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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의 반항,학습부진,게임중독, 왕따를 못막는 이유자유공간 2013. 4. 18. 07:30
각종 여성 커뮤니티를 보면 자식때문에 속이 타들어가는 어머니의 글을 종종 읽을 수 있습니다. 대체 뭐가 문제여서 아이가 잘못 어긋나고 있는지 고민을 상담하는데 그러면 보통 자신의 경험담을 들려주거나 위로의 말을 건네주죠. 그런데 의외인 점은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과는 문제가 심각할 경우 '달리 부모가 잘해야 된다'라는 모범답안이 아닌 그냥 포기하라는 조언을 찾아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아이들의 반항이 심할 경우 그런 조언이 많습니다.
이것은 자매 브랜드 필로소픽에서 나온 신간 <좋은 부모 콤플렉스>의 마케팅을 위해 조사를 하다가 발견한 사실입니다. 사실은 제목도 거기서 힌트를 얻었습니다. 비뚤어지는 자식을 막아보겠다고 그렇게 애를 써도 막무가네로 말을 안듣는 자식을 보면서 자신의 잘못인 것처럼 한탄하는 부모님의 글을 보고 떠올렸죠.
아이들의 반항,학습부진,게임,왕따를 못막는 이유는 뭘까요?
<좋은 부모 콤플렉스>에서는 이렇게 말합니다. 부모가 정말 아이들을 굶기고 때려서 훈육을 잘못하지 않는 한 아이 자체의 문제다. 그래서 막기가 힘들다. 이 책의 메시지는 아이가 타고난 것을 받아들이고 그것을 바탕으로 제대로 된 해결책을 모색하자고 합니다.
이 책의 취지를 다른 사람들에게 설명해줬습니다. 그러자 대부분의 반응은 "그렇냐?" 입니다.
역시 부모님들이란....그래서 제가 솔로일지도--
처음부터 부모님들이 절대로 자식들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은 예상했었습니다. 그래서 <좋은부모 콤플레스>의 내용에 대해서 좀 더 설명해줘야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되었습니다.
일단 IT쪽 담당자라 처음에 유심히 읽은 분야는 게임중독입니다. 결론은 명쾌합니다.
부모님들이 게임 중독을 걱정하는 이유는 공부를 안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부모님의 뜻대로 게임을 못하게 막으면 아이들이 공부를 할까요?
누구나 학창시절을 보냈지만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게임을 못하게 막으면 아이들은 공부가 아닌 다른 재미를 찾아서 이동하겠죠. 옛날에는 만화가게와 오락실이 전성기였고 저 역시 오락실에 다녔습니다. 비록 재능도 없고, 돈도 없어서 그다지 많이 하지 않았지만 어머님이 오락실을 찾아오셨다는 것에 가슴이 서늘해졌던 기억이 있군요. 어쨌든 게임을 중단시키고 공부를 시키겠다는 부모님의 의도는 실패할 수 밖에 없습니다. 게임셧다운제가 애들 성적향상에 전혀 도움이 안될 것이라고 장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게임이 재미있기 때문에 중독되는 아이들이 있기 마련입니다. 바로 게임폐인이죠. 이럴때 이 책이 제시하는 해결책은 설득력이 있습니다. 먼저 중독성이 강한 게임의 경우 중독성이 덜한 게임으로 유도합니다. 그런데 이 경우 중독성이 강한 게임에서 그동안 쌓은 아이템이 문제입니다. 여기에 대해서 보상책이 필요합니다. 왜냐하면 아이에게는 그것이 자산이기 때문에 아이템이 사라질 경우 저항합니다. 따라서 게임을 바꿀때 보상을 해주면서 유도해야 한다고 합니다. 부모님 입장에서는 어이가 없겠지만 세상사가 원래 그렇잖아요? 시간 = 돈이니까요.
이 결론을 도출하기 위해서 게임이란 무엇인가에서부터 아이의 심리와 뇌과학까지 방대한 논증을 곁들여 설명합니다. 그런데 그렇게 어렵지 않습니다. 일반인이 이해하기 쉬운 수준입니다.
또 한가지 흥미있었던 것은 공부였는데 여기에는 많은 환상과 오해와 신화들이 섞여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왜냐하면 현대인의 성공을 좌우하는게 공부를 잘하는 것이라고 여겨지기 때문에 언제나 인기 있는 주제이기 때문이죠. <공부가 가장 쉬웠어요>라는 책제목이 얼마나 매력적입니까? 하지만 <좋은부모 콤플렉스>는 이렇게 말합니다.
