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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엔젤펀드를 받을 수 있는 창업의 정석
    e비즈북스의다른책들/벤처야설 2013. 1. 10. 10:55

    엔젤펀드를 받을 수 있는 창업의 정석


    김현진 창업을 준비 중이거나 막 창업을 시작한 분들은 우리나라의 이런 상황을 잘 모르니까 ‘엔젤펀드가 생겼으니까 우리도 대상에 속하겠구나’라고 막연하게 기대를 하실 수도 있어요. 하지만 실상은 조금 달라요. 그래서 수학의 정석처럼 창업의 정석을 확실하게 정리해드릴게요.

    (운영자 주: 여기서 이야기하고 있는 엔젤펀드는 민간의 엔젤펀드가 아닌 정부에서 창업활성화를 위해 조성하는 엔젤펀드를 말함)

    다짜고짜 자본금 얼마 되지도 않는 법인 만들어서 1인 기업인데 나라에서 하는 엔젤펀드 달라고 찾아다니면 아무도 안 줍니다. 불가능하다고 봐야죠. 처음에는 3천만 원에서 5천만 원 정도를 부모님한테 받고 시작하시든가 그게 자신이 없으면 신용보증기금나 기술보증기금에 가서 2천만 원에서 1억 원 정도를 받으세요. 매출 없고 막 만들어진 법인은 5천만 원 받기도 힘들다는 점 기억하시고. 일단 그거 받으시고 데모 버전을 제작해야 하는데 최대한 본인 역량으로 끌고 가셔야 합니다.

    그 정도 규모는 됐을 때 나라에서 하는 엔젤펀드니 뭐니 찾아다녀야 가점을 받아요. 자본금도 없는데 아무나 엔젤펀드 해주지 않습니다. 무작정 사업계획서 들고 투자해달라고 뛰어다니면 6개월은 까먹습니다. 그 시간에 제품 빨리 만드시는 게 나아요.


    권일운 차라리 군대를 가는 건 어때요? (웃음)


    김현진 군대를 가는 것도 굉장히, 대단히 엑셀런트한 방법입니다. (웃음) 남자들은 정말 병역특례 가시는 게 굉장히 좋습니다. 경력으로 인정되는 거니까요. 현역도 좋지만 대학생인데 군대 갈 계획이 있고 앞으로 창업할 생각이라면 넥슨, NHN, 네오위즈 같은 좋은 회사에서 병역특례로 근무하세요. 그 병역특례 경력을 가지고 복학해서 학생 자격으로 창업하면 5천만 원 이상 받을 수 있습니다. 경력으로 인정되기 때문에 겁먹지 마시고, 쫄지 마시고 일단 시작하셔야 합니다. ‘언젠가 나라에 엔젤펀드가 만들어지니까 기다렸다가 받아서 해야지’라고 생각하
    면 아무도 투자하지 않습니다.


    이 엔젤펀드의 이름에 붙은 엔젤이라는 단어가 좋은 단어긴 하지만, 아직까지 우리나라 천사들은 아무것도 없
    는 상태에서 페이퍼만 보고 돈을 쏴주는 경우가 흔하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어느 단계까지는 본인이 팀을 만들고 리스크를 끌어안아야 해요. 하다못해 보증금 500에 월세 30만 원짜리 오피스텔이라도 직접 구하고 네다섯 명짜리 팀이라도 있어야 해요. 빌린 돈이든 부모님한테 받은 돈이든 들고서 데모 버전 제품을 만들 수 있을 때까지 버텨야 투자 받을 수 있어요. 지금 엔젤펀드 얘기하고 있다고 해서 종이 한 장 들고 다니면 투자받을 수 있겠지 생각하면 절대 안 됩니다.


    박영욱 초기에 3천만 원도 없으시면 창업경진대회 많으니까 거기 나가세요. 지원해주는 사업도 많고요. 그런 데는 종이 한 장 갖고는 안 되고, (웃음) 열 장 내외로 써서 지원하셔야 합니다. 그런 데 많이 참여해서 팀 만들고 데모 버전 만드는 경험도 좋은 것 같아요. 조금 더 검증받은 셈이잖아요. 엔젤투자 받을 때도 더 유리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flickr - David Chacobo



    기술보증기금이나 신용보증기금을 받고 시작하는 게 좋은 이유


    김현진 그리고 연대보증 자체는 안 좋다는 걸 감안하더라도 신용보증기금나 기술보증기금은 받고 시작하는 게 좋아요. 그 사람들도 공무원이기 때문에 기본적인 평가라는 걸 하거든요. 그걸 받았다는 것은 이 회사가 기본적으로 금융거래를 할 수 있는 정도이며 사장이 대학생이든 고졸이든 무관하게 기본은 된 회사라는 걸 검증받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기술보증기금이나 신용보증기금으로 사업을 시작하고 나중에 투자를 받을 때 투자사한테 그런 옵션을 걸죠.


    “우리가 이 사업을 하면서 기술보증기금을 1억 정도 당긴 게 있는데 투자받을 때 이거 다 상환하겠다”라고요. 열린 마음의 벤처캐피털은 이런 옵션을 넣으면 받아줍니다. 그때는 개인 부채와 연대된 부채까지 몽땅 갚을 수 있습니다. 맹랑하게 종이 한 장 들고 다니면서 “이런 거 할 거예요. 30억 쏴주세요” 이런 말도 안 되는 소리하지 마시고요. 구색은 갖춰놓아야 이른바 전주들의 마음도 움직인다는 거죠.


    권일운 그러면 신용보증기금이나 기술보증기금은 차입금으로 잡히는 건가요?


