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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hat보다 How, 스마트한 최첨단 찌라시 배달의민족
    e비즈북스의다른책들/앱 스토리 2012. 6. 26. 11:36

    What보다 How,
    스마트한 최첨단 찌라시
    배달의민족
    우아한형제들 김봉진 대표


    김광수 CTO(왼쪽)와 김봉진 대표(오른쪽)
    김봉진 대표는 국민대학교 디자인대학원 휴학 중이다. 디지털 대행사 이모션, 네오위즈, NHN 브랜드마케팅 디자이너를 거쳤다. 나이키 코리아, 현대카드 등 국내 유수 대기업 사이트 아트디렉터로서 활동했다. 한국경제신문 선정 2011 떠오르는 벤처스타 CEO 16인. 2003년 및 2004년 뉴욕광고제 파이널리스트.



    왜 ‘배달의민족’인가?


    요리하기 귀찮거나 출출할 때마다 생각나는 배달음식의 유혹. 그 유혹은 현관문이나 냉장고에 덕지덕지 붙은 소위 말하는 배달음식 ‘찌라시’로부터 시작된다. 그러나 스마트한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더 이상 찌라시를 살펴보며 뭘 먹을까 고민하지 않게 해준 고마운 앱, ‘배달의민족’이 있다. 배달의민족은 편리하고 쉽게 스마트폰으로 배달업소를 찾아준다. 사실 현관문과 냉장고에 덕지덕지 붙어 있는 전단지 관리도 힘들뿐더러 뭘 배달해 먹을지도 난감하기 일쑤였다. 그러나 수많은 전단지를 스마트폰 속으로 밀어넣어 사용자의 위치를 기반으로 검색되는 배달업소를 한 번의 터치만으로 선택하여 언제든지 원할 때 음식을 배달해 먹을 수 있다.


    이 앱을 반기는 것은 비단 사용자뿐만이 아니다. 배달음식 업체 또한 배달의민족 앱에 업체 등록을 한 후로 크고 작은 광고효과를 볼 수 있다. 간단히 업체 등록을 했을 뿐인데 곧 매출 증대로 이어진다. 업체로 전화가 걸려오면 “배달의민족에서 걸려온 전화입니다” 하는 안내멘트가 나온다. 적게는 하루 3건에서 평균 5~10통 정도의 매출로 이어진다. 업체 사장은 소비자가 남긴 리뷰를 보면서 서비스 개선에 힘쓸 수 있고 배달음식의 편견을 깰 수 있는 기회로 삼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전단제작과 배포비의 약 10% 정도의 비용으로 광고비를 절감하는 효과도 있어 소비자, 업체, 사회적 측면 등 세 가지로 긍정적인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미 레드오션이라고 불러도 무방한 앱 시장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생활밀착형 아이템을 선택하여 연매출 60억 원을 바라볼 정도로 시장성을 확보한 우아한형제들을 소개한다.



    대기업과 포털도 정복 못 한 로컬광고 시장, 접수하다


    처음부터 허황된 꿈을 품고 시작한 사업일수록 기대에서 조금만 어긋나면 크게 좌절할 수 있다. 더군다나 IT 시장에서의 창업이라면 많은 편견과 선입견, 다양한 반응과 마주해야 한다.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디지털 트렌드도 하루하루 신경 쓰이기는 마찬가지다. 안철수 교수도 안철수연구소 설립과정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프로그램인데 무슨 연구소가 필요합니까?”라는 말을 들었다는데 그 심정이란 오죽했을까?


    당시 안 교수가 가장 답답해했던 것은 의사결정권을 가진 사람들이 컴퓨터를 몰라도 너무 모른다는 사실이었다고 한다. 컴퓨터 바이러스를 막을 수 있는 백신이 정보강국으로 가는 데 얼마나 중요한 문제인지를 간과하고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한 독지가가 그를 후원하겠다고 나섰다 뜻대로 되지 않았지만, 결국 안철수연구소는 편견과 기술력, 핵심가치로 세계 최고의 보안회사로 거듭났다.


    김봉진 대표 역시 보통 창업자처럼 ‘없이’ 시작했다. 그리고 주위의 편견과 싸웠다. ‘애플리케이션 개발사는 빨리빨리 만들고 야근을 밥먹듯 한다’ ‘1인 기업이 잘되면 얼마나 잘되겠냐?’ ‘다음엔 어떤 것을 개발해 팔 거냐?’ ‘잘되더라도 대기업에서 시장에 뛰어들 텐데 어떻게 버틸 건가?’ 등 만나는 사람마다 걱정 아닌 걱정을 하기도 했다. 더군다나 자신 역시 10년 넘게 디자인과 마케팅 업무에만 주력했던 터라 애플리케이션이 뭔지, 어떻게 꾸며야 할지, 어떤 기술을 녹여내야 할지 막연했다.


    김봉진 대표는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욕심이 없다. 지금도 그가 배달의민족 하나만 밀고 나갈 생각이라고 재차 이야기해도 아무도 믿지 않는다. 다른 개발사처럼 SI 업무를 할 생각은 더더욱 없다. 그는 박리다매로 일회성 앱을 만들지 않겠다고 단호하게 말한다. 무엇보다 앱 시장을 작게 내다보고 내뱉는 말이 싫다고 항변한다. 앱 시장도 개발에만 그쳐 사용자의 다운로드만 기댈 것이 아니라 제2, 제3의 마케팅을 통해 얼마든지 기업으로 키울 포부를 밝힌다. 그것이 곧 그가 생각하는 ‘사업’이다.


