니 관세니 앞뒤 볼 것도 없었다. 가구점에서도 부산항까지 화물로 보내주겠다고 했다. 배편으로 오는 거라 시일은 좀 걸리지만 가격도 부담이 없었다. 국내에서 통관절차를 대행해주는 업체가 있어 수수료 좀 지불하고 관세를 내더라도 2~3배는 붙일 수 있는 가격이었다.



# 직접 디자인한 가구 발주서
 

그래도 일단은 시험해 보는 셈 치고 손해를 보지 않는 선에서 신혼가구로 쓸 장식장, 옷장, 서랍장 등 5점을 주문하기로 했다. 디자인 변형이나 주문제작도 가능하다기에 어차피 필요한 것들이라 내가 쓴다는 마음으로 한국에 돌아와 직접 디자인해서 메일로 발주를 넣었다. 왠지 너무나 쉽게 일이 진행된다 싶기는 했지만 이렇게만 된다면 가구 수입업도 괜찮은 아이디어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일산쯤에 저렴한 창고를 얻어 가구 전시장을 꾸미고 근사하게 홈페이지를 만들어 홍보해야겠다는 생각도 들면서 크고 작은 계획들로 가슴이 한껏 부풀었다.
그리고 기다리기를 몇 주. 이상하다. 연락이 없다. 불길한 생각에 마냥 기다릴 수만은 없어 독촉 전화를 했다.

그런데 그쪽에서 하는 말이 우기가 시작되어서 비가 계속 오는 바람에 작업을 할 수가 없다는 것이었다. 우기에 작업을 하게 되면 나무가 습기를 먹은 상태라서 마르면서 쩍쩍 갈라진다고. 정말이지 어이가 없었다. 그런 건 사전에 미리 말을 해 줬어야 하는 거 아닌가? 참으로 어이없었다. 어차피 이렇게 된 거 그럼 언제 작업이 가능하냐고 물으니, 일 년의 반이 우기라서 6개월 이상 걸린다는 황당한 대답만 듣게 되었다. 왠지 속는 기분이 들어 우기라도 좋으니 작업을 해서 보내라고, 계약 시에는 그런 말 없었으니 한 달 안에 안 보낼 시엔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엄포를 놓았고 그 후로도 수없이 끈질기게 독촉한 결과 드디어 가구가 부산항에 도착했다는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그러나 여기서도 또 하나의 난관이 있었다. 내가 가구가 도착한 것을 알게 된 때는 이미 가구들이 부산항에 도착한 지 한 달이 넘은 후였다. 대행업체 역시 보관료를 받아먹을 요량으로 도착한지 한 달이 넘도록 알려주지 않은 것이었다. 알음알음해서 연락해서 알게 되었으니 망정이지, 1개월 이상 되는 창고보관료에 통관료, 서울로 오는 운송료까지 합하면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이었다.
 


# 7개월이 걸려서 도착한 발리에서 온 가구들


그렇게 약 7개월의 공방 끝에 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초여름 어느 날, 가구들은 무사히 내 품에 왔다. 어쨌거나 모든 비용을 포함하더라도 여전히 국내보다는 훨씬 저렴한 가격에 마음에 드는 가구를 구입한 것이었으므로 나름 뿌듯하기는 했지만, 곳곳에 내가 알 수 없는 복병들이 숨어 있다고 생각하니 선뜻 가구 수입업을 해 볼 용기가 나지 않았다.

그러나 그것도 끝이 아니었다. '쩍- 찌지…이직….' 자다가 깜짝 놀란 신랑과 나는 도둑이 든 건가 싶었다. 그러나 이게 웬일인가!!! 우기에 제작되었던 탓에 그 해 겨울, 나무가 완전히 마르면서 가구가 뒤틀리고 문짝이 쩍쩍 갈라지는 소리가 우리를 깨운 것이다. 황당하기 그지없었다. 그러나 어찌하랴. 모두 내가 무지한 탓에 생긴 일이었으니. 생각할수록 아찔하고 두렵기까지 했다. 이렇게 되니 이미 가구 수입업에는 용기뿐 아니라 밑바닥에 조금 남아 있던 미련까지 깡그리 털어 버릴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그럼에도 내 창업병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서랍장속의주얼리가게낭만주부의액세서리쇼핑몰운영기
카테고리 경제/경영 > 유통/창업 > 창업 > 인터넷창업
지은이 강미란 (e비즈북스,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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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비즈북스 2010.10.06 09:55


낭만주부의 액세서리 쇼핑몰 운영기 (2)



AM 7

"지잉~~~ 징~~~"

더듬더듬 궁둥이 뒤에서 진동으로 울리는 핸드폰을 찾았다. 벨을 끄고 조용히 일어나 보니 인형이며 그림책이 모두 이불 위로 올라와 있다. 늦잠꾸러기 3살배기 꼬마와 신랑, 고양이까지 모두 한 침대에서 세상모르게 자고 있다. 평화로워 보이는 그들의 잠이 방해받지 않게 커튼으로 해를 가려주고 살금살금 방을 빠져 나온다.



# 아기와 신랑, 고양이까지 함께 자고 있는 평화로운 아침


나는 평범한 가정주부다. 식기세척기와 세탁기를 돌리고 밤새 아이와 식구들이 어지른 집안을 홀로 정리하기 시작한다. 아이를 어린이 집에 등원시키기 위해 간식과 도시락 그릇, 여유 옷가지 등으로 가방을 꾸리고, 신랑을 출근시키려 아침을 준비하며 이불도 털고 빨래도 너는 평범한 아침이 시작된다.



AM 9

아이를 어린이 집에 보내면 빠른 걸음으로 다시 집으로 향한다. 우리의 업무는 9시 30분부터 시작되며 늦어도 오후 7시면 끝내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아이를 떼어 놓고 현관문을 여는 순간, 나는 더 이상 엄마도 아내도 아닌 사장이 된다. 동생은 이미 주변 정리를 하고 듬직한 직원이 되어 책상 앞에 앉아 있다. 서랍장이 열리면 보통 가정집이던 곳은 ‘로보트 태권V’처럼 액세서리 쇼핑몰로 변신한다. 각종공구와 포장박스들, 칸칸이 정리된 주얼리 수납함이 연이어 나오고 안방과 거실은 순식간에 작업장이 된다. 번듯한 오피스텔도 아니고 세련된 인테리어로 장식한 매장도 아니지만 조금 전까지 식구들이 모여 아침을 먹던 이 작은 방은 더 없이 편안한 사무공간이 된다.

아침커피는 거의 내가 만든다. 동생은 내가 만드는 우유거품 가득한 카푸치노 커피를 좋아한다. 쇼핑몰 일을 하면서 즐기게 된 몇 가지 중 하나가 커피이다. 평소 커피를 좋아하지 않던 동생과 나 인스턴트커피보다 원두커피가 건강에 좋다고 해서 몇 달 전부터 이것저것 맛을 보다 보니 향기에 중독되어 버렸다. 최근에는 오랫동안 벼르던 에스프레소 머신을 하나 장만하여 요것조것 맛난 커피 만들어 마시는 재미에 푹 빠졌다. 집안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직업이다 보니 이것 또한 취미의 하나가 되었다.



# 동생이 만든 우유거품 가득한 카푸치노


“커피 마실래? 원두커피 새로 볶았는데 향 진짜 괜찮다!”
“좋지.”

우리는 각각 게시판 답변과 주문 확인을 능숙하게 하면서 주말에 있었던 일들, 점심엔 무얼 먹을지, 다음 주에 떠날 여행은 어떨지 등에 대한 수다를 떤다. 그러나 대략 1시간 내외의 이 짧은 홈 카페타임은 어느새 지나가고 그 사이 울리는 몇 건의 상담전화가 동생과 나의 대화를 끊는다. 

동생은 그동안 틈틈이 캡처해 컴퓨터에 저장해 둔 자료들을 공유 폴더로 넣어 주며 이것저것 부연설명을 한다. 건네받은 자료를 열어 검토하며 일주일의 스케줄을 짜고 있을 때쯤, 손이 꼼꼼한 직원인 동생은 주문서를 정리하여 출력하고 제품들을 검품하며 하나씩 송장 위에 올려놓는다. 자연스레 말은 없어지고 손은 빨라지기 시작한다(우리는 오전에는 주로 업데이트할 제품 촬영이나 편집, 광고 등 각자 맡은 일을 하다가 점심시간 이후부터 함께 배송업무에 들어간다).