사람이 공부를 못하는게 당연하다!
왜? 호모사피엔스의 진화과정을 볼때 암기능력을 요하는 학습행태는 최근에 들어와서야 부각되었다고 합니다. 문자가 발명된 것은 불과 수천년전이고 그마저도 필요한 사람들은 소수였습니다. 불과 100년전만 해도 글을 읽어서 뭐하냐? 라는 의견이 지배적인 곳이 한국의 곳곳에 있었습니다. 심훈의 <상록수>를 보면 초등학교 수준의 교육과정을 가르치는 학교를 하나 세우는데도 애를 먹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주색잡기에는 돈을 아끼지 않으면서 아이들 학교에게 기부하는 것을 꺼리는 마을의 부자들에게 신랄한 비난을 하죠.
어쨌든 암기능력이 좋은 사람이 예외이고 그렇지 못한 사람이 절대다수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경험을 통해서 학습하는것에 익숙합니다. 사냥이건 농사건 이 과정을 거칩니다. 그래서 실습이 교육 효과가 좋다고 그러잖아요? 이게 평범한 사람들이 학습하는 방식입니다. 대신 이 방식은 시간이 오래 걸리고 비용도 많이 들죠. 현대 문명을 쌓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적성에도 안맞는 공부를 했는지 애도를....
또한 집중력 있는 공부의 신화도 오해가 있다고 합니다. 기억력이 좋은 사람이 10분에 끝내는 것을 보고 집중력이 좋아서라고 분석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는군요. 그래서 집중력 향상 훈련을 해서 공부를 잘하게 만들려고 한다는데....
이게 훈련으로 잘 키워진다는 증거도 없고 또한 설혹 그렇다하더라도 문제점이 발생할 것이라고 합니다. 왜냐하면 집중력 향상을 위해서는 필요한 정보만 선택해야 합니다. 이렇게 특정 대상에 집중하거나 몰입하는 것을 ‘하향주의 top-down processing’ 혹은 ‘선택적 주의selective attention’라고 합니다.
물론 반대 되는 개념도 있습니다. 외부 자극에 대해서 자신도 모르게 주의를 기울이는 경우를 ‘상향주의bottom-up processing’ 혹은 ‘분할주의divided attention’라고 한다는 군요. 이런 경향을 보이는 아이에게서 주위가 산만하다는 오해를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이것은 오히려 아이가 건강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합니다.
어쨌든 부모님은 공부를 잘하는 아이를 위해서 선택적 주의를 선호하는데 이게 공부에만 좋을뿐 사회 생활에는 좋지 않은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주위의 눈치를 안살피고 자기할 일만 하는 사람들이 있죠. 당연히 승진에 지장을 주고 사업은 절대 불가. 결국 공부 잘하는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 매진하는 것은 아이에게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집중력이 없어서 공부를 못하는 아이는 어떻게 할까요? 만약 1시간을 앉혀놓아도 성적이 떨어진다면? 2시간으로 늘여야할까요? NO입니다. 차라리 30분을 앉히라고 합니다. 어차피 주입식 공부에 적합하지 않으니 그시간에 다른 재능을 키우는게 낫다는거죠. 그래도 억지로 앉히면?
아이는 자신의 불행이 공부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내가 부모에게 미움을 받는 것은 공부, 학교, 성적 이런 것 때문이라고 생각하죠. 더군다나 아이들이 제일 싫어하는 엄마친구 아들과 비교하면 열등감을 느끼게 됩니다. 학교가 세상에서 제일 싫고, 공부가 세상에서 제일 싫고, 시험이 세상에서 제일 싫고, 성적이 저주스럽고...그래서 공부는 점점 더 안하게 됩니다. 상황이 악화되는거죠. 차라리 10분이라도 앉아서 공부했다고 칭찬해주는게 더 낫다고 합니다.
