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e비즈북스 2011.01.28 09:04
상표권 침해에 걸려 넘어지다
 
의류나 기타 다른 잡화류들도 그렇긴 하지만 액세서리의 경우는 정말 이미테이션들이 많다. 샤넬이나 디올, 티파니, 까르띠에처럼 유명브랜드들은 물론이거니와 때로는 나도 알 수 없는 디자이너 브랜드들의 제품까지 참으로 많은 카피와 아류들이 지금도 계속 만들어지고 시장에 쏟아져 나오고 있다. 대부분의 판매자들은 불법인 줄 알고는 있지만 찾는 사람들도 많고 마진도 좋기 때문에 이미테이션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갖다 파는 경우가 많다.

처음엔 도매 거래처에서 모르고 가져왔다가 나중에 가격대 알아보려 여기저기 사이트 뒤적이다가 우연히 브랜드를 알게 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사실 브랜드 로고가 디자인에 포함되어 있지 않은 이상 디자인만 보고는 어디 브랜드인지 한눈에 알 수는 없기 때문에 초보 운영자들은 예쁘다고 왕창 사들였다가 나중에 낭패를 볼 수 있다.

처음 밀란케이를 시작했을 때는 이미테이션을 많이 가져다 팔았다. 사실 전공자인데다 직장에서도 브랜드 마케팅 홍보를 전담했기에 디자인만 봐도 어디 것인지 모를 리가 없는지라 몇 개월간은 양심에 찔리고 꺼림칙했다. 그러나 매출에서 표가 나니 중독처럼 쉽사리 내려놓을 수가 없었다. 남들과 차별화된 색깔 있는 브랜드를 만들고 싶었던 꿈은 온 데 간 데 없어지고 두둑해지는 통장 잔고에 내 양심은 무감각해지기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Jxx 법무 전담팀이라는 곳에서 전화가 왔다.
“사이트에 올라가 있는 제품 중에 xx는 저희 회사 제품으로 의장등록이 되어 있는 디자인이기 때문에 귀사께서는 상표권 침해로 x월 x일까지 본사로 출두하시기 바랍니다.”

눈앞이 캄캄해졌다.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 것 같았다. 오래된 재고로 페이지 맨 뒤에 있던 제품이어서 있다는 것조차도 까마득히 잊고 있던 고양이 모양의 귀걸이였는데 상표권 침해로 문제가 된 것이었다. 무뎌져 있던 양심 때문이었는지 잠시 억울한 기분까지 들었지만 엄연히 법을 위반한 것. 전화를 끊고는 정신이 들자 부끄럽고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 상대편에선 200만원의 합의금을 요구했지만 거의 판매하지 않았던 제품이라 사정을 해서 다행히도 합의금 30만원을 내고 종결이 되었다. 당시 본 상표권 침해 건으로 우리를 포함하여 1000여 군데가 넘게 걸렸다는데 액세서리에 관련해 얼마나 이미테이션이 만연해 있는지 정말 놀라울 따름이었다. 사실 금액도 금액이지만 내게는 초심을 다시 찾는 계기가 된 사건이었다.

이미테이션 상품인 CHIMA(치마)와 BEAN GONE(빈곤)


짝퉁과 st(스타일)의 경계를 파악하자
흔히들 짝퉁하면 의류나 가방, 구두 등과 같은 잡화류를 많이 떠올린다. 루이비통, 샤넬 핸드백, 페라가모 구두는 물론이겠거니와 이름도 생소한 디자이너 의류들까지 없는 게 없다. 액세서리 쪽도 예외는 아니어서 오히려 이미테이션이 아닌 제품만 쏙쏙 뽑아 고르는 것이 더 어려울 만큼 많이 깔려 있다. 그래서 유명한 상표를 제외하고는 100% 카피가 아닌 비슷한 스타일은 그냥 사입하기도 하지만 영 찝찝하다. 상표권 문제로 벌금도 물어 본 터라 더 신경이 쓰인다. 그나마 관련 업종에서 오래 있었던 터라 웬만한 것은 보면 대충 알기에 되도록 피해 가지만, 어떨 때는 한참 판매한 후에 뒤늦게 알게 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 그래서 요즘엔 사입할 때 도매상에 먼저 물어 본다.

“언니, 우리 인터넷이잖아. 짝퉁은 안 돼. 알지?”
“알죠, 그럼. 이건 괜찮아요, 날개는 비슷한데 똑같은 건 아니고….”
그렇게 긴가민가한 것은 도매상에 물어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그러나 우선은 판매자 자신도 유행하는 명품 디자인과 최신 제품들에 대해 관심을 갖고 지식을 쌓아야 한다. 소위 명품이라 불리는 해외 고급 브랜드들은 매년 신제품이 계속 쏟아져 나오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의 특징적인 디자인이 수십 년씩 가는 경우가 많으니 유명 브랜드의 특징과 대표 상품군 정도는 알고 있는 것이 좋다. 시장의 유행을 선도하는 것이 기존 유명 브랜드나 각종 패션쇼와 잡지에 소개된 명품 브랜드가 대부분이어서 현실적으로 100% 피해갈 수 없는 부분이지만, 최소한 법의 선을 넘게 되는 일은 없도록 조심하도록 하자. 탈세와 절세의 차이처럼, 짝퉁과 st(스타일)의 경계를 잘 파악하고 있어야 낭패를 겪지 않는다(디자인상으론 전혀 상관없는 제품이라도 상품명에 유명 브랜드의 이름을 거론 하는 것만으로도 상표법 위반이 되기도 한다).

한 가지 더 유의해야 할 것은 연예인 초상권과 관련된 문제이다. 연예인 스타일이라고 해서 착용사진을 그대로 가져다 쓰는 쇼핑몰들이 많은 것으로 안다. ‘어차피 여기저기 다들 쓰는데 뭐 어떠랴’ 생각했다가 역시 큰 코 다치는 수가 있다.

신고 포상금을 노리는 법파라치라는 것이 생길 정도로 인터넷쇼핑몰은 탈세와 상표권 침해 신고 등의 표적이 되고 있다. 일일이 나열하기엔 책 한 권이 되는 긴 내용이어서 짧게 언급만 했지만, 판매자가 무지하다고 용서되는 부분이 아니니 결코 가볍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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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강미란 (e비즈북스,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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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비즈북스 2011.01.27 10:03
액세서리의 복병, A/S

TV나 냉장고 같은 가전제품을 구입할 때, 가격이 10~20만 원 더 비싸더라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름 있는 전자회사 상품을 구입하려고 한다. 브랜드의 인지도도 중요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문제가 생겼을 경우 A/S 가 신속하고 고객응대가 좋기 때문이다. 액세서리의 경우도 가격대가 중고가이거나 귀금속일수록 로드숍보다는 백화점을 더 선호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일 것이다. 밀란케이 역시 ‘싼 맛에 사서 대충 몇 달 착용하다가 버리면 되지’ 할 수 있는 제품들은 아니기 때문에 그만한 서비스가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 쇼핑몰의 A/S의 원칙은 일반적인 쇼핑몰들과 같다. 일주일 이내의 하자에 대해서는 배송료 포함 무상으로 하고, 이후 건부터는 배송료만 고객 부담으로 하고 있다. 은제품이나 고급 도금제품은(일부 디자인상 어려운 것을 제외하고) 재도금 1회 무상 서비스, 이후부터는 1000~3000원 내외의 비용 추가로 고객이 부담스러워하지 않는 금액 선에서 해드리고 있다.


단순한 교환차원의 A/S를 넘어서라
우리는 북마크로 들어오시는 고객이 70~75%선이다. 광고를 많이 하는 것도 아닌데 오래하다 보니 단골손님이 꽤 된다. 그러다 보니 1~2년 전에 구입하셨던 고객들의 A/S나 리폼 요청도 종종 들어오며, 그 밖에도 백화점에서 쇼핑을 주로 하시는 30대 후반~40대 분들이 우연히 우리 쇼핑몰을 알게 되어 전화문의를 주신다.

“여보세요? 좀 아까 주문한 XXX인데요. 언제쯤 받게 되나요?”
“예, XXX 고객님, 주문하신 제품들은 오늘 발송 예정입니다.”
“아, 그래요? 여기 제작도 하시는 것 같아서 혹시나 해서 여쭈어 보는데요. 오래 전에 외국에 나갔다가 엔틱 목걸이를 사서 한참 잘하고 다녔는데 이제는 줄이 너무 낡아서요. 버리기는 아깝고. 앞부분이 너무 예뻐서 대신에 진주로 목걸이 줄을 만들고 싶은데 가능한가요?”
“예, 고객님, 가능합니다. 우선 목걸이 전체 길이랑 원하시는 스타일을 메일이나 게시판에 비밀글로 올려주세요. 저희가 확인해서 금액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사이트 좌측 중간에 개인결제라는 메뉴 보이실 거예요. 그 안에 고객님 성함으로 결제메뉴 준비해 놓고 문자드리겠습니다.”
“그럼, 목걸이 만들어지면 오늘 주문한 거랑 같이 보내주시겠어요? 급한 것은 아니라서.”
“예, 저희가 택배기사님이 방문수거하시도록 예약을 해놓겠습니다. 간단히 메모 적어서 작은 박스 안에 넣어 두셨다가 내일 기사님께서 방문하시면 그냥 드리시면 됩니다. 기사님께서 주소를 프린트한 스티커를 붙여서 가져가시니 주소는 따로 적으실 필요 없으시고요, 배송료 2500원은 리폼가격과 함께 결제하실 금액에 포함해 놓겠습니다.”

고객을 위해 안내해 드리는 손쉬운 A/S 요령

단골고객 중 상당수는 이렇게 자신이 가지고 있는 유행이 지난 진주 목걸이나 스톤 귀고리들을 리폼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한다. 시간이 걸리고 조금 귀찮은 일이지만 고객만족 차원에서 스톤 가격과 공임을 받고 만들어 드린다. 이러한 맞춤 A/S를 받아 본 고객들은 대다수 밀란케이의 충성고객이 되며, 우리 역시 고객의 요청으로 이렇게 디자인 변형을 한 것이 새로운 베스트셀러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주의할 점은, 쇼핑몰의 주객이 전도되어 리폼쇼핑몰로 흘러갈 수도 있으니 표면적으로 드러내지는 않고 고객과의 전화상담 시나 게시판 답변에 살짝 귀띔을 드리는 편이 좋다. 그리고 고객이 A/S나 교환을 하기 위해 택배를 보내야 하는 상황에서 기사님이 고객의 집으로 방문하여 수거하시도록 택배예약도 우리가 직접 한다. 택배에서 깔아 준 프로그램으로 주문했던 고객 이름을 조회하여 버튼 몇 번만 누르면 되는 것이라 간단하고, 나중에 그 부분의 세금계산서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일석이조이다.(참고로 고객이 직접 택배사에 전화 걸어 예약하면 고객이 신청인이 되므로 그 건은 세금계산서를 받을 수 없다).


섬세한 오프라인형 서비스로 감동주기
사은품이나 할인으로만 고객을 감동시킬 수 없다. 우리보다 저렴하고 시즌마다 할인행사를 열거나 쿠폰을 많이 주는 곳들도 많다. 그러나 고객은 그런 곳을 자신의 이익을 위해 이용할 뿐, 더 싸고 큰 금액의 쿠폰이 나온다면 다른 곳으로 미련 없이 떠난다. 보통 오픈마켓의 고객들이 충성도가 낮은 것도 이런 이유이다.