    김현진 그렇죠. 법인 차입이고, 대표이사가 연대보증을 서죠. 정확히 말하면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이 은행에 보증을 서주는 겁니다. 젊은 사람들이 창업을 하려는데 담보가 없으니까 두뇌를 담보로 잡는 거죠. (웃음) 나의 지식을 담보로 신보나 기보에서 “얘 지식은 5천만 원짜리다, 1억 짜리다”라고 은행에 얘기하면 은행에서 회사로 돈을 쏴주는 겁니다. 회사가 망하면 기보나 신보에서 대신 은행에 돈을 갚아주는 거고요. 은행은 기보나 신보에서 담보 잡고 있으니까 손해볼게 없죠. 망하면 기보나 신보가 대주주를 쪼는 거죠. “망했으니까 대주주가 갚아” 이런 식입니다.


    권일운 이자도 내야 돼요?


    김현진 이자는 생각보다 싸요. 매달 내는데 연 6.6퍼센트 정도 됩니다.매년 조금씩 바뀌긴 해요.


    박영욱 보증은 1년 단위로 갱신하셔야 합니다. 그리고 은행과 협상하는 것은 사장하기 나름이고요. “1년에 이자를 얼마 내겠다” 아니면 “매달 얼마씩 이자를 내겠다” 같은 건 은행과 직접 상의해야 됩니다. 일반 대출이랑 똑같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대신 보증을 기술보증기금, 신용보증기금에서 서고요.


    김현진 사실 은행 입장에서는 기술보증기금, 신용보증기금 보증서를 받으면 안전하기 때문에 엄청 좋아합니다. 기보나 신보 받아서 은행에 가면 지점장이 나오는데 보증서를 보고는 “아, 이렇게 젊으신 분이 어떻게 이런 걸”이라며 엄청 좋아해요.


    박영욱 100퍼센트 확실한 담보잖아요. 이자도 꼬박꼬박 내니까 손해볼 게 없죠.


    김현진 기술보증기금, 신용보증기금 받을 때 참고사항을 한 가지 알려드릴게요. 은행에서 이것저것 엄청 만들라고 합니다. “사장님 신용카드 만드시고 직원들 급여통장도 만드시고”라면서. 그때는 “그냥 다 만들어주세요”라고 하면 0.3퍼센트라도 이자를 깎아줍니다. 그분들은 실적 올리고요. 사실 이자는 별로 신경 쓰지 않아도 돼요. 기보나 신보받을 때는 그냥 거기서 이자 낸다고 생각하시면 돼요. 기술보증기금을 3억 받았다고 가정해봅시다. 만약 3억에 7퍼센트 이율이 붙었고 3년 내에 한 푼도 상환 안 한다고 하면 이자만 6천만 원 정도 됩니다. 그래서 본인이 실제로 쓸 수 있는 돈은 2억 5천이라고 생각하면 정신건강에 좋아요.


    권일운 그러면 그 이후에 엔젤이 됐든 시리즈 A가 됐든 투자금을 차입금 상환에 써도 된다는 거죠?


    김현진 그건 협의하기 나름입니다. 현명하게 투자를 받으려면 보통 이렇게 하죠. 기술보증기금에서 받은 2억에서 3억으로 2년 정도 회사를 운영합니다. 제품이 나왔고 시장이 어느 정도 확보됐지만 수익은 많이 내지 못하거나 적자라면 시리즈 A 협상을 바로 들어가는 겁니다. 물론 저희는 시리즈 A를 받아본 적이 없지만요.


    권일운 근데 왜 아는 척해! (웃음)


    김현진 받으려고 많이 연구했거든요. 모 게임 회사가 시리즈 A를 받은 경우를 보죠. 이미 기술보증기금 3억 받은 상황에서 스톤브릿지캐피털에서 투자를 받았다고 해요. 스톤브릿지랑 외국계 회사가 코인베스터 (Co-Invester, 공동 투자자)로 들어오겠다고 했고요. 그러면 15억 정도가 필요할 때 이렇게 얘기해야 합니다. “기보가 3억 있어서 18억 받으면 이 중에서 3억은 기보를 갚을 거다”라고요. 18억 받아서 3억 기보 상환했으니 실제 투자받은 돈은 15억인 겁니다. 그런데 15억으로 사업을 하다 보면 2년 정도 지나서 또 돈이 필요한 경우가 생깁니다. 시리즈 B 못 받으면 다시 기술보증기금 가서 돈을 빌리면 됩니다. 만약에 앞서 상환을 했던 기록이 있다면 그다음은 매출을 따지기 때문에 예전보다 더 좋은 조건으로 기술보증기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물론 그렇게 투자금 다 떨어져서 기보 다시 당기는 경우까지 가면 위기에 몰렸다고 보는 게 맞죠.


    박영욱 두 번째 기술보증기금이 돈은 훨씬 많이 줍니다. 상환한 경력 한 번이라도 있으면 두 번째 부터는 조건이 더 좋아져요.


    김현진 그렇죠. 아무래도 신용등급이 올라가니까. 하지만 두 번째 기술보증기금 받을 때는 매출을 본다는 거 알아두셔야 합니다. 그래서 매출도 없는 상태에서 상환하시고 다짜고짜 가셔서 “다시 한 번 더 주세요”라고 하기보다는 적자를 내도 좋으니까 매출이 나고 있을 때 기술보증기금을 상환하고 다음에 다시 받으시는 게 전략적으로 훨씬 더좋습니다.


    <벤처야설-창업편>중에서. e비즈북스.벤처야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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