그런데 저자이신 최명기 원장님은 이렇게 공부를 못하는것이 당연한다고 말씀하시면서도 뇌의 작동원리를 설명하면서 학습방법에 대해서 장황하게 설명하셨습니다. 그래서 '공부 잘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었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더군요. 어쨌든 이 책을 읽고 공부를 못하는 것에 대해서 위안을 받았습니다^^
마지막으로 학교 생활중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인 왕따를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왕따를 당하는 아이중에는 부모님께 이 사실을 알리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부모님이나 선생님에게 말해도 소용없다고 생각하는 것도 있지만 부모님께 부끄럽고 미안해서인 경우가 많다고 하는군요. 왕따를 당한 사실을 알렸을때 부모님이 펄펄 뛰는 것을 목격하면 아이는 죄책감을 느끼게 됩니다. 따라서 결코 자식 앞에서 분노를 보이지 말고 위로를 해줘야 한다고 합니다. 물론 이렇게 되려면 아이가 부모에게 그런 고민을 쉽게 털어놓을 정도로 편하게 대해줘야 합니다. 그런데 그렇게 되던가요? 아마 대부분 그렇지 않을 겁니다. 왕따가 심각한 파국으로 흘러가는 것은 평소 대화부족 때문입니다. 그냥 얌전히 공부만 하면 학교생활 별탈없이 지내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겠죠. 그러다가 아이가 도저히 감당할 수 없을만큼 문제가 심각해지고 나서야 부모님이 인지하게 됩니다.
이제 결론을 내리겠습니다.
중국 춘추전국시대에 명의로 이름을 날린 편작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편작에게는 역시 의사인 형이 둘이 있었다고 합니다.
편작은 큰형님의 의술이 가장 뛰어나고 둘째 형이 그 다음이고 자기가 제일 실력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도 왜 편작의 명성이 가장 높았을까요?
"큰 형님은 환자의 병세가 나타나기도 전에 그 원인을 제거해 치료합니다.
그러므로 사람들은 무슨 병을 미리 치료해 화근을 막았는지 느끼지 못합니다.
작은 형님은 병이 발생하는 초기에 치료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저 작은 병을 치료할 만한 수준이라고 여깁니다.
저는 병세가 아주 위중해진 다음에야 비로소 병을 치료합니다.
사람들은 제가 환자에게 침을 놓고 피를 뽑아내며 큰 수술을 하는 것을 지켜보게 됩니다.
그래서 저의 의술이 가장 뛰어난 것으로 잘못 알려지게 된 것입니다."아이의 문제가 나타나기전에 미리 알고 대비하면 아이와 부모가 행복할 수 있습니다.
아이에게 문제가 생겼을때 초기에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고 대처하면 피해를 줄일 수 있습니다.
아이의 문제가 심각해지면? 아무리 부모님이 헌신적으로 보살펴도 치유되는 것은 기적입니다.
최근에 비뚤어진 자식이 어떻게 마음을 바로잡았는가에 대한 수기가 지하철 문에 붙어있는 것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아버지가 교통사고로 죽을 고비를 넘기면서도 옆에 있던 자식의 안위를 걱정하는 것을 보고 나서야 개과천선을 했다고 하는군요. 미담 사례지만 그런 극한 상황이 오지 않았다면 언제 자식이 개과천선을 했을지...그 부자에게는 불행중 다행한 일이지만 모든 사람들에게 그런 기적이 오지도 않고, 그런 극한 상황까지 가는 것도 바람직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주변사람들은 그 기적에 대해서 저렇게 좋은 부모는 문제아도 치유한다고 칭송하겠죠. 그리고 나도 저렇게 좋은 부모가 된다면 내아이를 잘 키울 수 있지 않을까 희망을 갖게 됩니다. 그래서 아이를 위해서라면 어떠한 희생이라도 치루려는 부모님들이 많습니다. 무한 책임 부모가 미덕인 것이 한국이죠. 하지만 그렇게 부모님의 뜻대로 되면 무자식 상팔자라는 소리가 왜 나오겠습니까?
이 책의 독자층을 원래 10대 사춘기 아이를 둔 부모님으로 잡았지만 저는 그때면 이미 늦다고 생각합니다. 애들이 공부에 흥미를 잃는 것은 이미 초등학교 때부터죠. 요즘은 조기교육이라서 더 빠를까요? 어쨌든 이때부터 아이를 제대로 받아들일 준비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때문에 속썩이는 부모님들에게도 필요하지만 아이가 속썩이기전에 미리 막는 것이 최선입니다.
ps) 4가지 주제중 아이의 반항에 대해서 소개하지 않은 이유는 제가 워낙 순종적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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