PM 3

본격적으로 마무리에 들어가야 하는 시간이면서 최종적으로 확인해야 할 것들이 많아진다. 우선 마지막 무통장 입금 내역을 확인한다.

“언니, 더 들어온 것 없지? 송장 프린트한다.”
“잠깐! 뭐야, 왜 이제야 입금했어? 어떡하지? “

난감한 상황이지만 매일 이 시간이면 자주 있는 일이다. 게다가 이렇게 한 사람이 많은 품목을 주문한 경우엔 포장시간이 길어져 더 난감하기도 하다. 고객들께 공지해 놓은 입금마감 시간은 오후 3시지만, 어제 주문한 거라도 3시가 조금 넘었다는 이유로 내일 보내 주면, 분명 받는 사람 입장에선 배송이 느린 곳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이런 경우 우리는 좀 무리가 되어도 되도록이면 입금 당일에 발송을 하는 편이다.

4시가 넘어갈 때쯤엔 어느 정도 포장이 다 끝나야 한다. 오늘 보내야 할 물량을 제 시간에 다 포장하지 못할 것 같아 서두르다 보면 등줄기에서 식은땀이 난다. 고등학교 때 시험시간은 다 끝나가는데도 뒷면에 아직 더 풀어야 할 문제가 남아 있었던 기억이 난다. 정신이 혼미해지도록 당혹스러워 가슴 쿵쾅거리던 그 때처럼 머리에 현기증까지 난다. 도처에 깔린 지뢰밭을 지나 고지가 가까워 온다. 자, 정신 바짝 차리고, 손은 빠르고 정확하게 마지막 속력을 내 본다.

“미나! 아직 더 남았어?”
"응. 3개(3박스)는 더 싸야 하는데 어떡하지? 아저씨 오실 때 다 되가는데… 손님들한테 전화해서 내일 발송한다고 하면 안 될까?”
“이 손님은 내일까지 받아야 한다고 전화까지 했는데 이제 와서 못 보낸다고 하면 난리 난다. 우선 이건 되도록 빨리 싸고 나머지 손님들한테는 내가 이따가 전화해 볼게.”

평소 5시가 살짝 넘어갈 때쯤이면 작은 박스들을 담아 현관 앞에 차곡차곡 쌓아놓고 기사님들을 맞이했는데 오늘은 다 싸기도 전에 시간이 넘어 버렸다. 둘이 붙어서 급한 건부터 포장을 하고 있는데 초인종이 울리고, 노란 화물 박스를 가지고 우체국 택배 기사님 두 분이 들어오신다.

“죄송해요. 아직 3개 더 싸야 하는데 어쩌죠?”
“괜찮습니다. 천천히 하세요. 저희는 밖에서 담배 한 대 피우고 오겠습니다.”

종종 기사님들을 기다리게 하는 일이 있는데 그럴 때마다 박스를 다 포장하도록 기다려주시곤 한다. 택배 기사님들 때문에 열 받고 황당한 경험도 종종 있었고, 배송지연이나 분실로 곤혹을 겪었던 적도 있어 택배사를 여러 번 바꾸기도 했다. 새로 바뀐 지금의 기사님들도 나의 클레임으로 택배사에서 교체되어 새로 오신 분들이다. 바쁘실 텐데도 재촉을 하지 않아 고맙다.

내일은 사입을 나가기 때문에 A/S 맡겨야 할 것들을 개별 폴리백에 넣어 사입가방에 옮겨 넣는다. 동생이 수량이 얼마 남지 않은 물건들이라며 적어 놓은 메모를 손바닥 만한 수첩에 깨알 같은 글씨로 거래처별로 옮겨 적는다. 수첩은 호주머니에 넣고 다니다가 커닝페이퍼 보듯 슬쩍 꺼내보기 딱 좋은 사이즈이다. 큰 수첩은 들고 다니기도 무겁지만 건망증이 치매에 가까워 물건을 고른답시고 내려놓고 그대로 거래처에 두고 와 버리는 경우가 다반사이기 때문이다.



PM 7 

신데렐라의 마법처럼 7시가 되면 모든 것을 원상태로 돌려놓아야 한다. 7시가 가까워 오면 모든 업무가 종료되고 나의 주얼리 가게는 다시 서랍장 안으로 서둘러 철수를 한다. 아이가 돌아올 시간이기 때문이다. 직원이었던 동생은 아이의 이모로 돌아오고, 나는 푸름이 엄마이고 아내인 생활로 돌아와야 한다. 우겨 넣든 밀어 넣든 시간 안에 모든 것을 끝내지 않는다면 엄마의 일은 가족 모두에게 스트레스가 된다. 쇼핑몰 일은 중독성이 강해 단호히 끊어내지 않으면 습관적으로 하루 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 나의 서랍장엔 100억의 대박신화는 없다. 매일 같이 콩나물에 물을 주듯 그렇게 조금씩 진화를 해 왔고, 아이를 키우는 일처럼 고비를 넘길 때마다 성장하고 커가는 기쁨과 보람을 안겨 주는 하나의 직업으로 이제 겨우 5살이 됐다. 

 
예전에는 그게 보람이고 즐거움이었던 때가 있었다. 대학시절 밤새 작업을 하다가 해를 보는 아침이면 모닝커피 한잔에 작업용 앞치마를 멘 채로 과 친구들과 해장국을 먹으러 가던 때가 있었다. 열정에 불타오르던 직장시절에도 며칠 야근을 불사하면서까지 일을 마무리하고는 스스로 프로페셔널이 된 듯한 생각에 뿌듯하기도 했다. 남들 눈에는 생고생으로 보이는 이런 것들이 내게는 멋이고 즐거움이던 어린 때였다. 쇼핑몰 초창기 2년간도 열정으로 온종일 쇼핑몰에 매달려 살다시피 했다. 노력한 만큼 돌아오는 삶의 법칙에 한창 맛이 들려 있었다(사실 현실적으로 이렇게 평생 살다가는 시쳇말로 제 명에 죽기 힘들다). 그러다 아이를 임신하고 열정만큼 체력이 따라주지 못함을 실감하게 되었다.

20대의 나는 100m 스프린터였다면 30대인 지금은 42,195km의 멀고도 고된 길을 달려야 하는 마라토너이다. 자신의 컨디션을 살피며 달려야 할 때와 조절해야 할 때를 알아야 성공적으로 완주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미친 듯이 달렸다간 제풀에 나가떨어지게 된다.

정확히 7시가 넘으면 전화선을 뽑아 버리며 업무가 끝났음을 스스로에게 알린다(이후 시간에 고객이 전화를 하면 업무가 끝났음을 알리는 멘트가 나오도록 서비스를 신청해 놓아 무리는 없다). 정리가 덜 된 아이 장난감이나 널려 있는 빨래들, 설거지 할 것들이 조금씩 쌓여 있긴 하지만 쇼핑몰의 흔적은 남아 있지 않다. 





출처_ <서랍장 속의 주얼리 가게>
강미란 지음, e비즈북스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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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비즈북스 2010.10.05 10:18


 
낭만주부의 액세서리 쇼핑몰 운영기 (1)


'홀아비 3년이면 이가 서 말이고, 과부 3년이면 구슬이 서 말'이란 말이 있다. 남자들은 앞만 보고 달리고 여자들은 주위를 보면 걷는다. 일반적으로 여자들이 집을 통째로 말아 먹었다는 말은 거의 듣지 않는 이유도 여기 있다. 주부는 행여 쪽박을 찰 수도 있는 일에는 올인을 할 수가 없다. 나로 인해 내 아이가 더 힘들게 살고, 우리 신랑이 더 뼈 빠지게 일해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을 만들고 싶지 않은 것이다. 모험을 하면 그것을 극복했을 경우 큰 보상이 생긴다는 것을 알지만, 잘못하면 이가 서 말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큰 모험을 하진 않지만 거북이가 토끼를 이기듯 주위를 살피며 꾸준히 걷는다.