우리 제품은 객단가가 높은 상품이다 보니 고객들이 불편한 점은 없는지 더욱 신경 쓰게 된다. 저가의 제품이라면 그냥 몇 번 쓰고 버리지 하고 생각하지만, 비싼 제품을 샀는데 몇 달 못가서 변색이 된다든지 알레르기가 생겨서 착용이 어렵다든지 하면 더욱 기분이 나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제품 보관하는 요령과 폴리백을 여유로 넣어드리기도 하고, 세척용 광택천과 세척제 등을 서비스로 넣어 드리거나 별도판매를 한다.

나는 주문이 들어오면 그 고객의 등급과 예전 구매 내역, 나이와 지역 등을 확인한다(확인하는 데 대략 몇 초 정도). 형사들이 범인의 단서를 찾듯이 얼굴을 모르는 고객의 취향을 알기 위해 최소한의 조사를 한다. 물건을 포장할 때도 사은품을 고를 때도 고객의 모습을 상상한다. 고객과의 상담에서 고객의 키와 체격, 취향 등을 먼저 여쭤보고 바로 고객의 회원정보란에 메모를 남겨 놓는다. 그리고 고객들의 후기에서 어쩌면 사은품도 딱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이라고 좋아하는 고객들이 있을 때 보람을 느낀다.

공지 없이 사은품을 챙겨 준다거나 고객에게 맞춤서비스해 드리는 것은 기본이다. 목걸이의 길이를 줄이거나 늘려 준다거나 금속 알레르기가 있는 분들을 위해 귀걸이 귀침을 은이나 금으로 교체하거나 디자인을 수정해 주기도 하고, 고객의 연령과 취향을 고려해서 제품을 추천해 드린다. 또한 찾아오시는 고객에게 근처로 나가 제품을 전달해 드리기도 하고, 고객이 요청하는 경우 퀵서비스로 보내기도 하는 등 온라인이지만 오프라인형의 서비스를 해 드린다. 작은 구멍가게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대형마트가 할 수 없는 소소한 것들은 신경 써주어야 한다. 온라인 소호몰의 한계를 고객을 위한 섬세한 배려로 뛰어 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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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강미란 (e비즈북스,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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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비즈북스 2011.01.18 10:40
온라인쇼핑몰은 오프라인과 완전히 다르다
 
우리가 상품을 기획하고 제품을 사입하기 전에 꼭 확인하는 것이 있다. 동종업계 쇼핑몰들을 되도록 많이 둘러보며 우리가 생각하는 제품들이 이미 많이 나와 있는지 가격대는 어떤지, 제품구성도 일반적인 오픈마켓의 상품들과 겹치지 않는지 항상 모니터링하는 것이다. 동종업의 개인 쇼핑몰을 벤치마킹하는 이유는 다른 물건, 다른 분위기를 유지하기 위해서이며, 반대로 대형 종합쇼핑몰을 벤치마킹하는 이유는 최적화된 시스템과 메뉴로 고객이 쉽게 지갑을 열게 하려는 것이다.

우리는 중개상(나까마 집)과는 거의 거래를 하지 않는다. 그들은 자체 제작하는 상품이 없거나, 혹 있더라도 많지가 않다. 상품 구색을 갖추기 위해 (한 집에서는 감당할 수 없는 분량이라) 몇몇 중개상들이 모여 원 도매처에 주문을 넣어 대량제작을 한 다음 물건이 나오면 나눠 가져간다. 도매단가를 맞추기 위해 많이 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그로 인해 그 물건은 인터넷뿐만 아니라 길거리 어디에서도 흔히 볼 수 있다. 알다시피 흔히 볼 수 있는 제품들은 제값을 받기 힘들다. 그러나 흔하다는 것은 대중적이란 말도 되기 때문에 아예 무시할 수는 없다. 그래서 유행을 많이 타는 디자인의 제품은 약간의 변형을 주어 제작한다거나 미끼 상품으로 마진을 적게 잡고 팔기도 한다.

온라인은 사진을 보고 고객이 구입하는 것이라 우리의 경우, 만들 때마다 컬러나 모양이 달라질 수 있는 수공예품은 되도록 판매하지 않는다. 제품이 달라질 때마다 다시 사진을 찍고 편집하는 것이 번거롭고 시간을 많이 빼앗기기 때문이다. 잘 나가는 베스트셀러 제품도 독특한 디자인의 제품보다는 무난하고 심플한 것들이 주로 많다. 고객들은 실제로 보고 주문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염두하고, 실제 받아도 사진과 크게 다를 바 없을 만한 안전한 것들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후기가 없는 제품은 판매도 저조하다.

작년에 절친한 친구가 오프라인에서 액세서리 숍을 하게 되어 초기 사입 시 함께 다니며 도와준 적이 있다. 요즘에도 남대문시장에서 가끔씩 만나 점심도 같이 하고 사입할 때 같이 돌아다니기도 한다. 서로 잘 나가는 제품이랍시고 추천해 주기도 하는데 각자 너무나 다른 스타일들이었다. 그 친구의 고객들 역시 20대 후반~ 30대 초반의 금전적으로 여유 있는 직장인들로 우리 고객들과 비슷한 타깃층인데도 말이다.

“미란아, 실은 처음 오픈할 때, 네가 골라준 제품들 나 거의 그대로 있어.”
“어? 이상하다… 우리 쇼핑몰에서 진짜 잘 나가는 거라서 당연히 너도 잘 팔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친구의 말에 따르면, 오프라인은 주로 단골 위주의 장사라서 새로운 고객보다는 늘 오던 분들 위주로 반응 없는 제품은 재빨리 반품하고, 주기적으로 신상품을 들여와서 새로 깔아 줘야 한다고 한다. 그래서 온라인보다는 유행의 주기가 짧은 편이다. 또한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흔한 유행상품보다는 독특한 희소가치가 있는 수공예품이 많이 나간다고 한다(흔한 것은 눈으로 확인하고 인터넷으로 찾아 가격비교해서 젤 싼 데서 산다는 얘기도 있다).

이렇듯 고객들의 구매 성향이 다르니 같은 타깃층이어도 판매되는 제품은 전혀 다를 수밖에. 괜히 도와준답시고 나선 것이 재고만 만들었으니 어찌나 미안하던지 지금 생각해도 얼굴이 화끈 달아오른다.
 

flickr - jamelah



틈새상품군을 찾아라
요즘 쇼핑몰들은 20대 초중반을 타깃으로 하는 곳들이 가장 많은 것 같다. 아무래도 인터넷을 가장 많이 이용하는 연령대이기에 타깃이 되는 것이기도 하겠지만, 실은 쇼핑몰을 운영하고 있는 사장님들 연령대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예외적으로 10~20대 여성의류 쇼핑몰의 오너가 40대 남자 분인 경우도 있지만, 그런 곳들은 전문 MD나 스타일리스트와 같은 전문 인력을 고용하고 있는 기업형인 경우가 많다.

일반적으로 혼자 운영하는 소호형 쇼핑몰 운영자들의 성향은 자신이 가장 관심 있는 분야의 품목을 선택하고, 좋아하는 취향의 컨셉으로 쇼핑몰을 꾸미고 제품을 사입한다. 나도 그렇게 시작했고, 내 또래의 많은 주부들이 아동복쇼핑몰을 하거나 답례품, 돌잔치 관련업을 하고 있는 것을 보면 더욱 그렇게 느껴지곤 한다. 그 나이 대이거나 그와 같은 취향이어야만 알 수 있는, 설명하기 모호하지만 명확히 존재하는 공감대 같은 것.

밀란케이의 주 고객층은 나와 같은 30대, 직장인이면서 5~60대 친정엄마를 둔 딸이고 며느리이다. 30대 초반의 직장인이었던 나는 보보스족은 절대 아니었다(오히려 히피에 가까웠다). 결혼 전까지 길에서 파는 3000~4000원짜리 액세서리나 좋아하고, 가끔 친구들이 생일선물로 사 주는 14K 귀걸이 몇 개가 내가 가진 귀금속의 전부였다. 결혼 예물로 남들은 다이아몬드 5부 내지는 1캐럿 반지에 루비, 진주 세트까지 구색 갖춰 구입할 때도 나는 이해할 수가 없었으니까. 그럴 돈이 있으면 집 사는 데 보태거나 저축해야지, 반짝이는 돌덩어리에 많은 돈을 지출을 하는 것은 사치라고 생각했고 아직까지도 그 생각은 크게 변함이 없다.

그러나 몸담았던 직장의 영향이었을까? 고가의 보석을 취급했던 곳이어서 주 고객들은 연령이 높고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사람들이었고, 명품에 대한 벤치마킹과 VIP 마케팅을 연구하고 배울 수 있었다. 그들이 보석을 구입하는 이유와 심리를 어느 정도 깨닫기 시작하면서 나 역시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다.

남자들의 로망이 BMW, 페라리와 같은 고급 외제차라면 여자들은 단연 티파니로 대표되는 ‘보석’이다. 그러나 소수의 부유층이 누리는 특권으로, 말 그대로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단지 로망일 뿐이다. 20대에는 젊음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예쁘지만, 나이가 먹으면서 여자는 고가의 기능성화장품, 성형, 그리고 장신구(보석)로 치장하기 시작하는 친구들과 주변 여자들을 보게 된다. 특히나 그것은 부와 여유의 척도 비슷한 것이어서 결혼식이나 경조사, 동창회 같은 모임이 있을 때마다 친구가 하고 나온 모피코트, 진주목걸이와 다이아 반지에 아무 것도 가지지 못한 자신을 한없이 초라하게 생각된다.
 
예전 회사 다닐 때, 가끔 초특가로 나온 상품이나 직원들에게 특별할인을 해주는 때에는 큰 금액은 아니지만 비취반지나 브로치, 목걸이를 할부로 구입하곤 했다. 자신을 위해 선뜻 보석을 구입하지 못하시는 친정엄마, 시어머니, 가족들에게 선물하기 위해서였는데, 밀란케이에는(나와 같은) 이런 30대 며느리, 딸의 마음을 반영한 선물용 틈새상품들이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천연원석들을 사용한 실버 제품이 주류로 귀금속처럼 비싼 것은 아니지만 5~10만 원 미만에 가격대를 맞춘 합리적인 제품들이다. 값비싼 보석, 골드나 플래티넘은 아니지만 세팅과 도금 퀄리티가 높은 제품을 이처럼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은 일인가? 또 어차피 자주 하게 되는 것도 아닌데 얼마나 가격 대비 합리적인가(짝퉁을 하라는 말은 아니다. 오해 없으시길).

그 밖에 젊은 20대층을 위해 만든 10만 원대 초반 가격의 다이아몬드 목걸이 같은 상품도 선물용으로 반응이 좋다. 직접 디자인해서 자체 제작한 만큼 마진도 쏠쏠하다. 일반 액세서리와 달리 금(gold)은 객단가가 세기 때문에 10~30개 정도씩 소량 제작도 가능하다.

남들이 모두 팔고 있는 유행 상품군들은 구색을 위해 갖추어야 하긴 하지만, 팔아도 마진이 적기 때문에 미끼상품의 역할을 할 뿐이다. 반면 실질적인 매출을 올리는 품목은 바로 이 틈새상품군들로, 고마진일 뿐만 아니라 다른 쇼핑과의 차별화를 만드는 블루오션 품목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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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강미란 (e비즈북스,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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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비즈북스 2011.01.13 10:40
액세서리 쇼핑몰의 특성
 
액세서리 쇼핑몰의 장점을 꼽으라면 무엇보다 제품의 단가가 낮은 편이라 처음 쇼핑몰을 시작할 때 비교적 적은 돈으로도 쇼핑몰의 구색을 갖출 수가 있다는 점이다. 또한 유행의 주기가 의류보다는 긴 편이라 트렌드 스타일의 제품도 최소한 1년 이상은 유지되며, 심플하고 기본적인 디자인은 3년 이상 가는 것들도 많다.

