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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땅콩회항과 재벌봉건체제자유공간 2015. 1. 12. 13:52
대한항공 땅콩회항 사건의 전개과정을 보니 <블랙오션>에서 박창기 대표님의 통찰이 새삼 떠오르는군요.
박창기 사람들이 이 부분은 잘 지적하지 않는데, 소위 이권 산업은 엘리트의 정신세계를 망가트리는 게 상당히 심각해요. 앞에서도 말했지만 대부분의 이권 산업은 재벌 차지잖아요. 그런데 우리나라 엘리트들은 태반이 이런 재벌에서 일하고 싶어 하죠.
윤범기 아니면 공무원이 되려고 하거나요. (웃음)
박창기 중요한 문제예요. 우리나라의 최고 엘리트 다수가 이권 산업에 종사합니다. 그리고 어떻게든 재벌 총수 눈에 잘 들어서 출세하기 위해 총수를 신적인 존재로 떠받들고 그 밑에서 비굴한 충성 경쟁을 해요. 그 와중에 불법행위들이 자행되고요. 그런 정신 자세에서 혁신 산업이 나올 수 있겠습니까?기업의 엘리트인 임원들은 총수 일가의 안위를 위해 사건의 은폐를 공모하고, 협박과 당근을 제안합니다. <그것이 알고싶다>에 따르면 교수자리까지 제안했다고 하죠. 재벌의 계열사나 운영 단체에는 공무원이나 교수 혹은 로비를 해야할 대상들을 위한 자리들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성안의 사람들은 이 체제의 위력을 알기 때문에 재벌을 추종합니다. 소위 꿀빠는 직장들이 여기에 있습니다.
이 사건이 너무 커져버려서 이 총수일가를 보호하는 성벽은 일부가 무너졌습니다만 작은 사건 같은 경우 그대로 묻혀버립니다. 그리고 소리없이 성 밖으로 쫓겨났겠죠. 성안의 주민도 항상 안전하진 못합니다. 성밖의 주민이 보기와는 달리 성안에서의 생활도 그렇게 낭만적이진 않은 것같습니다. 성밖의 주민은 대한항공을 마음놓고 씹을 수 있죠. 대신 시베리아 벌판에서 떨어야하는 신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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