책을 읽어 달라는 핑계로 엄마의 작업실에 자주 들어오는 호기심 많은 푸름이


아주 오래 전 20대 초반이었던 때에 이모와 함께 미국 서부로 여행을 떠난 적이 있었다. 서부하면 빼놓을 수 없는 도시, 라스베이거스에서 며칠을 머물렀는데, 그 곳에서 난생 처음 슬릿머신을 보게 되었다. 갬블러들을 위한 도시라고 불릴 만큼 거대하고 화려한 건물들과 시설에 눈이 휘둥그레졌다.

이모는 게임을 해 보라며 내게 20불을 주셨고 자신도 동전을 바꿔 게임을 시작하셨다. 슬럿 머신 앞에 앉아 동전도 넣어 보고 조심스레 당겨도 보고 이것저것 시험을 해 보고 있는데, 바로 건너편 머신에서 잭 팟이 터졌다. 앰뷸런스처럼 불이 번쩍이며 동전이 쉴 새 없이 쏟아져 나와 바닥 카펫에까지 쌓이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곧바로 경호원 몇 명이 달려와 엄호하는 가운데 잭 팟의 주인공은 돈을 챙겨 떠났고, 그 광경을 본 사람들은 너도 나도 할 것 없이 돈을 들이부으며 게임에 더욱 몰두했다. 재미삼아 1시간만 하자던 이모 역시 몇 시간째 떠날 생각이 없어 보였다. 

 나는 슬럿 머신이 동전을 그냥 먹어 버리기만 하는 것 같아서 재미도 없고 돈도 아까워 그저 동전 통만 들고 어슬렁어슬렁 돌아다녔다. 그러다가 바닥에 떨어져 있거나 사람들이 슬럿 머신에서 대충 쓸어가는 바람에 그대로 남아 있는 동전들을 발견했다. 심심한 마음에 하나두 개씩 줍다 보니 그런 동전들은 생각보다 꽤 많았다. 두어 시간이 더 지난 후 돈이 다 떨어졌는지 이모가 나를 불렀다.

“미란아 이제 그만 가자.”

그때 내게는 70불이 넘는 동전들이 있었다. 물론 게임을 해서 얻은 돈이 아닌 순전히 슬럿 머신에서 주은 돈들이었다(주은 돈은 무조건 그 자리에서 다 써야 한다는 이모의 꼬임에 게임 밑천으로 다 빼앗겨 버리긴 했지만).

나는 새가슴이라 혹시라도 손해가 날 것 같은 큰일은 벌릴 엄두를 내지 못한다. 주식투자를 해 본 적도 없고, 로또나 복권은 사 본 적도 없다. 남들은 인생 ‘한방’이라는데 아직껏 한방이란 것을 경험해 보지 못해서인지도 모르겠다. 고리타분해 보일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어떤 일이든 ‘땀’보다 더 나은 방법은 없다고 생각한다.

이 책을 선택하신 여러분은 ‘액세서리 쇼핑몰로 부자 되는 법’을 기대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죄송하게도 이 책은 ‘액세서리 쇼핑몰로 먹고 사는 법’이다. 평범하지만 위험하지 않게 내 일을 시작하는 방법 정도라고 해야 할 것 같다. 나와 같은 주부들에게는 쇼핑몰 창업 자체가 큰 모험일 것이다. 그렇다면 우선 매스컴에서 떠들어 대는 100억 누구누구의 쇼핑몰은 머릿속에서 지우길 바란다. 액세서리 쇼핑몰 운영은 남들이 흘린 동전을 줍는 것만큼이나 구질구질하고 감질 난다.

나는 식당에 들어가거나 커피전문점, 마트를 가도 ‘몇 그릇, 혹은 몇 잔을 팔면 얼마가 남고’ 하는 기본적인 손익계산을 하고 있다(완전 직업병이다). 누가 장사꾼 아니랄까 봐 보는 족족 머릿속에서 저절로 계산기가 돌아간다. 그리고 결론을 낸다. ‘그래도 내가 좀 낫다.’

매딘차이나(Made in China), 서당개 출신. 친구들이 나를 이르는 별명이다. 나는 덜렁거리고 꼼꼼하지 못하고 성격이 급하지만, 손이 빠르고 특징을 빨리 파악하며 금방 배운다. 손은 빠른데 꼼꼼하지 못하면, 배우는 건 빠르지만 긴 시간을 들여 진득하게 깨우치는 일은 할 수가 없다. 그런 성격 때문인지 뭐든 빨리 배우고 또 흥미를 잃으면 당장 때려치우곤 했다. 친구들은 내가 이 일을 이렇게 오래 할 것이라고 아무도 생각지 못했다고 한다.

몇 년 만에 만난 동창들 모임에서 친구들은 “아직도 쇼핑몰인가 뭔가. 그거 하냐?”고 물었다. 그러나 헤어질 때쯤 되니 너도나도 명함 내밀며 연락 좀 하고 지내잔다. 번듯한 직장 다니는 친구들이 부럽기도 하지만 나는 생각한다. ‘그래도 내가 좀 낫다.’

번듯한 직장 다니는 것보다 내가 낫다는 것은 따뜻한 집안에서 살림도 하고,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역마살이 도져 때려치우고 싶을 때마다 이내 마음을 접고 다시 컴퓨터 앞에 앉게끔 만드는 매력적인 조건임에 틀림없다.





출처_ <서랍장 속의 주얼리 가게>
강미란 지음, e비즈북스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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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ang 2010.10.05 10:37  Addr  Edit/Del  Reply

    오홋! 액세서리 쇼핑몰 이렇게 한다에서 밀란케이 인터뷰를 재미있게 읽었는데 책도 있었군요.

  2. e비즈북스 2010.10.05 11:07 신고  Addr  Edit/Del  Reply

    네네, 주얼리 쇼핑몰을 창업한 주인공이 엄마와 아내로서 쇼핑몰과 가정을 꾸려나가며 겪은 좌충우돌 경험담을 엮은 책입니다. 재미있어요. ^^

posted by e비즈북스 2010.10.04 11:55

쇼핑몰 관련 카페들을 보면, 쇼핑몰을 운영하면서 소비자 문제로 인해 불평불만을 토로하는 글이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동종업계 신인 사장들을 봐도 그렇고, 나 또한 과거에 그러한 불평불만이 많았다. 실컷 사용한 흔적이 보이고 주머니엔 쓰레기까지 들어 있는데도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으니 환불해 달라고 하는 소비자도 있고, 옷을 입고 외출까지 해놓고는 필요 없는 듯하니 환불하는 사람도 있다. 일부러 훼손시킨 흔적이 보이는데 받을 때부터 그랬다며 한 달쯤 지난 후에야 다른 제품으로 바꿔달라는 소비자들까지,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결코 이해할 수 없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몰지각한 소비자들은 극히 일부다. 극히 일부의 몰지각한 소비자들 때문에 전체 소비자들을 공공의 적인 양 생각하는 태도는 장사하는 데 도움이 안 된다.



사진 출처_ 영화 <손님은 왕이다> 중에서


소비자들은 모두 이기적이다. 그렇다고 선량하며 미래에 단골이 될 수도 있는 소비자까지 적대시한다면 오히려 나쁜 입소문만 나게 되며, 결국 쇼핑몰 입장에서 큰 타격을 받게 된다.

아무리 나쁜 소비자를 상대하다가 욕을 먹었다 해도, 다른 직원들이 있는 앞에서 소비자를 욕하거나 험담하지 않는 것이 좋다. 사장의 험담을 듣게 된다면 직원들이 소비자들을 상대할 때 똑같이 대하게 될 우려가 있다. 그러면 소비자들이 만족하고 다시 찾게끔 대하지 못하고, 소비자들을 무시하고 싸우려 들며 합리적으로 대하지 못하는 쇼핑몰이 된다. 이는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돈을 벌 수 없는 쇼핑몰이다. 입장을 바꿔 생각해도 자신은 친절하고 상냥한 매장에서 물건을 사길 원하면서, 정작 자신의 쇼핑몰은 친절하고 상냥한 소비자들만 오기를 원한다는 것 자체가 모순이다.