실제로 내가 창업 시 팔던 몇몇 베스트셀러 제품들은 지금도 꾸준히 잘 팔리고 있다. 다만 당시 사진이 똑딱이 카메라(컴팩트 카메라)로 찍은 것이라 화질이 좀 미흡하여 최근 재촬영 했을 뿐이다. 그뿐인가? 사입 시 부피가 작아서 시장을 돌아다니기도 편하다. 한마디로 의류나 다른 잡화들처럼 커다란 대봉봉투를 지고 다니다가 몸살이 날 걱정이 없다.

무게가 덜 나간다는 특징은 택배 계약 시에도 아주 유리하게 작용한다. 택배사마다 조금씩 다르겠지만 일반적으로 같은 개수의 물량이라도 다른 품목들보다 더 저렴하게 계약이 가능하다. 특히 초창기에 물량이 거의 없어 택배계약이 어려운 경우에는 약 2000원 정도의 비용으로 등기를 이용하면 되니 초기 진입의 장벽이 상당히 낮은 편이다.

그러나 그렇게 시작하기는 쉽지만 지속하기가 어려운 품목 중 하나가 액세서리이다. 의식주에서 벗어난 품목이다 보니 구매대상은 좁은데다가 진입 장벽은 낮아 판매자는 많은 대표적인 품목이다. 예를 들어, 100명의 사람이 있다고 치자. 그 중에 옷을 입고 있지 않은 사람은 없다. 반면에 액세서리를 전혀 하고 있지 않은 사람은 상당수 있다. 액세서리, 말 그대로 부수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인터넷 쇼핑몰 창업을 염두에 두고 자료 수집을 하다보면 어떤 품목은 하지마라, 의류는 포화시장이다, 틈새시장을 찾아야 한다는 등의 내용을 자주 보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액세서리는? 최근 들어 종종 보게 되는 내용인데 어느 마케팅 단체에서 발표한 <쇼핑몰 창업에서 피해야 할 3대 업종>이 아동복, 수제화 그리고 액세서리라고 한다.

액세서리는 의류에 비해 자주 사는 품목이 아니다 보니 재구매율이 많이 떨어진다. 고객들은 한 번 구입하고는 잊어버리고 수개월, 심하게는 몇 년 후에 다시 구입하게 될 때 다시 검색을 하여 마음에 드는 쇼핑몰을 찾아낸다. 그래서인지 단골이 거의 없는 장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단골이 생긴다 해도 한 달에 몇 번씩 꾸준히 액세서리를 사 나르는 고객은 거의 없다. 단골이 없다는 것은 새로운 고객을 계속 끌어들여야만 매출이 생긴다는 것이다. 즉 광고비 없이는 매출도 없다는 얘기이다. 시작은 적은 돈으로 할 수 있지만 결국 돈이 없이는 돈을 벌 수 없는 슬픈 현실과 마주하게 된다.

액세서리 쇼핑몰이 큰돈을 벌기 힘든 이유 중 또 하나는 타 업종에 비해 저렴한 단가이다. 의류 쇼핑몰은 보통 겨울 장사로 먹고 산다고 한다. 여름옷은 단가가 낮아 똑같이 100벌을 팔아도 여름옷 5000원짜리 100벌 판돈과 겨울 옷 50000원짜리 100벌 파는 것과는 10배는 족히 차이가 난다. 액세서리의 일반적인 단가는 이 여름옷 값 정도라고 보면 된다. 타 업종에 비해 높은 마진율을 가졌음에도 1000원짜리 가져다 5배로 판들 겨우 4000원 번 꼴이니 일만 많고 수익은 형편없다. 결론적으로 단골이 없어서 막대한 광고비를 쏟아 계속 새로운 고객을 유치해야만 하며, 판매가 된들 단가가 워낙 낮아 광고비 대비 수익도 좋을 수가 없다.

제품을 포장하기 위해 검품 중인 모습

그것뿐인가? A/S 부분만 하더라도 큐빅 빠짐이라든지 알레르기 등과 같은 소소한 것으로 매일 같이 고객과 실랑이를 하게 될 것이다. 많이라도 벌면 그깟 배송비 옥신각신할 것 없이 내가 부담하고 교환해주면 되겠지만, 겨우 몇 천 원 남는 귀고리 하나 팔았는데 큐빅이 빠졌다고 교환요청을 하면 울며 겨자 먹기로 배송료 5000원 내가 부담하고 교환해줘야 한다. 때로는 그렇게 적자를 보면서도 교환을 해줘야 할 때도 많다.

아! 정말이지, 액세서리 쇼핑몰의 단점으로는 이 책의 별책부록을 만들어도 될 만큼 아직도 할 얘기가 무궁무진하다(그러나 독자 여러분의 사기를 바닥에 떨어뜨리다 못해 땅에 파묻어서야 쓰겠나?). 옷을 하면 성공하고, 액세서리하면 망한다는 이분법적인 얘기를 하는 것은 아니다. 최소한 과반수 이상의 액세서리 쇼핑몰들이 입을 모아 말하는 일반적인 특성을 얘기하는 것이다(물론 일반적인 특성이란 것은 ‘배는 사과보다 크다’ 같은 선입견이기도 하여, 배보다 큰 사과도 봤다고 반론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보통 사과보다는 배가 더 크지 않은가?) 이는 무시할 수 없는 통계적 수치인 것만은 사실이다. ‘이것도 돈 벌긴 힘들겠군…’ 하고 포기하란 말을 하기 위해 구구절절 단점들을 나열한 것은 아니다. 그 단점들을 극복하는 방법에 바로 해답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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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비즈북스 2011.01.12 09:24
<고객상담 매뉴얼 갖추기>
 
쇼핑몰을 운영하다 보면 고객과 문제가 생기지 않을 수 없다. 예를 들어 핸드메이드 제품은 약간이 비대칭이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 상품을 받아보고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이것을 불량이라고 우기는 사람도 있다. 또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상품을 일부러 파손시켜서 보내고는 불량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경우는 로스의 하나라고 생각하는 것이 편하다. 좀 더 여유를 가지고 100개 팔면 5개, 20개 팔면 1개 이런 식으로 일정 퍼센트로 발생하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편이다.

고객의 마음을 얻는 일은 판매를 해서 돈을 버는 것만큼이나 뿌듯하고 보람도 있는 일이다. 고객응대도 시스템으로 만들어 효율적으로 운영하면 결코 힘들거나 껄끄러운 일만은 아니다. 아시다시피 나의 전화 공포증으로 인해 시작된 일종의 컨닝 페이퍼가 지금은 우리 쇼핑몰의 고객 상담 매뉴얼이 되었다. 그리고 지금도 새로이 고객과 문제가 생길 때마다 매뉴얼에 대처방법을 추가한다. 그리고 시간이 날 때마다 이 매뉴얼을 읽고 좀 더 효과적인 해결책이 없을까하고 방법을 모색한다.
 
 
1. 배송료에 관한 원칙

ex> 리폼을 요청하면서 새로 주문한 금액이 98000원이라면
 머릿속에서는 자동으로 계산기가 움직인다. 우리 쪽으로 고객의 리폼할 목걸이가 와야 하니까 2500원에다가, 먼저 주문한 금액이 98000원이니까 가는 것은 무료배송. 리폼된 제품은 그 편에 같이 묻어서 가면 발송료는 필요 없으니 이 주문 건에 대한 배송료는 2500원이다. 만약 이 고객이 제품을 받은 후, 제품 중 일부 68500원짜리를 반품한다면 반송료 2500원만 받으면 될까? 아니다. 왕복배송료 5000원을 받아야 한다. 이런 경우 대부분의 고객은 물건을 일부만 반품해서 돌아가는 것이니 2500원만 내면 되지 않느냐고 항의한다. 초기에 3만원 이상이라 무료로 받으셨으나, 반품하시는 금액을 제외하면 구입하신 금액이 3만원 미만이 되므로 초기에 지불하지 않으셨던 2500원이 더해져 5000원이 되는 거다.

액세서리뿐 아니라 패션 관련 쇼핑몰은 이렇게 여러 개 주문하고 일부 반품하면서 또 다른 제품을 주문하고 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아무래도 주고객층이 여성이다 보니 조금 더 까다롭고 단순변심도 많은 편이다). 그렇기 때문에 운영자는 머릿속에 배송료에 대한 원칙을 잘 정리해두어야 한다.
 
2. 판매하는 제품을 사은품으로 주지 않는다

전화로 주문, 상담을 하는 고객 중에는 판매하고 있는 제품 중 하나를 그냥 달라고 떼를 쓰는 경우가 종종 있다.
“10만원도 넘게 사는데 사은품은 없나요?. 왜, 첫 페이지에 나오는 은 귀고리 9800원짜리 이왕이면 그걸로 끼워 주시지.”
거의 이런 식이다. 게다가 다른 쇼핑몰들은 그렇게 얘기하면 대부분 다 준다는 말도 많이 한다. 도대체 어느 쇼핑몰인지 궁금하기까지 하다. 그러나 그렇게 끼워주기 시작하면 나중엔 더 큰걸 원하거나 ‘얼마나 많이 남길래?’라는 생각까지 하게 된다.

“고객님, 죄송해요, 저희가 인터넷이다 보니 마진율이 작습니다. 보시다시피 이런 물건 백화점 가시면 2~3배는 더 받는 거 아시잖아요. 가격 대비 좋은 제품들이니까 받으시면 만족하실 거예요. 사은품은 저희가 별도로 마련한 가격대별 사은품이 있고요, 전화 주셨으니 저희가 신경 써서 좀 더 챙겨드리겠습니다”
이렇게 마무리하는 편이 사은품을 퍼주는 것보다 훨씬 신뢰감을 준다. 고객은 사은품도 제품가격에 포함이 된 것일 거라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많이 퍼주면 받을 때는 좋은데, 돌아서면 왠지 본 상품은 싸구려이거나 바가지를 쓴 듯한 기분이 든다. 반면, 마진을 적게 남기고 좋은 제품을 공급하는 곳이라 사은품을 달라는 대로 주기는 어렵다는 것을 각인시키면 본 제품에 대한 만족도도 높고, 무리한 요구도 하지 않는다. 고객은 주인장 하기 나름이다.

판매제품과는 별도 준비한 사은품용 헤어제품들 (주로 부피가 작은 여러종류의 머리끈과 헤어핀, 심플한 실버 귀걸이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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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비즈북스 2010.10.20 10:11


낭만주부의 액세서리 쇼핑몰 운영기 (8)


“언니, 밖에 많이 춥지? 유자차 시켜 줄까?”
“됐어, 나 빨리 가야 돼.”
“잠깐 잠깐. 금방 오니까 마시고 가.” (매점에 전화를 걸고 있다).