    그는 먼저 앱에 대한 밑그림을 그리기로 했다. 당시 다른 것은 몰라도 아이폰이 세상을 어떻게 바꿀지 기사와 매체를 통해 많이 봐왔던 터라 신기했던 동시에 궁금했고, 스마트폰이 잘 팔리면 그 이후 세상은 어떻게 변할지 직접 나서고 싶었다.


    그의 눈에는 다른 건 보이지 않았다. 스마트폰 하나에 전화기와 PC가 들어 있어 여러 가지를 가능하게 할 것이라는 생각만 들었다. 스마트폰 하나로 또 다른 경제활동이 이뤄질 것이라는 확신이 든 것이다. 처음에는 ‘114’ 앱을 만들 생각이었단다. 요즘에는 114에 전화하면 문자로 해당업체 번호를 찍어주지만 번거롭다. 일일이 물어보지 않고 바로 검색하여 메모할 수 있는 기술로 간단하고 빠르게 한 번의 터치로 해결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시작되었다. 단순한 기술이지만 사용자 중심의 라이프스타일을 편리하게 개선해준다는 확신이 들었다.

    그러나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114에서 업체 데이터를 얻는 것이 급선무였는데 하늘의 별 따기였다. KT에서 열어준다던 API는 깜깜무소식이었고 고객센터에 재차 문의전화를 하며 따지기도 했지만 여의치 않았다. 그러던 그에게 문득 포털 사이트에서 검색한 업체에 직접 전화를 걸어보자는 생각이 뇌리를 스쳤다. 의외의 결과였다. 대부분의 등록된 전화번호가 맞지 않았던 것이다. 이미 폐업했거나 상호가 변경된 업체도 부지기수였다. 순간 이 영역은 대기업이 나서야 한다는 생각에 포기하려는 생각도 들었다. 그는 친형 김광수와 현재 서비스고도화 팀장을 맡고 있는 고대현에게 손을 내밀게 된다. 이후 이들과 함께 현재의 배달의민족의 시초가 되는 먹거리 전화번호 수집부터 나서게 된다.


    그런데 왜 먹거리부터 선택했을까? 스마트폰이 생활 전반에 끼치는 영향이 생각 이상으로 큰 것을 감안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사용자는 항상 손에 쥐고 있으면서 뭔가를 읽고 보고 검색한다. 그중에서 음식배달이야말로 경제활동이 가장 활발할 것으로 판단했고 그만큼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생각했다. 김봉진 대표는 ‘평생에 이런 기회가 또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확실한 아이템을 찾으니 마음이 급해진 그는 검색한 전화번호에 문제가 많다고 판단하여 바로 음식점, 그중에서도 비교적 쉽고 정확하게 자료를 쌓을 수 있는 프랜차이즈를 겨냥해 일을 추진했다.


    그들의 발품으로 이 앱은 소비자의 일차원적인 불편함을 해소했다. 국내 배달음식 시장은 무려 10조원 이상에 달한다. 김 대표는 이를 감각적으로 알아차리고 더 빠른 시장진입을 위해 서두른 것이다. 1년이 지나 2011년 9월, 배달의민족이 로컬광고 시장에 가능성을 보였던 그 시점에 NHN과 KT가 합작한 지역광고 사업 회사인 칸커뮤니케이션즈가 출범했고, 이어 10월에는 SK텔레콤에서 분사한 SK플래닛도 온라인 종합광고사업을 주력사업으로 시장에 뛰어들었다. 또 2011년 9월에는 구글이 레스토랑 리뷰 업체인 자갓 서베이Zagat Survey를 1억 2500만 달러(한화 약 1350억 원)에 인수해 그동안 구글이 꾸준하게 추진했던 로컬광고 시장(구글지도, 스트리트뷰, Favorite Place, 지역광고 BM 등) 활성화에 불씨를 당겼다.


    자갓 서베이는 당시 서비스를 웹과 모바일 기반으로 연동해 포스퀘어, 옐프 등과 치열한 경쟁을 이어왔다. 그런 의미에서 구글의 이번 자갓 서베이 인수는 구글을 비롯한 대기업이 로컬광고 시장에 대해 어떤 의미로 다가서고 있는지 충분히 알 수 있는 사례다. 이 모든 것이 로컬광고의 또 다른 가능성을 알리는 신호탄이 되었다. 미국 시장만 봐도 로컬광고는 현재 전체 광고 시장의 39%인 1030억 달러에 달한다. 이를 빠르게 눈치챈 미국의 언론사와 온라인 기업은 이 시장에 일찌감치 뛰어들었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앞에서 언급한 114와 포털 사이트 사례에서 보듯, 배달의민족이 본격적으로 시장에 뛰어들기 전에는 로컬광고 시장의 모바일화는 어떤 기업의 메인 정책에도 끼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는 대기업들이 다양한 모습으로 시장으로의 진입을 꾀하고 있다. 여전히 로컬광고 시장은 네이버와 다음이 연간 100억 원 가량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지만 이것은 PC 시장일 뿐, 본격적인 모바일 성장과 함께 뜨거운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모바일과 스마트폰에 부착된 GPS는 말 그대로 찰떡궁합이기 때문이다.



    <앱 스토리>중에서.김관식.e비즈북스.6월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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