광고를 아무리 잘한다고 해도 입소문을 이기지 못한다. 광고는 단기적으로 효과가 나타나지만 장기적으로 무너지지 않는 매출을 유지하기 위해선 입소문을 통한 단골 확보가 제일 중요하기 때문이다. 입소문의 중요성은 주변을 둘러봐도 알 수 있다. 요즘에는 쇼핑몰이 넘쳐나는 탓에,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보고 쇼핑몰을 선택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졌다. “티셔츠 하나 사려는데 어디에서 사는 게 좋아?”라는 식으로 말이다. 많고 많은 쇼핑몰 중에 차별성이 없으면 기억되지 않으며, 그중에서도 소비자를 왕으로 대하는 자세가 주는 효과는 실로 대단하다.
소비자를 직접적으로 상대하며 전화받는 직원들에게 항상 소비자는 왕이라는 자세를 심어주는 것이 좋다. 아예 책상 앞에 ‘소비자는 왕이다’라는 문구를 붙여놓는 것도 좋다. 예전에 어느 책에서 읽었는데, 여대 앞에 수많은 액세서리점이 있는데 그중 유독 한곳만 장사도 잘되고 쉽게 망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 이유는 친절함과 무조건적인 반품 및 환불 때문이라는 것이다. 단기적인 이익만 생각했을 때는 손해를 보는 것 같지만, 구매한 소비자 중 과연 몇 명이나 그 무조건적인 반품 정책을 이용하겠는가? 많아 봐야 20%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다른 매장과 차별성을 느끼고 친절함과 반품, 환불에 대한 안전성에 대해 입소문을 내고, 고만고만한 다른 매장에 가기보다는 그 매장을 선호하게 된 것이다.

실제 쇼핑몰 중에도 이와 유사한 사례들이 많다. 물론 택배비에 대한 부담 때문에 무조건 환불 정책은 다소 무리가 있다. 그러나 소비자가 변심한 경우 택배비만 부담하면 된다는 조건을 걸어 반품, 환불을 잘해 주는 쇼핑몰이라고 인식시킬 수 있다. 예를 들어, “옷이 물이 잘 들어요, 어떻게 해야 하나요?”라는 질문을 받았다고 한다면, 대부분의 쇼핑몰에서는 “원래 모든 옷이 물이 듭니다. 소금물에 한 번 애벌 세탁한 후 본 세탁하시면 괜찮을 것입니다”라고 대답할 것이다. 그런데 어느 속옷 쇼핑몰에서 “고객님께 불편을 드려 대단히 죄송합니다. 해당 상품이 색상이 강하다 보니 물이 잘 드는 것 같습니다. 저희가 미처 확인하지 못하였으니 다음엔 더욱 꼼꼼하게 확인 후 매입하겠습니다. 원하신다면 다른 상품으로 즉시 교체해 드리겠습니다. 택배비는 저희가 부담하여 드리고 교환해 드릴 테니 물건을 보내주세요”라고 아주 친절하게 답변을 단 것이다. 대부분의 쇼핑몰 업체에서는 택배비 및 재고 부담을 두려워하여 위와 같이 답변하기가 힘들다. 특히 영세하다면 더욱 그럴 것이다. 그러나 이 쇼핑몰은 소비자들에게 차별성을 느끼게 해주었고, 신뢰도가 커졌다. 그에 따라 입소문도 나게 되었다. 위 답변을 들은 소비자는 어떻게 대응했을까? “감사합니다. 제가 몇 번 입었으니 이것만 따로 세탁해서 입을게요. 디자인도 예쁘고, 또 교체하려면 시간도 걸리니까요”라고 답변했다.

매장과 쇼핑몰의 재고 상황과 여건 때문에 무조건적인 반품, 환불은 어려울 수 있지만, 무조건적으로 친절을 베풀어라. 그래서 소비자들이 자연스럽게 돈을 내고 물건을 주문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더불어 입소문도 내주므로 광고 효과도 볼 수 있다.



사진 출처_ 영화 <손님은 왕이다> 중에서


그러나 말이 쉽지, 실천하려면 태도의 변화 없이는 어렵다. 아무리 잘 알고 있어도 막상 소비자의 비꼬는 말투를 듣는 순간 감정에 치우치기 쉽고, 막 대하는 태도에 화가 날 것이며,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해댈 때 기가 막힐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소비자가 왕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방법을 하나씩 개발하여 쇼핑몰을 운영할 때 이용하기 바란다.


"나쁜 손님도 손님이고, 손님은 곧 나에게 돈을 벌어주는 주체다.
손님을 적으로 두어선 절대 돈을 벌지 못한다."




출처_ <쇼핑몰 사장학>
허상무 지음, e비즈북스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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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ang 2010.10.05 10:35  Addr  Edit/Del  Reply

    좋은 글 감사합니다. 그러나 저는 이상하게 이선균이 멋지다는 생각뿐!!! ㅎ

  2. e비즈북스 2010.10.05 10:58 신고  Addr  Edit/Del  Reply

    앗 그러면 목적을 벗어난 건데 ㅠ_ ㅠ 하지만 저도 이선균에 한 표!

posted by e비즈북스 2010.10.01 10:17

이제 쇼핑몰 이벤트가 선택이 아닌 필수인 만큼, 각종 다양한 이벤트를 미리 준비하고 실천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장사가 안 된다고 그제야 이벤트를 준비하기보다는 필수적인 계획으로 생각하여 미리미리 준비하여 실천한다면, 다른 쇼핑몰 업체와 차별성도 만들 수 있으며 고객 충성도도 높이고 입소문을 위한 홍보 역할도 톡톡히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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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ickr - 루미넌스




★ 쇼핑몰 사장이 꼭 챙겨야 할 이벤트 달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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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쇼핑몰 사장학 (허상무 지음, e비즈북스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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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ang 2010.10.04 10:07  Addr  Edit/Del  Reply

    10월은 단풍놀이 시즌이군요. 주말에 등산복 입은 어르신들 많던데 왠지 등산복 사 입고 등산가고 싶더라고요.

    • e비즈북스 2010.10.04 10:14 신고  Addr  Edit/Del

      작년에 단풍놀이하러 산정호수 갔다가, 할머니-어머니와 마주쳤던 생각이 나네요. 올해는 어디로 가야 하나 생각 중이에요. 내장산에 한번 가보고 싶긴 한데-

posted by e비즈북스 2010.09.30 10:32

바닥에서부터 시작하라는 말은 쇼핑몰 사장이 되려는 사람에게는 누누이 강조하는 말이다. 아주 원론적이면서도 기초적인 말이다. 작은 쇼핑몰 하나 운영하는데 바닥부터 일할 필요가 있냐고 반문할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런 사람들은 회사에 취직하여 시키는 일만 실수 없이 잘해서 매달 안정적인 월급을 받는 편이 낫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flickr - michael kay


쇼핑몰이라는 게 주문이 들어오면 상품을 매입하고 포장해서 배송하면 되는 것 아니냐고? 천만의 말씀이다. 주문은 그냥 들어오지 않으며, 상품 매입은 담배 사듯 쉽지도 않고, 포장은 기계가 해주지 않는다. 주문이 안 들어와서 손가락이나 빨면서 하루 종일 게임만 하는 쇼핑몰 사장들도 많다. 주문을 받고도 상품 매입을 못해서 소비자에게 사과 전화를 걸고 카드 결제를 취소해야 한다면? 티셔츠를 주문했는데 바지가 왔다고 소비자가 불평을 늘어놓은 경우는 없는가?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바닥부터 경험해야 한다.

당장 쇼핑몰 사장이 되고 싶은데 바닥부터 경험하라니 힘이 빠질 수도 있다. 사장입네 대우받고 싶은데 막내가 되어 위에서 시키는 일만 해야 한다면 다 때려치우고 싶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렇게 하는 편이 좋다. 어린 나이에 매출 몇 억짜리 스타 사장이 된 사람들과 같은 화려한 인생을 꿈꾼다면 애초부터 시작하지 않는 게 좋다. TV 스타들도 인기가 3년을 가기 힘든데, 스타 사장이라고 다를 바는 없다.

신문이나 TV에도 나오고 남부럽지 않게 생활하는 듯 보이니, 사장만 되면 자신도 그만큼 누릴 수 있을 듯 착각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것이 미디어의 맹점이다. 인간은 자신이 보고 싶어 하는 것만 본다. 스타 사장들은 그러한 심리를 이용한 미디어 상품에 불과하다. 2007~2008년엔 TV에 스타 사장들이 참 많이도 나왔는데, 요즘에는 통 보이지 않는다. 3년밖에 안 되었는데 벌써 유행이 지난 것이다.