그렇게 거래처에서 차 한 잔 얻어 마시면서 새로 나온 물건들이 있나 찬찬히 구경을 하고 있는데, 한쪽 모퉁이에서 아줌마들 두서너 분들이 팔짱 끼고 몰려와 이것저것 만지기 시작한다. 보는 내가 다 식은땀이 난다. ‘아이고, 욕 좀 들어 먹겠군.’ 아니나 다를까 카랑카랑한 목소리의 점원이 소리친다.


 
flickr - michael kay


“아줌마! 그렇게 막 만지지 마요. 우리 소매 안 해!”
“어머, 우리 장사하는데. 이거 얼마예요??”
“몇 개나 필요한데요?”
“이거 3개랑 이거 2개하고….”
“우린 그렇게 안 팔아. 저쪽에 가면 한 개 두 개 파는 데 많으니까 그리 가 봐요.”


시장에 나오면 그렇게 욕을 먹고 민망하게 가버리는 손님이나 가벼운 말싸움이 나는 경우도 종종 본다. 이 정도는 보통 있는 일이고, 고객이 들고 있는 물건을 빼앗아 다시 진열하는 도매상도 있다. 장사가 잘 안 되는 집이거나 생긴 지 얼마 안 된 곳이라든지 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도매상들은 초보 소매상인에게 그리 친절하지 않다. 특히나 어깨 너머로 구경하기도 힘들 정도로 손님이 넘쳐나는 도매 집에서는 사지도 않으면서 그렇게 이것저것 만지고 구경했다간 욕먹기 십상이다.

나 역시 초창기 사입 때는 행여 쌀쌀맞은 도매점원과 눈이라도 마주칠까 멀찍이서 지나가듯 구경만 했던 때가 있었다. 직업학교가 있던 신설동에서 멀지 않아서 수업이 끝나고 남대문이나 종로 귀금속 상가에 들렀다가 한 바퀴 휙 돌아보고는 집으로 향했다. 그렇게 일주일에 5일은 시장에 나왔던 것 같다. 주문 들어온 물건을 사러 가는 것이기도 했지만 돈이 넉넉지 않을 때여서 귀고리 몇 개 사고는 나머지 대부분의 시간은 이것저것 구경하고 가격 물어보고 하는 것이 전부였다.

그러던 중 손님들이 두 겹 세 겹으로 에워 싼 도매 집을 하나 발견했다. ‘가게가 여기뿐인가 이 동네 널린 게 액세서리 도매집인데….’ 그러나 예쁘고 고급스러운 제품들이 눈에 들어와 그 집을 포기할 수가 없었다. 그렇게 물끄러미 바라보기를 며칠째 하던 끝에 무작정 그 매장 앞으로 갔다. 서비스 판(물건 골라 담으라고 직원이 내어주는 쟁반이나 바구니 같은 것)을 내 손으로 끌어다 매대 위에 척 올려놓고는 그간 눈 여겨 보았던 물건들을 군말 없이 담아 올렸다. 물건에 흠이 없나 꼼꼼히 살피지도, 가격이 얼마냐고 묻지도 않았다. 그리고 무표정한 얼굴로 점원에게 말했다.

“언니, 이거 계산해 줘.”

점원은 내가 올려놓은 10개가 한 묶음으로 묶여 있는 귀고리를 들어 보이며 물었다.

“이거 몇 개 빼 줄까요?”
“빼고 말고 할 게 뭐 있어. 그거 다 줘.”

어차피 도매가격이야 제품 종류별로 폴리백에 담아서 단가를 적어주기 때문에 도매가를 몰라서 가격 책정을 못하는 경우는 없다. 다만 단가를 알고 사입하느냐, 사입하고 나서 나중에 아느냐 차이일 뿐이다. 그렇게 몇 번을 사입하고서야 그 가게의 정식고객(?) 취급을 받기 시작했다. 
 


flickr - michael kay
 

우리는 주2회 정도, 월 8~10회 정도 시장에 나온다. 재고량보다 많은 주문이 들어오거나, 급한 A/S 건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정규적으로 나오는 사입은 주 1회 정도이다. 시장에 도착하면 동생과 나는 각자 갈라져서 거래처들 빠르게 들러 사입 후 중간에서 만나서 다른 건물로 옮겨가는 식으로 시간을 줄인다. 둘이 같이 움직이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남대문 시장 상인들도 우리가 자매인 것을 다들 알고 있다.

“어? 오늘은 동생이랑 같이 안나왔나봐?”
“동생? 아, 랭땅에 들렀다가 이쪽으로 올 거예요.”

주 거래처 외의 거래처들이나 특별히 직접 확인해야 할 물건들이 많은 경우에는 동생과 함께 시장에 나온다. 우리는 구색집(원 도매가 아닌 중간 도매상, 나까마)에서 구입하는 경우는 거의 없고, 각 품목당 전문 원 도매 거래처가 30여 군데 정도 된다. 거래처가 너무 많으면 한 번 나올 때마다 시간도 많이 들고 사입금액이 분산되어 한 곳당 많은 돈을 쓰지 않기 때문에 거래처에서 세금계산서를 받거나 물건 값을 흥정하기도 쉽지 않다. 그래서 굵직한 곳들 위주로 많이 추렸는데도 그렇다.

빠진 물건이 하나라도 들어오면 그것 때문에 시장에 나가야 하는 일도 부지기수이다. ‘사입삼촌(쇼핑몰을 대신해서 거래처에 들러 주문 제품을 구입(수거)해 가져다주며 사입을 대행하는 분) 쓰면 되지 시간낭비하며 직접 물건 하러 나오나’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동대문이라면 몰라도 아직까지 남대문(액세서리)은 사입삼촌을 쓰는 일이 일반적이지 않아서인지 수소문을 해 본 적도 있으나, 결국 구하지 못하고 대부분 내가 직접 나간다. 어차피 구해져도 내가 나가야 하는 일이 더 많을 것이기에 아쉬움은 없다.

액세서리는 특성상 같은 물건이어도 모양새가 좀 이상하거나 불량이라 하기에는 좀 애매한 부분들도 있고, 크리스털이나 진주처럼 (운반 시 잔 흠집이 생길 수 있는 품목) 거래처에서 아예 반품이 불가한 품목도 있어서 처음에 도매상에서 가져올 때 확실히 확인하고 가져와야 한다. 때로는 상태가 여기저기 조금씩 거슬려 몇 십 개의 제품 중에서 달랑 6~7개만 골라올 때도 많다. 고객들이 아무리 구해 달라고 졸라도 상태가 좋지 않으면 (도매상에서 버젓이 팔고 있건만) 눈물을 머금고 품절처리를 하곤 한다.

로드샵(오프라인)이라면 약간의 흠집 정도는 정상가격에서 약간 할인해 주며 유연성 있게 판매하기도 하지만, 온라인에서는 없는 흠집도 만들어 무료 반품하는 고객도 있으니 눈에 쌍심지를 켜고 고를 수밖에 없다. 그렇게 물건을 꼼꼼히 고르고 있다 보면, 옆에서 바쁘게 물건들을 한 움큼씩 잡아 서비스 판에 내려놓고는 확인도 안 하고 돈만 휙 내고 쿨~하게 가버리는 이들이 있다(십중팔구 오프라인 숍을 운영하는 사람들인데 부럽다). 그럴 때면 간 작게 고르고 있는 내 자신이 되게 머쓱해진다. 어떤 도매사장님은 그런 내 기분을 눈치 챘는지 묻지도 않았는데 먼저 말을 꺼내시기도 한다.

“아, 저 사장님? 부산에서 로드샵 운영하는 분인데, 한 달에 한 번씩 와(내 눈치를 한 번 살피시고는). 아유! 나야 가끔씩 오는 손님보다 꾸준히 팔아주는 자기네가 더 좋지.”

단골이 된 주 거래처에서는 보통 급하지 않은 건이나 부피가 큰 제품은 메일이나 팩스로 주문서를 보내주면, 일반택배로 다음 날 받을 수 있게 물건을 우선 보내준다(까다로운 검품이 필요 없는 제품들이나 사은품용, 케이스 등) 보통은 선수금을 반 정도 지불하거나 완불을 해야 보내주지만, 오랜 시간 신용이 쌓이니 주문하면 바로 물건 보내주시고 나중에 편하게 입금하라고 할 정도로 인심 좋은 거래처들도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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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비즈북스 2010.10.15 11:44



낭만주부의 액세서리 쇼핑몰 운영기 (7)



▶ 진정한 브랜드로 자리 굳히기 (서비스표 등록하기)


처음 밀란케이(Milan, K)란 이름으로 로고와 사이트를 만들 때는 거창하게도 나의 브랜드를 만들고 키워보고 싶다는 생각에서였다. 티파니, 까르띠에, 반클리프 앤 아펠 등. 이 자신들의 이름(가문)을 그대로 브랜드로 사용하였듯이, 앙드레 김이나 구호(정구호), 카루소 장광효처럼 국내 디자이너 자신의 이름을 그래도 브랜드화 했듯이 나도 몇 대에 걸쳐 완성된 오래된 노하우와 장인정신이 깃든 명품 브랜드들처럼 가문의 명예를 걸고 지켜내는 그런 고집스러운 브랜드의 주인이고 싶었다.

뭐, 현실은 한때 유행하던, 사장의 이름을 내건 ‘김 아무개 미용실’이나 ‘XX할머니 원조 소머리국밥집’ 같은 그런 조금은 민망한 자긍심 같은 것이 되었지만. 어쨌든 밀란케이는 강. 미. 란. 이다. 그래서 더 노력했고 그래서 더 내려놓을 수가 없다.

가끔씩 우리 쇼핑몰과 관련된 어떤 것들이 검색될까 궁금하기도 하고, 얼마만큼 사람들에게 알려졌을까 궁금하기도 해서 스스로 검색창에 쳐보곤 한다. 대부분 내가 노가다 광고의 차원으로 올렸던 블로그의 글들이 뜨지만 간간히 우리 제품을 구입한 고객의 블로그 글들도 있고, 내 블로그 사진을 가져간 다른 이들의 카페나 홈피도 보게 된다.

늘 그 정도였는데, 어느 날 무심코 검색창에 써본 밀란케이에 몇몇 액세서리 쇼핑몰들이 주르르 뜨는 것이 아닌가? 이 쇼핑몰들은 우리 쇼핑몰의 상호를 키워드로 오버추어 광고를 하고 있는 것이었다. 전화공포증이 있는 나는 전화를 걸어 따질 엄두는 못하고 게시판이나 메일로 광고를 중지하라는 글을 보내보기도 했지만 그들은 꿈적도 하지 않았다. 유명한 의류쇼핑몰들의 아류 이름을 심심치 않게 봐왔던 차라 머릿속에 뻔한 상황이 그려졌다.

밀란케이2, 밀란캐이, 밀란케이의 주얼리… 뭐 이런 아류적인 상호로 누가 쇼핑몰을 만들어도 따질 수가 없다는 것. 그런 황당한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법적으로 뭔가 조치가 필요하지 싶었다. 단번에 떠오른 것은 그나마 익숙하게 들어왔던 상표권, 내친 김에 특허청에 전화를 걸어 문의하였고, 그때 알게 된 것이 바로 서비스표 등록이었다.

아래에도 설명했지만,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상표권은 상품의 식별에 대한 권리이다. 우리의 경우는 제품의 일부는 제작상품이지만 과반수가 시장상품이므로, 같은 상품을 판매하고 있는 상인에게 상표권을 운운하며 우리 제품의 카피를 운운할 수는 없다. 서비스표란 동종업계에서 내 상호를 유사하게 도용하여 침해하지 못하도록 공시하는 것이다. 쉽게 말해서 우리가 원하는 것은 우리의 상호인 <밀란케이>라는 이름을 다른 쇼핑몰이나 개인이 마음대로 사용하는 것을 막기 위함이므로 서비스표에 해당한다.