바닥부터 경험해 보라는 말은 많은 의미를 내포한다. 실수를 방지할 수 있고, 시행착오를 줄이며, 기초가 탄탄해지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매장 청소도 안 해본 사람이라면 새로 들어온 직원이 청소하는 데 2시간이나 걸린다고 투덜거려도 그냥 넘어갈 것이다. 그리고 포장 오류로 다른 상품이 배달이 되는 일이 잦아도 문제의 근본 원인을 찾는 데만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다.

그 기간 동안 발생되는 불필요한 비용들은 마진을 갉아먹고, 적자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지나친 비약 같은가? 5천 원짜리 티셔츠 한 장 팔아서 1천 원 남는데, 포장 오류가 생기면 배송비만 왕복 4천 원이 든다. 티셔츠 3장을 더 팔아야 겨우 본전이 되는 셈이다. 그뿐인가? 소비자가 가만히 있을 리 없다. 시간적인 손해 배상을 하라는 손님도 있다. 몰상식하다고? 손님은 내 물건을 사주고 수익을 내게 한다. 상식이며 도리를 따지는 것 자체가 오히려 상식 밖의 행동이다. 누구나 물건을 잘못 받으면 당연히 화를 낼 것이다. 내가 화를 내는 것은 당연하고, 손님이 화를 내는 것은 당연하지 않다는 말은 커다란 모순이다.

거래처와의 관계는 또 어떠한가? 한동안 꾸준히 잘 매입하던 물건이 있는데, 어느 날 오픈마켓을 보니 똑같은 물건을 본인이 매입한 가격에 팔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면, 거래처에다 그동안 부당하게 더 챙겨 먹은 금액을 토해 내라고 할 것인가? 그런다고 거래처가 돈을 주지는 않는다. 장사하기 싫다면 모를까, 당장 내일 나갈 물건들을 매입할 곳이 없다면 따질 수도 없다. 이렇듯 바닥을 경험하지 못한 사장들은 크고 작은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보자. 지인 중에 쇼핑몰 사장이 있었다. 웹디자이너로 일하다가 바닥도 경험하지 않고 쇼핑몰을 창업하였다. (이런 사례는 너무도 많다. 쇼핑몰을 장사가 아닌 IT 사업쯤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는 뜻이다.) 직원들 간의 문제, 배송 오류, 내지 않아도 될 과도한 세금으로 하루 종일 일하고도 매월 결산은 적자를 기록했다. (공과금은 과도하게 내면 돌려주지만 세금은 그렇지 않다. 매입 및 매출에 따른 세금계산서를 제대로 정리하지 않아 부가세를 잘못 신고하여 많이 냈을 경우, 즉 매출은 제대로 신고하고 매입은 적게 신고했다면 세금이 많이 나온다. 이럴 경우에는 차후에 정정 신고를 해도 환급 절차가 까다롭다. 또한 과도한 매입 누락 때문에 환급을 받고도 환급 조사까지 받을 수 있게 된다. 매출이 누락될 경우에는 문제가 더 심각해진다. 불성실 가산세 및 누락에 따른 추징세까지 내야 한다.) 결국 부모님이 물려주신 아파트를 담보로 대출을 받았지만 그것도 잠시, 결과적으로는 아파트 한 채를 날리고 다시 원래 하던 일로 돌아갔다.

이런 예를 보고, ‘나는 절대 그렇게 되지 않도록 열심히 할 거야’라며 각오를 다질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 사람인들 ‘쇼핑몰로 아파트를 날리겠다’라는 포부를 가지고 시작했겠는가? 각오만으로 되는 일이 아니다. 3~4살짜리 어린아이들도 매일같이 각오한다. “내일부터 엄마 말씀 잘 듣겠습니다”라고 말이다.
바닥부터 경험하면 자세와 마인드, 사고방식, 태도 등을 바꾸게 된다. 그렇다면 직접 경험하지 않고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묻고 싶을 것이다. 첫 번째 책에서는 간접적인 경험도 언급했으나 이번 책에서는 ‘간접 경험은 없다’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아예 경험하지 않은 사람보다야 낫겠지만, 결국 직접 경험한 사람들보단 못하다는 뜻이다. 직접 몇 년씩 경험한 사람들도 경제 불황에 나가떨어지는 판에, 간접 경험자들은 오죽하겠는가.

그러면 바닥부터 경험하기만 하면 성공이 보장될까? 물론 아니다. 그렇다면 경험 이상의 무엇이 필요한 걸까? 바닥부터 경험하면서 그 과정을 일기로 남기는 일이다. 그 일기는 소중하게 간직하다가, 힘이 들 때, 문제에 부딪혔을 때, 잘되고 있을 때에도 가끔씩 펼쳐보라. 알고 있는 것은 절대로 잊지 않도록 해주고, 새로운 문제가 있다면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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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ickr - Paul Watson


일기를 쓰는 일은 어렵게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 날짜별로 구성된 작은 다이어리에 매일매일 본인이 배운 것을 최소 3가지 이상 적는 것이다. 많을수록 좋다. 이는 바닥부터 학습하는 과정에서 하루하루를 소중히 여기고 배우겠다는 각오를 실천하기 위한 것이다. 이것은 자신과의 약속이다. 무엇이든 좋으니 배운 것은 모두 적어라.

단, 너무 간단하게 적지 않는 편이 좋다. 너무 간단히 적으면 나중에 다시 볼 때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진열장을 카테고리별로 구성하여 상품 매입 후 진열해 놓고 포장하니, 효율적이고 포장 시간도 단축되며 포장 오류가 발생되지 않음’이라는 식으로 작은 것이라도 자세히 서술하는 편이 좋다는 뜻이다.

‘진열장 카테고리화’라는 식으로 써놓으면 진열장이라는 카테고리를 만들라는 것인지, 진열장 모양으로 카테고리를 만들겠다는 뜻인지 혼란스러워진다. 나도 이런 기록 방법을 사장이 되고 나서야 배웠다. 막내 생활을 할 때 배워뒀더라면 수많은 문제들을 쉽게 해결했을 텐데, 어렵게 많은 비용을 들이고 나서야 해결하고 후회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쇼핑몰에 막내로 들어가서 시키는 일도 하기 바빠 죽겠는데, 그때그때 배운 것을 기억해 뒀다가 일기까지 쓸 수 있느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요즘에는 휴대전화가 발달해서 녹음하거나 일정 관리 및 메모로도 가능하다.

의류 쇼핑몰 사장이 되기 위해 동대문 가게에 들어가 일하게 되었다고 하자. 물건이 들어오면 박스를 뜯어서 상의는 이쪽에 쌓고, 하의는 저쪽, 액세서리는 아래쪽에 쌓아놓으라고 지시를 받았다. 그런데 막내라고 시키는 대로만 하면 안 된다. 왜 그렇게 하는지 이유를 생각해야 한다. 도저히 모르겠거든 물어보라. 바로 윗사람이 모르면 사장에게라도 물어보라. 사장도 모른다고 말한다면 차라리 다른 직장을 알아보는 편이 낫다. 사상누각인 회사일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내가 군대에 있을 때의 일이다. 신병으로 들어가니 바로 위의 고참이 쪽지를 주면서 그대로 하라고 시켰다. 그 쪽지는 조선 시대부터 대물림했는지 빛이 바랠 대로 바랬고, 코팅된 곳 여기저기가 뜯어져서 비닐 테이프로 덧붙인 흔적이 있었다. 쪽지에는 일어나서 눈뜨자마자 취사실 설거지, 수납함 정리, 바닥 청소, 욕실 청소를 하고, 상황실에 벗어놓은 고참 전투화를 닦으면서 총기 소제를 한 후, 내무반 바닥에 물을 뿌리라고 쓰여 있었다. 처음엔 그저 시키는 대로, 아무 생각 없이 했다. 그러다가 설거지 후 수납함을 정리하는 순서가 아니라 바닥 청소 후 설거지하는 식으로 거꾸로 일하다가 고참에게 걸려 혼나곤 했다.

“막내가 빠져서 시키는 대로 안 하고 제 맘대로 하네?” 그렇게 혼나면서도 왜 그런지 이유를 생각하지 않았다. 삽질하라면 삽질하는 기계처럼 시키는 대로만 했다. 그리고 내 딴에는 ‘참 비효율적으로 일하네. 들어가자마자 바닥을 청소하고 설거지하는 게 더 빠를 것 같은데, 왜 설거지를 하고 수납함을 정리한 후 마지막에 바닥을 청소하라는 거지?’라며 고참들이 멍청하다고까지 생각한 것이다. ‘너희들은 멍청한데 똑똑한 나는 막내라서 시키는 대로 하는 거야. 내가 분대장이 되면 이 규칙을 다 바꿀 거라고.’ 지금 생각하면 어이없는 자기합리화였다. 고참이 안 보면 내가 정한 순서대로 일을 하다가, 어느 날 문득 내가 생각한 순서대로 일하면 시간이 좀 더 걸린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7시에 욕실 청소를 시작해야 하는데, 7시 10분이나 20분이 되어야 시작하게 되는 것이었다. 그러다 보니 다른 일도 밀리고 시간이 촉박해져서, 결국엔 나만 더 힘들어졌다.

늦게 일어나는 것도 아닌데 왜 그럴까 생각하다가 해답을 찾게 되었다. 그 쪽지에 쓰인 일하는 순서는 어느 날 왕고참이 하늘에서 떨어진 계시를 받아 만든 것이 아니라 수년, 아니면 수십 년간의 경험을 토대로 하여 가장 효율적으로 짠 것임을 깨닫게 된 것이다. 업무 순서를 만든 고참들도 나처럼 이런저런 방법을 시도해 보다가, 쪽지에 적힌 방법이 가장 효율적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기록으로 남긴 것이다.

고참들이 야간 근무를 서면 라면 등 야참을 먹고 그릇을 설거지통에 넣는다. 다음 날 분대의 막내는 그릇을 설거지하고 수납함에 정리한 후 바닥을 청소하게 되어 있었다. 개인 주택이 아니므로 남은 음식을 쓰레기통에 넣는 것이 아니라 바닥 하수구에 버리게 되는데, 그러다 보니 설거지가 끝나면 바닥에 음식물 찌꺼기들이 생긴다. 내 방법대로 하면 남은 음식이 없는 날엔 바닥 청소를 하고 설거지를 끝내면 그만이지만, 그렇지 않은 날엔 바닥 청소를 하고 설거지하고 음식쓰레기 때문에 다시 바닥 청소를 하니 일을 두 번 하는 셈이었다. 그러니 시간이 더 걸릴 수밖에.

아주 단순한 일조차 단번에 깨닫지 못한 내가 답답해 보일 수도 있겠다. 어쨌든 과정에 따른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데도 한낱 막내가 어쭙잖게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이는 사회생활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다.

바닥부터 경험할 때는 스펀지가 물을 흡수하듯 모든 것을 배워라. 심지어 사장이 왜 팔자로 걷는지, 그 이유까지 생각하라. 그리고 배운 것은 잊지 않도록 일기에 기록하라.

배우기 위해 택한 그곳은 당신의 생각과 자세를 바꿔주는 것은 물론이고 나중에 사장이 되었을 때 크고 작은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수련의 장이 될 것이다. 돈도 받고 일도 배우고, 얼마나 좋은가?

바닥부터 경험하는 과정을 통해 점차 사장의 마인드로 바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기회나 재력도 한순간에 물거품이 되게 마련이다.



★ 체크 포인트 ☆

● 내가 뛰어들려는 쇼핑몰 분야의 바닥부터 경험하라.
● 수련 과정에서 매일 배운 것을 3가지 이상 기록하라.
● 일기는 나중을 위해 자세히 서술하라.



《쇼핑몰 사장학》 허상무.  e비즈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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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만화왕언트 2010.09.30 17:58 신고  Addr  Edit/Del  Reply

    정말 돈버는것중에 쉬운게 하나도 없는거 같아요..
    쇼핑몰도 예외는 아니겠죠. ㅎㅎ;;

posted by e비즈북스 2010.09.29 10:09


대부분의 쇼핑몰 사장들은 다른 직원들보다 일찍 출근한다. 당연해 보이는 듯한 이 말에 많은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한 회사의 사장, 즉 대표는 그 회사의 모습을 반영한다. 특히 매일같이 얼굴을 대면하는 소규모 쇼핑몰 업체에선 더더욱 그렇다. 사장은 좀 늦게 출근하더라도 직원들은 출근에 대한 패널티를 주면 된다고? 본인이 늦게 출근하는데 직원들이 늦게 나왔는지 일찍 나왔는지 어떻게 알겠는가? 다른 직원에게 물어보면 될 것 같은가? 힘을 모아 일해도 모자랄 판국에 직원들끼리 갈라지기를 바라지는 않을 것이다. 출근 기록기를 쓰면 된다고 생각할지 모르나, 중간급 직원들이 막내에게 대신 찍어달라고 부탁할 경우는 어떻게 할 것인가? 막내 입장에서는 사장 대신 일을 시키고 지시를 내리는 권한을 가진 사람이 중간급 직원이므로, 거절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니 이런저런 고민을 하기보다 일찍 나오는 편이 낫지 않을까? 사장이 자리를 비우면 대신 책임져줄 사람이 아무도 없다. 또한 늦게 출근하는 사장의 태도를 직원들은 따라 하게 되니, 본인은 늦게 출근하면서 직원들에게만 일찍 출근하라는 이율배반적인 태도는 직원들에게 절대 신뢰를 줄 수 없다. 신뢰를 주지 못할 경우 이직률이 높아지기 때문에 업무 공백으로 인한 피해는 곧 쇼핑몰의 몫이며, 이에 대한 책임은 사장이 져야 한다. 그러므로 출근은 직원들보다 일찍 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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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ickr - c.a.muller


사장이라고 편하게 일하기를 기대하지 말라, 명색이 사장인데 여유를 부려도 괜찮지 않냐고? 그런 식으로 폼 잡지 말기 바란다. 여유와 어리광의 대가를 다른 직원들이 대신 책임져줄 것 같은가? 천만에 말씀이다.

쇼핑몰 매출이 평준화되고 일이 자연스럽게 돌아가는 단계에서 자칫 사장들은 할 일이 없는 것처럼 느껴지게 된다.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은 쉽게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지만, 이미 쇼핑몰을 운영한다면 알 것이다. 괜히 자리만 지켜봐야 직원들이 눈치 보는 것 같고, 분위기만 안 좋은 듯 느껴진다.

이 정도 단계라면 포장은 포장 담당자들이 하고, 관리 또한 각 파트의 담당자들이 한다. 예전에는 부족한 인원만큼의 업무 공백을 사장이 메웠지만, 그 단계가 넘어가면 그때부터는 무얼 해야 할지 모른다.

예를 들어, 출근해서 이메일을 확인하고, 주문을 확인하고, 필요한 재고를 정리하여 매입 준비까지 업무를 처리하는 데 처음엔 3시간이 걸렸다고 하자. 이 패턴화된 일상이 반복될수록 3시간이 2시간으로 줄어들고, 2시간이 1시간으로 줄어들 수 있다. 매출이 떨어지기라도 하는 날엔 10분 만에도 끝난다. 예전에는 3시간의 비중을 두어 처리하던 업무가 1시간 만에 끝나면 2시간이라는 공백이 생긴다. 이때 친한 거래처 사장을 만나러 간다든지, 인터넷 서핑을 하면서 낄낄거린다든지, 시간을 흘려보낼 우려가 있다. 이는 잘못된 방법이다. 직원들의 경우 업무가 할당되면 업무를 처리하고 맡은 업무가 끝나면 하루 일과를 마감하지만, 사장은 쇼핑몰의 업무를 맡지 않는 이상 공백과도 같은 시간들이 늘어날 수 있다. 그렇다고 시간 죽이기를 하면 안 된다. 이 또한 스스로 깨닫지 못하면 어쩔 수 없지만, 점검하여 고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어떻게 고치는 것이 좋을까? 시간 관리에 대해 많은 책을 보고 스스로 고치려는 노력을 해왔는데, 그중 가장 효율적인 방법을 소개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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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ickr - Amir K.