알아보니 변리사나 대행사를 통하면 대행비만 50여만 원이 든다고 해서 결국 혼자 물어물어 작성해서 인터넷으로 등록을 했다. 그렇게 어렵지는 않았다. 특허청에 전화를 해서 상담원과 몇 차례 통화하고 로고랑 상호 등록하는데 대략 2시간 정도 걸렸던 것 같다(특허청의 온라인 출원서비스/특허로 http://www.kiporo.go.kr).

그리고 그렇게 등록한 기억조차 까마득해질 무렵, 만 1년이 넘어서야 등록이 되었다는 통보를 받았다. 우습게도 상장을 받은 것 마냥 뿌듯했다(비용은 인터넷 접수 시 심사비가 5만 원 정도 들며, 등록이 되면 26만 원 정도를 내야 10년 동안 상호를 보호 받는다. 이후 다시 유지비를 내야 기간이 연장된다).


# 특허청으로부터 받은 밀란케이의 서비스표 등록증


그리고 별렀던 밀란케이의 서비스표 등록으로 오버추어 키워드 광고를 하는 타사에 엄포를 낼 수 있었다. 소심한 나는 각 쇼핑몰들이 아닌 오버추어 코리아에 전화를 걸어 우리 이름으로 광고하는 업체들을 모두 내리라고 큰소리쳤다.

“여기 밀란케이라고 액세서리 쇼핑몰인데요. 네이버에 저희 이름으로 조회하면 동종업하는 몇몇 쇼핑몰들이 맨 위에 주르르 뜨더라구요? 이게 오버추어에서 하는 광고 맞죠?”
“아, 예.”
“저희는 서비스표 등록되어 있는 업체인데 엄연히 상표법 위반이 아닌가요?”
“그게 광고 의뢰하시는 광고주들이 단어를 선택해서 올리는 거라 저희도 모를 때가 많아요. 저희가 광고주들에게 연락드리고 주의하시라 얘기하겠습니다.”
“일단 광고는 모두 내려주시고요. 전에도 이런 일로 오버추어에 두어 번 전화 드린 적이 있는데, 그 때 뿐이더라구요. 몇 달 지나면 다른 업체가 또 올라오고…. 추후에도 다시 이런 일이 없도록 저희 상호는 아예 금지어로 등록해주실 수는 없는 건가요?”
“예, 다시는 이런 일 없도록 특별히 신경 쓰겠습니다.”
 
몇 시간 후 속이 후련하게 광고들이 모두 지워졌다. 내심 속으로 ‘우리는 대행만 하는 것이니 모르는 일이다. 직접 연락해서 합의보라’ 할까봐 걱정했는데 의외로 간단하게 해결이 되었다.

나 역시 인터넷쇼핑몰을 이용하는 소비자로써 종종 이용하는 유명 의류쇼핑몰 이름을 조회할라치면 조잡한 조합의 유사 이름을 가진 다른 쇼핑몰들이 주르르 뜬다. 무슨 스팸메일이 가득 찬 메일함을 보고 있는 것 같아 불쾌하기까지 하다. 정작 내가 찾는 쇼핑몰은 한참 아래쯤에서나 겨우 숨은 그림처럼 발견할 수 있다. 누가 봐도 옳지 않은 편법임이 확연한데 법의 테두리 밖에 있다니 우스울 따름이다.

오래 걸리긴 하지만 하나하나 준비해 가야 한다. 단순히 장사가 아닌 사업을 하는 사람들이 브랜드를 출시하기 전부터 상표권 등록을 하고, 제품 디자인을 의장등록을 하는 이유는 애써 공들여 준비하고 투자한 결과물을 고스란히 눈앞에서 빼앗겨도 법의 테두리 밖에 있으면 아무런 저항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 서비스표란?

▣「서비스표」란 서비스업(광고업, 은행업, 요식업 등 용역의 제공업무)을 영위하는 자가 자기의 서비스업을 타인의 서비스업과 식별되도록 하기 위하여 사용하는 표장으로 광의의 상표 개념입니다. 즉 상표는 “상품”의 식별표지임에 반하여, 서비스표는 “서비스업(용역)”의 식별표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상표법 제2조 제1항 제2호).

▣ 사업자(회사)의 상호 또는 로고(도형)는 상표법상의 상표 또는 서비스표로 등록이 가능합니다. 따라서 제조업 등 1차, 2차 산업에 속하면 지정상품을 정하여 상호를 상표로 출원하여 등록받아 사용할 수 있고, 회사가 서비스업을 영위하면 자신의 서비스업을 타인의 서비스업과 식별되도록 하기 위하여 서비스표로 출원하여 등록 받아 사용하여야 합니다. 상호와 마크를 각각 사용코자하면 출원도 각각 하여야 하며, 상호와 마크를 결합하여 하나의 서비스표로 출원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 예상 비용

▣ 출원수수료
상표등록 출원 시에 출원수수료는 서면 출원의 경우 1상품류 구분마다 66000원이며 온라인 출원의 경우 1상품류 구분마다 56000원입니다. 또한 존속기간갱신등록출원인 경우에는 신규출원료와 동일하고, 존속기간 갱신등록 추납기간인 경우에는 서면 출원의 경우 1상품류 구분마다 95000원(온라인 : 85000원)입니다(특허료 등의 징수규칙 제5조).

▣ 상표설정등록료
상표(서비스표)설정등록료는 1상품류 구분마다 211000원(갱신등록인 경우 256000원),
등록세 4,560원입니다(특허료 등의 징수규칙 제5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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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비즈북스 2010.10.13 10:48



낭만주부의 액세서리 쇼핑몰 운영기 (6)





제품을 판매 시 요즘 거의 모든 쇼핑몰들의 기본 원칙은 선불제이다. 돈이 결제가 된 것을 확인한 다음에 물건을 보내준다는 것이다. 우리도 역시 초창기부터 지금까지 선불제이다. 간혹 급하게 다음날 꼭 받아야 하는데 돈은 오후 늦게쯤 입금할 수 있다거나 하는 이유로 간곡히 사정하여 어쩔 수 없이 고객을 믿고 물건 먼저 보내주었는데 전화도 받지 않고 연락도 되지 않거나, 맞교환으로 새로 보낸 물건을 받기만 하고 교환할 물건을 보내지 않는 고객들도 서너 번 정도 있었다. 대부분 물건이나 돈을 받지 못하고 끝났었는데 큰돈이 아니었기 때문에 거기에 신경 쓰느라 다른 일에 지장을 줄 수 없어 포기하곤 했었다. 때문에 이제는 철저하게 후불제를 지키고 있으며 단골일 지라도 먼저 물건부터 보내주는 경우는 없다.

그러던 어느날, 쇼핑몰 운영도 4년차에 접어든 올해 일이다.
 
"따르릉~"
“예, 밀란케이 입니다.”
“어제 전화 드렸던 사람인데요. 오늘 몇 시까지 입금해야 내일 받을 수 있나요?”
“예 고객님, 3시까지 주문마감이고요, 3시 전까지 입금 완료 해주시면 당일 발송되어 내일 받으실 수 있습니다.”
“친구가 일본에 있는 친구한테 보낼 거라 늦지 않게 내일은 꼭 도착해야하거든요. 꼭 좀 부탁드려요.”
“예, 고객님, 혹시 조회가 되지 않는데 주문은 아직 안하셨나요?”
“예, 그냥 전화로 주문하면 안 되나요?”
“예, 그래도 혹시 제가 잘못 받아 적을 수도 있으니까, 아직 시간이 있으니 저희 사이트에서 직접 주문서 작성해주시겠습니까?”
“그럼, 회원 가입해야 하나요?”
"아니요. 꼭 하실 필요는 없고요, 원치 않으시면 비회원으로도 주문가능하십니다.”

그렇게 전화를 끊고 시간이 흘러 4시경이 되어 아까 그 손님에게 다시 전화가 왔다.

“낮에 전화 드렸던 XXX인데요. 제가 수표를 입금 시켰더니 이체가 바로 안되고 내일 오후 3시가 넘어야만 이체가 가능하다고 하네요. 제가 예약이체를 해놓을 테니 오늘 물건 보내주시면 안되나요?”
“고객님 죄송합니다. 저희는 입금이 완료가 되어야만 발송을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죄송해요. 그런데 꼭 내일은 받아야 해서. 제가 주민등록번호도 불러 드릴게요. 저희 집에 배달하시는 택배기사님께서 가지고 계시다가 내일 이체 확인되면 제가 바로 기다렸다가 받아도 안 될까요? 저도 지금 아이 둘 데리고 입금하려고 집에서 차타고 멀리까지 나왔는데 이렇게 되서 저도 너무 당황스러워요. 꼭 좀 부탁드려요.”

그렇지만 주민등록을 불러준들 허위일 수도 있고, 기사님께서 오전에 들르시는 곳일 수도 있기에 가지고 계시다가 지나온 곳을 다시 돌아가서 배달한다는 건 현실적으로 힘든 일이었다.

그러나 고객은 너무나도 간곡히 호소했다. 이전에도 그 제품에 대해서 몇 차례 상담을 했었고 아이까지 업고 나와서 힘들게 입금했다는데 입금이 안 되서 물건 못 보낸다고 냉정하게 잘라 말할 수가 없었다. 나도 아이의 엄마라 그랬는지, 왠지 ‘아이 키우는 엄마가 거짓말은 아니겠지’ 하는 생각에 마음이 약해져 찝찝하긴 했지만 결국 물건을 보내주게 되었다.

그러나 그 고객은 입금을 하지 않았다. 독촉을 몇 번 보냈는데 처음엔 알았다고 하더니 다음부터는 아예 전화를 받지 않는 것이었다. 매일같이 전화를 했지만 전화를 받지 않자 혹시나 하는 마음에 동생 핸드폰을 빌려 전화를 걸었더니 바로 받는 것이었다. 내 전화를 일부러 받지 않았던 것이었다.

화가 머리끝까지 났다. 그 사람보다 내 자신이 어리석었던 것이 더 화가 났다. 무슨 근거로 물건부터 보내주고 이렇게 며칠을 골치를 썩고 사서 고생하고 있는 건지. 최후통첩으로 몇 번의 문자를 보냈었다. ‘X일까지 입금이 되지 않을 시에는 저희도 법적 대응을 하겠습니다.’ 뭐 이런 내용이었는데, 그때만 반짝 곧 입금하겠고 기다려 달라는 문자가 왔다. 그러기를 한 달은 넘어 갔고 그 사람에게는 더 이상 전화도 문자도 오지 않았다.

그렇지만 이번엔 그냥 넘어갈 수 없었다. 예전처럼 ‘이런 거 신경 쓸 시간에 제품 하나라도 더 파는 게 낫다’고 생각하고 잊어버리기엔 너무나 괘씸하고 분해서 밤에 잠이 오질 않았다. 사실 금액은 12만 원 정도였는데 돈보다도 그 수법이며, 아이를 핑계로 사람 마음을 약하게 한 것이 미리 생각한 각본이라면 정말이지 치가 떨리는 일이었다. 그래서 이젠 연락도 안 되고 스스로 성공했다고 좋아하고 있을 그녀를 위해 고소를 하기로 결심을 했다.