먼저 하루 일과 중 본인의 업무가 빨리 처리되었든, 업무가 줄어들었든, 업무가 아닌 쉬는 시간이 많은 듯 느껴진다면, 작은 수첩(몸이나 가방에 늘 지니고 다닐 수 있는 사이즈가 좋다)을 준비한다. 항상 옆에 두고 1시간 간격으로 본인이 한 일을 체크한다. 그리고 이것이 잘 지켜지지 않는다면 30분 간격으로 시간을 줄여라. 이 방법은 아주 간단해 보일 수 있으나 실천하기는 어렵다. 중간중간 발생하는 예기치 못한 일들(전화 업무가 바빠서 전화를 받았다든지, 갑자기 거래처와 약속이 잡힌다든지, 직원이 나오지 않아 업무 공백을 처리한다든지 등)을 처리하다 보면 기록이 잘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급적 1주일이나 2주일 동안 꼭 기록해 보고 검토하기 바란다.

기록되지 않은 시간대가 있다면 이 시간대는 본인이 시간을 잘 활용하지 못한 것으로 생각하라. 즉, 매일 12시에서 1시 30분 사이가 기록되어 있지 않다면 이 시간대를 활용하지 못한 것으로 간주한다는 뜻이다. 그리고 반복적인 업무가 기록되어 있다면 이는 규칙적인 시간대에 업무화시킬 수 있는 일이다. 가령 5~6시 사이에 장부 기록을 했다고 하자. 이럴 경우 그 시간대에 장부를 기록하는 것이 본인이 맡을 수 있고 맡아야 하는 업무가 되는 것이다. 이 방법을 몇 주간 하다 보면 업무 시간 내에 자신에게 남는 시간대, 남지 않는 시간대를 파악할 수 있다.

이러한 절차가 끝나면 남는 시간에 회사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생각하고 하루에 1~2개씩 업무를 추가한다. 기록을 검토해 보니 1~2시 사이에 한 일이 없거나 불필요한 행동을 하고 있다면, 그 시간대에 할 수 있는 업무를 찾아 추가하는 것이다. 광고 방법을 찾는다든지, 광고사 활용 방법을 찾는다든지 새로운 업무를 찾아 추가하는 것이다. 새로운 업무를 추가할 때는 많은 업무를 추가하려 욕심 부리기보다는 1주일이나 2주일에 하나씩 실천하기 쉽도록 여유를 두고 꼭 필요한 업무들을 추가한다. 많은 업무를 추가하려 하면 부담과 거부감을 느끼기 쉬우므로 제대로 실천하기 어려울 수 있다.

참고로 필자의 하루 일과표를 첨부한다. 모든 쇼핑몰 사장들이 이런 일과에 따라 업무를 하진 않겠지만 참고하기 바란다.



● 9:00  업무 시작
● 9:00~9:30  이메일 확인, 업무 일정, 거래처의 상품 매입 단가 확인(상품 가격이 환율에 따라 차이가 있으므로 매입 단가 변동이 큰 편이다. 그래서 별도의 업무로 매입 단가를 확인해야 한다.)
● 9:30~12:00 경쟁 업체들과의 가격 비교 및 변동된 단가 수정, 신상품 등록
● 12:00~13:00 점심시간
● 13:00~16:00 신상품 위주의 상품 관리 및 전화 업무
● 16:00~17:00 거래처 결제(월, 수, 금). 화, 목요일의 경우 광고사의 광고 효과 검토 및 새로운 광고 찾기(효율적인 광고 업무를 위해 주 1회 이상은 신경 쓴다. 불경기를 겪게 되면서 새로 추가한 업무이기도 하다.)
● 17:00~19:00 장부 정리. 그날 매입, 매출, 비용에 관한 전표를 장부에 기록한다.



《쇼핑몰 사장학》 허상무.  e비즈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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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비즈북스 2010.09.28 09:54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의 원리를 잘 알고 이해하면서도 정작 무료 광고는 있을 거라 생각한다. 그리고 곳곳에서 무료로 광고해서 효과를 봤네 어쩌네 하는 이야기들이 나와서 그 말에 힘을 실어준다. 그러나 2003~2004년에는 가능했을지 모르겠으나, 지금은 거의 불가능하다. 네이버 지식iN이 처음 생기면서 필터링이 강화되지 않았을 때만 해도 이 틈새를 이용하여 무료 광고를 하기도 했으나, 네이버에서 답변의 신뢰도를 강화하기 위해 지속적인 필터링, 모니터링을 거치면서 거의 근절되었다. 지식iN을 통한 무료 광고는 효과는커녕 아이디 영구 정지 등과 같은 제재를 받기 쉽다. 그렇게 되니 요즘에는 블로그를 이용한 광고가 늘어나고 있다. 아직까지 블로그는 지식iN만큼 모니터링이나 필터링을 하진 않고 있으나, 이 또한 차후에 제재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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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ickr - polymath blues


이는 광고주와의 형평성 및 신뢰 문제 때문이다. 누구는 돈을 지불하고 광고하고, 누구는 돈을 지불하지 않고 광고하는 이중성을 가진 광고사, 즉 포털사이트에 광고주인 쇼핑몰 업체들이 가만히 있을 리 만무하기 때문이다. 포털사이트의 입장에서도 안정적인 광고 수입원을 유지하고 광고주들로부터 신뢰를 얻기 위해서 무료 광고는 근절시키려 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무료 광고를 하는 입장에서는 새로운 방법을 찾아야 하고, 효과가 없거나 제재를 받으면 새로운 방법을 다시 찾아야 한다. 그럴 시간에 차라리 비용을 지불하되 효과 있는 광고 방법을 찾는 편이 바람직하다.

무료 광고를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장사에 필요한 공부는 하지 않고 무료 광고에 필요한 공부만을 하게 된다. 블로그에 연예인 기사를 복사해 놓고 하단에 쇼핑몰 주소를 기재한다든지, 검색순위 상위의 단어들을 조합하여 블로그를 작성한 후 쇼핑몰 주소를 기록하여 놓는다든지 하는 편법만 는다. 취급하는 상품의 트렌드와 구매층을 분석하고 물건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축적해도 부족할 판에 취급 상품에 대한 공부는 뒷전이고 블로그만 열심히 작성하는 것이다. 나중에 파워블로거가 되어 기업의 홍보비를 받으면서 활동할 생각이 아니라면, 본인이 취급하는 상품에 대해 공부하는 편이 낫다는 뜻이다.

남들은 요즘 유행하는 옷들을 매입해서 판매하는데, 유행이 지나고 철 지난 옷을 전시해 놓고 열심히 무료 광고를 한들 제대로 판매되지 않는다. (의류 쇼핑몰 중 이러한 업체들이 예상외로 많다.) 남들은 맵시가 좋은 모델을 고용해서 취급하는 상품의 가치를 높이며 상세 설명을 덧붙이는데, 바닥에다 옷을 널어놓고 찍은 사진을 올리고 판매되길 기대한다든지, 태그도 안 뗀 옷을 마네킹에 대충 걸쳐놓은 사진을 올린 후 판매되길 기대하면서 열심히 무료 광고를 한들 전혀 효과가 없다. 가슴에 손을 얹고 그런 쇼핑몰을 보고 물건을 사고 싶은지 자문하기 바란다.

광고에는 구매력을 결정하는 광고와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광고가 있다. 쇼핑몰에서 필요한 것은 구매력을 결정하는 광고이지, 인지도를 높이는 광고는 효과가 없다. 방문자만 많고 구매는 일어나지 않는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것이다. 요즘 블로그를 통한 광고들이 인지도를 높이는 광고에 속한다. 그래서 대기업이나 중소기업 등이 자사 제품을 홍보해 주는 대가로 일정 비용을 파워블로거에 지불하고, 자사 제품의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곤 한다.

그런데 쇼핑몰 측면에서 인지도를 높이는 광고가 효과가 있을까? 기사에 댓글로 홈페이지 URL을 기재해 놓거나 연예인 사진을 걸어놓으면 방문자 수는 좀 증가할지 몰라도 구매에는 전혀 도움이 안 된다. 차라리 연예인이 입고 나온 똑같은 옷을 판매하면서 사진과 상품 URL을 걸어놓는다면 효과는 있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효과가 없을지도 모르는 블로그를 작성하고, 기사를 찾고, 관리하는 시간에 차라리 적절한 비용의 효과적인 광고 방법을 찾고 연구한다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어느 편이 더 이익이겠는가?