떨리는 가슴을 안고 경찰서에 전화를 했다. 그러나 동네 경찰서(지구대)에서는 사기 건이나 형사 건은 취급하지 않는다며 마포경찰서를 알려주었다. 각 구에 하나 있는 큰 경찰서라 버스를 타고 제법 멀리 가야만 했지만 오기로라도 찾아 갔다. 막상 커다란 경찰서(경찰서라기보단 무슨 법원 같은 느낌) 앞에 서니 떨렸다. ‘에효, 내 팔자에 웬 경찰서냐?’

무거운 발걸음을 옮겨 안으로 들어갔다. 1층에서 민원상담원의 도움을 받아 그간의 정황을 조서로 작성하여 첨부를 하고 안내를 받아 2층 사이버 수사과로 올라갔다. 사무실 문을 열자 수사드라마에서 본 듯한 시커먼 형사 분들이 각 책상 앞에 앉아 분주히 전화를 받거나 뭔가를 작성하고 있었고, 형사에게 큰 소리로 뭔가를 호소하는 사람들도 보였다. 심장이 얼어붙는 것 같았다.

“이쪽으로 앉으시죠?”
“아, 예….”
“무슨 일로 오셨나요?”

나는 주섬주섬 가방 속에서 미리 준비해 온 증거물(주문서, 운송장 번호와 택배 추적 내역, 주고받은 문자내역 등을 캡처해서 모두 프린트하여 준비한 것들)을 형사분 앞에 내밀었다. 주문자가 직접 작성한 주문내역서와 내가 그 주소로 보낸 택배 운송장 번호가 있기 때문에 물건을 보냈다는 증빙은 되었다. 왜 그 여자가 전화로 주문을 하려고 했는지 알 것 같았다(주문서가 없다면 보낸 증빙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비회원이라 주민등록번호는 없고 이름과 주소만 있었는데, 이것이 허위인 경우에는 경찰에서도 찾을 방법이 없다고 했다. 다행히 실제 이름과 주소라 경찰청 사이버 수사대에서 접속한 시간대로 서버를 추적하여 찾아냈다.

“어? 이 사람 상습범이네….”
“상습범이요?”
“예, 지금 사기 건으로 여기저기 수배가 되어 있네요. 어이쿠, 한두 건이 아니네.”
“아니, 어떻게… 아이가 둘이나 있는 젊은 엄마였는데….”
“사기꾼이, '나 사기꾼이요' 하고 써 붙이고 다니는 줄 아세요 허허, 이런, 장사하시는 분이….”

형사 분께서 그 고객에게 전화하여 최후통첩을 했고 이후에도 입금이 안 되면 그 고객이 있는 지역의 관할경찰서로 수사가 넘어가고 구속이 된다고 했다. 그러나 그녀는 끝내 입금을 하지 않았고 구속이 되었으며, 며칠 후 그녀의 아버지라는 사람에게서 물건 값을 보내줄 테니 합의서에 사인을 해달라는 전화를 받았다. 너무도 당당해서 어이가 없었다. 뭐 그깟 일로 고소까지 했냐는 듯한 말투였다.

“어르신, 제가 뭐 잘못한 거 있나요? 저한테 먼저 사과라도 한 마디 하셔야 하는 거 아닌가요? “
“아, 그런가요? 내가 딸애한테 나오면 꼭 사과하라고 전하겠소이다.”

참, 그 딸에 그 아버지란 생각이 들 정도로 염치없기는 매한가지였다. 합의해주지 말까 하는 생각도 잠시 들었으나, 자신들이 뭘 잘못하고 있는지도 모르는 이런 정신이상자들에게 그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었다. 또한 이 일로 더 이상 경찰서 드나드는 것으로 시간낭비하고 싶지도 않았다. 처음부터 합의금 받아낼 생각도 없었고, 더 이상 할 말도 없고 해서 사인해서 팩스로 보내주고는 그 사건은 그렇게 끝을 냈다.



# 지방 검찰청으로부터 등기로 온 <고소.고발 사건처분 결과 통지서>
 

그 후로 약 1개월 후 집으로 등기가 한통 왔다. 관공서에서 온 듯한 봉투라 또 신랑이 주차위반을 했나보다 하고 무심코 뜯었는데 지난번 그 고소 건이 '불구속구공판'(*)으로 판결이 났다는 내용이었다. 합의를 해줬음에도 죄질이 나빠서 끝내는 형이 집행된 모양이었다.


(*) 불구속 구공판 : 사기범을 구속하지 않은 상태에서 공판(公判:형사재판절차)에 회부해 정식재판을 하여 그에 따른 죄과를 받게하겠다는 의미. (즉 사기범은 현재 범죄사실이 인정되어서 재판에 회부되어 있고, 그에 따른 죄과를 받게 된다는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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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강미란 (e비즈북스,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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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비즈북스 2010.10.12 12:30



낭만주부의 액세서리 쇼핑몰 운영기 (5)


나를 아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내가 명랑하고 넉살도 좋으며 털털하고 재미있는 사람이라고 한다. 그래서 장사를 하면 잘할 체질이라고도 한다(심지어 나를 30년 넘게 봐 오신 부모님까지도 그렇게 생각하고 계신다). 그러나 그건 분명 나를 드문드문 알고 있는 것이다. 그건 어쩌면 남들이 나를 그렇게 봐주길 바라는 나의 노력 때문이기도 하다.

인간에게는 동전의 양면처럼 전혀 다른 모습이 숨어 있다. 마치 지킬 박사와 하이든처럼. 나는 기분파이고 코믹하고 정신없는 사람이기도 하지만, 어질러지고 지저분한 내 방의 책꽂이에서 누군가가 책을 빼서 보고 그대로 끼워 놓았다 해도 눈치 챌 만큼 히스테릭하고 예민한 부분도 있다. 그 예민함으로 이미 고등학생 때부터 신경성 위경련으로 병원신세를 지기도 여러 번 했고, 내가 남에게 폐 끼치는 것도 싫지만 남이 내게 폐 끼치는 것도 아주 질색인 지극히 개인적인 성격이었다. 앞서도 얘기했듯이 직장에서도 프리랜서처럼 혼자 진행하거나 외주를 주고 관리하는 일이 대부분이어서 동료직원들과 일적인 것으로 부대끼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그랬으니 망정이지 공동 프로젝트나 협동을 요구하는 업무였다면 몇 달도 못 버티고 싸움 나고 때려치웠을 것이다.

남들이 뭐라 하든 나는 그런 자신을 잘 알기에 사람들과 부딪히고 섞여야 하는 직장이나 오프라인 가게보다는 죽이 되든 밥이 되든 혼자 집에 처박혀 내 마음대로 운영할 수 있는 쇼핑몰이 잘 맞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큰 걸림돌 없이 하나 둘씩 물 흐르듯 진행이 되었다. 하지만 이렇게 자신만만하던 쇼핑몰 운영에도 복병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전화 공포증!!!



flickr - VoIPman


직접 사람을 대면하고 이야기를 할 때는 주책스러울 정도로 밝은 성격인데도 이상하게 전화만 하면 평소에 잘 하던 말도 더 더듬고 앞뒤가 안 맞는 소릴 한다. 절친한 친구 두세 명을 제외하고 익숙지 않은 지인들과의 통화에서는 어김없이 어색한 적막이 중간 중간 흐르는데 그게 싫어서 아무 말이나 꺼낸다는 게 결국 그 모양이 된다. 보통 때도 그렇게 전화 받기를 어려워했는데 쇼핑몰을 시작하고 나서는 강도가 더욱 심해졌다.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 얼굴이 새빨개지고 머릿속이 하얗게 되어 버리는 사춘기 소녀처럼 늘 긴장되고 두렵고, 벨 소리만 울려도 심장 벌렁거리고 ‘이걸 받아 말아?’ 망설이다가 전화가 끊어지기 일쑤였다.

혹여 전화 벨 소리가 마음에 안 들어서 그런가 해서 부드러운 클래식으로도 바꿔보고 새소리로도 바꿔 봐도 여전히 벨 소리는 공포 그 자체였다. 여전히 가슴이 철렁 내려앉고 혀가 꼬여버렸다. 한 번은 얼마나 더듬거렸는지 “어, 저기, 음, 그러니까…”를 반복하던 내게 전화를 받던 고객이 무슨 말인지 못 알아듣겠다고 화를 버럭 낸 적도 있었다.

그나마 오픈마켓 고객들은 전화보다는 게시판으로 문의를 하는 편이어서 충분히 시간을 갖고 생각해서 답변을 달며주면 된다. 그러나 고객들이 모두 게시판으로만 질문을 하면 오죽 좋겠다마는 성격 급한 우리 고객들은 전화통을 붙들고 이것저것 묻고 따지기를 더 즐기는 듯 것 같다. 오늘 주문했는데 언제 받게 되냐고 하는 전화나 시간이 없으니 제품을 전화로 주문한다는 고객은 그래도 대하기 쉬운 편이다.

그들은 내가 마치 자신들의 코디네이터라도 되는 양 ‘이게 어울릴까요? 저게 어울릴까요?’ 를 집요하게 묻기도 하고, 아예 게시판에 자신이 입을 옷과 사진을 찍어 올려놓고는 키는 얼마고 나이가 얼마이니 자신에게 어울리는 것을 추천해 달라고도 요청하기도 한다(그래, 나도 인터넷으로 옷 한 번 사려면 이것저것 재고 따지고 며칠을 고민하는 편이라 그 기분 이해한다).

한 고객과의 전화통화가 30분이 넘어가는 경우도 있고 하루에 서너 번도 넘게 전화해서 같은 질문을 하고 또 하고. 재차 확인해야만 하는 금붕어형 고객도 많다(‘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넌다’지만 돌다리가 부서져라 두드리는 고객들도 있다. 그것도 용서할 수 있다. 우리 엄마도 내가 학교 갈 때면 도시락 챙겼냐 몇 번씩 확인하던 분이셨고, 지금은 내가 신랑한테 그러고 산다).

그래, 뭐 이 정도쯤은 상식적으로, 운영자의 서비스 마인드로 흔쾌히 받아들일 수 있다. 그러나 다짜고짜 전화해서 화부터 내며 큰소리로 불만을 쏟아 붓는 고객은 정말 당해낼 재간이 없다(수화기를 밖으로 주먹이 날아올 것 같은 기세다). 사용법을 몰라 힘으로 장식을 만져서 완전 찌그려 뜨려 놓고도 제품 불량이라고 당당히 항의한다. 게다가 불량이니 반품하겠다. 불량이라 반품하는 것이니 배송료는 절대! 낼 수 없다. 무조건 전액 환불을 요구하는 참으로 난감한 이런 고객은 쇼핑몰에서는 빈번하게 있는 진상 유형이다.

내가 만약 쇼핑몰을 때려치운다면 그 원인의 1순위는 ‘전화 받는 것’ 때문일 것이다. 가뜩이나 전화 울렁증이 있는 내게 이런 고객의 무차별 클레임은 너무나 큰 스트레스였다. 하고 싶은 말들은 조각조각 나뉘어 순서 없이 튀어 나오는데 환장할 노릇이었다. 그렇게 전화 벨소리에 노이로제가 생겨갈 무렵, 구체적인 해결방안을 찾지 않으면 내 꿈은 여기서 끝을 볼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심 끝에 생각해 낸 방법은 고객응대 매뉴얼이었다. 전화를 끊고 나서 ‘아, 이렇게 말할 걸’ 하고 아쉬워했던 것들을 파일로 남겨두기로 했다. 종이에 적어두면 잃어버리거나 순서를 바꾸고 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므로 컴퓨터 안에 [고객응대] 라는 폴더를 만들어 그때그때 저장했다. 고객의 주문내역을 찾아 컴퓨터 앞에서 전화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더욱 유용했다.

그렇게 시일이 지나면서 대부분 고객들이 자주하는 공통된 질문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쇼핑몰 메뉴 중에 자주하는 질문(FAQ) 코너도 더욱 세분화 정리해 놓음으로 고객이 전화 또는 게시판으로 질문하는 일을 줄여 나갔다. 또한 게시판에 질문에도 일일이 처음부터 적을 필요 없이 매뉴얼에서 답변을 찾아 붙여 넣고 조금만 수정하면 되었다.



# 밀란케이 FAQ 게시판


때로는 고객이 제품에 관해 질문을 하고 (운영자만 볼 수 있도록) 비밀글로 잠거 놓는 경우가 많은데, 필요에 따라 답변 글은 열쇠를 해제하고 올리기도 한다. 제품에 관해 자주하는 질문이나 다른 고객들에게도 알리고 싶은 내용이 있다면 시간을 들여 최대한 상세히 작성하여 비슷한 질문을 하고자 했던 다른 고객들이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게시판 내용에 메일 주소, 전화번호 등 개인신상 정보나 프라이버시에 해당되는 내용이 없다면 보통 그렇게 비밀 글을 해지하여 답변을 올린다. 특히 맞춤주문 제품의 상담 같은 경우는 다른 고객들이 게시 글을 보고 자신들도 그런 것을 만들어 달라고 요청하기도 한다. 그렇게 자주 변형주문이 있는 제품은 아예 신상품으로 재탄생하기도 한다. 혼자 운영하는 쇼핑몰에서 한정적일 수밖에 없는 상품기획에 고객이 함께 기여한 셈이니 그야말로 일석 삼조가 아닐 수 없다.



# 밀란케이 Q&A 게시판


그 외에 이메일로 답변을 처리하기도 하는데, 상담 시 말문이 막히거나 간혹 필요 이상으로 흥분한 고객에게 생각할 시간을 주기 위함이다. 보통 화가 나 있는 고객은 상담자의 말을 끝까지 듣지를 않고 자신의 주장만 내세우기 때문에 전화통화로는 쉽사리 설득이 되지 않는다. 고객에게 양해를 구하고 메일로 사진까지 첨부해서 설명을 해드리면 상당히 효과적이다. 유형별로 미리 파일로 정리해 놓았기 때문에 답변을 하는데 오랜 시간을 걸리지 않고, 고객에게 좀 더 논리정연하게 설명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예를 들어, 고객과 가장 빈번하게 옥신각신 하게 되는 부분은 배송료 문제이다. 교환을 하든, 반품을 하든 꼭 이 배송료가 사이에 끼어 고객을 설득해야 하는 일이 생긴다.

“무상으로 A/S해 드리겠습니다. 배송료는 고객님 부담으로 왕복 5000원 입니다.”

이것은 일반적인 쇼핑몰의 반품 또는 교환 시 원칙이다. 판매자 입장에서는 분명 무료로 A/S를 해주는 것인데, 고객 입장에서는 배송료 5000원을 내므로 무료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아까운 마음에 부득부득 무료배송을 외치다가 판매자의 ‘원칙’에 밀려 마지못해 5000원을 지불하거나, (제품이 1~2만 원대의 저가제품이라면) 그냥 포기하고 버리는 쪽을 택하게 된다.

그러나 사실 불량의 대다수는 방법만 알면 집에서도 간단히 손볼 수 있는 경우가 많다. A/S로 접수되어 와도 집게로 한두 번 만지면 바로 멀쩡해지는데, 겨우 이것 때문에 배송료가 5000원이나 드는 것이다. 우리가 내든 고객이 내든 아깝기는 매한가지이다. 우리는 무료로 A/S 해 드리는 것이라 이득이 없는 일인데도 왠지 고객에게 미안해진다. 그래서 고객에게 설명해주려고 수리하는 과정을 사진으로 찍고 설명을 달아서 매뉴얼을 만들게 되었다. 그것을 메일로 보내 드리기도 하고, 문제가 일어날 것이 우려되는 제품은 프린트해서 함께 동봉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문제가 생긴 제품을 수리하는 방법을 동영상으로 찍어 메일로 보내드린 적도 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분들 중에는 ‘참 가지가지도 한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분명 있을 것이다. 아시다시피 나는 전화 통화만으로 이런 부분들을 고객에게 시원하게 전달할 만큼 언변이 뛰어난 사람이 아니다. 원칙을 내세워 쉽게 처리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고객이 스스로 제품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도움으로써 고객은 배송료 5000원과 시간을 들여 수리할 필요가 없어졌고, 우리도 박스비와 인력 낭비를 줄일 수 있는데다가 고객의 신뢰까지 얻었으니 금상첨화가 아닌가?! 이것은 한 일례에 불과하다.

진정한 서비스는 원칙을 내세워 방어를 하기 이전에 서로 win-win 하는 방법을 고민해 보는 마음가짐이다. 쇼핑몰로 직접 전화를 하는 고객 다수의 분들은 사실 진상보다는 상품에 대한 궁금증으로 전화를 하는 분들이다. 목걸이 길이나 변형은 가능한지, 알레르기는 없는지 또는 주문했는데 언제 받게 되는지 등의 일반적인 질문들이며, 물건을 구입하고자 문의를 하는 사람들이다전화 상담을 하다 보면 정말 까다로운 고객들이 많은 건 사실이다. 그러나 꼬치꼬치 묻는 고객에게 충실히 답변을 드리면 바로 구매로 이어지며, 단골이 된다는 점 또한 잊지 말아야 한다. 자신의 까다로운 입맛을 충족시켜주는 쇼핑몰이 많지 않다는 것을 잘 아는 이런 고객들은, 의외로 자신에게 만족을 주는 쇼핑몰을 찾게 되면 오랫도록 충성도 높은 단골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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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비즈북스 2010.10.08 10:47



낭만주부의 액세서리 쇼핑몰 운영기 (4)






일 한 번 저질러 볼까?

여느 때와 다름없이 고되게 반복되는 직장생활에 유일한 낙이란 마음 맞는 동료들과 퇴근 후의 맛난 음식을 먹으러 가는 것뿐이었다. 나이도 다르고 부서도 다른 우리 넷이 어찌하다 마음이 맞게 됐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저 기분 꿀꿀하고 그냥 집에 들어가기 섭섭할 때, 퇴근길에 함께 저녁을 먹고 동병상련의 기분으로 신나게 수다를 떨다 보면 기분이 후련해지곤 했다.

그 날도 피자집에 모여 배꼽 빠져라 수다를 떨다가 모임의 막내 녀석이 하고 온 귀고리에 시선이 집중되었다.

“이거 처음 보는 건데? 예쁘다.”
“언니들, 이거 내가 만든 거다!~ 예쁘지? 언니도 만들어 줄까?”

기분이 으쓱해진 막내는 뽐내듯 자신이 하나둘씩 사다 모은 작은 액세서리 재료와 원석들을 보여주었고, 우리는 직업병의 일종이었는지 한마디씩 거들다가 얼렁뚱땅 일을 벌이는 지경에 이르렀다. 큰돈을 벌기 위한 것은 아니고 이렇게 모일 때마다 들어가는 간식비라도 벌어보자는 ‘먹자계 회식비용 만들기’라는 소박한 취지에서 출발하게 된 것이다.

그 친구들은 각각 영업, MD, 웹 디자이너였으며, 나는 마케팅부서에서 홍보(광고)와 스타일링을 담당하고 있었기에 우리가 모이면 회사 하나가 되겠다던 농담이 현실로 다가왔다. 우리는 각자 자신 있는 파트(고객 응대, 사입, 편집 및 업로드, 사진촬영)를 나눠 맡아 6개월간 시한적으로 진행해보기로 했다. 그 이후로도 잘 되면 더 하겠지만 안 되면 접는 것으로 하고 가볍게 시작했다. 부담 없이 시작한 데다 나 역시 내가 잘 모르는 전무한 분야에 도전하는 것보다는 훨씬 흥미롭고 자신이 있었다.

당시 나는 네이버에 카페를 하나 운영하고 있었는데, 티파니, 까르띠에, 불가리 등 명품 보석들을 소개하는(사실 소개한다기보다는 업무와 관계된 방대한 자료들을 정리하기 쉽지 않아 웹 파일 정도로 생각하고) 개인 스크랩 용도로 쓰던 것이었다. 크리스티, 소더비 보석경매 등 온라인 내에서는 쉽게 구할 수 없는 자료들이 많아서 그랬는지 대략 1년 뒤에는 회원 수가 많아져서 네이버 내의 동종 카페에서 1, 2위를 다툴 만큼 커져 있었다.

우선은 그 카페를 이용하기로 했다. 처음엔 쇼핑몰을 만들 만큼의 시간적 여유도 없고, 옥션에도 몇 번 올려봤지만 워낙에 광고를 안 하다 보니 반응이 없었기에 고객으로 전환될 수 있는 회원이 어느 정도 확보된 카페가 낫겠다고 생각해서였다.

사입비용으로는 각자 10만원씩 내서 40만 원을 만들었다. 직장이라는 테두리 안에 있었기 때문에 퇴근 후나 주말 밖에는 시간이 없었지만 그래도 짬짬이 커피숍에 모여 브랜드명도 짓고, 사입해 온 제품을 꺼내놓고 머리를 맞대 컨셉도 잡아보는 등 창업의 기대에 한껏 부풀어 있었다. 카페에 카테고리를 하나 추가해서 쇼핑몰처럼 꾸민 후, 제품 사진을 올리고 상담도 받고 입금이 되면 제품을 우체국 등기로 보내주었다.

그렇게 종종 물건이 팔리고 그 돈으로 모여서 맛난 것도 사먹고 재사입도 하면서 시간이 지나가고 있었다. 그러나 바빠서 신경 못 쓰는 때도 많았고 늘 신경 쓰는 사람만 바쁜 것도 서로 미안해서 불만이 쌓이기 전, 6개월이 끝날 무렵 해체하기로 결정했다. 사실상 크게 부딪치거나 힘든 일은 없었지만 이 일을 계기로 사업이란 것이 만만치 않다는 것을 알게 된 사람과 한번 해 볼 만하다고 느낀 사람으로 나뉘게 되었다. 난 후자에 해당했다. 고객은 어떤 것을 원하고 물건 사입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막연하고 두려웠던 것들에 어렴풋이 자신이 붙기 시작했다.

오래 전 일이지만, 내가 다니던 미국 학교에 새로 들어온 한국인 언니가 있었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이제는 세계적으로도 유명해진 모 기업에서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1년의 해외연수 기회를 얻어 우리 학교에 오게 된 언니였다. 생김새도 평범하고 착하고 온순한 성격의 언니여서 어떻게 그렇게 치열한 경쟁을 뚫고 그 기업을 들어갔으며, 1년이라는 해외연수까지 받게 되었는지 어린 나는 너무 궁금했다. 호기심 어린 눈으로 비결을 묻는 내게 그 언니는 특유의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미란아, 항상 2등으로 보이도록 노력해. 1등이 될 수 있더라도 말이야.”
“응? 왜요? 뭐 하러 그래?”
“네가 2등일 때는 주위에서 너를 의식하지 않기 때문에 많이 도와주기도 하고 너그럽단다. 그러나 튀는 순간 표적이 되는 거야. 그게 사회생활이야.”