스팸메일을 활용하는 것은 또 어떤가? 누가 예전에 쇼핑몰 광고가 뭐가 어렵냐, 오픈하고 스팸메일 몇 주 보내면 되지 않느냐는 어이없는 말을 한 적이 있다. 자신만 똑똑하고 상대방들은 모두 허술해 보인다고 생각한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요즘 이메일 제공업체들은 기본적으로 스팸을 차단한다. 한때 스팸메일 발송 프로그램들이 몇 만 원에서 몇 십만 원까지 판매되기도 했지만 얼마 안 가서 무용지물이 되었다.

가끔 광고를 상위에 랭크시켜 주거나 광고 대행을 해주겠다며 전화하는 업체가 있다. 이런 사람들은 대부분 사기꾼이니 절대 일을 맡기지 않기 바란다. 내가 직접 포털사이트에 광고주로 가입해서 광고를 집행할 수 있는데, 광고 대행사에 돈을 더 주어가며 대행을 맡긴다는 것 자체가 모순이다. 또 감언이설로 광고비를 싸게 해준다고 하는데, 그들이 가지고 있는 키워드나 광고 섹션위치이 내가 원하는 것이 아니거나 광고 효과가 없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러니 광고 진행은 무조건 직접 진행하라. 누가 대신 해준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 과연 누가 나를 위해 대신 돈을 벌게 해주겠는가? 설사 그렇더라도, 그 이상으로 금전적인 요구가 따를 것이다.


"나에게 돈을 벌어다 주는 공짜 행위는 없다. 실현 불가능한 이상일 뿐이다.
나에게 돈을 벌어주게 하겠다는 사탕발림을 더욱 경계해야 한다.
이 치열한 시장에서 누가 대신 돈을 벌어주겠는가?"



《쇼핑몰 사장학》 허상무.  e비즈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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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비즈북스 2010.09.27 17:45
쇼핑몰 예비 사장이나 지금 사장인 사람들 중에는 간혹 쇼핑몰을 장사가 아닌 사업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장사꾼이 아니라 사업가 마인드로 장사를 하는 것이다. 어처구니없을 만큼 품위 유지비를 많이 쓰는 사람도 보았고, 법인카드로 접대하는 사람도 보았다. 이런 사람을 보면, 돈을 버는 게 아니라 쓸 생각을 더 많이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인터넷 쇼핑몰은 품위 있는 IT 비즈니스 모델이 아니다. 장사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인터넷 쇼핑몰을 IT 사업처럼 생각하고 있다. IT 버블 때문에 그러한 현상이 생긴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 쇼핑몰은 장사임을 잊지 말길 바란다. 장사이기에 스스로를 낮추고 성실하게 일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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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ickr - ornellaswouldgo

 
사업과 장사의 차이는 무엇일까? 사업은 대의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작은 목적과 성과를 운영하고 경영하는 것이다. 시장 점유를 위해 손해 보며 물건을 팔 수도 있고, 경쟁사를 이기기 위해 자사 물건을 이벤트 식으로도 나눠줄 수도 있으며, 영업망을 늘리기 위해 대리점에 지원비를 줄 수도 있다. 이렇듯 큰 목적과 작은 목적들을 이루기 위해 조직적으로 운영하고 경영한다. 그러나 장사는 좀 더 단순해서, 단지 물건을 팔아 이득을 얻는 목적이 있을 뿐이다.

이 주된 목적에 따르는 작은 경영이라고 해봐야 더 잘 팔기 위한 것이다. 그러므로 큰 목적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런데도 사업가다운 마인드로 쇼핑몰을 운영하는 사람들은 “매출이 없어서 원가 이하로 팔았어요”, “처음이니까 손해 보고 팔다가 매출이 점차 상승하면 그때 이익 보려고요”, “원래 장사는 초반엔 다 손해 본대요. 점차 나아지겠죠”라고 말한다. 장사 면에서 보면 모두 틀린 말이다. 이는 자신이 저지르는 실수에 대해 스스로 책임지기 싫어서 합리화하는 데 불과하다.

매출이 없으면 원가 이하로 팔 생각을 하기보다는 광고를 하든, 홍보를 하든, 아는 사람에게라도 팔든 제값에 물건을 팔 생각을 해야 한다. 원가 이하로 판다고 소비자들이 고마워할 것 같은가? 자신이 산 물건이 원가 이하인지 마진율 100%인지 알지도 못한다. 처음이니 손해를 보면서 팔다가 매출이 나아지면 이익을 본다는 말도 그렇다. 첫 단추를 잘못 끼워놓고 나머지 단추가 제대로 끼워지기를 기대할 수는 없다. 나중에 이익을 보며 팔다가도 매출이 저조하면 또 손해를 보고 팔려고 들 것이다. 장사 초반엔 다 손해를 본다는 말은 정작 장사다운 장사는 해보지 않은 사람들의 자기합리화에 불과하다. ‘장사는 오픈발’이라는 말도 있듯, 초반에 더 잘된다. 그러다가 타성에 젖는다든지 나태해지면서 초심을 잃고 점차 매출이 줄어드는 것은 봤어도 초반에 손해 보는 법은 없다. 그런데도 초반에 손해 보고 결국 장사를 접는 장사꾼 아닌 장사꾼들이 많다.

장사꾼이라는 말이 듣기 싫고, 하위 계층처럼 느껴지는가? 차라리 겉만 번지르르한 사기꾼 같은 사업가보다는 장사꾼 중에 재력가가 더 많다. 거짓말 같은가? 시장 상인들이 밀집한 곳의 은행과 사무실이 밀집한 곳의 은행 중 어느 은행에 돈이 많을 것 같은가? 사무실이 밀집한 곳의 은행에 돈이 더 많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은 정반대다. 시장 상인들이 많은 은행이 예금율도 더욱 높다. 그런 은행들이 사무실이 밀집한 곳의 은행에 돈을 대준다. 시장 상인들이 밀집한 주변의 집들은 근저당도 거의 없다. 그러나 사업가들이 사는 주변의 집들은 근저당률이 높다. 그만큼 대출을 많이 받았다는 말이고, 현금을 많이 가지고 있지 않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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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ickr - ornellaswouldgo



브랜드 없는 옷을 입고 생선을 팔지만 빚이 없는 사람과 수제 명품 옷을 입고 수입 차를 끌고 다니지만 빚이 많은 사람 중 후자가 좋아 보이는 독자들은 애초에 생각을 바꾸는 것이 좋다. 빚이 좀 있어도 사치도 부리면서 살고 싶다고 생각하는 독자들은 돈을 버는 것보다 쓰고 싶은 쪽으로 흐르기 때문에 돈을 모으기 힘들다. 쓰는 만큼 벌면 된다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독 밑이 빠져 있는데, 더 많이 붓는다고 독에 물이 차지는 않는다. 재능그룹 박성훈 회장은 “빚만 없으면 리어카를 끌어도 행복하겠다”라고까지 말한 적이 있다. 그만큼 과도한 빚은 기회를 제한하고 성장을 막기도 한다. 재력도 안 되면서 수입 차 끌고 다녀봐야 남들이 알아줄 것 같은가? 웬만한 수입 차가 아니면 지나가다 쳐다보는 사람도 없고, 지인들도 부러운 시선이 아닌 안타까운 시선으로 쳐다볼 뿐이다. 아니면 그를 이용하여 자기 잇속을 챙기려 들 것이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쇼핑몰은 장사임을 잊지 말기 바란다. 예전에 아는 사람이 “이제 쇼핑몰도 안정권에 접어든 것 같고, 한 단계 더 성장하기 위해 사업처럼 운영하고 싶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그가 말하는 안정권이 어떤 상태인지는 모르나, 고작해야 몇 년 놀고 먹을 정도일 것이다.

고작 그 정도로 안정권을 논하는 것 자체가 그릇이 작다는 뜻이다. 한 세대도 아니고 몇 년 먹고 놀 정도가 안정권이라면 이 세상에 과반수는 모두 안정권에 접어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장사와 사업은 다르다. 쇼핑몰은 장사임을 잊지 말라. 장사는 물건을 팔아 이득을 봐야 한다.
장사하면서 손해를 볼 수도 있다는 어쭙잖은 기업가의 마인드는 버려라."


《쇼핑몰 사장학》 허상무.  e비즈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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