시기가 맞아 떨어진 것인지 이때가 입사한 지 만 2년 즈음이었는데, 열심히 일한 덕에 월급도 많이 올랐지만 일은 그 이상으로 더 힘들고 많아졌다. 퇴근 후 집에 돌아가서도 온통 일 생각밖에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고 하루하루가 버텨 내야 하는 극기훈련과도 같았다. 무엇을 위해, 월급 몇 푼 더 받기 위해 이렇게 힘들게 살아야 하나 싶었다. 프로젝트나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른 후에는 보람도 잠시 뿐이고 열심히 해 봤자 어차피 남의 것인데, 나는 그들의 고용인이고 언젠가 더 나은 사람이 나타나면 대체될 소모품인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커다란 기계의 이름 없는 하나의 부품으로 언제까지 살 수 있을까? 평생 이렇게 살 수는 없지 않을까? 꼬리에 꼬리를 무는 불평과 불안으로 머릿속이 복잡해 왔다. 권태기였는지도 모르겠지만 분명 이것은 내게 큰 딜레마였다.


# 야근 중 사표를 쓰며 내 결심에 용기주기 위해 찍은 기념 사진


힘 조절 해 가며 가늘고 길게 살기에는 한 번뿐인 내 인생이 너무 허무하고 답답하게 느껴졌고, 혼신을 다 바쳐 일을 하면 남들의 눈에 가시가 되는 것이 직장 생활이었다. 믿는 구석이 있어서였을까? 야근을 하던 나는 공유폴더 안에 들어 있던 각종 견적서와 여러 양식들 중에서 퇴직서 양식을 찾아 열었다. 별다른 망설임 없이 빈칸에 내 이름을 써 넣고 빨간 도장까지 꽝 찍었다. ‘과연 잘한 일일까’라는 생각이 마음 한편에 있었지만 긴 고민을 끝내는 힘든 결정을 내린 내 자신에게 기념사진까지 찍어 주며 용기를 가졌다.
 
 
'폼생폼사'보다는 실속!

직장을 다니면서 포토샵이나 일러스트는 어느 정도 능숙하게 할 수 있었지만 체계적으로 배운 것이 아니라 자주 쓰는 기능들만 손에 익은 편이었고, HTML 등 쇼핑몰을 구축하기 위한 웹 관련 지식은 전무했던 터라 이참에 더 배워보고 싶었다. 하지만 막상 배워야 할 것이 있어 전문학원을 다니려니 학원비가 대학등록금 못지않았다. 폼 나게 화구가방을 옆에 끼고 강남이나 홍대 앞 컴퓨터 디자인스쿨을 다니기엔 뭔가 거품이 많은 것 같고 돈이 너무나 아까웠다.

그러다 생각난 것이 직업전문학교였다. 사실 예전에는 직업전문학교라는 곳은 정말 대학갈 형편도 실력도 안 되고 기술 하나 없는 사람들이 뭐라도 배워서 취업하기 위해 궁여지책으로 가는 곳이라고 생각했다. 오래 전 우연히 대학동창을 만났을 때도 학교에서 모범생이고 공부도 곧잘 했던 친구가 직장을 여러 번 때려치우다가 직업학교를 다닌다고 했을 때, 대놓고 말은 안 했지만 ‘너 어쩌다가 그렇게 됐냐?’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기에 내 선택에 고민이 되었다.

그러나 상황이 이렇게 되니 생각이 바뀌었다. 모든 것을 잃어도 기술 하나는 얻을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만약에 쇼핑몰을 못하게 된다고 해도 최소한 기술 하나는 얻을 수 있는데 밑져도 본전, 아니 본전 이상이지 않는가? ‘폼생폼사로 살아오던 내 인생에 직업학교가 웬 말인가.’ 불쑥불쑥 창피하단 생각도 들었지만 실리를 생각하면 그깟 모양 좀 빠지면 어떠랴. 우습게도 그 때는 ‘나도 아줌마다! 쪽 팔릴 게 뭐가 있어’라는 객기가 생긴 것 같다.

그 곳을 다니는 사람들은 실업고등학교를 나와 대학을 못 간 20대 초반의 친구들도 있었고, 회사를 때려치우고 온 사람도 있었다. 그 당시 남의 눈이 의식되어 그 곳에 다니는 것이 부끄럽게 여겨지기도 했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거길 다닌 것은 잘 선택한 것이었다. 학비는 들지 않았고 수업을 빠지지 않고 충실히 따라 오면 오히려 교통비 및 식대 명목으로 매달 10만 원을 지원해주기까지 했다.

IT 직업전문학교는 아침 9시에서 오후 4시 30분까지 정규 수업이 있었으며, 말 그대로 학원이 아닌 정말 학교였다. 내가 그냥 지원만 하면 들어갈 수 있는 곳이라 착각했던 그 곳은 지원자격도 있고 서류심사를 거쳐 최종면접까지 한 후 합격이 된 사람에 한해 입학 결정이 내려지는 엄격한 곳이었다. 정규 8개월 과정의 수업과정 중 워크숍을 제외한 7개월 동안 수업을 들었는데, 당시에는 홈페이지 디자인은 물론 코딩이 가능할 정도의 실력을 얻을 수 있었다. 일러스트를 이용해서 사이트 로고도 만들고 명함과 스티커도 제작하게 되는 등 수업 중에 했던 작업들은 그대로 밀란케이의 모태가 되어 예상치 않았던 일종의 브랜드화 작업이 저절로 진행되고 있었다.
 
 

오픈마켓으로 출발!

직업전문학교를 다닌 지 3, 4개월 정도 되던 때부터는 인터파크에서 단품을 팔기 시작했다. 앞서 말한 직장동료들과 6개월간 카페에서 팔다 남은 제품들은 나눠 가졌는데 그것들을 인터파크에 시험 삼아 올렸던 것이다. 하나를 팔아 두 개를 사고, 두 개를 팔아 네 개를 사입하며 조금씩 재미를 붙여갔다. 당시 인터파크가 미니샵이란 이름으로 처음 오픈마켓을 시작하던 때여서 불모지나 다름없었다. 경쟁자가 많지 않았기에 특별히 광고를 하지 않아도 비교적 노출도 잘 되고 판매량이 조금만 올라가도 카테고리 부문별 판매 1위가 되어 가속도가 붙곤 했다.

 


# 인터파크의 귀걸이 부문에서 판매 1,3위였던 밀란케이의 제품들


오픈마켓은 여러 판매자들이 한 공간에서 치열하게 경쟁을 하기 때문에 눈에 더 뜨이고 좋은 조건처럼 보이기 위해 많은 판매자들이 가격을 약간 올리더라도 무료배송으로 판매한다. 그래서인지 오픈마켓의 구매특성은 한 사람이 여러 개를 구입하기보다는 보통 귀고리 하나, 목걸이 하나 이렇게 단품구입을 많이 한다는 것이었다. 나 역시 초창기 오픈마켓 진입시절에는 단품 판매가 많았고 그래서 박스무게도 아주 가벼운 편이었다(뒤에서 더 얘기하겠지만, 이와 반대로 자체 쇼핑몰에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무료배송의 여건을 채우기 위해 3~5개 정도의 제품을 한꺼번에 구입한다). 당시 그렇게 대부분 박스 당 1850원으로 저렴하게 우체국 등기를 이용할 수 있었다. 2500원씩 하는 택배에 비하면 아주 저렴했기에 굳이 택배를 써야 할 필요가 없어서 한동안 그렇게 등기를 이용했다.

물건은 하루에 15~20개 박스 정도 되었는데, 인터넷 박스판매 사이트에서 주문해서 와인색의 컬러 박스에 직업학교 수업시간에 만들었던 은박의 밀란케이 로고스티커를 붙여 사용했다. 직업학교 근처에 우체국이 있어서 오전 수업을 듣고 점심시간에 우체국에 들려 전날 포장해 놓은 제품을 발송을 하곤 했다.

처음에는 볼펜으로 박스 위에 주소를 썼는데, 일일이 박스에 주소 쓰는 일도 불편하고 보기에도 너무 지저분하고 빈티가 나는 것 같았다. 그러다 회사에서 대량 DM(우편광고)을 보낼 때 프린트로 라벨지를 출력해서 붙이던 것이 생각났다. 보내는 주소 를 부분의 라벨을 미리 왕창 프린트해 놓고, 당일 주문 건들은 모아서 오후에 물건 보내기 직전에 뽑아서 붙였다. 그리고 익일배송 물량을 마감하는 3시가 되기 전에 직접 가서 접수시켰다.

직업학교의 8개월 과정 중 마지막 1개월은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기간으로 취업이 목적이 아니었던 나는 더 이상 학교에 다니지 않아도 됐다. 그렇게 7개월 후 공부를 마치고서 쇼핑몰을 창업했는데, 사업자등록이나 통신판매업 신고, 카드 결제 시스템 등등 쇼핑몰에 필요한 절차들은 인터넷에서 정보를 얻어 하나씩 해결해 나갔다.
처음에 쇼핑몰은 매출이 거의 없었다. 유료로 광고할 수 있는 형편도 아니었고 할 줄도 몰랐다. 다행히 오픈마켓에서 제품을 보고 조회해서 들어오는 손님과 타 카페에 코디사진이나 제품사진을 올려놓은 것을 보고 찾아들어오는 분들이 종종 있었다.

처음 쇼핑몰을 만들 당시엔 대문페이지도 별도로 만들고 메인화면도 각종 플래시 효과로 한껏 멋을 부렸다. 조금 복잡하지만 그래도 고급스럽고 예쁘다는 생각이 앞서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2달간에 걸친 쇼핑몰의 디자인이 거의 완성되어 갈 때쯤, 주변의 객관적인 평가를 듣고 싶어 몇몇 친한 지인들에게 보여 주었다. 그러나 나의 예상과는 다르게 모두 한결같이 하는 얘기는 ‘고급스럽고 독특하긴 한데 한 눈에 안 들어오고 좀 불편하다’라는 의견들이었다. 내심 으쓱한 기분에 자랑삼아 보여주었던 터라 약간의 충격에 실망스러운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이 일을 계기로 내 쇼핑몰만 바라보고 있던 나르시스적인 시선을 버리고 많은 회원을 보유하고 있는 대형 종합쇼핑몰들을 벤치마킹하고 분석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중고등학교 시절 교과서에서 봤던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는 루이 설리반의 말이 알려주듯 디자인은 기능이 우선이라는 원초적인 결론에 도달했다.

쇼핑몰의 디자인이나 컬러 등은 독특하더라도 쇼핑몰의 기본적인 메뉴와 결제 시스템은 편리해야 하고 직관적이어야 한다. 나는 과감히 인트로 페이지를 삭제하고 제품 카테고리와 게시판 메뉴들을 재정비했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고객의 입장이 되어 사이트를 접속하고 제품을 담아 실제로 카드 결제까지 해 보면서 오류를 수정해 나갔다. 그렇게 약 2개월의 시간에 걸쳐 현재의 쇼핑몰이 완성이 되었고, 약 1년 후에는 액세서리 전문 몰로 1위를 달리며 승승장구해 가기 시작했다.
 


# 액세서리쇼핑몰 부문 1위를 유지하며 승승장구하던 밀란케이 쇼핑몰



서랍장속의주얼리가게낭만주부의액세서리쇼핑몰운영기
카테고리 경제/경영 > 유통/창업 > 창업 > 인터넷창업
지은이 강미란 (e비즈북스,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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